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7 ------------------------------------------------------
LEVEL UP!
“너무 좋았어요.”
“괜찮았어요? 저도 간만에 좋았어요.”
정말 좋았는지 말로만 그러는지 시황은 알 도리가 없었지만 그래도 좋다고 해주니 으쓱해지는 기분이 드는 건 남자인지라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런데 콘돔도 없이 안에 싸서 어떡해요?”
시황은 걱정스럽게 말했다.
“어쩌겠어요. 애기 생기면 시황 씨가 책임 져야죠.”
“네?”
“농담이에요. 농담. 오늘은 안전한 날이라서 괜찮아요.”
“다행이에요.”
시황은 지영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쌀 때는 기분 좋았는데 싸고 나니 성욕이 사라지면서 걱정이 된 것이다.
“잠시만요.”
지영은 티슈를 뽑아 침대 시트와 질에서 흘러내리는 정액을 티슈로 닦아내고는 다시 시황의 옆에 누웠다. 아까 더럽히기 싫다고 정액을 입으로 받아줬었는데 결국 침대 시트가 애액과 정액으로 축축해져버렸다.
“오늘 공부가 많이 됐어요?”
“네. 엄청 많이요. 제대로된 키스도 처음 해봤고 섹스가 이렇게 기분 좋을지 몰랐어요.”
그랬다. 정말 너무 기분이 좋아 몸이 녹아내리는지 알았다. 그런데 이 기분 좋은 걸 또 언제 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쉬웠다.
“섹스는 참 좋은 거 같아요. 어색한 남녀 사이도 한 번에 친밀하게 만들어 주거든요. 시황 씨는 섹스를 너무 신성하게 생각하는 거 같은데 섹스는 그저 즐거운 놀이 중 하나일 뿐이에요. 할 수 있다면 많이 즐기는 게 좋다고 전 생각해요.”
지영은 섹스에 대해 너무 자유분방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까 시황이 자기를 구해줬다고 보답으로 섹스를 해준 거겠지만.
“그, 그런가요?”
지영의 말을 듣고 나니 왠지 그런 거 같기도 했다.
“우리 친구할래요?”
“친구요?”
“네. 시간 되면 이렇게 재밌게 놀아요. 시황 씨한테 아직 가르쳐 주고 싶은 게 많아요. 저런 책을 보는 거 보다 제가 좀 더 여자에 대해 잘 가르쳐 줄 수 있어요. 그리고 이것도 인연인데 오늘 한 번으로 끝내면 너무 아쉽지 않겠어요?”
섹스 파트너였다. 줄여서 섹파. 인터넷을 통해 그런 관계가 있다는 걸 알고만 있었지 자신에게도 그런 사람이 생길 줄이야 시황은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가질 않았다.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시황은 입을 벌리고 바보처럼 웃었다.
“쿡쿡, 얼굴에 좋아 죽겠다고 다 드러나잖아요.”
“윽.”
지영의 말에 시황은 너무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
“이제 6시 반이네요. 어차피 전 9시에 일하러 나가야 하니까. 그때 같이 나가요.”
커튼으로 뿌연 빛이 투과되는 게 보였다.
“무슨 일 하세요?”
시황은 묻고 나서야 혹시 실례되는 말인가 하고 움찔했다.
“치위생사에요. 학교 앞에 있는 새마음 치과에서 일해요.”
“아……. 그렇구나.”
지나다니다 본 기억이 났다.
“시황 씨는 4학년이죠? 아, 미안해요. 혹시나 싶어 지갑하고 가방을 좀 확인했어요.”
“괜찮아요. 누나. 그리고 말 편하게 하세요.”
“네? 누나요? 제가 누나로 보여요?”
“아니, 그러니까, 그…….”
시황은 지영의 나이를 알고 있어 아무 생각 없이 누나라고 말했을 뿐인데 지영의 반응이 좋지 못하자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런데 실제로 지영은 그냥 보기에 29살로 보이지 않았다.
“시황이 너 누나 이름도 모르지? 어머, 완전 변태라니까. 어떻게 누나 이름도 모르고 섹스를 할 생각을 했을까?”
당황해 하는 시황이 귀여웠는지 지영은 시황의 볼을 꼬집으면서 말했다. 확실히 그녀는 사회생활을 해서 그런지 아무런 어색함 없이 시황에게 말을 놓았다.
“죄, 죄송해요. 누나.”
“농담이야. 누나 이름은 황지영이고 29살이야.”
“황지영. 이름 예쁘네요.”
“아구, 귀여워.”
어색하게 얘기하는 시황이 귀여운지 지영은 시황의 볼을 만졌는데 이불이 살짝 내려가면서 지영의 가슴이 드러났다.
지영의 매끈한 가슴을 보자 시황은 만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그런데 손이 선뜻 나가지 않았다. 괜히 만졌다가 지영이 화를 낼까 걱정이 됐던 것이다.
“너 가슴 만지고 싶어서 그러지?”
“아니, 그러니까…….”
지영은 시황을 보기만 해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만지고 싶을 때 언제든 만져. 누나인데 이 정도는 해줘야지.”
“고마워요. 누나.”
허락을 받자 시황은 당당히 지영의 가슴을 주물 거렸다. 말랑말랑한 이 느낌은 언제 만져도 기분이 좋았다.
“먼저 샤워할래? 누나는 아침 준비할게.”
“네.”
지영은 옷을 입지도 않은 채 부엌으로 가자 시황은 눈으로 지영의 뒷태를 감상했다. 2번이나 사정을 해서인지 발기가 되지는 않았지만 발기의 기미는 살짝 생겨 성기가 욱신욱신 거렸다. 지영이 부엌으로 사라지자 시황은 침대 옆에 있는 가방에서 타블렛을 꺼내 퀘스트를 확인했다.
[뽀뽀를 하세요][완료][경험치 50]
[키스를 하세요][완료][경험치 80]
[가슴을 만지세요][완료][경험치 100]
[가슴을 핥으세요][완료][경험치 120]
[음부를 핥으세요][완료][경험치 150]
[펠라치오를 받으세요][완료][경험치 150]
[섹스를 하세요][완료][경험치 300]
[질내 사정을 하세요][완료][경험치 400]
[LEVEL UP! 2레벨이 되셨습니다]
“돼, 됐다!”
2레벨로 올랐다. 그토록 기대하던 2레벨이 드디어 된 것이다. 그리고 섹스 한 번으로 얻은 경험치가 엄청났다. 이때동안 하루 종일 운동해서 95라는 경험치를 겨우 모았는데 섹스 한 번으로 1350이라는 말도 안 되는 막대한 경험치를 모아버렸다.
얼마나 경험치 양이 많았는지 2벨도 벌써 5분의 1이나 차버렸다.
시황은 아침 9시에 있는 강의랑 11시에 있는 강의 전부 스킵하고 당장 콘즈에게 달려가 2레벨 유산을 받고 싶었지만 다음 주에 시험기간이라 수업을 안 들어 갈 수가 없었다. 오늘 안 가면 다음 주 언제 시험 치는지 어디서 시험을 치는지 모르는 불상사가 생기게 된다.
“아아, 최고다!”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욕실에 가서 깔끔하게 샤워를 하고 나오자 침대 위에 어제 입었던 옷이 깔끔하게 다려진 채 놓여있었다.
시황은 감동했다. 지영은 너무 자상하고 친절했다. 문득 지영 같은 여자랑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섹스 횟수가 조금 걸리긴 했지만 말이다.
“나 샤워하고 올게.”
“네.”
시황의 앞임에도 지영은 알몸으로 거리낌 없이 다녔다.
지영은 도톰한 입술과 살짝 올라간 눈매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미모를 자랑했는데 표정에서 도발적인 색기가 묻어나와 그 아름다움을 한층 가중시켰다. 그런데 왼쪽 얼굴이 잔뜩 부어있어 그 아름다운 얼굴이 망가진 게 너무 안타까웠다.
“아! 포션이 있었지.”
콘즈가 챙겨준 매우 질 낮은 포션이 가방 안에 있던 게 기억났다. 가방에서 바로 포션을 꺼냈는데 그건 마치 시중에 파는 음료처럼 50ml의 작은 유리병 안에 담겨있었다.
시황은 바로 뚜껑을 따고 약간 점성이 있는 무색무취의 액체를 자신의 얼굴과 이마에 발랐다. 그러자 붓기가 가라앉고 통증이 사라지는 게 확연히 느껴졌다. 비록 매우 질 낮은 포션이라 바르는 순간 쨘하고 상처가 낫는 건 아니었지만 이 포션을 바르고 하루나 이틀 정도만 있으면 깔끔하게 멍과 상처가 사라질 듯 했다.
탁!
시황이 포션을 시험하는 동안 지영이 샤워를 다했는지 욕실 문을 열고 나왔다.
“와…….”
백설처럼 뽀얀 살결과 밸런스 좋은 젖가슴, 쭉 뻗은 늘씬한 다리를 본 순간 시황은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저렇게 예쁜 여자랑 섹스를 했다는 게 아직도 믿겨지지 않았다.
“왜? 누나 예뻐?”
시황이 넋을 잃고 쳐다보자 지영은 웃으면서 시황의 볼을 쓰다듬고는 옷장에서 평범한 디자인의 민트색 팬티와 브래지어를 꺼내 입었는데 다리를 벌릴 때 은근히 보이는 음부의 균열과 팬티를 입고 나서 끼지 않고 손가락을 넣어 팬티를 펴는 동작, 브래지어를 입고 가슴을 정돈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자극적이었다.
“누나, 잠깐만요.”
화장대에 앉아 뭔지도 모를 병을 꺼내 화장을 하려는 지영을 불러 세웠다.
“응? 왜? 또 누나 가슴 만지려고?”
“아, 아니에요. 그런 거 아니에요. 저한테 멍이 잘 빠지는 약이 있는데 이거 써보시라구요.”
“어떤 건데?”
안그래도 왼쪽 볼이 시퍼렇게 멍이 들어 이걸 어쩌지 하고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시황이 약이 있다니까 살짝 혹했다.
“이거인데요. 냄새도 안 나고 바른 티도 안나요.”
“발라줘.”
유리병을 건네주려고 하자 지영은 시황에게 발라달라고 얼굴을 내밀었다.
포션을 손에 묻혀 꼼꼼히 멍이 든 부분에 바르자 서서히 멍이 사라져갔다.
“어? 진짜 멍이 많이 사라졌네?”
거울을 본 지영은 멍이 상당히 사라지고 살짝 부은 수준으로 변하자 깜짝 놀랐다. 이렇게 효과 좋은 약은 난생 처음이었다.
“효과 괜찮죠?”
“그거 어디 제품이야? 얼마나 해?”
매우 질 낮은 포션이라 효과라고 해봐야 가벼운 찰과상과 멍을 낫게 해주고 살짝 베인 상처를 아물게 해주는 수준이었지만 지구에서는 이 정도 수준만 되어도 감히 상상치도 못한 대단히 큰 효과가 있는 신통방통한 약이었다.
지영도 바르고 나서 효과를 본 순간 포션의 가치를 알아본 것이다. 사실 이런 효과를 내는 포션의 가치를 모르는 게 바보지만.
“한 병 드려요? 삼촌이 해외에 사는데 효과 좋다고 보내준거거든요. 저도 어디건지는 잘 몰라요.”
“어머, 그러면 한 병만 팔래? 내가 돈은 줄게.”
“돈은 무슨……. 그냥 한 병 드릴게요.”
“정말? 고마워. 시황아.”
지영은 시황을 브래지어만 입은 몸으로 안더니 가볍게 뽀뽀를 해주었다.
“뭘요. 제가 이 정도는 드려야죠. 배운 것도 많은데.”
“그래. 누가 앞으로 여자에 대해서 잘 가르쳐 줄게. 누나만 믿어.”
“여기요.”
시황은 가방에서 포션을 꺼내 주었다.
“고마워.”
다시 한 번 시황을 안아준 지영은 포션을 화장대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가볍게 화장을 한 뒤에 검은색의 스타킹을 신고 짧은 핫팬츠와 v넥 회색 티를 입고 빨간 가디건을 걸쳤는데 그 모습이 마치 인터넷에서나 볼법한 패션모델 같았다.
다리도 길고 키도 얼마나 큰지 키가 171cm인 시황과 거의 차이도 나지 않았다. 여자는 보통 비율이 좋아서 남자랑 키가 비슷하면 남자에 비해 압도적으로 커 보였는데 지금 지영이 그랬다.
“누나는 바로 나갈 건데 시황이는 어쩔래?”
밥을 먹고 9시가 다돼가자 지영이 말했다.
“저도 학교 가야돼요.”
“같은 방향이니까 같이 가면 되겠네.”
집 밖을 나가자 지영은 자연스럽게 시황의 팔짱을 꼈는데 낮은 굽이긴 해도 하이힐을 신다보니 시황보다 키가 커 상당히 언밸런스한 모습이었다.
이 주변에 고시원과 원룸이 많이 몰린 장소라 많은 수의 젊은 대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눈에 띌 정도로 예쁘고 몸매 좋은 여자가 키도 별로 안 크면서 삐쩍 마른데다 얼굴도 좀 못생긴 남자랑 팔짱을 끼고 다니자 도대체 어떻게 저런 여자랑 사귄 건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쳐다봤다.
그런 대학생들을 보면서 시황은 난생처음 우월감이란 감정을 맛봤다. 당당하게 저들한테 이 여자랑 섹스도 해봤다고 소리치고 싶었다.
“왜 그렇게 웃어?”
시황이 보무당당히 걸으며 연신 웃음을 짓자 의아함을 느낀 지영이 물었다.
“누나랑 제가 팔짱을 끼고 다니니까 다른 부러워서 쳐다보잖아요. 제가 맨날 그렇게 다른 사람을 쳐다보기만 했는데 그 반대 입장이 되니까 너무 기분이 좋아서요.”
“에그, 귀여워라.”
이제 막 동정을 탈출한 모태솔로의 솔직한 말에 지영은 너무 귀여워 시황의 볼을 꼬집어 주었다.
“누나 갈게. 언제든지 놀러와.”
“잘 가요. 누나.”
학교 정문에서 지영과 헤어진 시황은 수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수업 내용 따윈 머리에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오늘 새벽에 한 기분 좋았던 섹스만 자꾸 생각났다. 오늘 밤에 지영의 집에 가서 또 섹스를 하고 싶었는데 오늘 바로 지영의 집에 가는 건 너무 노골적인 행동 같아서 선뜻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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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 추천, 코멘트 감사합니다. ^_^
즐겁게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