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한 제국기-16화 (14/318)

11.

"모두들 고생하셨어요. 이렇게 모든 대소신료들이 합심한 결과 오늘의 이런 진수식이

거행될 수 있었을 것이에요."

용안에 흡족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어린 임금의 말이 떨어지자, 모든 대소신료들이

허리를 굽히며,

"이 모든 것이 전하의 홍복이옵니다."

하고, 입을 맞춘 듯 대답을 한다.

지금 눈앞의 3000톤급 선거에 있는 조선 최초의 증기선은 비록 1500톤급 정도의 소형

함정이고, 주로 연안 방어에 종사할 함정이었으나 조선 사람들이 보기에는 정말로

집채만한 크기였다. 일반 조선 사람들이 보기에는 영판 처음 보는 모양을 한

풍백함의 모습이 신기하기 이를데 없었으니 그것은 어린 임금과 조정의 원로

대신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어서 어린 임금의 명이 떨어지자 선거를 닫고 있던 거대한 철문이 서서히 열리면서

바닷물이 선거로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약간 경사진 모양으로 설치된

선거에 바닷물이 서서히 차기 시작한다. 원래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면 10미터에 이른

남양만의 바다였으니 만조가 되기에

약간의 시간이 있는 지금 출렁이는 바닷물이 선거에 차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었다.

선거에 물이 차는 동안 풍백함은 배를 지지하고 있던 지지대가 풀리면서

아래로 서서히 미끄러지면서 약간의 출렁임이 있더니 곧이어 완전히 물에 뜨면서

서서히 선거를 빠져나가기 시작했으니, 때를 맞추어 한쪽에 자리잡고 있던 노란 옷을

입은 취타대(吹打隊)의 우렁찬 무령지곡(武寧之曲)(*3)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풍백함이 미끄러지듯 선거를 빠져나가고, 취타대의 연주가 시작되자 운집한 백성들이

주상전하 천세(主上殿下千歲)를 외치기 시작하는데, 그 소리가 참으로 우렁찼기에

어린 임금의 용안에는 흡족한 웃음이 떠날 줄 몰랐다.

오전에 있었던 모든 진수식이 무사히 끝나자 어린 임금은 주변 대소신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순신함으로 자리를 옮겼다. 어린 임금의 떼와 같은 명에,

조정의 중신들은 할 수 없이 그런 어린 임금을 따라 이순신함에 자리를 하게

되었으니 이순신함과 같은 현대적인 해군 함정에 처음 탑승해보는 조선의 중신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를 못하였다.

조정 중신들에게 직급에 맞게 방이 배정되고 하룻밤을 이순신함에서 보낸 중신들은

신기하기 이를 데 없는 이순신함의 설비에 감탄을 금치 못하였는데, 어떤 중신은

승무원에게 설명을 들은 대로 샤워를 한답시고 수도꼭지를 틀었다가 갑자기 뜨거운

물이 쏟아지는 바람에 피부 껍질이 홀라당 벗겨지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이날 밤 이순신함에서는 어린 임금을 비롯한 조선 중신들이 때아닌 잔치를 벌이게

되었으니, 잔치가 파하고 내무대신 김병학이 문교대신 최한기,

보위대신 유흥기, 상공대신 박규수, 재경대신 김기현이 섭정공 김영훈과

함께 어린 임금을 배알한 것을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였다. 또한 다음날 아침

이순신함이 보여준 화력 시범에 모든 중신들은 혼이 다 달아날 정도로 놀라게

되었으니. 특히 완고한 원로 대신들의 놀라움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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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남양의 삼도수군통어영이 있는 화량진의 위치는 작가도 확인하지 못하였다.

남양군읍지와 앞의 설명에 나와있듯이, 형도와 제부도를 바라보고 총 다섯 개의

봉수대가 주변에 있었다는 기록을 미루어 볼 때 지금의 경기도 화성군 남양면 고포리

일대가 아닌가 짐작 할 뿐이다.

(*2)흔히 우리말로 선거, 영어로 독(Dock)이라고 하면 선박을 건조, 수리하기 위해서

조선소, 항만 등에 건설된 설비를 말하는데 이 선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게 된다.

바로 육상 선거(dry dock)와 부양식 선거(floating dock)가 있다.

흔히 독의 설치비용과 선박의 안정성 문제 때문에 부양식 선거보다는 육상 선거가

많이 쓰인다.

(*3)무령지곡이라 함은 취타(吹打)와 세악(細樂)을 대규모로 갖춘 군악을 일컫는

말로 흔히 대취타(大吹打)라고 한다. 징, 자바라(속칭 제금), 장구, 용고(龍鼓),

소라(螺角), 나발, 태평소(太平簫, 胡笛:속칭 날라리)로 편성되며, 편성악기 중

태평소를 제외한 모든 악기가 선율이 없는 타, 취악기에 속한다. 한 장단이 12/4박자

20장단이고, 7장으로 구분되며 반복형식을 취한다. 이 음악은 옛날 선전관청(

宣傳官廳)이나 오영문(五營門) 및 각 지방의 감영(監營), 병영(兵營), 수영(水營)

등에 소속되어 있던 취타수들에 의하여 임금의 성외출어(城外出御), 총대장의 출입시,

진문(陣門)을 개방, 폐쇄할 때, 육해군영의 의식 등에 연주되었다.

위엄 있는 나발과 애원조의 태평소 소리에 맞추어 수십명이 일시에 용고를 치는

광경은 듣기도 좋았지만 장엄하기 그지없었다. 현재 연주되고 있는 대취타의

기본편성은 태평소 2, 나발 2, 소라 2, 북 2, 징 2이다.-네이버 백과사전에서 인용.

대한제국기(大韓帝國記)-32 개혁(改革)의 첫걸음...3

번호:4871  글쓴이:  yskevin

조회:717  날짜:2003/10/2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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