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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레벨 정복!
“너 그러다 사람들이 보면 어쩌려고 그래.”
“어차피 사람들한테 안 보이는 방향으로 앉았는데, 뭐.”
소진의 말에 은비가 대답했다. 그 말대로 은비는 사람들에게 표정이 보이지 않는 벽 쪽을 향해 앉아있었고 소진과 은지는 벽을 등지고 앉아있었다.
“오빠!”
은비가 그런 성격인지 몰랐던 은지가 어색하게 웃다가 시황이 다가오자 반가운 표정을 지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안녕하세요. 카페 케즈론의 사장인 강시황입니다.”
“언니, 이 오빠가 그 동영상 주인공이야.”
“반가워요. 강소진이에요.”
소진이 웃으면서 인사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정은비라고 해요. 들어올 때 카페 정말 너무 너무 예뻐서 깜짝 놀랐어요.”
은비는 어떤 남자라도 녹아내릴 거 같은 달콤한 웃음을 지으면서 시황에게 카페 칭찬을 했다. 하지만 은비가 들어올 때부터 주시를 하고 있던 시황은 은비가 어떤 말을 했는지 어렴풋이 들었고 어떤 표정을 짓는지는 확실히 봤다. 소진과 은비의 성격을 알기위해 일부러 자세히 주시했던 건데 만약 대충 생각하고 대했다면 은비의 저 여우같은 태도에 깜빡 속아 넘어갈 뻔했다. 역시 연예인이란 TV에서 보이는 이미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하하. 은비 씨처럼 유명하신 분한테 그런 칭찬 들으니 기분 좋네요.”
시황은 은비의 말에 기뻐하는 척 하며 말했다.
“소진 언니, 은비 씨 어떤 거 드실래요? 여기 커피가 정말 맛있거든요.”
“그렇습니다. 은지 말대로 저희 카페의 커피 맛은 그 어느 카페보다 맛있다고 자부합니다.”
시황은 평소와 다르게 약간 과장되게 말하며 빙긋 웃었다. 사실 은비보다 살짝 떨어지긴 해도 버금가게 예쁜 찬미나 은비보다 훨씬 예쁜 아루와 매일 키스와 섹스를 하다 보니 은비의 외모 자체에는 별다른 감흥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심드렁하게 대해서 경계심을 높일 생각은 없었다. 자신에게는 이뤄야할 목적이 있으니까.
“어머, 그럴 거 같아요. 이렇게 예쁜 카페니 커피도 엄청 맛있을 거 같아요.”
드라마 여주인공답게 일반인과 비교도 안 되는 비주얼을 가진 은비가 얼굴 가득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니 보통 남자라면 넋을 잃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거기다 오뚝한 코와 부드러운 입매 때문에 이미지 자체가 엄청 순해 보였다.
“하하. 주문하시지요.”
시황은 주문을 기다리는 동안 은비의 프로필을 살폈다.
[정은비]
[나이 : 22세]
[키 : 163.2cm]
[몸무게 : 45kg]
[가슴 사이즈 : 70A]
[섹스 횟수 : 안함]
[임신 여부 : 안함]
[성감대 : 유두]
[상태 : 질염, 생리중]
상태에 질염이라고 표시된 게 바로 눈에 띠였다. 예전에 인터넷을 하면서 본 글 중에 어떤 여자랑 원나잇하러 모델에 갔는데 질염 때문에 음부에서 악취가 너무 많이 나서 섹스를 하지 못했다는 게 문득 떠올랐다. 저 단정해보이고 예쁜 은비가 질염이라니? 정말 상상치도 못한 일이다.
“오빠, 저는 카페모카, 소진 언니랑 은비 씨는 카라멜 마끼야또 마신데요.”
“알겠습니다. 금방 갖다드릴게요.”
주문을 받은 시황은 현주에게 가서 은비와 소진, 은지가 시킨 커피들을 말해주었다
“오빠 연예인이라 그런지 정은비하고 강소진 정말 예쁘네요. 하아…….”
주문을 받은 현주가 은비와 소진을 힐끔 보더니 부러운 듯이 말했다.
“그래? 내가 보기에는 현주가 더 예쁜데?”
“오, 오빠는……. 참……. 저, 절대 아니에요.”
현주는 강력하게 부인하면서도 기분이 많이 좋은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부끄러워했다. 시황의 말이 사실이 아닌 걸 아는데도 예쁘다는 말을 들으니 몸이 배배꼬일 정도로 기뻤던 것이다.
“정말인데. 하하. 현주야 커피 다 되면 말해줘. 내가 직접 갖다 줄테니까.”
“네. 오빠”
시황이 가자 현주가 기분 좋은 듯 콧노래를 하며 커피를 만들었고 그걸 본 초롱이 슬쩍 다가왔다.
“언니, 사장님이랑 사귀기로 하신 거에요?”
“아, 아니야. 사귀긴 내가 어떻게…….”
“분위기가 완전 그렇고 그런 분위기던데요?”
초롱의 말에 현주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시황과 섹스를 하기는 했지만 자신이 감히 시황과 사귈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시황의 주변에는 자신보다 예쁘고 매력적인 여자가 많았으니까.
“분명 썸 타는 중인 거 같은데…….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어요? 손은 잡아 봤어요?”
“모, 몰라. 그런 거 묻지 마. 부끄러우니까.”
“어머, 손은 잡아봤나 봐요? 그럼 내가 키스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 줘야겠네.”
부끄러워하는 현주를 보며 초롱이 눈을 빛내며 말했다. 하지만 초롱은 정작 저 어수룩하고 순진한 현주가 첫 경험 때 시황을 잡아먹을 듯이 3번이나 섹스를 하고 정액까지 맛있게 먹었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초롱이 현주에게 어떻게 해야 키스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가르쳐 주는 사이에 자신의 자리에 돌아온 시황은 노트북으로 질염에 대해서 검색했다.
질염이라는 건 처녀든 아니든 상관없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레깅스나 팬츠처럼 땀이 나도 통풍이 잘 되지 않는, 몸에 꽉 끼는 옷을 입으면 세균이 증식하며 발생한다고 나와 있었다. 아마도 은비가 연예인이라 스트레스도 계속 받고 통풍이 안 되는 옷을 많이 입다보니 생긴 병인듯 했다.
그리고 증상에는 질 분비물이 누런색의 띠고 생선 냄새 같은 비릿한 악취가 나는데, 생리 전후에 증상이 심해진다고 나와 있었다.
한마디로 지금 은비가 생리중이니 가장 증상이 심해질 때라는 말이었다.
시황은 이 기회를 어떻게 살릴지 빠르게 고민했다. 커피가 나오기 전까지 빨리 뭔가 방법을 찾아야했다. 시황의 두뇌가 풀가동되었다.
“아, 포션.”
질염을 생각하자 당연히 치료할 방법이 떠올랐고 자연스레 자신의 치유 능력과 포션이 이어서 연상되었다. 하지만 은비의 질에 손을 넣어 치료하긴 불가능하니 포션으로 모든 초점이 맞춰졌다.
시황은 호주머니에 손을 넣어 아공간에서 포션을 하나 꺼냈다. 예쁜 유리병에 물처럼 보이는 액체가 담겨 있었다.
[하급 포션. 하급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일반인이 사서 쓰기에는 제법 비싼 포션. 외상을 빠르게 아물게 하고 독과 질병을 어느 정도 치료해주는 효과가 있다. 다만, 최고급 포션처럼 독과 질병을 완전하게 치료하지는 못하고 조금 호전만 시켜줄 뿐이다. 무색무취의 액체라 마셔도 몸에 전혀 문제가 없다.]
1레벨 때는 매우 질 낮은 포션, 2레벨 때는 질 낮은 포션, 3레벨 때는 하급 포션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쓸 일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이런 게 있다는 걸 잊고 있었다.
포션의 좌측에 뜬 설명을 보자 순식간에 괜찮은 계획이 하나 구상되었다.
“오빠, 커피 나왔어요.”
계획이 떠오르고 다듬는 중에 현주가 커피를 건네주었다. 시황은 커피가 있는 쟁반을 가지고 은비가 있는 테이블로 갔다.
“어머, 커피 향기 정말 좋네요.”
“드셔보세요. 향기 말고도 맛도 제법 괜찮습니다.”
시황이 다가가자 은비가 단번에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직접 커피를 받아 일일이 은지와 소진에게 나눠주었다.
“소진 언니, 은비 씨 빨리 마셔 봐요. 커피 진짜 맛있어요.”
커피가 오자 은지가 자부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소진과 은비에게 말했다. 아까 전에 은비가 시골 카페라는 말하는 걸 듣고는 조금 욱했었다. 그래서 커피 맛으로 저 높은 콧대를 눌러주고 싶었다.
은지의 말에 소진이 조금 기대하는 표정으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아…….”
달랐다. 자신이 좋아하는 서울의 카페에서 마셨던 커피와 그 맛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입안을 가득 채우는 고급스러운 커피의 풍미와 달달한 캐러멜 맛. 지나치게 달지 않으면서 느껴지는 이 고급스러운 맛에 자기도 모르게 탄성을 내지를 정도였다.
“정말 맛있네요.”
소진이 감탄이 가득한 표정으로 시황에게 말했다.
“어머, 정말 맛있어요. 사장님. 서울에 있는 카페보다 훨씬 맛이 뛰어나요.”
은비도 마시고는 활짝 웃으면서 시황에게 말했다. 그런데 지금 한 말은 진심이었다. 처음에 은지와 소진이 맛있다기에 이런 시골 카페 커피 맛이 좋아봐야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소진의 말대로 정말 맛있었던 것이다.
“헤헤, 그렇죠? 이 커피만 마시면 하루종일 기분이 좋다니까요.”
소진과 은비의 칭찬에 은지가 기분 좋게 웃으며 말했다.
“맛있으시다니 다행입니다. 그런데 사실 저희 카페의 커피는 맛과 향도 좋지만 여러 가지 질병을 치료하는데도 제법 효과가 괜찮습니다.”
“질병이요?”
자부심이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는 시황을 보며 소진이 의아해 하며 말했다. 하루에 커피를 한 잔정도 마시면 뇌졸중 위험을 낮춘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있어도 커피에 질병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는 건 처음 들어봤기 때문이다.
“저희 가게에서만 쓰는 특수한 물로 원두를 우려내서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한 신체부위, 그러니까 무좀이나 완선, 질염 같은 곳에 바르면 가려움이나 냄새가 사라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사실 부끄럽지만 저도 그렇게 무좀이 나았거든요. 하하.”
말을 하면서 시황은 조심스럽게 은비를 관찰했다. 대놓고 질염있냐고 물어보는 건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라 일부러 빙 돌려 말하며 반응을 살핀 것이다. 거기다 어떤 음식을 먹으면 어떠어떠한 효능이 있다고 소개하는 건 TV에서도 많이 보는 것 중 하나라 의심당할 꺼리도 없었다.
예상대로 질염이라는 부분이 나오자 은비가 몸을 살짝 움찔하는 게 눈에 보였다. 분명 은비도 자신이 질염이 있다는 걸 인지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뿌린 떡밥을 물 확률이 높아졌다.
시황의 예상대로 은비는 원두를 우려내서 바르면 질염도 치료된다는 말에 혹했다. 안 그래도 꽤 오래 전부터 질염이 생겨서 팬티에 자꾸 노란 질분비물이 묻고 냄새도 많이 났다. 병원에 가면 되지 않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연예인이라는 이미지와 산부인과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한다는 사실이 너무 꺼려졌다. 만약 산부인과에 가서 질염 검사를 받았다가 그 사실이 노출 되는 날에는 언론 보도가 나가거나 연예계나 증권가 쪽의 뒷말로 돌아다닐 게 분명했다. 그게 두려워 진료를 안 받는 거였는데 생각과 다르게 이 방법 저 방법 다 써봐도 전혀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아 전전긍긍하던 차였다.
“어머, 그래요? 그러면 그 원두와 우려내는 물을 사갈 수 있을까요? 저희 아버지께서 무좀으로 고생하시는데 가져다 드리고 싶어서요.”
은비는 연기생활을 하면서 이런 건 오히려 당당하게 말해야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거기다 시황이 인터넷에 ‘은비가 자신의 아버지 무좀을 위해 원두를 사갔다’ 라는 식으로 글을 쓴다면 순진하고 착한 자신의 이미지에 도움이 될게 분명했다.
“하하. 돈은 필요 없습니다. 은비 씨인데 당연히 드려야죠.”
“어머, 정말 고마워요.”
은비는 활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장님 전 안 주실 거에요? 은비만 주고 너무하신 거 아니에요.”
그때 옆에 있던 소진이 살짝 삐진 듯이 말했다.
“하하. 당연히 소진 씨도 드려야죠. 그런데 이거 드리는 대신에 제 부탁 하나만 들어주시면 안 될까요?”
“어머, 어떤 부탁이요? 제가 힘닿는 데까지 들어드릴게요.”
은비는 같이 사진 찍자거나 사인이나 해 달라 하겠지 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어려운 건 아니고 제 노래 듣고 트위터나 팬 카페에 글만 하나 써주시면 돼요.”
“네? 노래요?”
“오, 부르신 노래가 조작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시려고 그러시나 봐요?”
은비는 전혀 이해를 못한 반면에 소진은 시황의 말에 단번에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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