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문무공-119화 (119/149)

제  목: [연재] 독문무공(119)

지성룡이 유광한을 지켜보는 이유는 이 사건을 접한 이후에 행하는 그자의 행동이나 처신을 보기 위해서 였다.

이 사건이 자신이 했다는 심증 정도는 가질 것이고 그 이후에는 그자가 어떤 행동을 보일 것이 분명하였다.

특히 자신도 이후에 표적이 될 것이라고 느낀 이후의 행동이 어떤지를 살펴 보아야 그자를 제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지성룡이 한 일이 발견되는 것은 무려 두시진반이 지나서 였다. 그 동안 그 일은 어둠에 묻혀 있었다.

지루한 시간을 참고서 잠복해 있었다.

마음 한구석에 그저 나중에 반응을 보면 될 것인데 지루하게 이렇게 지켜보아야 하는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참고 있었다. 자칫 한 순간의 방심으로 도망을 쳐버릴 수도 있었다.

자신이라면 천리 밖으로 뒤로 돌아보지 않고 몰래 도망을 쳐 버릴 것이다.

특히 상처 때문에 모처에서 운공요상을 하는 자가 버젓이 움직이고 있다면 그 순간에 느낄 공포는 대단할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성룡은 지루한 시간이지만 꾹 참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 기다림이 지루하다고 하여도 그자를 놓치는 것보다 낫기 대문이다. 자신이 이곳에 온 것이 궁극적으로 그자를 처리할 생각이기 때문에 그자가 이곳을 떠나는 것이 필요하였다.

이 곳을 떠나지 않는다면 그자를 제거하기는 그리 쉽지가 않았다.

그자 정도의 고수라면 살해할 거릴 안으로 은밀히 접근하기는 쉽지 않았고 설사 접근을 하여도 그자를 소리없이 죽이기가 만만하지 않았다. 그사이에 만일 율사청이나 이정발이 합세하고 천지문의 사람들이 포위망을 구축한다면 위험해지고 탈출도 못할 수가 있었다.

이런 위험이 있기에 유광한이 밖으로 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갑자기 경계를 하는 자들의 움직임이 급박해지고 부산해지고 있었다.

천지문의 새벽이 난리에 가까운 소동으로 모든 사람의 잠을 깨우면서 밝아오기 시작하였다.

유광한의 처소도 예외는 아니었다.

시체가 발견된 천지밀전대주의 거처는 천지문의 수뇌부들이 몰려들었고 시체를 그대로 둔 채 누가 이런 짓을 소리없이 하였는가에 주목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반 조사로서 범인의 윤곽은 밝혀지지 않고 있었고 그들은 고심하는 흔적이 역력하였다.

율사청은 천지밀전대주가 살해되었다는 소식에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최절정무인들이 지키고 있는 곳을 흔적하나 없이 들어와서 등봉조극의 초입에 있는 고수를 소리없이 제거하는 것은 자신도 만만치 않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범인은 자신의 경지를 뛰어 넘는 자가 분명하였다.

그렇기에 달려와서 보지 않을 수가 없었고 인중에 난 상처를 살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수법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인중을 가격하여 그렇게 깨끗하게 구멍을 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고 그렇게 가격한다면 소리가 날 것이 분명하였다. 그 소리를 못들었다는 것은 결국 기파를 이용하여 음파를 차단하였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능력이 있는 자는 참룡검객 뿐인데 그럼 이곳에 와 있다는 것인가?’

참룡검객이 모처에서 비밀리에 운공요상을 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지금의 일을 보면 부상에서 회복하여 이곳에 온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렇기에 이정발과 유광한에게 와주었으면 한다는 전갈을 보내었다.

전갈을 보낸 후 조금 지나자 그들이 당도하였다.

그들도 사체를 보자 모두 얼굴빛이 달라졌다.

그들은 말없이 율사청의 처소로 이동하였다.

“정말 큰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유광한은 자신이 생각한 바를 다른 사람도 생각하는 것을 알기에 걱정부터 하였다.

“그자가 이곳에 지금 잡입하여 우리들을 노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자가 범인이라고 밝힐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닙니까?”

율사청은 상황을 정리하여도 길이 없다는 것을 토로하였다.

“그렇습니다. 그자가 범인이라고 하여도 믿을 사람이 별로 없고 설사 믿는다고 하여도 이일로 인하여 그자를 비난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이정발은 자신들이 한 일이 실로 무모한 일이라는 것을 실감하였다. 지금의 일은 숨어있는 지성룡과 밝은 곳에 드러난 자신들이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길은 경계를 철저히 하고 본문 내부에 숨어 있을 그자를 찾아내서 밝은 곳으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런다고 하여 효과가 있을 지 모릅니다. 그자가 노리는 것은 그 일에 참여한 사람들입니다. 결국 다음이 누구이냐에 대하여 알아야 할 것입니다.”

유광한의 말에 그들은 서로 얼굴만을 보고 있었다.

유광한은 지금 다음표적으로 자신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성룡이 이곳에 온 것은 자신을 노리고 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 것을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막연하였다.

“다음 표적은 천지밀전대보다 더 고강한 사람을 노릴 것이오. 그자는 차츰 하나씩 제거하여 우리들까지 노릴 것이오. 한데 그자가 아무리 암습을 하여도 우리는 그자를 비난할 길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즉 그자를 제어할 길이 전무한 실정입니다. 우리가 힘으로 그자를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정발의 설명에 그들은 오싹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자가 앞으로 운공요상을 한다고 하고 이런 수를 쓸 줄은 몰랐습니다.”

율사청은 자신이 지성룡의 운공요상 소식에 너무나 안일하게 생각한 것을 알았다.

그들이 암습을 하면 지성룡도 암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암습은 우리가 먼저 시작하였습니다. 결국 이런 경우를 자업자득이라고 해야 합니까?”

“참으로 문제가 심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자를 잡을 길이 만만치가 않을 것이고 그 동안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이고 부하들은 사기가 떨어질 것이고….”

율사청은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들의 대화를 듣자 유광한은 실로 기분이 묘해 졌다. 그들은 자신에 대하여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참룡검객이 움직인 이유는 나 때문이다. 그 것은 설명할 수도 없지만 확실한 느낌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그 것을 못느끼고 있다.’

유광한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시선을 허공으로 돌리고 있었다.

유광한은 더 이상 할말이 없어 조용히 물러나오고 말았다.

그들에게 자신이 느끼는 것을 설명할 길이 없었다.

마음 한구석에 무엇인지 모를 초조감이 그를 내리 누르고 있었다.

‘그가 노리는 것은 나이다. 왜 유독 나만을 노린다는 것인가? 그는 나의 정체를 알았고 그렇기 때문인가? 그가 죽인자는 천지문을 경동시키는 목적도 있지만 더 큰 목적은 나에게 경고를 보내는 것이다.’

유광한은 태을자에 대한 중원의 평가를 알자 괴롭기도 하였다. 태을자가 한 일에 대하여 들어 보니 그 일들 하나하나가 치가 덜리는 일이었다. 자신이 태을자의 진전을 이었다는 것을 어디에서도 말할 수 없는 엄청난 죄악을 저질렀던 것이다.

‘실로 두려운 일이다. 태을자에 대한 평이 이러하다면 나도 활동할 수가 없다.’

그는 태을자에 대한 평을 인식하면 할수록 더욱 위축이 되어갔다. 자신의 정체에 대하여 인정도 부정도 천지문에 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듣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자들이 수근대는 것을 귀 기울이다 보면 실로 섬칫한 내용이 아닐 수가 없었다.

‘나는 그분을 스승으로 생각하지만 결코 사도지례를 맺지는 않았다.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스승으로 생각하고 인정을 하여야 하는가? 아니면 그저 절기만을 취하고 가급적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모든 것을 감추어야 하는가?’

유광한은 자신이 알던 모든 것이 흔들리고 있었다.

태을자에 대한 죄상 하나하나가 모두 지독한 것이었다. 다시 생각해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결국 내가 한 암습은 참룡검객으로 본다면 제이의 태을자로 인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차라리 이럴 바에는 고향에 돌아가서 모든 것을 잊고 사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닐까? 그러나 과연 이미 죽이려고 마음믈 먹은 그가 나를 돌아가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 아닌가? 어떻게 하여야 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란 말인가?’

유광한은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자신이 경솔하게 처신한 것을 알았다. 중원에 나오고 나서도 태을자에 대한 악명을 자세히 알아보지 않은 자신의 불찰을 뉘우쳤지만 이미 때늦은 후회였다.

‘나를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면 나라도 제일 먼저 나를 제거하려고 할 것이다. 근본적으로 천지문이나 만상문은 패권을 놓고 싸우는 것이지만 나에 대하여는 제거해야 할 존재로 밖에는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떠나자. 이 곳에 있어서는 나에게나 이들에게나 도움이 되지 못하다. 분명 참룡검객은 죽이려고 할 것이나 이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에게 모든 것을 말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유광한은 마음은 무겁기 그지 없었다. 이일의 진실을 파악하지 못하는 율사청이나 이정발을 보자 그들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신분에 의구심이 들었다면 결국 나를 제거하여야 맘이 편할 것이다.’

‘문제는 이들도 언젠가는 제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천하문이 천하를 제패하는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존재들이다. 결국 그만한 문위를 가진자는 현재 없다고 본다면 누구도 상대를 못한다.’

유광한은 며칠간 세상과 천하정세에 대하여 스스로 많은 고민을 하였다. 얼마 전까지는 남의 일처럼 편하게 생각하였지만 이제 모든 것이 자신의 일이었다.

‘그는 무공이 전부는 아니었다. 실로 뛰어난 지략을 가지고 있다. 그저 무공이 강하였다면 그날 죽고 말았다. 그러나 지략이 있기에 행여 있을지도 모르는 암습을 대비하였고 이들과 나는 걸려들고 말았다. 그는 둘만을 예상하였는데 의외의 복병인 나 때문에 위험에 처하고 말았다. 내가 아니었다면 그 자리에서 둘은 제거되고 말았을 것이다. 추후에도 내가 다시 그런 일을 할까 두려운 것이다.’

유광한은 지성룡이 이해가 되었다.

‘천지문이나 만상문은 수뇌부만 제거한다고 하여 되는 조직이 아니다. 두고두고 후환거리가 되어 괴롭힐 조직인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무림 공론을 움직여 자신의 손이 아닌 천하인의 손으로 제거를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제거가 어렵다. 그저 혼자이기에 도망을 가면 그만이고 그것이 그는 싫은 것이다.’

유광한의 머리에는 수많은 생각과 상황이 인식되고 있었다.

율사청은 자신의 처소에서 이정발과 유광한이 나가자 생각에 젖어 있었다.

‘왜 하필 천지밀전대주이라는 것인가? 만상문이 우리에 비하여 더 문제가 될 소지가 많았다. 그런데 그들을 먼저 손보지 않고 우리쪽으로 먼저 공략을 하였다는 것인가?’

율사청은 그 사실을 고민하고 있었다.

‘지금에 생각하면 엄청난 내상을 입었는데 며칠만에 회복하였다는 것도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노리고 한 일인가?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것인가?’

율사청은 그렇게 생각하다 유광한이 갑자기 생각났다.

‘설마 그를 노리고 있다는 것인가? 그가 태을자의 후손이라는 의구심이 들기에 그를 노리고 있다는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자 율사청은 지성룡이 움직인 이유가 확연히 이해가 되었다.

‘그로서는 무엇보다도 태을자의 후손으로 생각되는 자의 출현이  걱정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천지밀전대를 암살한 것은 여러 가지 의도가 있다. 그 일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피 말리는 공포를 주고 그자가 공포를 느껴 탈출을 하게 만들려는 것이다. 만일 탈출한다면 그의 의도대로 되어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져들 것이다. 여기에서 쉽게 제거하지 못하기에 그를 경동시켜 떠나가게 만들려한 것이다.’

율사청은 아까 유광한이 얼굴에 지었던 표정이 이해가 되었다.

‘그자도 그사이에 이런 것들을 이해할 만큼 발전이 있었던가? 그렇다면 그가 떠나게 된다면 그는 결국 제거될 것이란 말인가? 그러나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그가 떠나고 난다면 오히려 그자가 제거 된 후에 우리들마저도 곤란한 상황에 처하고 말 것이다. 암중에서 각개 격파를 한다면 실로 골치 아픈 상황이 되고 말 것이다.’

율사청은 모든 것이 이해되자 두려움에 휩싸이기 시작하였다.

‘그는 무림맹에서 공략이 시작될 시점까지 우리들을 묶어두고 도망가지도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태을자처럼 탈출하여 자유롭게 활보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우리들이 탈출한다면 두고두고 후환이 될 것이기에 그 것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율사청은 꼼짝없이 지성룡의 계교에 휘말린 것을 알았다.

‘나나 만상문주는 지금 탈출도 못한다. 그렇다면 탈출할 사람은 그 밖에 없고 지금 그가 노리는 주목표는 바로 유광한이다.’

지성룡은 유광한의 일거수일투족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다. 유광한의 표정이 변한 것은 이 일이 가지는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였기에 그렇게 변하였다고 생각하자 유광한의 다음 행동이 더욱 기대가 되었다. 탈출을 한다면 따라가서 격살하여 버릴 생각이었다.

‘이제 그들이 공포에 질려갈 것이다. 그들은 이번에 행한 일이 얼마나 무모하였던가를 처절하게 깨달을 것이다.’

지성룡이 원하는 것은 그들이 조용히 세상 밖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만상문을 해산하고 천지문을 해산하여야 했다. 그런 다음 자신들이 다시는 반기를 들지않을 상태로 자진하여 들어가는 것이었다.

실로 요원한 이야기였다. 그들은 제거되었으면 제거되었지 그런 선택을 할 자들이 아닌 것이다.

그렇기에 결국 제거할 수박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율사청이나 만상문주는 암살하여 제거하여서는 추후에 문제가 될 소지가 많았다. 똑같이 돌려준다고 하여도 똑 같은 사람이 될 수가 있었다.

무림에서 그들을 무림의 이름으로 심판하여야 하였다. 적당한 시기가 되었을 때에 그들을 제압하거나 처리하여야 했다. 그때가지는 그대로 두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유광한은 달랐다. 그자는 언제건 사라질 여지가 다분히 있었다. 그렇다면 그런 자는 움직이기 전에 처치를 하여야 하는 것이다.

‘다시 어두워 진다면 이번에는 다시 그자의 경비들을 처리하여 그자 주변에 천지문의 사람이 오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마치 태을자가 이기어르신을 처리하여 우리들에게 공포를 갖게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하나 인명은 재천이라고 하였으니 이들을 죽이지 말고 이번에는 이들을 제압하여 무공을 전폐하여 이들이 더 큰 공포를 갖게 하여야 하겠다.’

지성룡은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죽인다면 향후에 다가올 비난이 두려웠다. 그렇기에 자신이 해칠 존재는 오직 암살에 참여한 자들로 한정하기로 생각을 정리 하였다.

천지문에서는 날이 어두워지자 누구도 밖으로 나다니지 않고 경비만이 삼엄하게 이루어 지고 있었다.

지성룡은 언뜻 보기에 형세가 유광한의 처소를 기준으로 천라지망이 형성되는 것을 알았다.

‘후후, 율사청도 사실을 짐작하였는가? 그렇다면 오늘 하려던 것을 내일로 미루고 내일 하려던 것을 하여야 하겠지. 천지밀전대 잔당들을 처리한다.’

지성룡은 유광한의 처소를 지키는 자들을 처리하려던 생각을 접고 어제 들어갔던 천지밀전대의 거처로 다가갔다.

유광한의 거처와는 상당한 거리에 있기에 천라지망의 중심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삼엄한 경계는 마찬가지였다. 지성룡은 어둠에 웅크리고 있는 그들 사이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마음을 먹은 이상 지성룡은 신속하게 다가가기 위해 경비무사들을 제압하였다.

이제 그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기에 거리낌이 없었다.

지성룡의 일 처리는 신속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천지밀전대원들 사이에 들어가서도 거침없이 제압을 하기 시작하였고 순간 호각소리가 울려퍼졌다. 쓰러진 경비무사를 누군가 발견한 것이다.지성룡은 급한 마음에 최대한 공력을 끌어올려 천지밀전대원 십여명에게 짓쳐 들어갔다. 그 순간 그들은 지성룡이 그렇게 달려들자 분분이 피하였다.그러나 그들 중에는 피하지 않고 대들던 자들도 있었고 순식간에 그들 사오 명이 나뒹굴었다. 그즐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어디론가 지성룡이 사라진 이후였다.

지성룡은 천지밀전대를 통고하여 밖으로 나왔을 때 급히 은신을 하여 포위를 피하려고 하였다. 자칫 포위망에 휘말린다면 탈출을 위한 사투를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천지문을 벗어나서 밖으로 나와 포위를 피하였다.

율사청은 소리를 듣자마자 움직였고 포위망이 움직였지만 결국 놓친 것을 알았다. 짧은 반각의 시간동안 천지밀전대가 열명이상 죽거나 폐인이 되어버린 것을 알았다. 특히 저번 암습에 참여한 자중에는 여섯 명이나 공격을 받아 죽었다. 결국 침입자가 지성룡이고 그 목적이 저번 암습에 대한 보복이라는 것이 명확해 진 것이다.

지성룡이라는 것에 대한 확신은 죽은 자들이 당한 무공이 말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강한 무공은 저번에 지성룡이 시전한 무공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실로 무서운 일이다. 이렇게 반응할 정도로 독종이라는 것인가? 결국 그일로 우리를 죽일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아닌가? 그자를 보호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그자의 목적이지만 방해를 한다면 과감하게 처리해 버리겠다는 경고이다.’

율사청은 지성룡의 수단에 경악을 하고 말았다.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사생결단을 내려고 하였지만 이렇게 반응할여 이런 식으로 공격해 들어올 줄은 몰랐다. 결국 그자는 무림에서 움직일 동안 내내 공격하여 아무 것도 못하게 만들고 부하들의 사기는 땅바닥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

율사청은 두번의 공격으로 인하여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에 휩싸이고 자신마저도 두려움에 휩싸이자 어떻게 수습할지 대책이 없었다.

그저 장내를 정리하도록 지시할 수밖에 없었다. 수색을 하려고 움직이는 자들이 오히려 불안해 보이기까지 하였다. 그렇게 허둥지둥 움직여서 잡기를 바라는 것은 요원하다는 것을 자신도 알고 있었다.

한편 지성룡은 다시 천지문으로 잠입하고 있었다. 수색을 하느라 유광한의 초소에 대한 천라지망이 느슨하여 있었다.

유광한의 처소를 지키는 자들은 잔뜩 긴장하여 있었지만 지성룡의 눈에는 그저 나무토막같아 보였다. 지성룡은 마음먹고 하나씩 제압하면서 무공을 전폐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천지밀전대의 실패가 마음이 걸렸기에 유광한의 처소로 다가드는 기척에 최대한 신경을 쓰면서 은밀히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그가 지나는 곳에 있던 무사들은 제압되었고 순식간에 기해혈이 파괴되고 있었다.

그 순간 지성룡의 귀에 은밀히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고 유광한이 밖으로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지성룡은 유광한이 나오자 하던 일을 멈추고 다른 건물로 이동하여 혹시 있을 추격을 피하려고 하였다. 유광한은 경비무사들의 숨소리가 한쪽에서 잘 들리지 않는 것을 알자 다가갔다. 순식간에 열댓명의 경비무사가 제압되어 있는 것을 알았다.

그들 중에 하나의 혈도를 풀어도 쉽게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음, 실로 고명한 수법이 아닐 수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일어서던 유광한은 얼굴빛이 굳어갔다. 이미 일이 난 것을 안 천지문의 무사들이 몰려왔다.

‘한데 고작 경비무사들을 공격하여 제거하다니? 그의 목적이 나란 말인가?’

자신을 지킨다는 사실 하나로 이들은 공격을 받아 제압당해 무공이 전폐되는 사태에 이른 것이다. 이곳을 경비하는 무사들이 이일을 기피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게끔 만들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자신이 움직이지 않았다면 끝까지 이들을 처리하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아득하였다.

‘지금도 나를 노려보고 있다는 것인가?’

그러하였다. 조금 떨어진 건물의 지붕 위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수많은 무사들이 주변을 수색하지만 지성룡을 발견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 밤이 악몽처럼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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