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합하께서는 혹 선우재덕이라는 자를 아시옵니까? 그 뭐시냐...? 봉황(鳳凰)의
조종사라고 하는...?"
정원용이 이렇게 선우재덕에 대해서 묻자 이상한 생각이든 김영훈이,
"국무대신 대감께서 선우재덕 소령을 어떻게 아시오이까?"
하며 오히려 정원용에게 되물었다.
정원용은 김영훈에게 선우재덕이 자신을 찾아와서 청한 내용을 소상하게 김영훈에게
아뢰는데...
원정단이 조선 사회에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게 되자 원정단이 보유한 네
대의 헬리콥터 조종사들은 할 일이 없었다. 정비사들이야 헬리콥터 정비 일이
아니래도 다른 곳에서 할 일이 많았으나 조종사들은 그게 아니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조선에서 할 일을 모색하기에 이르렀는데 그것이 바로 조선 최초의 주식회사이자
종합상사를 설립하는 일이었다. 원래부터 장사에 관심이 많았고 이재(理財)에 밝았던
선우재덕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었는데 이미 김영훈과 김기현의 전폭적인
지지와 협조를 약속 받았기에 이재에 밝고 장사에 관심이 있는 몇 몇 조종사들이
뜻을 같이 하였다.
선우재덕이 중심이 된 조종사들의 사업 실행은 이로써 급 물살을 타기 시작했는데
먼저 급선무는 투자자(投資者)들을 모으는 일이었다. 해서 선우재덕이 대표로 조정의
대신들을 찾아다니며 투자(投資)를 요청하기 시작했고, 일부에서는 조그만 돈이라도
투자하는 중신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얘기라면 저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대감께서도 선우 소령에게 들어서
아시겠지만 이제 우리 조선이 청국, 왜국와의 정상적인 통상을 시작한 지금 시점에서
무역을 목저그로 하는 전문 종합상사의 설립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미 저를 비롯한
천군 출신의 대신들은 모두 조금씩 투자를 했습니다. 여기 계신 대신들께서도 이
사람을 믿고 선우 소령에게 투자를 하신다면 절대 손해날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아울러 이 일이 곧 나라를 위한 일이라는 것을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정원용의 말을 들은 김영훈이 이렇게 당당하게 설명하자 아재당에 자리한 대신들을
비롯하여 한다하는 조선의 중신들은 너도나도 선우재덕이 설립하는 종합상사에
투자하게 되니 그것이 바로 조선 최초의 주식회사이자 종합상사인 쥬신 종합상사(주)
가 된다.
이렇게 출범하는 쥬신 종합상사는 조정의 중신들과 천군의 전폭적인 지지과 성원속에
조선을 대표하는 종합상사로 우뚝서게 되는데, 기존 조선의 대표 거상(巨商)이랄 수
있는 개성(開成) 송상(松商)이나 의주(義州) 만상(灣商) 같은 전근대적인 상인
집단이 근대적인 주식회사로 거듭나면서 조선 상계가 커 나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후일의 일이다. 당시 김영훈의 말을 듣고 생색이나 내보자는 뜻으로
투자한 조선의 중신들은 자신들의 이러한 투자가 나중에 자신들에게 얼마나 큰
이득을 남겨줄지 누구도 짐작하지 못하였다.
대한제국기(大韓帝國記)-31 개혁(改革)의 첫걸음...2 (수정판)
번호:4867 글쓴이: yskevin
조회:874 날짜:2003/10/2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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