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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41화 (4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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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어? 어?”

그냥 짠하고 변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갑자기 치아가 자기 멋대로 움직이면서 꽤나 큰 고통을 유발시키기 시작했다.

“극소부위 외형 변경은 강제적으로 그 부위를 바꾸는 거라 고통이 조금 있을 거에요. 마법으로 최대한 통증을 억제하긴 했는데 2레벨급 유산인지라 다 없애지는 못했으니까 조금만 참으세요!”

이미 콘즈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입에서 침이 줄줄 흘러내렸고 고통으로 시야가 하얗게 타들어갔다.

“다됐어요! 조금만 더 참으세요!”

콘즈는 옆에서 계속 시황을 응원했지만 그게 고통을 줄여주지는 못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돈 내고 수술이나 받는 건데 라는 후회가 계속해서 밀려들었다. 보통 그런 수술은 제대로 마취를 해주기 때문에 수술에 대한 두려움은 생길지언정 이렇게 고통스럽지는 않았을 게 분명했다.

“헉헉……. 장난 아니네.”

1분여간 지속된 통증이 끝이 나자 시황은 턱을 타고 흐른 침을 닦았다. 방금 갈아입은 옷이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 고통이 얼마나 지독했는지 아직까지 치아가 아릿하다.

시황은 손으로 조심스럽게 치아를 만졌다. 튀어나왔던 앞니가 확실히 들어가 아랫니와 정확히 맞물리고 있었다.

책상 위에 있는 거울 꺼내 이를 살피고 얼굴을 봤다.

번듯하고 꽤나 괜찮게 생긴 남자 한 명이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말 보기만 해도 호감이 넘치는 얼굴이었다.

이건 단순히 치아가 들어갔다고 이렇게 변한 게 아니었다. 뽀얗고 흰 우윳빛 피부와 선하고 깔끔한 인상이 어우러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엘프주 탕에서 매일 피부 관리를 하고 케즈론의 화장품을 일어나서 바르고 자기 전에도 발라 잡티와 주름을 제거했다. 이것만으로도 피부가 꽤 좋아졌는데 얼마 전 마나탕에서 아루와 음양합일공을 통해 엄청난 양의 기운을 받아들이면서 피부가 한 차원 진화를 해버렸다. 어찌나 깨끗하고 윤기가 흐르는지 여자들조차 감탄할 그런 피부가 된 것이다.

의자에 앉아 시황은 계속해서 거울을 바라다봤다.

“진짜 대단하다.”

교정하고 피부가 좋아졌다고 사람의 얼굴이 이렇게 달라질 줄이야. 보면 볼수록 감탄이 나왔다. 이게 자신의 얼굴이라니. 이제 얼굴 때문에 여자를 사귀면 사귀었지 못 사귈 일은 없을 것 같았다.

“다른 거 더 필요하세요?”

콘즈에 말에 거울을 내려놨다. 기뻐도 할 일은 해야 하니까.

“그래. 콘즈야, 내가 지금 쓸 수 있는 차 종류랑 그 양 좀 가르쳐 줄래?”

“알겠습니다.”

콘즈가 호주머니에서 메뉴판을 꺼내 시황에게 건네준다. 100여 종류의 차와 커피가 메뉴판에 빼곡히 적혀 있었다.

“여기 적힌 건 전부 쓸 수 있어?”

“네. 여기에 적힌 게 2레벨 유산의 차들이고 레벨을 더 올리시면 더욱 뛰어난 효능과 맛을 가진 차들 이용이 가능해요. 그리 그 양은 무제한에 가깝고요.”

“음.”

시황은 하나하나 꼼꼼히 훑어봤다.

[리첼리아 커피. 리첼리아라는 기업이 빈곤한 나라의 아동을 이용해 노동을 착취한다하여 범국가적 불매운동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그 맛만은 일품인지라 비난을 감수하고서도 사마시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특별한 효능은 없다.]

시야에 떠오르는 설명들을 보다 눈에 띄는 커피가 보였다. 얼마나 맛있을지 궁금했다.

“리첼리아 커피 좀 줘볼래?”

“네.”

콘즈가 손뼉을 치자 고급스러운 찻잔에 담긴 커피가 나타났다. 달콤한 커피향이 방을 은은하게 채운다.

“냄새는 괜찮고.”

뜨거울까봐 조심스럽게 한 모금 마셨다. 몸을 개운하게 만들 정도의 산뜻한 향미가 느껴지며 약간의 씁쓸함을 동반한 풍부한 맛이 입안을 휘젓는다.

“와.”

그다지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시황조차 크게 감탄할 정도로 뛰어난 맛이었다. 거기다 보통의 커피처럼 마시고 난 뒤에 입이 건조해지지 않아서인지 상당히 깔끔했다. 입냄새도 전혀 안 날거 같았다.

순식간에 커피를 다 마신 시황은 다른 메뉴를 쭉쭉 훑었다.

[사랑의 랑뛰르. 달콤하고 그지없는 이 차는 경계심이 가득한 그녀를 나른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경계심이 허물어진 만큼 이때 고백을 하면 성공률이 올라갈지도?]

이 사랑의 랑뛰르를 보니 괜찮은 아이템이 또 떠오른다.

일단 기억해 둔 시황은 수많은 종류의 차와 커피를 일일이 시음했다. 효능이 있는 차도 있었지만 단순히 맛만 좋은 차도 가득했다.

리첼리아 커피를 포함한 몇 개의 차를 선택했다.

“일반 차랑 약간 섞어도 효능이나 맛에는 문제없지?”

“섞는다고 해서 효능이나 맛이 사라지진 않지만 섞는 양에 따라 맛과 효능이 줄어들게 돼요.”

그건 당연한 말이었다.

의자에 앉은 시황의 머릿속에서는 벌써 어떤 식으로 이것들을 이용해야할지 큰 줄기를 그리고 있었다.

의자에서 일어나 창가에서 고민을 하다 이제 막 찬란하게 떠오르는 해를 바라봤다. 꽤나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행성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수많은 꽃과 나무가 가득했고 어지럽지 않고 정갈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저 멀리 보이는 깨끗한 바다가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 행성 구조는 어떻게 되는 거야?”

이것들을 보고 있으니 문득 궁금해졌다. 생각해보니 한 번도 이 행성에 대해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짝!

콘즈가 손뼉을 치자 아까 보기 편하게 축소된 행성의 홀로그램이 생겨났고 그 옆에는 다양한 정보가 적혀 있다.

크기는 달보다 조금 더 작았는데 중력은 지구와 비슷했다.

“행성 크기가 작으면 중력도 작지 않아?”

잘은 모르지만 달만 생각해봐도 크기가 작은 만큼 중력도 작았다.

“여기에 있는 공기와 중력, 바다, 기온 등은 케즈론 님께서 다 손본 것들이에요. 케즈론 님께선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사랑하셨거든요.”

“신기하네.”

가볍게 감탄한 시황은 행성을 빙빙 돌리면서 살폈는데 마치 고글사의 고글 어스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거 같았다.

이 행성은 지구보다 바다의 비율이 높았다. 육지가 20% 정도였고 바다가 80%였다. 그리고 그 바다 중간 중간에 무인도들이 가득했다.

“여기 있는 무인도로는 못가지?”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가득한 곳이었다. 아루와 이런 곳에서 놀면 재밌을 거 같아 그냥 해본 말이었다.

“이 행성에선 시황 님의 권한은 절대적이에요. 그 어디든 갈 수 있고 그 무엇이든 가질 수 있죠. 레벨 제한된 곳만 빼고 말이에요.”

말을 끝낸 콘즈가 박수를 치자 시황이 앉아 있는 의자와 책상 그대로 무인도로 이동해버렸다.

“오오. 정말 대단하다.”

맨발이긴 했지만 바닥을 가득 덮고 있는 알 수 없는 푹신한 풀 덕분에 전혀 아프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보자 수많은 꽃과 나무가 섬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상쾌한 공기가 폐를 가득 채운다.

알록달록한 새들이 지저귀며 날기도 하고 강아지과로 보이는 귀엽고 작은 동물이 조심스럽게 시황에게 다가와 발을 핥는다.

동물의 등을 쓰다듬어 주자 기분이 좋은지 발랑 드러눕는다.

잠깐 구경하고 나니 별로 할 건 없었다. 마치 계곡에 혼자 놀러온 느낌이었다.

“콘즈야, 다시 성으로 가자.”

“네.”

시황의 말에 콘즈가 손뼉을 쳤고 순식간에 성으로 돌아왔다. 혼자서는 아무런 할 일이 없었지만 아루를 데리고 저 섬에서 놀면 좋을 거 같았다. 특히 그 멋진 경치를 배경으로 하는 섹스가 끌렸다.

“난 갈게.”

“안녕히 가세요.”

콘즈에게 받은 커피와 차를 아공간에 집어넣고 오피스텔로 돌아왔다.

소파에는 시황을 기다리다 지친 아루가 누워서 졸고 있었다.

“아루야.”

소파에 앉아 아루의 엉덩이를 만지며 깨웠다. 말랑말랑한 감촉이 일품이다.

“오빠, 왔어요?”

졸린지 가볍게 기지개를 켠 아루가 시황을 껴안더니 당연하다는 듯 키스를 한다.

“어?”

잠깐 입을 맞추던 아루는 뭔가 이상한지 눈을 뜨고 시황을 쳐다봤다.

“왜?”

“오빠 얼굴이 변했어요.”

“어때? 괜찮아?”

시황은 기대를 하며 아루를 쳐다봤다.

“멋있어요. 핥아 봐도 괜찮아요?”

“어? 어, 그래.”

왜 핥는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시황의 대답에 아루는 시황의 무릎에 걸터앉더니 정말 혀로 입술과 치아를 핥았다.

아루의 입술을 느끼다 시황도 혀를 내밀어 아루의 혀와 엉켰다. 그러더니 이내 타액과 타액을 교환하는 뜨거운 키스가 되어버렸다.

하루 종일 키스를 해대는 아루덕분에 입술이 부르틀 지경이었다.

입술을 떼자 가느다란 은색의 침이 길게 늘어난다.

“일단 밥 먹고 우리 공부하자.”

“네.”

이 이상의 진도는 나중에 밤에 나가기로 하고 시황은 아루를 소파에 앉혔다.

지금 급한 건 아루의 기초상식이었다. 현재 아루가 아는 건 섹스에 대한 게 대부분이었다. 어딜 만져야 시황이 좋아하고 시황이 어딜 만져줄 때 기분이 좋은지는 너무 잘 알았지만 이 세계의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지는 전혀 몰랐다.

아루의 사회성을 키워서 혼자서 슈퍼마켓에 가게 만들고 나중에는 엄마에게 소개도 시킬 생각이었다.

좀 더 아루를 자유롭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 물론 그렇다고 다른 남자하고 친하게 지내게 만들 생각 따윈 전혀 없었다. 아니, 웬만하면 남자하고 말도 못 섞게 만들 생각이었다. 아루가 다른 남자랑 대화를 하다니? 생각만 해도 짜증이 치솟는다.

시황이 애정이 가득한 눈으로 아루를 쳐다보자 아루가 다시 키스를 하며 혀를 집어넣는다.

이러다 정말 아루의 침 때문에 입술이 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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