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6 공중 폭발 =========================
네가 보았던 엔젤스 니플은 껍데기야. 그렇게 레이첼이 말했다. 아가페 사이에서는 브레지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겉으로 드러난 장소. 거기에서, 과거에 레이첼이 서 있던 바 뒤편으로 가면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가 있다. 그 입구 아래에서 아가페는 아가씨들을 교육시키고, 무기를 쟁여놓고, 조직원들을 대기시킨다. 위로 드러난 부분을 날려버린다고 해도 아래에는 큰 피해가 가지 않는다.
두께가 15cm가 넘는 두꺼운 강철 문 3개를 넘어야 아가페의 근거지로 갈 수 있다. 그 위쪽에다가 불을 질러봤자. 큰 피해는 고사하고 아가페의 근거지에는 스크레치 하나 나지 않는다.
비상구가 하나 있지만. 거기를 통해서 아가페의 근거지로 가기 위해서는 최소한 100m가 넘는 거리를 비상구를 통해서 걸어가야 하고, 입구를 서너명의 인간들이 지키고 있다.
"성 안의 공주 구하는 기분인데."
물론, 저 안에는 공주 같은건 없겠지만. 사태가 아무리 심각하고, 내가 위기에 빠졌다고 해도. 여유를 잃으면 안되겠지.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LPG 가스를 옮기고 있던 트럭에서 내렸다.
나는 모자를 눌러쓰고 비상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에게로 향했다. 그들이 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나는 그들에게 웃으면서 다가가서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미스카토닉 대학교 학생인 랜돌프 카터입니다! 크툴루에 관한 좋은 말씀 전하려고 왔습니다. 여기 이 팜플렛 받으시고..."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종이 쪼가리 세 개를 꺼내 그들에게 건네주었다.
"... 이건 또 뭐하는 새끼야?"
그러면서 그 팜플렛을 버리는 남자들.
"... 니들 지금 팜플렛 버렸냐!?"
한껏 인상을 쓴 나는 곧바로 네일건을 뽑아 들고 녀석들의 골통에다가 못을 박아주기 시작했다. 나는 네일건을 흔들었다.
"대못을 찬양하라. 너도 한 방 나도 한 방."
그렇게 말하고, 나는 천천히 비상구의 문 손잡이를 잡았다. 잠겨있네. 레이첼이 말했던대로.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좋을까...?"
라고 중얼거리고 휘파람을 불면서 나는 가느다란 호스를 수십개 꺼냈다. 레이첼의 말에 따르면 30분 정도마다 한 번 씩 보고를 하는 모양이니까. 아직까지는 시간이 넉넉하다. 스무개 정도의 호스를 문 틈으로 밀어넣은 나는 그 호스들이 연결되어있는 LPG 가스의 밸브를 열었다.
다음 엔딩은 폭발 엔딩입니다.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다음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아, 여기서 보스가 죽어버리면 안되는데."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문 앞에 널려있던 시체의 핸드폰을 집어 전화를 걸었다.
"아아, 잘 들리십니까."
나의 말에, 잠잠히 있던 카를이 이를 간다.
- 누구냐.
"등신아, 그걸 물어보면 대답해주는 새끼가 있기는 하냐?"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LPG 가스통에서 가스를 뽑아 문 안으로 밀어넣기 시작했다. 자그마치 20개의 LPG 가스가 한꺼번에 저 안으로 밀려들고 있다. 적절히 시작이 지나면 저 안에 가스가 한 가득 차오르겠지.
"헤이, 어디서 무슨 냄새 안나?"
그 말에, 잠깐 녀석이 침묵한다. 나는 큭큭거리면서 웃었다.
"이상하네, 그쪽에 가스 틀어놨는데. 아직 냄새가 나지 않는 모양이야?"
그러면서, 나는 입을 열었다.
"딱 5분 뒤에 터뜨린다."
잠깐 어수선한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이 기침하는 소리가 들린다. 벌써 저기까지 닿았다. 전화가 꺼진다.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매너없기는."
벗어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겠지만. 가만히 있다 보니 이 입구 말고 저 쪽에 있는 엔젤스 니플 입구가 소란스럽다.
나는 LPG 가스에 연결되어있던 호스를 다 뽑아버리고, 그 중 하나에 불을 가져갔다.
"이야기가 진행이 안되거나, 꼬여서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를 모르겠다면."
불길이 가스와 함께 터져나가고. 아스팔트가 들썩일 정도의 폭발과. 함께, 아가페의 근거지가 폭삭 무너지기 시작했다.
"폭발이 답이다아아아아!"
용사가 마왕을 잡으면 마왕성이 폭발하고, 프리져와 카카로트가 싸우고 나서 나메크 성이 폭발하고. 007에서 적을 죽이고 나면 근거지가 폭발하고...
폭발은 모든 걸 이해시킨다. 나는 쩝쩝 입맛을 다시고는 차에서 내려 거리를 많이 벌린 다음, 네일건을 한 발 쏘았다. 퍽, 하고 통에 맞은 대못. 그리고 뽐어져나오는 가스.
"퇴근해야지."
라고 말하는 와중에 내 귓가를 스치고 지나가는 총알. 씨잉, 하는 날카로운 소리에 몸을 한 번 굳힌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경찰 아저씨이, 여기 무서운 아저씨들이 사탕을 사주려고 하는데요. 사탕을 어디로 먹일지는 아직 몰라요."
검은 옷을 입은 무섭게 생긴 아저씨들이 나를 유괴하려고 씩씩거리면서 이쪽으로 오고 있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히죽 웃으면서 가운데 손가락을 올렸다.
"지옥불 코스다."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특별히 개조한 대못을 바닥을 향해 갈겼다. 일부러 폭약의 양을 줄여서 천천히 날아가게 만들고, 대못의 머리 부분에 부싯돌을 박아넣은 녀석.
날아간 대못은 바닥과 부딪치며 불똥을 튕기고. 이어서 트럭이 통째로 성대하게 폭발한다. 그걸 멍하니 바라보던 나는 입맛을 한 번 다시고 네일건을 다시 챙겨넣고 아가페의 근거지였던 엔젤스 니플을 바라봤다.
"이야, 누가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예술이구만."
무너진 꼴이 핵폭탄 쳐맞은 사하라 사막꼴이다. 나는 휘파람으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부르며 집으로 돌아갔다.
============================ 작품 후기 ============================
... 마음에 들지 않네요. 현자타임이 왔나봐요. 게다가 분량도 짧아요.
그래서 조금 있다가 하나 더 올리려고요. 양치기라도 해야지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