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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54화 (54/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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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롤린

항상 하던 대로 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헬스장까지 다녀온 시황은 케즈론의 성에 있는 목욕탕에 가 아루와 함께 목욕을 했다.

정력 6포인트의 힘은 대단했다. 어제 밤에 섹스를 하고 아침에 성기가 풀발기가 됐음에도 고통 따윈 전혀 없었다. 원래라면 아침에 일어날 때 힘이 없고 발기한 성기가 아파 힘이 들었겠지만 오늘은 마치 3일은 푹 쉰 것처럼 너무 개운했다.

덕분에 탕 안에 들어가 아루의 몸을 만지는데도 부담이 전혀 없었다. 발기를 해도 끄떡없으니까!

한참을 아루와 부비고 놀던 시황은 목욕을 끝내고 아루와 함께 오피스텔로 돌아왔다.

“아루야, 잠깐만 침대에 앉아봐.”

“네.”

아루가 옷장에서 팬티와 옷을 꺼내 입으려하자 시황이 저지했다.

아루가 침대에 앉는 동안 시황은 아공간에서 캄의 반지와 광휘의 반지를 꺼냈다.

금으로 된 캄의 반지는 특별한 문양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동글동글한 디자인 자체가 상당히 예뻐 여자들이 끼기에 알맞았다.

광휘의 반지도 특별한 장식 없이 은색의 밋밋한 디자인이었는데 보통의 은이 내는 색이 아니라 좀 더 깊은 색을 가졌으면서 은은하게 반짝거려 상당히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시황은 자신의 왼손 중지에 광휘의 반지를 꼈다. 이런 악세사리를 끼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디자인들이 단순하고 깔끔해 그럭저럭 나쁘지는 않았다.

순진하고 착하기 짝이 없는 얼굴을 가진 시황이 왼손에 은색의 팔찌와 반지를 끼고 있으니 독특하면서 묘한 매력이 물씬 풍긴다.

시황은 캄의 반지를 침대에 앉아 있는 아루의 왼손을 들어 약지에 살며시 끼워 넣었다. 넣을 때는 헐렁했지만 반지가 조그만 아루의 손에 알맞게 저절로 줄어든다.

2서클의 실드가 어느 정도의 위력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반지를 아루가 꼈다는 사실이 시황에게 상당한 심리적 안정감을 주었다.

“감사합니다. 오빠.”

시황이 반지를 끼워주자 아루가 감사의 인사를 먼저 하고 조심스레 손을 들어 반지를 살폈다. 목걸이에 이어 시황이 준 두 번째 선물이었다.

“예쁘다.”

얼마나 감동했는지 아루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물질적인 선물 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시황이 자신을 생각하고 신경을 써주는 사실 자체가 너무 기뻤던 것이다.

농노로 태어나 이때까지 살면서 기쁨보다는 고통과 괴로움이 대부분이었다.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주인이 버리는 쓰레기 같은 음식을 먹으며 연명했고 강도 높은 노동과 구타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시황을 만나고 모든 게 변했다. 자다가 문득 이 모든 게 꿈이면 어쩌나 하고 두려울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옆에서 자고 있는 시황을 보며 안도한 적이 몇 번인지 몰랐다.

그런 아루의 모습에 시황도 기분이 좋아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아루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아루가 시황을 껴안았다.

시황은 아루를 한참동안 토닥거렸다.

“이제 침대에 누워봐.”

“네. 오빠.”

슬슬 진정이 되자 시황이 말했다.

아루가 침대에 눕자 시황은 여전히 옷을 입지 않은 채로 아공간에서 기적의 로션을 꺼냈다.

이 로션을 사용해 지속적으로 가슴을 문지르면 가슴이 살짝 커지고 다리에 문지르면 다리의 알이 빠졌는데 가슴수술처럼 A컵이 C컵이 되는 효과까진 없었다. 그래도 이 로션을 사용하면 가슴둘레가 최대 1~2.5cm까지 커진다고 하니 AA컵이 A컵이 되는 기적을 보여주긴 했다.

로션을 손에 짜 아루의 가슴을 문질렀다. 미끌미끌한 로션으로 가슴을 만지니 느낌이 색달랐다. 손가락 사이로 아루의 유두가 모습을 드러냈다가 사라지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유두를 만지작거리자 금방 딱딱해진다.

딱히 성적인 욕망을 가지고 한 행위는 아니었지만 알몸이 된 아루의 풋풋한 몸을 보면서 가슴을 만져주자 성기가 발기되었다.

“오빠 뽀뽀해줘요.”

“지금은 안 돼.”

아루는 시황이 자신의 몸을 애무해주는 건지 알고 키스를 요구했지만 시황은 가볍게 거절했다. 키스를 하면서 로션을 꼼꼼히 바르기는 힘드니까. 하지만 이런 시황의 생각을 모르는 아루는 입이 살짝 튀어나왔다.

가슴을 다 바르나서 한 번 더 로션을 손에 짠 시황은 아루의 왼쪽 다리를 들어 종아리부터 허벅지 깊숙한 곳까지 발라주었다.

아루의 다리를 바르다보니 눈이 저절로 다리와 다리사이의 갈라진 균열로 향했지만 지금 저거보다 다리를 꼼꼼히 발라주는 게 더 중요했다.

“뽀뽀하고 싶다.”

왼쪽을 다 바르고 오른쪽 다리를 바를 때 아루가 중얼거렸다.

“응?”

시황은 뭘 잘못 들었나 해서 아루를 쳐다봤는데 아루는 전형적으로 삐진 여자애의 얼굴로 옆만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시황은 일부러 모른 척 하고 계속 다리에 로션을 발랐다. 아루의 다리가 키에 비해 특출하게 길지도 않았고 선이 아름다운 것도 아니었다. 키에 맞게 약간 짜리몽땅하면서 귀여운 다리였지만, 그래도 11cm짜리 힐을 신으면 예쁜 각선미를 보여줬다.

“이제 할거 해. 끝났어.”

시황이 다리를 놓고 말을 했지만 아루는 그대로 입이 잔뜩 튀어 나온 채 시황에게서 고개를 돌려 누워만 있었다.

괜히 모르는 척 하면서 시황은 아루의 옆에 누워 아공간에서 책을 꺼내 읽었다.

그러자 뾰로통한 표정을 지은 아루가 아예 시황의 반대로 등을 돌아누웠다. 반지를 줬을 때의 감동은 온데간데없이 단단히 삐진 모습.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더니, 아까 반지를 줬을 때 그렇게 기뻐해놓고 뽀뽀를 안 해줬다고 삐져가지고 등까지 돌리고 누웠다.

“아고, 귀여워라.”

그 귀여운 모습을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시황은 아루를 껴안고 입을 맞춰주었다. 처음에는 삐져가지고 가만히 있던 아루가 계속 맞춰오는 시황의 입술에 기분이 금세 풀려 목을 껴안고 같이 키스를 해준다.

아루에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어떻게든 아루와 섹스하고 야한 짓할 생각뿐이었는데 같이 지내면 지낼수록 그런 성적인 행위보다 아루 자체가 좋아졌다. 정말 너무 귀여워 죽을 거 같았다.

드르륵! 드르륵!

아루와 한참 키스를 하면서 놀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잠깐만, 전화 받고 올게.”

받지 말까 고민하다가 중요한 전화일 수도 있어 시황은 키스를 멈추고 탁자에 있는 폰을 가져와 확인했다.

엄마다.

발가벗고 있는 이 상태에서 전화를 받는 건 뭔가 좀 아닌 거 같아서 급하게 팬티를 꺼내 입고 나서 전화를 받았다.

[우리 아들, 아직도 자는 거야?]

오후 1시. 예전 시황이 일어나던 시간대였다. 그때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다보니 점심을 거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참 전에 일어났어.]

[알았어. 엄마가 믿어줄게. 그건 그렇고 시황아 전에 준 그 몸에 좋다는 물 있잖아. 목욕할 때 쓰라는 거.]

[응. 그거 왜?]

[그걸로 목욕하니까 몸이 싹 개운해 지는 게 너무 좋더라. 아빠도 처음엔 네가 준거라 몇 번 하더니, 이제는 일하고 와서 그거부터 찾는다니까. 뻐근하던 몸이 풀린다고 얼마나 좋아하던지. 아빠가 우리 시황이 여자 친구 마음씨가 참 곱다고 얼마나 칭찬했는지 아니?]

엄마는 공청석유가 가미된 물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지 칭찬을 끝없이 늘어놨다. 이때동안 살면서 부모님에게 효도는커녕 속만 썩였는데 이렇게 좋아하시니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왔다.

[그래서 말인데 그거 더 구할 수 있니?]

전화한 이유는 이거인 듯 했다.

[여자 친구한테 말하면 구할 수 있어. 택배로 보낼까?]

[어머, 그렇게 해줄래? 우리 시황이 여자 친구 너무 착하네. 다음에 꼭 데려와. 엄마가 맛있는 거 해줄 테니까.]

[알았어. 시간되면 데려 갈게. 그럼 내일 택배 보낼게.]

[그래. 시황아. 고마워. 그리고 보낼 때 한두 통 말고 좀 더 많이 보내. 알겠지?]

[응.]

전화를 끊자 아루가 멀뚱히 시황을 쳐다보고 있었다.

엄마는 아루를 시황의 여자 친구라고 완전히 믿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크게 틀린 생각은 아니었다. 처음에야 돈을 주고 산 노예와 주인의 관계였지만 어느새 완전 동거하는 커플 비슷하게 변해버렸으니까.

“오빠 계속해줘요.”

시황은 전화가 끝나자 아루가 손을 뻗어 계속 키스 해줄 걸 요구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시황은 바로 입을 맞추어 주었다. 절대 엄마에게 아루를 보여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시황은 옷장에서 신중하게 옷을 골랐다. 얼마 안 있어 은지를 만나러 간다고 생각하니 옷에 신경이 많이 쓰였다.

너무 화려하거나 독특한 옷은 시황이 싫어하는 패션이었다. 그래서 어제 케즈론의 옷장에서 가져온 깔끔한 맞춤 청바지와 체크무늬 셔츠를 입었다.

옷들이 신체사이즈에 알맞게 줄어든다.

거울에 비춰보자 옷이 몸에 정확히 맞아 들어 세련된 멋이 풍기긴 했는데 약간 심심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얼마 전에 산 명품 블레이저를 걸치고 나니 나름 괜찮다 싶었다. 앞뒤를 꼼꼼히 살펴볼수록 마음에 드는 패션이었다. 적당히 캐주얼하면서 단정한 맛이 있었다.

[호가든의 가죽 벨트. 최고급 가죽으로 만든 벨트. 마나를 주입하면 쇠몽둥이처럼 단단해진다. 허리에 멘 채로 마나를 주입하게 되면 벨트가 곧게 펴져 옷이 찢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자.]

호신용 벨트였다. 아직까지 책만 보고 권법 연습을 했을 뿐 제대로 써본 적이 거의 없어 싸움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 부족했다. 그래서 고른 벨트였는데 디자인 자체도 무난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이 가득해 패션 아이템으로도 부족함이 없었다.

“아루야 갔다 올게.”

“오빠…….”

시황이 나갈 준비를 하자 아루가 뭔가 할 말이 있는지 우물쭈물했다.

“왜?”

“저도 같이 가고 싶어요.”

“미안. 오늘은 안 되고 다음에 같이 가자. 알겠지?”

“네. 알겠어요.”

아루가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본 시황은 아루에게 너무 미안했다. 자기는 맨날 밖에 나가 할 거 다하고 노는데 아루는 매일 집에만 있으니, 얼마나 심심할까 싶었다. 그렇다고 아루 혼자 내보낼 생각은 절대 없었고, 앞으로 자주 같이 나가서 영화도 보고 놀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다녀오세요.”

아루를 뒤로하고 집을 나온 시황은 701호의 벨을 눌렀다.

문이 열린다.

“안녕하세요. 은지 지금 화장 거의 끝났거든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은지가 아니라 생전 처음 보는 여자였다. 은지가 전에 말한 같이 산다는 친구인 거 같은데 얼굴이나 몸매가 그냥 평범했다.

“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전 들어갈게요.”

평범한 은지의 친구가 문을 닫자 시황은 다시 집 안에 들어갈까 고민하는 중에 문이 다시 열렸다.

“오빠 죄송해요. 기다리셨죠?”

은지가 나왔다.

저번에 은지를 봤을 때 입었던 꽃이 그려진 베이지색 쉬폰 원피스였다. 그런데 그때와 다르게 굽이 높긴 해도 귀여운 느낌의 하이힐을 신었는데 얼굴과 너무 잘 매치됐다.

“아니야. 바로 나왔는데 뭐. 그럼 가자.”

오피스텔을 나와 시내로 향했다.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해가 지고 있어 주변이 어둑어둑해졌다.

“전 아무거나 괜찮아요.”

은지가 아무거나 라고 말했지만 시황은 전처럼 당황해서 끙끙대지 않았다.

“뷔페 갈까?”

“네. 전 좋아요.”

유미랑 갔던 곳이다. 레스토랑이나 일식 등 갈 데는 많았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시황이 그런 곳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는 거였다. 괜히 실수라도 할까봐 걱정이 돼, 한 번 가본 뷔페를 다시 선택했다.

길을 가면서 은지와 얘기를 나눴다. 급할 건 없었기에 느긋하게 걸어 어제 갔던 건물의 7층 뷔페에 갔다.

“여기 비싼데 오빠 부담되시지 않아요?”

은지는 한 번 와봤는지 시황에게 걱정스럽게 말했다.

“괜찮아 이 정도는. 은지가 전에 많이 사줬잖아.”

“그래도…….”

시황은 별 거 아니라는 듯 말하면서 문득 한 가지 느껴지는 바가 있었다.

유산에 당첨되면서 500만 원, 2레벨이 되면서 2000만 원, 3벨이 되면서 2억 원을 받았다. 여기에 화장품 2세트를 팔아 1000만 원까지 벌었으니 3만 원짜리 식사가 부담될 리 만무했다.

돈이 없을 때는 3000원하는 밥도 먹기가 부담돼 라면으로 때우기 일쑤였는데 돈이 순식간에 어마어마하게 생기자 3만 원이나 하는 밥도 아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다. 돈의 가치라는 게 참으로 신기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3만 원에 벌벌 떨던 자신이 돈을 좀 벌었다고 벌써 이런 마음이 생겨버렸다.

이러니 갑자기 졸부가 되거나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이 흥청망청 돈을 쓰다 패가망신하는 게 아닐까? 아직까진 허튼 곳에 돈을 쓴 적이 없었지만 돈을 쓸 때는 확실히 생각을 하고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왜 그러세요?”

“아니, 아니야. 밥 먹자.”

시황이 갑자기 생각에 잠긴 거 같아 은지가 조심스럽게 묻자 시황은 별 거 아니라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 작품 후기 ============================

추천, 선작, 코멘트, 쿠폰 정말 감사합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한번 퇴고하면서 수정을 했는데 정신줄을 놨는지 존댓말을 안 써야 할 곳에 썼군요

죄송합니다. 바로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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