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한 제국기-128화 (125/318)

8.

지난 10월 13일에 조선군관 출신의 무관 이민화를 대동하고 교또에 잠입한 박지현은

이민화가 사쓰마번 무사들의 복장을 구하러간 사이 여관 이케다야(池田屋)의

다다미방에 홀로 누워 자신에게 배당된 인물들의 명세표를 훑어보고 있었다.

"흠... 이와꾸라 도모미 (岩倉具視, いわくらともみ) 1825년에 태어나 1883년에

사망하는 막부의 공경출신(公卿出身) 고관(高官). 왜왕가(倭王家)와 막부의

도꾸가와가(德川家)와의 혈맹을 위해 화관강가(和官降嫁)의 계책(計策)을 주장하여

장군(將軍) 이에모찌의 누이를 왜왕에게 시집보냄. 호... 제법인데... 그러나

반대파들의 탄핵을 받고 실각(失脚), 그리고 교또 북쪽에 위치한 다나까 마을에 은거,

후에 존왕토막파(尊王討幕派)와 맺어져 왕정복고(王政復古)를 실현(實現). 신정부(

新政府)에 참여(參與), 우대신(右大臣) 등 역임(歷任). 1871년 전권대사(全權大使)로

구미시찰(歐美視察). 귀국(歸國) 후, 정한론(征韓論)에 반대(反對). 흠정헌법(

欽定憲法)의 방침(方針)을 정하고, 왜왕재산(倭王財産)의 충실(充實)에 진력(盡力).

음... 꽤 화려한 변신을 하는 자로군..."

지금 박지현이 훑어보고 있는 명세표에는 이와꾸라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담겨져

있었는데, 조선 무관들이 그동안 조사한 자료에 천군에서 보유한 슈퍼컴퓨터에서

가져온 역사적인 자료까지 합쳐진 것으로 암살 대상자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와꾸라는 처음에는 막부에 충성하는 막부의 개나 다름없던 자였는데, 그가

주장했던 화관강가의 계책이란 다름 아닌 어린 장군 이에모찌의 누이를 왜왕에게

시집보냄으로써 막부와 왜왕가와의 화친을 도모하고 막부를 토벌하려는 존왕양이파의

움직임을 견제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결국 이와꾸라의 화관강가의 계(計)는

성공하여 왜왕이 막부에 반대하는 죠슈번 공경들에 대한 교또 출입금지의 칙어(勅語)

를 내리게 되고, 그것은 결국 하마구리 어문의 변으로 이어지게 되니, 이와꾸라의

화관강가의 계는 왜국 정치사에 있어서 엄청난 술수로 작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던 이와꾸라도 열흘 붉은 꽃(花無十日紅)이 없다는 말처럼 이제는 실각하여

은거지(隱居地)에서 말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이와꾸라가 이렇게 쓸쓸하게

은거생활을 한다고 해서 그의 머리가 녹슨 것은 아니었다.

실각한 이와꾸라는 정치적 부활을 꿈꾸며 하나의 계책을 더 생각하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사쓰마와 죠슈번의 동맹과 왕정복고의 계(計)였다.

이와꾸라가 생각하는 사쓰ㆍ죠 동맹은 양(兩) 번(藩)의 엄청난 무력을 배경으로 점점

힘이 쇠잔해져 가는 막부에게 압력을 가하여 결국 막부가 가진 모든 권력을 왜왕에게

평화적으로 이양하는 왕정복고의 계로 이어지게 되는데, 막부의 일부 중신들까지도

이와꾸라의 이런 계책에 찬성할 정도로 매력적인 것이었다.

"가만둬서는 안될 놈이군... 그냥 편안하게 말년을 보낼 것이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여 저승길을 재촉하다니..."

박지현이 이렇게 혼잣말을 하고 있는데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그 기척을 느끼자마자 박지현은 이불 안에 숨겨놓은 자신의 검으로 손이 가는데,

밖에서 들린 인기척에서 살기가 느껴지지 않자 살그머니 그 손을 뺐다.

잠시 후 다다미방의 미닫이문이 스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열리고 한 사람이

들어오는데 바로 이민화였다.

"어서 오세요, 형님. 어떻게 물건은 구하셨습니까?"

"응, 다행히 구 할 수 있었네..."

이민화는 이렇게 말하고 옆구리에 끼어있는 보퉁이를 내려놓으며 앉았다.

그 보퉁이에는 이민화가 교또의 사쓰마 번 면직물 가게에서 구한 하까마와 하오리가

들어 있었는데, 그 옷들에는 사쓰마번의 문장(紋章)이 양쪽 소매에 달려 있는 것이

영락없는 사쓰마번의 무사들이 입는 옷이었다.

"오... Good, 정말 좋은데요."

"그래?"

"예, 정말 마음에 듭니다."

이민화와 박지현은 이미 왜국에서 생활한지가 1년이 넘었기에 왜국 옷을 입고

생활하는 것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였으며, 머리도 산발하여 길었기 때문에 영락없는

왜국의 낭인 무사와 같았다.

"그런데 지금 출발할 텐가?"

"지금 가죠. 어차피 이놈의 은거지에는 감시하는 신선조(新撰組)의 하급무사 둘밖에

없는 것을 확인되었으니 굳이 망설일 이유가 없지요."

"그럴까...?"

"형님도 어서 옷을 갈아입으세요. 오늘 안으로 마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알았네..."

이민화는 제독검(提督劍)의 달인으로 특히 살기(殺氣)를 안으로 갈무리하는 상태에서

뽑아져 나오는 그의 제독검 솜씨는 조선세법(朝鮮勢法)의 전승자인 박지현마저도

인정하는 정도였다. 이민화는 왜국에 오기 전에 남한산성의 친위천군에게서 잠입과

탈출, 암살에 대한 특수훈련을 수련했기에, 나가사끼 주재 조선공사관의 무관으로

파견 나올 수 있었다.

물론 그의 솜씨가 검을 제외한다면 전반적으로 천군에게는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믿을만한 수준이었다.

밖에는 장대비가 내리고 있었다.

미리 준비한 우장(雨裝)과 큼지막한 삿갓을 쓴 두 사람은 교또 시내를 가로질러

북쪽으로 향했다. 교또 교외에 있는 다나까 마을까지는 어른의 걸음걸이로 약 한

시간 정도만 가면 되기에 쏟아지는 비를 무릅쓰고 길을 재촉했는데, 다나까 마을의

초입에 도착할 때쯤에는 쏟아지는 빗줄기가 더욱 굵어져 완전히 폭우(暴雨)로 변하고

말았다.

이와꾸라가 은거하고 있는 오두막으로 향하는 대나무 숲에 박지현과 이민화가 도착한

때는 교또를 떠난 지 한시간 만인 중화참이었다. 교또 시내를 떠나올 때 미리

준비해온 찹쌀떡(모찌항)을 꺼내 간단하게 요기를 한 두 사람은 먼저 신선조의

하급무사들이 번(蕃)을 서고 있는 초막(草幕)으로 접근하여 그 무사들을 없애기로

하였다.

비가 오는지라 나막신을 신은 관계로 행여 소리가 날까 우려하여 박지현과 이민화는

나막신을 벗고 버선발로 조용히 접근했다.

신선조의 하급무사 둘은 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대비를 피하기 위해 초막 안으로

들어가 있었는데, 안에서 모닥불을 피우는지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초막으로의 접근은 박지현이 먼저였다.

천천히 발걸음을 죽이며 초막까지 접근한 박지현은 안으로 고개를 살짝 내밀어서

확인하였는데 신선조의 하급무사 둘과 사쓰마번의 옷을 입고 있는 또 다른 무사 둘이

모닥불을 중심으로 앉아서 고구마를 굽고 있었는데, 누구도 박지현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박지현은 일이 너무 싱겁다는 생각을 하며 오른손에 들고 있던 소음기가 달린

권총으로 차례로 네 명의 무사를 쏘아 간단히 처리하고는 이민화에게 신호를 했다.

이와꾸라가 은거하고 있는 오두막은 마을의 외곽에 있는 대나무 숲 한가운데 있었다.

이와꾸라의 오두막은 비가 잦고 습기가 많은 왜국의 기후를 생각해서인지 땅위에 한

자 정도 떠 있는 그런 집이었다. 한 쪽에는 지붕이 씌워져 있는 우물이 하나

있었는데, 물맛이 좋기로 인근에 소문이 자자한 우물이었다. 가끔 자신의 오두막을

방문하는 지사나 낭인들에게 이와꾸라 자신이 직접 우물의 물을 길어다가 손수 차를

끓여주기도 하는 그런 우물이었다.

지금 그 이와꾸라의 오두막에는 번쩍이는 대머리에 듬성듬성 자라 있는 특유의

머리를 자랑하는 이와꾸라와 거구의 한 사내가 고다쯔를 사이에 두고 무슨 얘기를

심각하게 하고 있었다. 야구라라고 부르는 네모난 상 밑에 작은 화로를 설치한

고다쯔는 온돌이 없는 왜국에서 겨울을 나기 위한 일종의 난방기구인데 그 야구라

위에 이불을 덮고 그 고다쯔 사이에 발을 모으고, 차를 마시면서 얘기하는 두 사람은

다름 아닌 이와꾸라와 사이고 다까모리였다.

대머리의 이와꾸라는 평소에는 자신의 머리 모양을 혐오해 수건을 두르고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늘은 어찌된 영문인지 민 대머리에 듬성듬성 난 머리털을 그대로

내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덩치가 산만한 사이고가 앉아 있었다.

"이미 죠슈번에 대한 정벌은 대세입니다. 저의 힘으로는 그것을 거스를 수가

없습니다."

"이보게 사이고 군(君), 이대로 막부의 죠슈 정벌이 성공한다면 다시는 존왕양이의

기치를 세우기 어려울 지도 모르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우리 번에서는 죠슈 정벌에 참여하기로 결정을

보았습니다. 저에게는 그런 번주와 번주를 둘러싸고 있는 번의 중신들을 거스를 힘이

없습니다."

"그러니, 내가 이렇게 자네에게 얘기를 하는 것 아닌가... 정 그렇게 죠슈번 정벌이

대세라면 자네만이라도 이 일에서 손을 떼게. 그리고 죠슈의 가쓰라를 한 번 만나봐.

자네와 가쓰라가 손을 잡을 수만 있다면 이 나라를 막부의 손에서 구할 수 있을 걸세.

.."

사이고의 우람한 체구와는 반대되는 가냘프고 작은 체구에 약간은 우락부락한 인상의

이와꾸라는 이렇게 시종일관(始終一貫) 사이고에게 죠슈번 정벌에서 몸을 뺄 것을

권유하고 있었다. 권력의 자리에서 밀려난 뒤로 나름대로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터득한 이와꾸라는 마침 사이고가 자신에게 문안인사를 여쭙는다는 명목으로 찾아온

것을 기회 삼아 사이고에게 이렇게 권유하고 있었는데, 그가 보기에 만약 죠슈번에서

끝까지 막부에게 굽히지 않고 저항한다면 죠슈번의 양이 지사는 물론이고 번의

존립마저도 위태로울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여

어떻게든 그것만은 막아보겠다고 사쓰마번의 실력자인 사이고를 끈질기게 설득하고

있었다.

사이고도 나름대로는 이와꾸라의 말에 공감하고 있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사쓰마번과 죠슈번이 대대로 앙숙이었다가, 지지난해와 지난해에

있었던 8.18 정변과 하마구리 어문의 변을 계기로 도저히 화해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죠슈번이 무너지게 되는 경우에 정국의 주도권은 막부의

손에 쥐어지게 된다는 것을 사이고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방법이 없었다.

자존심 강한 죠슈번의 무사들이 막부에게 항복을 표시하지도 않을 것이며,

참관교대를 시행하는 일은 죽어도 없을 것이었다. 그리고 이와꾸라는 죠슈번의

실력자 가쓰라를 만나보라고 하였지만 그것도 문제가 있었다.

죠슈번에서 그토록 이를 갈고 있는 사쓰간(薩奸). 아이적(會賊) 중 사쓰간의 중신인

자신을 가쓰라가 만나줄 지도 의문이었고, 설령 만난다 할지라도 숙적(宿敵)인

죠슈번의 중신과 사쓰마번의 중신이 만나는 것이 행여 들통이라도 나게되면 서로의

정치 생명은 끝날 수도 있었다. 양 번의 과격지사들이 두 사람을 싸잡아서 공격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이래저래 이와꾸라와 사이고의 속은 타 들어가고 있었다.

이렇게 두 사람이 갑론을박(甲論乙駁)하고 있는데 갑자기 꽝하는 소리와 함께

출입문이 활짝 열리면서 두 사람의 건장한 사내가 안으로 뛰어들어 왔다. 바로

박지현과 이민화였다.

두 사람의 불청객(不請客)이 뛰어들자 사이고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고, 옆에

놓여있는 자신의 왜도(倭刀)를 움켜쥐고 야구라를 박차며 일어섰다.

뚱뚱하면서 우람한 체구와는 어울리지 않는 번개같은 몸놀림이었다.

"네놈들은 누구냐? 자객(刺客)이냐?"

체구에 걸 맞는 쩌렁쩌렁한 목소리의 사이고가 이렇게 말하며 칼을 겨누자 박지현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왼손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후비며,

"야! 이 미련 곰탱이 같이 생긴 놈아! 조용히 좀 말해라, 생긴 것도 곰 같은 게 하는

짓도 곰 이네..."

박지현이 이렇게 왜국말로 말하며 자신의 약을 올리는 데도 사이고는 냉철했다.

우선 두 사람의 몸가짐이 예사롭지 않았으며, 어디서 구했는지는 몰라도 사쓰마번의

옷을 입고 있는 것도 이채로웠다. 비록 우장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드러난

소매 깃에 새겨져 있는 문장은 자신의 번 문장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겨누고 있는 권총이 분명해 보이는 것도 눈에 띠였는데 시커먼 총신에 역시 시커먼

원통형의 잘록한 뭔가가 끼워져 있는 것이 생전 처음 보는 물건이었는데, 그 동그란

총구가 자신을 겨누고 있다고 생각하니 저절로 오금이 저려왔다.

"당신이 이와꾸라요?"

"그렇다. 내가 이와꾸라다. 너희들은 누구냐?"

"아... 그것까지는 알 것 없고..."

박지현은 이와꾸라에게 말을 걸다가 다시 사이고에게 말을 걸었다.

"근데 너는 누구냐? 생긴 것을 보아하니 완전히 한 마리 곰 같은데...?"

사이고는 분노가 치솟았으나 두 개의 권총이 자신을 겨누고 있는 한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최강(最强)의 왜국 검법이라는 시현류(示現流)를 수련한

사이고였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달리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기술이라고는 오로지 정면 가르기 하나밖에 없는 시현류였지만 왜국의 무사라면

누구라도 그런 시현류의 정면 가르기를 경시하지 못하였으니, 천연이심류의 달인이자

막강(莫强) 신선조의 국장인 곤도 이사미(近藤 勇) 조차도 시현류를 경원(敬遠)하여

휘하의 조원들에게 '시현류의 첫 공격은 막지 말고 피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말과 같이 시현류의 첫 공격이 피하기 쉬웠다면 최강의 검법이라는 칭호를

받을 수도 없었을 것이고 시현류를 수련한 사쓰마 무사들을 두려워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시현류는 '원규(猿叫)'라고 불리는 "캭"하는 소리의 독특한 기합을 지르며 상대방의

넋을 빼놓으며 한순간에 승부를 보는 검법으로 그 캭하는 소리를 듣는 어지간한

사람은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순간적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고 한다.

사이고는 그런 시현류를 어릴 때부터 수련한 사람이었다.

비록 사까모도 료마나 곤도 이사미처럼 절정에 도달할 정도로 수련을 하지는

못하였지만 어지간한 무사들은 상대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 사이고였으나,

지금같이 총구를 앞에 둔 상황에서는 달리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박지현의 물음에 사이고는 순순히 자신의 이름을 말한다.

"나는 사쓰마의 사이고 다까모리라고 한다."

"어... 당신이 사이고인가?"

박지현의 놀라는 모습을 본 사이고는 순간적으로 그의 주의가 흐트러지는 것을

느끼고 "캭"하는 시현류 특유의 원규를 내 뱉으며 칼을 뽑고 달려들었다.

그러나 사이고는 박지현을 잘못 보았다.

천군 중에서도 가장 검(劍)에 능숙한 박지현에게 겁 없이 칼을 빼고 달려든 것은

사이고의 실수였다. 박지현은 순간적으로 검을 쓸까 하다가 그냥 인정사정 보지 않고

방아쇠를 당겨버렸다. 이미 상대가 사이고인 것을 확인한 이상 괜한 호기심을 내세울

이유가 없었다.

우선은 임무가 먼저였다.

슝하는 소리와 함께 사이고의 거구가 저항다운 저항 한 번 하지 못하고 쓰러지자

이민화 역시 미련 없이 이와꾸라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이민화가 쏜 총은 정확히 이와꾸라의 이마 한 가운데 구멍을 내고 한 순간에 그의

숨통을 끊었으니, 이렇게 이와꾸라를 암살하기 위해서 다나까 마을까지 온 두 사람은

뜻하지 않게 사이고까지 처치하게 되자 기분이 좋았다. 어차피 다른 조에서 사이고를

맡기로 했었지만 누구 손에 의해 죽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여우를 잡으려 왔다가 곰까지 잡게 되었군...."

"그러게 말입니다. 쩝...가시죠, 형님."

"그러지..."

폭우는 어느새 그쳐 사위는 적막하기 이를 데 없는데 이와꾸라의 오두막에는

사이고와 이와꾸라의 차가운 시체만이 남아 있을 뿐... 아무도 그들의 죽음을

알아주지 않았다.

대한제국기(大韓帝國記)-64 밝아오는 아침의 나라...4

..

버그 자수하겠습니다.

지난 회에 이와꾸라가 시행했던 화관강가(和官降嫁)의 계책은 왜왕과 장군

이에모찌의 누이와의 혼인이 아니라 왜왕의 누이와 장군 이에모찌와의

혼인이었습니다. 강가라는 말의 뜻이 높은 지체의 처녀가 그보다 낮은 지체의

사람에게 시집가는 것을 말한다는 것을 깜빡했습니다. 그리고 박지현과 이민화가

각각 한발만 발사하여 사이고와 이와꾸라를 죽이는데 확인사살까지 하는 것으로

이해를 해 주십시오. 처음에는 그 장면을 넣을 까도 하다가 그냥 넘어갔는데

아무래도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이해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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