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1 ------------------------------------------------------
-1
찬미는 술에 잔뜩 취했는지 시황에게 크게 소리를 쳤다. 표정에는 까칠함이 가득하다.
시황이 시계를 보니 이미 새벽 1시가 넘어 있었다. 찬미를 슬슬 집에 데려다 줘야 할 텐데 걱정이다. 계획은 이미 망친지 오래였지만 찬미의 과거사를 들을 수 있었다는 거 자체가 큰 수확이었기 때문에 이쯤에서 헤어져도 괜찮았다.
“아씨! 자꾸 누가 전화하는 거야!”
찬미가 짜증이 가득한 손길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받았다.
“안 가. 오늘 안 간다고. 그러니까 전화 하지 마. 알겠어?”
집에서 전화가 온 거 같은데 자꾸 안 간다고 소리만 친다.
“유미, 너 자꾸 귀찮게 할래?”
“찬미야, 전화 줘봐.”
유미란 말에 시황은 찬미의 전화를 빼앗았다. 그러자 찬미가 시황을 노려보더니 다시 술을 마신다.
[여보세요.]
[오빠, 무슨 일이에요? 언니 왜 저래요?]
유미가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 지금 찬미가 술을 좀 많이 마셨어.]
[오빠, 그러면 언니 오빠 집에 좀 재워주세요. 언니가 그렇게 술 많이 마신 거 보면 우리 엄마, 아빠 난리 나요.]
모르는 남자라면 자신이 직접 찾아가서 찬미를 데리고 왔겠지만, 시황이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할 수 있었다.
[그래도 돼?]
[네. 엄마, 아빠한테는 제가 언니 고등학교 친구 집에서 자고 온다고 말할게요. 지금 계속 기다리고 계시거든요.]
[응. 알았어.]
[그리고 오빠…….]
[왜?]
[저……. 아, 아니에요. 끊을게요.]
낮게 아휴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전화가 끊긴다. 유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는 대충 알았지만 가게 일 때문에 바빠서 만날 시간이 없었다. 이건 유미만 그런 게 아니라 지영도 그랬다. 일이 끝나면 11시가 넘다보니 전처럼 시간이 잘 안 난다.
“찬미야, 우리 집에서 자고 갈래?”
“너도 나랑 섹스하고 싶어서 그러냐?”
찬미가 시황을 노려보면서 말한다.
“찬미야, 정신 차려.”
“그래. 해줄게. 섹스해준다고. 됐냐? 어?”
찬미는 완전히 정신줄을 놓고 있었다. 시황은 찬미가 암만 섹스해준다고 해봐야 절대 섹스할 생각이 없었다. 이런 식으로 술을 마시고 마음에 있지도 않은 소리를 한 상태에서 몸만 가져봐야 뭐하겠는가? 오히려 그 뒤에 괜히 사이만 서먹서먹해질 뿐이다.
“찬미야, 우리 집에 가자.”
“됐어. 모텔이나 가. 섹스해준다니까?”
시황이 찬미의 팔을 붙잡고 데리고 나가려고 하자 찬미가 거칠게 거부한다.
“그래. 그래. 알았어. 모텔가자.”
“진작 그럴 것이지.”
모텔에 가자는 시황의 말에 찬미가 그제야 비척거리면서 일어선다. 도대체 찬미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술값을 계산하고 거리로 나온 시황은 술에 잔뜩 취한 찬미를 껴안다시피 한 채로 근처에 있는 괜찮은 모텔로 갔다.
“찬미야, 침대에 누워서 자.”
“싫다니까! 이 쓰레기 같은 자식, 나랑 섹스하려고 모텔 데리고 온 거야? 너, 너 내가 그렇게 안 봤는데 너도 다른 남자랑 똑같구나.”
신발을 벗지도 않고 방바닥에 드러누운 찬미가 시황을 노려보면서 말했다. 아까는 자기가 모텔에 가자더니 이제는 왜 모텔에 데리고 왔냐고 난리다. 찬미가 안쓰럽긴 한데 술주정이 너무 심하다. 앞으로 찬미랑은 절대 술을 먹지 말아야겠다.
“안 되겠다.”
시황은 기본 근력만으로 안 일어나려고 버티는 찬미를 들기가 어려워 마기를 끌어올렸다. 거대한 힘이 넘실거린다.
찬미의 겨드랑이에 팔을 집어넣어 안아 올리자 깃털마냥 가볍게 들린다.
“야! 어딜 만져! 어딜 만지냐고!”
시황의 품에 안겨지다시피 한 찬미가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치면서 시황을 등을 때린다.
“아프잖아. 찬미야.”
진심을 다해 때려서 그런지 엄청 아프다. 시황은 찬미가 못 움직이게 꽉 껴안고 바로 침대에 드러눕혔다. 정말 힘들다.
“너 같은 쓰레기 새끼들은 다 죽어야 돼.”
찬미가 끊임없이 욕을 하고 저주를 퍼부었다.
시황은 그런 찬미를 묵묵히 쳐다봤다. 기분이 나쁘다기 보다는 얼마나 큰 상처가 되었으면 저럴까 싶어 안쓰럽기만 하다.
한참을 욕하던 찬미가 잠잠해졌다. 잠이 든 건 아니고 화가 난 눈으로 시황을 계속 노려봤다. 지친 게 아닌가 싶다.
“찬미야, 신발 벗겨줄게.”
찬미가 잠잠해지자 시황은 찬미의 신발과 양말을 벗겨주었는데 다행스럽게도 발로 차거나 밀쳐내지 않았다. 양말을 벗기자 새하얗고 귀여운 찬미의 발이 드러났다. 172cm나 되는 키와 다르게 찬미의 발은 그렇게 커 보이지 않았다.
시황은 찬미의 발에 묻은 양말의 실을 손으로 털어준 다음에 벗긴 신발을 현관에 가지런히 놓고 벽장에서 이불을 꺼내 바닥에 깔았다. 찬미 옆에 같이 자고 싶긴 했지만 그랬다가는 내일 아침에 곤란해진다.
“우욱…….”
그런데 갑자기 찬미가 표정을 찡그리면서 토할 것만 같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찬미야?”
시황이 불러도 대답도 하지 않고 찬미는 어영부영 일어나더니 바닥에 대고 토하려고 한다.
“아, 제길.”
깜짝 놀란 시황은 바로 마기를 끌어올려 찬미를 안아 들고는 화장실로 뛰어 갔다. 그리고 변기에 토하게 하려고 찬미를 내려놓으려는 순간,
“우웩.”
그대로 옷에 구토를 해버렸다.
“아…….”
시황의 상의와 하의 일부에 토가 묻었고 찬미의 상의와 하의에도 토가 가득했다. 시큼하면서 역겨운 냄새가 퍼져나간다.
“하아…….”
한숨이 절로 나온다. 시황은 샤워기의 물을 틀어 따듯하게 만들면서 자신의 옷을 다 벗고 찬미의 옷을 벗기려고 했다. 어차피 지금 찬미는 술에 취해서 인사불성이나 다름없었으니까.
“야! 내 옷 왜 벗겨! 너 죽을래?”
시황이 옷을 벗기려고 하자 찬미가 시황을 밀쳐내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마기를 끌어올린 시황은 자꾸 바둥바둥거리는 찬미를 못 움직이게 부여잡고 겨우겨우 상의와 바지를 벗겨내었다.
전에도 한번 본적이 있었지만 찬미의 몸매는 말도 안 될 정도로 아름다웠다. 군살 없이 들어간 허리와 풍만한 가슴, 그리고 늘씬하게 뻗어있는 희고 고운 다리는 웬만한 모델과 비교해도 훨씬 나을 정도였다. 여기에 얼굴까지 예쁘니 남자들이 안 들어붙으래야 안 들어붙을 수 없는 찍찍이 같은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찬미의 희고 고운 몸매를 보자 슬금슬금 발기가 되었다.
허리를 살짝 뒤로 뺀 시황은 몸부림을 치는 찬미의 브래지어와 팬티를 능숙하게 벗겨내었다. 이젠 브래지어 같은 건 한손으로도 쉽게 벗겨낸다.
“음…….”
완벽하게 균형 잡힌 가슴과 핑크빛의 유두와 유륜은 그 어떤 남자라도 보는 순간 정신을 놓고 정도로 아름다웠다. 여기에 음모 하나 없는 미끈한 음부 덕분에 청초하면서도 요염한 색기가 폭발적으로 피어났다.
시황은 너무나 매력적인 그 모습에 성기가 순식간에 풀발기 하는 걸 느꼈다.
“야! 이거 뭐야!”
자신의 등을 성기가 쿡쿡 찌르자 찬미가 비척거리며 일어나더니, 짜증을 내며 시황의 성기를 꽉 쥐었다.
“아, 아파. 찬미야.”
애무를 위한 손길이 아니라 분노가 가득담긴 손길이었다.
“이거지? 응? 이게 남자를 그런 쓰레기 짓을 하게 만드는 거지?”
한 손으로는 음경을 쥐고 다른 손으로는 고환을 꽉 쥐었다.
순간 느껴지는 강한 통증에 시황의 표정이 찌그러졌다. 다음 마력 회로는 이런 공격에 방어할 수 있는 걸로 선택해야 겠다는 생각만 계속 든다.
“아프다니까!”
시황이 소리치자 움찔한 찬미가 손에 힘을 푼다. 하지만 고환을 쥔 손은 놓지 않고 시황을 계속 노려본다.
“너희 같은 놈들은 아파봐야 정신을 차려.”
찬미가 시황의 고환을 주물럭거렸는데 아까처럼 그렇게 강하게 쥔 게 아니라 적당히 잡고 압박을 주니 고통보다는 쾌감이 느껴진다. 야릇한 쾌감에 성기가 움찔한다. 하지만 시황은 그 쾌감을 음미하기보다 찬미의 손에서 성기를 빼내어 샤워기로 찬미의 몸을 적셨다. 토 냄새가 자꾸 나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찬미가 보든 말든 아공간에서 비누와 샴푸, 바디 클렌저를 꺼냈다. 토 냄새는 일반 샴푸와 바디 클렌저로는 쉽게 지워지지 않아 케즈론의 성에서 가져온 걸 써야했다.
시황은 찬미의 몸에 묻은 토와 옷에 묻은 토를 일단 물로 씻겨 내고 자신의 몸도 물을 적셨다. 그리고 샴푸로 찬미의 머리를 감겨주자 몸부림을 치던 아까와 다르게 얌전히 있었다. 따뜻한 물로 씻겨주니 기분이 괜찮아졌나 보다.
머리를 감겨주고 샤워 볼에 바디 클렌저를 발라 거품을 낸 뒤에 찬미의 몸을 꼼꼼히 씻겨 주었다. 부드럽고 야들야들한 찬미의 살결이 손으로 느껴진다.
가슴과 음부는 물론이고 발까지 꼼꼼하게 거품을 묻히고 나서 찬미를 씻긴 샤워 볼로 시황은 자신의 몸도 문질렀다.
구석구석까지 다 바디 클렌저를 칠하고 샤워기로 찬미와 자신의 몸을 씻겨내었다.
“하아…….”
찬미도 더러움이 씻겨나가는 느낌이 좋은지 크게 숨을 내쉬었다.
샤워는 마무리가 되었다. 시황은 수건으로 찬미의 몸을 닦고 자신의 몸도 닦은 뒤에 공주님을 안듯이 팔로 찬미의 목과 다리 부분을 들었다. 그러자 찬미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자신을 떠받들어주는 이 자세가 마음에 든 거 같았다.
침대에 찬미를 조심스럽게 눕혔다. 다행스럽게도 아까처럼 때리거나 화를 내지 않고 얌전히 침대에 누워있다.
“이제 자도 돼. 알겠지? 난 옷 좀 씻고 올게.”
“내 맘이거든!”
“그래. 그래.”
다시 욕실로 돌아간 시황은 케즈론의 성게서 가져온 비누로 찬미와 자신의 옷과 속옷을 일일이 다 빨았다. 술 한번 먹고 이게 무슨 고생인지 모르겠다.
욕실에 옷을 널어놓고 방으로 돌아왔는데 찬미는 아직 자지도 않고 눈을 뜬 채 멍하니 누워있었다. 눈이 게슴츠레한 게 많이 졸려 보이는데도 왜 안 자는지 모르겠다.
“야! 너 나 좋아하지?”
“뭐, 뭐라고?”
갑자기 찬미가 침대에서 일어나 앉더니 시황을 보고 말했다. 덮고 있던 이불이 내려가면서 아름다운 가슴이 그대로 드러난다.
“야! 이리 와서 내 발이나 빨아봐!”
“하아…….”
정말 왜 저러는 걸까? 아까 전에는 죽일 듯이 난리를 치더니 이제는 자기 발이나 빨라고 다리를 내밀고 있었다.
“빨리 안 해! 너 죽을래? 나한테 맞고 싶어?”
“네. 네.”
시황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 침대에 올라가 내밀고 있는 찬미의 오른발을 잡아 발등을 혀로 조금씩 핥았다. 발이고 뭐고 간에 피곤해서 빨리 자고 싶다. 내일 일도 나가야 하는데 벌써 새벽 3시다.
“야! 발가락을 빨라고! 어떻게 하는지 몰라?”
찬미의 다그치는 말에 시황은 찬미의 엄지발가락을 입안에 넣어 빨아주었다. 방금 깨끗하게 씻겨서 아무런 냄새도 맛도 안 나는 게 다행이었다.
“으음……. 제법 괜찮은데?”
찬미가 만족스러운 듯이 말한다.
시황은 찬미의 말을 듣고 지금 저 찬미가 자신이 아는 그 찬미가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였다. 술을 먹는다고 사람이 저렇게 변하나 싶다. 추측하기로는 남자에게 당한 그 보복심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 그렇다고 해도 좀 심한 감은 있다.
“야! 제대로 안 빨아?”
잠시 딴생각한다고 그냥 입에만 넣고 있었더니 바로 찬미가 소리친다. 시황은 다시 정성껏 찬미의 발가락을 빨아주었다.
“흐음……. 그래. 잘 하잖아.”
이때까지 남자에게 당한 분노를 자신에게 발을 빨게 하는 수치스러움을 주면서 푸는 중이었는데, 마침 찬미의 성감대가 발가락이기도 해서 더 만족스러워 하는 거 같았다.
이대로는 하루 종일 발가락만 빨게 생기자 시황은 발가락을 그만 빨고 찬미의 옆자리에 드러누웠다.
“누가 마음대로 그만두래!”
예상대로 찬미가 짜증을 냈다.
“미안. 찬미야. 내가 미안해.”
시황은 찬미를 껴안으면서 말했다. 너무나 가엽고 안쓰럽다.
“미안해. 내가 대신 사과할게.”
“꺼지라고! 내가 그딴 말에 속을 거 같아?”
찬미가 화를 내면서 때리기도 했지만 시황은 그저 찬미를 껴안고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미안.”
“너 정말 짜증나…….”
한참을 화를 내던 찬미가 어느새 시황의 품에 안겨 서럽게 흐느끼며 울었다.
“짜증난다고…….”
품에 안겨 우는 찬미를 시황은 그저 묵묵히 안아주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찬미가 잠이 들었는지 규칙적인 숨소리만 들렸다.
지금 자신이나 찬미나 전부 발가벗고 있는 상태라 내일 아침에 이 상태로 일어나게 되면 찬미가 당황스러워할 게 분명해서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나오려고 했다.
“너 움직이면 죽어…….”
어떻게 알았는지 찬미가 졸린 눈으로 시황을 보면서 화를 내고는 다시 품에 파묻힌다.
“하아…….”
시황은 벌거벗은 채로 벌거벗은 찬미를 꼭 껴안았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찬미를 제대로 안아보고 싶었다. 아침에 일어나도 뭐 어떻게 되겠지 않을까 싶다. 모르겠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