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저기 앞에 있는 짜리 몽땅한 놈과 그 옆에 놈이다. 방위 1-3-5. 거리 4200.
1번 어뢰는 짜리 몽당한 놈!"
"방위 1-3-5! 거리 4200!"
유응모는 홍현태의 말을 받아 어뢰실과 조타수에게 알렸고, 이어서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승무원들의 능숙한 반응에 흡족한 웃음을 흘리던
홍현태는 즉시 명령을 내렸다.
"1번 어뢰 발사!"
"1번 어뢰 발사!"
잠수함이 약간 진동하는 느낌이 들더니 발사관을 빠져나간 한 발의 어뢰가 목표한
적함을 향해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한-1 잠수함에서 사용하는 청상어 어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개발한 G7a형 어뢰를 바탕으로 개발한 어뢰이다. G7a형 어뢰는
최고속도 44노트에 14km의 항속거리를 자랑하며, 300kg에 이르는 고폭탄을 장착한
엄청난 어뢰다. 21세기의 잠수함전이라면 당연히 각 개별 함선 당 두 발의 어뢰를
발사하였을 것이나, 지금은 19세기였다. 수중에서 무언가가 자신들을 공격할
가능성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을 시기였고, 그에 대한 대비도 없던 시대였다. 또한,
4인치에서 6인치에 이르는 중장갑을 덕지덕지 두른 장갑함일지라도 수면 위로
드러나는 부분만 장갑을 둘렀을 뿐 수면 아래 부분은 그저 목조일 뿐이었다. 300kg에
이르는 엄청난 어뢰면 한 발로도 충분히 지금 시대의 장갑함쯤은 두 동강이 낼 수
있었다. 홍현태는 그 점을 생각하고 단 한 발의 청상어 어뢰를 발사했다. 단 10기의
어뢰만을 수납할 수 있는 한-1 잠수함에게 있어서 어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문제였다. 홍현태는 1번 어뢰가 발사관을 빠져나가자 다음 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