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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22화 (2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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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작

콘즈가 9시에 정확히 깨워주자 꾸역꾸역 일어난 시황은 정신이 혼미한 와중에도 아직 자고 있는 아루의 몸을 손으로 만지며 음미했다. 그러다 갑자기 이불 안에 들어가더니 아루가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팬티를 벗기고 음순에 코를 들이댔다. 어떤 냄새가 날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처녀라 그런 건지, 어제 깨끗이 씻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다. 손가락으로 소음순을 벌려 성기를 받아들이기 위해 뚫려있는 구멍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봤지만 은은한 바디 워시 냄새만 살짝 감돌았다.

“후아…….”

눈을 감고 한참을 냄새를 맡던 시황은 아루의 구멍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이불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아공간에서 타블렛을 꺼내어 퀘스트를 확인했다.

[로쉘 행성을 방문하세요][완료][경험치 50]

[여자 노예를 구입하세요][완료][경험치 100]

150의 경험치를 획득했지만 경험치바는 큰 미동이 없었다. 2레벨밖에 안됐는데 벌써 레벨을 올리기 상당히 버거워진 느낌이었다.

“그래도 아직 할 건 많으니까.”

시간도 많았고 퀘스트 할 건 넘쳐흘렀다.

타블렛을 아공간에 집어넣은 시황은 어제 씻었던 목욕탕에서 가서 샤워를 하고 침실로 돌아가니 어느새 잠에 일어난 아루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갔다 올 테니까 어제 그 목욕탕에서 씻고 놀다가 콘즈가 밥 차려줄 때 먹으면 돼.”

“시킬 실 일은 없으십니까?”

시황이 아무런 일도 시키지 않고 명령도 내리지 않자 불안해진 아루가 물었다.

“걱정 말고 푹 쉬어. 갈게.”

옷을 다 입은 시황은 호응은 전혀 없이 그냥 가만히 있기만 하는 아루의 입술 사이로 혀를 집어넣어 치아를 느끼면서 입술 사이사이를 핥았다. 아루의 목을 껴안고 한참을 키스를 하고 나서야 만족스러운 느낌이 들자 문을 소환해 고시원으로 갔다.

하루만 안 왔을 뿐인데 좁고 낡은 고시원이 너무나 낯설었다. 도대체 이런 방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스스로가 신기했다.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아 라민차를 끓여서 물통 안에 넣고 학교로 가면서 휴대폰을 확인했다. 그런데 하루나 휴대폰이 안됐음에도 아무에게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첫 강의가 끝나고 영어회화II 강의실로 갔다. 이 수업에서 은지를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약간 떨렸다.

강의실에 들어가자 은지와 민영, 효주가 앉아 있었는데 첫 팀플 이후로 약간 친해져서인지 얘기를 하고 있었다.

“은지는 남자친구가 없어? 내가 한 명 소개시켜 줄까?”

“괜찮아요. 언니.”

“왜?”

민영이 덕분에 시황은 은지가 남자친구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은지가 아직 처녀라 없을 거라고 막연히 추측은 했는데 직접 확인하지 않는 이상 모르는 일이었다. 괜히 물어봤다가 관심 있는 게 다 티 날까봐 그러기도 힘들었는데 민영 덕분에 확실히 안 것이다. 은지에게 남자친구가 없다는 말을 들으니 괜히 기분이 좋았다.

“안녕.”

“아! 오셨어요?”

시황이 인사하자 은지는 반가운 얼굴로 시황에게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그에 비해 민영과 효주는 평소랑 똑같았다. 딱히 친한 티를 내지도 않았고 모르는 척도 하지 않는 그런 어정쩡한 거리를 만들고 있었다.

“몸은 괜찮아?”

“네. 괜찮아요.”

시황은 은지에게 안부를 물었는데 불과 며칠 전에 인사하는 것도 떨려 죽으려 했던 것에 비하면 굉장한 발전이었다. 유산을 받고 2000만 원이 넘는 돈이 있다는 것 덕분에 예전처럼 위축되지 않은 것도 한 부분이지만 지영 덕분에 동정 탈출을 한 것도 자신감을 갖게 된 큰 요소 중 하나였다.

“우리 이번 주에 만나서 대사 다 짜고 완전히 끝내요.”

시황이 자리에 앉자 민영이 말했는데 프로필에 섹스 횟수가 11회로 2회 더 증가해 있었다.

민영의 얼굴을 슬쩍 살폈는데 10, 20시간, 어쩌면 불과 몇 시간 전에 섹스를 한 여자라고는 생각지도 못할 정도로 평소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밤에는 숨을 헐떡이면서 쾌락이 가득한 섹스를 하고 난 다음날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만난다라……. 뭔가 너무 당연하면서 오묘한 느낌이 들었다.

“왜요?”

시황이 자신을 빤히 쳐다보자 민영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 아니요. 언제 볼까요?”

“저번처럼 토요일에 봐요.”

“네.”

교수가 들어와 수업을 시작했고 시황은 살짝 은지를 보면서 프로필을 다시 훑었다.

[섹스 횟수 : 없음]

[성감대 : 귀]

다행히도 여전히 처녀였고 성감대는 귀로 나와 있었다.

“목요일에 봐요.”

수업이 끝나자 은지가 인사를 하고 먼저 나갔다. 시황은 영화보고 저녁 먹을 약속을 잡고 싶었는데 민영하고 주희가 쳐다보고 있어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다.

가볍게 한숨을 쉬고 다음 수업을 들어간 시황은 고민을 했다. 지금 자신이 가진 건 물건들은 잘만 쓰면 자신에게 엄청난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들이었다.

당장에 생각나는 건 화장품하고 포션, 완전 회복 물약이었다. 다 죽어가는 대기업 회장을 완전 회복 물약으로 살려서 거대한 돈을 받는 드라마 같은 시나리오도 생각이 났지만 이건 꿈이나 마찬가지였고 성분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포션을 약으로 팔기도 어려운 일이었다.

남은 건 화장품인데 방문판매나 인터넷 판매를 해야 하나 끙끙거리면서 고민을 했다. 수업 시간 내내 고민을 하다 보니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르긴 했는데 잘 될지는 의문이었다.

장장 6시간에 걸친 수업을 마친 시황은 지친 표정으로 가방에서 라민차를 꺼내 마시고는 샘솟아 나는 활력으로 근처에 있는 부동산으로 갔다.

“어서 오세요.”

중년의 남성이 시황을 반겼다.

“집 좀 알아보려고 왔는데요.”

“여기 앉으세요.”

소파에 앉자 사장이 커피를 한잔 가져다주었다.

“오피스텔을 생각 중이거든요.”

“주거용 말씀이시죠?”

“네.”

“한번 봅시다.”

사장은 표 같은 걸 막 뒤적였다.

“이거 어떠십니까? 근처에 스카이하이라고 생긴 지 얼마 안 된 오피스텔인데 복층식 구조라 넓고 좋습니다.”

스카이하이라는 말에 시황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상당히 익숙한 이름이었던 것이다.

“아! 여기 바로 옆에 있는데요?”

은지가 사는 그 오피스텔이었다. 애초에 은지 오피스텔 같은 곳을 생각하고 온데다 근처에 오피스텔이라고는 몇 개 되지 않아 그 오피스텔에 매물이 있는 건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아시는군요. 거기 301호랑 704호, 1103호가 지금 매물로 나와 있습니다.”

704호라는 말에 시황은 깜짝 놀랐다. 저번 은지의 집이 701호였다는 게 떠오른 것이다. 만약 704호에 들어간다면 은지와 같은 층에 살게 되는 것이다. 어차피 다른데 사나 은지 와 같은 층에 사나 별 차이도 없고 오히려 은지 근처에 살면 여러 기회를 노릴 수 있어 상당히 끌리고 있었다.

“704호 지금 확인 가능할까요? 마음에 들면 바로 계약하게요.”

“시원시원하시군요. 마침 704호가 비어 있으니 바로 가봅시다.”

사장의 차를 타고 오피스텔로 향했는데 은지가 사는 그 오피스텔이 맞았다. 똑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똑같은 층에 내릴 때 오른쪽을 보면 은지의 집이었고 왼쪽을 보면 매물로 나온 704호였다. 즉, 은지의 집과 바로 맞은편이었던 것이다.

안에 들어가자 은지의 집과 방향만 바뀌었을 뿐 기본적으로 구성된 인테리어가 완전히 똑같았다. 혹시나 싶어 나름 꼼꼼히 집을 살펴봤지만 이미 마음은 구매를 확정했다.

“언제 입주할 수 있어요?”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가격은요?”

“계약기간 1년에 보증금 500만원, 월 50만원, 중개수수료 36만원입니다. 어떠십니까? 내일이라도 바로 계약서 작성하시겠습니까?”

시황이 집을 상당히 마음에 들어 하는 거 같아 사장은 강하게 나갔다. 잘만하면 바로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렇게 해요. 돈은 내일 드리면 되죠?”

“그렇습니다. 하하.”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사장과 한 번 더 꼼꼼하게 살펴본 시황은 오피스텔을 나왔다.

“내일 봅시다.”

“안녕히 가세요.”

시황은 사장에게 인사를 하고는 오피스텔을 다시 쳐다봤다. 내일이면 이 오피스텔에서 살게 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케즈론의 유산을 받은 이후로 서서히 인생이 변하고 있었다. 예전이라면 아마도 졸업 후 대충 아무대나서 일하면서 결혼을 하고 아니, 어쩌면 한국에서 결혼을 못해 원정 결혼을 할 수도 있었다. 하여튼 결혼을 하고 그저 그렇게 살다 그저 그렇게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유산을 받은 지금은 그렇게 살 생각 따위는 전혀 없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폼 나게 살면서 부모님에 효도도 해보고 싶었다.

“후우…….”

잔뜩 벅찬 기분으로 가슴이 끓어오르자 시황은 잠시 심호흡으로 진정을 했다.

마음이 안정되자 시황은 마트로 향했다. 아루가 입을 옷을 사야했다.

어제 입힌 트레이닝복은 좀 별로였다. 그 옷을 입은 아루 자체는 예뻤지만 손을 넣어 이곳저곳을 더듬기 힘든데다 시황이 그렇게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도 아니었다. 그냥 급해서 산, 그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바로 스타킹부터 종류별로 다 구입했다. 검은색, 흰색, 커피색 팬티스타킹부터 허벅지까지 오는 밴드스타킹까지 끌린다 싶은 건 다 사버렸다. 조금 부끄럽긴 했지만 아루가 스타킹을 신은 모습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발기를 할 기세인지라 이 정도는 충분히 참을 수 있었다.

조금 돌아다니면서 아루에게 입힐 짧은 미니스커트와 둔부가 살짝 나올 만큼 짧은 반바지, 민소매 티와 흰색 티셔츠까지 마음에 드는 건 다 고르고 과자까지 산 뒤에 계산을 했다.

사람들이 여자 옷과 스타킹을 잔뜩 사가는 자신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자 시황은 가능하한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무표정하게 있었지만 부끄러움은 숨길 수가 없어 귀가 빨개졌다.

계산을 마치고 빠르게 고시원으로 돌아오고 나서 바로 컴퓨터를 켰다. 부팅이 되는 동안 잠깐 숨을 돌린 시황은 컴퓨터가 켜지자 타블렛을 연결해 저장되어 있던 다양한 야동들을 집어넣었다. 아루에게 보여줘 테크닉을 가르쳐줄 생각이었다.

동영상이 들어가는 동안 폰으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리 아들 왜 전화했어? 돈필요해?]

전화를 거의 안하는 시황이 전화를 하자 엄마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니. 돈 말고 그게……. 내가 이사를 했거든.]

[이사? 무슨 이사?]

[아는 사람이 자기가 오피스텔 들어가는데 나랑 같이 지내자고, 월세는 그대로 20만원만 내면 된다고 해서 며칠 뒤에 지금 고시원에서 옮길 생각이야.]

[믿을만한 사람이야?]

[당연하지. 내가 바보도 아니고.]

[언제 이사하는데? 엄마가 한 번 갈까?]

[아니, 괜찮아. 오늘 가봤는데 얼마 전에 지은 오피스텔이라 방도 크고 엄청 좋더라.]

[같이 살 때 방 막 어지르고 그러면 안 된다. 항상 먼저 치우고 깨끗이 씻고 알겠지?]

[응. 알았어.]

엄마는 걱정이 되는지 시황에게 계속 충고와 당부를 했다.

[다른 일은 없지?]

[별 일 없어. 아, 근데 다음 주에 시험이라 이번 주에 집에 못 갈 거 같아. 시험 끝나면 갈게.]

[벌써 시험이야? 그래. 시험 잘치고 끝나면 내려와. 맛있는 거 해줄게.]

[응. 그래. 알았어.]

엄마와 전화를 끝낸 시황은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부모님에게 거짓말을 해서 약간 찝찝하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케즈론의 유산을 이어받았다고 말할 수도 없었고 다른 변명을 하기엔 너무 귀찮은데다 설명해지는 게 많아 아직까지는 그냥 숨기는 게 나았다. 혹시 불시에 부모님이 방문할까 걱정이 되긴 했지만 그땐 또 어떻게 둘러대면 될 일이었다.

타블렛에 동영상까지 다 들어가자 아공간에 집어넣고 문을 소환해 성으로 갔다.

“오셨어요?”

“아루는 어디 있어?”

콘즈가 홀에 마중을 나와 있자 시황은 바로 아루의 위치부터 물었다.

“침실에 있어요.”

“고마워.”

홀을 지나 복도를 뛰어 어제 그 침실로 갔다. 문을 열자 브래지어를 어설프게 걸친 아루가 잔뜩 굳은 얼굴로 침대에 앉아 있었다.

“주인님, 다녀오셨습니까?”

시황의 얼굴을 보자 아루의 표정이 갑자기 펴지더니 침대에서 일어나 시황에게로 다가왔다.

“잘 쉬었어?”

“네. 푹 쉬었습니다.”

“오늘 뭐했는데?”

궁금했다. 아무것도 할 거 없는 성에서 뭘 했을지.

“주인님의 말씀대로 씻고 난 뒤에 방 안에 있었습니다.”

역시 이제 하루밖에 안돼서 매우 수동적이었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으니 서서히 고쳐나가는 수밖에 없을 거 같았다.

시황은 아루에게 다가가 후크를 달지도 않고 어깨에 매달고 있는 브래지어를 그냥 벗겨내 버렸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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