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4 외전 - 끔찍한 나이트메어 =========================
내가 눈을 떴을 때, 정말로 상쾌한 기분이었다! 말 그대로 날아갈 것 만 같은 깊은 잠을 자고 난 다음이었다. 바람을 달콤했고, 침대는 보들거렸고. 내 옆에 누워있는 레이첼의 올록볼록한 근육질 가슴팍까지!
"... 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내 옆에 누워있는 남자... 그래, 남자를 바라봤다. 붉은 머리, 부드러운 피부. 하지만 내 옆에 누워있는 것은 분명하고도 확실하게, 염색체가 XY인 고추가 달린 남자였다.
나는 너무나도 소름이 끼쳐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뒤로 물러섰다. 내 침대에 남자가 올라오다니!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놀란 나는 말캉거리는 나의 가슴 위를 쓸어내리며...
"이건 또 무슨 개 좆같은 상황이야?!"
나의 비명에 레이첼이(맞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잠들기 전에는 분명히 레이첼이 내 옆에서 자고 있었으니까. 레이첼이라고 치자) 부스럭 거렸고. 나는 거울로 달려가서 나를 바라봤다.
"... 말도 안돼.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불가능한... 젠장맞을... 니기미..."
나의 입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종달새의 달콤한 속삭임처럼 부드러웠다. 나는 천천히 손을 내리면서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내 고간에 느껴지는 있을 수 없는 치명적인 공허함.
"당신, 무슨 일이야?"
그러면서 나의 몸을 감싸고 들어오는 남자의 손...!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이라는 꿈을 꿨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베이컨과 달걀을 포크로 찍으면서 그렇게 중얼거렸고, 레이첼이 그 소리를 들으면서 웃었다.
"뭐야 그게. 내가 남자였다니."
레이첼 너만 그랬던게 아니야. 크리스틴이랑 소피아도 남자였어. 내가 여자로 알고 있던 모두가 남자로 바뀌고, 남자로 알고 있던 녀석들은 모두 여자로 바뀌었었다고.
"그 생각만하면 소름이 다 끼쳐."
그 말에, 레이첼이 웃는다.
"왜, 난 재밌을 것 같은데."
... 아 그러세요? 나는 불쾌한 표정으로 우유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니가 내 입에다가 니 거시기를 밀어넣었다고. 난 남잔데. 영혼이 남잔데 여자가 된다는 건 정말로 끔찍한 일이야."
그 말에 레이첼이 대답한다.
"나는 거의 맨날 넣잖아."
그 말에, 내가 대답했다.
"누가 니 얼굴에다가 음부를 들이민다고 생각해봐."
그 말에, 레이첼이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
"당신이 여자로 바뀐 거라면 기꺼히. 그리고, 당신 그거 게이 차별발언이야!"
너도 그쪽 계열이냐? 맛만 있으면 상관 없냐? 나는 어이가 없어서 대답했다.
"이건 게이 차별이 아니야! 그냥 내가 싫은거라고! 내가 오이를 싫어한다고 해서 야채들 중에서 오이를 차별하는 건 아니잖아! 내가 개인적으로 싫을 뿐이지! 남들이 그걸 먹는 건 신경 안써! 씨발 남자가 남자한테 소세지 들고 직장 쳐들어가는게 뭐 어때! 그 대상이 나만 아니면 된다고!"
그 말에, 레이첼이 웃는다.
"알았어, 진정하고 식사해. 소시지 좋아해?"
... 내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에는, 아까 봤던 그 남자 레이첼이.... 소시지를 흔들면서...
"싫어어어어어어엇!"
내 목소리가 다시 가늘어지고. 난 다시 잠에서 깨어났다.
"젠장, 이게 뭐야. 이게 말로만 듣던 양파꿈인가?!"
꿈에서 깨어나도 꿈이고, 또 꿈에서 깨어나도 꿈인...!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에, 나는 철제 테이블에 알몸 상태로 묶여 있었다.
"헬로, 잭. 나 그리웠어?"
그러면서 깔깔거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거기에는 또 희안한게 하나 자리잡고 있었다.
"... 누구세요?"
연한 하늘색의 플리츠 스커트에, 피가 군데군데 묻어있는 하얀 블라우스. 그리고 쫙 빠져있는 슬렌더한 몸매까지.
그리고 머리에는 여기저기 때가 잔뜩 낀 토끼 머리띠를 하고 있는 아름다운 소녀가 하나 서 있었다.
그 말에,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얼굴을 구기던 그녀가 대답했다.
"아.아.아. 날 까먹은거야? 마음에 안드는데?"
저런 말투 내가 한 명 알고 있는데. 나는 그녀를 보면서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펑키 바니?"
"아하핫! 뭐야, 기억하고 있잖아?! 그 장난 별로였어!"
라고 말하면서 내 고간을 발끝으로 누르는 여자.
"야.. 잠깐마아아안?!"
존나 아프고 존나 혼돈이라고! 지금 나 SAN치가 바닥까지 내려가는 기분이야!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안돼!
"헤에, 하나 쯤은 터져도 하나가 남아있잖아? 문제 될 거 없을텐데."
그렇게 ,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중얼거리며 발을 천천히 비비는 펑키 바니의 눈에는, 번들거리는 광기 비슷한게 들어있었다.
"더 비명질러봐, 재밌는데 이거! 흐하하핫!"
말 그대로 미친 년이다! 이 구역의 미친년이 나타났어! 나는 반쯤 눈이 풀린 채로 키득거리는 그녀를 보면서 고통으로 아득해지는 정신을 단단히 붙들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내 고간에서 박 터지는 소리 비슷한게 들린건.
"어라, 이거 엄청 약하잖아. 벌써 터져버렸네."
그렇게 중얼거리는 펑키 바니의 목소리를 끝으로, 나는 정신을 잃었다.
그리도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더러운 지하실 비슷한 곳에 가두어져 있었다. 사지가 결속된 채로.
"이건 또 무슨 새로운 상황이야."
나는 이제 반쯤 포기한 상태로 주변을 둘러보았고. 문이 열리고 소피아가 들어왔다.
"어이, 노예."
네? 저 노예에요? 처음 알았네. 나는 승마용 채찍을 들고 이쪽으로 다가오는 소피아를 멍하니 바라봤다. 그리고, 내 복부로 작렬하는 하이힐 킥.
"건방진 새끼. 어디서 눈을 똑바로 뜨는걸까?"
그리고, 내 뺨에 후끈거리는 고통이 일어나면서 눈 앞에 별 몇 개가 반짝거렸다.
"소피아!? 잠깐만 기다려!"
그 말에, 소피아가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하이힐로 내 발꿈치를 눌렀다.
"말 끝에 멍, 붙이고. 존대말 써."
"여왕님? 저는 이런 플레이 전혀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 멍."
이런 씨발. 나는 내 가슴팍을 후려치는 승마용 채찍의 고통 아래에 굴복할 수 밖에 없었다. 뭐야 이거 너무 무서운데. 게다가 고통은 또 왜 이렇게 리얼해?
소피아가 그런 나를 보면서 어깨를 한 번 으쓱 하더니 옆에 있는 기계를 조작했고. 내 몸이 나를 구속하고 있는 도구와 함께 빙 돌아가더니 꺼꾸로 매달렸다.
"제대로 교육이 되지 않았네... 코로 와인 마셔봤어?"
싫어! 이런 거 정말로 싫어! 나는 정상적인 성취향을 가지고 있다....고.... 나는 내 콧속으로 흘러들어가는 알싸한 알콜과 와인의 향을 느끼면서 다시 정신을 잃었다.
다시 정신이 들었지만. 나는 눈을 뜨고 싶지 않았다. 왜냐고 물어보면. 이미 벌써 이게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인지가 가능하거든. 내가 천천 입 안에 들어있는 뭔가를 퉤, 뱉어내자 옆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아이, 그러면 안돼지요."
라는 자상한 목소리는 분명히 크리스틴의 목소리였다. 근데, 나는 도대체 왜 묶여 있는 거지?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나는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성인 남성 하나가 누울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요람에, 천장에서 빙글빙글 도는 모빌. 그리고 흘러나오는 동요. 반쯤 맛탱이가 간 크리스틴의 눈. 그리고 내가 뱉어낸... 바닥에 굴러다니고 있는 작은 모형 젖꼭지. 내 고간을 감싸고 있는 기저귀와 턱에 달려 잇는 턱받이.
"맘마 먹어야지?"
그러면서 나에게 가슴을 들이미는 크리스틴.
"잠깐! 잠깐! 스톱! 나 더 이상은 못하겠어 누구든 좋으니까 나를 좀 살려줘어어어어!"
그 외침에. 크리스틴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또 우네. 무슨 일이 있나? 혹시 응가 했니?"
그러면서 그녀의 손이 내 고간을 감싸고 있는 기저귀로 향한다.
"아니 씨발...! 이게 무슨 일이야 벗기지마! 벗기지 말라고요! 성질이 뻗쳐서 정마...아... 알...."
나는 인간적인 굴욕을 당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기저귀 아래에는 아무 문제도 없었지만. 문제는 지금 맛이 간 상태에서 그걸 살펴보는 크리스틴이다.
"이렇게나 많이 싸다니. 건강하구나."
아니, 거기 아무것도 없잖아! 눈에 초점이 흐려지면 앞도 안보이냐?! 나는 조심스럽게 기저귀를 치우고 물티슈를 꺼내는 크리스틴을 보면서 혈압이 치솟아서 외쳤다!
"하지마! 나를 더 이상 굴욕적으로 만들지 말아줘! 젠장, 남자 소세지도 입에 물고! 불알도 터지고! 채찍질 당하면서 말 끝마나 멍멍거렸는데! 이제는 이런 수치플레이를 하는 거냐!?"
그리고, 나는 내 엉덩이에 닿는 물티슈의 감촉과 함께 기절했다.
다시 눈을 떳을 때에는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내가 진짜배기 현실에서 깨어났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고. 다른 의미에서 어이가 없어졌다.
"몽정!? 야! 무슨 몽정을 이딴 꿈을 꾸면서 하는 거야!?"
그렇게, 나는 옆에서 자고 있던 레이첼이 놀라서 일어날때까지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일어나서 레이첼의 양 뺨을 꼭 붙잡고. 남자 아니지?! 남자로 변하는 거 아니지?! 라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해야 했다.
... 끔찍한 꿈이었다.
============================ 작품 후기 ============================
... 가벼운 분위기로 쓴다고 썻는데.
잘 모르겠어요. 그냥 미친 것 같은데?
여러분이 기부해 주신 쿠폰은 항상 제가 즐겨 가는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사는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꼭 주셔야 할 필요도 없고. 더 나은 작품이 있다면 거기에 주셔도 되지만. 이전에 이야기 했다시피... 그 카페가 글이 잘 써져요.
항상 감사하게 마시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