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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40화 (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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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엄마, 이거 넣고 목욕하면 몸에 좋다고 해서 받아온 거거든. 씻을 때 써. 알겠지? 꼭 써야 돼.”

시황은 가방에서 공청석유가 든 물을 건네주었다. 집에 변변찮은 욕조가 없어 이런 효능이 좋은 물이 있어도 제대로 쓰기 힘들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진다. 반드시 돈을 벌어서 부모님 집부터 바꿔드려야겠다고 다짐했다.

“알았어. 우리 아들 오랜만에 와서 좋은 거 많이 주고 가네. 화장품하고 이거 여자 친구가 준거니?”

“어? 어. 부모님 보러 간다니까 막 주더라고. 꼭 갖다 드리라고.”

대충 얼버무릴 생각이었는데 시황이 생각하지도 못한 추측을 엄마가 하자 이거라고 느낀 시황은 바로 아루가 줬다는 식으로 말했다.

“어머, 다음에 꼭 아루 데리고 오렴. 엄마가 맛있는 거 해줄게. 그 화장품 어제 써봤는데 너무 좋더라.”

“알았어. 다음에 데리고 올게.”

아루는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부모님에게 큰 점수를 딴듯했다.

“나, 갈게.”

“시황아. 도착하거든 엄마한테 꼭 전화해.”

“들어가라. 공부 열심히 하고.”

시황을 꼭 끌어안고 보내는 엄마와 다르게 아빠는 무뚝뚝하게 말만 건넸다. 시황이 군대에 갈 때도 엉엉 우는 엄마와 다르게 눈시울을 조금 붉히고는 어깨만 두드리던 아빠였다.

집을 나와 시외버스터미널로 갔다.

작고 허름한 터미널이었는데 자동으로 표를 끊을 수 있는 기계가 설치되어 있었다. 집으로 가는 표를 끊고 나무로 된 의자에 앉았다.

일단 집에 돌아가면 바로 교정을 하고 내일 아루와 쇼핑을 할 계획이었다. 자신의 폰도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아루에게도 최신 스마트폰을 사줘야겠다는 생각이 집에서 있는 내내 계속 들었다. 평소에는 항상 붙어 있어서 몰랐는데 잠시 떨어져 있으니 아루에게 전화가 없다는 사실이 꽤나 불편하게 다가왔던 것이다.

드르륵.

아직 버스를 타려면 30분이나 기다려야해 가방에서 꺼내 책을 읽고 있는 중 전화가 왔다. 처음 보는 핸드폰 번호라 잠깐 고민하다 받았다.

“안녕하세요. 시황 씨 맞으세요?”

“누구세요?”

“저 혜진이에요. 전에 화장품 살 때 지영이랑 같이 만났잖아요.”

“아, 안녕하세요. 혜진 씨.”

시황은 또 한 번의 입질이 왔다는 걸 전화를 받자마자 느꼈다. 혜진의 목소리가 상당히 들뜬 데다 아주 간드러졌기 때문이다. 클레임을 걸 생각이었다면 절대 저런 목소리를 내지 않았을 것이다.

“시황 씨 화장품 또 있어요?”

“하나 더 구입하시게요?”

“아니요. 전 아니고 저랑 친한 언니가 있는데 화장품 보더니 지금 당장이라도 꼭 사고 싶다고 해서 연락드린 거거든요.”

예상대로였다. 이 화장품을 한 번이라도 써보고 사고 싶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그건 여자가 아니었다.

한 번 발라보면 알겠지만 이건 완벽한 화장품이었다. 저가 화장품처럼 인공적인 향이 강한 것도 아니고 그 어떤 피부라도 뛰어난 보습 효과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건 케즈론의 화장품이 가진 부분의 아주 일부일 뿐이었다. 왜 여자들이 수십만, 수백만원짜리 화장품을 사겠는가? 단순히 보습효과가 좋아서? 향기가 좋아서? 그런 부분도 없진 않겠지만 미백과 잡티, 주름 제거를 위해 그런 돈을 투자하는 것이다.

“다행이네요.”

“네? 다행이라니요?”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화장품이 2세트가 다에요. 화장품을 더 받아오려면 미리 삼촌에게 주문을 해야 하는데 예전처럼 싸게 받아오는 건 불가능해서 가격이 훨씬 비싸질 거 같거든요.”

거짓말이다. 레벨이 오르면서 55세트를 받았는데 그 중에서 5세트는 썼고 이제 딱 50세트가 남았다.

처음 500만원이라는 가격을 책정한 건 명품 화장품보다 적당히 비싼 가격으로 팔아 판매를 유도하고 입소문을 내려고했기 때문이다.

지금 시황이 한 말은 이제 이 화장품을 500만원에 살 수 있는 건 남은 2세트가 마지막이라는 걸 암시하는 거였다.

“정말 다행이네요. 오늘 만날 수 있을까요?”

“지금 제가 집에 내려와서 오늘은 곤란할 거 같고 모레쯤 만날 수 있을까요?”

“모레요? 알겠어요. 저희는 일마치고 7시쯤에 시간이 될 거 같은데 어떠세요?”

“7시요? 음……. 잠시 만요.”

시황은 일부러 약간 뜸을 들였다. 있지도 않은 스케줄을 체크하는 척 하는 것이다. 이런 게 이미지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안하는 거 보다는 나을 거 같아 하는 거였다.

“괜찮네요. 그럼 그때 보도록 합시다.”

“고마워요.”

전화를 끊고 나자 시황의 입에 미소가 그려진다. 화장품 2개를 팔아 벌써 1000만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돈을 벌게 생겼다.

이 돈을 어떻게 굴려서 더 많은 돈을 벌지 벌써부터 머리가 휙휙 돌아간다.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와중에도 시황은 어떤 식으로 돈을 벌지 고민하느라 시간 가는지도 몰랐다.

일단 어제부터 구상한 계획 중 하나는 라민차도 있겠다, 커피나 차 한 잔에 2~20만 원 정도 하는 명품 카페를 차리면 어떨지 고민됐다. 가격이 말도 안 되게 비쌌지만 라민차나 기타 차를 마신다면 분명 그 매력에 빠질 게 분명하니 무모한 도박은 아니었다.

물론 라민차를 통째로 팔 생각은 전혀 없었고 다른 차와 극미량을 섞어 팔까 생각 중이었다. 이건 일단 콘즈에게서 차와 커피의 종류를 알아보고 생각해봐야 할 거 같았다.

가게를 차리면 좋은 게 막노동과 파출부 일을 하시는 부모님에게 맡길 수 있다는 점이었다.

“괜찮은데?”

가능성이 보였다.

“오빠!”

오피스텔에 도착한 시황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루가 시황의 품에 달려들더니 키스를 한다.

문을 닫지도 못한 채 복도에서 키스를 하자 시황은 당황했다. 거기다 지금 아루는 유두가 툭 튀어 나와 보이는 흰색의 얇은 티와 고양이 그림이 그려진 팬티만 입고 있었다.

덜컹.

그때 은지가 사는 701호실의 문이 열리려고 했다.

깜짝 놀란 시황은 아루를 안아 들고 허겁지겁 현관으로 들어가 재빨리 문을 닫았다. 은지한테 아루랑 키스하는 걸 들키면 은지와 친해지겠다는 계획은 그냥 끝이었다. 끝.

은지에게 아루가 동생이라고 말해뒀는데 세상에 어느 남자가 동생하고 혀를 들락날락하는 키스를 하겠는가? 들키는 순간 뭐라 변명조차 하지 못하고 변태가 되든가 여자랑 동거하는 동거남으로 인식 돼버릴 게 분명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딱히 아루보다 얼굴도 별로인 은지에게 집착할 이유 따위는 그 어디에도 없었지만 유산을 처음 받고 난 뒤에 제일 처음 관심이 간 처녀인지라 이상하게 계속 호감이 갔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생각난다든가 꿈에서 나오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냥 은지랑 만나 데이트도 하고 키스도 하고 섹스도 해보고 싶었다. 한마디로 대학교 CC가 되어 평범한 연애를 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다행스럽게 은지로 추정되는 사람이 나오기 전에 문을 닫고 방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잘 있었어?”

“네. 오빠. 보고 싶었어요.”

아루는 시황의 몸을 껴안고 놓을 생각을 안했다.

처음엔 바짝 얼어 감히 눈도 못 마주치고 말 한마디에 벌벌 떨더니 이제는 강아지처럼 시황의 곁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잠깐만 나 옷 좀 갈아입고.”

“네.”

아루가 거실에 있는 소파에 앉자 시황은 가방을 내려놓고 옷을 갈아입었다.

바로 콘즈에게 가서 교정을 할 생각을 하니 두근두근 거린다. 교정은 시황이 어릴 때부터의 꿈이었다. 이가 나온 탓에 어릴 때 얼마나 놀림을 당했는지, 그때는 정말 학교 가기가 괴로웠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라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니 이 튀어나온 입 때문에 남자로서의 매력이 반감이 돼 여자도 한 번 못 사겨본 것이다. 이정도면 이가 나왔다 수준이 아니라 그냥 저주였다.

“오빠 뽀뽀해줘요.”

옷을 다 갈아입자 다시 아루가 시황을 껴안는다. 그리고는 손이 바지 안으로 들어가더니 성기를 만지작거린다.

아루의 손이 닿기 무섭게 발기를 했지만 시황에게 중요한 건 지금 이게 아니었다.

“아루야, 잠깐만 오빠가 지금 할 일이 있거든.”

아루와의 섹스는 언제든지 할 수 있다. 과거 동정일 때라면 아루가 성기를 만지는 순간 풀발기를 해서 당장에 드러눕혀 섹스부터 했겠지만 지금은 매일 하다보니 오히려 하루 쉬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섹스는 교정을 하고 나서 해도 충분했다. 지금은 교정을 하는 게 훨씬 중요한 일이니까.

“네.”

침울한 표정을 지은 아루가 소파로 가자 시황은 마음이 약해져 아루에게 다가가 만족할 만큼 키스를 해준 뒤에야 문을 통해 케즈론의 성으로 갔다.

“안녕하세요.”

탈의실에 콘즈가 빙긋 웃으며 시황에게 인사를 한다.

“콘즈야, 나 교정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

택배를 기다리는 듯한 표정을 지은 시황이 말했다. 정말 2레벨이 되고 제일 먼저 하고 싶었던 게 이 교정이었는데 현실적인 벽 때문에 참고 참아 이제야 교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너무 기뻐 가슴이 쿵쾅거린다.

“그러면 방을 옮길게요.”

짝!

탈의실이 마치 병원 같은 느낌의 공간으로 변해버렸다. 의사가 진찰할 법한 책상과 의자는 물론이고 병원에서나 볼 수 있는 각종 도구들이 가득했다.

“수, 수술이라도 하는 거야?”

그냥 마법으로 간단하게 될 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수술이라도 할 거 같은 느낌이라 갑자기 긴장이 됐다.

“분위기만 내는 거에요.”

“그렇구나.”

시황은 대답을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짝!

콘즈가 손뼉을 치자 시황의 얼굴이 갑자기 튀어나왔다. 홀로그램 같기도 한 그것은 너무나 생동감이 넘쳐 지금 당장이라도 눈을 뜰 거 같았다.

얼굴이 생겨남과 동시에 시황의 시야의 한쪽에는 게임 캐릭터 생성을 할 때처럼 눈, 코, 입 등 수많은 항목의 조절바가 불투명하게 있었다.

각종 mmorpg를 접해본 시황은 어떻게 조작을 하는지 순식간에 알아차렸다.

“시황 님의 얼굴이에요. 이걸 보시면서 원하시는 만큼 조절 하시고 적용버튼을 눌리시면 돼요.”

이거 또한 생각만으로 조절바가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급할 건 없는지라 먼저 눈부터 키워봤다. 눈을 만지작거리자 다른 조절바는 다 사라져 버린다.

눈이 조금 커지긴 했지만 입이 튀어나온 게 지나친 패널티라 여전히 못생겨 보였다. 코랑 광대뼈도 만져보던 시황은 초기화를 시키고 입을 조금씩 넣기 시작했다.

하는 김에 치아 배열도 예쁘게 하고 튀어나온 앞니를 집어넣고 아랫니와 균형을 맞췄다.

“이게 나은가?”

게임 캐릭터를 만들 때도 정성을 들이는데 자신의 얼굴은 오죽하겠는가?

시황은 1mm씩 아주 세심히 조절바를 만지면서 어느 정도가 돼야 자신의 얼굴과 가장 잘 어울리는지 찾고 찾고 또 찾았다.

“좋은데?”

한 시간이 넘도록 열중을 한 결과 가장 나은 결과물을 찾을 수 있었다. 옆에서 보나 앞에서 보나 꽤나 잘생겨진데다 호감이 가는 모습이었다. 겨우 교정하나 했을 뿐인데 못생겼다는 느낌이 완전히 사라지고 어? 괜찮은데? 잘생긴 거 같은데?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얼굴이 돼버린 것이다.

특히 부드러운 입매와 쌍커풀 없는 눈이 조화를 이루어 상당히 매력적인 얼굴이 되었다.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호감이 간다고 느낄 만큼 부드러운 인상인 게 특히 마음에 들었다.

시황은 한 번 더 꼼꼼히 살핀 뒤에 적용 버튼을 눌렀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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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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