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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골목 시뮬레이션-70화 (70/75)

00070 Grand festival =========================

"청장님은 여전히 연락 안돼나?!"

경찰청 안에는 전반적으로 혼란의 도가니가 이어지고 있었다. 안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거의 넋을 놓은채로 일을 하고 있었고. 밖으로 뺄 수 있는 인원들은 모두 빠져나간 상태다. 한꺼번에 감당하기 버거운 일거리가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고 있는데다가. 경찰청장까지 납치되었다. 대신해서 부청장이 일을 처리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경찰청장이 자리에 있는 것과 없는 건 차이가 있긴하다.

"또 죽었습니다! 이번에는 바깥에서 일어났습니다."

"빌어쳐먹을!"

그 말에, 보고를 받으며 회의를 진행 중이던 부청장이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리찍었다. 이걸로 벌써 일곱명이 죽었다. 주교로 시작해서 이슬람, 불교까지 종교를 막론하고 로고스 시의 종교인들이 계속해서 죽고 있다. 종교인들이란 종교인들은 깡그리 데려와서 격리시키고 있었지만. 그 격리된 상태에서 사람들이 죽고 있다. 시계처럼 정확하게 두 시간에 한 명씩.

"법원 쪽에서는 아직 연락 없나?"

그 말에, 한 명이 입을 연다.

"도착해서 인원들 대피시키고, 폭탄을 수색하고 있습니다만... 절반 정도가 오징어 쪽 문제를 해결하러 나가서 인원이 부족합니다.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습니다."

그 말에 부청장이 이마에 손을 올렸다. 더 지원 할 수 있는 장비도, 인원도 없다. 로고스 시의 경찰들이란 경찰들은 동원할 수 있는데로 동원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경찰이 일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인원은 남겨두어야 한다. 경찰들이 거기에 신경이 팔려 있는 동안 다른 곳에서 기회를 틈탄 범죄자들이 뭔 짓을 할 지 알 수가 없으니까.

경찰청 안에도 정말로 필요한 최소의 인원들만이 남아서 일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

오징어 이야기가 나온 김에 부총장이 입을 열었다.

"그 오징어 새끼가 선포한 장소들은?"

부청장의 말에, 전화를 받고 있던 한 명이 수화기를 손으로 막고 대답한다.

"급한대로 법원 조사하고 있던 인원을 이쪽으로 돌렸습니다. 이제 막 도착해서 조사를 진행하려고 준비중입니다. 명령을..."

"지금 명령을 기다릴 때냐! 바로 살펴보고, 먼저 진행하면서 보고 하라고 해!"

3시까지 앞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 부청장이 시간을 확인하면서 말했다.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 오징어 쪽 파악하던 인원들 다 건물에서 빠져나오게 해! 병원 환자들은 대피 끝났나?"

그 개같은 마른 오징어가 다른 곳은 구체적으로 장소를 알려줘 놓고서는, 병원은 구체적인 장소가 아니라 '병원' 이라고만 알려줬다. 그래서 인력이 더 들어간다.

그 말에 한 명이 대답한다.

"아직 완료되지 않았습니다. 오징어가 병원을 먼저 터뜨리지 않길 비는 것 말고는..."

그 말에, 부청장이 눈을 질끈 감았다.

"우린 경찰이다! 이 도시의 치안을 유지하는 새끼들이 기도에 의존을 해!?"

그리고, 정각 3시가 되었다. 화면에 잡히고 있는 오징어의 예고된 폭발 장소들이 스크린에 뜬다. 그리고, 그것들 중에서 건축이 거의 다 완료되어있던 건물 한 채가 어마어마한 폭발음과 함께 무너지고 주변의 도로와 다른 건물들도 한꺼번에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걸 보는 경찰청의 모든 인원들이 침묵했다.

"... 젠장. 저기에 남은 인원 있었나?"

부총장의 말에, 누군가 대답한다.

"저 쪽에는 피해자 없습니다."

그 말에, 부청장이 숨을 후욱 내뱉고. 말했다.

"오징어 쪽으로 들어가 있는 인원들 다 병원으로 보내. 그리고, 경찰청 내부에 주둔하고 있는 인원 반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다 병원들로 가서 인원 대피 도와."

그 말에 모두가 당황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경찰청에 빈틈이 많아집니다."

그 말에, 부청장이 말했다.

"병원에 있는 환자들 대피 안 끝난 상태에서 폭탄이 터져버리면 그걸로 끝이야. 여기에 있는 녀석들은 다 옷 벗어야한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여기에 앉아있는 인원들 빼고는 다 밖으로 돌리고 싶은 지경이니까 닥치고 보내!"

경찰청이 점점 비고 있었다.

어두운 방 안에서 펑키 바니는 티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군, 그렇군. 그래. 아직은 아니야. 방송으로 나오는 규모를 보면 아직은 경찰청의 경계까지 약하게 하지는 않았군."

인형탈 안에서 울리는 듯한 목소리로. 그는 화면에 잡히는 경찰들을 보면서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상한데. 그 경찰청장이라면 진작에 경찰청의 인원들을 빼서 밖으로 돌리고도 남을 시간인데."

그는 계속해서 티비를 보면서, 벽에 있는 지도에다가 빠르게 뭔가를 써내려가고 있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지점들과, 그곳으로 투입되었다고 예상하는 인원의 규모.

"... 경찰청장이 없는건가. 그럼 부청장인가? 그 늙은 꼰대가 잡았다면 이해가 가지. 이제 막 경찰청 인원들을 밖으로 돌리기 시작했겠군."

그러면서 바니가 지도 옆에 큼지막하게 써놓은 시간을 지우고 새로 시간을 써넣었다. 행맨, 스프링필드, 오징어.

"각자들 재능은 넘친단 말이지. 로고스 시티는 복받았어! 이렇게 유망주들이 많다니."

종교인들은 지금 한 곳으로 모이고 있다. 경찰들 입장에서는 한꺼번에 몰아넣고 감시하는게 쉬울테니까. 하지만, 그 안에는 이미 행맨이 보내놓은 녀석들을 포함해서 자기 자신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모여있는 곳에서 하나씩 죽이고 있다. 그러면서 또한 아직 모여있는 장소로 오지 않는 자들도 죽이고 있다. 경찰들은 환장할 지경이겠지. 내부에서 일어난 살인은 분명히 여기에 있는 자들 중 몇 명이 살인을 하고 있다는 거다. 경찰들도 그걸 모를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다.

다만, 지금 이 상황에서 종교인들의 신상을 파악할 인력과 시간이 있을리 만무하다.

"스프링힐드는... 그렇군, 폭약을 설치한게 아니고."

법원이 크다고 해도 안에 폭약이 있다면 발견 되었을 거다. 그리고, 뉴스에서 폭약을 발견했다는 방송을 보내고 있겠지. 그게 아니라면. 저걸 날리는 방법은 폭탄이 아니다. 바니의 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차로는 들이받지 못하지. 경찰들이 지금쯤 변비걸린 똥꼬마냥 법원 주위를 꽉 틀어막았을테니... 그렇다면 하늘인가. 멍청한 녀석들이 높은 곳을 좋아한다더니."

바니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인형탈의 턱 부분에 손을 올려놓았다.

오징어는... 바니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말했다.

"병원은 페이크군. 애초에 두 장소만 말했었으니까. 그건 그냥 인원 돌리기 용도인가."

그리고 바니는 의자 위에서 몸을 흔들거리며 리모컨을 조작했다. 방 안에 음악이 울려퍼지기 시작한다. Danse Macabre. 죽음의 무도라는 이름의 곡이 울려퍼지고 바니는 혼자 일어나서 몸을 움직이며 춤을 추기 시작하다가. 전화를 받았다.

"그래, 준비가 끝났군! 잘 차려놓으라고, 독사과처럼 보이지 않게. 맛있어 보이게 말이지."

그리고는 웃겨 죽겠다는 듯이 티비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즐거울 것 같구나! 이 거대한 쇼보다 그 뒤에 이어질 것이 더 기대가 되는군!"

그러면서 손을 싹싹 비비던 바니가 인형탈의 귀를 몇 번 쓰다듬고 다시 음악에 맞추어서 몸을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이 정도의 자극이 없으면 더 이상 어떤 것에도 흥미를 느낄 수가 없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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