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유산-79화 (79/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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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케즈론

일요일 오전.

시황은 명품 블레이저와 깔끔하게 핏이 떨어지는 면바지를 입고 집 근처에 있는 인테리어 업체를 방문했다. 이미지라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스타일에 신경을 써야했다.

대로변에 있는 이 인테리어 업체는 생각보다 그렇게 크지 않았다. 시황이 들어가자 벨소리가 울린다.

“어서 오세요.”

40대 중반의 여자가 시황을 보면서 인사한다.

“어제 카페 인테리어 때문에 연락 드렸었거든요.”

“아! 기억나네요. 일단 자리에 앉으세요.”

“네.”

시황이 가게 한쪽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주변을 둘러봤다. 벽에는 다양한 재질의 벽지와 나무 바닥, 타일이 걸려있었다.

“카페가 몇 평정도 되세요?”

중년 여성이 종이를 가져와 테이블에 앉으며 말했다.

“25평이요.”

시황이 말을 하자 중년의 여성이 종이에 옮겨 적는다.

“생각해두신 카페 컨셉 있으세요? 모던하다든가 빈티지적이라든가 그런 거요.”

“잠시 만요.”

가방에서 타블렛을 꺼낸 시황은 케즈론의 성 사진을 차례로 보여주었다.

“이런 식으로 외국의 성 느낌이 나게 하고 싶거든요.”

“호, 잘 찾아오셨는데요? 이 근방에 이런 느낌이 제대로 나게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건 저희 밖에 없거든요.”

꼼꼼하게 사진을 살펴본 중년의 여성이 만면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 가식적으로 하는 입에 발린 말이라기보다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는 느낌이다. 나쁘지 않다.

“최대한 이거랑 비슷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시황은 콘즈와 차를 마셨던 응접실의 사진을 타블렛에 띄워놓고 말했다.

응접실의 천장에는 금으로 만든 고급스러운 샹들리에가 달려있었고 새하얀 벽에는 기묘한 패턴 사이로 낯선 야생화가 금과 보석으로 수놓아져 있었다. 궁전다운 화려함은 있었지만 지나치지 않았고 조잡함 따윈 전혀 없었다.

케즈론의 성인만큼 저 샹들리에와 꽃이 전부 값비싼 금과 보석으로 만들어졌겠지만 카페에 가져올 수는 없으니 비슷하게 모방을 할 생각이었다.

“와, 정말 아름다운 곳인데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하시면 돈이 꽤 드실 거 같아요. 좀 싸게 하려고 가격에 맞추면 어쩔 수 없이 고급스러움은 떨어지고 약간 저렴한 느낌이 들기 마련이거든요.”

“가격이 어느 정도 들까요?”

“한번 봐야 알겠지만 이정도면 대충 평당 200이상은 우습게 들 거 같은데요.”

평당 200이면 대략 5천만 원. 평당 300이면 7천5백만 원이다. 보증금과 권리금으로 3천 5백만 원을 줬고 임대료가 백만 원이다. 로스터기와 커피 머신, 냉장고 등은 쓰던 게 있었고 탁자와 의자, 액자, 찻잔 등은 전부 케즈론의 성에서 가져오면 된다.

아직까지 돈에는 약간 여유가 있었다. 괜히 돈 아낀다고 싸게 하다가는 이도저도 아니게 될 공산이 크다.

“가격은 괜찮으니 이것과 비슷하게, 최대한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도록 부탁합니다.”

프랜차이즈 카페도 아니고 유명한 카페도 아니다. 커피 맛 덕분에 결국은 유명해지기는 하겠지만 시황이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었다. 케즈론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고급스러움, 명품, 꼭 가지고 싶다 라는 생각이 바로 들게끔 하고 싶었다.

“지금 한번 가서 바로 견적을 내보죠.”

“알겠습니다.”

시황은 인테리어 업체 사장의 차를 타고 자신의 가게로 갔다.

잠긴 문을 열고 들어가 불을 켜자 사장이 분주하게 줄자로 여기저기를 꼼꼼하게 체크를 한다.

“여기 있는 것들은 그대로 쓰실 거에요?”

“아니요. 주방에 있는 냉장고랑 오븐 같은 것만 그대로 쓰고 나머지는 전부 버릴 거에요.”

“의자랑 테이블 같은 건 다 버리신다는 거죠?”

“네. 그리고 화장실도 다 바꿀 거에요.”

시황의 말에 사장이 화장실에 들어가서 살펴보면서 종이에 끊임없이 무언가를 써내려갔다.

“대충 됐어요. 사진하고 최대한 비슷하게 하신다고 하셨죠?”

“네.”

“그러면 이 견적서 봐주세요.”

비어있는 테이블에 앉은 사장이 시황에게 종이를 건넸다. 거기에는 대충 어떤 재료를 어떤 식으로 해서 얼마만큼 돈이 드는지 나와 있었다.

“바닥재하고 벽장재를 최대한 고급스럽게 하고 전기시설 공사, 조명 공사, 카운터, 화장실 공사, 외벽 등 다하면 평당 350만 원 정도 나와요. 너무 비싸다고 생각되시면 바닥이나 벽을 조금 싼 걸로 하시면 되긴 한데 그러면 고급스러운 느낌이 덜 나올 수가 있어요.”

평당 350만 원이면 인테리어비만 8750만 원이다.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긴 했지만 여자들이 카페를 보자마자 고급스러움을 느낀다면 전혀 아깝지 않다. 여유가 없다면 모를까 2억 원이라는 자본금이 있기 때문에 이 정도는 충분히 지불할 능력이 있었다.

“그렇게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여기 사인 좀 해주세요.”

시황은 사장이 주는 종이에 간단하게 사인을 했다. 이런 사인은 처음하다시피 해서 지렁이가 기어가는 거 같은 그림을 그려버렸다.

“공사 하는데 얼마나 걸리죠?”

“음, 공사기간을 20일 정도로 잡아놓고 있거든요. 디자인 도면하고 인테리어 계획안이 나오면 확실해질 거에요.”

“알겠습니다.”

시황은 그 뒤로 간판까지 어떤 디자인으로 할지 다 정하고 인테리어 가게로 돌아가 견적을 뽑은 뒤에 계산을 했다.

일이 차근차근 진행되어간다.

인테리어 계약을 끝낸 시황은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으로 생두들을 종류별로 주문했다.

직접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두와 섞어 로스팅을 해보고 적합한 맛을 찾을 생각이었다. 본격적으로 뭔가를 시작한다고 생각하자 뿌듯한 감정이 생겨났다.

카페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학업에 까지 생각에 미친다. 공사 시작하고 완료가 되기까지 대략 한 달 정도 남아 있는데, 이 사이에 너무 바쁠 거 같아 대학 수업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어쩌지.”

“왜 그러세요? 오빠?”

시황이 의자에 앉아 고민을 하자 아루가 옆 앉아 있다가 물어본다.

“아무것도 아니야. 배고프다. 우리 뭐 시켜먹을까?”

“네!”

시황의 말에 아루가 재빠르게 가게 전화번호가 적힌 광고지들을 들고 왔다. 시황은 몇 개 고르다가 아루가 좋아하는 감자탕을 시켰다.

학교에 대한 고민을 하며 소파에 눕자, 소파에 바로 따라 앉은 아루가 시황의 머리를 들어 자신의 다리에 받쳐준다.

얼마 전만 해도 무조건 대학은 졸업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많이 변했다. 학자금 대출이야 언제든지 갚을 만큼 돈이 생긴데다 11월에 수능을 쳐서 서울에 대학을 갈 계획이다. 한마디로 지금 다니는 지방사립대학을 졸업 때문에 다닐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래. 가지말자.”

시황은 아예 대학을 자퇴하기로 마음먹었다. 지금까지 그저 의무감으로 다녔을 뿐이었는데 이렇게 생각하자 속이 후련해지면서 공부에 대한 열의가 더욱 생겼다. 반드시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갈 점수를 만들어 놔야했다.

이 기세로 시황은 책상에 앉아 수학책을 펴고 공부를 했다. 그러자 아루도 책을 가져와 옆에 앉아서 같이 공부를 한다.

앞으로 일 때문에 공부 시간이 점점 줄어들 게 분명했다. 가게 오픈을 하기 전에 미리 공부를 많이 해둬야 했다.

공부를 하는 와중에 지영이 자기 집에 와서 자고 가라는 문자를 보냈지만 시황은 공부해야 한다고 답을 보냈다. 그 뒤에 이어서 은지, 지숙, 유미에게서 문자가 자꾸 와 집중력이 잠시 흐트러지긴 했지만 답장조차 하지 않고 숫자 1만 남겨둔 채 공부에 열중했다.

배달 온 감자탕을 먹고 공부. 혜진이와 만나 중년의 아줌마에게 화장품을 팔고 와서 다시 공부. 밤이 되자 음양합일공을 위해 아루와 섹스를 하고 공부.

예전이라면 책을 들여다보는 거 자체로 머리가 아팠겠지만 지금은 공부가 재미있었다. 문제를 보기만 하면 술술 풀리고 암기의 샤프와 좋아진 지능덕분에 읽고 쓰는 족족 쉽게 다 외워졌다.

특히 영어는 어렵다고 소문난 수능 지문을 봐도 콧방귀가 절로 나왔다. 완벽한 독해를 바탕으로 문제를 푸니 이보다 쉬운 과목이 없었다. 특히 영어 듣기는 더 가관이었다. 엄청나게 느린 속도로 대화를 하는데 그 내용도 너무 쉬웠다. 하품을 하면서 풀었지만 간단히 만점을 받았다.

영어는 더 이상 공부할 필요성을 못 느낀 시황은 수학과 사회탐구를 중점으로 공부했다.

밤이 깊어간다.

아침 일찍 일어난 시황은 운동을 끝내고 바로 학교에 가서 자퇴서를 냈다. 간단한 서류로 자퇴는 쉽게 이루어졌다. 3년을 넘게 다닌 학교인데 이렇게 끝을 내니 약간 허망하다는 생각도 든다.

괜히 캠퍼스를 한번 걸은 뒤에 집에 간 시황은 더 열심히 공부했다. 이전처럼 어영부영 공부해서는 죽도 밥도 안 됐다. 할 거면 확실히 서울대를 노릴 정도로 열심히 해야 했다.

하루 종일 공부를 하다 저녁이 되자 마시지를 위해 로션을 챙겨 은지의 집으로 갔다. 은지와 지숙이 노출이 있는 옷을 입고 시황을 반긴다.

“밥 안 먹었지? 우리 밥부터 먹고 하자.”

아무래도 진도를 나가기 위해서는 약간의 취기가 필요했기 때문에 시황은 마사지를 하기 전에 밥부터 먹기로 했다.

“네. 그렇게 해요. 오빠 어떤 거 드실래요?”

은지의 말에 시황은 고민했다.

“치맥은 어때?”

“전 좋아요.”

“저도요.”

시황의 말에 은지와 지숙이 빠르게 찬성을 했고 바로 지숙이 치킨과 맥주를 시켰다.

띵동.

주문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배달이 왔는지 벨소리가 들렸고, 지숙과 은지는 화들짝 놀라 2층으로 올라갔다. 지숙과 은지도 자신들이 너무 짧은 옷을 입고 있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을 시황에게는 보여주는 건 괜찮아도 다른 남자들에겐 보여주기는 싫었다.

“계산 다 하셨어요?”

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지숙이 살짝 내려와서 말한다.

“내가 올라갈게. 2층에서 먹자.”

“네. 그러면 전 컵하고 들고 올게요.”

계산을 다한 시황은 치킨과 맥주를 가지고 2층으로 가자 은지가 부엌으로 내려가서 컵을 가지고 와서 세팅을 했다. 바닥에 놓인 치킨 주위로 시황과 은지, 지숙이 둘러앉았다.

“오빠 제가 술 따라 드릴게요.”

“야! 너 뭐야!”

은지가 맥주를 시황에게 따라주자 지숙이 소리쳤다. 또 둘이 싸울 기미가 보이자 시황은 빠르게 맥주를 마시고 지숙의 앞에 컵을 갖다 대었다.

“지숙아 너도 술 따라줘.”

“오빠 여기요.”

은지를 살짝 노려본 지숙은 시황에게는 사근사근하게 맥주를 따라주었다. 시황은 일부러 맥주를 계속 들이키면서 은지와 지숙에게도 권했다. 어차피 술에 취해도 라민차를 마시면 바로 깨니까 두려울 게 없었다.

어느새 치킨과 맥주를 다 비웠다.

“잘 먹었어요. 오빠 다음에는 제가 꼭 밥 사드릴게요.”

“야! 오빠가 왜 너랑 밥을 먹어야 하는데? 웃겨 정말.”

은지와 지숙은 약간 술에 취했는지 볼이 살짝 붉어져있었다.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싸운다.

“은지야 지숙아 싸우지 마.”

시황의 말에 은지와 지숙이 노려보다가 고개를 돌린다.

“그러면 난 손 좀 씻고 올게.”

“네. 그럼 전 이거 치울게요.”

“저도요.”

은지와 지숙이 다 먹은 치킨과 맥주를 치우는 동안 시황은 화장실에 가서 라민차를 들이켰다. 뿌옇던 정신이 또렷해진다.

“후우…….”

치킨이 묻은 손을 깨끗이 씻고 2층으로 가자 지숙과 은지가 시황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빠 오늘은 누구부터 해주실 거에요?”

술에 약간 취해서 그런지 지숙이 평소보다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시황에게 물었다. 오늘따라 지숙이 더 적극적이고 패기가 넘친다.

“나부터지. 토요일은 네가 먼저 했으니까.”

“그거야. 오빠 마음이지.”

또 지숙과 은지가 티격태격거린다. 허벅지가 다 드러나는 짧은 반바지에 얇은 민소매 티를 입은 여자애들이 싸우니까 예쁘고 좋다. 거기다 지숙은 노브라 차림이라 유두가 튀어나와 있어 더욱 아름답다.

“그래. 일요일은 지숙이 먼저 했으니까 오늘은 은지 먼저 해줄게.”

“네. 오빠.”

은지가 이겼다는 표정을 지으며 지숙을 봤지만 지숙은 오히려 슬쩍 미소를 짓는다. 그 모습에 은지가 고개를 갸우뚱한다. 평소의 지숙이라면 잔뜩 짜증을 냈을 텐데……. 뭐, 어찌됐든 먼저 마사지를 받는다는 거에 기분이 좋아진 은지는 들뜬 표정으로 시황과 함께 2층 침대로 갔다.

은지가 침대에 누워 발을 내밀자 시황은 자연스럽게 발을 만져준다. 은근한 쾌감이 서서히 퍼져나가자 은지는 깊은 숨을 내쉬었다. 이 마사지는 정말 마약 같았다. 받고 난 그 날은 괜찮았지만 하루가 지나면 시황의 손길이 계속해서 생각났다. 마치 마약 중독자들이 마약을 원하는 거처럼 말이다.

“으흥……. 오빠 마사지……. 정말 기분 좋아요.”

“고마워.”

시황이 웃으면서 말하자 은지가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 시황을 찼을 때는 그저 미안하고 어색한 감정뿐이었는데 시황이 아직까지 자신을 못 잊겠다는 말을 듣고 나서부터는 이상하게 시황에게 자꾸 마음이 갔다.

“아흑……. 좋아요. 오빠…….”

발 마사지를 끝낸 시황이 종아리를 문지르자 은지는 야릇한 신음을 토했다. 언제부터인지 시황의 마사지를 받을 때마다 야릇한 쾌감이 자꾸 생겨났다. 특히 지금처럼 허벅지를 부드럽게 만져주면 엄청난 쾌감에 몸이 달아올라 애액이 흘러내렸다. 몸과 마음이 자꾸 시황을 갈구했다.

“이제 허리 할게.”

“오, 오빠 잠깐만요.”

다리 마사지를 끝내자 은지가 시황을 불렀다. 얼굴이 빨간 게 뭔가를 얘기 하려는 거 같다.

“왜?”

“귀, 귀 좀.”

은지가 너무 부끄러워하자 시황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은지에게 귀를 가져다 대었다.

“저, 저도 가슴 마사지해주세요.”

술에 약간 취해서 그런지 은지는 생각지도 못한 대담한 행동을 했다.

“뭐, 뭐라고? 저, 정말?”

“네.”

깜짝 놀라 되묻는 시황의 말에 은지가 부끄러운 듯 볼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숙에게 지고 싶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가슴으로 시황의 손길을 느끼고 싶었다. 얼마나 황홀하고 얼마나 짜릿할지 벌써부터 두근두근한다.

“그, 그래도 너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데…….”

“아, 아니에요. 오빠. 그, 그 사람 저랑 아무 관계도 아니에요. 그때는 제가 잘 못 말한 거에요.”

시황이 지숙에게 안 들리게 조용히 속삭이자 은지가 당황해하며 말했고, 동시에 지숙의 표정도 찌그러졌다. 지숙은 초조한지 은지와 시황을 쳐다보며 바짝 마른 입술을 혀로 축이며 다리를 떨었다. 아까 전의 그 당당함은 사라진지 옛날이었다.

“그래? 다행이다.”

시황은 기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는데, ‘다’는 확실히 들리게 하고 ‘행’은 약간 불명하게 그 뒤의 ‘이다’는 전혀 들리지 않게 했다.

“네?”

언뜻 다행어쩌고 라고 말하는 거 같았는데 확실치 않아 은지가 되물었다. 어째서인지 가슴이 터질 정도로 두근거렸다. 만약 지금 시황이 다시 사귀자고 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아, 아니야. 그럼 마사지 해줄게.”

시황은 아니라고 했지만 다행이라고 말한 게 분명했다. 은지는 너무 기뻐 바로 지숙을 쳐다보고 미소를 지었다. 술 때문인지 평소답지 않게 이런 적극적인 행동이 자꾸 나왔다.

은지의 행복해 보이는 미소에 지숙의 표정이 더 일그러졌다.

“아흑……. 오빠 좋아요…….”

민소매 티 안에 손을 집어넣어 브래지어를 올리고 가슴을 만지자 은지가 쾌감에 찬 신음을 내뱉었다. 아까 전에도 기분이 좋았지만 지금은 시황이 아직도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그 정신적 고양감 때문에 비교도 안 되는 쾌감을 느꼈다. 그냥 가슴을 주물럭거리는 손길조차 몸을 떨게 만들 정도로 기분이 좋았는데 유두를 비벼주자 엄청난 쾌감이 등골을 타고 흘러 발가락이 오그라들었다.

“오빠……. 오빠…….”

은지는 시황에게 몸과 마음을 다 맡겼다. 질구에서 애액이 계속 흘러나오자 시황이 여기도 만져줬으면 좋겠다는 음탕한 생각까지 계속 들었다.

지숙은 설마 은지가 가슴 마사지까지 받을지는 몰랐는지는 몰랐다. 절대 저런 짓을 할 애가 아니라는 걸 알고 방심을 했기 때문에 그 충격이 더 컸다. 단계별로 시행하려고 했던 노출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했다. 오늘은 가슴을 보이는 것만으로는 안 되는 수준까지 와버렸다.

“다했다. 이제 지숙이 해줄게.”

“오, 오빠 더, 더 해주세요. 제발요.”

마사지가 끝나자 은지가 시황에게 사정하듯 말했다.

“너 끝났잖아. 저리가.”

“오빠…….”

애타게 은지가 부르든 말든 지숙은 시황의 손을 잡고 자신의 침대로 데리고 왔다.

“시작할게.”

“오빠, 잠깐만요.”

시황이 발 마사지부터 하려고 자신의 발을 만지작거리자 지숙은 무언가를 결심한 표정을 지으며 시황을 불러 세웠다.

============================ 작품 후기 ============================

추천, 선작, 코멘트, 쿠폰 주신분들 감사합니다.

다음화 정도면 은지랑 지숙이 얘기도 끝이 나니까 스토리 진행 좀 빠르게 시켜보도록 할게요~

아직 시황이 갈 길이 멀거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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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지와 처음 만났을 때 술을 마시는 장면을 집어 넣어 좀 더 매끄럽게 진행되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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