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륙천자-28화 (29/31)

第 28 章 공포스러움이여......!

<혈루(血樓)>

흡사 핏물이 당장이라도 흘러내릴 듯 섬칫한 핏물로 쓴 하나의 혈판이 누각의 중앙에 매달려 있었다.

바로 혈군대마작이 머무르고 있는 전각이다.

누각의 주위는 삼엄한 천라지망으로 휩싸인 채 누각의 주위에는 아주 소름 끼치는 죽음의 기운이 맴돌고 있었다.

스으...... 스으.......

“무언가 분명...... 잘못됐다!”

그는 태사의에 깊숙이 몸을 묻은 채 무감동한 음성을 흘려냈다.

몸 전체가 흡사 핏물 속에 담갔다가 금방 꺼내 놓은 듯 핏빛 일색의 인물.

천축무림의 악마의 표상이라고 불려지는 자.

혈군대마작 아극탑막―!

그는 꽤나 오랫동안 태사의에 앉은 채 이제 막 동녘을 핏물처럼 물들이기 시작하는 여명을 바라보고 있었다.

“많은 고수들이 이유 모르게 죽어가고 있다니.......”

그때였다.

한 줄기 음사무비한 음성이 내실로 스며든 것은.......

“그대는 그 이유를 정녕 모르고 있는 것인가?”

흠칫.......

혈군대마작은 깊은 상념에 잠겨 있다가 홱 고개를 돌렸다.

“누구......?”

분명 문은 굳게 닫혀 있는데 흡사 연기가 안으로 스며들 듯 하나의 잔영이 소리 없이 들어서고 있었다.

스르르...... 르.......

가공할 은잠술(銀簪術)이다.

혈군대마작의 눈가에 순간 아주 가는 기광이 스치고 지나갔다.

‘혈뇌마겁......! 저자에게 저런 가공할 은잠술이......!’

실내로 들어선 자.

그는 일신에 낡디낡은 유생건을 이마에 묶고 있는 인물이었다.

혈뇌마겁은 내실로 소리 없이 스며들어 히죽 괴이한 웃음을 지었다.

“혈군대마작......! 그대는 이 가공할 죽음이 누구에게서 비롯되는 것인지 알 텐데......? 아닌가?”

“무슨...... 뜻이냐?”

혈군대마작의 얼굴이 금세 희어졌고, 그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크큿...... 원래 그대는 야망이 남다른 사람이었는데...... 마존께 힘과 계략에 의해 허리를 꺾은 자...... 배반을 할 수도 있다는 나의 어설픈 생각이지.”

“......!”

“그대의 능력이라면 시도해 볼 만한 도박이 아니겠는가?”

아둔한 자.

혈군대마작은 가공할 힘은 지니고 있으나 머리를 지니지 않은 위인이다.

허나 그러한 그도 혈뇌마겁의 의미 있는 말을 어슴푸레 느끼고 있었다.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냐, 혈뇌!”

순간 혈뇌마겁의 입가에 아주 차가운 기색이 서리처럼 깔렸다.

“이 죽음의 시작은 바로 너의 힘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묻는 말이다!”

“미친놈!”

혈군대마작의 핏빛 얼굴이 더욱 붉게 타올랐다.

혈뇌마겁의 입꼬리가 괴이하게 말아 올라갔다.

“칼이 만약 네 심장을 쑤시고 든다 해도 그 말을 부인할 수 있을까?”

소름 끼치는 말이다.

그때였다.

“쿠하하하핫핫...... 미친놈! 네놈의 칼이 말이냐?”

“그럴 수도 있지. 너 정도라면.......”

“뭐...... 뭐...... 이 애송이놈이?”

순식간 혈군대마작은 품속에서 하나의 괴이무비한 봉(鋒)을 꺼내들었다.

그것은 투박하기 이를 데 없는 쇠막대기와 같은 것으로, 섬칫한 핏빛을 발하고 있었다.

허나 만약 천축무림인 중 그것을 본 자가 있다면 그는 이미 혼백을 잃어버린 사람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이름하여.......

― 악마의 병기, 혈극사쇄(血戟死鎖)!

그것은 바로 혈군대마작을 악마의 이름으로 부상시킨 가공할 마병이다.

순간이다.

촤촤― 촤― 앙―!

번― 쩍!

혈극사쇄는 가볍게 늘어나는가 싶자, 길이 열 자에 이르는 마극(魔戟)의 모습을 드러냈다.

“크흐흐흣...... 혈뇌, 본좌는 늘 네놈의 그 안하무인격의 건방진 모습이 눈에 거슬렸던 참이다.”

“.......”

“헌데 네놈이 이제 아예 본좌를 무시하는 언사를 서슴없이 하다니...... 네놈의 두 팔을 모조리 잘라 그 훈계를 삼도록 하겠다......!”

허나 혈뇌마겁의 표정은 이상하리만치 담담했다.

“쿠쿠...... 그렇게 되면 너는 나의 말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힘으로 살인멸구(殺人滅口)를 하게 되는 꼴인가?”

말.

가장 무서운 것이 하늘 아래 있다면 바로 사람의 세 치 혓바닥이 아니겠는가?

혈뇌마겁은 그 혓바닥으로 혈군대마작을 묶어 놓고 있는 것이다.

백척간두에 서도록.......

“이...... 이놈이......?”

혈군대마작의 얼굴은 시뻘겋게 불을 뿜었고, 혈뇌마겁은 이내 몸을 돌렸다.

“크큿...... 마교 안에 죽음을 만들어 놓은 자를 찾았다. 마존께 보고해야겠는데?”

“뭐...... 뭐......?”

혈군대마작은 그만 눈이 튀어나오도록 놀라 다급하게 혈뇌마겁의 앞을 가로막았다.

“서...... 서라!”

동시에 그는 무지막대한 극강을 뿌려내며 혈극사쇄로 공간을 찢었다.

위이이― 잉!

“아예 죽여 버리고 말겠다! 이 여우 같은 놈―!”

그는 흥분한 모습으로 살기 등등 혈뇌마겁을 쪼개어 들었다.

순간이다.

“크큿...... 너는 실수했다. 흥분하다니......!”

카아아앗!

동시에 한 줄기 시퍼런 불이 혈극사쇄를 맞이해 감과 동시 혈뇌마겁의 오지(五指)가 공간을 찍었다.

파파파― 팟!

순간 혈군대마작의 입에서 극도의 경악이 묻은 외침이 터져 나왔다.

“허억―! 네...... 네놈......!”

찌르르르― 릉!

꽈지직......!

이어 그의 혈극사쇄의 허리가 절단됨과 동시 그는 전신이 화끈한 충격과 함께 굳어져 버리는 것을 느꼈다.

다섯 개의 중요한 혈도를 모조리 점혈된 것이다.

너무도 찰나적인 순간에 벌어진 일!

부르르......!

“너...... 너는 혈뇌...... 가 아니구나...... 네놈...... 누구냐?”

“후훗...... 혈군대마작, 너는 흥분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바보, 나의 속전속결의 술책에 말려들다니?”

혈뇌마겁은 아주 차고 사악하게 웃었다.

점혈을 졸지에 당해 전신이 굳어진 혈군대마작.

그는 얼굴이 시꺼멓게 타버리고 말았다.

“혈뇌 정도가 본좌를 이렇게 쉽게 제압할 수는...... 없다! 본좌가 아무리 흥분해 있었다 하더라도...... 네놈은 누구냐?”

“큿.......”

혈뇌마겁은 아주 묘하게 웃는다.

“그것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가 누구이건...... 너는 내 말만 확실히 들어주고 지켰으면 좋겠다.”

“......!”

“이 칼이 어떻다고 생각하느냐?”

혈뇌마겁은 일순 느닷없이 혈군대마작의 목에 새파랗게 날이 선 칼을 들이대며 요악스럽게 웃었다.

번― 쩍!

모발이 곤두서리만치 소름 끼치는 살광을 뿌리는 칼.......

혈군대마작은 목줄에 꽤나 차가운 기운이 와 닿는 것을 느끼며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무...... 무슨.......”

“후훗...... 혈군대마작, 너는 오늘부터 본좌의 밑에 있는 거다. 어떻냐?”

“미...... 미친놈! 네놈은 지금 무슨 헛소리...... 억―!”

혈군대마작은 얼굴이 새하얗게 탈색되어 버렸다.

칼.

그것이 섬칫하게 목을 파고든 것이다.

주루룩!

핏물이 칼끝을 타고 흘렀다.

혈뇌마겁은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너는 지금 이후...... 나의 밑에 있는 것이다.”

순간 혈군대마작은 얼굴을 씰룩거렸다.

“이...... 이제 보니...... 본 교에 벌어지는 죽음은 네놈에 의한 것이로구나!”

“후훗...... 글쎄......?”

“좋아...... 좋아! 크크크...... 크...... 허나 네놈은 본좌를 굴복시키지는 못한다! 두 번의 굴복을 삼키고 살아가기에 나는 모자란 놈이다.”

“......!”

“한 번 마존에게 굴복한 것으로 나는 그의 사람이 된 지 오래다.”

혈군대마작의 말은 꽤나 굴강한 것이고, 혈뇌마겁은 순간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훗...... 생각보다는 괜찮은 자로군. 죽음을 앞에 두고도 굴하지 않다니...... 허나!”

“......?”

“나는 너를 굴복시켜야 해. 죽이지 않고 살려 놓은 상태로...... 왠지 아느냐?”

“......?”

“그래야지만 네가 갖고 있는 마교 내의 아극마세 고수들의 힘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

혈뇌마겁은 음악한 웃음을 흘리며 천천히 칼을 거두었다.

순간이다.

“크크큿...... 교활한 놈! 네놈이 누구인지는 모르나...... 그렇게는 결코 되지 않을 것이다...... 결코!”

“후후후...... 잠시 후에도 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길 빌겠다.”

혈뇌마겁은 말과 함께 시퍼런 칼을 혈군대마작의 허벅지에 들이댔다.

혈군대마작의 얼굴이 굳어졌다.

“무...... 무슨......?”

“포를 뜨는 거지. 여기 허벅지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네놈의 전신을 아주 얇게 포를 뜨는 것이지.”

포......?

오싹!

혈군대마작은 그의 말에 전신의 사만 팔천 모공이 일제히 솟아오르는 한기를 느꼈다.

“네...... 네놈이......!”

허나 그의 말은 도중에 처절한 비명으로 바뀌었다.

“크아아앗―!”

살점이...... 혈뇌마겁의 칼끝으로 묻어난 것이다.

스― 윽!

“크아아...... 악―! 네놈...... 네놈이...... 으으...... 크악―!”

비명.

대전을 갈가리 찢어 날리는 비명이 터지나 그를 이상히 여겨 들어오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혈뇌마겁은 무정하게 입을 열었다.

“비명을 계속 질러도...... 너를 찾아드는 사람은 없다. 이미 네 수하들은 모조리 잠들어 있을 테니까.”

“으으...... 만약 내가 살아 있다면...... 네놈을 갈가리 찢어죽...... 크악―!”

번뜩이는 칼날이 살갗을 파고들 때, 그 고통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스― 윽―!

“크아아― 악!”

혈군대마작의 하복부는 완전히 피범벅이 된 채 혈뇌마겁의 손놀림은 점점 빨라졌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는 혈군대마작의 고통스러운 비명에 아랑곳없이 무감동한 음성이 흘러 나왔다.

“너는 나의 밑에 있는 것이다, 지금 이후로.......”

“크흐흐...... 미친놈! 비록 본좌가 마도의 길을 걷고 있으나...... 줏대 없는 놈은...... 크아아악―!”

“지금부터 나의 밑에 있는 것이다, 너는!”

“웃기지 마라. 개 같은 놈! 크― 악―!”

살점이 바닥에 수북이 쌓였다.

흥건히 바닥을 적시고 있는 시뻘건 선혈과 인육(人肉)들.......

혈군대마작은 몇 번인가 혼절을 거듭했고, 혈뇌마겁은 아주 교묘히 그를 깨워 다시 고통을 심어주었다.

“으으...... 헉―! 네...... 네놈은 인간도...... 아니다...... 크윽......!”

허나 혈뇌마겁은 꽤나 무정하게 이번에는 가슴에 칼끝을 디밀었다.

그리고.......

“너는 이제부터 나의 밑에 있는 것이다, 혈군대마작......!”

처음 그 말은 최소한 들어 넘길 수 있고 대답할 수도 있는 말이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 한마디는 악마의 말처럼 혈군대마작의 귓속으로 파고들었다.

스― 윽―!

“커― 헉―!”

“이제 남근(男根)을 잘라 버릴까?”

혈뇌마겁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사악하게.......

순간 혈군대마작의 얼굴에 조금 전까지 없었던 공포가 떠올랐다.

“그...... 그건.......”

허나 움직일 수 없는 그.

혈뇌마겁은 거칠게 그의 바지춤을 까내렸고, 서슴없이 시퍼런 칼로 혈군대마작의 남근에 칼을 들이댔다.

번― 쩍!

시퍼런 불꽃이 칼끝에서 피어오르는 순간이다.

“헉―! 네...... 네 말을 듣겠다...... 네 말을...... 으으.......”

혈군대마작은 사색이 되어 입술을 경련했다.

퍽......!

혈뇌마겁은 그를 가볍게 밀치며 옷자락에 피 묻은 칼을 닦았다.

“훗...... 진작 그럴 것이지...... 남근을 잘라 버리기에 너는 아직 젊지 않은가?”

으드득―!

수백 조각의 포를 뜨다시피 해 아예 혈인(血人)이 되어 나뒹굴어 있는 혈군대마작.

그는 이를 갈았다.

“네...... 네놈을 반드시...... 죽여 버리겠다, 언젠가는!”

“아직 덜한 것 같군.”

혈뇌마겁은 혈군대마작의 그 말에 다시 칼을 들고 그에게 다가섰다.

순간!

“헉―! 아...... 아니다...... 다시는...... 으으.......”

혈뇌마겁은 걸음을 멈추며 씨익 웃음을 흘렸다.

꽤나 미묘하고도 소름 끼치는 웃음이다.

“너는 지금부터 나의 밑에 있다.”

“그...... 그렇다!”

혈군대마작은 몸은 움직이지 못하나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그렇다라니? 아직 멀었군.”

혈뇌마겁의 차가운 말에 혈군대마작의 몸은 부르르...... 진동을 일으켰다.

“그...... 그렇습니다!”

그때였다.

한 줄기 차디찬 웃음이 실내로 흘러들었다.

“하핫...... 천하의 혈군대마작을 수하로 두다니!”

슷.......

대소가 터짐과 동시 실내로 한 인물이 소리 없이 들어섰다.

걸물의 용모를 지니고 있는 청년.

“......!”

혈뇌마겁의 안색이 대번에 식어 버렸다.

‘마랍격!’

그랬다.

실내로 들어선 자는 바로 천마대밀주 마랍격이었다.

그는 여유 있게 실내를 돌아보며 혈뇌마겁을 바라보았다.

“하핫...... 핫...... 혈뇌? 이건 혈뇌라는 자 이상의 능력인데? 나 천마대밀주 마랍격이 알고 있는 혈뇌의 능력이?”

순간 혈뇌마겁의 얼굴이 묘하게 이지러졌다.

“그럼 누구인 것 같은가?”

마랍격은 코끝을 찡그렸다.

“이 정도 능력...... 혈군대마작을 이렇게 다룰 정도의 인물이라면 단 두 명이 있지. 바로 마존이라는 자와 혁리혼...... 바로 대륙천자라는 자!”

“대륙천자―!”

혈군대마작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팟―!

순간 혈뇌마겁은 일지를 퉁겨 혈군대마작의 수혈을 짚어 버렸다.

“으윽......!”

혈군대마작은 졸지에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혈뇌마겁의 입가에 차디찬 서리가 내렸다.

“한당......! 그를 데리고 가서 더욱 철저히 교육시켜야 하겠다.”

한당?

그렇다면.......

순간이다.

“왕야의 명을 받습니다.”

허공에서 한 줄기 굴복경례의 음성이 흘러내리는가 싶자.......

쑤― 욱!

수혈이 짚인 채 잠들어 있는 혈군대마작의 몸이 그대로 허공 속으로 빨려들어 자취를 감추었다.

“후후...... 혈뇌, 아니 그대는 대륙천자 혁리혼이지. 어떻소?”

“......!”

“본좌에게 술 한잔 대접해 주지 않겠소?”

약점을 잡아 은근히 공갈치고 있는 건가?

“최소한 마존을 속이기 이전에 본좌의 입부터 막아 놓아야 하지 않겠소?”

“......!”

혁리혼― 혈뇌마겁을 대신한 모습으로 마교로 잠입해 든 그.

그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그러나 한순간 혁리혼은 빙글 몸을 돌려 내실을 걸어나갔다.

“큿...... 그것도 괜찮겠지?”

그의 뒤를 따라 마랍격이 괴이한 표정을 지으며 뒤따랐다.

“후훗...... 훗...... 술에...... 설마 독(毒) 같은 걸 타 주려 하지는 말게.”

신비하고 기이한 자...... 마랍격!

누군가?

이 괴이신비한 자는......?

* * *

술[酒].

꽤나 미묘한 술잔이 묘한 관계 사이의 두 사람 입 속으로 넣어지고 있었다.

칙칙한 하늘이 습한 기운을 담더니 거센 폭우를 쏟아내기 시작한 시각.

쏴쏴쏴쏴― 쏴아―!

쏴아아.......

“후훗...... 혁리혼, 그대는 마교를 털도 안 뽑고 입 안에 통째로...... 끄윽...... 삼키려 하는가......?”

마랍격은 아주 많이 취해 있었다.

이상한 것은 그로서는 혁리혼이란 존재를 경계해야만 하는데 그는 아예 턱 마음을 놓고 술을 줄기차게 들이켰고, 이제는 몸조차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혁리혼은 조금은 무정한 시선으로 그런 마랍격을 바라보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왜? 그대에게 나누어줄까?”

“끄윽...... 나누어 달라 해도 안 나누어 줄 놈이다, 네놈은!”

“큿......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

혁리혼은 고졸한 미소를 떠올렸다.

마랍격.

그는 꽤나 술을 못하는 위인이다.

몇 잔의 술을 마시자 그는 아예 얼굴이 불길처럼 달아오르고 있었다.

걸물의 얼굴을 하고는 있으나 이국적(異國的)인 푸른 벽안(碧眼)의 아름다운 눈을 지닌 자.

그의 몽롱한 취기 어린 눈길은 시종 혁리혼의 얼굴에서 떨어질 줄 모르고 있었다.

“후훗...... 네놈은 야수다. 아주 차가운 냉혈의...... 끄윽...... 그런 네놈에게 무엇을 달라는 것은 우스운, 끄윽...... 일이지.......”

쑤욱......!

혁리혼은 그의 말을 귓전으로 흘리며 창 밖으로 흩뿌리는 폭우를 바라보았다.

쏴아아아...... 아.......

시원스럽게 대지를 축축이 적시고 있는 비.

문득 혁리혼은 몸을 일으켰다.

“이제 가야 할 시간이군. 때가 되었어.......”

순간 취기 어린 마랍격의 눈빛이 야릇하게 변했다.

“그냥 가려는가?”

“.......”

혁리혼은 마랍격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그는 차갑게 웃었다.

“그럼...... 사무향, 네게 얼마나 술을 먹여야 내가 갈 수 있는 것이냐?”

혁리혼의 얼굴은 꽤나 무정하리만치 차갑게 식어 있었다.

헌데......!

사무향―!

혁리혼은 지금 옥면마존 사무향을 말하고 있는가?

천마대밀주 마랍격에게......?

마랍격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러다 문득 그의 입에서 교소가 터져 나왔다.

“호호...... 홋...... 혁리혼, 이 음흉한 너구리 같은 놈! 네놈은 벌써 알고 있었구나!”

이어 그녀는 얼굴에서 인피면구를 떼어내며 머리를 홱 풀어헤쳤다.

그리고 그 속에서 드러나는 얼굴이라니......!

그녀!

바로 옥면마존 사무향이 아닌가?

혁리혼은 몸을 돌려 버렸다.

“돌아가 버렸는 줄 알았더니 이곳에서 도깨비 장난질이나 하고 있다니!”

저벅.......

그는 걸음을 옮겨 방안을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뒤를 바라보며 사무향은 생글거리며 웃었다.

“호호...... 늑대 같은 자! 나를 혈군대마작처럼 우습게 보면 안 된다!”

“......!”

혁리혼은 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차갑게 말했다.

“그래서?”

“호호...... 보이느냐? 호호홋.......”

사무향은 침상 위로 나 있는 하나의 줄을 살짝 건드리며 얄밉도록 웃어댔다.

줄.

그것은 천장에서 내려진 채 그녀의 손끝에 의해 가볍게 흔들리고 있었다.

흔들.......

그것과 혁리혼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며 사무향은 어깨를 으쓱 치켜 올렸다.

“이걸 잡아당기기만 하면 네놈은 꼼짝없이 마교의 고수들에게 포위당하고 만다.”

“......!”

혁리혼의 얼굴이 굳어졌다.

허나.......

“그러기 전에 어쩌면 네가 먼저 죽고 말 텐데?”

혁리혼은 허리춤에 걸린 칼을 만지작거렸다.

“호호...... 또 있지. 마교의 주위를 이 시간에 꽉 메우며 천라지망을 펼치고 있는 일백만의 고수들은 네가 잘못하는 순간 역습을 당하고 말 텐데?”

“너.......!”

혁리혼의 안색이 처음으로 크게 변했다.

“모든 것을 알고 있었구나.”

사무향은 이죽거리며 웃었다.

“그래서 지금 다된 밥에 재 좀 뿌리려 하는데 괜찮은지 몰라?”

재라니?

지금 이 중요한 순간에?

혁리혼의 얼굴은 이 순간 최고로 울화가 치밀었다.

“지금...... 네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이거 흔드는 거!”

사무향은 침상 위에 늘어져 있는 줄을 가리키며 아주 얄밉게 웃었다.

혁리혼의 얼굴이 그만 시꺼멓게 변하고 말았다.

‘진짜 다된 밥에.......’

혁리혼은 한걸음 다가서며 입꼬리를 일그러뜨렸다.

“사무향, 네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들어주겠다.”

“흥! 늑대 같은 자! 그 달콤한 말에 속아넘어간 여인이 대체 몇이나 되지?”

“......!”

입이 열 개라도 대꾸할 말이 없는 혁리혼이다.

그에게는 여자가 꽤나 많으니까.

문득 혁리혼은 히죽 괴이한 웃음을 떠올렸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잊을 뻔했다.”

“......?”

“너 같은 계집을 다루는 방법을...... 쯧...... 나는 왜 이렇게 가끔 머리가 막히는지.......”

혁리혼의 갑자기 여유 있어지는 말투에 사무향의 얼굴에 찬서리가 깔렸다.

“네놈은 지금 무슨 음흉한 속셈을 계산하고 있는 거지? 허나 꽤나 안됐다. 이제 나는 이 줄을 잡아당길 참이니 말이야.”

“후훗...... 잡아당기려무나, 사무향!”

혁리혼은 꽤나 얄궂게 웃으며 사무향의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순간 얼굴이 앙칼지게 변하며 사무향은 소리쳤다.

“다가서기만 해봐라, 이 줄을......!”

“큿...... 계집 중에는 참으로 묘한 계집이 많다. 부드럽게 대해 주기를 바라는 계집이 있는가 하면...... 너처럼 거칠게 다루어야 직성에 맞는 계집도 있지.”

“미...... 미친놈! 다가...... 오지 마라!”

사무향은 나찰처럼 얼굴을 험악하게 일그러뜨리며 줄을 향해 손을 뻗어 갔다.

“흔들어 버릴 테다. 마존이라는 자가 오도록!”

“허나 때가 늦었다, 사무향!”

혁리혼의 음성이 차갑게 방안을 울리며 불가사의한 빠름으로 혁리혼의 손이 사무향의 손을 잡아챘다.

팟―!

“아......!”

사무향은 졸지에 혁리혼의 손에 잡혀 침상으로 쓰러져 버렸고, 혁리혼은 그녀의 몸을 누르며 얄궂게 사무향을 바라보았다.

“너와 같은 유의 계집은 꽤나 다루기 어려우나 일단 내 여인이 된 다음은 오히려 다루기가 쉽지.”

“늑대 같은 자식! 너는 생각하는 것마다 그런...... 읍......!”

사무향은 새파랗게 날이 선 교갈을 터뜨리다가 순간 몸이 뻣뻣하게 굳어 버리는 듯한 충격에 몸을 떨었다.

입술.

사내의 것이라기에는 너무도 아름답고, 사내의 것이 아니라기에는 너무도 뜨거운 입술.......

혁리혼은 거칠게 사무향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막아 버린 것이다.

“으읍...... 읍...... 이...... 야수 같은...... 읍......!”

사무향은 세차게 혁리혼의 몸을 밀어제치며 반항을 했으나 혁리혼의 힘은 그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억세고 거칠었다.

어느 순간인가?

“아흑......!”

사무향은 이상한 비명을 터뜨리며 바둥거렸다.

혁리혼의 손길을 벗어나기 위해.......

혁리혼은 한순간 그녀의 풍염한 젖가슴을 움켜쥔 것이다.

“후훗...... 괜찮은데? 몸매가?”

“이 늑대...... 같은...... 헉......!”

“내가 늑대라면...... 너는 여우다. 그것도 아주 새빨간...... 여우 말이다, 무향!”

손.

늑대의 손이라기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그리고 아주 뜨거운 불을 담고 있는 손이다.

쏴아아아...... 아.......

촤아.......

미친 듯이 퍼부어지는 대지의 비......!

폭우가 대지를 사납게 할퀴듯 사내의 손은 여인의 나신을 거칠게 미끄러뜨렸다.

“아...... 흐.......”

사무향은 혁리혼의 손끝에 몇 번인가 혼절을 할 정도로 아득한 나락으로 떨어져 내렸다.

조금 전의 거꾸로만 거슬러 가던 그녀의 말과 행동은 이미 씻은 듯이 사라져 버렸고, 그녀의 꽃뱀을 닮은 팔은 혁리혼의 목을 거칠게 끌어안았다.

“흑...... 아아.......”

그리고 아주 긴 시간 같기도 하고, 짧기도 한 시간이 흘렀을까?

“악...... 마...... 당신은...... 사랑의 악마야.......”

“음.......”

“악...... 마야...... 아흑...... 아아.......”

사무향은 몇 번인가 나신을 떨며 헛소리처럼 귀엽게 외쳐댔다.

사내를 알고 있는 여인의 음성은 달콤해진다던가?

사무향의 고혹적이고도 뇌살적인 하얀 치아는 혁리혼의 몸에 상처투성이를 만들고 말았다.

열 번도 넘게.......

* * *

“짐승이고 야수지?”

“누가 그래요?”

여자는 남자를 알게 되면 달라지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뻔뻔한 얼굴색이다.

남자조차 질려 버릴 뻔뻔함.......

혁리혼은 품속에 안겨 있는 사무향을 어리둥절 내려다보며 말했다.

“조금 전에 나를 가리켜 야수라며......? 그리고 악마라고 했던가?”

사무향은 얼굴을 붉히지도 않은 채 보조개를 패며 배시시 웃었다.

그리고 혁리혼의 입술에 가벼운 입맞춤까지 하며.......

“제가 돌았나 보죠? 그런 말을 하게...... 절대 그런 적 없어요.”

“......?”

혁리혼은 아리송한 표정으로 사무향을 내려다보았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분명히 조금 전에.......’

설레...... 설레.......

혁리혼은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다 문득 그는 눈에 기이한 빛을 담았다.

“헌데...... 무향, 그대가 이 마교에 어쩐 일이지? 더욱이 천마대밀주의 주인이라니......?”

“......!”

사무향의 얼굴에 이상한 빛이 스쳤다.

그녀의 머릿속에 한마디 꽤나 강렬한 음성이 떠오른 것이다.

― 당신은 그분을 만나더라도 절대 본녀에 대해서 말하면 아니되십니다......!

한 여인의 말.

또한 그것은 사무향에게 커다란 의혹을 주는 말이기도 했다.

사무향은 침중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건 묻지 말아요, 리혼......! 다만 당신이 알 수 있는 것은 이곳 마교의 세력은 대부분이 저의 손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이에요.”

“......!”

마교의 세력이―!

놀라운 말이 아닌가?

“그리고 당신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그 순간 혈군대마작을 굴복시키기 위해 왔기 때문에 쉽게 알 수가 있었어요. 또한 혈뇌마겁이 죽었다는 사실을 안 뒤.......”

“......!”

“훗...... 그리고 이 순간 마교를 완전히 천라지망 속에 몰아넣고 숨어 있는 고수들 중에 흑뇌마자 등이 있다는 것을 알고 혈뇌가 바로 당신이라는 것을 확신했죠.”

혁리혼은 의혹의 음성을 내뱉었다.

“무향, 지금 나의 물음을 회피하고 있소. 나는 분명 그대가 이곳에 들어오게 된 연유를 물었는데?”

살래...... 살래.......

사무향은 고개를 흔들었다.

“훗날 알 수 있을 거예요. 저를 이곳까지 들여보낸 인물이 말을 할 테니까. 아니...... 어쩌면 그분은 영원히 말을 하지 않을지도 모르죠.......”

“......?”

꽤나 미묘한 말이었고, 혁리혼에게는 놀라운 말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럼 무향이 이곳에 들어온 것은 자신의 생각이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서......?’

의혹.

구름처럼 끝없는 의혹이 혁리혼의 머릿속을 휩싸고 돌았다.

허나 사무향은 결코 입을 열지 않을 기색에 혁리혼은 이내 머릿속의 의혹을 추슬렀다.

‘언젠가...... 알게 되겠지. 분명 나의 적은 아닐 테니까.......’

* * *

쏴아아아...... 쏴아아.......

폭우.

그것은 마교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물안개 속에 어슴푸레 형체를 드러내고 있는 마교.

언제부터인가?

꽤 많은 인영들이 그 폭우 속에 서서 마교를 굽어보고 있었다.

“크크. 조금 후면 마교는 지상에서 영원히 사라진다......!”

“흐흣...... 천왕제군대척 휘하...... 일백만의 고수들에 의해서!”

웃고 있는 자들.

그들은 바로 흑뇌마자를 비롯한 마뢰사불 등이었다.

“마황제일존, 후후...... 이런 날이 네놈에게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믿었겠지? 후후.......”

폭우는 아예 미쳐 있는데.......

무언가?

마교는 서서히 그 폭우 속에 음사한 죽음의 냄새를 깔고 있었다.

* * *

마군총.

마교의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는 거대한 광장.

그곳에는 지금 폭우를 맞으며 근 일백만에 달하는 마교와 천마대밀의 고수들이 운집해 있었다.

한 사람의 명!

바로 마존의 명에 의해 그들은 단 한 사람의 남김도 없이 모조리 운집해 있는 것이다.

마군총을 마주하고 있는 백팔 계단의 화금정(黃金亭)!

그곳에는 백팔 명의 인물들이 시립해 있는 채, 한 사람이 아주 아름다운 자태로 앉아 있었다.

마황제일존 갈무좌―!

영원한 마도의 태양이랄 수 있는 그.

“.......”

그는 이 순간 차디찬 시선으로 조금은 회의스러운 표정이 되어 마군총에 운집해 있는 고수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늘 자신을 향해 충성을 하던 그들.......

허나 지금은 달랐다. 저 충성스러운 자들 중에는 아주 교활한 자가 숨어 있는 것이다.

그는 문득 자신의 뒤에 시립해 있는 백팔 명의 괴인들을 힐끔 돌아보았다.

늘 자신의 옆에 그림자처럼 따르는 자들.......

마교의 인물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정체에 대해 아는 자는 없다.

다만.......

― 백팔천마(百八天魔)!

그와 같은 명호를 가졌다는 것밖에는.......

‘늘 믿을 수 있는 자들.......’

갈무좌는 그들을 향해 내심 그렇게 뇌까리며 입가에 아주 아름다운 미소를 보였다.

그러나 그는 일순 혈뇌마겁을 향해 독사처럼 영활한 웃음을 떠올렸다.

“혈뇌, 찾아라!”

“......!”

“네 지혜라면 분명히 저 속에 있는 첩자를 끄집어낼 수 있을 것이다. 반드시......!”

그는 그의 지혜를 매우 믿는 처지이고 신임하고 있다.

지금처럼.......

힐끗.......

혈뇌는 마군총에 집합해 있는 고수들을 돌아보며 문득 조그맣게 입을 열었다.

“마존, 찾을 필요가 없을 것 같소.”

“......?”

갈무좌의 얼굴에 문득 이상한 빛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가, 혈뇌!”

쏴아아아...... 쏴아.......

미친 듯이 퍼부어대는 폭우를 바라보며 음울한 기색을 띠던 혈뇌의 시선이 갈무좌를 향했다.

“나는 저 속에 나의 수하가 아닌 놈이 있다면 잡아 척살을 시키려 했으나...... 지금 생각해 보니 그런 자는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오.”

“너의 수하라고?”

갈무좌의 안색이 묘하게 변했다.

자신의 수하라니......?

그는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는 것인가?

마교! 당연히 그곳에 있는 인물들은 마황제일존 갈무좌의 수하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허나 혈뇌는 꽤나 진중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그렇소. 저 속에는 나의 수하가 아닌 자는 한 사람도 없소. 만약 마교의 고수들이 섞여 있다면 모조리 끌어내어 척살을 시키려 했으나.......”

“......!”

갈무좌는 안색이 감지할 수 없으리만치 굳어져 갔다.

혈뇌가 뇌까리는 말속에는 엄청난 배반의 냄새가 짙게 깔려 있었던 것을 그는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차갑게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후훗...... 재미있군.”

이어 그는 한편에 서 있는 혈군대마작을 돌아보며 차분한 음성을 내뱉었다.

“혈군대마작, 묻겠다.”

“......!”

“이곳에 있는 일백만 정예가 누구의 부하냐?”

순간 너무도 얼토당토않은 대답이 혈군대마작의 입에서 흘렀다.

“당연히 혈뇌마겁, 저분의 고수들만이 이곳에 있을 뿐입니다.”

“......!”

갈무좌의 입가에 조금은 여유가 있게 흐르던 미소가 씻은 듯이 사라져 버렸다.

그의 입꼬리가 아주 가는 경련을 일으켰다.

늘 웃음을 잃지 않는 자.

그는 어떠한 경우라도 그리 크게 희로애락을 겉으로 드러내는 위인이 아니다.

지금처럼.......

“후훗...... 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

그는 이번에 우측에 서 있는 마랍격을 돌아보았다.

“마랍격, 그대로 그렇게...... 생각하느냐......?”

그의 음성은 이 순간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무서운 분노가 그의 내심을 이글거리며 태우고 있음이 분명했다. 그의 시선은 무언가 간절한 빛을 담은 채 마랍격을 바라보고 있었다.

허나 마랍격의 입에서 흘러 나온 말은 무서운 것이었다.

“갈무좌, 그대의 수하는 이미 마교에 있지 않다. 지옥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지.”

“......!”

부르르......!

갈무좌는 태사의를 움켜쥐고 있는 두 손을 격하게 떨었다.

그러다 일순.......

“와하하하하핫핫핫...... 핫...... 대단한데? 혈뇌, 너의 능력이 이 정도라니......?”

“.......”

“허나 너는 한 가지 잊은 것이 있다.”

“.......”

“마교의 전고수들을 배반시키고...... 또 네놈의 수중에 넣었다 하나...... 그들의 모든 합친 힘조차도 백팔천마의 힘을 능가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 마교 일백만 고수의 합력(合力)조차도 백팔천마의 능력을 능가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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