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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골목 시뮬레이션-14화 (14/75)

00014 도시전설 - 오징어 남자 =========================

소피아는 신경질적으로 저 멀리에 보이는 남자를 한 마디 했다.

"아 씨발. 진짜 좆돼도 아주 개좆되버렸네."

그 말에, 옆에 있던 남자가 소피아에게 말한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 말에, 소피아가 말했다.

"어쩌기는 뭘 어째. 안 주고 배길 수가 없잖아. 그 신사동 알 카포네인지 뭔지. 머리 쓰는게 보통을 넘는데."

소피아는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을 슥 뒤로 넘기면서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잭 오 랜턴이라고 했나. 보기에도 썩 좋은 모습이 아니다. 하얀 셔츠는 이미 붉은 셔츠가 될 정도로 피가 심하게 흐르고 있었고. 한 팔은 뭐가 잘못되었는지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다. 딱 봐도 그림이 나오는데.

"하지만 돈을 주는 건 호핑 존스의 권위에..."

그 말에 소피아가 대답했다.

"호핑 존스의 권위 때문에 돈을 줘야 하는거야. 여기에서 저 녀석 뚜껑 날아가는 걸 보고만 있으면 다른 조직들과 우리에게 협력하고 있는 인간들이 무슨 생각을 하겠어?"

1500$. 호핑 존스가 하루에 거두어들이는 돈만 수십만 달러가 넘는다. 그걸 아는 녀석들이 이 킹스 크로스에는 즐비할 텐데. 1500$ 주기가 아까워서 사람 뚜껑 날아가는 걸 구경한다고? 그것도 그런 상황에 빠진 이유가 호핑 존스를 도와서인데?

그건 아니지. 그랬다가는 호핑 존스가 여태동안 쌓아온 공포와 신뢰가 한 순간에 엉망진창이 된다. 그렇다고 순순히 주는 것 또한 호핑 존스는 그 이름에 금이 가버린다.

체스로 치면, 킹이 체크를 당했는데. 체크를 피할 방법이 옆에 있던 퀸으로 칼받이를 하는 방법 말고는 없는 상황이다.

소피아는 핸드폰을 꺼내서 호핑 존스의 보스에게 전화를 했다.

- 뭐야.

그리고, 소피아는 현재 상황을 보고하고, 자신의 의견을 보스에게 전달했다. 보스가 잠깐 침묵하다가 대답했다.

- 그 오징어 새끼들. 장난치는 수준이 지나치군. 네 생각이 맞으니. 그대로 행하도록해.

그리고, 보스는 전화를 끊었고. 소피아는 재빨리 옥상에서 아래를 보고 외쳤다.

"각자 주머니에서 50$씩 꺼내라!"

그리고, 소피아는 자신의 지갑에서 200$를 꺼냈다. 이걸로 1500$는 맞출 수 있다. 소피아는 이를 갈면서 그 돈을 옆의 남자에게 건네줬다.

"돈, 저기에 넣고 와. 다른 새끼들도 가서 넣으라고해."

돈은 금세 함 안에 잔뜩 들어갔고. 그 와중에도 함을 목에 매고 있는 녀석은 몸을 움찔거리면서 혼자서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엇다.

소피아는 눈 앞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 상황을 타개 할 방법을 이미 만들고 있었다. 그녀가 건네준 100$짜리 지폐에는 특수한 처리를 해놓았다. 아마, 이 돈이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알아내면 어렵지 않게 그 오징어 새끼들을 찾아낼 수 있겠지.

그리고, 목에 함을 매고 있던 놈이 천천히 함을 내려놓고 조심스럽게 함의 스피커를 다시 조작하고, 목에 메고 있던 목걸이를 풀었다.

- 열 명이 모이면 한 사람 정도는 살리는 법이지요. 오늘도 세상은 아직 살아갈 만한 곳이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신사동 알 카포네는 이만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귀댁의 사업이 번창하고, 앞길에 축복이 가득하길.

그 말을 끝으로, 갑자기 함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걸 바라보던 소피아의 얼굴이 또 확 구겨졌다.

"애초에 경고가 목적이었던 거냐. 개같은 새끼들."

저 돈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호핑 존스에게 경고를 보내기 위한 행위였으니. 그 돈을 처리할 방법이 귀찮은 이상 태워버리는게 답이긴 하다.

돈이 타버렸으니 추적은 글러 먹은데다가, 저 지폐 하나가 이천오백 달러를 넘어가는 비용이 들어간다. 소피아는 쓰린 속을 붙잡고 일단 아래로 내려갔다.

"... 장난이 아닌데. 숨 안쉬면 시체가 따로 없잖아."

소피아의 말에, 남자가 신음했다. 등에는, 굵직한 유리 파편도 꽤나 박혀있고. 팔뚝에는 그 잘나신 네일건의 못까지 팍혀있다. 상태를 보아하니 정상은 아니다.

"이 녀석 병원 2인실 보내고, 애들 네 명 정도 무장해서 지키고 있어."

그 말에 옆에 있던 놈이 다시 귀찮게 군다.

"그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그 말에, 소피아가 그의 머리통을 권총 손잡이로 한 대 갈겼다.

"병신아, 저 새끼가 저 꼴이 된 이유가 우리 도와서잖아. 그럼 씨발 우리 잘못이 거의 대부분이지. 니는 머리가 무게중심 잡으려고 달려있어?"

게다가 이 새끼를 오징어들이 공격했다는 것 자체가 이 녀석이 굉장히 오징어들에 관해서 깊은 부분까지 건드렸다는 거다. 아직 캐낼 것이 더 많은 모양이니. 잘 대해줘서 그것들을 뽑아내야 한다. 그리고, 약간 미안함을 담아서 그에게 말을 걸었다.

"미안하다. 네 쪽에도 손을 써 뒀어야 하는데. 녀석들이 이 정도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어. 다음부터는 이런 일 없을거야."

그 말에, 녀석이 히죽 웃었다.

"뭐, 살아서 숨쉬고 있으면 된거 아닙니까. 덕분에 살았습니다."

녀석은 검은색 차에 올라타서 병원으로 향하고. 소피아는 그 광경을 바라보며 혀를 한 번 찼고, 팔을 꼰 채로 뭔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핸드폰을 꺼내서 다시 자신의 두목에게 전화했다.

- 그래, 일 처리 했나?

"그렇습니다. 다만, 아까 말씀드렸던 남자 있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패밀리 일에 휘말려서 다친 건데. 보상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말에 보스가 선선히 대답했다.

- 뭘 생각하고 있지?

그 말에, 소피아가 대답했다.

"일단, 이 녀석에게서 더 알아낼 것이 있습니다. 그 마른 오징어들이 괜히 저 녀석을 협박한 것을 아닐태고. 저 녀석, 뭔가 더 깊숙하게 알아버렸다가 걸린 모양입니다."

- 소피아, 너는 다 좋은데 서론이 항상 길구나.

그 말에, 죄송합니다. 라고 말한 소피아가 바로 본론을 꺼냈다.

"오메르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메르타. 침묵의 계율. 소피아의 말에 전화기에서 잠깐의 침묵이 찾아왔다. 패밀리 내의 사람들에게는 항상 적용되는 절대적 법칙들 중 하나인 오메르타는 간단하게 말하면 셧더 퍽업이다. 호핑 존스 패밀리 내의 사람들은, 같은 조직원이 어떤 사업을 하던 거기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침묵을 서로 유지해준다. 경찰이 불러도, 다른 조직원이 돈을 주어도. 절대로 다른 조직원에 대한 정보는 발설하지 못한다.

하면 뒤지니까. 호핑 존스는 오메르타를 어긴 조직원은 해외에 있는 가족까지도 죽여버린다. 그게 통칭 침묵의 계율이라고 불리는 오메르타이다.

이 권리를 조직원이 아닌 자에게 준다는 것은, 호핑 존스가 그 자가 하는 모든 사업에 대해서 대외적인 침묵을 유지 해준다는 것이다. 조직을 위험하게 만드는 사업이라고 해도 조직 안에서 자체적으로 처리할 뿐이지, 절대로 그 사업에 관한 내용을 다른 자들에게 말하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알려고 하면 막는다. 즉, 방금 실려간 그 녀석이 어떤 사업을 하더라도 킹스 크로스 안에 있는 조직들은 호핑 존스를 제외하면 그 사업에 대해서 알 수 없는 것이다.

- 오메르타는 생각하지 못했던 건데. 그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보는거냐.

"조금 더 판단이 필요하지만... 일단 오메르타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녀석이 어떻게 그걸 알아냈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우연이 겹쳐서 알아낸 거면 적당히 돈을 쥐여주거나 해서 보내면 될 일이고. 그게 아니라, 머리를 굴려서 알아낸 결과라면 그 머리를 호핑 존스를 위해서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거기에다가 그런 녀석을 발굴해낸 소피아의 지위 또한 상당히 올라갈 것이고. 녀석과 안면을 트고 있는 호핑 존스의 간부는 현재 소피아가 유일하다. 녀석이 진짜 괜찮은 물건이라면 소피아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겠지.

호핑 존스의 적은 내부에도 있으니까.

그 말에, 수화기에서 다시 침묵이 이어졌다.

- 녀석이 멀쩡해지면, 나를 한 번 만나보게 해. 보고 결정하지. 그리고, 그 전에 기본적으로 몇 가지 시험을 해봐라.

"알겠습니다."

그걸로, 보스가 전화를 끊었고. 소피아는 차에 타서 기사에게 말했다.

"아까 실려간 녀석의 사업장으로 간다."

소피아는 남자의 사업장에 발을 들였고. 그 상황을 차분하게 살피기 시작했다. 깨져있는 창문. 밖에서 안으로 쏟아져 있는 유리조각들은 밖에서의 사격을 의미한다. 여기 저기 박혀있는 네일건의 못과, 어질러져 있는 사업장 안. 그리고 아직도 피를 머금고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유리조각들.

"... 저항도 제대로 못한건가."

뭐, 굉장히 비실해보이는 녀석이었으니까. 그녀는 사무실을 살펴보다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담배꽁초를 봤다. 녀석이 담배를 핀다는 정보는 없었다. 여기에서 자려고 했던 건지 침대 옆에는 덮고 잘 물건이 하나 널부러져 있었고. 침대는 무너져 있었다.

"... 전반적으로는."

습격을 당한 것이 맞다. 소피아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이상한 점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그녀가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데 뒤편에서 경찰들의 목소리가 두런두런 커지기 시작한다.

"한밤 중에 이 무슨 거지같은... 소피아님?"

그리고, 두 명의 경찰이 소피아를 확인하고 몸을 뻣뻣하게 굳힌다. 그 모습에 소피아가 슬쩍 눈길을 준다.

"신고받은거에요?"

그 말에,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인다. 소피아는 흘긋 본 시선을 거두고 주변을 살피면서 말했다.

"다시 돌아가세요."

그 말에 두 경찰이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저희도 신고를 받은 입장이어서 뭐라도 하지 않았다가는 위쪽에서 더럽게 쪼아댑니다."

그 말에 소피아가 얼굴을 구기고 말한다.

"아버지한테 이야기 해놓을게요."

그 말에, 두 사람이 얼굴을 핀다.

"그럼,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고생하십시오!"

나가는 걸 확인하고. 소피아는 핸드폰을 들어 자신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빠. 예? 아, 별 건 아니고요. 방금 전에 신고받아서 경찰 두 명이 출동했거든요. 제가 그냥 돌려보냈어요. 여기 주소가.... 예, 조직 일이에요. 아이, 위험한 일 안하는 거 알잖아요. 고마워요. ...  예, 저도 사랑해요."

소피아는 그렇게 핸드폰에 뽀뽀를 한 번 한 다음 통화를 마치고 하품을 한 번 하고 뒤편에 있는 놈들을 불렀다.

"돌아가자. 더 볼 것도 없네."

============================ 작품 후기 ============================

영화 대부부터 오메르타까지, 참 많이도 쓰였던 오메르타입니다. 실제로 저거 어겨서 총맞아 죽은 마피아도 많다던데.

실제로 저런지는 몰라요. 아마 아닐걸요?

운이 좋으면 내일 한 편 더 올라갈 지도 모르지만. 지금 약을 빨 준비를 하고 있어서. 약 효과가 올라와야 쓸 수 있어요. 다음 화에 약을 조금 먹일까 생각 중이거든요. 빨아도 약이 안올라오면 그냥 쓰지뭐.

진짜 빠는게 아니니까 핸드폰들은 내려놓으시고. 연휴 막차 후회 없이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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