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연재] 독문무공(135)
율사청은 당가의 추격대가 어느새 접근하여 공격을 시작하자 척후의 보고를 받고 화가 머리끝까지 나기 시작하였다.
고작 일반무사 천오백의 무사로 일천의 최고정예를 상대하러 달려온 것이다.
그러나 자신들은 쫓기는 신세였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로다. 호랑이가 상처를 입으니 여우가 물려고 달려드는 구나. 이 율사청이 아직 건재함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내가 맥없이 도망을 간 이유가 바로 참룡검객의 추격이 두려워서이다. 너희 같은 조무래기들이야 나 혼자서도 상대할 자신이 있다.”
조충은 율사청에게서 피어나는 살기에 질식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모두 전투대형을 갖추고 저들의 암기를 주의하여라. 몸을 최대한 낮추고 은신하여 적이 가까이 다가왔을 때 기습적으로 처리하도록 지시하여라.”
율사청은 대오를 정비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에게 우리가 건재함을 보여주어야 한다. 저들에게 강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함부로 달려들지를 못한다. 더구나 시류에 편승하여 약속을 저버린 자들이다. 용서할 수가 없다.’
율사청은 화가나자 처음으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지금가지 당한 것이 힘이 없어서 당한 것이 아니었다.
오직 지성룡이 있기에 당하면서도 어쩔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직 지성룡이 당도하려면 삼일의 여유가 있다는 것을 알자 한번 피의 바람을 일으켜서 저들에게 하늘이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싶었다.
율사청이 두려운 인물은 지성룡이나 무정선사이지 그 외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런데 당가에서 겁도 없이 만만하게 공격을 해온 것이다.
‘이렇게 저들이 좋은 기회를 제공하여 주었다. 저들만 격파한다면 더 이상 추격은 못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몰려오고 있는 당가의 인물을 바라보았다.
“오늘 크게 살계를 열어야 한다. 악마로 변한 율사청을 기대해 보아라.”
율사청은 다가오고 있는 자들을 궁신탄영의 수법을 이용하여 나아갔다. 호신강기를 최대한 끌어올려 암기의 공격에 대비하였다.
율사청이 아무런 지시도 없이 돌격해 버리자 천지문도는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순간 천지밀전대와 몇몇의 수신호위들이 같이 따라나갔다.
당가의 무사들은 천지문이 패주하여 도망온 자들이라는 선입관 때문인지 크게 경계도 하지않고 쇄도해 오고 있다가 갑자기 한 사람이 순식간에 쇄도해 오자 방비도 못하고 그대로 달려가서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율사청이 그들 오장여에 도착한 것은 누 깜짝할 사이였고 율사청은 자신의 팔성공력을 이용하여 천지음양강기를 발출하였다.
율사청의 일장에 밀려오던 자의 일각이 우르르 무너지듯 쓰러지고 말았고 순식간에 율사청은 몰려오는 당가 인물들의 사이로 들어가서 휘젓기 시작하였다. 바로 율사청의 뒤에는 십여명의 천지밀전대와 수하 십여명이 따르고 있었다.
율사청의 손속은 잔인하기 짝이 없었다. 그 동안 쌓인 울분이 피를 보자 솟구치기 시작하였다. 이런 율사청의 활약은 의기소침해있던 천지문도들의 투혼을 일깨웠고 그들의 이런 각성은 그들을 피에 미친 야수로 만들어 갔다. 그들이 미친 듯이 당가 인물들 사이로 뛰어들어 가기 시작하였다.
마치 늑대가 양들 사이에 뛰어들 듯이 아무런 두려움없이 뛰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율사청의 일수에 십여명 이상이 쓰러지고 있었다. 율사청이 다가가면 모두 도망하기 바빴다. 그렇기에 몰려들던 당가의 인물들은 순식간에 진형이 무너지고 더 이상 진격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율사청의 모습은 혈신의 모습이었다. 실로 그의 일수를 감당할 자가 없었다.
혈마신(血魔神) 율사청의 탄생을 알리는 서장이었다.
“물려야 합니다.”
당한영은 율사청의 살육을 보자 겁에 질려 당문성에게 말하였다.
“그래야 할 것 같다. 허나 저자들이 우리가 물러간다고 하여 그냥 둘지 모르겠다. 지금의 기세로 본다면 아예 몰살을 하려고 들 것 같다. 실로 저들의 무위가 저 정도라니….. 실로 커다란 실수를 하였다.”
“하면 이대로 두자는 말입니까?”
“아버님이 오실 것이다. 그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 말에 당한영은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 오고 있다는 것입니까?”
“이미 저들 앞으로 가서 이 곳으로 진격할 것이다. 아예 섬멸을 하려면 저들을 포위하여야 한다. 본가에서도 팔대장로와 삼십육강이 나섰다. 그들이라면 율사청을 묶을 수 있다.”
그렇게 말하는 당문성을 보자 당한영은 더욱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상황은 이렇게 해서 될 상황이 아닌데 뭔가 중간에서 일이 꼬이고 만 것이다.
“설마 진짜로 붙을 생각이란 말입니까?”
“지금의 상황에서는 후퇴를 하더라도 저들이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그분들이 도착하여 율사청의 발을 묶어야 퇴각이라도 할 수 있다.”
당문성의 말이 끝나는 순간 그들 오리 앞에서 ‘펑’ 하는 소리와 더불어 연기가 피어올랐다.
당문성의 얼굴이 밝게 변하였고 율사청을 향하여 뛰어들었다.
“가자. 지금이다.”
순간 전에 천지문이 있던 자리에 어느새 천명이 넘어보이는 무사들이 나타나서 천지문의 배후를 노리고 달려들고 있었다.
전황은 천지문의 일방적인 우세에서 다시 당가의 우세로 전환되고 있었다.
그들을 바라 본 율사청의 검미가 확 치켜떠졌다.
순간 서너번의 장력을 사방으로 뿌렸고 그의 주변에 있던 천지문의 무사들이 추풍낙엽처럼 날라 바닥에 무너져 내렸다.
율사청은 몸을 솟구쳐서 쇄도해 오는 자들을 향하여 같이 쇄도하였다. 율사청이 쇄도해가자 당가의 무사들은 암기를 날렸지만 그의 몸 일장 밖에서 튕겨져 나가고 있었다.
율사청은 어느 사이에 그들 사이로 들어가서 장을 뿌리고 있었다.
율사청이 마치 물길을 헤치듯이 치고 나가자 당가 대열을 가운데가 갈라지고 말았고 율사청을 따르던 천지문도들이 그 사이로 같이 쇄도하였다.
율사청의 주변 오장 안에 있는 자들은 하나의 예외가 없이 모조리 쓰러지고 있었다.
가공할 파괴력이 아닐 수가 없었다.
혼전을 하는 중이 아니기에 쓰러지는 자는 모조리 당가의 문인들이었다.
함성을 지르면서 달려들던 당가의 문인들은 순식간에 함성이 멎고 말았고 율사청을 따라 쇄도해오는 자들이 덮쳐오자 쓰러지기 시작하였다.
이만에 근접하는 자들 중에 정예라고 할 수 있는 천지문의 무사는 최소한 절정의 경지를 넘어선 자들이었다. 그렇기에 당가의 무사들은 실력에서 크게 밀리고 있었다.
율사청은 마치 혈신이었다. 그렇기에 율사청이 다가가면 피하기 급급하였다. 자리를 잡지 못하고 피하던 자들이기에 율사청이 덮치면 여지없이 주변이 몰살이었다.
율사청은 피를 보고 혈기가 끓어올랐기에 더 이상 살생에 주저함이 없었다. 샘솟는 혈기를 표출하자 그 동안 막혀있었던 무공의 한 벽이 스르르 열리고 있었다.
그가 가는 경지는 마공의 최고경지인 천마의 경지로 달려가고 있었다.
한번도 이렇게 살기를 제대로 표출 해보지 못하였기에 그의 무공은 답보상태에 있었던 것이다.
무한정 공력을 쓰고 살기를 표출하다 보니 막혀 있던 그의 무공의 진전이 조금씩 열려가고 있었다.
율사청에게는 끊임없이 당가문인들의 돌팔매질에 비슷한 암기의 세례가 있었다. 그러나 그 것은 점차 강해지는 호신강기에 의해 이제는 이장 밖에서 튕겨지고 있었다. 율사청은 싸울수록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그가 지나가는 곳은 어떤 공격이 아니라 그저 그의 몸에서 이는 기세에 초토화가 이루어 지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율사청은 자리에서 멈추었다.
그 것은 무엇인가 강한 기세가 그의 주변을 감쌌기 때문이다.
바로 당가의 최절정무사들로 구성된 삼십육천강대가 그를 포위하였기 때문이다. 율사청은 그들의 움직이는 것을 보자 그대로 부딪쳐갔다.
그들의 공세는 지금가지의 공격과는 달리 치밀하였다. 그리고 다른 자들은 부딪치는 순간 날아가는 것과는 달리 오히려 율사청을 옥죄어 오고 있었다.
또한 암기도 그의 호신강기를 뚫지는 못하지만 몸의 한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율사청은 한번의 부딪침으로 이들이 만만치 않음을 알았다.
율사청이 발이 묶이자 전투는 혼전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를 깨달은 율사청은 얼굴이 굳어지고 있었다.
순간 율사청은 양손을 모아쥐었다가 펼쳐내며 몸을 회전하여 구궁의 방위를 밟아 돌기 시작하였다.
율사청은 삼장 떨어진 곳에서 방벽을 구성한 삼십육천강대의 방벽에 부딪치며 안에서 돌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그릇 안의 구슬이 그릇을 돌리면 도는 형상이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율사청은 안의 방벽을 십여 바퀴 돌았다.
그렇게 회전이 이루어지자 삼십육 천강진의 방벽이 조금씩 뒤로 밀려가기 시작하였고 마침내 이십여 바퀴를 돌자 ‘콰쾅’하는 소리와 함께 방벽을 이루던 자들이 튕겨 나가기 시작하더니 어느 사이에 모조리 바닥으로 뒹굴고 있었고 율사청은 하늘로 튕겨서 솟아 올랐고 십여장 가까이 날아가서 바닥에 착지하였다. 순간적으로 너무나 많은 공력을 사용하여서 그러지 아니면 너무나 돌아서 어지러운지 일순간에 휘청거렸고 입가에 적으나마 피를 흘렸다.
순간 율사청의 입에서 한 모금의 피가 흩뿌려 졌다.
그 것과 동시에 바닥에 나뒹군 삼십육천강대는 휘청거리면서 일어서고 있었다.
그 순간 여덟 명이 팔방에서 솟구쳐 율사청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율사청은 어느 사이에 신형을 바로하더니 한 방향으로 나아가 양손으로 장력을 발출하였다. 순간 율사청의 양손에서는 붉은 기운과 파란기운이 동시에 폭사되었고 한사람에게 쇄도하였다. 날아오는 자도 양손으로 무엇인가를 흩뿌렸고 순간 적으로 율사청의 장력과 부딪쳤다.
그러나 그 것은 밀려오는 장공과 부딪치자 오히려 날아오던 방향으로 다시 되돌아가고 말았고 그 사람은 자신이 뿌린 암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암기들은 피할 사이도 없이 온몸에 꽂혔고 뒤따라온 두줄기의 강기가 온몸에 격중되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그대로 온몸이 비산되고 말았다.
율사청은 삼십육천강대의 합격을 당하자 그들이 시전한 당가비전 삼십육천강진에 의해 공격을 당하였다. 율사청은 순간적으로 이렇게 시간을 끌다가는 문제가 생길 것 같다는 판단을 하였고 천마파라강기나 지황지살강기로도 돌파가 어려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들은 연수합격을 통하여 진기를 일순간에 전달하는 경지에 이르러 있어 서로간에 부딪치는 자들에게 순간적으로 진기를 전해주는 것이었다.
율사청은 그 순간 천지쌍절을 합일한 천지음양강기를 최대한 전개하였다.
그런 다음 그 강기의 벽에 부딪쳐갔다.
결국 그 가속도에 견디지 못한 삼십육천강진은 분쇄되고 만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율사청은 자신의 몸이 붕 뜨는 기분을 느꼈고 그렇게 뚫고자 하였던 완전한 합일의 벽을 뚫을 수가 있었다.
그 것은 지금까지 최고의 신공으로 부딪쳐 보지 못하였기에 자신의 한계를 느껴보지 못하였고 또한 그렇기에 그 벽을 돌파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벽을 계속 두들기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그 벽을 개고 새로운 경지로 접어든 것이다.
그가 뱉어낸 것은 그러면서 발생한 죽은 피였다. 그 것을 뱉어 내고 나자 오히려 온몸이 개운해진 것이다.
율사청은 순식간에 한 사람을 피떡으로 만들어 버리고 그 공간을 지나 앞으로 나가 돌아섰다. 이미 나머지 일곱이 발출한 기운이 그에게 쇄도하고 있었다.
율사청은 그 기세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쌍장을 뻗으며 중심을 뒤로 이동하였다.
율사청의 몸은 마치 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십여장 뒤로 날라갔고 다시 바닥에 내려섰다.
그런 다음 날려온 속도보다도 더 빠르게 앞으로 날라갔다.
그 순간 그의 아까처럼 양손에서는 두 줄기의 기운이 폭사되었다.
그 두 줄기 강기는 십여장 앞에까지 쇄도해오는 당가의 일곱을 향하여 폭사 되었다.
‘펑’ 하는 소리가 둔탁하게 울려 퍼졌다. 그 순간 날아오던 일곱의 신형이 한두 걸음 물러서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중심을 잡기도 잔에 쌍장을 뿌려야 했다. 순간적으로 율사청이 오장을 더 진격해 왔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그 상황에서 버티지 못하고 쌍장을 내뻗으며 몸을 뒤로 날렸다. 그들이 날아선 곳은 겨우 일어난 삼십육천강대가 모여있는 곳이었다. 그들은 고작 십여명이 모여 있었고 나머지는 바닥에서 뒹굴거나 아예 움직임이 없었다.
그때 어디선가 나팔소리가 울려 퍼졌다.
혼전은 극에 달해 있었고 양쪽의 팽팽한 접전은 당가쪽 보다는 천지문에 유리한 국면으로 변하고 있었다. 바닥에 나뒹구는 대부분의 시체는 당가의 문인들이었다.
아직도 숫자상으로는 당가가 배는 많았지만 혼전에서는 무공이 강한 쪽이 좀더 유리하였다.
더구나 그들이 생각하는 삼십육천강대와 팔대장로가 패색을 드러내었기에 율사청이 다시 가세한다면 그들을 더 불리해질 것이 뻔하기에 후퇴를 명한 것이다.
그러나 그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나 지금까지 지켜보던 몇 명의 당가 수뇌부가 가세하여 공격을 하자 일반 무사들은 전장을 이탈하여 떠날 수가 있었다. 율사청은 대결하던 자들이 노리고 있기에 함부로 움직이지는 못하였고 그들이 율사청을 견제하면서 후퇴를 하자 쉽게 달려가지 못하였다. 특히 몇몇의 수뇌부가 다시 그들과 합류하여 견제를 하기에 후퇴하는 자들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율사청도 더 이상의 전투는 필요 없을 것 같아 손을 들었고 그의 주변으로 무사들이 모여 들었다. 천여명에 이르던 자들이 고작 오백여명에 불과하였다.
반면 당가는 이들에 두배의 인원으로 고역을 하였지만 살아돌아간 자들은 고작 천오백여명에 불과하였다. 실로 한번의 전투로 엄청난 손실을 당한 것이다.
율사청은 그들을 수습하기가 무섭게 이동을 명령하였다. 잘못하다가는 이 곳에서 재차 공격을 당한다면 치명적인 상태가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양쪽의 병력이 물러간 전장에는 시체와 간간이 신음하는 자들만이 나뒹굴고 있었다.
지성룡은 당가의 참혹한 실패를 들은 것은 그 전투가 있은 지 한시진 후였다.
막 사천으로 접어들었던 시점에 그들의 참혹한 전투를 보고 받았다.
“이일은 예상하지 못하였던 결과이군. 당가로서도 이번 전투로 엄청난 손실을 당하고 말았구나.”
“참으로 비참한 결과였소이다. 그들은 전투가 끝나자 시체도 치우지 않고 버려두고 바로 서쪽으로 이동을 하였다고 합니다.”
위지강천은 보고를 하였다.
“현재 그들과 우리와의 거리는 얼마인가?”
“약 삼백리가량 됩니다. 그들이 멈추고 있다고 하여도 하루정도는 지나야 당도할 거리입니다.”
“그렇다면 속도를 내주시오. 그들이 사천의 한복판을 지나는 지금이 바로 그들을 격살할 수 있는 기회요. 만일 그들이 백명정도만이라도 탈출한다면 추후에는 백명의 거마가 되어 돌아올 것이오. 생사지경을 넘나들어본 무인이 원한을 가지고 절치부심 무공을 연마한다면 그 성취는 일반인에 비하여 몇 배는 빠를 것이오. 만일 그렇게 십몇년만 흐른다면 실로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질 것이오.”
그 말에 위지강천도 공감을 하고 있었다. 자신도 패배를 당하고 오년간 절치부심하여 무공을 익혀 몇배는 강해진 것이다. 그들은 패배가 아니라 원한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그들의 각오는 자신이 가졌던 것보다 몇배는 더 강할 것이다. 무공이란 자신과의 싸움이기에 결심이 굳을수록 그 성취는 대단할 것이었다.
“독려를 하여 삼일안으로 따라잡도록 하겠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행로에 지장을 줄 방해물을 사천에서 모여든 자들이 먼저 해결하러 떠났기에 저들보다 훨씬 더 빨리 당도할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지금부터 나는 먼저 가도록 하겠소이다. 부탁드리오.”
위지강천에게 뒤쫓아오라고 하고 먼저 앞장을 섰다.
율사청은 오십여리를 더 달려가고 나서 자리에 멈추어 섰다.
무사들의 상태는 실로 비참하였다. 그들은 자리에 멈추자 상비약들을 꺼내어 자신의 상처에 바르기 시작하였다.
온몸을 피로 칠한 그들은 처음으로 전투다운 전투를 해 보았는지 온몸에 피칠을 하고 있었고 온 몸 곳곳에 상처 투성이였다.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나기도 하였다. 그 동안 정신없이 달려온 자들은 아픔도 잊고 있다가 자리에 멈추니 그제서야 통증이 몰려온 것이다. 율사청은 반반으로 나누어 반은 운기조식을 하게 하고 반은 호법을 서게 하였다.
그렇게 말하고 율사청도 우선 호위들에게 호법을 서게 한 연후에 운기조식에 들었다.
율사청의 몸은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그렇게 격렬하게 싸웠지만 지친 느낌이 없었다.
율사청이 운기조식에 몰두하자 양극의 천지신공의 기운이 온몸을 감싸기 시작하였다. 주변에 호법을 서던 자들은 화들짝 놀라 사오장 밖으로 물러났다.
일각여가 지나자 율사청의 몸에서는 붉은 기운과 푸른 기운이 치솟고 있었다.
실로 밝은 대낮인데도 눈에 보일 장관이었다. 점차 진해지던 빛은 좀더 시간이 지나자 머리위로 치솟아 마치 두 마리의 뱀이 꼬이듯이 섞이기 시작하였고 그 빛의 줄기가 점점 가늘어지고 선명해지면서 하늘로 치솟아 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더 이상 가늘어지지 않더니 그 색상이 점점 옅어지기 시작하며 두의 빛이 섞여가는 것처럼 보이더니 아예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 것이 보이지 않게 되자 율사청의 몸은 차츰 하늘로 솟구치기 시작하였고 그 것을 보는 천지문도의 입에서는 탄성이 일었다.
대부분의 무사들은 처음 보는 신기한 광경이기 때문이었다. 율사청의 몸은 공중으로 점점 솟구치고 있었고 무려 십장이상이나 솟구쳐 올랐다.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싶은 순간 온 몸에서 무지개 빛 같은 광채가 사방으로 퍼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두세 호흡간 광채를 발하던 빛이 사라지고 율사청의 몸은 다시 아래로 조금씩 내려오기 시작하였다.
바닥에 내려서기까지 무려 일각의 시간이 소요되었고 바닥에 내려선 후에 조금 지나자 율사청의 눈이 떠졌다.
율사청은 눈을 뜨고 자신을 모두가 바라보자 놀라는 표정이 되었다.
“대성 하심을 감축드립니다.”
조충은 율사청에게 하례를 하였다.
그제서야 자신이 운기조식하는 동안 뭔가 외부에서 보기에 다른 일이 일어난 것을 알았다.
율사청은 운기조식을 하다가 마지막 벽에서 돌아서야 했던 것에 대하여 일순간에 깨우침이 있었다. 스스로 피를 토하였기에 내상이 있다고 생각하였지만 오히려 기운이 더 강맹하였고 완전하게 합일되지 않았던 두 가지 기운이 합일되는 것을 느꼈다.
또한 천지마제가 남긴 천지신공의 구결 중에 항상 미진하게 생각하였던 모든 것이 확연히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일종의 기연 아닌 기연을 맞이한 것이다.
이런 깨달음은 한 순간에 그를 오기조원의 경지에 올려놓았고 천지신공을 완벽하게 깨우치게 하였다.
그의 마음속에 있던 두려움이 사라져간 것이다.
“고맙다. 모두 운기조식에 들어 기운을 차리도록 하시오.”
자신이 드디어 그렇게 열망하던 경지에 다다른 것을 알자 자신감이 일어 수하들에게 기운을 차리라고 명령을 하고 신음하던 자들을 부축하여 주기까지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