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한 제국기-205화 (205/318)

31.

구야강의 방어선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려오자 전부강(田部江)에 매복하고 있던

해병여단 보군 2연대 3대대의 군사들도 일제히 박격포를 방포하기 시작했다. 전부강

계곡으로 들어선 왜놈들은 기껏해야 5000명 정도의 인원이 전부라고 했다. 20문의

81mm 박격포가 발사되는 것과 동시에 2정의 K-4 고속 유탄발사기, 그리고 12정 씩의

유탄발사기와 한-4198식 기관총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한식보총도 빠지지 않았다.

[퐁! 퐁! 퐁! 퐁! 퐁! 퐁! 퐁! 퐁! 퐁! 퐁! 퐁!]

[퉁! 퉁! 퉁! 투둥! 투두둥! 퉁! 퉁! 퉁! 투두둥!]

[땅따따따다다다다당! 땅따따다당! 땅따다다다다당!]

[빵! 빵! 빵! 빵! 빠방! 빠방! 빵! 빠바방! 빵! 빠방! 빵! 빵!]

엄청난 굉음과 함께 무지막지한 총포탄들이 죠슈군 별동대를 휩쓸기 시작하면서

구야강 방어선에서와 같은 아비규환이 연출되기 시작했다. 수많은 비명 소리가

꼬리를 물고 이어졌으며 죠슈군의 5천 별동대 군사들이 속절없이 쓰러져 갔다.

변변한 저항도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던 5천 별동대는 힘없이 무너지기

시작했는데, 그런 죠슈군 군사들의 쓰러짐에 가속도를 붙이는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예비로 돌려져 있던 마군연대 3대대 군사들이 일제히 참호선을 박차고

뛰쳐나온 것이다. 조희순 중령이 이끄는 마군연대 3대대는 참호선을 뛰어넘기 전

한식보총을 일제 방포한 후에 마편곤(馬鞭棍)을 빼어들고 군마를 몰아 뛰쳐나갔다.

이렇게 참호선을 넘어 뛰쳐나가는 마군연대 3대대 군사들은 마치 지옥의 악귀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얼굴에는 검댕을 덕지덕지 발라 위장을 한 상태에서, 두 눈의

날카로운 인광(燐光)이 살아있는 모든 것을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번뜩이는 모습은,

제 정신을 가진 상태에서 봐도 오금이 저릴 정도인데, 조선군의 일제 방포를 당한 후

전열이 무너진 상태의 죠슈군 군사들에게는 지옥의 악귀처럼 비춰졌다. 아니, 정말로

지옥의 악귀였다. 거의 1Km 이상 떨어져 있는 죠슈군 군사들은 조선군 마군대대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오줌을 지리는 군사들이 속출하고 있었다.

"대대! 돌겨어억!"

"우와와와와와와!"

"죽여라! 왜놈들을 죽여라!"

마군이 이렇게 우레와 같은 함성을 지르면 참호선을 넘어 뛰쳐나가자 보군 2연대

3대대의 군사들도 그대로 참호선을 박차고 뛰쳐나왔다. 이 여세를 몰아 그대로 적을

들이쳐 확실한 승기를 잡을 심산이었다.

"대대 착거엄! 대대 구보진형으로---"

[착! 착! 착1 착!]

"뛰어--- 갓!"

[착! 착! 착! 착!]

일시에 6백에 이르는 군마와 군사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앞으로 내달리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기다란 마편곤을 [붕붕붕] 소리내며 휘두르고 달려가는 마군대대의

모습은 가히 질풍노도와도 같았다. 1Km 이상 떨어져 있는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졌다.

간간이 죠슈군 군사들이 총탄을 방포하는 소리도 들렸지만 마군대대에게 피해를

주지는 못하였다. 그리고 그런 경미한 응사에 겁을 집어먹고 돌격을 멈출 마군대대도

아니었다. [두두두두] 지축을 뒤흔들 것 같은 말발굽소리와 [붕붕붕]하고 울리는

마편곤 소리는 아직까지 살아남은 죠슈군 군사들에게 초혼곡(招魂哭)이나 진배없었다.

말 그대로 혼을 부르는 곡소리였다.

마군연대 3대대장 조희순은 무술의 달인이다. 구 훈련도감(訓練都監)에서 파총(把總)

의 자리에 있으면서 훈련도감 군사들의 무술 교관 노릇까지 하던 인물이었다. 비록

남한산성의 친위천군 군관 교육, 훈련기간 동안 천군의 최현필과 한수길에게

무참하게 작살난 적이 있다고는 하지만 타고난 무술 실력이 어디로 달아나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그때보다 더 실력이 늘었다고 봐야할 것이다. 한수길에게

개쪽을 당하고 난 뒤 절치부심하여 실력을 기르기를 얼마이던가. 같은 마군연대의

대대장으로 있는 최현필, 그리고 대정원에 근무하는 한수길과는 그 뒤로 허교(許交)

하는 사이가 되었다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붉어지는 조희순이었다.

조희순이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죠슈군 왜놈들과의 거리는 손에 잡힐 정도로 좁혀져

있었다. 이제는 왜놈들의 움직임 하나 하나가 눈에 선명하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흐야압!"

[부우웅!]

[퍼억! 크악!]

조희순은 눈앞에서 엉거주춤한 상태로 총을 들고 있던 왜놈의 머리를 그대로 작살낸

뒤 다른 대상을 물색했다. 이번에는 창을 꼬나 쥐고 달려오는 놈이 눈에 띄었다. 그

왜놈은 겁을 잔뜩 집어먹고 있었지만 비겁하게 달아나거나, 엉덩이를 하늘로

치켜들고 숨거나 하지 않았다. 떨리는 목소리로 비명인지 기합인지를 넣고 달려오는

품새가 그럴 듯 했다.

"이야앗!"

"하야아앗!"

[씨이잉!]

[부우웅! 땅! 씨잉!]

[퍽! 켁!]

제법 우렁찬 기합을 넣고 창을 찌르던 왜놈은 조희순이 마편곤을 휘둘러 창을 쳐내고

그 여세를 몰아 1척 6촌에 이르는 자편(子鞭 쇠도리깨)으로 대가리를 봐숴버리자 채

비명을 다 토하지도 못하고 죽고 말았다. 이렇게 한 놈을 더 저 세상으로 보낸

조희순의 움직임은 거칠 것이 없었다. 적토마(赤 馬)가 몽골마로 바뀌었고,

방천화극(方天畵戟)이 마편곤으로 바뀌었을 뿐이지 여포(呂布)가 환생한 것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이리 뛰고 저리 날뛰는 모습이 가히 여포와 진배없었다. 순식간에

예닐곱 명의 왜놈을 황천으로 인도한 조희순은 변변하게 저항하는 왜놈들이 더 이상

보이지 않자 큰소리로 외쳤다.

"모두들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 항복하는 자의 목숨을 보장한다!"

"모두들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 항복하는 자의 목숨은 보장한다!"

어눌한 왜국말로 조희순이 외치자 마군대대의 군사들도 이미 배워두었던 왜국말을

외치기 시작했다. 죠슈군의 살아남은 군사들은 태반이 죽거나 다쳤기에 그런 말을 할

필요도 없었지만 그래도 일부 저항의 의사를 표시하고 있던 군사들은 조희순과

마군대대 군사들의 외침이 있자 주저 없이 무기를 버리기 시작했다. 왜놈들이 하나둘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기 시작하고, 뒤 따라 오던 보군대대의 군사들이 속속 도착하자

조희순은 새로운 명령을 내렸다.

"마군대대는 속히 진형을 갖추어라! 우리는 퇴각하는 적의 본진을 들이칠 것이다!"

"대대! 돌격 진형으로 집합!"

휘하의 중대장 하나가 큰 소리로 군사들을 불러모으는 모습을 보면서 조희순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현필이 이 친구는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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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입니다. 지난 토요일부터 몸살기가 있더니 그때부터 지금까지 저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증정본 이벤트에 선정된 독자들께 책을 보냈습니다.

받아보셨는지 모르겠군요. 여기서 잠깐 안내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大韓帝國記의

장르는 모든 분들이 아시는 것과 같이 대체역사소설입니다. 그러나 책은 퓨전 판타지

소설이라는 장르로 출판되었습니다. 이유는 大韓帝國記가 서점용이 아닌 대여점용

책으로 출판된 까닭입니다. 사실 출판사 측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大韓帝國記를 좋게 평가하고 있던 마루출판사에서는 大韓帝國記를 서점용으로

출판하여 독자에게 떳떳하게 선보일 생각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인터넷 소설이

서점용으로 출판되고 나서 성공한 사례가 극히 드뭅니다. 몇몇 유명작을 빼놓고는

5천부는 커녕 4천부 팔기도 힘든 실정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게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의향을 묻기에 제가 그냥 대여점용으로 출판해도 상관없다고 했습니다.

어차피 저의 大韓帝國記라는 책이 일반 독자들에게까지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도

아니고, 인터넷 소설 매니아들을 위한 글임에 분명한데, 서점용이라는 명함을 단다고

해서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이왕 책으로 출판한 바에야 좀 더 많은 독자들이

볼 수 있는 대여점용으로 출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구요. 그러나 여기에서 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뭐냐? 바로

장르의 구분입니다. 솔직히 대여점을 주름잡고 있는 장르는 단연 판타지 소설이고,

판타지 소설이 아니면 대여점에서도 책을 들여놓는데 난색을 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퓨전 판타지라는 장르를 내세우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도

후회하는 마음은 없습니다. 어차피 인터넷 소설이라는 것이 비주류 문학이고,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인 현 상황에서, 그리고 처음 글을 써보는 초보작가의 입장에서

좀 더 많은 독자들이 大韓帝國記를 감상할 수 있는 폭 넓은 기회를 제공하자는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처음부터 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처음에는 기기 시작하다 걸음마를 배우는 과정을 겪어야겠지요. 그런 점에서 저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좀 더 많은 독자들과의 만남을 가졌으면 하는 작은 소망뿐입니다.

잠시 넋두리를 했습니다. 혹시나 의문을 가진 독자들이 있었다면 의문을 푸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같은 넋두리를 적었습니다. 이해해 주시구요.

아직까지 이벤트에 선정되신 분들 중에 주소와 연락처를 보내지 않은 분들이

계십니다. 다음 연재까지 주소와 연락처가 도착하지 않으면 부득이하게 후보

독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겠습니다. 그러니 빨리 주소와 연락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리스타트님, 건담이님, 하늘을 향해님, 꼬마 수병님, 이 글 보시면 바로

메일 보내주세요. ^^

P.S : 그리고 댓글 올리신 분들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답니다. 행여 제가

댓글에 대한 답변 안 달았다고 원망하지 마세요. 저는 항상 독자들의 사소한 댓글에

감사하는 평범한 사람이랍니다. ^^

대한제국기(大韓帝國記)-94 높은 산 깊은 골...11

지난 회 글에서 김종오 대위의 임시 박격포대대의 일제 방포에 대해 잠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박격포의 일시 방포는 그리 쉬운 것이 아니라고 하네요. 그리고

60mm 박격포가 퐁! 퐁! 하는 소리를 내지 81mm 박격포는 상당히 우렁찬 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박격포 사격 장면은 나중에 바로 잡겠습니다. 좋은 정보 주신

wonwin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__)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립니다. 몇 몇 독자들이 소총의 사정거리를 언급하면서 어떻게

갑옷을 입은 장수를 1Km가 넘게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갑옷 입은 장수를

쓰러트릴 수 있느냐 하는 의문을 표시한 독자들이 있었습니다. 한식보총의 최대

사거리가 2743.2m이고 유효 사거리가 731.52m인데 1Km 조금 넘게 떨어져 있는 적을

쓰러트리지 못할리 없습니다.

그리고 유효사거리의 개념은 한국군이 쓰고 있는 방탄모를 꿰뚫을 수 있는 거리를

말하는 것인데, 당시 왜국의 갑옷이 현대 한국군의 방탄모보다도 더 방어력이

좋았을까요? 아무리 왜국 갑옷의 흉갑이 강력하다고 해도 현대 한국군의

방탄모보다는 약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리고, 설사 흉갑이 강력해서

한식보총의 총탄이 꿰뚫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좌우 양쪽에 매복하고 있던 2연대

군사들에게 당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참고로 19세기 말이나 1차대전, 2차대전에

사용되던 소총의 대부분은 유효사거리가 지금 같이 짧지 않았답니다. 지금이야

전장이 짧아져서 유효사거리도 짧아졌지만, 당시에는 돌격소총이 나오기 전입니다.

전장도 지금보다 훨씬 길었고, 당연히 소총의 사거리도 지금 소총보다 훨씬

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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