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유산-62화 (6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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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롤린

“아닙니다. 아픈 사람을 보고 어떻게 지나칠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도와드려야지요.”

“그래도…….”

바로 목적을 밝히는 건 하수나 하는 짓이었다. 일단은 선의로 도와줬다는 걸 티를 내면서 슬슬 라롤린 말고도 다른 것을 얻을 수 있나 탐색을 해볼 생각이었다. 폴슈암이라는 해양무역도시를 관리하는 해군 제독이라면 그 권위가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이런 쪽에 무지한 시황이라도 그 정도는 알았다.

“괜찮습니다.”

시황은 일부러 착하고 순수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하고는 옆에 걸린 가운으로 로즈린의 알몸에 덮어주었다. 벗겨 놓는 게 눈요기에도 좋고 마음에 들었지만 로쉘린에게 매너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아! 감사합니다.”

예상대로 로쉘린은 매너 있게 가운을 덮어주는 시황을 보고 고마워했다.

“흠, 몸에 활력이 많이 빠져나갔군요. 저에게 기운이 나는 약이 있는데 이 분께 먹여드려도 괜찮겠습니까?”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이 은혜는 꼭 갚도록 하겠습니다.”

대충하는 빈말이 절대 아니었다. 로쉘린은 시황이 원하는 건 능력이 되는 한 전부 다 해줄 생각이었다. 은혜조차 갚지 못하고 이대로 시황을 돌려보낸다는 건 디온 가의 수치였으니까.

“정말 괜찮습니다. 하하.”

시황은 아공간에서 라민차를 꺼내 입에 머금었다. 그냥 먹여주기 힘들 거 같아 입에서 입으로 넘겨주려는 것이다.

로즈린의 입을 손으로 살짝 만지자 쉽게 벌려진다. 고개를 살짝 들어 입을 맞췄다.

“어머!”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약을 먹이자 로쉘린은 깜짝 놀랐지만 눈을 돌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성적 호기심이 담긴 눈으로 그 모습을 확실하게 응시했다. 축 늘어졌던 꼬리가 다시금 조금씩 빳빳해진다.

혀를 사용해 조금씩 라민차를 넣어주자 신기하게도 로즈린은 정신을 잃었으면서도 쉽게 차를 삼켰다.

생각보다 간단하고 생각한 시황은 차를 다 넘겨주고 입술을 떼려고 했는데 갑자기 로즈린의 혀가 불쑥 입안으로 들어왔다.

시황은 이때까지 로즈린이 정신을 잃고 있는지 알았는데 느닷없이 혀가 들어와 조금 당황했다. 하지만 당황도 잠시, 키스라면 이골이 날 정도로 해왔던 시황이기 때문에 능숙하게 그 키스를 받아주었다.

그런데 의외로 로즈린은 키스를 잘 못했다. 혀를 넣고 어설프게 움직이자 시황이 능숙한 테크닉으로 혀를 교차시켰다.

기분이 괜찮았는지 로즈린이 금빛 꼬리가 하늘로 치솟았고 팔로 시황의 목을 감았다. 덮어주었던 가운이 내려가면서 육감적인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고 시황은 자연스럽게 커다란 가슴을 손으로 만졌다.

이때까지 느껴보지 못한 쫀득함이 손을 가득 채웠다. 아루의 가슴을 만질 때와 천지차이였다. 아루의 가슴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C컵이 주는 이 만족감이란 상상을 초월했다.

로쉘린은 그 모든 장면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전부 쳐다봤다. 왠지 모르게 숨소리가 약간 거칠어졌다.

“죄송합니다.”

시황은 더 이상하게 키스를하게 되면 욕망을 참지 못할까봐 이쯤에서 끊었다. 사실 로즈린의 매력적인 입술을 느껴보고 싶어 라민차를 입으로 넘겨준 것도 있긴 했지만 더 이상 진도를 나가기엔 로쉘린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고 있다는 게 너무 큰 부담이었다.

“고, 고마워요.”

시황이 떨어지자 로즈린이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도저히 152세라는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순수함과 청순함이 있었다. 로쉘린의 행동이나 얼굴, 말투만 보면 로즈린이 언니라 해도 전부 다 믿을 거 같았다.

시황이 가운을 건네주자 로즈린이 부끄러워하면서 입었다.

“어머니, 몸은 괜찮으세요?”

“응. 이제 가뿐해.”

기쁜 얼굴을 한 로쉘린이 다가와서 말하자 로즈린이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해군 제독이라더니 하는 행동을 보면 그저 순수한 여자애 같다.

“시황 님께서 미콘드 독을 치료해주셨어요.”

로쉘린은 시황을 가리키며 말했는데 아까 전에 치료했던 그 방법이 생각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정말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누구나 했을 일인데요.”

로즈린도 차마 시황을 쳐다보지 못하고 감사를 표하자 시황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런데 로즈린이 지나치게 부끄러워해서인지 왠지 모르게 분위기가 많이 어색했다.

“그런데 어머니, 언제부터 정신을 차린 거에요?”

“그, 그러니까, 아, 아마 물을 넘겨 줄때부터 일걸?”

로쉘린의 말에 로즈린이 당황해 하며 말했다.

너무 티를 내며 말하는 로즈린은 보며 시황은 성기를 삽입할 때 이미 로즈린이 깨어나 있었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음핵을 만졌을 때 애액이 금방 나온 거 하며 꼬리가 빳빳해진 걸 생각하면 그 추측은 확신과 다름없었다.

“그러면 일단 저택으로 돌아가요. 어머니를 치료해주신 시황 님을 위해서 성대한 만찬을 열게요!”

잠시 동안 말없이 있자 로쉘린이 말했다.

“감사합니다.”

시황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식으로 목적을 이루고 그 이상을 얻어낼지 고민했다. 솔직히 말하면 로즈린과 섹스도 하고 싶었다. 아까 막 사정감이 몰려오던 참에 끊은 게 너무 아쉬웠다.

아까 타고 온 마차로 가는 동안 로즈린과 로쉘린은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누가 미콘드 독으로 로즈린을 암살하려 했는지 추측을 하고는 듯 했다.

하지만 그런 일이야 자신과 전혀 상관이 없었기에, 시황은 뒤따라가면서 가벼운 옷을 걸친 로즈린의 몸매를 감상했다. 신기하게 로즈린의 몸은 잡티가 없는 건 물론, 20대 초반의 몸처럼 탱탱하고 부드러웠다. 아까 전에 만졌던 가슴의 감촉이 생각나자 침이 절로 넘어갔다.

밖을 나가자 날이 어두워졌다. 산속이라 그런지 해가 빨리졌다.

마차를 타고 가는 동안에도 심각한 분위기는 풀어지지 않았다.

한참을 달려 마차가 멈춰 섰고, 문을 열고 내려선 시황은 감탄을 했다. 이미 해가 져 날이 어두워지기는 했지만 해군 제독의 집답게 저택은 위용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약간 높은 곳에 위치한 이 저택의 뒤편에는 폴슈암의 야간 전경과 검게 물든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바람이 살짝 불자 바다 내음이 실려 왔는데 역한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

저택의 문 앞에는 아까 목조 건물의 앞에 있던 것처럼 시황보다 머리통이 한 개는 더 큰 근육질의 여자들이 삼엄하게 지키고 있다가 로즈린을 보자 칼 같은 각으로 제식을 취하며 경례를 했다.

로즈린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지나가자 그 여자들이 덩치와 다르게 살짝 안도감 어린 표정을 짓는 게 시황에게 확연히 느껴졌다. 마치 사단장에게 잔뜩 긴장해하며 경례하는 병사 같았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여자애 같던 로즈린이었는데, 저택으로 돌아오자 해군 제독으로서의 위엄이 느껴졌다. 아까 전과 전혀 다른 당당한 행동거지도 그렇지만 주변 사람들이 잔뜩 긴장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권위라는 게 느껴졌다.

저택의 내부는 시황이 가지고 있는 케즈론의 성보다 작기는 했지만 다양한 장식품이 가득했고 먼지하나 없이 반짝거려 고급스러움이 물씬 풍겨났다.

“시황 님, 잠시 방에서 쉬고 계시면 만찬이 시작되기 전에 하녀를 보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제독의 딸인 로쉘린이 정중하게 말하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시황을 슬쩍 훔쳐본다. 어떤 사람이기에 폴슈암을 쥐락펴락하는 로쉘린이 예를 갖추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시황은 로즈린이나 로쉘린을 그렇게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폴슈암의 제독이라는 게 결코 만만한 존재가 아니었다. 폴트린의 황제조차 한수 접어주는 존재가 바로 폴슈암의 제독인 로즈린이었다.

그 이유는 폴트린이라는 거대 제국의 무역이 거의 다 폴슈암을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폴트린의 주변이 까마득히 높은 산으로 이루어져 외부와 격리되다 시피 했기 해양 무역을 통해 발전을 해나갔고, 그 중심지가 폴슈암이다보니 그 권위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따로 설명하기도 입 아플 정도였다.

“세리. 시황 님을 방으로 안내해드리렴.”

“네. 아가씨.”

옆에 있던 하녀 중에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귀여운 여자애가 나와 정중하게 시황을 안내했다. 로쉘린처럼 머리에는 고양이 귀가 달렸고 엉덩이에는 짧은 꼬리가 달렸는데 그 색이 연한 갈색이었다.

시황은 세리를 따라가며 시계를 봤다. 오후 4시.

이곳은 완전히 어두워진 밤이었는데 한국은 아직 오후 4시 밖에 안 됐다. 잘만하면 로즈린과 섹스를 하고 집에 돌아가도 시간이 될 거 같았다.

“다 왔습니다. 공자님.”

세리가 고풍스러운 문을 열어주었다. 방 내부는 서양미가 가득하다기 보다는 약간의 동양적 미가 담겨 있어 오리엔탈적인 느낌이 강했다. 아이린의 방도 이런 느낌이었던 걸 보면 이 세계의 특징이 어떤지 대충 알 수 있었다.

“고마워.”

“아, 아, 아닙니다.”

시황의 말에 세리가 더듬으면서 말했다.

그 모습이 귀엽다.

문을 닫고 들어간 시황은 침대에 드러누웠다. 푹신푹신한 게 나쁘지 않았다. 크게 지치지는 않았지만 은근히 피곤했다. 질량의 팔찌 때문에 5kg이 추가 된 것도 피곤함의 이유 중 하나였다.

“계속 서 있지 말고 옆에 앉아.”

“괘, 괜찮습니다.”

세리가 옆에 가만히 서있자 시황이 말했지만 세리는 당황해 하며 거절했다.

“힘들잖아.”

시황이 일어나 직접 세리를 침대에 앉혔는데 세리가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귀엽다.

“꼬리 만져 봐도 돼?”

“네, 넵!”

세라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졌지만 그 이유를 모르는 시황은 침대에 누워 세리의 꼬리를 만지작거렸다. 일반 고양이 꼬리처럼 털이 부드럽다.

시황의 손길에 세리가 너무 부끄러워 몸을 꿈틀꿈틀거렸다.

꼬리를 이렇게 대놓고 만진다는 건 키스와 비슷한 수준의 스킨십이었다. 그걸 전혀 모르는 시황은 그냥 신기하면서 만졌을 뿐이지만 세리는 부끄러워 고개를 못 들고 있었다. 외간 남자에게 꼬리를 만지게 하다니!

그런데 그 야릇한 느낌이 오래 가지는 않았다. 어느새 시황이 침대에 누워 졸고 있었기 때문이다.

“휴우…….”

안도와 비슷한 한숨을 내쉰 세리가 침대에서 일어나 시황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얼마나 잤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세리가 깨워 일어난 시황은 눈을 비비면서 세리를 따라갔다. 홀을 지나 식당에 들어서자 기다랗고 거대한 식탁이 보였다.

상석에 로즈린이 앉아 있어 시황은 로쉘린의 맞은편에 앉았다. 이미 케즈론 성에서 이거보다 더 크고 고급스러운 식탁을 써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하녀가 가져다주는 가벼운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시황 님,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하하, 아닙니다.”

로즈린이 말하자 시황은 웃으며 대답했다.

“뭐 필요하신 거 없으세요? 조금이라도 보답을 해드리고 싶어요.”

로쉘린은 뭔가 시황에게 보답을 해주고 싶었다. 어머니인 로즈린을 구해줬는데 그 어떤 것인들 못 들어줄까?

“정말 괜찮은데……. 그렇다면 라롤린의 씨와 그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식물의 씨를 구할 수 있겠습니까?”

사양하는 척 하면서 라롤린을 달라고 했다. 그리고 혹시나 피부에 좋은 다른 식물이 있을까봐 조건을 약간 더 붙였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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