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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15화 (1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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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 UP!

시황은 콘즈가 차려주는 저녁을 먹고 날이 어둑해지자 슬슬 운동을 하기 위해 우려낸 라민차 한통을 챙겨 학교 운동장으로 갔다. 윗몸 일으키기부터 오래 달리기, 팔굽혀펴기, 턱걸이 등 아직 할 게 많았다.

체조로 가볍게 몸을 풀고는 턱걸이부터 도전했다.

철봉을 꽉 쥐고 팔 힘만으로 몸을 끌어올린다. 체중이 가볍다보니 두 개까지는 그럭저럭 할만 했는데 세 개부터는 정말 힘들었다. 기초 체력 자체가 없다보니 꾸준한 노력이 필요했다.

턱걸이는 포기한 시황은 윗몸 일으키기에 도전했다. 윗몸 일으키기를 하라고 만들어 둔 운동기구에 누워 발을 걸고 가볍게 시작했다. 20개를 하면 경험치 10이었고 50개를 하면 경험치 20이었다.

20개는 쉽게 했는데 30개쯤 되자 배가 너무 당기고 허리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몸이 올라오지 않았다.

“아흑…….”

온 힘을 다해 하려고 했지만 결국 33개에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잠시 기구에서 누워서 쉬다가 팔굽혀 펴기를 했고 그것도 10개 정도 하자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더 이상은 무리였다.

겨우 이틀 운동한 걸로는 체력이 그다지 붙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시황은 좌절치 않고 계속해서 꾸준히 운동을 했다. 오래 달리기를 하다 도저히 안 되면 라민차를 마시고 체력을 회복한 뒤에 다시 뛰었고 지치면 또 체력을 회복하고 뛰었다.

정신없이 운동을 하다 보니 9시가 다돼갔다. 원래의 시황이라면 한 시간만 운동을 해도 지쳐 쓰러지려고 했을 테지만 라민차와 함께 운동하니 끝없이 되살아나는 체력을 바탕으로 세 시간 동안 끊임없이 운동을 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라민차를 마신 시황은 활기가 다시 생겨나는 걸 느꼈다. 방금 전까지 온 몸의 근육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는데 라민차 한 모금에 잠잠해진 것이다. 50년 치 연봉을 써야 살 수 있는 차라더니 효과가 대단했다.

“휴, 이제 책이나 사고 집에 가자.”

지식 부분에서 올릴 경험치가 많았기 때문에 시황은 서점에 들렀다.

책이랑 딱히 인연이 없다보니 원하는 책은 없었고 그냥 베스트셀러에 있는 책 위주로 보다가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라는 책을 잡았다. 일단 책 자체가 얇았고 몇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게 부담이 덜할 거 같아 마음에 들었다.

간만에 서점에 온 김에 고전명작이라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하고 패션 잡지, 평행우주라는 교양 과학서, 그리고 여성의 속마음과 여자를 유혹하는 법이라는 책까지 샀다. 책을 읽지도 않고 사기만 했는데도 왠지 뿌듯했다. 문학청년이 된 느낌이었다.

서점을 나와 고시원으로 걸어갈수록 가게들이 점점 사라지고 가로등의 노오란 빛만이 거리를 채웠다. 차가 지날 수 있는 아스팔트길을 지나 사람만 지나다닐 수 있는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가격이 싼 고시원인 만큼 좀 으슥한 곳에 있었다.

“야! 얘기만 좀 하자고.”

저 앞에서 덩치가 제법 돼 보이는 남자가 크게 소리를 질렀다. 저 사람의 무력을 10이라고 한다면 5나 채 될까 한 시황인지라 괜히 시비에 말려들지 않게 조심조심 걸었다. 그런데 재수 없게 남자가 소리치고 있는 곳이 고시원으로 가려면 꼭 지나가야 하는 길이었다.

괜히 가슴이 떨렸다.

“싫다니까! 좀 꺼져. 짜증나게 하지 말고. 사귀는 남자 있으니까! 응? 제발 꺼지라고!”

안 보려고 했었는데 시황도 남자인지라 여자 목소리가 들리자 절로 그쪽으로 고개가 살짝 돌아갔다. 거기엔 검은 스타킹에 하이힐을 신은 늘씬한 몸매를 한 여자가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서 있었다.

“거짓말인지 모를줄 아냐? 너 남친 없는 거 내가 다 알거든? 네 원룸에 가서 얘기만 좀 하자니까?”

“진짜 짜증나네. 너 나 따먹고 싶어서 그러는 거잖아. 모를 줄 알아? 너 같은 놈한테 안 대줄거니까 제발 좀 꺼져!”

“개년이 진짜 말 더럽게 안 듣네. 처맞아야 정신 차리냐?”

정곡을 찔렸는지 남자가 아까보다 더 크게 소리쳤다. 분위기가 엄청 험했다. 크게 소리 지르는 게 금방이라도 싸움이 일어날 거 같았다. 잔뜩 쫀 시황은 빠른 걸음으로 그들을 지나치려고 했다.

짝!

“꺅!”

그런데 갑자기 남자가 여자의 뺨을 강하게 때렸다. 드라마에서 때리는 뺨은 애들 장난이었다. 덩치가 있는 남자가 온 힘을 실어 때리자 여자는 저항조차 못하고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이 개년은 말을 하면 못 알아 처먹네? 뒤질래?”

남자는 흥분으로 이성이 마비라도 된 건지 또 여자를 때리려고 멱살을 붙잡고 일으켜 세웠다.

짝!

그리고 다시 한 번 뺨을 강하게 때렸다. 여자의 입술이 터져 피가 흘러내렸다.

그 모습을 본 순간 시황은 전혀 상관없는 사람임에도 울컥했다. 가슴에서 뭔가 확하고 일어났다. 마치 조그맣게 타오르고 있던 불길에 신나라도 부은 것처럼 열기가 가슴을 가득 채웠다.

“그, 그만두세요.”

여자를 때리는 남자에게 외쳤지만 얼마나 두려웠는지 시황의 목소리가 떨려나왔다.

초등학교 이후로 싸워본 적 자체가 없어 이런 상황이 너무나 두려웠다. 그럼에도 나설 수 있었던 건 유산을 받은 이후로 조그만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야! 꺼져! 병신새끼가 어디서 끼어들어?”

남자가 시황을 밀쳤다. 이제 막 운동을 시작해서 아직까지 매우 비리비리한 시황은 밀치는 남자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뒤로 밀렸다.

그리고 남자는 다시 여자를 일으켜서 때리려고 했다.

“하지 말라니까!”

시황은 다시 소리를 치면서 사이에 끼어들어 남자를 여자에게서 떼어냈다.

“엉엉.”

남자에게서 떨어진 여자는 바닥에 주저앉아 큰 소리로 울었다. 얼마나 서럽게 우는지 마스카라가 다 번질 정도로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이 개새끼가 미쳤나?”

남자는 시황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윽!”

본능적으로 팔을 들어 막았는데 생전 처음 느껴보는 둔중한 충격이 골을 울렸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남자는 팔로 막고 있는 시황을 계속해서 주먹으로 후려갈겼다.

그러다 발로 시황의 배를 걷어찼는데 명치를 잘못 맞았는지 시황은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계속 컥컥 거리는 소리만 냈다.

“꺼져 병신.”

“으악!”

남자가 시황을 밀쳐 내자 고통 때문에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한 시황은 시멘트벽에 정면으로 얼굴을 박았고 코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 양이 얼마나 엄청난지 셔츠와 재킷은 물론이고 바지까지 피로 흥건히 젖어버렸다.

“뭐, 뭐야.”

시황이 얼굴을 벽에 박고 나서 피를 줄줄 흘리자 당황한 남자는 말을 더듬었다.

“아…….”

시황은 갑자기 골이 띵해지고 사고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벽에 부딪히고 중심을 잡으려고 다리에 힘을 줬지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몸에 있던 기운이 빠져나갔다. 미약한 신음을 흘린 시황은 그대로 바닥에 꼬꾸라졌다.

“제, 제길. 웬 병신이 설쳐서 기분 잡치네.”

남자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말하더니 그대로 달아나버렸다.

“이, 이보세요. 괜찮으세요?”

바닥에 앉아 울던 여자는 쓰러진 시황에게 허겁지겁 다가와 몸을 흔들었는데 시황은 정신을 잃었는지 대답조차 못했다.

여자는 다급한 나머지 시황을 끌고 근처에 있는 자신의 원룸으로 데리고 갔다.

머리가 아팠다. 머리가 띵하다 이런 가벼운 느낌을 말하는 게 아니라 엄청난 고통 때문에 두뇌가 짓눌리는 거 같았다. 그래서인지 사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멍했다.

눈도 마찬가지였다. 상황을 보려고 눈을 뜨려고 했는데 오른쪽 눈만 조금 떠지고 왼쪽 눈은 뜨려고 할 때마다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다.

조금이라도 뜬 오른쪽 눈으로 주변을 둘러봤지만 어두컴컴해서 아무것도 분간할 수가 없었다. 설마 아까 그 차가운 바닥에 쓰러져 있는 건가 싶어 양손으로 주변을 더듬었다.

뭉클.

약간 까칠한 느낌이 나는 질감의 천이 손에 잡혔는데 살며시 잡았음에도 말랑말랑한 느낌이 났다.

“뭐지?”

의문을 느낀 시황은 조심스럽게 그 무언가를 더듬더듬 거리다 까칠한 질감이 나는 천 사이로 손이 쑥 들어가 버렸다. 깜짝 놀라 손을 뺐는데 순간 느껴진 한없이 부드러운 느낌에 의아함을 느낀 시황은 다시 그 천 안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만지작거렸는데 말랑한 이 감촉은 분명 언젠가 느껴본 적이 있었다. 그 둥그스름한 무언가의 중간에는 볼록 튀어나온 스위치 같은 게 있었는데 그 스위치의 정체를 파악하느라 꾹꾹 눌리면서 꼬집자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딱딱해졌다.

의문이 전혀 해소가 되지 않은 시황은 양손으로 천 안에 손을 집어넣어 그걸 더듬거렸다. 그 부드럽고 말랑한 무언가는 두 쪽이라 양손으로 만지기 매우 좋았다.

가운데 있는 스위치를 집게손가락으로 가볍게 잡아당겼다가 말랑한 무언가를 아주 부드럽게 문질렀다. 너무나 포근한 이 느낌은 손을 때고 싶지 않게 만들었다.

“아, 부드럽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둥그스름한 이걸 만지기만 했는데 성기가 저절로 발기되었다. 그리고 발기된 그 성기를 자기도 모르게 길쭉하면서 부드러운 무언가에 비비기 시작했다. 허리가 저절로 움직였다.

이상하게 옷을 전부 벗고 있는 느낌이 들었지만 시황은 지금 기분이 너무 황홀해 그런 걸 생각할 틈이 없었다.

얼마 비비지도 않았는데 미끌미끌한 쿠퍼액이 나와서 더욱 기분이 좋아졌다. 이대로 조금만 더 하면 꽤나 기분 좋게 사정을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잠깐만요. 그러면 침대가 더러워지잖아요.”

갑자기 시황을 기분 좋게 만들던 무언가가 떠나갔다.

“어?”

시황은 잠깐 동안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해 있는데 갑자기 불이 환하게 켜졌다.

오른쪽 눈만 게슴츠레 뜬 시황의 시야에 검은색 망사 슬립을 입은 생전 처음 보는 여자가 있었는데 왼쪽 얼굴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

시황은 태어나서 슬립을 처음 봤다. 옷 자체가 대부분 망사로 되어 있었지만 안타깝게 음부는 팬티로 가리고 있어 음모가 전혀 보이진 않았다. 그런데 가슴부분은 브라자를 하지 않아 갈색의 유두가 그대로 드러나 있어 매우 야릇한 느낌이었다.

“제가 해드릴게요.”

“네? 뭐, 뭐를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한 그녀는 시황에게 다가와 이불을 벗기더니 잔뜩 발기한 채 쿠퍼액을 줄줄 흘리고 있는 성기를 조심스럽게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입 안에 집어넣어 정성스럽게 빨기 시작했다.

“아!”

시황은 너무 놀랐지만 성기가 녹아내릴 거 같은 황홀한 쾌감에 침대에 누운 채 눈을 감고는 신음만 흘렸다.

뜨거운 혀가 성기를 감쌀 때 느껴지는 그 쾌감은 자신의 오른손으로 쥘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시황은 눈을 뜨고 자신의 성기를 빨고 있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야한 슬립으로 가슴을 드러내놓은 그녀가 펠라치오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미칠 듯이 섹시했다.

“아……. 싸, 쌀 거 같아요.”

그녀가 계속해서 성기를 빨자 어느 순간 기분 좋은 사정감이 몰려왔다. 시황은 본능적으로 그녀의 머리를 부여잡고는 허리를 흔들었다.

“윽!”

그리고 그녀의 입안에 사정해버렸다.

그녀는 갑작스럽게 정액이 입안에 들이닥쳤음에도 전혀 당황치 않고 시황이 원활하게 사정을 할 수 있도록 손으로 성기를 흔들어주면서 다 쌀 동안 귀두를 물고 있었다. 시황이 사정을 끝내자 성기를 다시 조심스럽게 물고는 남은 정액까지 정성스럽게 빨아내었다.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티슈를 몇 장 뽑은 그녀는 입안에 가득 찬 정액을 뱉어내었다.

혹시 자신의 정액을 마시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던 시황은 그러면 그렇지 하고 생각했다.

“도, 도대체 이게…….”

그녀가 정액을 마시지 않은 걸 확인한 시황은 정신이 돌아왔는지 당혹스러움에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괜찮았어요?”

그녀는 미소 지으며 시황의 옆에 누웠다.

“누,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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