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저물어 가는 2월의 어느 날 저녁, 일단의 사람들이 덩치만
덩그러니 큰 다 쓰러져 가는 어느 장원(莊園)으로 하나둘씩 짝을 이뤄 들어가고
있었다. 행여 누가 보기라도 할까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경계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사람들은 무슨 불법적인 모임에라도 참석하는 듯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장원으로 들어간 사람들은 익숙한 발놀림으로 장원의 깊숙한 곳에 세워진 한 채의
건물로 향했다. 제법 커다란 그 건물은 현판이 떨어져 나뒹굴고 있었고, 한때는
장엄했을 단청도 군데군데 칠이 벗겨져 흉물스런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간 사람은 구석진 자리로 들어갔다. 구석에는 흰옷을 입고 하얀 관을 쓴
몇 명의 사람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일일이 들어온 사람들의 신원을
조사했다. 이미 그러한 일에 익숙한 듯 들어온 사람들은 별다른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고 순순히 조사에 응하는 모습이었다. 모든 사람들의 조사가 끝나자 한 사내가
구석에 매달린 줄을 당겼다. 덜커덩! 하는 소리와 함께 마루바닥의 한쪽이 푹 하고
꺼졌다. 꺼진 마루바닥 아래로 지하로 통하는 계단이 나타났다. 어두컴컴한 계단을
타고 사람들은 지하로 내려갔다. 곳곳에 수많은 하얀 천이 드리워져 신비롭고 장엄한
분위기를 풍기는 지하광장은 상상외로 거대했다. 널따란 지하광장의 벽 곳곳에는
횃불이 밝혀져 있었고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흰옷을 입고 커다란 지하광장에 앉아
있었으며 그들은 입으로 끊임없이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들의 앞에는
악사로 보이는 이들이 중국전통 악기로 장중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경박함을 느끼게
하는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고 악사들의 앞에는 신관으로 보이는 자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앞에는 커다란 제단이 있었고, 제단 위에는 가지가지의 음식들의 제수(
祭需)가 차려져 있었다. 제단의 뒤 벽에는 커다란 노파의 상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노파는 오른손에 연꽃을, 왼손에는 불진(拂塵)을 들고
있었다. 바로 무생노모(無生老母)였다. 그리고, 각종 제수가 차려진 제단의 옆에는
커다란 청동 향로 두 개가 하얀 연기를 내 뿜으며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었다.
지하광장에 내려온 사람들은 구석으로 가서 흰옷으로 갈아입었다. 흰옷으로 갈아입은
사람들은 조심스런 걸음으로 제단으로 가더니, 제단 위의 향을 집어들었다. 부싯돌로
향을 사른 사람들은 연거푸 몇 번의 절을 하면서 무생노모에게 경배했다. 그리고는
천천히 향로에 향을 꼽고는 뒤로 가서 가만히 앉았다. 물론, 입으로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중얼거린 채였다.
"무생노모(無生老母) 진공가향(眞空家鄕), 현세여래(現世如來) 미륵아주(彌勒我住)...
"
모든 사람들이 제단 위의 무생노모에게 경배하고 찬양하고 있는데 유독 두 사람만이
제단의 뒤 휘장이 쳐져있는 곳에서 유유자적하고 있는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이질적인 모습이었다. 더구나 그 두 사람은 일반적인 중국인들처럼 청조의 전통인
변발을 한 것도 아니었기에 너무나도 확연하게 두드러져 보였다. 한 삼십은 되어
보이는 사내 하나와 그보다 약간 어려 보이는 또 다른 사내는 자기들끼리 무언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혹여라도 제례의식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두려워서인지 잔뜩
목소리를 낮춘 대화였다.
"이괘교(離卦敎)의 제례의식은 언제 봐도 기괴합니다. 안 그렇습니까? 형님."
"후후후... 기괴하긴 하지. 헌데, 어디 기괴한 게 이괘교 뿐이겠는가? 백련교(白蓮敎)
에서 갈라져 나온 팔괘교(八卦敎)도 그렇고, 청수교(淸水敎)도 그렇지. 대부분의
종교라는 것이 무언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억지로 연출하면서 어리석은 백성들의
마음을 훔치는 것 아니겠는가. 고래(古來)로부터 새로운 종교를 창시하였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쪽에서 조금, 저쪽에서 조금. 좋은 것들만 골라서 거기에 뼈를
붙이고 살을 바르는 게 아니던가?"
"후후후... 그렇지요. 백련교 계통의 이괘교만 하더라도 불교에서 조금, 도교에서
조금. 거기에 요즘은 기독교(基督敎)의 삼위일체 사상까지 흡수하였다고 하니 그
변신의 끝이 어딘지 자못 궁금합니다."
엉? 가만히 듣고 보니 이상했다. 산동성(山東城) 평원현(平原縣)이라 하면
청국땅에서도 북경에 가까운 곳이라고 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청국땅 한복판인데
어찌하여 두 사람이 하는 말은 조선말이란 말인가? 사실 두 사람은 대정원에서 파견
나온 박지현과 이민화였다. 나가사키 주재 조선 공사 윤정우가 조선으로 귀환하면서
같이 귀환한 공사관 소속 무관들은 한 동안 조선에서 지내며 혼인도 하는 등
나름대로 정상적인 생활을 했었다. 그러다가 대정원이 기획한 청국 분열 책동을
준비하기 위해서 청국땅으로 건너온 지 어언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이제
그 결실을 맺기 위해서 산동성 평원현 이괘교의 비밀집회에 와 있는 것이다.
"그나저나 어서 모든 일이 끝나야 조선땅으로 돌아갈텐데요..."
"후후... 두고 온 제수씨가 그리운 모양이지?"
"형님은 그럼 형수님이 그립지 않단 말입니까? 그리고, 자식새끼들이 눈에 밟히지도
않단 말입니까?"
"나라고 왜 마누라와 자식들이 그립지 않겠는가. 그러나 모든 일에는 순서라는 게
있는 법. 때로는 보고싶어도 참아야지 어쩌겠는가. 모든 일이 나라를 위해 하는
것인걸... 더구나 자네는 식구들을 보고 온 지 겨우 두 달이 채 되지 않았는가?"
"그렇기는 하지요... 헌데, 사람 마음이 어디 그렇습니까? 핏줄이 땡기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인 것을요. 더구나 이제 태어난 지 넉 달된 막내 놈의 얼굴이
눈에서 새록새록 하는 데 어찌 그것을 참겠습니까?"
아무리 나랏일을 한다고 해도 일년 열두 달 타국에서만 생활할 수는 없었다. 하여,
6개월에 한번씩 한 달 동안 조선으로 휴가를 다녀올 수 있도록 대정원에서는
배려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가족의 품이 그립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특히 박지현은 6년 전에 혼인한 부인과 6남매를 둘 정도로 부부애가 돈독했으니 더욱
그리울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이 두고 온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얘기꽃을 피우고
있을 때 이괘교의 제례의식이 끝났는지 경박한 제례음악이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박지현과 이민화는 가만히 휘장을 들춰보았다. 신관으로 보이는 사람이 제단의 앞에
나와서 노란 종이에 일필휘지(一筆揮之)로 무언가를 그리고 있었다. 가만 보니 무슨
부적 같은 것을 그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신관으로 보이는 이의 앞에는
건장한 청년들 스무 명이 가부좌를 틀고서 비장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게 보였다.
스무 명이 넘는 건장한 청년들은 주변에 운집한 이괘교도들이 잘 보이도록 제단을
뒤로하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그리고는 무슨 정신집중을 하는 지 눈을 반개(
半開)하고 입으로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외우고 있었다. 이른바 강신부체(降神附體)의
의식이었다. 신관으로 보이는 이는 부적을 다 적는가 싶더니 이내 조그만 방울이
여러 개 달린 채를 집어들고 흔들면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딸랑! 딸랑! 딸랑! 딸랑! 딸랑! 딸랑!]
"머리 위에 천령(天靈)을 이고, 다리는 지령(地靈)을 밟고, 몸으로 황령(黃靈)을
열어, 나에게 십만의 신병(神兵), 십만의 귓병(鬼兵)이 있어, 산에서 만나면 산이
무너지고, 땅에서 마주치면 땅이 무너지며, 나무에서 만나면 두 개로 갈라져, 나는
태상노군(太上老君)이 되고 빨리 법령(法令)을 따르네. 머리를 조아려 북방의 동문(
洞門)을 열고, 동에서 철불(鐵佛)을 내어오길 청하네. 철신(鐵神)은 철(鐵)의 묘(廟),
철의 연대(蓮臺)에 있어 철인(鐵人)은 철의 눈, 철의 코와 불을 갖고 있어, 그때
천지(天地)는 휘돌고 일월(日月)도 비추어 창포(槍砲)를 멈추어 오지 못하게 되네."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기 시작했다. 신관으로 보이는 이는 신명이 나는지 널뛰듯
뛰면서 방울을 흔들어 댔고, 입으로는 쉴새없이 위의 주문을 반복해서 읊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청년들의 몸이 움찔 하는 듯 싶더니 모두들 두
눈을 감고 깊은 침잠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말하자면 신이 들린 것이다. 이것을
이괘교의 용어로는 상법(上法)이라고 한다. 상법이 끝나자 건장한 거한들이 날카로운
대도(大刀)를 들고 청년들 앞에 섰다. 모두들 긴장한 눈빛으로 제단 앞을 응시하고
있었다. 제단을 등지고 있던 청년들은 거한들이 대도를 들고 자신들을 응시하는 것을
신경도 쓰지 않고 오로지 일심(一心)으로 주문만 외우고 있었다.
"철기철갑철연의(鐵 鐵甲鐵連衣) 도타부감여각척(刀 斧 如脚 ) 미타훈자진삼편(
彌陀訓字陳三遍) 철중신조긴호신(鐵中神照緊護身)"
청년들의 주문은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얼마나 빨라졌는지 종국에는 무슨 소린지
알아들을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보던 신관은 대도를 든 거한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거한들은 신관의 신호가 떨어지자 들고 있던 대도를 들고 청년들의
배를 한 번 쓰윽 하고 긋고 지나갔다. 여기저기에서 놀란 사람들의 탄성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우와!"
"이럴 수가!"
"잘한다!"
피가 뿜어져 나오고 살이 저며져야 마땅했지만 청년들은 멀쩡했다. 모두들 숨을
죽이고 지켜보다가 청년들이 멀쩡하자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날카로운
칼로 배를 긋는 것을 배도(排刀)라고 한다. 이 배도가 끝나자 이번에는 구식
화승총을 들고 일단의 거한들이 나타났다. 역시 청년들과 같은 수의 거한들이었다.
사람들은 더욱 큰 소리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설마 저 총으로 청년들을 쏘는 것은
아니겠지? 하는 의심의 소리였다. 청년들 앞 20보 거리에 멈춰선 거한들은 화승총을
겨누더니 심지에 불을 당겼다. 이른바 배포(排 )였다. 순식간에 화승은 타 들어가기
시작했고, 마음 약한 사람들은 벌써부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빵! 빵바바방! 빵! 빵! 빠방!"
그러나, 사람들의 우려와는 달리 청년들은 멀쩡했다. 총탄에 맞았으면 당연히 피를
흘리고 쓰러져야 마땅한 일이지만 누구도 피를 흘리고 쓰러지지 않았다. 처음 그대로
가부좌를 틀고 허리를 쭉 편 상태였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가 싶더니 이어서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야! 잘한다!"
"우와! 죽인다!"
신관은 청년들 앞에 서더니 큰 소리로 방울을 흔들며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무생노모 진공가향! 무생노모 진공가향!"
좌중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도 신관의 주문을 따라 외치기 시작했다.
"무생노모 진공가향! 무생노모 진공가향!"
지하광장은 이괘교도들이 외치는 소리로 들썩이기 시작했다. 마치 21세기 한국의
어느 사이비 종교집단의 집회를 보는 듯한 광적인 분위기였다. 한참을 미친 듯이
주문을 외던 사람들은 신관의 손짓에 따라 입을 다물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신관은 제단 위로 가더니 아까 적어 놨던 부적을 손에 들었다. 그리고 부적에 불을
붙였다. 노란 부적은 순식간에 재로 화하고 말았다. 신관은 까만 재만 남은 부적을
조심스러운 손짓으로 준비했던 하얀 사기그릇에 담기 시작했다. 사기그릇에는 이미
한 사발의 물이 가득 담겨있었다. 부적의 재를 준비된 물에 푼 신관은 한 그릇씩
상법에 빠져 있는 청년에게로 가져갔다. 청년들은 언제 깨어났는지 신관이 건넨
사기그릇을 받고 벌컥벌컥 들이키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오늘 집회의
하이라이트였다. 노란 부적을 태운 재가 든 물을 마시는 의식은 신의 힘이 긷든 성수(
聖水)를 마심으로써 창검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다는 믿음의 발로라고 할 수
있었다. 부적의 힘에 온몸이 창검이 뚫고 들어올 수 없는 강철같은 신체로 변한다는
그릇된 믿음의 산물이었다.
'어리석은 사람들... 저 따위 사기에 자신들의 몸과 정신을 빼앗기다니...'
이제는 여섯 아이의 아버지가 된 박지현은 속으로 혀를 차고 있었다. 이미 박지현은
저들이 행하는 의식의 맹점을 잘 알고 있었다. 저들은 저러한 사술(邪術)을
보여줌으로써 어리석고 힘없는 백성들의 마음을 현혹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조종하는 것이다. 일종의 세뇌라고나 할까? 배도라는 것도 사실은 간단한 눈속임에
불과한 것이다. 대도를 든 거한들은 상법에 빠진 청년들의 몸을 벨 때 순간적으로
베는 시늉만 할 뿐이었다. 그렇지 않고 제대로 대도를 휘두른다면 순식간에 청년들은
내장을 쏟고 죽고 말 것이다. 그것은 배포라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배포라는 것도
실제 총탄을 사용하지 않고 녹두로 만든 가짜 총탄을 사용하여 눈속임을 하는 것이
조금 다를 뿐 배도나 마찬가지의 속임수였다.
그렇지만 저들이 나름의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배도나 배포를 당하는
건장한 청년들은 모두들 기본적으로 금종조(金鐘槽)라는 기공(氣功)의 고수들이었다.
본래부터 무술에 소질이 있던 자들을 추려 금종조라는 기공을 익히게 하는데, 이
금종조라는 기공은 익히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었다. 금종조를 배우기
위해서는 먼저 마당에 두툼하게 모래를 깔아야만 했다. 그리고 높은 곳에서 두툼하게
깔린 모래 위로 등과 배, 어깨와 허리 등으로 떨어지는 연습을 수없이 반복해야 어느
정도 근육의 단련이 이뤄질 수 있었다. 그리고, 매번 모래에 떨어질 때마다 기(氣)를
순간적으로 떨어지는 부위에 집중시키는 법을 훈련해야 한다. 또한 녹슨 쇠를 산성이
강한 식초에 장시간 담가 두었다가 그 식초 물을 온몸에 바르는 것도 중요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신체가 부상을 당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몇 년에 걸쳐 반복해야만 비로소 금종조가 어느 정도의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
"미친 짓이지. 미친 짓이야..."
이미 조선세법(朝鮮勢法)이라는 우리 민족 고유의 검법을 경지에 이르도록 수련한
박지현의 눈에는 저들의 이런 짓이 참 못마땅해 보였다. 더구나 저들이 앞으로
해야할 일을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오는 박지현이었다. 박지현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민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봐. 지현이! 뭐해? 저들은 모든 준비가 끝난 모양이구만..."
"예? 아! 예. 갑니다. 형님."
박지현은 이민화와 함께 이괘교의 신관과 스무 명의 건장한 청년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오늘 밤 저들을 이끌고 먼 길을 가야하는 박지현과 이민화의
걸음걸음은 경쾌했다. 오늘 밤 가야할 길이 무려 150km가 넘는 것을 생각해보면,
생각보다는 가벼운 발걸음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 글의 저작권은 저자 yskevin에게 있으며, 이 글은 오로지 유조아의 소설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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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protected]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채택되신 의견이나 건의는
저자가 판단하여 글의 진행에 반영할 수도 있습니다.
케빈입니다. 오늘도 이렇게 한 편을 올렸습니다. 사실은 5번 에피소드를 쓰고
올리려고 했는데, 5번 에피소드가 진도가 안나가네요.ㅋㅋㅋ 청국 입장에서는 상당히
타격이 큰 내용인지라 묘사가 쉽지 않네요. 그래서 오늘은 3번과 4번 에피소드만
올렸습니다. 이해해 주십시오. 그리고, 5권은 지난주 토요일에 전국에 뿌려졌답니다.
그런데, 서점에 나가는 분량이 좀 적습니다. 왜냐? 아직 大韓帝國記가 알려진 책도
아니구, 소수의 매니아만 찾는 책이다 보니 서점에서 출판사로의 주문량이 많지
않답니다. 그저, 그때 그때 찾는 손님이 있으면 다시 출판사에 주문하는 수준이지요.
물론 비치해 놓는 수량도 적구요. 이러한 관계로 서점에서는 정말 많은 발품을 팔지
않으면 구하기가 쉽지 않답니다. 제가 권해드리고 싶은 방법은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주문과 도착에 시간이 다소 소요되지만 그래도
그것이 독자들의 수고를 덜어준다는 생각입니다. 예스24 같은 경우는 운송료를
받지만 책은 다른 인터넷 서점에 비해서 빨리 받으실 수 있습니다. 운송료가 없는
인터넷 서점은 기간이 오래 걸리더군요. 참고로 제 조카가 삼촌 책을 알라딘으로
주문해서 보는데 알라딘은 2주가 보통이랍니다. 책도 많지 않구요.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참, 지난 회 연재에 5권 출판 이벤트 했었죠. 이벤트를 위해 많은 분들이
메일을 보내주셨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근데, 죄송하게도 아직 제가 독자 선정
작업을 하지 못했습니다. 다음 연재(목요일)에 선정되신 독자들 명단을
공지하겠습니다. 기다려 주십시오.
그리고, 그동안 제게 메일을 보내서 격려해주신 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제가 그 분들께 답 메일을 한 통도 보내지 못했습니다. 제가 워낙 게으른
놈이라 보니... 죄송합니다. (__) 빠른 시일 내로 답 메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여기서 잠깐 지난 회 연재에서 몇몇 독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카페에서 막파얌님이 질문한 내용입니다.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어떻게 잠수함을 화물선(쥬신호)에 6척이나 적재할수있죠?
잠수함이 아무리 작아도.., 무리가 아닌지 .... [대쥬신함(그레이트 이스턴호)는
길이 211미터, 폭 36미터, 홀수 9.2미터입니다. 근데 한-1 잠수함은 길이 70미터, 폭
7미터입니다. 대쥬신함에 2*3줄로 나란히 해서 6척을 실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딱
들어가죠. 아니면 2층으로 나눠서 3척씩 실어도 되구요. 본문에서 대대적인
개수공사를 하고 상부갑판을 뜯어내 적재했다는 장면이 있습니다. 참고하시길...]
역시 같은 카페의 이니셜 D님의 질문입니다.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그 당시 유럽에서 지금의 영어처럼 "국제어"처럼
쓰이던 말은 프랑스어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음.... 조금더 사실적인 전개를
위해서 '물흐르는 듯한 영어'대신 독일어나 프랑스어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요? [
맞습니다. 당시의 국제 외교관계에서 국제어 비스무리하게 쓰인 글은 불어지요. 근데
大韓帝國記에서는 조선 외교관(특히 천군 출신 외교관)이 다른 나라 외교관들과
대화할 때 항상 영어를 사용합니다. 이유는 천군이 현대 한국에서 도래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김종완이나 윤정우 같은 경우는 한국 해군출신입니다. 한국 해군에서
불어를 수준급으로 사용하는 사관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당연히 별로 많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영어를 잘하는 사관은 굉장히 많지요. 근데 정말 얼마 안 되는
불어를 사용할 수 있는 사관이 과연 천군에 있을까요? 천군이 불어를 모르는데 국제
외교관계에서 사용하는 불어를 쓸 수가 있을까요? 상대와 대화할 때 영어를 사용하는
게 그런 이유입니다.]
jayes님과 제리김님의 질문입니다.
jayes 과거에 항해사로 20만톤급의 선박에 승선하였으며 현재는 조선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입장에서 한가지 집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군요. 30만톤급의 수송선은
유조선이나, 살물선 그리고 광탄선 종류밖엔 없습니다. 즉, 액화나 살물(비포장의
쌀이나 광석, 비료 등)화된 화물을 수송하는 선박에만 해당됩니다. 그리고, [2004/05/
07]
jayes 컨테이너선은 적재중량과 관련하여 톤이아닌 부피단위인 TEU(Twenty
Equivalant Unit)를 사용한 컨테이너 적재수량으로 표시합니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글에 나오는 화물들을 수송하기에 적합한 종류의 선박인 제너럴 카고쉽(General
Cargo Carrier)은 일반적으로 그 크기가 적으며 총배수톤수가 10만톤 이하입니다. [
2004/05/07]
jayes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제가 승선하던 시기가 80년대 후반까지였으나
컨테이너선을 제외하곤 그 이후 그다지 선박의 대형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상기의 서술에 그리 큰 하자는 없을 것입니다.) [2004/05/07]
제리김™ jayes/제 생각에는 컨테이너선을 미래에서 끌고 온다고 가정했을떄
컨테이너 박스들은 그대로 고철더미가 되 버립니다. 그래서 저는 수백개의
컨테이너자체의 부피도 만만치 않은만큼 컨테이너 선보다는 살물선을 개조해서
끌고오는게 더 낫지않을까 생각합니다.
[책에서 나오는 30만 톤급 컨테이너선은 지금 현재 지구상에 없는 배입니다. 너무
거대하기 때문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서 만들지 않는다구 하네요. 그런데, 출판된
책에서는 "시간원정을 계획하면서 30만톤 컨테이너선을 급히 건조했다" 라고
나옵니다. 당연히 소설 상의 허구지요...^^;; 그리고 책을 자세히 보신 분들은
기억하실 겁니다. 30만톤 급 컨테이너선의 화물은 컨테이너에 실려서 온 게 아니라
가로, 세로 2미터의 나무 궤짝에 실렸습니다. 당연히 사용하기 곤란한 컨테이너는 안
들고 왔답니다.]
간단하게 독자들의 의문 사항에 대한 답변을 드렸는데 의문이 해소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오늘 연재분에 나오는 이괘교는 백련교의 한 분파입니다.
그리고, 이괘교는 나중에 의화단의 난에서 한 축을 담당합니다. 또한 당시 이괘교의
제례의식과 주문은 여러 자료를 토대로 제가 재구성한 겁니다. 따라서 약간 실제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근데, 거의 비슷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 다음 연재는 목요일 밤에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__)
대한제국기(大韓帝國記)-112 달은 천(千) 개의 강에 비치고...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