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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레벨을 위하여!
유미의 눈이 동그래졌다. 지금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머리로 이해할 수 없었다. 느닷없이 자신을 안아 입을 맞추다니?
거칠고 난폭한 키스는 아니었다. 혀를 집어넣는 것도 아니었고 그저 입술과 입술이 맞닿아 있었다.
하지만 처음 남자와 입을 맞추는 유미는 이거조차 너무 놀라 심장이 터질 듯이 뛰고 머리가 뒤죽박죽 되어버렸다.
시황을 밀쳐야할지 이대로 가만히 입을 맞추고 있어야 할지 판단할 수 없었는데 이와 중에 생각 외로 말랑한 시황의 입술 느낌이 꽤 좋다는 생각도 불쑥 들었다.
평소 꿈꿔오던 것과 다르게 입술을 맞췄다고 달콤한 맛이 나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 이렇게 입을 맞추고 있으니 가슴에서 알 수 없는 감정이 뭉글뭉글 피어올라 정신적인 달콤함을 맛볼 수 있었다. 이 달콤함은 초코렛과 비교도 안 될 정도라 온 몸이 녹아내릴 거 같았다.
가벼운 입맞춤에 잠잠해졌던 유미의 몸이 다시 달아올랐다. 질벽에서 분비된 애액이 팬티로 스며들었다. 팬티가 다시 축축해졌다.
“아…….”
천년만년 지속될 거 같던 입맞춤이 끝났다. 시황이 입술을 떼어낸 것이다.
시황이 쳐다봤지만 유미는 너무 부끄러워 감히 시황을 쳐다볼 수 없었다.
“저, 저 갈게요.”
조그맣게 속삭이듯 말한 유미가 그대로 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희미한 가로등 불빛에 비친 유미의 얼굴은 홍당무처럼 새빨개져 있었다.
뛰어가듯이 2층 계단을 올라간 유미는 화분 밑에 있는 열쇠를 꺼내 문을 열고 빠르게 들어갔다.
“유미 왔니? 재밌게 놀았어?”
“으, 응.”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는 엄마가 유미에게 말을 걸었지만 유미는 대충 대답하고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옷을 갈아입지도 않고 침대에 누워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으아…….”
머릿속에서 아까 시황과 입술을 맞췄던 장면이 계속해서 반복재생 되고 있었다. 그때의 그 감촉과 느낌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찬미가 방에 들어왔다.
“유미야.”
“으, 응? 왜, 왜 그러는데?”
갑자기 찬미가 들어오자 유미가 당황해서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겨우 뽀뽀를 했을 뿐인데 마치 나쁜 짓이라도 저지른 거 같아 찬미의 얼굴을 도저히 쳐다볼 수가 없었다.
“무슨 일 있었어?”
“아, 아무것도.”
평소답지 않은 유미의 모습에 혹시 시황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걱정이 된 찬미가 물었지만 더듬으면서 대답한 유미가 침대만 쳐다봤다.
찬미가 묘한 눈으로 유미를 쳐다봤다. 누가 봐도 이상할 정도로 어색한 행동이었다. 화가 난 유미는 저런 식으로 행동하지 않았다. 시황과 무슨 일이 있어 이러는 건 분명한데 그 일이 뭔지 알 수 없었다.
“그래. 그럼 씻고 옷 갈아입어.”
“아, 알았어.”
찬미가 나가자 큰 한숨을 내쉰 유미는 다시 침대에 드러누웠는데 아래쪽에서 찝찝한 느낌이 들어 바지와 팬티를 내려 확인을 했다. 팬티가 꽤나 젖어 있었다. 단순한 키스 한 번으로 평소 자위할 때보다 더 많은 애액이 흘러내린 것이다.
“아휴.”
가볍게 한숨을 내쉰 유미가 휴지로 팬티를 닦았는데 시황과 키스 장면을 다시 상상할 때마다 애액이 자꾸 분비되어 엉덩이를 타고 내렸다.
유미의 입에서 계속 한숨이 흘러나왔다.
“오빠 다녀오셨어요?”
오피스텔의 도어락 비밀번호를 치고 들어가자 반팔 티와 반바지를 입은 아루가 신발장 앞에서 시황을 기다리고 있었다.
“응. 여기 옷.”
시황이 블레이저를 벗어주자 아루가 조심스럽게 받아 옷장에 집어넣고, 이어서 시황의 티와 팬츠를 받아 옷걸이에 걸어두었다.
아루는 점점 환경에 적응하고 있었다. 이제는 청소는 물론이고 빨래, 설거지, 분리수거 등 집안일은 시황이 거들지 않아도 가뿐하게 혼자서 다 처리했다.
시황이 없을 때는 어린이 교육용 영상이나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을 보면서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알아가고 있었는데 그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팬티만 입은 시황이 소파에 앉자 아루도 옆에 앉는다.
시황은 아공간에서 타블렛을 꺼내 퀘스트를 아이콘을 눌렀다. 가슴이 두근두근한다.
[처녀의 첫키스를 훔치세요][완료][경험치 300]
[LEVEL UP! 3레벨이 되셨습니다]
거의 정확하게 경험치를 채운건지 4레벨 경험치바 중에 붉게 물든 부분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성공이다!”
손을 불끈 쥐며 시황이 외쳤다.
마기 덕분에 3레벨을 생각보다 쉽게 찍을 수 있었다. 만약 마기가 아니었다면 몇 주에서 한 달 넘게 더 고생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어떤 보상을 받을지 벌써부터 두근두근했다.
“아루야, 여기 있어. 나 잠시 성에 다녀올 테니까.”
“네. 오빠 다녀오세요.”
아루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 시황은 문을 소환해 케즈론의 성으로 갔다.
서재로 가자 이미 벽과 주변 곳곳에 축하용 현수막이 걸려있었고 콘즈가 시황을 기다리고 있었다.
“3레벨이 되신 걸 축하해요.”
“고마워.”
시황은 자연스럽게 서재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여기 3레벨이 되면서 획득하신 물품 리스트에요.”
콘즈가 건네주는 종이를 받아 살폈다. 흥분감에 가슴이 두근두근 뛴다.
[현금 2억 원]
[언어 습득용 알약 3정]
[권법의 묘]
[향상된 마력 회로 각인]
[하급 장신구 2개 선택 가능]
[하급 마법 물품 3개 선택 가능]
[소환단 1개]
[최고급 음질의 이어폰 55개]
[하급 마나 배터리]
[신체 변경, 강화]
[3레벨 옷장 개방]
[3레벨 신발장 개방]
[3레벨 음료]
[로 하임의 원기 회복 나무]
[케즈론의 칩 3레벨로 향상]
[200cm x 150cm 사이즈의 아공간]
[리콘드라 행성 워프 게이트 개방]
[특별 보상품][완전 회복 물약 1정]
전체적으로 살펴보니 새롭게 받은 물품과 2레벨에서 강화된 물품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언어 습득용 알약 3정, 마력 회로, 권법서, 마법 물품과 장신구 등이 그랬고 이어폰과 로 하임의 원기회복 나무, 마나 배터리 등은 3레벨이 되면서 새롭게 받았다.
케즈론의 칩도 레벨이 올랐다. 2레벨이 됐을 때는 성감대가 추가됐는데 3레벨 때는 뭐가 추가 됐을지 궁금했다.
특별 보상품으로 받은 완전 회복 물약은 2레벨 때 받은 것도 쓰지 않고 있어서 2개나 돼버렸다. 이 약은 언제 필요할지 모르니 정말 중요하고 급할 때 아니면 절대 쓰지 않을 생각이었다. 인간에게 죽음이란 언제나 가까이 있으니까.
“물품들은 확장된 아공간에 들어가 있고 장신구와 마법 물품은 저번처럼 직접 선택하셔야 돼요.”
“바로 하자.”
“네!”
시황의 말에 콘즈가 손뼉을 쳤고 명품 악세사리를 파는 매장에 온 듯 유리로 된 진열대에 수많은 장신구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의자에서 일어나 유심히 장신구들을 살폈다. 2레벨 때와 다르게 3레벨이라 그런지 부가 옵션도 괜찮은 게 많았고 디자인도 뛰어났다.
[캄의 반지. 대마법사 캄이 자신의 부인을 위해 만든 금반지. 위급한 순간에 2서클의 실드가 발동한다. 주의 : 발동시 30일 동안 충전이 필요함]
[광휘의 반지. 화장실 조명 아래서 자신의 아름다움에 심취했던 마법사 콜로만. 그가 외출한 어느 날, 태양 빛 아래의 자동차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충격을 받아 만든 반지. 빛을 보정해 언제, 어디서나 최고의 아름다움만을 보여준다.]
고심하던 시황은 두 개의 반지를 선택했다. 실드가 발동하는 금반지는 아루를 위해 골랐고 광휘의 반지는 자신의 얼굴을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하기 위해 골랐다. 이 반지를 낀다면 은지 옆에 있던 그 잘생긴 남자에게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화장실 조명 아래에서 자신의 얼굴은 은지의 옆에 있던 남자 못지않게 괜찮았으니까!
거기다 둘 다 디자인이 상당히 괜찮은지라 꼭 성능만이 아니더라도 단순한 패션 아이템으로도 충분히 멋졌다.
“다음으로 갈게요.”
짝!
콘즈가 손뼉을 치자 장신구들이 사라지고 수많은 마법 물품이 나타났다. 다양한 종류의 마법 물품이 있다 보니 뭘 골라야 할지 고민됐다.
[장애물 무시 후프. 높은 벽이나 막힌 벽을 뛰어넘게 해주는 후프. 콘크리트든 철이든, 벽의 재질에 상관없이 뛰어넘을 수 있지만 1m이상의 벽은 뚫지 못한다. 10일에 2회 사용가능하다.]
[기적의 로션. 이 로션을 발라 가슴에 문지르면 가슴이 커지고, 다리에 문지르게 되면 다리의 알이 빠져 예쁜 각선미를 가지게 된다.]
[암기의 샤프. 금으로 포인트를 준 이 고급스러운 샤프로 필기를 하게 되면 적은 내용을 좀 더 쉽게 암기할 수 있다.]
한참을 고민하다 골른 물품들이었다. 장애물 무시 후프는 왠지 있으면 쓸데가 있을 거 같아 고른 거였고 로션은 아루의 가슴을 키워주기 위해 골랐다.
저 둘은 수월하게 골랐는데 마지막에 고른 암기의 샤프는 옷이 젖지 않는 우산과 박빙의 승부를 겨루다, 문득 공부를 못하면 찬미에게 창피를 받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선택한 거였다.
“다 고르셨으니 서재로 돌아갈게요.”
콘즈가 손뼉을 쳤고 책이 가득한 서재로 돌아왔다.
“으흠.”
방금 고른 물품들을 살폈다. 나름 잘 고른다 생각하고 고른 건데 뭔가 아쉬웠다.
“지금 신체 변경, 강화 하시겠어요?”
턱을 만지며 이 물건들의 쓰임새를 생각하던 시황에게 콘즈가 물었다.
“신체 변경, 강화? 그건 뭘 어딜 어떻게 한다는 거야?”
“직접 보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거에요.”
콘즈가 손뼉을 치자 방 가운데 시황과 똑같이 생긴 홀로그램이 나타났다. 옷을 전혀 입지 않은 나체였는데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너무 생생해 섬뜩한 느낌마저 들었다.
시야의 오른쪽 아래에는 게임 캐릭터를 생성하는 것처럼 모든 신체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는 조절바가 있었고, 그 아래에는 스탯 4가지가 나와 있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게임처럼 몇이라고 수치까지 적혀 있지는 않았다.
신체 변경은 마치 게임 캐릭터를 만드는 것처럼 눈 크기부터 키, 엉덩이 크기 등 원하는 곳을 다 바꿀 수 있었다.
이 모든 걸 하기 위해서, 주어진 10포인트를 가지고 원하는 곳에 투자해 변경, 강화할 수 있었다.
이러니까 마치 게임 캐릭터가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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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