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문무공-148화 (148/149)

독문무공 - 군웅대회와 반격(2)

한쪽에 마련된 귀빈들과 군웅대회에 중요 인물들이 모이는 연회는 개막

식이 끝나자 이루어 졌다.

그 자리가 실질적인 군웅대회의 자리였다. 군중들이 모이는 자리야 그

저 한번 얼굴을 보이고 한마디 하여 사람들에게 위세를 떨치는 자리였다.

그런 반면에 연회는 중요 인물만 자리에 모이는 그런 자리라고 할 수가

있었다.

지성룡은 그 자리로 옮겨 가자 모든 상황이 바뀐 것을 느끼면서 곤혹스

럽기 그지 없었다.

지성룡과 안면도 없는 자들이 속속 자리에 와서 자신을 소개하면서 아

부하듯이 인사를 하고 가기 시작하였다.

그 것은 지성룡이 그 자리의 주인이라는 증거였다.

이런 자리는 형식이야 어떻든 실질적인 힘이 우선될 수밖에 없는 것이

다.

지성룡도 그런 것을 느끼자 이단현과 유회 제갈중명, 무정선사와 네명

의 대회주관자가 앉은 상석으로 자리를 같이 하기로 정하였다.

굳이 실질적인 것을 숨길 필요는 없었다.

그 것은 오히려 그들에게 가식적으로 보일 우려가 있는 것이다.

"실로 이렇게 많은 군웅들을 모이게 하느라 노고가 컸네."

제갈중명은 용소명을 보면서 그렇게 말하였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 하

는 말이기도 하였지만 그렇게 말하는 것은 그 자리에서 가장 어린 사람이

용소명이기 때문이었다.

"모두가 노고를 아끼지 않은 덕분입니다."

조정의 대신들은 한결분위기가 좋아져 있었다. 군웅들이 만세를 외친

것은 황제에 대한 충성서약이나 다름이 없기에 그간의 의혹을 모두 잠

재운 것 때문이었고 이단현도 그런 부담감이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생각하

자 연신 얼굴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오직 얼굴이 밝지 않은 자는 유회 하나였다. 그의 얼굴은 자신의 뜻대로

모든 것이 흘러가지 않아서인지 시무룩한 표정이 역력하였다.

더구나 유회의 주장에 동조하였던 다른 조정의 관리들이 이단현을 따라

서 같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하자 더욱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제 중원무림의 평화를 위한 대계가 마련된 것 같소이다."

제갈중명이 무정선사를 향하여 말을 하였다.

"그렇습니다. 이런 자리를 한번 만들어서 중원 무림의 화합을 다지고 나

면 서로 오해에서 비롯되는 크고 작은 분쟁들이 사라질 것입니다. 모든

분쟁의 시초가 불신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불신은 서로 마음을 닫고 자신

의 생각만을 고집하기에 일어납니다. 이런 자리에서 얼굴을 맞대고 모

든 중생들이 마음 속에 들어 있는 이야기를 한다면 사라질 것입니다. 강

호 평화는 바로 불신이 사라짐으로써 달성이 될 것입니다."

무정선사는 그렇게 덕담으로 화답을 하였다.

"그렇게 본다면 참으로 무림으로서는 홍복일 것입니다. 무림이 이렇게

평화를 누리면 천하 만민이 평화롭게 되고 이는 조정으로서도 천만 다

행이 아닐 수가 없소이다."

이단현의 말에 모두의 얼굴에 희색이 감돌았다.

"참, 듣기에 무정선사와 천하신존 시주가 비무를 하였다고 하는데 누가

이기고 누가 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아 내심으로 궁금하였습니다."

이단현이 갑자기 승부의 결과를 묻자 장내는 순식간에 조용해 지고 말

았다.

그 내용은 말로는 하지 않았지만 지성룡이 이겼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

었다. 그러나 그것을 직접 확인하거나 물어본 사람이 없었다. 서로 비밀

리에 비무를 가졌고 그 것을 당사자가 말하지 않은 상황에서 직접 물을

사람은 없는 것이다.

그런 금기를 깨졌고 당사자들의 반응이 어떤가를 보기 위해서였다.

"비무라고 하나 소승이 일방적으로 청하여 가르침을 받은 것이지요. 그

런 비무에서 승부가 있겠습니까?"

무정선사의 말은 싸늘하던 분위기를 다시 평온하게 만드는 대답이었다.

비무의 승패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는 우회적인 대답이었다.

"이거 내가 실수를 한 것 같소이다."

이단현도 자신의 실책을 깨달았지만 수습이 곤란하던 차에 무정선사가

답을 하자 자신의 실책을 얼른 인정하고 더 이상 언급을 피하였다.

"아니올시다. 그 것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인데 어찌 허물이 되

겠습니까?"

무정선사는 그렇게 말하여 이단현의 실책을 없애려 하였다.

"한데 이후의 일정을 보면 비무대회에 두 분이 나가지 않는다고 들었습

니다. 단지 비무대회 승자가 원한다면 비무를 한다고 하였는데 조금 어

폐가 있소이다."

유회는 마침내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고 말았다. 이는 그 자리에 있는 모

든 사람들의 자존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소리였다. 이런 악의적인 소

리에 모든 무사는 지성룡과 무정선사를 응시하였다.

지성룡은 유회가 내내 자신을 못마땅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았지만 이런 소리마저 입밖에 내자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발작을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지성룡은 내부에서 일어나는 노화를 안으로 삭이면서 유회를

마주보았다. 유회는 지성룡의 몸에서 일어나는 기세에 흠칫하였다. 이번

에는 무정선사도 유회를 노려보았다.

둘의 시선을 접하자 유회는 사지에서 힘이 모두 빠져나가는 것 같은 기

분이 들고 두 사람이 두려워지기 시작하였다.

그 순간 지성룡은 천천히 일어섰다.

이단현은 유회가 그런 말까지 입밖에 내서 상황을 이상하게 만들자 수

습하려고 하였으나 이미 지성룡이 자리에서 일어서고 말았기에 그저 지

켜볼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참석을 하지 않는 것은 무림에서 모두 인정하는 사실이 있기 때

문이외다.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정도가 되려면 이번 비무대회에서

우승하는 정도의 사람은 되어야 할 것이외다. 만일 우승자가 그 사실을

인정한다면 비무를 할 필요는 없는 것이고 인정하지 못한다면 비무로서

그 사실의 진위를 가리면 그만일 것입니다. 이 문제를 강호 무림인 누구

라도 인정하지 않는다면 저는 언제건 비무에 나설 것이외다."

지성룡의 선언을 들은 일반인들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러나 오직 그

소리가 유회에게는 마치 유부의 나찰이 말하는 것처럼 오싹하기 짝이

없었다.

유회는 바들바들 떨다시피 하였다. 그 것은 무의식적으로 지성룡이 기

세를 끌어올렸고 은연중에 유회가 그 기세를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 있는 몇몇은 유회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있었지만 내색을

하지않았다.

지성룡의 선언으로 장내는 싸늘하게 변하고 말았다. 유회로 인하여 자

신이 천하제일인이라는 선언을 본의 아니게 하고 만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지금의 상황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지성룡과 싸워야 하기에

누구도 말이 없었다.

이단현은 지금의 상황을 초래한 유회의 경솔함이 못마땅하였다. 그렇다

고 공개적으로 유회를 비난할 수도 없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유회에게

비난의 눈초리로 차츰 변하고 있고 그 것은 차차 경멸의 빛을 보이는 것

을 이단현은 노회한 정치가답게 간파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상황을 유회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두려워하고

있었다. 눈치 빠르고 간교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인물이 조용한

것이 이상하기에 말도 못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지성룡은 자신이 분기에 못이겨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하고 말았다는

것을 알았다. 은연중에 자신의 본심을 직설적으로 토로한 것이다. 더구나

눈 앞에서 유회가 바들바들 떨고 있자 그제서야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다

.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기세를 끌어올려 힘으로 윽박지른 것을 안 것이다.

"제독총감님, 이일은 사실 언급이 적절치 못합니다. 그만 하는 것이 좋

을 듯합니다."

지성룡은 가볍게 진기를 실어 말을 건네었다. 그 속에는 자신으로 인하

여 타격받은 심령을 깨우는 기운이 들어 있었다. 그렇기에 유회는 그제

서야 평안한 기분이 들었고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그렇게 하십시오. 실로 강호무림에 대하여 모르는 사람이 너무 경솔한

소리를 한 것 같습니다."

유회는 이성이 돌아오자 두려움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런 유회를 보는 제갈중명은 내심 마음속으로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바로 자신이 당한 일이나 똑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단현은 유회가 자신의 실책을 바로 인정하자 약간 의아스러웠으나 이

제야 사람이 되나 하고 가볍게 넘겨 버렸다. 또한 유회가 시류를 잘 판

단한다고 생각을 하였다.

"이거 제가 다소 격한 반응을 하였습니다.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지성룡은 이단현에게 고개를 숙여 사죄를 하였다. 그런 지성룡의 태도

에 이단현은 만면에 웃음을 지었다.

"아니오. 무인이라면 그런 기개는 있어야 합니다. 실로 대단한 배포이

오."

이단현의 호탕한 말로 다소나마 분위기는 풀어졌으나 한번 굳어진 얼굴

은 쉽사리 풀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무섭소이다."

연회를 마치고 나오는 도옥도장은 평상시에 안면이 있는 무당의 제유도

장에게 한마디를 던졌다.

"그렇소이다. 가까이 있지 않아 모르지만 그 환관은 심령을 크게 다쳤을

것입니다."

제유도장도 그렇게 말하여 주었다.

"듣기에 이번에 조정에서 온 것은 바로 군웅대회를 조정에서 못마땅하

게 생각하여 온 것이라 들었습니다. 그 중에 그 유회라는 환관은 동창의

이인자로서 그 일의 중심에 있는 자라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조정의 일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소이다."

제유도장의 말은 다행이라는 것인지 아니라는 것인지 판단이 안되는 모

호한 말이었다.

"실로 그 목소리는 천하신존의 본성을 드러내는 것이었소이다. 그 목소

리에 담긴 기세는 천하를 부수어 버릴 수도 있다는 기세였소이다."

도옥도장은 그 기세를 읽은 사람이기에 그렇게 말하였다.

"말로 듣던 그의 무위는 그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절감하였소이다. 실

로 그 자가 천하를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 결과가 두렵기 짝이

없소이다."

제유도장은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하였다. 자신이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한 허탈한 말이었다.

"다행이라면 그가 스스로 천하제패를 포기한다고 하였다는 것이오. 오

늘 그 것을 은연중에 보인 것이외다. 그가 만일 그런 야욕을 품는 날이면

실로 천하는 한순간 그의 발아래 숨을 죽여야 할 것이오."

"그렇소이다. 그의 나이 고작 서른도 안되었으니 그의 천하는 백년은 갈

것이오."

제유도장은 그렇게 말하고 하늘을 보았다. 그들의 눈에 보이는 하늘은

화창하기만 하였지만 잿빛으로 보이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비무대회도 맥이 빠지지 않을 수가 없구려."

도옥도장은 처음 출발하던 때의 부푼 희망이 모두 사라져 버리는 것 같

았다.

그들이 본 지성룡의 신위는 그들이 넘기에는 너무나도 높은 벽이었다.

그것을 느끼기에 그들은 허탈한 심정이 된 것이다.

그런 마음은 그들만이 아니라 한때 천하제일인을 꿈꾸던 자들 모두가

느끼는 공통적인 생각이었다.

지성룡은 연회가 끝나자 혼자 처소에 조용히 있었다. 자신이 순간의 격

분을 참지 못한 것이 실로 안타까웠다. 다된 밥에 재를 부리는 짓을 한

것이다. 자신이 커다란 실수를 한 것이다. 내내 신경을 쓴 상황을 순간의

성정을 이기지 못해 망치고 만 것이다. 자신의 노화에 얼어붙은 장내의

상황을 생각하자 자신도 모골이 송연하였다.

'참으로 경솔하기 그지없구나. 한마디의 격장지계에 이렇게 일을 망치

다니'

아무리 탓하여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하나 차라리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이미 천하인들이 인정하는 것을 표

면화시킨 것 뿐이다. 그 것일 뿐이다. 그러나 왜 이리 마음이 무거운 것

일까?'

그 일이 있고 나서 연회장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하였다. 그저 음식만을

먹고 조용하게 인사를 하는 정도일뿐 활기가 없었다. 그 것은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일이었다.

모두가 조심하는 분위기였다. 살살 지성룡의 눈치만을 보면서 이야기를

말을 아끼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쯤 모두는 오늘 있었던 일을 정리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생각이

어떻게 정리될 것인가? 오늘 일을 인정할 것인가 아니면 인정하지 못한

다고 생각하고 이 후에 대응을 할 준비를 할 것인가는 시간이 지나면 밝혀

질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일어난 일에 대하여 연연하지 말자고 생각을

하였다.

"들어와라."

지성룡은 제갈휘미가 밖에서 서성거리면서 선뜻 들어오지 못하는 것을

알자 그렇게 말하였다. 제갈휘미도 연회를 준비하는 책임을 맡았었기에

그 자리에 있었고 상황을 보았다. 그렇기에 선뜻 들어오지 못하고 망설

인 것이다.

지성룡의 말이 끝나자 조용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무슨 할말이 있느냐?"

지성룡은 제갈휘미를 보고 물었다.

"아뇨. 그냥 상공의 기색이 좋지 않아 장내 정리를 지시하고 한번 와 보

았습니다."

"걱정하지 말아라. 네 생각에 오늘 일이 어떠하였느냐?"

지성룡은 자신의 일이 어떻게 보였을까 궁금하여 물었다.

"잘한 일이라 생각이 됩니다. 오히려 유회라는 자가 상공에게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제갈휘미는 그렇게 말하였다. 그말은 지성룡의 불안한 마음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였다.

"어떤 점이 그러한가?"

"오늘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앞으로 무림을 이끌어갈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관심은 상공에게 집중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들

에게 한마디 말로 상공의 힘을 보이신 것입니다. 모두가 상공에 대한 두

려움으로 얼어붙었습니다. 그 것은 이후에 상공에게 대항할 자들이 없다

는 것을 보이는 것입니다."

"모두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예, 아마 그 자리에 있는 모두는 그럴 것입니다. 유회라는 자는 상공에

게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에 추후에 상공을 음해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사실 그자가 은연중에 상공을 비방한다는 소식을 종종 들었는데 그자를

제압한 것은 아주 잘한 일입니다."

제갈휘미는 지성룡이 말을 하는 순간 파랗게 질리는 유회를 보았기에

그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다. 그런 일을 경험하고나서도 지성룡을

해칠 생각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지성룡은 제갈휘미의 말을 듣자 다시 걱정이 되었다.

"일단 저녁을 먹을 때에 모두 모이라고 해주시오. 오늘의 일을 좀더 생

각해보고 의논을 해야할 것이오."

"알겠습니다."

지성룡은 제갈휘미에게 그렇게 말하고 다시 생각에 잠겼다.

"무슨 일인가?"

이단현은 자신과 같이 찾아온 한림학사 초윤이 찾아오자 의례적으로 물

었다.

"드릴 말씀이 있어서 입니다."

"무엇인가? 일단 자리에 앉게."

이단현은 오늘 있었던 일을 반추하던 참이라 초윤에게 자리를 권하며

앉게 하였다.

자신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던 참이었다.

"지금 제독총감이 이상한 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뇨(失尿)를 하기도

하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정신이 없는 것도 아닙

니다만?

초윤의 말은 유회가 정상이 아니라는 말이었다.

"그냥 모른체 하게."

이단현도 그 말을 듣자 생각나는 바가 있어 모른체 하라고 하였다. 언뜻

그 상황을 생각하자 두려움을 느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무림은 생각외로 어려운 곳이다. 그러니 처신을 주의하게."

이단현은 그렇게 말하여 파장을 줄이기로 하였다.

"한데 자네는 오늘 연회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단현은 초윤에게 생각을 물었다. 그의 생각이 궁금하였기 때문이다.

초윤은 이단현이 묻자 어려운 기색을 보이다가 말을 열었다.

"소생이 이일을 맡고 출발하면서 느낀 것부터 아뢰겠습니다. 강호의 불

온한 움직임이 있다면 엄단하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오면서 소생의 생각이 얼마나 무지하고 강호에 대하여 모르는 가

를 알게 되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일만 이상이 모인 오늘의 군중대회는

그 강호의 힘을 절감하는 자리였습니다. 또한 충성서약을 하는 것이

나 마찬가지인 만세삼창을 들으면서 안도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연회장에서 일어난 일은 강호의 실체를 확연히 깨닫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초윤의 말에 이단현은 다음 말을 기다리듯이 조용히 응시만을 하고 있

었다.

"그 자리에 강호의 무서움을 절감하였습니다. 실로 강자존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 것이 무엇인가를 절감하는 자리였습니다. 천하신존의 힘이

얼마나 큰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한마디에 모든 사람이 얼어붙어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상황을 보았습니다. 오직 그런 분위기에서도

여유가 있다면 대장군님과 소림의 무정선사라는 승려뿐이었습니다. 무

림의 수장이라는 무림맹주도 그의 위세에 눌려 쩔쩔 매는 모습을 보이

고 있었습니다."

초윤의 말에 이단현은 지그시 초윤을 응시하였다. 자신이 우려하는 말

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자네의 생각은 어떤가?"

"인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 것이 조정과 나라가 평안해지는 길이라 생

각합니다."

초윤의 말은 이단현의 생각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다행이라면 그가 야욕이 별로 없어 보이는 것입니다. 그 하나로 모든

것을 덮어두어야 할 것입니다."

초윤의 생각에 이단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중론이 그러합니다. 그 힘을 본 이상 더 큰 화를 부르지 않는 것이 중요

할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아마 대장군님은 예전에 알고 계셨을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초윤은 이단현과 말을 하다가 이단현은 오래 전에 알고 있었을 것이라

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첨언하였다.

이단현은 초윤의 말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었다.

"물러가서 유총감의 환후를 잘 살펴주게."

이단현은 그렇게 지시하여 초윤에게 나가라는 말을 하였다. 초윤이 나

가자 이단현의 얼굴에는 근심이 어리기 시작하였다.

연회장의 일과는 무관하게 비무대회의 예심이 시작되어 군웅대회는 활

기를 띄고 있었다. 대부분 예심을 통과한 후에 본선에 올라 비무를 하는

것은 포기하고 말았다.

오직 비무를 하고자 하는 것은 천급에 불과하였고 사람들의 관심도 천

급에 쏠리고 있었다.

눈에 보이는 천급의 강함을 본 상황에서 지급과 인급의 비무에서 우승

하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었다.

만일 지급에 천급 무사가 나온다면 누구건 우승을 하는 마당에 굳이 나

서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도 신청을 하지 않는 바람에 가장 혼잡이 예상되던 두개의

비무는 유야무야 되고 말았다.

그들은 그저 예심을 참석하여 패 하나 받는 것으로 만족을 하는 상황이

었다.

그렇기에 천명이 넘게 도전하는 예심과는 달리 본선에 대하여는 참가를

하지 않고 기권을 하였다. 그런 그들은 인관을 통과하면 지관을 통과하기

위해 다시 몰려가고 있었다. 굳이 드잡이질을 하여 자칫 지면 당할 망신

을 피하고 있었다.

반면에 천관을 통과한 자들은 오십여명이나 본선비무에 참가하는 자들

은 무려 삼십명이나 되었다.

그들의 생각은 바로 비무대회의 성적이 바로 천하의 무사들 중에 자신

의 위치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었다.

그 것은 비무대회를 주최하는 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오직 천

급대회만이 비무대회를 열기위한 예심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지 못한 일이오."

용소명은 나직하게 말을 위지강천에게 건네었다.

"당연한 일입니다. 무림은 강자존인데 지급과 인급의 비무대회는 존재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잘못한 것 같소이다. 차라리 삼십을

기준으로 삼십이전과 삼십이후로 나누어야 했습니다."

위지강천은 예상한 듯 그렇게 말하였다.

"어쨌든 천급대회는 출전하는 사람이 많고 시간도 많으니 여유를 가지

고 진행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예심을 거치지 않고 바로 출전하는

인원이 육십이니 백여명이 출전할 것 같습니다."

용소명은 너무 군웅대회가 싱겁게 끝나지 않을까 걱정을 하였지만 천급

대회는 이루어질 것 같자 안심을 하였다.

"우리도 문제입니다."

용소명의 말에 위지강천은 고개를 들어 용소명을 보았다.

"오늘 연회는 실로 우려하던 문제가 도출이 되고 말았습니다. 큰 문제가

없이 봉합은 되었으나 모두에게 너무나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말았습

니다."

"이미 한번쯤은 일어날 일이었습니다. 잘된 일이라고 생각합시다. 이번

에 가장 중심인물로 부각되는 무당의 제유도장과 화산의 도옥도장의 얼

굴에 스치는 두려움을 보았습니다. 그들이 정리가 된다면 그 것으로 충분

한 효과를 본 것입니다."

위지강천은 호승지심을 느끼는 그들이 두려워 하는 모습을 보자 한편으

로 안심이 되기도 하였다. 그가 생각하는 이번 비무대회의 최종적인 우

승은 여섯사람중애 하나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연룡, 지장룡,

위지강천, 사마웅휘, 제유도장, 도옥도장이었다.

현재 그들은 누가 강하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결국 누가 운 좋게

그들을 초반에 부딪치지 않고 나중에 부딛치는가에 의하여 승부가 결정될

것이 분명하였다.

"일단 내일부터 비무를 진행하여야 합니다. 저야 비무에 나가지 않고 진

행만 할 생각입니다만 모두 선전을 하십시오."

"일단은 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줄 생각이네."

위지강천은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지성룡은 비무대위에서 천급 비무를 무정선사와 같이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은 화산의 도옥도장과 사천에서 온 무명의 무사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었다.

도옥도장은 여유있는 자세로 검도 쓰지 않고 장공만으로 상대를 가볍게

상대하고 있었다.

지성룡의 눈에는 도옥도장의 신위가 한눈에 보이고 있었다. 내공의 운

용이나 기세는 지연룡에 비하여 다소 나아 보였다. 단지 문제는 초식의

운용인데 그 것은 한눈에 알아보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 것은 이런 간단한 대결에서는 알 수 없는 문제였다.

'상대가 워낙 약하니 제대로 알 수가 없다. 만일 좀더 강하다면 초식으

ㅣ운용을 엿볼 수도 있을텐데 너무나 약하구나.'

지성룡은 다소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고작 이십여수만에 여유있게 비무대 아래로 상대를 몰아내서 승리를 쟁

취하였다.

대부분 이변은 없이 이름이 난 자들이 승리를 쟁취하였다.

백여명의 인원이 하룻만에 절반으로 줄어들어 버렸다. 예상대로 대부분

예심을 거치지 않은 고수들이 승리를 거두었다. 결국 이변은 없다는 것

이었다.

첫날의 비무가 예심을 거치지 않은 자들과 예심을 거친 자들을 하나씩

추첨하여 비무를 하였다면 다음 비무는 무작위로 추첨을 하여 비무를

하였다. 운이 나쁘다면 초반에 강자를 만나 탈락을 할 수도 있고 중간의

실력으로도 살아남을 수도 있는 것이었다.

군웅대회 기간동안 비무를 지켜보기 위해 사람들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

다. 특히 잔치처럼 온갖 음식이 제공되기에 가지 않고 있었다. 낮이면 비

무구경을 하고 밤이면 술판을 벌이는 것이 그들의 일과였다. 물론 그 것

이 한번 있는 경사이기에 그러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이면에는 천하 곳곳에서 모여든 청년들간에 이합집산이 이

루어지고 있었다. 새로 아는 사람들간에 거래를 하기 시작하였다.

무림인들이라는 것은 대부분 이권을 가진 자들이었고 서로 그런 이권을

최대한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그 자리에 모인 자들과 거래를 하는 것이

었다.

"어서 오너라."

나이를 헤아릴 수 없는 노인은 열다섯이 갓넘은 아이를 반색하며 맞이

하였다.

"오늘은 무엇을 보았느냐?"

노인은 자리를 주면서 물었다. 그런 노인 곁에는 두 명의 소년이 더 있

었다.

"비무를 계속보고 비무가 끝난 후에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무사들이 무

엇을 하고 지내는가를 보았습니다."

소년은 또렷하게 말하였다.

"그 것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였느냐?"

노인의 질문에 소년은 한참동안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저도 커서 이런 군웅대회를 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소면의 말에 노인의 표정이 흠칫하였다.

"그 말을 저자세하게 말하여 보아라."

소년의 말이 의미하는 진정한 의도를 파악하고자 노인은 다시 물은 것

이다.

"제가 보기에 이 군웅대회는 천하신존 지성룡이 모이라고 해서 모였다

고 들었습니다. 무림맹의 맹주도 아닌 사람이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은 범

인이라면 불가능할 것입니다. 결국 천하제일인이기에 무림맹의 이름도

빌리지 않고 그렇게 한 것입니다. 거기에 자기 이름도 아닌 부하들만을

동원하여 내세웠는데도 모두가 꼼짝을 못하고 있습니다."

노인의 표정은 소년의 말이 끝나자 경악어린 표정이 되었다.

"누가 그런 말을 하더냐?"

노인은 소년이 스스로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여 그렇게

물었다.

"제가 보기에 그러하였습니다. 오후 내내 생각하여 얻은 결론입니다."

소년은 재차 강하게 말하였다.

소년의 말이 끝나자 한동안 노인은 소년을 물끄러미 응시하였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

노인은 소년의 반응이 궁금하여 물었다.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우리가 이미 지나간 일에 원한을 가지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닙니다. 정정당당하게 힘을 키워서 언젠가 그 앞에 나

타나 당당히 좌웅을 가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년의 말은 다른 소년들까지 벌떡 일어서게 하였다.

"설마 원한을 잊자는 것이야?"

한 아이가 따지듯이 외쳤다. 그 아이는 나중에 온 소년을 칠 분위기였

다.

"모두 앉아라. 초량이가 하는 말이 맞다."

노인은 먼저 앉아 있던 두 아이를 자리에 앉도록 하였다. 노인의 말에

발작을 하지 못하고 두 소년이 자리에 앉았다.

"원한을 잊어야 한다. 그 일은 이미 끝난 일이다. 또한 역사가 어떻게 변

하건 잘못된 것이 미화되지는 않는다. 만상문은 비겁한 짓을 하였고 그

응분의 대가를 받은 것이다. 그 것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된다."

노인의 말에 두 소년은 수긍하지 못하겠다는 빛을 보였다.

"인정하지 못한다면 너희는 승자가 되지 못한다. 만상문이 당한 일은 당

연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억울한 일을 당하였다고 생각하거나

원한을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나중에도 패배자가 되고 말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밝은 곳을 지향하여 양지로 나서야 한다."

노인의 표정은 비장하였다. 비로 노인은 만상천군이었다.

"너희들을 이곳에 데리고 온 것은 천하를 지배하는 천하신존의 힘을 절

감하고 어떻게 하여야 그를 뛰어넘어 이후에 너희들의 세상을 만들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라는 의미였다. 지금 안되면 너희들의 후손이라도 그

런 것이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럼 초량이는 어떻게 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만상천군은 다시 이초량에게 관심을 보였다.

"제 생각에는 천하신존처럼 일단 많은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

니다. 그것은 결국 우리도 돈을 모아서 그에 버금가는 상권을 확보해야

가능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초산이가 나중에 상인이 되어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말한 아이는 한 아이를 보았다. 초산이라 붙여진 아이는 초량이

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음, 초산이가 상인이 된다. 그렇다면 초운이는 무엇이 되어야 하느냐?"

"초운이는 무공이나 이재보다는 글을 읽기를 좋아하니 나중에 군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초량의 말에 만상천군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생각이다. 그럼 너는 무엇을 하겠느냐?"

"저는 무공을 익혀 천하신존을 무공으로 능가해야 합니다. 제가 못한다

면 우리 셋중에 후손중에 하나를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이초량의 말에 만상천군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 언제나 가능할 것 같으냐?"

만상천군은 재차 물었다.

"그 것은 모르겠지만 천하문의 천하가 무너지는 시점에 가능하도록 최

선을 다하여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 때는 정당한 실력으로 그들을 눌러야

합니다."

만상천군은 이초량의 말에 결코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하였

다.

"네 생각이 훌륭하다. 너희는 무림에서 음지로 가지 말고 양지로 가라.

그리하여 어느날 그 양지에서도 광휘를 뽐내는 기라성이 되어라. 너희의

앞날을 가로막는다면 음지로 회피하지 말고 양지에서 묵묵히 이기고

승리를 하는 자가 되기를 바란다."

만상천군의 말에 그들은 숙연한 분위기가 되었다.

"군웅대회에서 그들의 실체를 잘 파악하여라. 또한 그들이 어떻게 천하

를 압도하고 있는가를 보아라. 그렇게 하여 너희들이 어떻게 하여야 하

는가를 생각하고 앞으로 대비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만상천궁는 그렇게 말을 하고 어느새 눈시울에 맺힌 문물을 훔치고 있

었다.

그런 만상천군의 모습에 그들의 눈에도 눈물방울이 맺히고 있었다.

한적한 시골이지만 어느날부터인가 사람이 북적이고 있었다.

그 것은 천하군웅대회 때문이었다. 그 일이 알려진 이후 사람들이 하나

둘 찾아 들더니 이제는 마을 사람보다 외지인이 더 북적이고 있었다.

그런 마을이기에 사람들이 새로 찾아와도 새로울 것이 없었다.

그런 마을에 세명의 청년이 들어 왔다.

그러나 그들은 극도로 외부인과의 접촉을 피하면서 오자마자 헛간갗은

임시 움막을 빌리더니 들어앉았다.

한 것이라면 독하기로 소문난 소홍주를 한동이 주막에 가서 사왔다는

것 뿐이었다.

그런 그들은 술을 마시기 시작하였다.

"지난 삼일간 각기 흩어져 천하인들이 생각하는 것을 들었다."

한 처연이 어색한 한어로 말을 하였다.

"내 생각에는 볼 것과 파악할 것은 다 파악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 우리가 온 것은 천하시논의 실체를 파악하고 중원의 실체를 파

악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간의 노력으로 거의 파악을 하였다. 이제

해야 할 것은 돌아가서 대주에게 우리가 보고 들은 것을 말하는 것 뿐이다."

그 중에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삼십대 처연이 그렇게 말하였다.

"대주에게 이런 것을 말한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우리가 고작 백이

라면 중원은 일만을 헤아리고 있습니다."

한 청년이 의구심이 생기는 듯 물었다.

"우리가 이렇게 오는 것은 일이년 앞이 아니라 우리들 후손을 위해서다.

우리는 궁벽한 만주의 미개인이나 후손들은 중원을 호령하여야 한다.

선조들은 그렇게 하기도 하였다."

삼십대 장한의 얼굴에는 비장함이 어렸다.

"지금 만주는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는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 혼

란을 통일하는 것은 대주님이 될 것이다. 그 후를 대비하여 우리를 보내어

중원의 실체를 파악하라고 하시는 것이다."

삼십대 청년의 얼굴에는 대주에 대한 흠모의 빛이 어리고 있었다.

"이삼년안으로 요서와 요동은 대주님의 손안에 들어올 것이다. 그리고

만주의 패자가 되실 것이다. 그렇게 되었을 때에 중원에서 우리를 견제할

것이다. 그 것을 대비하기 위해 우리를 보낸 것이다. 진정 깊은 의도는

바로 우리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서이다."

그렇게 말하는 삼십대 청년의 얼굴에는 비장함이 어렸다.

"대주는 일년전에 중원에 다녀오셨다. 그럼에도 우리를 보낸 것은 중원

을 모른 것이 아니라 중원에 대하여 직접 느끼고 대비를 하라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삼십대 청년의 말에 그들은 비장한 표정이 되었다. 그들의 대주 유광한

의 의도를 이제 파악한 것 때문이었다.

"중원에서 우리를 경계하기에 우리는 중원에서 혼란이 올 때까지는 결

코 올 수가 없다. 오히려 중원에서 우리를 점령하러 오지 않을까 걱정해야

한다. 결국 중원으로 진출하여야 한다는 소리는 일절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단속을 해야 하는 것이다. 작은 성공에 기고만장하여 중원을 정

복하자라는 소리를 함부로 한다면 결국 중원의 주의를 받게되어 중원이

혼란이 오기 전에 우리가 만자 멸망을 당할 수가 있다. 대주가 우리에게

원하는 것은 중원의 두려움을 알고 자중하라는 의미이다."

삼십대 장한의 말이 끝나자 그들은 더 이상 말이 없었고 화홍주를 마시

고 있었다.

비무대회는 매일 열전을 하면서 계속되고 있었다. 육일째 되는 날 오전

에 도합 네 번의 비무가 이어졌다.

백여명이 오일간의 열전으로 여덟으로 압축이 된 것이다.

참으로 팽팽한 대결이 이어지기 시작하였다.

첫 대결은 화산의 도옥도장과 지장룡의 대결이 이어졌다.

그 둘의 대결은 대단한 접전이 되었다. 천하문과 화산을 대표하는 대결

이기에 누구보다도 관심이 컸다.

지장룡의 선공과 도옥도장의 방어는 실로 쉴새없이 이어졌다. 도를 사

용하는 지장룡의 공격은 파괴력이 있었고 검을 사용하는 도옥도장의 방

어는 위태로워보였다. 그러나 그런 공방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백여초를 헤아리는 공방이 지나가자 상황은 차츰 지장룡의 열세

로 돌아서기 시작하였다.

급기야 도옥도장의 검에서 화산의 최고 절초인 매화칠식이 펼쳐지기 시

작하자 결국 지장룡은 공세를 수세로 전환하여 방어를 할 수박에 없게

되었다. 웅장하고 유려한 매화칠식은 실로 지장룡이 감당하기에는 역부

족이었고 결국은 육초식에 완전히 무너지기 일보직전에 올렸고 칠포식이

전개된 순간에는 결국 도를 놓고 몸을 위로 밸 수밖에 없었다.

그 것도 검세를 전부 피한 것이 아닌 상황이었다. 그러나 도옥도장은 더

이상 추격하지 않고 검세를 회수하였고 지장룡의 도는 바닥에 나뒹굴고

말았다.

"졌소이다."

지장룡은 깨끗하게 패배를 선언하였다.

이어진 무당의 제유도장과 사마세가의 사마웅휘의 전투는 무당의 제유

도장이 백여초만에 승리를 거두었다.

반면 이어진 지연룡과 위지강천은 순식간에 승부가 그 둘의 승리로 결

정이 되고 말자 허탈한 기분이 되었다.

다시 오후에 두번의 비무가 이어졌다. 처음은 위지강천과 도옥도장의

비무였다. 그 둘의 비무는 용호상박의 비무였다. 백포, 이백초, 삼백초

쉴새없이 이어지기 시작하였다. 둘은 일진일퇴의 공방을 하였고 누구도

승부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상 한시진

이 넘어가고 초수로 천여초를 넘어가자 위지강천은 스스로 패배를 선언하였다.

공격의 열세를 스스로 자각하고 패배를 선언한 것이다.

중인들은 위지강천이 패배를 선언하자 의아해 하였다. 그 이유는 지금

까지 박빙의 승부를 하였던 상황에서 위지강천의 선언이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어진 지연룡과 무당의 제유도장과의 비무는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둘은 서로 질 수 없는 비무를 하였다. 또한 두 사람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은 강력하게 맞부딪쳤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뒤를 생

각하지 않는 파상적인 공격을 서로 하였다.

무려 이천초에 이르는 두 사람의 공세는 취후의 절초를 교환하는 순간

을 맞이하고 말았다. 지성룡과 무정선사는 부상의 위험이 있다면 어제

든지 중단을 시킨다고 하였지만 그들이 중단시키기에는 이 둘의 기세가

너무나 강맹하였고 중단을 시키기에는 다소 문제가 있었다. 서로 우열

을 가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단을 시키는 것은 나중에 문제가 될 수도

있기에 쉽게 개입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부딪친 그들은 실로 양패구상으로 결과를 마감하고 말았다. 서

로 외상은 없었지만 내상이 심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실로 이렇게 되어버리자 다음날 예정된 지연룡과 제유도장의 승자와 도

옥도장의 최후의 비무는 어렵게 되어버렸고 결국 도옥도장의 어부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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