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6 ------------------------------------------------------
MONEY
“누나 오늘 소리가 너무 컸어요.”
“뭐, 뭐 바보야. 그럴 수도 있지.”
시황의 말에 지영의 얼굴이 빨개진다.
“오늘 너무 좋았어요. 누나도 좋았어요?”
“이때까지 한 섹스 중에서 제일 좋았어. 우리 시황이 대단하네. 섹스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이렇게 잘하고.”
“하하. 그런데 누나 오늘 좀 위험한 날 아니에요? 안에 싸도 괜찮아요?”
“오, 오늘? 괜찮을 걸? 아직 안전한 날이야.”
지영은 시황의 눈을 슬쩍 피하며 말했다.
분명 저번에 오늘까지 안전한 날이라고 했는데 그 뒤로 한참이 지난 아직도 지영은 안전한 날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제는 안전한 날이든 아니든 상관없었다. 어차피 음양합일공때문에 섹스를 하게 되면 양기로 인해 정자들이 다 죽어버려 임신은 불가능하니까.
시황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티슈를 뽑아 지영의 음부를 닦아주었다. 말라붙은 애액과 정액을 꼼꼼하게 닦는다.
“어머, 시황아 등이 왜이래?”
시황의 등이 벌겋게 까진 걸 본 지영이 깜짝 놀라 말했다.
“누나가 긁어서 그래요.”
“정말 미안해 시황아. 잠깐만 누나가 약 발라줄게.”
자신이 시황의 등에 상처를 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 지영은 포션을 가지고 와서 시황의 등에 뿌려주었다.
시황이 준 이 물약은 멍이나 긁힌 상처에 효과가 엄청났다. 묻히기만 하면 하루 이틀 만에 상처가 싹 나아 정말 유용하게 쓰고 있었다.
“시황아 아팠지? 미안해.”
“아니에요. 누나. 전 기분 좋은데요. 흥분해서 제 등에 상처도 내고. 아까 항문을 핥아줘서 그렇게 흥분한 거죠?”
“너, 다시는 거기 핥지 마. 부끄러우니까.”
지영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살짝 돌렸다.
“그래도 기분 좋았잖아요. 그렇죠?”
“뭐, 조금.”
지영의 귀까지 빨개졌다.
“다음에 또 핥아드릴게요.”
“야, 시황이 너 많이 컸다. 누나한테 그런 말도 하고. 처음 만났을 때는 섹스 해준다고 해도 막 징징거리면서 꿈이니 어쩌니 하더니.”
“하하.”
지영이 시황의 허리를 가볍게 꼬집으면서 말했고 시황은 그런 지영을 끌어안아 목에 키스를 했다.
드르륵.
시황과 지영이 엉겨 붙어 놀고 있을 때 시황의 스마트폰으로 전화가 왔다.
“잠시 만요.”
폰을 확인해보니 귀요미 아루라는 글이 떠있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오빠세요?]
조심스럽게 말하는 아루 목소리가 들려온다. 단지 목소리만 들었을 뿐인데도 아루가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떻게 하고 있을 상상이 됐다. 아마 옆에 있었다면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참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 오빠 맞아. 왜 전화했어?]
[언제 오세요? 오빠.]
시황이 나가서 올 시간이 됐는데도 안 와서 전화를 한 거 같았다. 어제 밤에 사용법을 가르쳐 줬는데 이렇게 금방 활용하는 걸 보니 확실히 아루의 머리가 나쁘지 않았다.
[조금 있다가 갈게.]
[알겠습니다. 오빠.]
전화를 끊고 지영을 쳐다봤는데 지영의 얼굴이 살짝 굳어있었다.
“누구야? 전에 말한 그 좋아한다는 애?”
지영이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물어봤는데 눈가가 살짝 떨렸다. 거기다 초조한지 혀로 입술을 축였다.
“동생이요.”
“동생?”
동생이라는 말에 지영의 표정이 갑자기 펴진다.
“네. 여동생이요. 오피스텔에서 같이 살거든요.”
“어머, 그래? 시황이 여동생이면 누나가 한 번 만나봐야겠네.”
“하하. 제 동생도 저처럼 낯을 가려서 조금 힘들 거 같아요.”
“어때서 그래. 누나가 밥도 사줄게.”
어째서인지 지영은 계속 아루를 만나고 싶어 했다.
“네. 알겠어요. 다음에 시간되면 만나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만나게 해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시황은 지영이 아루에 대해 더는 묻지 못하게 침대에 눕히고 키스를 했다. 기분 좋은 웃음을 지은 지영이 시황을 끌어안아 입을 맞춘다.
아루와 끈적끈적한 키스를 하고 시황은 찬미의 집으로 갔다. 공부를 하러 가는지라 멋지게 차려입기 보다는 깔끔하고 평범한 옷을 입고 공책과 연필이 든 가방을 메었다.
공부보다는 찬미 그 자체에 관심이 더 많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찬미에게 관심을 표하거나 공부를 소홀히 하면 애써 올린 호감이 떨어질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일단 얌전히 공부를 하면서 기회를 노릴 생각이었다.
찬미의 집에 도착해 벨을 눌렀다.
“찬미 씨 저 시황이에요.”
“네. 나가요.”
잠긴 문이 열리면서 찬미가 나왔다.
“들어오세요.”
저번에 와본 집이라 익숙하게 찬미의 방으로 들어갔다.
찬미는 면으로 된 반바지와 검은 줄이 나있는 흰색의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별 거 없는 평범한 옷이었지만 몸매가 좋은 찬미가 입으니 그 자체만으로 빛이 났다.
반바지가 약간 긴 편이라 허벅지까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유채꽃과 비슷한 색의 매니큐어가 발린 귀여운 발과 늘씬한 종아리는 슬쩍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잠깐 앉아있으세요. 제가 공부할 상을 들고 올게요.”
“네.”
찬미가 나가고 시황은 침대에 앉아 방을 둘러봤다. 평범한 책상에 평범한 옷장 등 별건 없었지만 커튼이라든가 이불이 약간 여성스럽긴 했다.
2, 3권 정도의 책이 올라갈만한 상과 방석을 가져와서 방에 내려놓았다. 상 하나만 가져왔을 뿐인데 방이 꽉 찬다.
“오늘은 첫날이니까 시황 씨 실력부터 알아볼게요.”
“거의 모를 텐데…….”
“간단한 문제들이니까 걱정 마세요.”
찬미가 책을 가져와 상에 폈고 시황은 찬미의 맞은편에 앉았다.
“고등학교 1학년 수학 문제에요. 이중에서 풀 수 있는 것만 풀어보세요.”
집합, 실수, 다항식 등 갖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시황이 건드릴 수 있는 문제는 별로 없었다. 고등학교 때나 재수할 때 항상 수학은 포기했었고 국어, 영어, 사회탐구만 깨작거리면서 공부했었다. 불과 몇 년 전은 지금과 다르게 저 3개만 공부해도 갈 대학이 많았던 시절이었다.
“죄송해요. 거의 다 모르겠어요. 고등학교 때 수학 공부를 거의 안해서요.”
“그러면 수학은 기초부터 하기로 하고 이번엔 영어 문제를 풀어보세요.”
찬미가 고등학교 1학년들이 푸는 영어 문제집을 펼쳐서 보여줬는데 그나마 지금 다는 과가 영어과라서 그럭저럭 풀 수는 있었다. 학교에서 3년 동안 하루 종일 영어 신문 보고 문법공부를 하니 시황이라도 실력이 안 늘 수가 없었던 것이다.
“영어는 조금만 더 하시면 잘하실 거 같아요.”
“부끄럽네요.”
시황은 찬미하고 섹스를 하고 싶어 공부를 가르쳐 달라 한 거고 공부에 그다지 미련이 없었지만 막상 자신의 참담한 수준을 보여주고 나니 너무 부끄러웠다.
“아니에요. 지금이라도 공부한다고 생각한 시황 씨가 정말 대단다고 생각해요.”
“고마워요.”
“그러면 수학 기초부터 시작해요. 잠깐 책 좀 가져 올게요.”
수학 개념서 상편을 동생방의 책꽂이에서 가지고 온 찬미는 시황의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렇게 넉넉한 공간이 아니라서 찬미와 시황이 살짝 밀착되었다.
찬미는 그런 걸 못 느끼는지 수학 개념서 첫 페이지를 펴서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었다.
시황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부하는 척 하면서 아주 조금씩 찬미에게 기대었다. 찬미의 머리카락에서 좋은 향기가 풍긴다.
“이해……. 어맛!”
고개를 돌려 시황에게 이해 가냐고 물으려다 얼굴이 너무 가까이 있어 입술이 닿을 뻔 하자 찬미는 깜짝 놀란 소리를 냈다.
“죄송해요. 집중하다 보니까 너무 가까이 붙어있었네요.”
일부러 그래놓고 시황은 실수라는 듯 정중하게 사과했다.
“아니에요. 방이 좁아서 어쩔 수 없죠.”
찬미가 살짝 옆으로 옮겼지만 그래봐야 방이 좁아 그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았다.
“계속 공부해요. 지금 가르쳐 주신 건 그럭저럭 이해가 가네요.”
“네.”
시황이 너에게 관심 없고 공부에만 관심이 있다는 듯 표현을 하자 찬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설명을 했다.
5시가 조금 지나자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렀다. 찬미의 동생인 유미가 온 것 같다.
“언니 나왔어.”
문이 벌컥 열리며 유미가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앗! 누구세요? 설마 시황 오빠? 그 오빠는 분명 입이 튀어나와 있었는데.”
“유미야!”
유미가 실례되는 말을 하자 표정을 찡그린 찬미가 무섭게 이름을 불렀다. 남자한테만 까칠한 줄 알았는데 평소에도 여자치고 무뚝뚝한 거 같았다.
“미안해요. 오빠.”
“아니에요. 사실인걸요. 저번 주에 수술해서 이제는 안으로 들어갔어요. 많이 괜찮아졌죠?”
“많이 수준이 아니라 완전 쩔게 바뀌었어요. 오빠도 양악수술 한 거에요? 우와, 연예인들이 괜히 양악수술 하는 게 아니구나.”
“하하.”
유미는 변한 시황의 얼굴이 감탄스러운지 계속 쳐다봤고 시황도 미소를 지으며 유미를 꼼꼼하게 살폈다.
[이유미]
[나이 : 19세]
[키 : 164.8cm]
[몸무게 : 50kg]
[가슴 사이즈 : 75A]
[섹스 횟수 : 없음]
[임신 여부 : 안함]
[성감대 : 목덜미]
얼핏 보기에도 가슴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몸이 통통하지는 않았고 보기 좋을 정도로 균형 있게 살이 붙어 있었다.
교복상의는 약간 타이트했고 적당하게 줄인 교복치마가 무릎에서 조금 올라가 있었다. 과하다는 느낌은 안 들었고 고등학생다운 풋풋함이 가득했다. 키도 컸고 몸매도 괜찮은 편이었는데 여드름 때문에 얼굴을 다 망치고 있었다.
“유미야, 옷부터 갈아입고 와.”
“알았어. 으. 완전 잔소리 쟁이라니까.”
유미가 쳇쳇 하면서 방을 나갔다.
“기분 나쁘셨죠? 정말 죄송해요. 애가 아직 철이 없어서…….”
“괜찮아요. 그냥 귀엽기만 한데요.”
나간지 얼마 되지 않아 유미가 금방 방으로 왔다. 짧은 티와 반바지를 입고 있어 다리가 드러났는데 털 하나 없이 매끈한 거 보면 고등학생임에도 제모를 하는 거 같았다.
자연스럽게 유미가 시황의 맞은편에 앉았다.
“하암, 바로 공부하려니까 넘 피곤하다. 오빠 우리 조금 쉬었다가 해요.”
“그렇게 해요.”
9교시까지 수업을 하고 이제 막 와서 공부하기는 조금 힘들 거 같기는 했다.
“오빠는 어디 대학이 목표에요?”
“글쎄요. 찬미 씨가 다니는 고려대에 가고는 싶은데 제가 공부를 못해서 무리일 거 같아요. 하하.”
“열심히 하면 되죠. 뭐. 그리고 오빠 언제까지 존댓말 쓸 거에요. 편하게 반말하세요. 반말!”
“알았어. 찬미도 괜찮지?”
시황은 이 기회에 찬미랑도 말을 트기로 했다.
“그럼요. 저보다 나이도 많으신데요.”
찬미도 허락한다. 당연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 거부한다는 건 그 사람을 정말 싫어한다는 말이니까.
“쉬는 김에 뭐 마실래요? 커피랑 녹차 있는데.”
“난 녹차 마실게. 고마워.”
“고맙긴요.”
“언니 난 콜라.”
찬미가 차를 타러나가자 유미가 하품을 하면서 기지개를 켠다. 앙증맞은 배꼽이 살짝 드러났다가 사라진다.
“앗! 오빠 변태. 방금 제 배꼽 봤죠?”
“응. 귀엽던데.”
아니라고 쩔쩔매면서 부인할 줄 알았는데 시황이 순순히 맞다고 하자 유미는 순간 뭐라 말해야 할지 몰라 머뭇머뭇 거리다 얼굴을 빨갛게 물들였다.
“유미는 어디 학교 다녀?”
그 모습에 피식 웃은 시황이 유미에게 물었다.
“근처에 있는 중앙여고요. 오빠 우리학교 교복 엄청 예쁘지 않아요? 제가 중앙여고 간 게 교복이 예뻐서거든요. 헤헷.”
“그래? 아까 보니까 예쁘긴 하더라.”
시황은 적당히 맞장구를 쳐주었다. 짧게 줄인 교복도 괜찮긴 했지만 사실 지금 입고 있는 짧은 티와 반바지가 더 마음에 들었다. 별 이유는 아니고 그저 교복보다 노출이 더 많았으니까.
“근데 오빠 피부 진짜 쩌네요. 남자인데 어떻게 그렇게 피부가 하얗고 좋아요? 전 불여시 언니들이 해보라는 대로 다 해봤는데도 여드름이 사라지지도 않고, 완전 짜증나요. 으.”
“불여시?”
어디서 들어본 단어였는데 이게 뭔지 명확히 떠오르지 않았다.
“인터넷 카페에요.”
“아아, 여자들만 있는 카페 말이구나.”
“오빠도 아시네요. 설마 거기 회원?”
“아니, 그냥 말만 들어봤어……. 아!”
순간 시황은 화장품을 판매할 괜찮은 루트 하나가 떠올랐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