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문무공-126화 (126/149)

제  목: [연재] 독문무공(126)

움츠리던 무림에서 움직일 거리가 생기는 것은 무림인들에게 좋은 일인 듯 장안과 낙양의 무림정의군의 집결지는 청운의 꿈을 안고 출도한 신인들의 개별적인 방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생각보다 무림의 후기지수들이 많이 참가를 하고 있습니다. 궁여지책으로 간단한 심사를 보도록 하여 무분별한 참여를 막도록 하였습니다.”

현재 실무를 담당하는 지장룡은 무정선사와 인자기, 제갈중명, 제갈휘미가 모인 회의에서 그렇게 보고를 하였다.

“얼마나 선발을 하여 받아 들였소?”

무정선사도 궁금하여 물었다.

“일단 나이가 열여덟이 넘은 자로 하여 일류무사수준에 이른 자들을 선발하다 보니 약 오백여명이 선발 되었습니다. 강호에 후기지수들이 그렇게 많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현재 각 세가나 중소문파에서 합류한 자들을 합치면 장안이 천명, 낙양이 천오백명정도입니다.”

지장룡의 보고에 그들은 고개만을 끄덕여 알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현재 사대문파에서 이천명이 참여를 하고 인원을 통보한 문파가 다 참여를 한다면 육천오백 안팎으로 구성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무림정의대 오백이 참여를 한다면 칠천의 군세를 확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천하문에서 삼천, 구룡상단에서 오백, 영웅성에서 삼천이 참가하면 도합 일만삼천오백이 될 것입니다.”

지장룡이 보고를 그들은 숫자에 놀람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현재 천지문과 만상문은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는지 말해보게.”

인자기는 이미 알고 있지만 지장룡에게 물었다. 그 이유는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서였다.

“현재 천지문은 총력대응체제를 가동하여 일류고수이상으로 육천정도가 동원준비를 하고 있으며 만상문은 모여든 숫자가 오천 오백정도입니다. 그 둘을 합한다면 일만 천오백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숫자를 합한다면 대등한 수준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하나 절대적으로 중요한 최절정고수이상을 따진다면 우리쪽이 절대적으로 우세한 실정이기에 숫자는 크게 중요하지가 않을 것입니다.”

지장룡의 설명에 그들은 고개를 끄덕여 다시 한번 동의를 표하였다.

“오늘로서 그들에게 준 시간이 만료되기에 출정은 바로 할 수는 있지만 앞으로 열흘후 팔월 초하룻날 출정을 할 계획입니다. 장안을 출발하여 오일후에 낙양에 당도하여 재차 출정식을 하고 바로 이동을 시작 하여 중추절 정도면 신양 인근에 당도하여 전투준비를 마치도록 할 예정입니다.”

“알았소이다. 한데 중원의 후기지수들이 참여하는 것은 좋은데 그들이 어디에서 있던 존재들이오?”

무정선사는 궁금하여 물었다.

“이번 출정에는 무림맹에 속해 있는 문파와 세가를 중심으로 통문을 보내었고 중소문파나 세가에는 보내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들이 나서서 이일에 참여를 하는 것입니다.”

지장룡의 설명에 무정선사는 이해가 된 듯하였다.

“하면 출정준비는 문제가 없는가?”

“인원이 도착하면 바로 출발이 가능하도록 준비를 하여 두었습니다. 그러니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지장룡이 말을 마치자 제갈휘미가 서류를 보다가 말을 시작하였다.

“군량미는 장안과 낙양에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특히 대부분은 낙양에 준비가 되어 있기에 이동을 하면서 직접 운반을 하여야 합니다. 이 것에 대한 수송 계획을 수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자그마치 이천석이나 되는 분량이기에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말에 무정선사는 의문을 표하였다.

“고작 한두달이 될 것인데 그렇게 많이 준비를 한다는 것이오?”

“전쟁은 언제 끝날지 모르고 전투를 하다 보면 군량미가 유실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니 예비를 해두어야 합니다.”

제갈휘미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군량미 수송계획은 제가 편제를 짜면서 같이 마련할 것이오. 그렇게 할 것이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오.”

지장룡의 말에 제갈휘미는 더 이상 말이 없이 가만히 있었다.

“이천의 병력으로 지금 악양으로 출발을 할 계획입니다.”

용소명은 출정 전에 사마를 찾아가 보고를 하였다.

“천지문을 공격하기로 하였는가?”

“예, 그러합니다. 지단에서 천오백을 징발하고 본단에서 오백을 징발하여 악양으로 집결하도록 해놓았습니다. 일단 저는 본성에 있는 오백과 같이 악양으로 가면서 지단의 병력과 합류하며 악양으로 갈 생각입니다.”

“악양에는 이미 본성의 천명과 천하문의 병력이 천명씩 있지 않은가?”

“예, 그러합니다. 그들과 합류를 하고 위지세가에서 오백을 차출하여 사천오백이 모일 예정입니다. 또한 별도로 의기있는 자들을 위해서 찾아오는 자들로 별도의 부대를 편성하도록 지시하여 위지세가 주관으로 사람을 모으고 있습니다.”

사마는 다소 불편한 몸을 가지고도 아직까지 버티고 있었다.

“전쟁이란 항상 방심을 하지 않아야 하네.자칫 방심하면 위험한 지경에 처하게 되네. 잘하리라 생각하지만 항상 신중히 움직이네.”

“명심하겠습니다.”

“무사하게 다녀오게.”

“우리도 움직여야 하는데 상공이 오지 않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황영지는 낙양으로 출정을 할지 직접 움직일지 판단이 서지 않아 영소혜에게 물었다.

“제 생각에는 우리는 별도로 가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아주버님과 천하군단 이천은 먼저 움직이도록 하고 우리는 구룡상단의 호상단 오백과 지존호위대 사백을 데리고 상공이 오시면 같이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대문파에서 이번에 대규모로 참여를 하니 자칫 그들이 딴 마음을 먹는다면 위험해지지 않을까 그 것이 걱정이 되기에 하는 말이야.”

황영지의 말에 영소혜는 얼굴빛이 약간 변하였다.

“그 것도 문제이군요. 하나 그들이 천지문이나 만상문이 그런 일을 저질러 일이 이렇게 되는 상황에서 그런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사람의 일이란 모르는 것이지. 언제 그들이 돌변할지는 모르는 일이야. 항상 대비는 하고 있어야 하겠지.”

“그렇기는 하나 그 일을 걱정한다면 그들과 같이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황영지도 자신이 기우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불안하였다.

“일단 대비를 하는 것은 좋은 것이지. 한데 영웅성은 움직였어?”

“예, 그렇게 지시를 보내었으니 지금쯤 악양으로 출발을 하였을 것입니다.”

“그들은 움직이지 말도록 해놓아. 그들까지 움직이는 것은 출혈이 너무 클 수가 있으니.”

“예, 그렇게 지시하여 두었으니 공격 받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지성룡은 사흘을 더 있다가 지청운이 오군도독이 되어 병권을 인수받는 것을 보다가 돌아왔다.

지성룡이 돌아왔을 때는 장안의 병력이 이미 낙양으로 움직인 연후였다.

천하문도 이미 지연룡이 부대를 이끌고 출발하여 천지문을 향하여 가고 있었다.

그렇기에 지성룡은 낙양이 아니라 천하문을 따라서 잔여병력을 인솔하여 낙양에서 오는 무림정의군이 지나는 길목에서 합류하기 위해 이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렇게 대규모 병력이 출정하는 일이 팔십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죠?”

“그럴 것이오. 팔십년전에도 이정도로 한꺼번에 움직이지는 않았소.”

지성룡의 말에 영소혜는 걱정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한데 헤매는 어디 몸이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여기에 남아 있도록 하시오.”

지성룡은 영소혜의 상태가 다소 불안해 보여 남으라고 하였다.

“그렇게 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황영지도 한마디 하였다.

“남아 있어도 되오.”

지성룡은 남으라고 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영소혜는 순순히 승낙을 하였다.

“상공, 애를 가졌어요.”

황영지는 지성룡에게 전음을 보내었다.

지성룡은 영소혜가 아이를 가졌다는 말에 영소혜를 자세히 보았다.

순간 영소혜는 지성룡이 자신을 훑듯이 보자 황영지가 임신한 사실을 말한 것을 알았다.

“산모가 위험한 전쟁터에 가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오. 이곳에 남아 우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나을 것이오. 따라온다면 그 걱정으로 다른 일을 못할 것이오. 축하하오.”

“벌써 네달째로 접어들고 있어요.”

황영지의 말에 지성룡은 얼굴이 붉게 변하고 말았다.

황영지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자, 빨리 출발하도록 합시다.”

지성룡은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딴말을 하였다.

“사대문파에서 하는 일이 이렇게 골치 아픈 상황으로 만들 줄은 몰랐소이다.”

이정발은 지금의 상황이 사대문파로 인하여 더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을 율사청을 만나자 마자 털어놓았다.

“음, 그들이 천하문에 부화뇌동하여 상황을 이렇게 악화시킬 줄은 계산하지 못한 일입니다.”

율사청은 같은 처지라고 생각한 사대문파가 이번 무림정의군의 일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실이 어떻게 보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대문파로서야 무림 출도를 할 좋은 명분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불행한 일입니다만 그들에게는 이번 일이 호재라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천하문으로서도 그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에 당황하였을 것입니다.”

이정발이 그렇게 남의 일 말하듯이 쉽게 말하자 율사청은 이정발에게도 화가났다.

“무엇 때문에 그런지는 이해가 되나 그들이 이렇게 나서기 때문에 모든 무림세력이 대규모로 움직여 우리에게는 시간을 벌 소지마저 없어져 버린 것이 아니오.”

“사대문파에서 천하문의 장기전 계획을 눈치챘기에 이렇게 움직이는 것이라 생각되오. 그들이 적극적으로 인원을 보냈기에 당초 삼천이던 인원이 칠천을 넘어설 것으로 파악이 됩니다. 이렇게 본다면 그들만으로 우리들에 필적하고 천하문과 영웅성의 전력이 더해진다면 전력은 두배차이가 날 것오.”

이정발의 다소 냉정한 분석에 율사청은 이정발의 표정을 보았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오? 살기 위해서는 모두를 버리고 도망을 가야하는 것이오?”

“그 것이 가능하리라 생각하시오? 이미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눈이 있기에 그들에게 모든 것이 알려지게 될 것이오. 그저 싸우다가 죽는 것 뿐이지요. 문제는 부하들의 사기가 떨어져 도망하는 자가 속출하지 않을까 그것이 걱정이오.”

“참으로 우리의 꼴이 한심합니다. 그저 거미줄에 걸린 벌레처럼 도망가지도 못하고 그저 거미가 다가와 죽여줄 날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런다고 하여 움직일수록 더욱 줄이 칭칭 감겨지고…..”

율사청의 한탄은 지금의 상황을 여실히 표현한 것이었다.

“그 것은 그러하나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버리지 맙시다. 저들이 어느 순간 자중지란이 발생할 지 모르는 일이오. 그 대을 대비하여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상황에서 그 것을 바라는 것은 요원한 일이지만 길이 없으니 그저 기다릴 수밖에요. 한데 당가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오?”

“그들도 이번에 출정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소이다. 이제 그들에게 문제를 하나 던질 때가 되지 않았소?”

“그렇다면 당가와 소림의 일을 말하자는 것이오?”

“그렇습니다. 그들 사이에 불신을 심어주는 것이고 우리가 패해 도망을 가는 상황에서 나중을 위한 포석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출정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터져나온 소림의 공모설과 당가의 천지문과의 연합 및 사천의 음모설이 나돌기 시작하였다.

이 소문은 삽시간에 중원을 강타하기 시작하였다.

그 일은 구체적인 방법까지 적시되었기에 당가를 곤혹스럽게 만들기 시작하였다.

소림과 당가는 즉각적으로 소문의 진화에 나섰지만 구체적인 일자까지 밝혀지고 만났던 상황과 대상자까지 거론되자 일반인들이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런 소문이 돌자 다시 한번 천하는 술렁이게 되었다.

더구나 무림정의군의 총수를 맡은 무정선사에 대하여 천지문과 공모하여 지성룡을 음모에 빠뜨린 당사자가 뻔뻔스럽게 증거를 인멸하려고 토벌군의 총수가 되었다는 소문까지 돌기 시작하였다.

이런 소문은 말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들 사이에 널리 퍼지면서 무림정의군 진영에 동요를 몰고 오기도 하였다.

“정말인가?”

개봉을 출발하여 가던 지성룡도 이 소식을 듣고 황영지에게 반문을 하였다.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어요. 물론 당가나 소림이 직접 가담은 하지 않았지만 동맹을 하여 대항하려고 만나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이 것은 천지문과 만상문의 간자들에 유포된 것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음 결국 죽어도 혼자 죽지는 않겠다는 최후의 발악인가? 무림정의군에서 어떤 소식이 없었는가?”

“지급으로 도착한 제갈소저의 전언에 의하면 이 소식에도 크게 동요는 없다고 합니다. 하나 이 일을 추후에 조사는 해야 할 것이라 사료됩니다.”

“이 일은 허무맹랑한 소리이니 결코 문제 삼지 말아야 한다고 발표를 하도록 하시오. 또한 제갈소저에게도 그렇게 전해주시오.”

지성룡의 말에 황영지는 선뜻 이해가 안되는지 지성룡을 보았다.

“그 것이 진심입니까?”

“진심일 수도 아닐 수도 있소.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말할 때이오. 이후의 일은 용제가 알아서 조사를 하고 있을 것이니 용제를 믿어보도록 합시다.”

지성룡의 말에 황영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이렇게 해주는 것도 어찌 보면 잘된 일이오. 그들로 인하여 당가나 소림의 활동이 위축이 될 것이기 때문이오.”

“그렇기는 하나 일단 이문제가 일을 해결한 후에 터지는 것이 좋을 것인데…..”

“아니오. 내가 생각하는 것은 피가 많이 흐르는 전쟁이 아니오. 그렇게 본다면 이번 전쟁은 쉽게 싸움을 하는 분위기로 흐르지 않을 것이니 내가 생각해 둔 것이 먹힐 수 있는 기회가 되었소이다.”

지성룡의 말에 황영지는 의아한 듯이 지성룡을 보았다.

“피를 적게 흘리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당초의 계획과 차질이 발생한다면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일단 무정과 소림이 의무심을 다시 한번 받아 다소 주춤하게 됩니다. 이기회에 사대문파는 그들이 무리정의군내의 입지를 강화하려고 할 것이오. 그러다보면 의견통일이 어려워 선뜻 공격을 못하는 것이 분명하오. 이럴 때에 나는 일기투(一驥鬪)를 제안할까 하오.”

“그 것은 무엇입니까? 굳이 일기투를 제안한다고 그들이 응할지는 미지수가 아닙니까?”

“그렇기는 하나 나는 일기투의 방식을 그들 둘로 한정하여 이대일 비무를 하는 것이오. 만일 내가 비무를 하여 이긴다면 그들은 순순히 무리를 해산하고 무림맹의 처분에 따르고 만일 내가 지거나 백초를 넘기면 우리가 물러나는 것이오. 이런 조건이라면 승패가 뻔한 상황에서 그들이 나오지 못할 상황은 아닌 것이오.”

지성룡의 말에 황영지는 놀람을 금치 못한 표정이 되었다.

“이미 승패는 전력상 결정이 된 상황이나 마찬가지이오. 그런 상황에서 싸우는 것은 살육을 하는 것 밖에 되지 않소. 그 살육에 대한 비난은 향후에 모두 나에게 향할 것이오. 아마 그 살육의 최전방에는 사대문파가 있을 것이오. 잔인하고 악랄한 일은 사대문파에서 하고 그 비난은 모두 내가 뒤집어 쓰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오.”

“하긴 승자는 전사를 한 자들의 원한을 쉽게 잊어가지만 패자는 원한을 잊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결국 수천이 죽고 살아남은 수천의 가족들은 원한에 사무쳐 상공과 우리들에게 원한을 가질 것이군요.”

“그렇소이다. 그들에게 원한을 심어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오. 또한 그들이 무림맹에 확보된다면 당가나 소림이 함부로 우리에게 적대적인 행위를 하지 못할 것이오.”

“그러나 그들이 순순히 잡힐까요? 하마 그런 상황이 된다면 자진을 할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들은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오. 잔인한 것이지만 율사청에게는 천지쌍마를 비롯한 천지문 수뇌부의 목숨으로 위협하고 만상문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할 것이오.”

지성룡의 말에 황영지는 조용히 눈을 감고 말았다.

“상공 결국 천하제패를 하셔야 하나요?”

“그렇게 하여야 할 것이라 생각이 드오. 만일 여기서 포기한다면 천하는 군웅할거의 시대가 되어버릴 것이고 끊임없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것이오.”

지성룡의 말에 황영지는 이후의 상황이 걱정되어 눈을 다시 감고 말았다.

“다행이라면 상공이 피를 줄이려고 하는 것이군요.”

황영지는 지성룡이 피를 줄이려 하는 것에 그래도 안심을 하였다.

‘참으로 일이라는 것이 계획대로 되지를 않는구나.’

무전선사는 낙양에 도착하여 출정식을 앞두고 있었다.

한데 이상한 소문으로 인하여 자신의 처지가 모호하게 변해버린 것이다.

‘그들이야 못 먹는 감 찔러 보자는 심보로 물귀신처럼 이런 소문을 낸 것이 아닌가? 물론 소림이 아무 연관이 없는 것이 아니나 이번 암살과는 무관하지 않은가?’

무정선사는 억울하다고 소리치고 싶지만 그렇게 할수록 일이 커지기에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이런 소리가 도는 자체는 그리 좋은 일이 아니었다.

‘일이 이렇게 되면 내가 함부로 그들과 전투를 하자고 못할 상황이 되고 말았다. 그리되면 무림맹을 통한 천하문의 의도와 사파의 의도를 알면서도 어떻게 해볼여지가 거의 없게 될 수가 있다.’

무정은 삼경이 다 되도록 생각에 잠겨 있었다.

‘하나 일단은 이일을 해결하는데 주력한 후에 그들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밖에서 지장룡이 묻는 소리가 들였다.

“들어오시오.”

지장룡은 무정의 대꾸에 안으로 들어왔다.

“일단 모든 병력에 대한 편성을 마무리하였고 군량미나 보급품에 대하여도 처리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내일 진시에 출정식을 하고 바로 출발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수고가 많았소이다. 부총사가 모든 것을 하느라 힘이 들었을 것이오. 한데 참룡검객 시주는 몸은 회복하였소이까?”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들과 합류하기 위해 이동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사흘 후쯤에 우리들과 합류할 것입니다.”

“다행스러운 일이오.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고 책임이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무정선사는 지성룡이 회복하여 합류한다고 생각하자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간 잘 모르는 일의 총사를 맡아 있는 자체가 심적으로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데 적들의 동태는 어떠합니까? 그들로서야 우리의 군세가 어떻다는 것은 알 것이고 어떠한 반응이 있을 것이 아니오?”

“아직 별다른 반응은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게 말하였지만 둘은 마음 한구석에 이미 별다른 반응을 보였다는 것을 알았다.

그 것이 바로 소문이었다. 지장룡은 그 것을 무정선사 앞에서 꺼내기 어려워 덮어둔 것이고 무정선사도 먼저 말을 못 꺼내고 넘긴 것이다.

“전세가 승패를 결정할 정도로 우리측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나 부총사가 각별히 주의를 하여 불상사를 방지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입장에서 방심이난 내부분열을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 저로서도 이번 전쟁이 혈겁이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이 됩니다.”

“그 점이 걱정이오이다. 그렇게 변질되지 않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나 그들이 끝까지 저항한다면 종내에는 그리 변할 것이 아니오?”

무전선사의 걱정스러운 어투는 나직하면서도 또렷하게 군막 안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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