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문무공-134화 (134/149)

제  목: [연재] 독문무공(134)

35. 혈풍은 잠이 들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 지성룡이 천하군단 천여명이 모여 있는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들은 바로 천지문 잔당을 추격하기 위해 선발되어 정렬을 하고 있었다.

천지문의 총단을 점령한지 삼일 그 시간동안 대오를 정비하여 이렇게 추격의 준비를 한 것이다.

지성룡은 막사 밖으로 나와 그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모두 악적 천지문의 잔당을 토벌하기 위해 모였다. 자 출발하자.”

지성룡의 지시에 그들은 위지강천의 인솔 하에 출발하기 시작하였다.

이들을 이끌고 가는 존재는 위지강천이었다.

그리고 지성룡은 후방에서 측근 수하 몇을 데리고 출발하기로 한 것이다.

그들이 출발하는 것을 보고 막사로 다시 돌아갔다.

막사에는 지성룡의 출발을 들은 황영지와 지연룡, 용소명이 와 있었다.

“일단 나머지 병력을 이끌고 오늘 중으로 철수를 해 주십시오. 그리고 용제는 이곳의 치안을 담당하면서 소요를 진정시켜주게. 오늘 중으로 무림맹의 병력들도 만상문의 총단이 있던 곳으로 가서 합류할 것이네.”

지성룡의 말은 삼일간 토벌군의 수뇌부들이 협의하여 낸 결론이었다.

“또한 일단 인동하를 경계로 하여 윗부분은 소림을 위시한 무림맹에서 당분간 치안을 담당하기로 하였으니 그 쪽에 관하여는 그들에게 맡기고 이곳의 안정에 대하여 주력해주도록 하게.”

“예,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한데 사천에 가신다면 고작 천명으로 위험하지 않을런지요?”

“그런 문제도 생각은 하였지만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을 것이니 문제는 그리 없을 것이네. 일단 사천에 한번 들어가는 것으로 만족을 할 생각이네. 한달정도 소요될 것이라 생각하는데 곤란한 일이 있으면 바로 나에게 연락을 해주게.”

“예,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자네가 사천에 뭔가 힘을 만들어 두었다는데 이번에 그들에게 연락을 하여 나를 마중 나오게 해주게.”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온데 굳이 그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올런지요?”

용소명은 그들을 공개하여 얻는 이득이 없기에 물었다.

“그들이 큰 힘이 되려면 그들이 사천에서 우리의 세력이라는 이유로 인하여 고립이 되어야 하네. 막상 일이 터져 필요한 시점에 당가를 두려워하거나 다른 이유로 인하여 응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네. 오히려 그들을 믿었다가 움직이지 않게 된다면 그 결과는 수습이 불가능할 것이네. 그러나 이번에 동원하여 간단한 일을 하게 된다면 당가는 그들을 견제할 것이고 그들은 사천에서 고립이 될 것이네.”

그 말에 용소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우리의 소속이라는 소속감을 심어주어 자각을 하게 한다는 것이옵니까?”

“그렇네. 그들 중에는 이번 기회에 떠나는 자들도 있지만 대부분 남을 것이네. 그들이 구심점이 되어 세력을 키운다면 사천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네.”

지성룡의 치밀한 생각에 용소명은 자신이 다소 간과한 부분이 있음을 자각하였다. 이번 기회에 그들을 드러내어 그들을 시험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번기회에 형님은 사천진출을 하도록 해 주십시오. 제가 그곳에 가 있는 동안에는 그리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니 부탁을 드립니다.”

“그렇게 하지. 그러나 조금 성급한 일이 아닐지 모르겠다. 큰 전쟁을 하고 바로 그런 일을 하는 것은 무리한 일이 될 수도 있다.”

지연룡은 다소 걱정스러운 어투로 말하였다.

“또한 부인은 제갈 소저와 상의하여 각 문파에서 이번 전쟁에 참여하여 죽거나 다친 자들을 파악하고 당사자와 유족들에게 전정한 보상 계획을 수립하여 주시오. 자칫 그런 일을 소홀히 한다면 다시는 우리의 일에 도와주지 않을 것이오.”

“알겠습니다. 바로 실시토록 하겠습니다.”

지성룡은 몇가지 지시를 내리고 바로 출발을 하였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 천지문의 잔당이 몰려온다고 하는데 그들을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겠느냐?”

당문성은 당한영, 당한권을 불러놓고 상의를 하고 있었다.

“그들이 들어온다면 그냥 도망가도록 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당한권은 그들과 충돌하여 괜한 희생을 자초하는 것을 경계하였다.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네. 만일 우리가 그들을 모른체한다고 하여도 그들은 삼일 이상을 산길을 따라 이동하여 사천으로 오고있네. 과연 그들이 더 이상 먹을 것이 있겠는가?”

당한영의 질문에 당한권은 말이 없었다.

“결국 먹을 것을 찾기 위해 살육이 일어날 수가 있네. 천여명에 이르는 자들이 과연 먹을 것을 찾는다면 그 일은 실로 난리에 준하는 중대한 일이 되어 버릴 것이네.”

당한영의 말은 당한권의 생각 없음을 책하고 있었다.

“문제는 방금 듣기에 천하문에서 이들을 추격하여 사천으로 온다는 것이네. 또한 그들 사이에 천지문주가 끼어 있다는 것이네.”

그 말에 당한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율사청은 내가 만나본 바에 의하면 그 성취가 천하제일은 아니나 본가에 필적할 만한 자가 없어 보였습니다. 본가의 어른들의 성취에 관하여는 제가 그 수준을 가늠할 정도는 되는데 그는 그런 수준이 아니었습니다.그자에 대하여 상대한다는 것이 쉬운 일을 아닙니다. 도주하여 온 자들은 정예 중에 정예라고 생각이 드는데 그들을 토벌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당한영이 그렇게 말하자 다른 둘의 표정은 당한영에게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라는 표정이 되었다.

“이 일은 천하문의 농간이 분명합니다. 천하문의 전력이나 참룡검객의 치밀한 성격을 본다면 그들을 일부러 이 곳으로 가도록 유도하였습니다. 일례로 그들은 청성이나 아미로 가는 방향은 봉쇄를 하였다는 소식입니다.”

당한영도 소식을 들었기에 그렇게 부연설명을 하였다.

“현재 본가가 그들과 결탁하였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그들을 놓아 보낸다면 그들과 결탁하였다는 누명을 자인하는 결과가 발생할 것입니다.”

당한영의 말은 결국 토벌에 나서야 함을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을 토벌하는 것은 실로 많은 희생을 수반하는 위험한 일이었다.

“우리 셋이 그자를 합공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거기에 아버님과 숙부님들까지 가세를 하고….”

당문성의 말은 토벌에 나설 것을 결심한 듯한 말이었다.

“물론 잡으면 좋지만 그렇게 하고도 사상자만 발생하고 놓친다면 참으로 위신이 깎일 것이오. 그자는 참룡검객을 만나자 줄행랑을 놓았다는데 그런 자에게 그런 일을 당한다면 실로 큰 망신을 자초하게 됩니다.”

당한영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자신들이 처한 것을 알았다.

“일단은 그들을 산속으로 몰아야 하지 않겠는가?”

“몰면 뭣합니까? 그자들은 먹을 것을 찾아 밤이면 산을 내려올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 민간인들만 피해를 당할 것입니다. 최대한 빨리 사천 땅에서 몰아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려면 먹을 것을 주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 일을 천하문에서 알면 다시 결탁하였다고 우리마저 공적으로 몰아버릴 것이네.”

당문성은 자신들이 실로 진퇴유곡의 곤궁함에 처함을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알았다.

율사청은 자신을 따르는 핵심 정예들 일천과 같이 산을 가로질러 사천으로 달려갔다.

그로서는 이런 망명을 떠나야 하는 현실이 애처로왔다.

“힘을 내십시오.”

밀기신작 조충이 옆에서 위로하듯이 말을 건네었다.

“고맙네.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네.”

“이제 주공은 떠나십시오. 관외로 가시든 아니면 중원의 한곳으로 은거하시든 떠나시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아닐세. 같이 가야 하는 것이 최후를 위해서는 좋은 것이네. 관외로 나가세. 허나 준비한 식량이 바닥이 났을 텐데 어떻게 해야 하는가?”

조충은 율사청의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였다.

“결국 사천에 가서 물건을 구입하여야 하는데 은자가 있어도 물건을 구하기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네. 은자는 준비하였는가?”

“녜, 은자는 있지만 사용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우리들이 무림공적으로 쫓기는데 누가 우리들에게 물건을 팔겠습니까? 천명이 먹을 양식이라면 한끼에도 엄청난 양입니다.”

조충의 말에 율사청은 함숨을 지었다.

“결국 우리가 초적들이나 하는 노략질가지 하여야 한다는 것이오?”

탄식하듯 말하는 율사청의 말은 체념어린 어조가 되었다.

“우리를 결국 확실하게 멸살하겠다는 것인가?”

율사청은 자신들이 능력이 있어 도망온 것이 아님을 알았다. 결국 놓아주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결과를 이미 계산하고 그들을 놓아 보낸 것이다.

“결국 그렇게 된다면 사천당가와 부딪쳐야 하는가?”

“그렇게 됩니다. 사천에서 우리들이 먹을 것을 탈취한다면 그들이 나서고 우리들은 살기위해 그들과 싸워야 합니다. 우리와 당가가 부딪쳐 양패구상하기를 바라는 것이 분명합니다.”

“참으로 한심한 지경에 처하게 되었소이다. 일단 척후를 내보내고 먹을 것을 구할 마을을 알아보고 오시오.”

“예,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조충은 자리에서 일어나 근처에서 대기하던 무영루의 무사 몇에게 지시를 내렸다.

지시를 받은 자들이 떠나갔다.

“일단은 마을에 가서 먹을 것을 구하고 대가를 던져주고 오라고 일렀습니다. 그리하면 최소한 강탈하였다는 누명은 다소 벗을 것입니다.”

“그 것도 문제지만 천하문이나 무림맹의 추격에 관한 소식은 없는가?”

“삼일 후에 추격을 한다고 하였으니 지금쯤 출발 하였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자들이 오는 것은 우리를 추격하기 보다는 우리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우리들을 사천에 있는 세력들과 충돌하게 만들기 위해서 입니다. 또한 당가와 그들은 별로 사이가 좋지 못하고 이번 기회에 사천에 무력을 이끌고 들어오기 위해서 오는 것입니다.”

조충의 분석은 율사청도 익히 짐작하고 있는 내용이었다.

“일단 최대한 빠르게 사천을 통과하여야 하네. 그러나 당가나 사천에 있는 세력들이 우리를 그냥 두고 볼지는…..”

율사청은 걱정스러운 어투로 힘없이 혼잣말 하듯이 말을 하였다.

지성룡은 위지강천이 이끄는 천하군단과는 별개로 약간 떨어져서 십여명의 수행원들을 이끌고 유람하듯이 가고 있었다.

“특별한 보고가 있는가?”

“예, 주모님께서 보내신 서찰입니다.”

구룡상단에서 파견된 자가 서찰을 건네었다.

지성룡은 받아서 보고 그자에게 다시 서찰을 주었다.

서찰을 펴서 주자 받은 자도 읽어보았다.

“그렇게 하라고 전하게. 단, 가급적이면 천하문 사람들과 같이 움직이도록 하라는 말도 같이 전하게.”

“예, 그렇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지성룡은 그렇게 말하고 서찰의 내용을 생각하였다.

‘사천진출에 구룡상단도 꼭 기겠다는 것은 어찌 보면 욕심일 수가 있다. 그런데 한다는 것은 욕심을 표출한 것이다.’

황영지가 사천진출에 대하여 의욕을 보이는 것은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자칫 천하문과 경쟁의 관계가 되려는 의도로 파악될 수가 있었다.

사천의 상권을 천하문이 선점하기 전에 같이 가서 나누어 먹겠다는 의도가 있는 결정이었다.

‘결국 이일은 자칫 내부의 혼란을 부를 수도 있는 일이다.’

승낙을 하였지만 내내 불안하였다.

영소혜는 전장의 일을 몇몇의 지존호위대 간부들에게 보고 받고 있었다.

다행히 양쪽 모두 함락이 되었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러나 일부의 인물들이 산속으로 도망을 갔다는 보고에 걱정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더구나 사황성에 있는 사마의 환후가 깊어진다는 소식을 듣자 걱정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행이라면 황영지가 귀환 중이라는 소식이었다.

전장에 나간 사람이 돌아오기도 전에 떠나는 것은 도리가 아니었다. 더구나 두아이들의 안위를 책임지고 있는 상황에서 떠나간다면 나중에 전쟁에서 돌아온 황영지가 서운해 할 것은 뻔하였다.

여자에게 아이들의 안위를 팽개치고 간 일은 두고두고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었다.

그렇기에 황영지가 빨리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황영지를 기다리는 동안의 시간이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오주야가 오년같이 느껴지고 있었다.

황영지가 당도하자 영소혜는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니, 어르신이 위독하시다니…. 일단 상공에게도 연락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큰 일을 하시는 분에게 알려 걱정을 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 일단 모른척 해주세요.”

“이런 일이라면 먼저 출발을 하시지…… 호위의 문제라면 아버님에게 말씀드리면 해결해 주셨을 것이고….”

황영지는 영소혜가 자신을 기다리느라 초조했을 것 같아 위로의 말을 전하였다.

“아마 급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일단 출발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출발을 하도록 하고….. 상공과 연락을 하여 내가 바로 뒤따라 갈 테니…”

영소혜는 막 돌아 온 지존호위대와 같이 떠나갔다.

그렇게 총총 떠나는 영소혜를 바라보는 황영지의 얼굴에는 어느새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황영지는 왜 눈물이 흘러내리는지 자신도 모르고 있었다.

황영지가 무창으로 떠날 여건이 된 것은 돌아 온지 삼주야가 흐른 후였다.

“무창에 간다는 것이냐?”

“예, 이일은 상공이 가야 할 일이나 상공은 중요한 일을 수행 중이옵니다. 그러나, 상공이 있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저라도 가서 도움이 되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황영지는 대신하여 무창으로 가야 한다고 말을 하였다.

“애들은 어찌할 것이냐?”

“데리고 갔다 올 생각입니다. 일단은 호상단 절반을 대동하고 갈 생각입니다.”

“그렇게 하여라.”

지유성은 황영지와 영소혜의 관계를 내심으로 걱정하여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둘의 사이가 예상외로 좋게 지내자 안심이 되었고 황영지에 대한 좋지 않은 생각도 많이 지울 수가 있었다.

“그러나 어수선한 시기이니 행로에 각별히 유의를 하여라. 출발하기 전에 잠시 기다리거라. 뭔가 한가지 해야할 일이 있으니 내가 가도 좋다고 하면 출발하거라.”

지유성은 사마가 위독하다는 생각을 하자 이일은 다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영지는 지유성이 바로 출발하지 말라는 말에 그렇게 한다고 하고 자리에서 물러나왔다.

“사마 어른이 위독하다는 것이냐?”

“예, 그러합니다.”

지유성은 지용운에게 보고를 하였다.

“그 어른도 이제 떠나신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누군가 따라가 보아야 하겠구나. 그렇다고 문주가 갈 수도 없고 연룡이를 보내는 것도 하는 일이 있으니 곤란할 것이고…… 내가 갔다 와야 하겠구나.”

지유성이 보고를 한 것도 지용운이 직접 움직이기를 기대하고 보고한 것이다.

“준비를 해놓아라. 나는 아버님에게 말씀 드리고 출발을 해야 하겠다.”

“예, 준비를 해놓도록 하겠습니다. 아버님께서 가신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옵니다.”

“사마어른과는 사돈이 되었으나 일면식이 없었다. 이 기회에 내가 가서 에를 드리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세상을 떠나기 전에 도착하여야 할텐데….”

지용운은 그렇게 말하고 지일광에게 보고를 한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황영지는 결국 지용운이 동행하여 같이 떠나게 되었다.

지용운이 같이 떠나자 황영지로서는 상당히 안심이 되었다.

산으로 도망을 간 자들을 쫓아 무림정의군의 정예가 추격에 들어갔다. 그들이 파악하기에 이천의 만상문의 문도들과 천여명의 천지문의 문도들이 합류하여 산을 타고 움직이고 있었다.

무정선사와 사대문파의 수좌들은 추격대에 참여를 하고 있었다. 이들이 만일 천하로 다시 나온다면 혼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기에 근절을 하는 것이 좋았다.

그러나 이들이 산속으로 들어갔기에 이동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어 항상 척후를 먼저 보내 안전을 확인하고 이동을 하기에 이동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았다.

그러나 최초로 잔당과 사대문파의 장문들이 이끄는 정예와 교전을 하였다는 소식을 듣자 이들의 발걸음은 빨라졌다.

사대문파의 정예들과 교전을 한 그들은 교전이 일어나자 진로를 바꾸어 황급히 다른 길로 도망가듯이 떠나갔다.

사대문파도 정면대결을 한다면 피해가 크기에 그들과 무리한 정면대결을 하지는 않았다.

이런 그들의 행로는 섬서방향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눈치가 빠른 사대문파의 장문들은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그들의 뒤를 좇아 가고 있었다.

한편 사천에서는 당가도 어쩔 수가 없이 천지문도들의 강도 같은 행각에 이들을 토벌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천하문의 추격대가 사천으로 이동 중이라는 소식은 당가를 서둘러 출동시키게 만들었다.

천지문도의 행로는 생각보다 느릴 수밖에 없었다. 다급한 마음에 무리하게 진군을 하였기에 무사들이 모두 피로가 누적되었고 먹을 것이 부족하기에 모두 배가 고픈 상태였다.

이들의 도주는 전 무림에 소문이 되어 퍼졌다.

그러다 보니 공명심에 불타는 청년 무사들이 분연히 일어나 이들을 응징한다고 나서기 시작하였다.

아직도 진령산맥의 자락을 이동중인 자들에게는 이들이 문제가 아니었지만 사천을 지나는 천지문도들은 이들로 인하여 곤혹스럽기 그지 없었다.

곳곳에서 무리를 지어 이들의 노정을 방해한 것이다. 지형을 잘 알고 있는 자들이기에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끊임없이 방해하고 공격을 하였다. 그저 무작정 서쪽을 향하여 나아가는 천지문도들에게 이런 지형지물을 이용한 공격은 큰 피해는 주지 않지만 더욱 중요한 시간을 빼앗아 가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이들은 당가에게 어쩔 수 없이 덜미를 잡히고 말았고 청성이나 아미도 하산을 하여 나설 시간을 주고 말았다.

그들도 이들이 사천에 도착한 이상 추가적인 토벌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들이 이들을 놓아보내 주려고 하여도 어느 정도 시간 안에서 가능하였다.

천지문도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토벌은 사천의 대세력 누구도 원하지 않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하여 그들이 지나가기를 무한정 기다릴 수도 없기에 내키지 않는 토벌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천하문의 무사들이 사천으로 입성을 하였다.

그러나 천하문은 달랐다. 어느새 준비를 하였는지 수백명의 무사들이 마중을 나왔고 먹을 것이며 각종 전쟁에 필요한 물자들을 준비하여 그들의 행군을 도와주고 같이 이동을 시작하였다.

“이런 예상치도 못한 일이 발생하다니?”

당문성은 천지문의 행로가 너무나 늦기에 바로 오리앞에 천지문을 두게 되자 자신도 모르게 짜증스러운 말을 내뱉었다.

“생각지도 못한 일입니다. 저들의 행로에 겁도 없이 방해를 하는 자들이 있을 줄이야.”

당한영도 너무나 어이가 없어 말을 하지 못하였다.

이번 천지문의 일로 인하여 곳곳에 이들을 토벌한다는 명분으로 청년무사들의 조직이 생기기까지 하였다.

이들로 인하여 적당히 토벌을 하는 척 하려는 당가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어 버렸고 정면 대결의 양상이 되고 말았다.

제일 문제는 바로 운류하라는 하천이었다.

그 하천을 건너지 못하게 온갖 방해를 하여 버렸기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꼬박 하루를 투자하여서야 천지문도는 운류하를 건널 수가 있었다. 그러니 사천에 진입하여 산을 벗어나 사흘간 이동한 거리는 삼백여리에 불과한 지경이 된 것이다.

그 거리를 이동하였으니 아직 중경의 장강 건너편도 지나지 못한 것이다. 당가로서는 그들을 그저 쫓듯이 토벌하는 척을 할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출동하여 도착하였을 때는 이미 도망을 갔다라는 핑계가 무색한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최소의 피해를 입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저들이 가급적이면 어디로라도 도망을 가길 바라는 수밖에…..”

당문성은 그렇게 중얼거리듯이 말하고 공격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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