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한 제국기-89화 (87/318)

84.

조선에서 서원철폐령과 군역의 개혁 등의 여러 가지의 일로 바쁘게 돌아가는 동안

나가사끼의 쥬신상사도 결코 한가하지만은 않았다.

전준호와 정운두가 지난 2월에 조선에서 가져온 자기(瓷器), 백지(白紙), 천일염(

天日鹽), 면직물(綿織物) 등은 이미 모든 물건이 동이 난 상태였다.

백지와 천일염, 면직물 등은 그 뛰어난 품질로 이미 왜국에 있는 중간 도매상으로

넘겨졌으며 서양상인을 겨냥한 자기 역시 우수한 디자인과 품질로 많은 호평을

받으면서 일찌감치 모든 물량이 동이 나고 말았다.

이미 전준호는 막부의 기선 편으로 서울에 있는 선우재덕에게 새로운 물품을

주문한지 오래며 그 주문서에는 쥬신상사가 대금으로 받은 왜국의 금과 쥬신상사가

판매를 시작한 물품에 대한 각 국 상인들의 반응과 개선할 점이 빠짐없이 들어가

있었다.

서울에 있는 선우재덕은 전준호의 주문서와 건의를 받아들여 새로운 물건을 만들고

주문량을 조달하자면 밤을 새도 모자랄 판이었다.

또한 전준호는 막부의 기선 편으로 왜국에서 수입한 물품과 대금으로 받은 금을

조선으로 수송하였는데 막부에서는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조선을 거스르지 않으려는

배려로 쥬신상사만을 위한 무역선을 제공하기에 이른다.

전준호는 이미 나가사끼의 조선 공사관에서는 독일과의 정식 수교를 염두에 둔

회담이 윤정우 조선공사와 브란트 독일영사간에 진행이 되었기에 그동안 충분한

수량이 확보되지 못해 애를 먹었던 여러 가지 공작기계 설비의 주문도 독일 측에 해

놓은 상태였다.

본국의 훈령을 받기 위해 상해로 간 브란트영사가 돌아오고 정식으로 조선과 독일이

수교를 한다면 조선에게 돌아올 막대한 이득을 생각하니 절로 가슴이 벅차 오르는

전준호였다.

지금 전준호는 나가사끼 주재 막부 행정청의 행정관 실에 와 있다.

아침에 정운두와 토마스를 사가현 우레시노로 떠나 보내고 오전 일과를 마친

전준호는 점심을 먹고 오후가 되자 하시마섬의 매입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막부의

나가사끼 행정청으로 왔다.

시종 격으로 왜인 종업원 하나만을 대동한 단출한 방문이었다.

전준호가 막부의 관료의 영접을 받으며 행정관 실로 들어갔는데, 이미 막부의

행정관은 자리에서 일어나 전준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전준호씨."

"반갑습니다. 행정관님."

전준호는 이렇게 인사를 나누고 행정관이 권한 소파에 앉았다.

왜국에서 가장 개화한 나가사끼의 막부 행정관 실답게 나무로 된 마루 바닥에는 고급

양탄자가 깔려 있었고 두 줄로 늘어선 영국 풍의 소파는 푹신했다.

"자 한 번 살펴보십시오. 이게 바로 하시마섬의 토지대장이고요, 이것은

매매계약서입니다."

나가사끼 행정관이 내민 서류는 두 종류였는데 하나는 하마사섬의 토지대장과 나머지

하나는 청국말과 영어로 쓰여진 매매계약서였다.

행정관이 내민 서류를 꼼꼼히 살핀 전준호는 서류를 내려놓으며 이렇게 말한다.

"모든 것이 정확하군요."

"그렇지요. 헌데 대금지급은 어떤 식으로 하시겠습니까?"

"행정관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말씀해 보시지요. 청국 관은(官銀)으로 지급 받기를

원하십니까? 아니면 현물을 원하십니까? 어떤 것이든 원하시는 대로 지급하겠습니다."

전준호가 이렇게 말한 이유가 있었다.

그냥 편하게 청국의 관은으로 지급해도 되었지만 전준호가 알고 있는 앞에 있는

막부의 나가사끼 행정관의 본가(本家)는 에도(京都)에서 이름난 상인 집안이었다.

이미 쥬신상사의 물품을 상당수 매입한 전력이 있는 행정관의 본가에서는 지난번에

매입한 천일염과 백지, 면직물들이 에도와 오사까 등지에서 아주 대 호평을 받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원래가 조선에서 건너온 상품이라면 사족을 못쓰던

왜인들이었으나 이번에 쥬신상사가 수출한 상품들에 대해서는 그 열광의 정도가

심했다.

기존의 종이에서는 볼 수 없었던 눈처럼 하얀 색상과 질기기는 일반 종이의 몇 배나

되는 백지는 그 값이 일반 종이의 두 배에 이르는 대도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고, 그것은 천일염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었다. 일반 소금에 비해 색깔도

순백의 깨끗한 색을 자랑하는 대다 일반 소금의 세 배에 이르는 천일염의 염도(鹽度)

는 그 빛깔과 염도에서 기존의 소금이 댈 바가 아니었다.

면직물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다.

촘촘하게 짜여진 면직물은 질기기가 말할 수 없었고, 그 표면에 세겨진 섬세한

조선의 전통 봉황문(鳳凰紋)과 이화문(梨花紋), 장수를 상징하는 십장생문(十長生紋)

과 귀갑문(龜甲紋), 다산(多産)을 상징하는 포도문(葡萄紋) 등의 문양이 새겨진

면직물들은 이미 에도와 오사까의 상류층 사이에 회자(膾炙)되면서 그 명성을

쌓아가고 있었다.

지난번에는 처음 거래하는 것이고, 또 다른 외국의 상인들이 물건을 선점한 경우가

많았기에, 소량의 물품만을 매입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소량의 물품도 에도와

오사까의 가게에 진열하기가 무섭게 팔리고 말았다는 것을 행정관도 알고 있었고

전준호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장사꾼 집안에서 출세한 행정관이었기에 자신의 자리를 이용한 치부에도 능했고,

쥬신상사와의 거래를 통해 그 이문을 확대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을

모를 전준호가 아니었다.

이미 나가사끼의 조선 공사관에서는 왜국의 각지로 요원들을 파견하여 왜국의 지리와

문화, 산업, 심지어 인물에 대한 대략적인 파악이 이미 끝난 상태였기에 그것은

고스란히 전준호의 손에 들어와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이 장사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가 필수 불가결한

요소였다.

당시 왜국에서 조선의 상품이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가는 1819년에 간행된 에도(江戶)

시중(市中)의 점포안내서(Shopping Guide)인 에도 매물독 안내서(江戶買物獨案內)에

잘 나타나 있다.

우각조(牛角爪)는 조선별갑(朝鮮鼈甲), 조선생지판상아(朝鮮生地板象牙)로 불리면서,

빗(櫛)이나 비녀(簪)의 원료로 판매되었다.

이 책자에는 별갑세공점(鼈甲細工店) 40곳이 수록되어 있는데, 24개 점포의 간판에

조선(朝鮮)이란 글자가 적혀 있었다.

이러한 인기는 인삼·약재도 마찬가지였다.

경상도동래부상고등구폐절목(慶尙道東萊府商賈等 弊節目)에서도 약재는 중요한

수출품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1750년대 이후 인삼수출이 크게 쇠퇴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산 인삼은 왜국에서 여전히 인기가 높았다.

에도 매물독 안내서에는 조선대인삼(朝鮮大人參), 조선인삼원(朝鮮人參圓), 조선명법(

朝鮮名法) 우육환(牛肉丸), 조선필방(朝鮮秘方) 익수불로단(益壽不老丹), 조선

우육반본환(朝鮮 牛肉返本丸), 조선류(朝鮮流) 조혈안신산(調血安神散),

조선류비전방(朝鮮流秘傳方), 우황청심원 (牛黃淸心圓) 등의 광고가 실려 있다. 특히

에도(江戶) 본정(本町) 삼정목(三丁目)에 소재 하는 약종문옥(藥種問屋)의 경우는

조선 인삼원 효변(朝鮮人參圓  辨)이라 하여, 조선인삼원의 효과를 상세하게

선전하고 있었다.(*1)

그런, 에도 매물독 안내서에 쥬신상사의 상품들이 왜국에 판매된 지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인 지금부터 소개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전준호도 잘 알고 있었다.

전준호는 이번에 들여온 면직물에다 마직물(麻織物), 견직물(絹織物), 금박직물(

金箔織物)까지 이미 쥬신상사 본 점에 주문해 놓은 상태였기에 행정관이 원하는 어떤

현물로도 지급이 가능했다.

잠시 전준호의 질문에 생각을 하던 행정관은,

"그냥 청국 관은으로 주십시오, 하시마섬을 매각하는 것은 조정의 일이니까 관은으로

주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집안에 충분한 상품을 공급해주신다는 약속은

잊지 않으셨겠지요?"

실상 하시마섬을 시세보다 훨씬 싼값으로 매입할 수 있었던 것은 앞에 있는 행정관의

도움이 컸다. 행정관은 하시마섬을 쥬신상사에 싼값으로 매도하는 조건으로 자신의

본가에서 운영하는 상점이 쥬신상사의 상품을 독점할 수 있는 권한을 요구하였으나,

전준호는 전량 독점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여 결국 왜국에 판매되는 쥬신상사의

상품 중 절반을 행정관의 본가에서 운영하는 상점에 넘겨주기로 이미 약조가 되어

있었다.

물론 상품의 대금은 다른 상인들과 동일한 대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했다.

그리고 전준호도 청국의 관은으로 지급하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었다.

이미 청국에서 들어오는 관은이 상당한 지금, 청국 관은이 세 배 정도 비싼 왜국에

지급하는 것은 조정에서도 권장하는 일이기도 했다.

조선의 조정에서는 청국에서는 물건 대금으로 반드시 관은을 받고, 지급은 금으로

하였으며, 왜국과의 교역 시에는 대금 지급은 반드시 청국 관은으로 치르고, 물건을

팔 때 지급받는 것은 반드시 왜국의 금을 받을 것을 지시하였고, 실제로 쥬신상사를

비롯한 조선의 상인들은 그렇게 해 오고 있었다.

쥬신상사에서는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청국과 왜국만을 오가는 정기 무역선을

취항시킬 생각도 가지고 있었는데 그 무역선은 오로지 관은(官銀)과 왜금(倭金)만을

취급할 생각이었다.

전준호는 행정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듯 이렇게 말한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대금은 이 달 말에 들어오는 무역선과 함께 들어옵니다.

그때 지급하여도 문제가 없겠지요?"

"물론입니다. 물론이고 말고요. 헤헤헤..."

"좋습니다. 그럼 어디에 도장과 인장을 찍으면 됩니까?"

"예, 도장은 여기... 여기에 찍으시고, 인장은 이쪽에 찍으시면 됩니다."

전준호는 준비한 자신의 도장과 쥬신상사의 인장을 인주를 듬뿍 묻혀 행정관이

가리키는 곳에 꾸욱하고 찍었다.

이렇게 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징용 한인들의 원한이 서려있는 역사의 현장

하시마섬이 조선인이 운영하는 쥬신상사의 손에 들어왔다.

전준호는 감회가 새로움을 느낀다.

이런 식으로나마 징용한인들의 넋을 위로한다는 생각을 하니 뭔가 뿌듯한 마음을

느끼는 것이리라...

전준호의 이런 뿌듯한 마음을 알리 없는 행정관은 전준호에게 다시 뭔가를 말하는데,

"혹시 윤정우 공사님께 무슨 말씀 듣지 못하셨습니까?"

"무슨 말요?"

"이번에 저희 막부에서 귀국에서 수입한 양식보총의 총탄을 구입하고자 하는데

윤정우 공사께서는 귀 쥬신상사와 상의를 하시라고 하셨답니다. 이미 모든 군수품의

판매는 쥬신상사에 일임했다면서요... 모르십니까?"

"아! 알고 있습니다. 우리 쥬신상사에서 이번에 본국 정부로부터 판매권을

인수하였지요."

"역시 그러셨군요."

조선의 조정에서는 신기도감의 기기창에서 생산되는 군수품의 외국 수출 창구로

쥬신상사를 선정하고 판매의 모든 권한을 쥬신상사에 일임한 것이 이미 지난

2월이었다.

군수품뿐만 아니라 신기도감에서 생산되는 모든 공산품들은 일반 조성 상계(商界)에

그 판매를 일임하였으니 관에서 주도하는 경제 활성화보다는 민간이 주도하는 경제의

활성화가 오히려 양자(兩者)에게 이득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신기도감의 기기창과 신기창(神器創)에서는 오로지 상품의 생산에 주력하고 판매는

전국의 유명 상인들이 알아서 하면서 상인들은 조정에 상품의 대금만을 지급하면

되었다.

조정으로서는 불필요한 인력의 낭비를 줄이고 상인들의 상품 판매에 대한 세금포탈의

시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이점도 있었다.

"왜요? 혹시 뭐가 필요하십니까?"

전준호의 미런 물음에 행정관은 차마 말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듯이 두 손을 마주잡고

비비며 머뭇거린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행정관의 입이 다시 열린다.

"지금 저희 막부에서는 죠슈번에 대한 토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희

막부에서 비축한 양식보총의 총탄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죠슈번을 토벌한다구요?"

"그렇습니다."

"으음..."

지난해 있었던 하마구리 어문의 변 이후 막부에서는 왜왕이 살고 있는 어소(御所)를

들이쳤던 죠슈번에 대한 토벌을 준비하고 있었으니 이것이 바로 제 1차 죠슈번

토벌이다.

이미 하마구리 어문의 변을 조선에서 구입한 양식보총으로 성공리에 진압한

막부에서는 존왕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죠슈번을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손을 볼

생각이었다.

이미 조선에서 구입한 양식보총의 수량이 일만 정을 넘었고, 사쓰마번과 아이즈번을

비롯한 제번(諸蕃)의 확실한 지원이 있었기에 승리를 자신하고 있었지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양식보총의 총탄이 부족한 것이다.

그동안 양식보총의 총탄은 양식보총과 함께 구입하였는데 구입한 총탄의 절반 이상이

사격훈련으로 소모가 되었기에 총탄의 수입은 불가피한 일이었다.

"총탄이 정확히 얼마나 필요하십니까?"

"그게 지금 저희 막부에서 보유한 양식보총탄의 정확한 수량이 약 오만 발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 정도라면 겨우 병사 개개인당 다섯 발 정도밖에 지급할 수량밖에

안됩니다. 하여 최소한 이백만 발 정도는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나 많이요?"

"이백만 발이라고 해봤자 실상 일인당 이십 발 정도 밖에 지급하지 못합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전준호는 재빨리 생각에 잠긴다.

자신도 이미 알고 있는 막부의 제 1차 쥬슈번 정벌이 코앞에 와 있는 것이다.

잘 하면 큰돈을 벌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당장 이백만 발이라는 대량의 총탄을 조선에서 준비하고 있느냐가 문제였다.

잠시 통 밥을 굴리던 전준호는,

"알겠습니다. 최대한 준비를 해 보지요. 헌데 대금의 지급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양식보총탄의 경우 열 발을 기준으로 해서 금화 다섯 냥이나 되는데요.

이십만 발이면 백만 냥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인데요."

전준호가 이렇게 금액을 얘기하자 행정관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지금 왜국의 실질적인 정부라고 할 수 있는 막부는 실상 재정의 궁핍이 말할 수 없이

심각했다. 그 점을 잘 알고 있는 막부에서 백만 냥이라는 거금을 어떻게 준비할지

걱정이 앞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행정관의 어두워진 얼굴색은 쉽게 펴질지 몰랐다.

그런 행정관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 전준호는 선심 쓰듯이 이렇게 권한다.

"이렇게 하면 어떻겠습니까?"

"어떻게 말입니까?"

전준호의 말에 구원의 빛을 발견한 것 같이 반색하는 행정관이다.

전준호가 잠시 뜸을 들이고 있는데, 전준호의 다음 말을 기다리던 행정관은 목이

타는지 침을 삼키는 소리가 꼴깍하고 들린다.

행여나 전준호가 들었을까하는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이 빨개지는데,

"제가 알기론 지금 귀 막부에서는 백만 냥이라는 거금을 마련할 재원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귀 막부 측에 지급할 하시마섬의 지급대금과 귀 막부

측에서 우리 쥬신상사의 무역선으로 제공한 내륜기선 후지야마호를 넘기는 것입니다.

그래도 모자란다면 후지야마호와 동급인 다른 내륜기선을 한 척 더 넘겨도 되고요.

물론 가격이 더 나간다면 우리 쥬신상사에서 그만큼의 관은을 지급하겠습니다.

어떻습니까?"

"으음..."

"물론 행정관님께서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닌 줄로 압니다. 허나 이미 후지야마호

같은 경우는 우리 쥬신상사의 편의를 위해 귀 막부 측에서 제공한 이상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그리고 후지야마호와 다른 내륜기선을 우리 쥬신상사에게

넘긴다면 수부(水夫)들에 대한 책임까지 우리가 질 것입니다."

행정관은 생각에 잠긴다.

막부의 재정을 생각해서는 전준호의 제의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나, 막부에서

고심하면서 키우고 있는 해군을 생각한다면 그동안 막부가 해군에 투자한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한참을 생각에 잠기는 행정관이다.

이미 에도의 막부에서는 총탄을 구입하기 위한 전권을 자신에게 위임한 상태였기에

자신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자신이 책임질 일은 없었다.

막부에서 내려온 지령은 무슨 일이 있어도 조선에서 총탄을 수입하라는 지시였다.

생각을 정한 행정관은 드디어 입을 연다.

"좋습니다. 전준호씨의 의견을 따르지요."

"잘 생각하셨습니다. 그럼, 그 문제를 상의해 볼까요."

*초청작품* 대한제국기(大韓帝國記)   조아라와 데프콘까페에 연재중인 인기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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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기(大韓帝國記)-50 개혁(改革)의 첫걸음...21

번호:57  글쓴이:  yskevin

조회:43  날짜:2003/11/15 00:27

..

어제 올렸던 개혁의 첫걸음...84에서 막부의 행정관이 양식보총의 총탄 이십만 발을

주문했는데 이백만 발이라고 수정하여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허접한 작가의

착오였습니다. 나중에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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