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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검무안-134화 (134/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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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검무안 134화]

第二十一章 겨울이 간 후 (6)

야뇌슬이 마록타와 함께 서쪽으로 간다. 사천성으로 간다. 단 두 사람이 청성파, 아미파, 사천당문이 쩔쩔 매는 도련 무인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간다.

그래도 되는 것인가?.

그런데 이상하게…… 모용아와 독고금은 야뇌슬이 천 명의 무인보다도 강해보였다. 든든해 보였다.

“휴우!”

독고금 가늘게 한숨지었다.

‘도련도 끝날 때가 됐군.’

그녀는 장사에 성공했다.

이제 도련이 밀려나가면…… 그 빈자리는 대화금장의 차지가 될 것이다. 도련에 협조했던 자들은 몰락할 것이고, 그 자리를 그녀가 내세운 사람들이 메꿀 것이다.

중원 남반부의 상권은 확실하게 장악한다.

앉아서 중워 상권의 삼 할이 확고하게 들어온다. 하나의 왕궁이 형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 들어간 돈이라고 해봐야 겨우 성 하나 살 돈…… 성 하나 살 돈? 그럼 그 돈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자연스럽게 야뇌슬이 떠오른다.

그가 성 하나 살 돈을 달라고 했을 때, 그때부터 이런 계획이 발동되고 있었던 것인가?

‘이 사람…… 꼭 내 사람으로 만들어야겠어.“

그녀의 눈빛에 기광이 일렁거렸다.

야뇌슬이 무림에서 가장 뛰어난 전략가로, 또 가장 뛰어난 무인으로 보이더니, 사내로 보인다. 어떤 일이 있어도 잡아야 할 사내로 보인다.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사람이 있다.

모용아……

‘늦게 들어온 게 머리를 숙인다고 했나? 그럼 머리를 숙여야지. 모용아에게.’

***

그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중원 무학은 최고다!

이 사실만은 확고하다. 모든 것을 다 양보해도 이 사실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엇다.

현재, 오재의 무공이 중원 무학을 압도한다.

오제의 무공 또한 중원 무학이니 자존심 상할 건 없다. 하지만 그 무공을 적암도 섬주민들이 사용한다는데 화가 난다.

그들은 오랑캐가 아니지만 마치 오랑캐처럼 보인다.

그런 사람들이 오제의 무공이랍시고 생전 보지도 못한 무공을 들고 나와서 중원을 진흙구렁텅이에 빠트렸다. 그리고 중원무학은 적절한 징치를 하지 못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도련이 중원을 침공한 이후, 늘 이런 점이 마음에 걸렸다. 그들에게 남무림을 빼앗긴 것보다, 중원 무공이 이리 약할 수는 없다는 자존심이 심기를 건드렸다.

“내가 한 번 나서봐야겠소.”

무당파의 송학(松鶴) 진인(眞人)이 고검을 움켜잡으며 말했다.

그의 무학은 무당파 내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절륜하다.

그는 이번 천 명의 무인, 사자선발에 자발적으로 응했다.

무당파의 입지를 고려하지 않고, 오직 도련 축출의 기치에만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는 도련을 치고 싶다는 열기로 가득하다.

헌데 그와 같은 생각으로 사자선발에 응한 사람이 초절정고수가 다섯 명이나 된다.

그들을ㄹ 일컬어 사자오신(死者五神)이라고 부른다.

천 명의 무인들 중에서도 격이 다른 무인들.

그들은 대문파 장문인의 사제이거나 사형이다. 그들의 무공은 각 문파에서도 최고 정상에 위치한다. 무림 배분 또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아닙니다. 어찌 닭 잡는데 소잡는 칼을 쓰겠습니까. 제가 한 번 나서보지요.”

화산파의 녹청(綠靑) 진인(眞人)이 말했다.

야뇌슬은 도련주를 상대로 싸웠다. 그리고 죽지 않고 물러선 유일한 인물이다.

헌데 그 역시 오제의 무공을 사용한다.

오제의 무공만이 오제의 무공을 상대할 수 있는 것인가.

그들은 그것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

야뇌슬은 시장바닥에서 새로운 깨우침을 얻은 것 같다.

그가 한 행동은 아무리 무공에 문회한인 사람이 보더라도 정신 수련을 위한 기초 반석임을 모르지 않을 터이다.

그의 무공은 진일보했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들이 보고자 하는 것은 진정 중원 무학이 오제의 무학보다 한 수 쳐지는가 하는 의문이다.

뚫고 나갈 길은 없는 것인가.

오제의 무학이 중원 무학의 최고봉에 서있는가.

“두 분은 잠시 멈추시지요. 두 분의 명성은 이미 하늘에 빛나고 있습니다. 이번 시험에서 혹시라도…… 실리적으로 제가 나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곤륜파의 일섬착혼(一閃捉魂)이 말했다.

그는 사자오신 속에 포함되지 않는다.

사자오신에 포함된 곤륜파의 천광일검(天光一劍)의 호법이다.

천광일검이 사자선발에 응하자, 그도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뒤따라왔다.

그는 호법이다. 하지만 그의 무공이 천광일섬에 비해서 겨우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건 모르는 사람이 없다.

“흠! 그것도 일리 있는 말입니다. 어떻습니까?”

천광일섬이 다른 사람을 쳐다보며 말했다.

정도무림의 최고 인물이 나서지 않고 야뇌슬의 무공을 측정할 수 있는 길!

이 길은 일섬착혼이 희생을 해줘야 하는 것인데, 본인 스스로 자청해서 나서니 더 말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럼 자네에게 폐를 끼침세.”

그들은 일섬착혼을 쳐다봤다.

일섬착혼은 검을 들었다.

곤륜파의 무학은 심오하고 방대하다.

어느 무공이든지 평생 한 가지 무학만 수련해도 극을 이룰 수 없다는 평이 나오는 절정무학들이다.

일섬착혼은 그 중에서도 일섬법(一閃法)에 능통하다.

중원에 여타 문파가 많음에도 궁벽한 곳에 있는 곤륜차에 입문한 것도 곤륜차에 일섬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입문하기 전부터 일섬법에 눈독을 들였다. 그리고 평생을 일섬법과 함께 했다.

그 시간이 무려 삼십 년이다.

강산이 변해도 세 번은 변했을 세월동안 오로지 일섬법 한 가지 무공에만 전념해왔다.

그래도 일섬법의 깊이를 다 알지 못한다.

그렇게 생각한다.

만약 일섬법을 최고 정점으로 이끌어 올렸다면…… 지금쯤 그는 곤륜파 제일의 무인이 되어 있어야 한다. 도련쯤은 단신으로 쳐없애고 있어야 한다.

그의 무재가 둔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그는 둔하지 않다. 열 살 밖에 안 되는 어린 나이에도 일섬법을 알아볼 정도로 무공에 대한 식견이 남달랐다.

일섬법만 수련하면 천하제일인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그런 확신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확실하다. 일섬법만 극을 이루면 천하제일인이 될 수 있다.

세상은 오제의 무공이 휘젓고 있다. 중원 무학은 형편없이 밀리고 있다.

이것이 현실이지만…… 그는 아직도 일섬법에 미련을 벌이지 못한다. 일섬법을 정심하게 수련하면 오제의 무공 따위는 선망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런 일을 해내지 못한 무인들은 자신을 탓해야 한다.

무공 자체가 약한 게 아니다. 그토록 강한 무공을 제대로 수련하지 못한 무인들 탓이다.

자신은 일섬법을 완벽하게 수련해내지 못했다. 지금도 수련하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수련해야 극점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일을 죽는 날까지 할 생각이다.

그는 검을 들었다.

‘믿는다!’

“뭐냐!”

마록타의 눈이 흰 자위로 번들거렸다.

새벽 댓바람부터 검을 들고 찾아온 무인!

결코 반가울 리 없다. 그것도 일면식조차 없는 낯선 무인일 때는 더욱 반갑지 않다.

“이번에 사자선발에 자원한 일섬착혼이라고 합니다.”

일섬착혼은 포권지례를 취하면서 말했다.

“뭐냐!”

사나운 일갈이 두 번째로 터졌다.

일섬착혼이 아무리 예의를 갖춰도 마록타의 눈에는 불청객으로 비쳐질 뿐이다.

“듣자하니 야대협께서 군사직을 위임하신다고 하더군요.”

“키키키! 그런 일 없다.”

“그렇습니까?”

“그런 건 이곳에 와서 묻기 전에 너희 군사에게 먼저 물어야지! 돌아가. 크크크!“

“그것 때문에 온 것이 아닙니다. 적암도 무공을 구경하고 싶어서 찾아온 것이죠.”

일섬착혼은 시종일관 정중했다.

그는 명문대파 곤륜파의 고수다. 곤륜다의 대들보다. 만인으로부터 존경과 추앙을 받는 사람이다. 본인 스스로 천광일검의 그림자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호법임에도 불구하고 만인의 존경을 듬뿍 받는 진짜 고수다.

파팟! 파팟! 파파팟!

두 사람은 서로를 읽었다.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상황, 충돌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서로가 서로를 탐색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사람은 고수다. 생긴 모습에 현혹되면 안 된다.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취화선개와 단황신개조차도 꺼려하는 사람…… 하지만 질 것 같지는 않다. 이대로 싸우면 이길 수 있을 것…… 아마도 신법에 치중한 무공인 것 같은데.’

일섬착혼의 판단은 정확했다.

마록타의 무공을 주시해서 본 적은 없지만, 그가 하는 몸짓, 손짓, 발짓으로 무공이 추측된다. 인성이나 체형도 무공을 가름하는 주요 열쇠다.

마록타는 일섬착혼을 더욱 쉽게 읽어냈다.

적암도에는 일섬착혼과 같은 기질을 한 무인들이 많다.

그들 모두 정정당당, 공명정대라는 말을 즐겨서 사용한다. 그만큼 무공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이 자도 그런 부류다.

마록타의 눈동자에 살기가 감돌았다.

“크크크! 불청객…… 청하지 않은 손님이 와서 시비 거는 건 용납치 않는다. 아무리 사자선발에 자원한 자라고 해도. 시비 걸지 말고 가라. 이 정도로 참고 있는 것도 독고금을 봐서이니…… 크크! 그래도 시험해 볼텐가?”

스읏!

마록타가 한 발을 앞으로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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