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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116화 (116/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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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레벨 정복!

“나중에 저 차 중에 하나 탈거야.”

“정말요? 와, 저 차에 엄청 타보고 싶었어요.”

한번도 차에 타본 적 없던 아루인지라 눈을 반짝이면서 잔뜩 기대를 했다. 그런 아루를 보면서 시황은 미안한 마음이 생김과 동시에 빨리 자기차를 구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차만 있었어도 다른 남자들의 음흉한 눈초리로부터 아루로 보호할 수 있었을 텐데……. 과거에 운전면허 하나 따지 않고 무슨 생각으로 살았는지 정말 의문이다.

택시를 하나 잡아타고 아빠가 입원해있는 병원으로 갔다.

“오빠 엄청 신기해요. 막 옆에 있는 것들이 엄청 빨리 사라져요.”

아루가 천진난만하게 웃으면서 시황에게 말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시황은 아루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택시비를 내고 내리는 순간부터 아빠가 있는 병실에 가기까지 주변에 있는 남자들이 눈을 떼지 못하고 아루를 훑어봐 시황은 최대한 빨리 걸음을 옮겼다.

시황은 병실에 들어가기 전에 가방에서 포션이 든 조그만 종이가방을 꺼내 아루에게 건네주었다.

“아루야, 어떻게 하는지 알지?”

“네! 오빠. 걱정 마세요!”

종이가방을 받아든 아루가 웃으면서 말하자 그 아름다운 모습에 주변에서 감탄을 한다. 그걸 들은 시황이 표정을 살짝 찌푸리고는 바로 병실로 들어갔다.

“아빠, 엄마. 나 왔어.”

시황은 사람들이 아루를 조금이라도 더 보기 위해 몰려있는 게 너무 짜증나 바로 병실 문을 닫아버렸다. 마치 몸에 자꾸 달라붙는 파리처럼 엄청 귀찮고 신경 쓰였다.

“시황아 왔니? 어머어머, 네가 아루니? 어머, 어쩜 저렇게 예쁠까.”

“허…….”

아루를 본 시황의 엄마는 계속 감탄사를 터트렸고 무뚝뚝한 시황의 아빠마저 낮게 감탄했다. 그리고 병실의 침대에 누워있는 3명의 환자와 그 간병인도 숨죽이고 아루를 쳐다봤다.

“인사해 아루야. 우리 부모님이야.”

“안녕하세요! 서아루에요.”

“어머, 그래. 아루야. 너무 예쁘다.”

아루가 웃으면서 인사하자 시황의 엄마가 귀여워죽겠다는 말했다. 처음 시황이 사진을 보여줬을 때도 너무 예뻐 연예인이었는지 알았는데 막상 실물로 보자 사진과 비교도 안 되게 예뻤다. 평면적인 사진이 아루의 미모를 다 담아내지 못한 것이다.

“어머님, 이거 쓰세요.”

“어머, 이거 뭐야?”

아루가 어머님이라고 하자 시황의 엄마가 기분 좋은 미소를 얼굴 가득 지으며 종이가방을 받았다. 그 안에는 고급스러운 유리병에 하얀색의 액체가 들어있었는데 약처럼 보이기도 했다.

“아버님, 다치신 곳에 바르시면 좋은 약이에요.”

“어머, 그래?”

“네! 그럼요.”

전에 아루가 줬다는 목욕물을 효과를 톡톡히 본 시황의 엄마와 아빠였던지라 아루의 말에 의심조차 하지 않고 또 좋은 약을 줬구나하고 생각할 뿐이었다.

“정말 고맙다. 아루야.”

“효과 좋은 약이야. 엄마. 아루 부모님이 해외에 사시는데 특별히 보내주신 거거든.”

“해외? 어디 사시는데.”

해외라는 말에 시황의 엄마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일 하신다고 중국에 계세요.”

아루는 시황이 가르쳐준 대로 연기를 잘 소화하고 있었다. 아루 특유의 순진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하니 도저히 이게 진실인지 연기인지 구별조차 가지 않았다.

“그러면 아루는 혼자 살고 있니?”

“엄마, 일단 이거부터 받아.”

“응? 이게 뭔데?”

아루가 시황의 여자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는 엄마가 아루에게 끊임없이 물었는데 약간 곤란한 질문이 나오자 시황은 바로 통장을 건넸다.

“통장. 아루랑 내가 카페 하면서 번 돈 넣은 거야.”

“어머! 시황아 이, 이게 얼마야.”

통장을 열어보고 1000만 원이라는 액수에 깜짝 놀란 엄마가 눈이 휘둥그레지며 외쳤다. 그러자 궁금증이 생긴 아빠도 슬쩍 통장을 본다.

“허……. 네가 돈이 어디 있어서 이만한 돈을 넣었냐.”

액수가 액수이니만큼 아빠도 놀라서 말한다.

“앞으로 그 통장에 매달 돈 넣어드릴게요. 이제 쉬엄쉬엄 일하셔도 돼요.”

“아이구, 우리 예쁜 시황이. 누굴 닮아서 어쩜 이렇게 마음씨가 고울까.”

“허허……. 시황이도 다 컸구나.”

엄마는 감동했는지 눈물이 글썽글썽했고 아빠도 기쁜 듯이 웃었다. 돈의 액수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철없고 애 같기만 하던 시황이 저렇게 예쁜 여자 친구도 사귀고 엄마, 아빠한테 통장을 건넸다는 사실에 감동한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취직이나 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걱정 따위는 하나도 들지 않았다.

“그리고 아루는 지금 나랑 같이 오피스텔에 살고 있어.”

“어머어머. 같이 산다고?”

“응. 아루 부모님이 해외에 사셔서 그냥 돈아 아낄 겸해서 같이 사는 중이야.”

이 말을 위해서 한 타이밍 자르고 들어간 것이다. 이것만 밝히면 이제 부모님에게 숨기는 거 하나 없이 떳떳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 드래곤의 유산을 말하진 못하더라도 이런 건 솔직하게 밝히고 당당해지고 싶었다.

“그래서 결혼은 언제 할 거야?”

원래라면 난리라도 나야겠지만 카페를 열어 자리 잡은 시황이 저렇게 예쁜 여자 친구랑 같이 산다니까 엄마는 시황이 아루와 결혼을 한다는 걸 이미 기정사실화 해두고 있었다.

“겨, 결혼은 무슨……. 아니야. 아직 생각해본 적 없어.”

“결혼…….”

엄마의 말에 시황이 당황해서 말을 했고 아루는 결혼이라는 단어를 낮게 읊조렸다. 수많은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만화책 등을 보면서 아루는 이 현대 사회가 돌아가는 방식과 삶의 형태를 대충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결혼이 뭔지도 알았다. 그렇기에 시황과 자신이 결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말도 안 되는, 너무나 영광스러운 일이겠지만 노예인 자신이 그런 은혜를 입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만약에, 정말 만약에 시황과 결혼을 한다면…….

아루는 그 생각을 하자 볼을 사르르 붉혔다. 그저 생각만 했는데도 너무 행복했다.

“당신은 뭘 자꾸 그렇게 물어. 애들이 알아서 잘 하겠지.”

시황의 아빠는 시황에게 신뢰가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 시황은 이제 옛날의 그 걱정 많던 애가 아니었다. 이제는 누구에게 보여도 남부럽지 않은 아들이 된 것이다.

“빨리 하면 좋잖으니까 그러지.”

아쉬운 눈빛을 한 시황의 엄마가 계속 결혼에 관한 얘기를 꺼냈다. 저렇게 참하고 예쁜 애를 찾기 어디 쉬운가? 거기다 입은 옷이나 피부 등을 보면 흔히 말하는 사는 집 애 같았다. 그저 아루가 너무 사랑스러워 하루빨리 시황과 결혼했으면 하는 마음만 가득했다.

병실에서 아루에 관해 이런저런 대화를 하던 시황은 점심시간이 되자 부모님을 데리고 근처 한우 갈비 집에 가서 고기를 구워 먹었다. 그리고 등산복 매장에 가서 부모님이 입을 바지와 티, 신발 등을 사드렸다.

간만에 얼굴 가득 웃음을 짓는 부모님을 보자 뿌듯함이 가득 차올랐다. 행복이라는 게 이런 건가 싶다.

“너희 이제 내려가 봐야 되지 않냐? 가게 일도 바쁠 텐데 이만 내려가라.”

쇼핑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아빠가 시황에게 말했다.

“어머, 자기는 왜 자꾸 애들을 보내려고 해요.”

“일이 바쁘니까 그러지.”

엄마가 핀잔을 주자 아빠가 약간 목소리를 높여 대답했다.

“네. 오늘은 가고 다음에 또 올게요. 엄마.”

“아이참, 너희 아빠 때문에……. 그래 그러면 올 때 엄마한테 전화해 알겠지?”

“알았어요. 그리고 아빠 아루가 준 약 꼭 바르세요. 엄청 귀한 거니까요. 알겠죠?”

“그래. 알았다. 걱정 말고 빨리 내려가거라.”

시황이 강조하듯이 말하자 아빠가 흐뭇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가자. 아루야. 저희 갈게요.”

“아버님, 어머님 다음에 또 올게요. 몸 건강히 계세요.”

아루가 꾸벅 인사를 했다. 그 모습이 너무 예쁘고 귀여워 시황은 물론이고 시황의 엄마와 아빠도 슬쩍 웃음을 지었다.

“그래. 가.”

아쉬운 표정을 짓는 엄마를 뒤로하고 시황은 아루와 택시를 타고 오피스텔로 돌아왔다. 오는 중에도 자꾸 남자들이 아루를 쳐다봐서 너무 신경이 쓰였다. 딸 가진 부모의 마음이 십분 이해간다.

“하, 재밌었다.”

아루가 오피스텔로 돌아오자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아루의 말을 듣고 피식 웃은 시황은 소파에 앉았다. 아루를 부모님께 별 문제없이 소개해서 정말 다행이었다. 이제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당당하게 오피스텔에서 지낼 수 있었다. 부모님이 언제 찾아와도 두렵지 않았다.

소파에 앉아 쉬면서  퀘스트를 보기 위해 시황은 아공간에서 타블렛을 꺼냈다.

[부모님에게 현금 1000만 원이나 그만한 가치가 있는 선물을 드리세요][완료][경험치 500]

부모님에게 1000만 원이 든 통장을 드리고 500이라는 경험치를 얻었다. 다만 유투브 관련 퀘스트가 완료되지 않은 걸 봐서는 조회수가 아직 100만이 되지 않은 것 같았다. 시황은 유투브에 들어가서 자신의 영상을 확인했다.

[조회수 : 115,842]

조회수가 가파르게 상승해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2만이었는데 5배가 오른 것이다.

[오빠 느므 멋져요~ 다른 노래 부르는 것도 올려주세요!]

[리바이벌의 외로운 밤 불러주세요! 오빠랑 너무 잘 어울릴 거 같아요.]

댓글에는 여자들 제법 있었는지 오빠라는 단어가 상당수 보였다. 그리고 신청곡을 적어놓은 사람들도 많았는데 그 중에 리바이벌의 외로운 밤이라는 노래가 눈에 들어왔다. 노래를 부른 가수조차 현재 원키에 소화하지 못하는 극악의 노래였다. 이런 높은 음을 가진 노래를 잘 소화해야 노래를 잘 부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마이크랑 다른 제품들이 오면 외로운 밤을 부르기로 결정했다.

[쓰레기 같은 놈아, 이거 조작인지 모를 줄 암?]

[개병신이네. 이거 분명 조작임 속지 마셈.]

[개 같은 놈. 어머니 가출하셨냐?]

노래를 어느 정도껏 잘해야 하는데 너무 잘하다보니까 조작이라는 악플도 엄청 많았고 개 중에는 무턱대고 욕을 퍼붓는 사람도 있었다. 순간 욱하고 치밀어 올랐지만 시황은 겨우 겨우 진정시킬 수 있었다. 이런 건 흥분하면 지는 거였다. 인터넷을 10년 넘게 한 베테랑인 만큼 욕하는 사람들의 심리도 대충은 이해할 수 있었다.

인터넷 세상에는 모든 사람에게 존경받고 사랑받는 사람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인기가 많아지거나 재능이 특출하면 그것을 시기하는 마음이 안 생길 수가 없었고 악플을 담으로써 정신적 위안을 얻는 거였다.

시황도 옛날에 많이 느껴본 감정이었다. 수능 만점 받은 사람이 자신에게 그 어떤 해악을 끼치지 않았지만 글을 읽는 거 자체로도 열등감이 생겨 화가 났기도 했었다.

“흐음……. 뭐 나쁘진 않네.”

오히려 저런 악플러들이 이슈를 만들어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유투브 쪽은 됐고 현재 가장 시급한 건 운전면허였다. 경험치를 위한 영어나 일본어 시험은 날짜가 되면 치러 가면 되는 거였지만 운전면허는 원하면 언제든지 딸 수 있었다.

인터넷으로 운전면허학원 정보를 알아봤다. 가능하면 최대한 빠르게 따고 싶었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사람이 많지 않은 곳으로 골랐다.

“아루야, 오빠 일하러 갈게. 씻고 공부하고 있어.”

“오빠, 키스해주시면 안돼요?”

시황이 나가려고 일어서자 아루가 조심스럽게 시황의 옷을 잡으며 말했다.

“알았어.”

다시 소파에 앉아 아루의 머리를 살짝 잡고 입을 맞췄다. 아루는 은지, 지숙, 찬미, 유미가 배워야 할 정도로 엄청난 테크닉으로 시황의 입을 유린하다시피 했다. 아루는 키스를 좋아해도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시황이 할 거 없이 앉아 있으면 계속 키스를 요구해 입술이 부르튼 적도 있었다.

“나 갈게. 아루야.”

“네. 오빠 일찍 들어오세요.”

“그래.”

어디서 봤는지 결혼한 사람들이나 할법한 대사를 내뱉은 아루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시황은 아까 봐둔 운전면허학원에 택시를 타고 갔다. 이런 건 속전속결로 빠르게 처리해야했다.

도시 외곽에 있는 운전면허학원에 도착했는데 사람이 없는 곳으로 골라서 그런지 조금 낡은 느낌이 들었다.

“어서 오세요.”

학원 안으로 들어가자 40대 중반의 여자가 반갑게 시황을 맞이했다. 시황은 일단 학원비부터 계산하고 스케쥴을 잡았다.

최단 기간으로 하면 4일 만에 딸 수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시황이 그렇게 여유가 많지 않아 약간 더 시간이 걸릴 거 같았다.

“그러면 오늘 2시간 학과강의 하시고 내일 3시간 마무리로 듣고 필기시험 치시는 건 어떠세요?”

“그렇게 할게요.”

찬미의 과외와 겹치지 않게 스케쥴을 정한 시황은 오늘 조금 강의를 듣고 가기로 했다. 잘만하면 일주일 안에 운전면허를 딸 수 있을 거 같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하나씩 차근차근 마무리해가면 조만간 4레벨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 작품 후기 ============================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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