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문무공-120화 (120/149)

제  목: [연재] 독문무공(120)

“일이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오?”

어자춘이 들어와서 보고를 하자 용소명은 그간의 진행을 알 수가 있었다. 물론 다른 경로를 통하여 보고를 들었지만 다시 듣자 새로운 사실도 몇 가지 있었다.

‘운공요상에 들어갔다는 것은 주공이 어디론가 떠나셨다는 것인데 결국 천지문을 공략하기 위해 갔다는 것인가? 제 삼의 인물이 참여를 한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용소명은 보고를 받고서도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겨 있었다.

“지금 경계를 철저히 해 주세요. 아시다시피 천지문은 오래 전부터 본성과 천하문을 노려왔습니다. 그들이 노리는 것을 알면서도 방심을 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이미 경계를 강화하고 있고 지단도 언제건 출동할 태세를 갖추고 있도록 조치가 되어 있습니다. 한데 전면전으로 치달을 것 같은데 언제 개전이 될 것이라 사료되십니까?”

“전면전을 본성이나 천하문이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오. 무림맹에서 모든 것을 알아서 조치를 할 것이오.”

“하오면 무림공의에 의해서 움직인다는 것이온데 너무 느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늦더라도 그 쪽으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칫 단독으로 하다 보면 무림에서 공연한 시비거리를 제공할 수도 있고 우리의 희생이 너무나 커질 것입니다.”

용소명의 말에 어자춘은 고개를 끄덕였다.

비무가 끝난 이후에 어자춘을 비롯한 수하들은 용소명의 지휘에 순응적이었다.

“지금은 우리가 내실을 다지면서 전쟁을 할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러니 최대한 준비를 하여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수하들에게도 이점을 주지시켜 자칫 과도하게 긴장을 하거나 불안에 휩싸이지 않도록 조치를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물론입니다. 수하들은 이번에 전쟁을 한다면 반드시 이긴다고 믿고 있기에 불안해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단지 만용에 가까울 만큼 공명심에 불타 오르고 있고 빨리 전쟁을 하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어자춘의 말에 고무적인 분위기가 느껴지자 용소명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하들이 패배감에 젖지 않는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인자기를 비롯한 무림정의대원들은 검문산을 둘러보는 등 삼일간의 조사를 하였다.

그들의 조사는 이미 밝혀진 사실을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였다. 이미 결과는 정해진 상태에서 행하는 요식행위에 불과하였다.

그렇기에 특별한 논란이 없이 진행이 되었다.

“이제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데 어떻게 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까?”

인자기는 지성룡의 객사에 들러 조사결과보다도 향후의 일을 논의하고 있었다.

그 자리에는 지연룡과 지장룡, 황영지, 영소혜가 모였다.

“일은 무림의 뜻대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지연룡이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였다.

“일단은 소림의 협조를 구한 연후에 무정선사를 앞세워서 일을 처리하라는 것이 상공의 뜻이옵니다.”

황영지의 말에 인자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내 생각이랑 같소이다. 그렇게 추진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제 세력의 대표자들을 모으고 죄인을 인도하라는 통보를 한 후에 그들이 오지 않으면 그자리에서 무림공적으로 선포를 하고 바로 무림연합군을 결성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자리에는 소림의 무정선사를 반드시 참여하게 하여 그에게 총수를 맡기는 방안으로 하겠습니다.”

인자기은 말을 마친 후에 뭔가 생각을 하는 듯 하였다.

“방금 들은 소식에 의하면 천지문이 공포에 휩싸이고 천지밀전대주가 살해되었다고 합니다. 혹시 주공께서 그 곳에 가신 것이 아니옵니까?”

인자기의 말에 그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서로 얼굴만 보았다.

“맞아요. 지금 그 곳에 있어요. 며칠 사이에 거의 회복하셨어요. 아마 상공은 그 곳에서 그들의 빈틈을 노리고 있을 것입니다.”

황영지가 자인하고 말았다. 인자기나 지장룡에게까지 숨길 이유는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들로서는 주공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 같습니다. 일단 그들의 사기가 저하된다면 일이 훨씬 쉽게 이루어 질 것 같습니다.”

“상공은 태을자의 후예로 보이는 자를 제거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자도 태을자처럼 행동한다면 골치거리이기 때문입니다.”

“알겠습니다. 그자에 대하여 저도 들었는데 그자는 세력이 없는 반면 도망을 하면 그만이기에 두고두고 후환이 될 소지가 있습니다. 왠만한 고수로 제거가 불가능하기에 향후 문제가 심각해 질 수가 있습니다.”

인자기도 그 사실을 들었기에 동의를 하였다.

“일단 우리는 소림으로 갈 것입니다. 소림에 들러 무정선사를 만나 일을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인총사님이 수고를 좀 해주십시오.”

“앉아 보아라.”

황영지와 영소혜가 앉아 있는 것을 본 제갈휘미는 불안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제갈휘미는 거의 처소에 연금되다시피 며칠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황영지가 부르자 온 것이었다.

“그간 반성은 하였느냐?”

“예, 소녀가 실로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제갈휘미는 작은 목소리로 말을 하였다.

“너를 원래대로 한다면 큰 벌로 다스려야 할 것이나 그간의 정과 공을 생각하여 이번 일만은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가기로 하였다. 하나 앞으로 너의 처신은 항상 주시할 것이니 바르게 처신을 하여라.”

황영지의 말에 제갈휘미는 아무 말도 고개만을 숙이고 있었다.

“또한 이번에 무림맹에서 무림연합군을 편성하여 천지문과 만상문을 토벌하기로 하였다. 그 일에 대한 자금만은 천하문과 우리들이 부담을 어느 정도 하기로 하였다. 그렇게 된다면 그 일을 집행할 사람을 보내야 하는데 너를 그 일에 참여 시키기로 하였다.”

황영지의 말에 제갈휘미의 표정이 다소 생기를 띄었다.

“일단 인총사를 내일 따라가서 그 일을 수행하도록 하여라. 물론 그 일을 위해 호상단 백명도 너에게 딸려 보낼 것이니 필요하다면 움직이도록 하여라.”

황영지의 말에 제갈휘미는 놀람을 금치 못하였다. 그런 일은 몇 십만 냥의 자금이 움직이는 큰 일이었다. 그런 일을 자신에게 맡긴다는 것은 의외의 결정이었다.

“가서 추호의 실수도 없이 임무를 수행하여라. 만일 네가 이번에 그 일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추후에 너의 소원은 들어줄 수도 있다.”

황영지의 말에 제갈휘미는 영소혜를 보았다. 황영지가 의미하는 말은 여러 의미가 들어 있기 때문이었다.

“일단 네가 성심성의껏 일하면 적당한 시기가 오면 알아서 조치를 해줄 것이다. 그러하니 쓸데없는 계교로 분란을 일으키지 말아라.”

영소혜가 단정적으로 한마디를 하였다.

제갈휘미는 오히려 의아하여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오니 믿어주십시오.”

제갈휘미는 자신의 마음속에 들어 있는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고 긍정을 하였다.

며칠간 부질없는 일이라고 포기하려고 하였고 그렇게 마음을 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황영지의 말은 그간의 다짐이 흔들고 만 것이다.

“일단 돌아가서 네 나름대로 삼천무사를 기준으로 하여 필요한 자금을 계산하여 인총관과 의논하여 보거라. 이일에 대하여는 호상단이나 천하군단에서 쓰는 자금을 참고하고 무림정의대에서 쓰는 비용도 파악하여 참고를 하여라. 내일 오후에 떠나갈 것이니 시간이 없다. 일단 그 비용을 제대로 산정하여 절반을 천하문에서 받아 가도록 하여라.”

황영지의 말에 제갈휘미의 생각은 곧 그 쪽으로 집중되기 시작하였다.

“너를 믿고 하는 일이니 실수가 없도록 하여라.”

“예, 그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갈휘미를 지시하여 내보낸 후에 황영지와 영소혜는 서로 마주보았다.

“잘 할지 모르겠습니다.”

“잘 할 것이네. 작전이나 머리를 쓰는 일은 꽤나 유능한 편이네. 자금의 소요를 인총사에게 맡겨도 되나 인총사는 결국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밖에 없고 자금에 대한 통제가 다소 어려울 것이네. 그리고 자연스럽게 자금을 맡게 된다면 그들 사이의 모든 회의에 참여하고 자연스럽게 작전 전반을 알게 되고 우리쪽으로 유리하게 진행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수가 있을 것이네.”

“그 점을 고려하여 이렇게 결정을 하였지만 너무나 어린 아이라서 불안합니다.”

“그래서 하나 더 그 아이에게 대가를 약속하였지 않은가? 물론 그 아이가 달갑지는 않으나 여자가 한번 마음을 정하면 바꾸지 못하는 것이고 상공도 그 사실을 알고서 재미있어 하였다면 결국 우리가 어떻게 하더라도 한 오년 시간이 흐른다면 그렇게 될 것이 뻔하지 않은가?”

그 말에 영소혜의 볼은 빨갛게 변하였다. 자신의 이야기를 빗대어서 말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황영지와 영소혜는 제갈휘미에 대하여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고심하였지만 방법이 없었다.

다시는 안하겠다고 하여 물러서게 만들었다고 하여도 독신으로 있다면 결국에는 지고 마는 것이 남자들이라는 것을 알기에 우격다짐으로 밀어 부치지도 못하는 것이엇다. 다른 혼사를 주선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 것은 이미 다른 곳으로 보내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에 접근해 있었다.

그리하여 적당한 시점에 받아들인다고 합의 아닌 합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 그 아이가 무림연합군을 제대로 통제할지는 미지수 입니다.”

“맹주의 딸에 자금까지 쥐어주었는데 그 정도는 너끈히 수행할 것이네. 만일 이번 일을 시원치 않게 처리한다면 더 이상 그 아이에 대하여 유의할 필요도 없네.”

황영지와 영소혜는 무림연합군이 형성된 후에 그들이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하고 돈만 축내는 사태가 벌어질 것을 염려하였다. 그 결과 내놓은 방안이 바로 제갈휘미를 그들에게 보내는 것이었다.

“그런 정도라면 충분히 역할을 수행할 것이지만 다른 분들이 이일에 대하여 순순히 동의를 한 점도 이해가 아직 안되고 있습니다.”

영소혜는 지연룡이나 다른 사람이 아무 말 없이 황영지의 제안을 수락한 것이 의아하였다.

“이보다 더 좋은 대안이 없기 때문이네. 소림의 무정을 끌어들이는 것은 이 전쟁에 대한 간섭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네. 그런 마당에 이 정도라도 통제할 길을 마련하는 것은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네.”

황영지는 영소혜에게 설명을 하였다. 영소혜도 이런 사실을 알지만 너무나도 일이 반대가 없이 이루어지자 이상하기도 하였다.

“상공이 천하군단을 만들고 군단주가 될 때 모든 것이 결정이 되어 있었네. 그런 맥락이기에 모든 일이 아무런 말이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네. 만일 지금도 천하문에서 반대를 한다면 아무 것도 못하고 있을 것이네.”

영소혜에게 그런 배경을 황영지가 설명을 해주었다.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저는 상공이 그런 말씀이 별로 없고 누구도 말하지 않아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도 약간은 의아하였습니다. 이제서야 모든 것이 명확하게 해결되는 것 같습니다.”

천지문은 공포에 휩싸이고 있었다.

참룡검객에 대한 암살은 이미 소문이 되어 돌기에 대부분 전모는 아닐지라도 알고 있었다.

그 보복이 이루어 지고 있다는 것도 순식간에 소문이 되어 돌자 언제 자신들이 피해를 당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나에게 나오라고 하고 있다. 세번에 걸친 경비무사에 대한 공격으로 누구도 이 곳으로 오려고 하지 않고 있다. 물론 다른 곳도 간간이 공격하지만 이 곳을 중점적으로 틈만 나면 공격하였다.’

유광한은 천지문에서 그가 머무는 곳의 경비를 누구도 하기 싫어하는 상황이 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내가 천지문에서 비난받아 떠나게 만들어 버리려고 하는 것이고 그 기도는 절반정도 성공하고 있다. 일반 무사들이 나를 원망하고 있다.’

유광한은 자신이 떠나야 한다는 결심을 굳히고 있었다.

율사청도 처음에는 경비에 적극적이었으나 하루가 더 지나자 소극적인 상황으로 전환하여 외곽에 크게 포위망을 구축하였다. 그러나 이 것도 지성룡이 다른 곳 몇 곳을 공격하자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 당하고 말았다.

‘참으로 그의 은신술이나 경신술은 대단하다. 그가 어찌 도둑이나 살수가 아닌데도 이렇게 은밀하고 신속하게 이동하는지 모르겠다. 결국 그에게 당할 수밖에 없는가?’

유광한은 자신의 처지가 이소명의 일차적인 표적이라는 것을 알기에 더욱 두렵고 선뜻 길을 나서기가 겁났다.

‘하나 여기에서 미적거린다고 하여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지금이야 상황이 안되어 나에게 직접 공격을 하지 않지만 곧 그런 상황이 될 것이다. 차라리 오늘 밤 떠나자.”

유광한은 자신이 그물에 걸린 상황처럼 희롱 당하는 상황을 더 이상 이겨내지 못하고 벗어나기로 하였다.

이 것은 지성룡이 원하는 상황이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태을자에 대한 원한이 나에게 쏟아진다면 그의 살수를 피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고향에 돌아간다고 하면 돌려보내줄 수도 있다. 그가 진정한 천하제패를 원한다면 나를 죽일 것이나 그런 천하제패라면 그 세상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나를 살려준다면 그는 진정한 천하제패를 노리는 인물일 것이다.’

그렇게 결심을 하고 간단한 행장을 꾸려 날이 어두워 지기를 기다렸다.

유광한이 움직인 것은 해시 말이었다.

그 뒤를 따라 지성룡은 은밀히 움직였지만 율사청을 비롯한 천지문의 인물과 만상문의 인물들도 움직이고 있었다.

‘후후, 이미 내가 움직일 것도 알고 대비를 하고 있었던가? 좋아 언제까지 쫓고 쫓기는 추격이 벌어질지 재미있게 되었군.’

지성룡은 미소를 지었다. 자신을 암습했던 인물들이 다시 움직이자 미소를 지었다.

‘하나 이들과 싸울 이유는 없다. 이들은 지금 사라질 때가 아니다. 모두 세력을 잃고 최후의 순간에 사라져 가야 된다.’

지성룡은 그들을 신경 쓰지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유광한을 추격하였다. 그들이 지성룡을 추격하는 것을 알지만 그들은 적당한 거리만 유지하면 언제라도 따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

유광한은 천지문에서 오십여리를 지나가자 지성룡이 쫓아 오는 것을 알았다. 지성룡은 유광한에게 속도를 내라고 그러는지 점점 속도를 올려 다가서기 시작하였고 유광한은 전속력으로 달려가기 시작하였다.

율사청과 이정발을 포함한 서너명만이 따라올 수가 있었고 나머지는 속도가 올라가자 처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동북쪽으로 달리자 이백여리에 다다르고 있었고 천지문의 영역을 벗어나 천하문의 영역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그들은 유광한과 지성룡이 사라지자 더 이상 추격을 하지 못하고 멈추어 서고 말았다.

지성룡이 오히려 역습을 한다면 자신들도 위험해 지기 때문이었다.

유광한은 지성룡을 제외한 다른 인물이 없자 멈추어 섰다.

유광한이 멈추자 곧바로 지성룡이 다가들었다.

“결국 대면하고 말았군.”

지성룡은 멈추자 그렇게 말을 하였다.

“그렇소이다. 내가 태을자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시오?”

유광한은 거두 절미하고 물었다.

“그 것은 본인이 잘 알 것이 아니오.”

지성룡의 말에 유광한은 대꾸를 하지 않았다.

“나는 그대가 태을자의 후예라고 생각한다. 그대와 겨루었던 사람들에게 사용한 무공초식을 알아보니 그 초식은 화산파의 무공초식이었고 궁극적으로 가장 금기시되는 비무 후에 암습을 하였다. 암습보다도 더 큰 죄악이 비무 후에 암습이다. 알고 있었는가? 그런데 그보다 더한 암습 중에 또 다른 암습을 하였다. 이 모든 것을 볼 때 그대를 용서하지 못할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 지금 상황에서 태을자와 관련성은 아무 의미가 없다.”

지성룡의 말은 이미 유광한을 제거하기로 마음을 굳힌 이상 설사 태을자와 관련이 없어도 제거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였다.

“나는 중원에 네 달 전에 나왔소이다. 그전에는 태을자로 알려진 사람에게 무공을 전수 받았고 나에게 무공을 물려주고 세상을 떠나자 중원으로 나왔소. 중원을 둘러보았고 천지문에 가보라고 하여 천지문에 갔다가 그들이 뭔가 움직이는 것을 포착하여 미행을 하다가 이일을 알게 되었고 내 최후의 적은 당신이라고 하기에 그들을 도왔소이다. 하나 이제 나는 내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오. 만일 믿지 못한다면 이 자리에서 나를 죽여도 좋소. 믿는 다면 그대로 보내주시오. 그렇게 해준다면 나는 결코 중원에 나오지 않을 것이오.”

지성룡은 유광한이 그렇게 말을 하자 자신의 결심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그들 사이에는 적막한 침묵이 흐르기 시작하였다.

지성룡으로서는 돌아간다고 하니 더 이상 할말이 없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보내주자니 두고두고 후환거리가 될 것이 뻔하였다.

“진정 다시는 중원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오? 만일 훗날 그대의 후손이 들어온다면 그 것은 중원의 재앙이 될 것이오?”

“그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오. 하나 내 생전에 그들이 들어가도록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외다.”

“좋다. 그대가 떠나가도 좋으나 내가 시전하는 삼초의 공격을 막아낸다면 보내줄 것이다. 그 정도도 못한다면 그대는 자신의 분수도 모르고 부화뇌동한 죄로 세상을 하직하여야 한다. 내가 십이성 공력을 사용한다면 일초나 삼초나 의미가 없기에 구성공력만을 사용할 것이다.”

지성룡은 그렇게까지 말을 하는 자를 무조건 죽일 만큼 모질지 못하였고 결국 운명에 맡겨서 그의 운을 시험하기로 하였다.

또한 그에게 자신의 무서움을 보여주어 도전할 마음을 아예 먹지 못하게 만들 생각이었다.

지성룡의 말에 유광한은 묵묵히 준비를 하였다.

지성룡이 구성공력으로 삼초를 공격하여 산다면 살아갈 수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유광한은 전신공력을 끌어올려 대응할 준비를 하였다.

지성룡은 처음 일초는 팔성공력을 사용하여 장을 뿌려대었다.

펑 소리와 더불어 유광한이 세 걸음 가까이 물러서고 있었다. 다시 승천검을 품에서 꺼냄과 동시에 그대로 검기를 발출하였다. 유광한은 아까와 달리 검으로 시전하는 지성룡의 기운이 예사롭지가 않아 같이 검으로 맞받았다. 그러나 지성룡이 내뿜는 기세는 유광한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었고 정통으로 맞받자 무려 이장이상이나 물러서게 되었고 입에서는 내상으로 피를 토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광한은 쓰러지지 않고 자리를 잡았다.

“마지막이다. 이 공격을 막아낸다면 그대는 돌아갈 수가 있을 것이다.”

지성룡은 약속한대로 다시 한번 눈을 감는 마음으로 아까처럼 공격을 하였다. 인정을 끊고 그대로 공격을 하였다. 지성룡의 공격을 받은 유광한은 이번에는 나뭇잎처럼 무려 사장이나 날아가서 바닥에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바닥에 굴러간 유광한의 몸은 멈추어 서자 바둥거리면서 일어서고 있었다. 손에 든 검을 지팡이 삼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버티었소이다.”

그렇게 말하고 바르르 떨고 있었고 입에서는 피를 게워내고 있었다.

지성룡은 신속히 다가가 유광한의 손목을 잡았다. 기혈이 엉켜 이대로 둔다면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 지성룡은 유광한을 자리에 앉게 하고 경혈을 몇 군데 쳐나갔다.

‘마치 이 상태는 패도와 상대한 사마어른의 상태보다도 더 심각한 상태가 아닌가?’

순간적으로 지성룡은 유광한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것을 알았다.

‘이왕 삼초를 버틴 자이다. 만일 살려주어도 더 이상 위협적인 존재는 되지 못한다. 또한 이정도의 내상이라면 십년정도는 폐관 요상하여도 지금의 상태로 회복할지 미지수이다. 살려주자.’

지성룡은 평생 마음에 가책을 받기는 싫어 품에서 한알의 요상단을 꺼내어 먹여 주었다. 요상단을 겨우 삼키자 지성룡은 몇 군데의 경혈을 쳐서 기가 통하게 하였다.

‘이곳은 언제 적들의 침입을 받을지 모르는 곳이다. 만일 여기서 치료를 할 수만 있다면 오할 이상의 공력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나 그저 응급조치밖에는 취할 수가 없다.’

지성룡은 간단한 치료만하여 목숨만을 살리기로 하였다. 이후에 공력을 회복하고 말고는 그의 노력에 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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