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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98화 (98/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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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황아, 집에는 언제 올거니? 우리 아들 보고 싶네.]

아침에 가게 문을 열고 커피 머신을 청소하고 있는데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생각해보니 집에 갔다 온지가 꽤 되긴 했다. 창녕에 있는 집에 가보고는 싶은데 카페 오픈한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시간이 나지가 않는다.

[엄마, 요즘 바빠서 가기 힘들 거 같아.]

[그러면 엄마가 한번 올라갈까?]

절대로 안 될 말이다. 지금 오피스텔에는 아루와 같이 살고 있다는 티가 너무 많이 났다. 침대에 있는 2개의 베개라든가 화장실에 있는 칫솔 2개, 아루의 수많은 옷과 신발, 스타킹 등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여자랑 동거하는 구나라고 느낄 정도였다.

[괜찮아. 내가 다음에 시간나면 갈게.]

[알았어. 우리 아들. 시간 나면 꼭 와야 된다.]

[응. 끊을게.]

“휴우…….”

전화를 끊고 나니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사람은 죄를 짓고는 못산다더니 부모님에게 숨기는 게 많아서 그런가, 전화만 받아도 긴장이 된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카페를 정리하고 있는 중에 초롱과 소라가 활기차게 들어왔다. 그런데 뒤에 현주로 추측되는 여자가 등을 돌린 채로 눈치만 볼뿐 가게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를 못하고 있었다.

“반가워요. 그런데 현주 씨는 안 들어오세요?”

“언니! 빨리 들어와요.”

초롱이 불렀지만 현주는 석상이라도 된 듯 전혀 움직일 생각을 안했다.

시황은 현주의 뒷모습을 훑었다. 평소와 다르게 상당히 짧은 원피스를 입고 있어서 그런지 뒤태가 매력적이다. 볼륨감 있는 엉덩이와 원피스 아래로 늘씬하게 뻗은 다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제가 데려 올게요.”

소라가 나가더니 현주를 끌고 들어왔다. 그런데 뭔가 부끄러운 거라도 있는지 현주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현주 씨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

현주가 인사를 했는데 얼마나 목소리가 작은지 뒤에는 아예 들리지도 않았다. 시황은 슬쩍 현주를 훑어봤다.

후줄근한 옷을 입던 현주라고는 상상이 가지도 않을 정도로 파격적인 옷을 입고 있었다. 흰색의 원피스였는데 이게 평범한 게 아니라 속이 은근히 비치고 있어 검은색의 브래지어가 바로 눈에 띄었다. 여기에 12cm는 될법한 킬힐을 신고 있으니 자신이 알던 그 현주가 맞나 싶을 정도다.

“사장님 오늘 언니 어때요? 엄청 예쁘죠?”

“아……. 그, 그러게요.”

“에게, 그게 끝이에요?”

시황이의 대답에 초롱이 약간 실망했다는 투로 말했다. 요 며칠 동안 현주에게 어울리는 옷과 화장법을 찾는다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겨우 저런 반응이라니!

“너무 예쁘셔서…….”

시황이 말을 흐렸지만 예쁘다는 말을 들은 현주가 깜짝 놀라며 시황을 바라봤다. 시황과 현주의 눈이 마주친다. 하지만 그 잠깐의 순간을 견디지 못하고 현주는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고개를 바로 숙인다. 초롱이와 소라가 강요해서 억지로 입다시피 한 옷이라 부끄러워 죽을 거 같았는데 시황에게서 예쁘다는 말을 듣자 순식간에 기쁨으로 가슴이 벅차올라 몸이 덜덜 떨릴 정도였다. 엄청난 희열에 팬티가 조금 젖어버렸다.

“그렇죠? 정말 예쁘죠? 헤헤.”

시황의 말을 들은 초롱이 뿌듯하게 웃었다. 시황은 현주를 쳐다본다고 눈을 떼지도 못하고 있었다. 고생한 보람이 있다.

“현주 씨. 정말 예쁘네요.”

시황이 감탄하며 말하자 현주의 목까지 붉어졌다.

짙은 스모키 화장 덕분에 커다란 눈이 더욱 커다래보였고 콧대도 평소보다 더 높아보였다. 여기에 C컵의 가슴을 부각시키는 흰색의 시스루 원피스까지 입고 있으니 마치 연예인이라도 보는 거 같다. 예쁘다고 한 게 절대 빈말이 아니었다. 현주는 청순한 느낌이 나는 화장이 아니라 이런 섹시한 화장이 너무 잘 어울렸다.

“저, 저 옷 갈아입고 올게요.”

“언니, 저희가 먼저 갈아입고 올게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부끄러움을 견디지 못한 현주가 탈의실로 가려고 하자 초롱이 붙잡더니 자기들이 먼저 탈의실로 가버렸다. 탈의실이 크지 않아 세 명까지 들어가기 힘이 들다 보니 현주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시황과 단 둘이 남으니 숨이 턱 막혀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도 않았다.

“잠깐 앉으세요.”

“네, 네.”

시황이 가리킨 테이블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원피스가 워낙 짧아 조금만 신경을 안 쓰면 팬티까지 보일 판이라 손으로 스커트 부분을 꾹 눌렀다.

“현주 씨, 바리스타 그만두게요?”

“네? 아, 아니요.”

맞은편에 앉은 시황의 말에 현주가 당황해서 대답했다. 어떻게 구한 바리스타 자리인데 그만둔단 말인가!

“전 연예인 데뷔라도 하시려는 줄 알았죠.”

“아, 아, 아니에요.”

시황의 말에 현주는 너무 당황해 손을 저으면서 말했다. 붉어진 얼굴이 더 빨개질 정도로 부끄럽기도 했지만 시황에게 저런 말을 들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다.

초롱과 소라가 이 옷을 입고 가면 시황이 사족을 못 쓸 거라더니 정말이었다. 아까부터 자신을 쳐다보느라 눈을 못 떼고 있는 게 노골적으로 보였다. 특히 가슴을 흘깃거리면서 계속 쳐다보는 게 뻔히 다 보였다.

시황이 자신의 몸을 슬쩍 보는 것만으로도 몸이 달아올라 팬티가 조금씩 젖어갔다.

“부, 부끄러워…….”

“네?”

“아, 아니에요. 얘네 들은 왜 이렇게 안 나오지.”

벌써 옷을 다 갈아입었을 시간인데도 나오지 않자 현주가 안절부절 못했다.

“현주 씨는 외동딸이세요?”

“네? 네.”

“그러시구나.”

현주도 뭐라고 시황에게 뭐라도 물어보고 싶었지만 남자에 대한 면역도 없었고 시황만 보면 가슴이 너무 두근거려 제대로 말이 나오지가 않았다. 망상만큼 당당하게 행동하면 얼마나 좋을까.

“저 커피 마실 건데, 한잔 드릴까요?”

“네? 제, 제가 해드릴게요.”

“그 옷으로는 조금 힘드실 거 같은데 제가 타드릴게요. 뭐 드실래요?”

“카, 카푸치노요.”

“알겠습니다.”

현주가 수줍게 말하자 시황은 카운터로 가서 갈아놓은 원두를 포터필터에 가득 채워 커피 머신으로 에스프레소 2잔을 뽑아내었다. 그리고는 능숙하게 카푸치노를 만든다.

“드세요.”

“가, 감사해요.”

시황이 커피를 건네주자 현주가 조심스럽게 받아든다.

“남자 친구라도 생기셨어요?”

“아, 아니요. 그럴 리가요…….”

자신에게 남자 친구라니 정말 안 어울리는 단어다.

“그래요? 갑자기 너무 예쁘게 차려 입으셔서 남자 친구라도 생긴 건지 알았어요.”

“아…….”

시연과 다른 의미로 말을 제대로 못하는 현주를 상대로 시황은 커피를 마시면서 끊임없이 대화를 유도했다.

커피를 다 마실 때까지도 초롱과 소라가 탈의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주세요. 제가 치울게요.”

“아, 아니에요. 사장님 이건 제가 할게요.”

“괜찮은데…….”

“제가 너무 죄송해서…….”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시황이 찻잔을 건네주자 현주가 킬힐을 신은채로 컵을 씻으러 갔다. 이 킬힐이라는 거 요 며칠동안 신어서 겨우겨우 적응을 했다. 처음 신어봤을 때는 제대로 서지도 못한데다 발이 너무 아파 엄청 힘들었었다.

카운터 뒤쪽으로 가서 컵을 씻으려고 내려놨는데 문득 시황이 건네준 컵에 입술모양으로 커피 자국이 나 있는 게 보였다. 침이 절로 넘어간다.

“아, 안 돼.”

현주는 서서히 치켜드는 욕망에 고개를 가로 저으며 참았지만, 결국에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시황이 마셨던 커피 잔을 잡아 들었다. 가슴이 터질 듯이 두근두근 거린다.

슬쩍 주변을 둘러봤지만 시황은 뭘 하는지 타블렛에 집중하고 있었고 초롱과 소라는 아직 나올 기미가 없었다.

현주는 주춤거리다가 시황의 입술 자국이 나있는 곳에 입을 살며시 갖다 대었다.

“윽…….”

그저 컵의 차가움과 약간 묻은 커피의 맛만 살짝 날뿐이었지만, 컵에 입을 대는 순간 머릿속에서는 온갖 음탕한 상상이 계속 떠올랐다.

“하아…….”

겨우 간접키스일 뿐인데 어찌나 흥분이 되는지 거친 숨소리까지 나왔다.

처음 시도하는 게 어려웠지 커피잔에 입술을 대고 나자 현주는 더 큰 만족감을 얻기 위해 혀를 내밀어 그 부분을 조금씩 핥았다. 시황의 타액에서 나오는 옅은 냄새와 시황의 입술에 닿았던 은은한 커피 맛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흥분을 주체할 수가 없어 애액이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언니! 사장님이랑 어땠어요?”

갑자기 뒤에서 초롱의 목소리가 들리자 현주는 깜짝 놀라 컵을 내려놓고 씻는 척을 했다.

“뭐, 뭐라고?”

얼마나 당황했는지 식은땀까지 흘렀다. 만약 초롱이나 소라에게 시황이 마셨던 컵을 핥았다는 게 들킨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언니, 왜 그렇게 얼굴이 빨게요?”

“아, 아무것도 아니야.”

“설마 사장님이랑 단 둘이 있었던 걸로 얼굴이 그렇게나 빨개진 거에요? 언니 완전 숙맥이다.”

초롱과 소라가 웃는다. 다행스럽게도 뒤로 돌아 있었던 데다 벽에 가려져 있어 들키지 않은 듯 했다.

현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정작 시황이 그걸 다 보고 있었다는 건 몰랐다.

시황은 자신이 마셨던 커피잔을 현주가 핥았다고 해서 딱히 변태라든가 더럽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자신은 예전에 더한 짓도 많이 했으니까. 오히려 이걸 이용해 어떤 식으로 현주를 꼬셔볼까 하는 생각만 가득했다.

처음 만났을 때의 현주였다면 딱히 꼬실 생각도 안 들었겠지만 자신과 초롱, 소라의 힘으로 완벽하게 변한 현주는 너무나 아름답고 섹시해서 보기만 해도 성기가 커다랗게 발기가 될 정도였으니까.

다만 너무 조급하게 하면 안 되고 천천히 그 수위를 올려나가야 했다.

“후후…….”

현주를 꼬실 생각을 하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카페 정리를 마치고 오픈을 하자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들어와 순식간에 카페가 가득 차버렸다. 시황은 현주와 초롱, 소라를 도와 손님을 받고나서 조금 한가해지자 인터넷에 어떤 글들이 올라오는지 체크했다.

카페를 연지 얼마 되지도 않았음에도 카페 케즈론에 관한 글이 제법 올라와 있었다. 전부 칭찬 일색이었고, 특히 커피맛은 그 어디보다 맛있다는 글들이 수두룩했다. 하지만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올리는 글로는 한계가 있다 보니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건 아니었다. 그저 이 지역에 사는 사람이라면 꼭 가봐야 할 카페정도는 되었지만 말이다.

어느새 오후 1시가 조금 넘었음에도 테이블이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몇몇 손님은 아침에 문 열자마자 들어와 놓고 아직까지 안 나가고 있었다. 그렇다보니 자리가 없어 테이크아웃만 해서 돌아가는 손님들이 빈번했다. 계속 저러면 곤란한데 어떻게 제지할 방법도 없었다.

“현주 씨, 저 3시간 정도 나갔다 올 테니까 가게 좀 봐주세요.”

“네. 사장님 다녀오세요.”

시황을 보면서 얼굴을 붉힌 현주가 눈도 못 마주치고 대답했다. 아침의 일 때문인지 시황을 볼 때마다 가슴이 너무 두근거려 제대로 쳐다 볼 수가 없었다.

가방을 들쳐 멘 시황은 카페를 나와 찬미의 집으로 갔다. 저녁엔 현주가 없어 시간을 내기 힘들다 보니 과외 시간을 점심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나중에 좀 안정되면 저녁에 일할 바리스타도 뽑아야 시간이 좀 날 듯 하다.

“들어오세요.”

찬미의 집 앞에서 벨을 누르자 가벼운 티와 반바지 차림을 한 찬미가 문을 열어줬다. 날이 점점 더워지다 보니 찬미의 옷도 점점 짧고 얇아져 매우 흐뭇하다.

시황이 방에 들어가자 찬미가 미리 준비를 해놨는지 탁자가 방에 있었다.

“카페는 잘 되세요?”

시황이 앉자 자연스럽게 그 옆에 앉은 찬미가 물어봤다. 찬미에게서 은근하게 좋은 향기가 난다.

“응. 오픈한지 얼마 안 돼서 그런가 손님이 좀 오긴 오네. 찬미, 너도 자주 놀러와. 커피 공짜로 줄게.”

“고마워요. 오빠.”

“뭘 그 정도 가지고.”

살짝 웃으면서 시황은 아까부터 신경 쓰인 슬쩍 찬미의 티를 슬쩍 쳐다봤다. 베이지색의 색의 얇은 반팔 티셔츠라 그런지 안에 입은 분홍색의 브래지어가 살짝 보였다. 오늘은 시스루 특집인가?

============================ 작품 후기 ============================

추천, 선작, 코멘트, 쿠폰 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제 소설에서 대기업의 횡포나 조폭이 등장하지는 않을꺼에요. 제가 조폭 나오는 건 정말 싫어해서...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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