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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책을 읽으세요][완료][경험치 10][반복 퀘스트]
[가부좌를 취하세요][완료][경험치 10]
[1500m 달리기를 하세요][완료][경험치 30][반복 퀘스트]
[팔굽혀펴기를 50회 하세요][완료][경험치 30][반복 퀘스트]
[윗몸 일으키기를 70회 하세요][완료][경험치 30][반복 퀘스트]
[명품 정장을 구입하세요][완료][경험치 40]
[턱걸이를 10회 하세요][완료][경험치 40][반복 퀘스트]
[부모님에게 현금 100만 원이나 그만한 가치가 있는 선물을 드리세요][완료][경험치 50]
[마력 회로를 가동하세요][완료][경험치 100]
[마법을 써보세요][완료][경험치 120]
[1년 이상의 내공을 모으세요][완료][경험치 150]
[1년 이상의 마나를 모으세요][완료][경험치 150]
[기와 마나를 융합시켜 마기를 만드세요][완료][경험치 1500]
찬미와 헤어지고 집에 온 시황은 소파에 앉아 타블렛을 꺼내 간만에 퀘스트를 확인했다. 처음에는 늘어나지도 않는 경험치를 보려고 타블렛을 붙잡고 계속 확인했었는데 2레벨에서 한없이 정체가 되자 점점 확인하는 기간이 뜸해졌다.
“뭐지?”
다른 경험치들이야 예상한 것들이기도 하고 이해가는 것들이었는데 맨 마지막에 있는 마기를 만들라는 퀘스트가 완료되면서 1500이라는 말도 안 되는 경험치를 주었다.
아루와 마나 탕에서 섹스를 하고 기와 마나가 섞이면서 기묘한 기운으로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의 이름이 마기인 듯했다.
단순한 추측일 뿐이지만 마기라는 존재가 로쉘 마법학 입문에도 안 나오는데다 퀘스트 경험치를 보면 적어도 초급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거 같았다.
덕분에 3분의 2정도 차있던 경험치바가 끝에 약간을 남기고 거의 다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몇 백의 경험치만 더 모은다면 조만간 3레벨을 찍을 수 있을 거 같았다.
시황은 경험치가 될 만한 것들을 빠르게 훑어봤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게 마땅히 없었다.
1000만 원 이상의 돈을 벌 경우 경험치가 100이었고 처녀와 섹스를 할 경우에 경험치가 500이었다.
안타까웠다. 찬미가 처녀이기만 했어도 경험치 500을 얻어 단번에 레벨을 올릴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다른 퀘스트들을 쭉 훑었지만 현재로선 반복 퀘스트나 경험치가 얼마 안 되는 독서 감상문 쓰기 이런 것들을 하며 차근차근 올려야 할 거 같았다.
3레벨을 찍고 싶어 조급함이 생겼지만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었다. 이런 조급함이 일을 그르치게 만든다. 항상 침착하고 냉정하도록 노력해야했다.
혜진과 만나기로 한 7시까지 시간이 좀 있어 책을 읽고 아루와 스킨쉽을 하면서 놀았다. 운동이야 항상 새벽에 하고 오전에 헬스를 하니까 수업이 끝난 오후에는 약간 여유가 있었다.
다만 내일부터 주 2일 오후 4시부터 2시간씩 찬미의 집에서 수능 대비 공부를 하기로 했다. 약간 귀찮기는 했지만 찬미와 친해지고 그 이상의 단계로 가기 위한 것이니만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로 했다.
“아루야, 오빠가 말한 거 꼭 봐야한다.”
“네. 꼭 볼게요!”
아루가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야동은 아니었다. 아루를 위해 다운 받아둔 어린이용 학습 영상을 말하는 거였다. 아루가 기초지식이 많이 떨어져서 어린애들이 배우는 것부터 시작해 점점 수준을 높여갈 생각이었다.
“갈게.”
“다녀오세요.”
아루와 키스를 한 시황은 어제 산 정장에 어울리는 깔끔한 신발까지 신고 종이 가방에 화장품을 넣은 뒤에 어제 만나기로 약속한 카페로 갔다. 단순히 옷만 다르게 입었을 뿐인데 걸음걸이도 좀 더 당당해지고 자신감이 생겼다.
해가 지고 가로등과 가게 간판으로 어둠을 밝히는 거리를 걷는 시황은 세련된 도시의 남자 같았다. 키는 비록 171cm이긴 했지만 몸에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옷과 크지 않은 얼굴 덕분에 비율이 나쁘지 않아 짧다는 느낌은 그렇게 들지 않았다.
7시가 되기 5분 전에 도착한 시황은 아직 혜진이 안 왔다는 걸 확인하고 찾기 쉬운 위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혹시 옷에 묻은 게 있나 꼼꼼히 확인하고 머리도 가지런하게 정리했다. 입 냄새도 체크했는데 케즈론의 성에 있는 치약으로 양치를 해서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다.
7시가 되고 5분쯤 더 지나자 혜진과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카페에 들어왔다.
여드름 흉이 가득했던 혜진의 피부는 불과 며칠 만에 눈에 띌 정도로 좋아졌다. 완전히 흉이 다 지워지려면 몇 달은 화장품을 발라야겠지만 점점 나아진다는 게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는 게 중요했다.
그 옆에는 특출하게 예쁘지는 않았지만 약간 요염하게 생긴 여인이었다. 허벅지가 슬쩍 드러나고 가슴이 파인 노출 있는 옷을 꽤 고급스러워 보이게 입고 있는 걸 봐서는 재력도 있고 자기 관리도 뛰어난 거 같았다.
프로필을 살짝 살폈다.
[홍숙희]
[42세]
다른 건 별로 궁금하지 않아 무시했다. 42세인데도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것과 고급스러운 옷을 입는 다는 걸 보면 꽤나 돈이 많다는 것과 피부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걸 추측할 수 있었다. 별 거 아닌 정보들이었지만 이런 정보가 모여야 대화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
“어?”
혜진이 두리번거리다가 시황을 발견하고는 긴가민가한 표정으로 걸어왔다.
“안녕하세요. 혜진 씨.”
“아! 맞네요. 시황 씨 같긴 한데 얼굴이 약간 달라지셔서 헷갈렸어요.”
“얼마 전에 교정 수술을 해서요. 앉으세요.”
시황이 가볍게 미소를 지으면서 자리를 가리켰다.
혜진과 숙희가 앉는다.
“안녕하세요. 강시황입니다.”
“홍숙희에요.”
눈웃음을 치며 말하는 그녀는 세련된 시황의 모습에 꽤나 호감을 느낀 듯 했다.
오기 전에 혜진이 시황의 모습이 조금 볼품없어도 제품은 진짜니까 믿어도 된다고 했었다. 하지만 방금 본 시황의 첫인상은 매력적인 미소를 가진 성공한 젊은 사업가 같았다. 단순히 외형만으로 그렇게 느낀 게 아니라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행동을 보면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돈이 없거나 능력이 없다면 은연중 다 티가 나기 마련이니까.
“뭐 드시겠어요? 제가 주문하고 오겠습니다.”
시황은 간접적으로 자신이 계산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전 아메리카노 마실게요.”
“카페모카요. 요즘 아메리카노 같이 쓴 건 못마시겠더라구요.”
혜진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시황은 직접 카운터에 가서 주문을 하고 커피가 나오는 동안 소소한 대화를 나눴다.
“케즈론이라는 화장품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제 여드름 흉은 병원에서도 못 고쳤는데 이 화장품을 바르니까 정말 사라지기 시작하는 거 보고 제가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정말 많이 좋아지셨네요. 앞으로 한두 달만 더 바르시면 깔끔하게 사라지실 거에요.”
시황은 살짝 미소 지으면서 말하고 있는데 숙희가 노골적으로 시황을 쳐다본다.
“그럼 이제 이 화장품은 못 사는 거에요?”
“아니요. 지금처럼 싼 가격에 못 받아와서 그렇지 소량으로 팔수는 있어요.”
“얼마정도로 파실 거에요?”
아직 정하지는 않았지만 지금 말하는 가격으로 한동안 팔아야 하니 잠깐 뜸을 들이는 듯 하면서 고민했다.
“1500만 원정도로 생각중이에요.”
“와, 전 일찍 사서 정말 다행이네요.”
이미 화장품의 가치를 알고 있는 혜진은 1500만 원이라는 가격에 놀라기보다 500만 원에 구입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번호표에서 진동이 울리자 시황이 가서 음료를 받아왔다.
시황은 레몬티를 마셨는데 새콤달달한 게 맛이 괜찮았다. 여기에 효능을 가진 라민차같은 걸 살짝 섞어 팔아도 괜찮지 않을까?
“화장품 볼 수 있을까요?”
“그럼요.”
이제부터 본론이다.
숙희의 말에 시황은 종이 가방에 있는 화장품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렸다. 반짝이는 은색의 화장품 박스는 시황의 정장처럼 고급스러움이 넘쳐흘렀다.
“언니 예쁘죠? 내가 요즘 이거 때문에 살맛난다니까요.”
“너무 예쁘네. 열어봐도 되지요?”
혜진의 말에 숙희가 맞장구를 치고 시황에게 물어본다.
“물론입니다.”
박스에 흠집이 나지 않게 세심한 손길로 개봉했다. 몇 개 되지 않는 구성품이지만 그 압도적인 아름다움에 숙희는 완전히 빠져버렸다.
“아아, 예뻐라.”
조그만 에센스를 꺼내서 살피던 숙희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화장품을 바르시면 주름은 물론이고 잡티까지 깔끔히 제거 됩니다.”
숙희는 뚜껑을 열어 손등에 살짝 바르고 향기까지 맡자 더욱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지영이랑 혜진이 말고 이 화장품을 쓰는 사람이 또 있나요?”
제품의 희귀성을 묻고 있었다. 사람들은 아무리 비싸도 남들이 가진 제품 보다는 비싸면서 남들이 가지지 못한 희소한 제품이 더욱 가치가 있어 했다. 괜히 한정판에 프리미엄이 붙는 게 아니다.
“한국에 이 화장품을 사는 사람은 채 10명이 되지 않습니다. 해외에서도 돈과 지위를 가진 극소수의 사람들이 주문해야 만들어 주다보니 구입하는 거 자체가 힘이 든 제품이죠. 지금 제가 가지고 온 이것도 영국 왕실에서 주문했다가 취소된 거라 이 가격에 파는 거지 제대로 사려면 아무리 많은 돈을 가졌다고 해도 기본적인 자격을 보기 때문에 일반인은 구하지도 못합니다.”
여자들은 이런 설명을 좋아했다. 자신이 쓰는 물건의 품격이 높아진다면 자기 자신의 품격도 그만큼 높아진다고 생각했다. 시황은 그런 심리를 자극했다. 그래서 일부러 영국 왕실이라는 단어를 포함시켰다. 왕이라는 건 권력의 최정상에 있는 만큼 품격의 대명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까.
“살게요. 500만 원이라고 했죠? 바로 계좌이체 할 테니 계좌번호 불러주세요.”
숙희는 시황의 설명을 듣더니 상당히 만족한 표정으로 별 고민 없이 바로 사버렸다. 확실히 여유가 있는 여자는 달랐다.
시황이 계좌번호를 불러주자 숙희는 스마트폰으로 깔끔하게 계좌이체를 했고 확인해보니 정확히 500만 원이 들어와 있었다.
“감사합니다.”
성공적인 거래였다.
“그런데 시황 씨 저녁에 시간 있어요?”
“네?”
뜬금없는 숙희의 말에 시황은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같이 술이나 한잔해요. 제가 아는 분이 하는 좋은 술집이 있는데, 어때요?”
야릇하게 웃으면서 말하는 숙희를 보자 시황은 난처함을 느꼈다. 자신이 예전처럼 성에 굶주려서 여자라면 아무하고나 섹스하고 싶어 하는 것도 아니고 42살이나 되는 아줌마랑 술 먹고 잠자리를 같이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죄송합니다. 아직 일이 남아서 곤란하군요.”
“흐응, 아쉽네요. 그럼 다음에는 꼭 같이 한잔해요. 제가 정말 좋은 곳을 알거든요.”
시황의 정중한 거절에 숙희는 붉은 립스틱을 바른 입술을 혀로 훑으면서 말했다.
그런 숙희의 모습에 이미 시황과 지영이 그런 사이라고 알고 있는 혜진도 곤란한 웃음을 지었다.
“언니가요. 저랑 간단하게 한잔해요.”
“오늘은 그래야겠네. 고마워요. 시황 씨 그럼 다음에 봐요.”
“시황 씨 저희 갈게요.”
“네. 들어가세요.”
시황의 볼을 살짝 만진 숙희는 혜진과 함께 카페를 떠나갔다.
숙희가 자신의 볼을 만져줄 때 기분이 좋고 흥분이 된 게 아니라 닭살이 돋았다.
남은 레몬티를 마시며 시황은 한숨을 쉬었다. 살다보니 저런 아줌마가 유혹을 할 줄이야. 유산을 받기 전이었으면 당장에 따라가서 질펀하게 어른들의 놀이를 즐겼겠지만 이제는 저런 아줌마랑 비교도 안 되게 아름다운 아루와 지영이 있는 마당인지라 정력이 아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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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식스님이 지적하신 부분 다 수정했습니다.
제가 정신줄을 놨는지 은지한테 반말하기로 해놓고 계속 존댓말로 썼더군요;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틀리는 부분 없도록 노력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