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뒷 골목 시뮬레이션-3화 (3/75)

00003 마이 리틀 사업장 =========================

- 사업 관리를 시작합니다. 가게의 이름이 없습니다.

"펌킨 게이트로 하겠어."

- 자료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가게 펌킨 게이트로 이동하시겠습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잠시 뒤에 나는 황량한 건물 안에 들어와있었다.

[펌킨 게이트 : 매춘사업]

가게의 청결도 : 먼지가 굴러다님(4)

서비스 수준 : 성욕해소는 된다(4.5)

가격 : 미정(권장가격 50$)

인지도 : 2

인테리어 : 컨테이너 박스 정도로 세련된(3)

직원 복지 : 50

나는 푹 한숨을 쉬고는 나무로 대충 칸막이를 두어개 만들고 그 안에다가 라꾸라꾸 침대를 두었다.

[펌킨 게이트 : 매춘사업]

가게의 청결도 : 먼지가 굴러다님(4)

서비스 수준 : 성욕해소는 된다(4.5)

가격 : 미정(권장가격 46$)

인지도 : 2

인테리어 : 발기된 고추도 가라앉을 수준(1)

직원 복지 : 50

뭐 임마? 라꾸라꾸 침대 무시하냐? 나는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을 잃었다. 아니, 그럼 돈이 없는데 뭘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나는 멍하니 내 수중에 남아있는 800$를 바라봤다.

- 가게를 열기 위한 최소 조건이 완성되었습니다. 추가 옵션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5분 컷 : 세상은 바야흐로 대 패스트푸드 시대! 어차피 이곳에 오게 된 사람들이 하고 싶어하는 건 하나지요. 머리 때고 꼬리 때고 깔끔하게 15분 안에 그들의 성욕을 처리해버립니다. 가격이 40% 떨어지지만, 손님들의 순환율이 50% 증가합니다. 엄청난 속도로 밀려오는 손님들을 상대하느라 직원들의 복지가 10 떨어집니다.]

[아로마 캔들 : 양초에다가 싸구려 향수를 때려박아 굳힌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입니다만, 사람들은 왠지 흔들리는 초를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모양입니다. 매달 양초 구입 비용으로 45$를 사용합니다. 서비스 수준이 1 오르고, 직원들의 복지가 3 오릅니다.]

[콘돔! : 임신할 확률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우리의 친구, 고무장화입니다. 이걸 장착하는 걸 싫어하는 손님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직원들이 갑자기 애를 임신하는 충격적인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물건이겠지요. 콘돔 구입비용으로 매달 25$를 사용합니다. 직원들의 복지가 5 오르고, 임신할 확률이 획기적으로 줄어듭니다만, 서비스 수준이 1 떨어집니다.]

[싸구려 피임약! : 고객을 위해서 직원들이 다소의 희생을 할 필요는 충분히 있습니다. 아프리카 수단에서 가내 수공업으로 만들어진 이 수제 피임약을 사용해 보세요. 물론, 직원들이 다소의 어지러움이나, 구역질을 하게 되겠지만. 돈을 벌어먹고 사는게 원래 다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직원들의 체력이 1 떨어지지만 임신할 확률이 획기적으로 줄어듭니다. 매달 25$의 추가비용이 발생합니다.]

[인사이드 아웃 : 안에서 나옵니다. 이 깊은 의미를 알아들은 당신은 진정한 의미의 신사입니다. 남자라면 누구나 바라는 행위지요. 적절한 피임 조치가 없다면 다음달에 직원을 해고해야 할 지도 모르고, 안에 들어가버린 액체를 빼내는 데에 직원들이 불평하겠지만.. 일단 고객들은 크게 만족할 겁니다. 그게 중요한 거죠. 직원들의 복지가 5 떨어지고, 서비스 수준이 1.5 오릅니다만, 콘돔과 함께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건 인사이드 아웃이 아니잖아요. 만약, 당신이 과감하게 싸구려 피임약까지 사용하지 않으면 고객들의 성적 흥분도는 더 어마어마하게 오릅니다. 서비스 수준이 4 오르게 되지만, 직원들의 복지가 15로 고정되버립니다.]

- 향후 인지도 및 서비스 같은 사업의 번창으로 인해서 추가적인 옵션들이 더 개방됩니다.

... 나는 그 목록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이거 정말 괜찮은 게임이냐. 물론, 성인용 게임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정신이 나가있는 게임을 또 처음 접해본다.

나는 싸구려 피임약, 인사이드 아웃, 아로마 캔들을 체크하고. 가게를 오픈했다.

[펌킨 게이트 : 매춘사업]

가게의 청결도 : 먼지가 굴러다님(4)

서비스 수준 : 예에에에! 74다아아아!(8)

가격 : 미정(권장가격 70$)

인지도 : 2

인테리어 : 발기된 고추도 가라앉을 수준(1)

직원 복지 : 48

- 당신의 첫 가게가 열립니다! 업적이라고 할 만한 물건은 아니지만 일단 첫 걸음은 언제나 중요하죠.

펑펑, 하고 폭죽이 터지는 소리 비슷한 것들이 울렸다.

- 관계도가 열렸습니다. 당신의 조직 내부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 대외적으로 당신이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조직 우호도 및 인지도가 개방되었습니다. 혼자뿐인 외로운 당신의 조직, 이름이라도 그럴듯 하게 지으면 뭔가 더 나아지지 않을까요? 조직의 이름을 만들고 나면, 이 근처에 있는 다른 조직들에서 당신을 찾아올 것 입니다.

"조직 이름은 잭 오 렌턴으로 한다."

- 조직 잭 오 렌턴이 등장했습니다! 조직 잭 오 렌턴은 매춘사업이 그 최초의 사업입니다. 인신매매 조직인 '정육점'과의 우호도가 1 오릅니다. 저급 매춘업 전문집단 '비지떡'과의 우호도가 5 떨어집니다. 그들은 당신이 자신들에게 허락도 받지 않고 매춘사업을 시작한 것에 대해서 상당히 불쾌해 합니다. 우호도가 -40 이하로 떨어지면 꽤나 훌륭한 대화수단들 가지고 그들이 방문할 겁니다. 다른 조직들은 당신에게 별로 흥미가 없습니다.

사업이 시작되었다는 말과 함께, 문이 열리고 두 명의 여자가 다가왔다.

"메리라고 해요."

"로라라고 하는데."

두 사람은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그들을 바라보았다.

"업계 경험은?"

그 말에, 여자 둘이 피식 웃으면서 대답했다.

"댁보다 충분하고 넘치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 단점 '독설가'가 발동됩니다.

내 입에서, 갑자기 내가 생각하지도 않았던 말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씨팔, 아랫도리 팔아먹는 주제에 꼴에 베테랑이고 재기는. 너는 저기 가서 몸 팔 준비 하고, 너는 저기 가서 준비해. 후딱후딱 하자고. 창녀들아."

- 당신의 말이 상대의 기분을 상당히 나빠지게 한 모양입니다. 직원 중 '메리'가 일을 때려칠까 고민하기 시작합니다만, 아직 행동에 옮길 생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잘 한다. 내 혓바닥. 이게 뭐하는 짓거리야!? 나는 내 입에서 나온 말을 스스로도 믿지 못하면서 속으로 경악하는 동안, 두 사람은 불쾌한 표정으로 칸막이 안으로 들어갔다.

딸그랑 하는 방울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손님 한 명이 들어와서 나를 보고는 대뜸 70$을 내밀었다. 나는 돈을 받아들었다.

"감사합니다. 두 방 중에서 좋은 곳으로 들어가세요."

남자는 두 방 안에 있는 여자들을 살펴보고는 로라가 들어있는 방으로 들어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물고 빠는 소리들이 주변에 차오르기 시작했다.

곧, 띠링 하는 소리와 함께 내 눈 앞에 메시지 하나가 띄워졌다.

[E급 미션(신병 받아라) : 당신은 로고스 시티에서 새로 장사를 시작한 갓난아기입니다. 이곳에는 이미 무서운 어른들이 한 가닥씩 잡고 있는데요. 여기에서 사업을 하려면 아무래도 그 무시무시한 어른들에게 인사 정도는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일주일 안에 로고스의 거대한 조직들 3군데에 인사를 가세요. 물론, 사회적 예절이라는게 있으니까. 떡값 정도는 챙겨서 가야 할 겁니다. 아, 이 게임에 나오는 모든 미션들은 안해도 상관없습니다. 뭐, 야리코미같은 느낌으로 하나도 깨지 않고 해보세요. 의외로 재밌을지도 몰라요.]

퀘스트를 바라보던 나는 한 숨을 쉬었다. 가게를 비울 수는 없지. 저 믿음직하지 못한 직원 두 명을 믿고? 믿음직하지 못하다는 건 믿을 수 없다는 소리인데. 당연히 함부로 자리를 비울 수 있을리가 있나. 나는 골치가 아파져서 이마를 짚은 상태로 한 동안 있었다. 라꾸라꾸 침대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멈추고. 남자가 나갔다.

뭐, 어차피 24시간 동안 가게를 열고 있을 것도 아니니까. 적당히 수입을 벌었다 싶으면 가게 문을 닫고 그 틈에 다녀와야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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