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연재] 독문무공(125)
“아버님, 왕제독께서 오늘 미시에 뵙자고 연락이 왔사온데 가실 것이옵니까?”
“같이 가보자. 그자가 우리만 연락을 하였다더냐?”
“아니옵니다. 양가 부자도 같이 불렀다고 들었습니다.”
“알았다. 네 생각에는 양가 부자가 올 것이라 생각하느냐?”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그자들도 빠져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겠지.”
이단현은 조용히 생각에 잠기고 있었다.
“이후의 일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성량은 그 점이 궁금한 듯이 물었다.
“그 것이 골치가 아프구나. 그자들이 떠난다면 그 이후에 일어날 파장은 적지 않다. 그러나 그 일은 내가 관여를 하지 않을 생각이다.”
“알겠사옵니다.”
이성량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왕진의 집무실에는 이단현 부자를 비롯한 양사청 부자가 마주하고 앉아 있었다.
왕진은 이와는 반대의 자리에 앉았다.
“양대장군, 양영반, 조정에서 떠나도록 하시오. 이후의 일들은 이 사람이 마무리를 하겠소.”
왕진의 말에 양사청 부자는 예상을 한 듯이 놀라지도 않았다.
“우리에게 떠나라는 것이 무엇 때문인지 말씀을 해주십시오?”
“그대들이 강호세력인 만상문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오.”
그렇게 짤막하게 말하자 그들은 더 이상 말이 없었다.
“두 분도 같은 생각이시오?”
“그렇소이다.”
이단현은 짧게 말하였다.
양사청은 그렇게 말을 하는 그들을 보자 이미 대세는 기운 것을 알았다. 하나 이들에게는 그저 자신들이 떠나는 것이지만 자신들에게는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일이었다. 좀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였다. 즉, 천하문이 얼마나 개입하였는지 알아야 했다.
“우리가 떠나는 것은 떠나는 것이고 정확한 연유를 알고 싶소이다. 이일은 천하문이라는 강호세력이 요청한 것입니까?”
양사청의 질문에 그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
이단현과 왕진이 한순간 교차가 되었다.
“그렇소이다. 그 들로서 조정과 대립하고 싶지 않기에 우리에게 일의 진상을 알려 왔고 나는 그 일을 왕제독과 협의를 하였소이다. 마지막으로 천하문에서 두 분이 강호무림의 일에 대한 개입을 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단현은 짤막하게 대답을 하였다.
“우리가 낙향하여 은거를 하라는 것이옵니까?”
“그렇습니다.”
이단현은 강하게 단정적으로 말하였다.
이들에게 갈등할 여지를 없애 결론을 빨리 짓는 것이 좋았다.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부자의 사직 상소는 오늘 중으로 폐하를 알현하고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양사청은 그렇게 말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분의 은덕에 감사를 드리옵니다.”
그렇게 말하고 바닥에 엎드려 두번 절을 하였다.
그 것은 자신들을 살려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잘 가시오.”
왕진은 그 말을 하고 돌아서서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려버렸다.
양가 부자가 일어나서 나가자 왕진은 이단현의 정면에 좌정을 하였다.
“일단 제가 찾아 뵈어야 하나 오늘의 일이 중하기에 오시라고 청을 하였습니다. 두분이 게셨기에 오늘의 일이 수월하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왕진은 공치사나 일단은 이단현에게 치하를 하였다.
“이제 저들이 물러간 이후의 일이 걱정입니다. 그 일을 의논 드리고자 오셨으면 하신 것입니다.”
양사청이 사직상소를 올리면 결국 황제는 가납여부를 물어올 것이고 그때 자연스럽게 후임자도 천거받을 것이었다.
“제독의 생각을 말씀해 보시지요?”
“양사청의 후임으로 지청운을 천거할까 하오이다.”
의외의 제안에 이단현은 흠칫하였다.
너무나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어찌보면 황도의 양대무력을 이대장군부에 넘겨주는 결과를 낳을 수가 있었다.
“왕제독 양사청이 맡던 자리는 황도 인근의 안위를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입니다. 한데 아직 중앙에 올라 온지 몇 달이 되지 않은 지영반에게 맡긴다는 것이오?”
“하면 마땅한 사람이 있소이까? 있다면 천거를 해보시오?”
왕진은 이단현에게 역으로 천거를 부탁하였다.
“폐하게서 지영반에 대하여 상당히 후하게 평가를 하고 계십니다. 일 처리에 빈틈이 없다고 하시면서 중용하실 듯을 여러 번 비추었습니다.”
왕진은 그렇게 말을 하여 이단현에게 반론할 시간을 주지 않고 말을 마무리 해 버렸다.
중앙에 상장군이나 대장군만 하여도 십여명이 있는 상황이고 지청운보다 지명도가 높은 장수도 부지기수 였다.
그렇게 말을 하여 버리자 이단현도 반대를 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지청운은 궁여지책으로 불러온 사람이지 확실하게 이대장군부에서 장악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런 사람에게 높은 자리를 주는 것은 다소 위험한 일이기에 이단현은 내키지 않았다.
‘결국 왕진이 궁여지책으로 우리들에게 양보를 하는 듯하면서 뭔가 불씨를 남기는 것인가?’
이단현 부자의 뇌리에는 그런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하고 많은 사람 중에서 지청운을 천거하는 이유가 훤히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가 결코 호의로 그러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반대를 할 것이나 이렇게 되면 반대도 못하고 당하는 것인가?’
이단현은 입맛이 썼다. 자칫 반대를 하다가 오히려 지청운에게 이일이 알려지면 둘 다 잃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지영반이 그런 평가를 받는 줄은 몰랐습니다. 왕제독께서 그렇게 천거를 하신다면 반대할 이유는 없지요.”
“그럼 그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좌우영반은 이일을 먼저 결정한 후에 천거를 하도록 하시지요.”
“그렇게 합시다.”
“우리를 살려준다는 것인가?”
양사청은 물러나서 양진충의 집무실에 들어가자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그런 것 같습니다. 천하문에서 왕진에게 협상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우리를 제거하다 보면 너무나 큰 옥사가 수반되기에 왕진이나 이대장군부에서 타협을 한 것입니다.”
“그런 것 같다만 조정에서 떠난다면 이후에 천하문에서 가만히 둘 것으로 보이느냐?”
“강호무림의 일에 개입을 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둔다고 한 것은 당분간 일 것입니다. 결국 때가 되면 후환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제거를 할 것입니다.”
“그러할 것이다. 이제 떠나는 것인가?”
“그러합니다. 떠나기로 한 이상 미련 없이 떠나야 합니다. 사직상소를 쓴 다음에 대전에 들어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여야 하겠지.”
그들의 뇌리에는 이후의 일들이 예상되기에 불안하였다.
‘이렇게 떠나야 하는가?’
한시진 후에 황궁을 나서는 두 사람이 있었다.
그들의 표정은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그들은 방금전에 황제에게 사직상소를 하였다.
“경들이 떠난다니 너무나 황망한 일이오.”
황제는 양가 부자의 사직상소에 어이가 없어 말을 하지 못하였다.
‘이들은 왕제독이 천거한 자들인데 이들의 사직을 왕제독이 이미 알고서 조치한 것인가?’
그들의 사직은 너무나도 예상 못한 일이라 황제도 어이가 없어 사직상소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의 사직이 몰고 올 파장을 생각한다면 선뜻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것이었다. 황제 자신도 위험해 지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
‘이들이 사직을 하는 데는 짐이 모르는 필유곡절이 있다. 만일 이들이 사직을 하지 않는다면 이들 뿐만이 아니라 몇 천이 다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황제는 이들의 사직이 불가피함을 알았다. 여기서 더 파고 든다면 더 큰 불행이 존재하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다.
‘이일은 왕제독만의 일이 아니다. 군부의 한축을 차지하고 있는 이대장군부와도 연관이 있는 일이 아닐 수가 없다.’
황제란 자리에 있다보면 알면서도 모른 척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 간에 모종의 묵계가 있었고 이들은 어쩔 수 없는 사직을 하는 것이다.’
황제는 이들의 사직상소를 물리친다면 곧 탄핵이 올라올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들을 붙잡는다는 것은 이들을 죽이는 것이다.
“대전내관은 왕제독을 들라하라. 또한 이단현장군도 입조를 명하여라.”
“이미 편전 밖에서 폐하의 명을 기다리고 있사옵니다.”
그렇게 하여 그들마저 들어왔다.
그들이 기다리고 있음은 일이 결코 이들의 단독적인 결정이 아님을 알았다. 이일은 이들간에 일어난 모종의 일로 인하여 결정이 된 일이었다.
“떠나도록 하시오.”
황제는 그들이 들어오자 이들의 사직상소를 받아들였다.
“일의 곡절을 말해보시오. 왕제독.”
황제는 양사청 부자가 나가자 왕진에게 하문을 하였다.
“폐하, 그들은 강호세력인 만상문의 제자들이었사옵고 강호의 일이 복잡하게 변하여 만상문이 강호의 공적이 되어갈 상황에 처하고 말았사옵니다. 이에 그들이 조정에 남아 조정에 누가 될 것을 두려워 하여 사직코자 하는 것이옵니다.”
왕진은 황제가 사직상소를 가납하였기에 사실을 말하였다.
황제는 왕진의 말에 일의 대략적인 윤곽을 알 수가 있었다.
형식은 사직이나 이들 둘이 그들을 추방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알았소이다. 혹여 이번에 일어난 강호의 암살음모에 관여된 것이오?”
“그러하옵니다.”
“알았노라. 양가 부자의 일은 짐도 더 이상 거론치 않을 것이다. 한데 이들이 물러난다면 후임을 정하여야 하는데 누가 적당할 것이라 사료되시오?”
“우영반인 지장군을 오군도독으로 봉함이 가할 것이옵니다.”
왕진의 말에 너무나도 파격적인 인사라 황제의 표정이 변하고 있었다.
“음, 알았소이다. 그에게 그 일을 맡기면 새로운 좌우 영반을 임명하여야 하는데 이일도 마무리를 짓도록 합시다.”
황제의 말에 그들은 각기 염두를 굴렸다.
“좌영반은 누가 좋을 것이라 생각하시오?”
“소신의 생각에는 냉만휘대장군의 후손인 냉우헌이 바람직할 듯 하옵니다.”
왕진의 천거에 황제의 얼굴에는 다시 한번 놀람이 가득하였다.
“실로 왕제독의 천거는 예상을 뛰어 넘구려.”
왕진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한을 과감하게 포기를 하고 있기에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허나 문제는 이일은 나중에 협의하기로 미룬 일인데 이 자리에서 말을 해버린다는 것이었다.
이단현은 우영반으로 천거하려고 생각하던 냉우헌을 왕진이 좌영반으로 천거하자 의외의 일이라 왕진을 보고 있었다.
“알았소. 하면 우영반은 누가 적당한 것 같소이까?”
“소신의 생각에는 이대장군의 삼자인 이자균이 적임이 아닐까 하옵니다.”
이단현은 왕진이 나서서 천거를 다시 하자 눈살을 찌푸렸지만 발작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왕진이 천거한 세 사람 모두 이대장군부의 사람이라면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음, 그런 인사라면 실로 절묘한 배치이오. 그러면 그렇게 합시다.”
왕진의 주청은 예상외의 일이지만 그리 무리한 일도 아니기에 황제는 가납하고 말았다.
다소 파격이라면 지청운의 일인데 예전부터 금위위 영반이 오군도독부의 도독에 임명된 예가 있기에 전례에 없는 파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이렇게 완전히 세 자리를 양보하는 왕진의 속내를 알지 못해 이단현은 눈만을 굴리면서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떠나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그전에 갈 곳이 있다.”
양사청이 말을 건네자 양진충은 의아하여 보았다.
“이 일은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일이다.”
“설마 지청운 장군을 만나자는 것이옵니까?”
“그렇다. 그에게 가서 이일에 대하여 확약을 받아야 한다.”
양사청의 말에 양진충은 이해가 된 듯하였다.
“그자가 우리를 죽이고자 하였다면 우리는 죽었을 것이다. 하나 그자가 죽이고자 하지 않았기에 우리가 살아 떠나게 된 것이다. 그자의 말이 허언이지만 우리를 살려준다고 하였다. 가서 살 수 있는 길을 찾아보아야 하지 않겠느냐?”
“하나 그자는 천하문이옵니다. 과연 그자가 평범하게 살려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세를 본다면 그자는 조건 없이 살려줄 것이다. 가자.”
양진충에 비하여 나이가 많은 양사청이 오히려 목숨을 연연하는 것처럼 보여 양진충은 얼굴이 어두워 졌다.
“만일 그들이 살고자 한다면 오늘 찾아올 것입니다. 그들의 사직상소가 가납되었다면 반드시 올 것입니다.”
지성룡의 말에 지청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구나. 한데 일이 생각외로 빨리 마무리가 되어 다행이다.”
“이렇게 결정되는 것이 순리입니다. 이런 일로 피를 흘리는 것은 모두가 불행한 일입니다. 이제 남은 문제는 그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입니다.”
“말대로 진짜 살려줄 생각이냐?”
“그러합니다. 그들을 살려주는 것이 순리입니다. 하나 그자들이 그러기 위해서는 강호무림과 인연을 깨끗하게 정리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렇기는 하다만 문제는 그자들이 떠남으로서 무너진 힘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느냐 이다. 우리 때문에 유발된 문제이기에 잘못하면 우리에게 다시 불똥이 튈 수도 있다.”
“그럴 위험이 있지만 당분간 서로 힘의 균형을 이루고 대치 상태가 될 것입니다. 이들이 빠져나간 자리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일단 그들이 찾아오면 저를 만나게 조치해 주십시오.”
“알았다. 그렇게 하마.”
지청운은 지성룡의 예상대로 양가 부자가 찾아오자 자리를 마련하였다.
“두 분이 관직을 내어놓고 낙향한다고 들었습니다.”
지청운은 이미 알면서도 그 말을 꺼내었다.
“내가 주장한 일이지만 이렇게 마무리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하였소이다.”
지청운의 말은 그들이 예상한 것이 모두 사실임을 자인하는 것이었다.
“이왕 떠나기로 한 것이니 두 분이 모두 안빈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지청운의 말은 승자로서 당당한 선언이었다.
“어디로 가기를 원하시오?”
양사청은 지청운의 말에 대꾸를 하지 않고 자신의 향후 거취를 물었다.
“두 분이 오신다면 만나려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들어오게.”
지청운은 그들의 질문에 아랑곳하지 않고 쪽방을 향해 말하였다.
옆문이 열리고 사람이 들어오자 그들은 예상되는 사람이 있는지 들어오는 사람을 유심히 보았다.
“소생 지성룡이라 하오이다.”
그들 앞에 다가온 지성룡은 그렇게 말하고 앞에 앉았다.
“역시 그대가 이일을 직접 주관하였구려. 혹시 그대를 볼지 모른다고 생각을 하였지만 이렇게 만나다니 의외요.”
양사청은 놀람을 감추며 말을 받았다.
“두 분이 관직에 있는 것은 본문이나 천하에 너무나도 위험한 일이기에 이렇게 밖에는 할 수가 없었소이다.”
“아니오. 예로부터 패자는 그 말로가 비참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오. 이 정도면 커다란 아량이 아닐 수가 없소이다. 우리가 어떻게 하기를 원하시오.”
“말 그대로 낙향을 하십시오. 고향이 양주로 알고 있고 그 곳에 커다란 장원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성룡의 말에 양사청이나 양진충은 놀라는 표정이 되었다. 양주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재산은 상당하였으며 그 곳에는 개인적으로 상당한 수하들이 있었다. 그런 곳으로 가라고 하는 것은 너무도 의외였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 가라고 하는 것은 그 정도는 두렵지 않다는 자신감의 표출이었다.
“감사하오이다.”
양사청은 지성룡에게 고개를 숙였다.
“하나 두 분이 가급적이면 강호무림의 일에는 관여를 하지 않기를 바라오니 그 점은 유의하여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지성룡의 말은 아까와 달리 듣는 사람에게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하였고 살기마저 베어 있었다.
“그렇게 하겠소이다.”
“소생은 두분에게 아무런 원한도 없소이다. 그러나 부득이하게 이런 식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성룡은 다시 어투를 부드럽게 하였다.
“가시는 길 평안하십시오.”
지청운은 양가 부자가 떠나자 마자 황궁에 입조하라는 칙령을 받고 떠나갔고 지성룡은 일이 마무리 되었지만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기위해 하루 이틀 황도에 더 있기로 하였다.
“음, 사파에서 이런 결정을 하였다고?”
지성룡은 사파의 결정을 듣자 다소 의외의 결과라 생각을 달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곳의 일이 마무리 되자 의외의 장소에서 일이 벌어지고 말았군.’
지성룡은 그일에 숨어 있는 그들의 의도를 읽자 미소를 짓고 말았다.
‘결국 사파가 이일을 기회로 삼아 다시 강호에 등장하여 예전의 성세를 회복하겠다는 것인가?’
이미 예상을 하였지만 이런 식으로 등장하는 것은 생각치 못하였기에 쓴 웃음을 지었다.
‘그렇지 않아도 너무나 많은 피가 예상되어 다소 꺼림칙하던 참인데 그들이 나타남으로써 드디어 해결의 실마리가 풀렸다.’
지성룡은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하나 그들의 뜻대로 되게 해줄 수는 없지. 그들은 이일로 절반의 성공만을 거둘 것이다.’
지성룡의 뇌리에는 수많은 계책이 떠오르고 있었다.
내내 마음한구석을 무겁게 짓누르던 것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들의 등장으로 이번 일을 피를 거의 흘리지 않고 해결할 길이 마련되었다. 이제 그들에게 합류할 때가 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