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문무공-118화 (118/149)

제  목: [연재] 독문무공(118)

적막이 흐르고 있었다.

삼인의 얼굴에는 실로 걱정의 빛이 감돌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말이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을 해봅시다. 우리가 어떻게 하여야 하는 것이오?”

율사청은 고민을 하여도 길이 보이지 않자 걱정을 접고 먼저 말을 하였다.

돌아오는 대로 비상 대기 상태로 문도들을 대기하게 하였다. 그러나 그 것이 전부는 아닌 것이다.

“우리가 상대하여야 하는 적은 천하문과 영웅성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오? 그들은 이 기회에 무림맹을 움직여서 우리들을 섬멸할 것이오. 그들은 과거 영웅군부를 토벌할 때처럼 그렇게 움직일 것이 아니오?”

율사청은 다급한 마음에 지금의 상황에서 벌어질 일을 먼저 말하였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우리들도 중원 무림인들에게 쫓긴다고 보아야 할 것이오. 더구나 실제인지 계략인지 모르지만 참룡검객이 지금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칩거를 하고 있는 것을 본다면 문제는 그렇게 흘러갈 조짐이 보이고 있소이다.”

이정발의 눈에도 그런 조짐이 분명히 보이고 있었다.

“가장 문제는 이렇게 전무림을 동원하여 우리를 압박하는 그들에게 대항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오? 비무를 끝난 이후에 공격한 것은 무림에서 금하는 금기를 어긴 비겁한 행동이라는 것이오. 이 일에는 소림도 연관이 되어 있기에 소림이 주동적으로 움직일 소지가 크다는 것이오.”

이정발의 말을 들을 율사청의 얼굴에는 참담한 표정이 스치고 있었다.

둘의 대화를 듣고 있는 유광한의 얼굴에는 상황에 대한 인식이 잘 안되어 조금은 의아한 빛이 돌고 있었다.

그로서는 이런 전략 전술적인 것에는 다소 문외한이익에 그들의 대화가 쉽게 이해가 안되는 것이다. 그러나 조금 생각을 하자 어렴풋이 이해는 되기도 하였다. 성공하였다면 문제가 다소 적지만 실패하였기에 문제가 크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참룡검객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무림을 움직인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문제가 됩니까?”

유광한은 조금 이해가 되면서도 그 것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에 대하여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 정확히 하기 위해 물었다.

“이제 우리의 실패로 인하여 천하문은 우리를 섬멸할 때까지 공세를 늦추지 않을 것이오. 본문과 천지문이 연합한 전력이라면 천하문과 영웅성이 나서더라도 쉽게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렵고 그들도 많은 희생을 치루어야 하기에 전면전을 치루지 못하는 것이오. 그런데 무림맹을 내세워 우리를 압박한다면 우리는 고립이 될 것이고 무림맹에서 무림연합군을 이루어서 나선다면 우리들은 그들과 싸워야 하는 것이오. 그들과 전쟁을 한다면 그들 하나가 죽으면 우리도 하나가 죽는 것이 상식인데 그들 삼천이 나선다면 우리들도 그 정도는 발이 묶이게 될 것이오.”

이정발은 유광한이 이런 문제에는 다소 어두운 것 같아 설명을 하였다.

“그들이 만 여명 정도를 동원할 수가 있고 우리도 그 정도가 동원할 수 있는 한계요. 그런데 그들에게 삼천의 무림연합군이 가세한다면 결국 삼천의 열세로 돌아서는 것이오. 더구나 만일 우리가 무림연합군을 일거에 섬멸한다면 무림연합군은 삼천이 아니라 일만으로 늘어날 수가 있는 것이오. 우리가 아무리 싸워 그들을 섬멸한다고 하여도 일만의 천하문은 건재한 상황에서 차츰 열세로 돌아설 것이오. 그렇게 하여 일만이 오천이 된다면 천하문의 일만이 몰려올 것이오.”

이정발이 여기까지 설명하자 모든 것이 이해가 되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이다.”

유광한은 더 이상의 말이 없었다.

“우리가 무림맹을 장악한 상태라면 이런 걱정은 없을 것이지만 무림맹은 천하문 일색으로 구성되어 있고 소림이 나서는 상황이 될 것이니 어쩔 수가 없는 것이오.”

유솽한은 한가지 이해가 되지 않아 되물었다.

“이런 상황은 성공을 하였어도 마찬가지가 아니오?”

“그렇게 생각하여도 될 것이나 사실은 참룡검객이 사라진다면 지금은 똑같지만 전쟁이 진행되는 과정이 달라지는 것이오. 참룡검객이 없어진다면 천하문을 두려워 하지 않기에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무림연합군은 유명무실해질 것이며 천하문도 구심점이 없어지고 사기가 저하되어 시간이 흐른다면 그저 없었던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오. 또한 천하문이 가지는 힘이 사라진다면 다른 문파에서 천하문의 영역을 노리고 그러다 보면 서로 공존을 하기에 급급한 천하정세가 되어 버릴 것이네.”

이정발의 설명에 유광한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복잡한 것 같지만 대략적인 것이 이해가 되었다.

아니 정확히 이해는 안되지만 대략적인 상황이 이해된 것이다.

“알겠소이다. 그렇다면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린다고 하여 좋아질 것이 아니다면 차라리 그들을 선제 공격하는 것이 어떻소이까?”

“이미 그들은 악양의 군대부터 시작하여 이미 비상대기 상태를 유지하고 있네. 우리가 움직이는 순간 요격을 할 준비를 갖추고 있네. 여기에 움직인다면 오히려 더 위험해지고 그들의 역습에 우리가 훨씬 불리해지는 것이네.”

이정발은 천하문이 물샐 틈 없는 경계를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기에 그렇게 단정하듯 말하였다.

“결국 이대로 그들에게 끌려가면서 당하여야 하는 것입니까?”

유광한의 말에 율사청과 이정발은 아무런 대답을 못하고 있었다.

“상공, 몸은 어떤가요?”

황영지와 영소혜는 지성룡이 정신을 차린 것을 알자 들어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건네었다.

“걱정을 끼쳐서 미안하오. 이제 위험한 고비는 넘긴 것 같소이다.”

지성룡은 두 여자의 얼굴에 초조함이 가득하여 안심을 시켜주었다.

“이제 평정을 찾은 것 같소이다. 며칠만 더 요양하면 완쾌가 될 것 같소. 약이 좋은 것 같소이다.”

지성룡은 그렇게 말하여 그들을 다시 한번 안심시켰다.

“지매는 가서 아버님과 형님께 내가 뵙자고 연락을 드려주시오.”

“그렇게 하겠습니다. 여기로 오시라고 해야 합니까?”

“그렇게 해주시오. 하나 상세에 대하여는 당분간 함구를 해주시고 천하의 동태를 살펴주시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황영지는 밖으로 나갔다.

“지금 천하 정세는 어떠하오?”

영소혜에게 궁금한 것을 물었다.

“이 모든 것이 알려져 우리에게 상당히 유리한 정세이나 상공의 상세가 위독하다고 하는 소문도 나고 있습니다.”

“내가 쓰러지기를 바라는 자들이 낸 소문이겠지. 영웅성은 잘 단속하여 두었소?”

“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이미 일을 시작하기 전에 제가 연통을 넣어 두었고 추가적으로 일천의 무사들을 각 지단에서 징발하여 악양지단으로 파견하라고 지시를 해 두었습니다.”

“잘한 일이오. 무림맹에서는 조치를 하고 있소?”

“예, 아버님께서 무림맹과 소림에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곧 무림맹에서 조사단이 당도할 것이고 무림공적으로 지명을 할 것이옵니다. 무림연합군을 구성할 준비를 갖추어서 한달안에 토벌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그렇게 조치는 해야 하겠지만 이렇게 된다면 영웅군부의 토벌처럼 수많은 피가 흐르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지성룡은 은연중에 걱정이 되는 바를 말하였다.

이미 이런 상황에서 할 일은 외길이었다. 그 길을 따라 나가면 되었지만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지유성과 지연룡이 방으로 들어오자 지성룡은 자리에 앉아 걱정하게 만든 것을 사죄하였다.

“아니다. 다 너에게 어쩔 수 없이 가해지는 시련인 것이다. 몸은 괜찮으냐?”

“예, 이제 요상만 하면 곧 회복이 될 것이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며칠간 요상을 한 후에 한가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지성룡은 그렇게 말한 후에 네 사람을 보았다.

“무엇입니까?”

“암습 중에 암습한 자가 마음에 걸립니다. 그자를 확실히 제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성룡이 말하는 자가 누구인지를 모두 알고 있었다.

“그자는 제 생각에 태을자의 진전을 이은 것 같습니다. 그 자가 암중에서 활약을 한다면 언제 뒤통수를 맞을 지 모릅니다. 그 자만은 먼저 처리하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당분간 시간이 있을 것이니 요상 중이라고 한 연후에 은밀히 그자를 추적하여 처리할 생각입니다. 제가 암행을 한다면 누구도 저를 요격할 인물은 없을 것입니다.”

지성룡의 말에 그들의 얼굴은 굳어져 있었다.

“이일은 네 분만 아시고 저는 은밀한 곳으로 옮겨 요상을 당분간 요양을 한다고 말해 주십시오.”

“알겠다. 그럼 언제 떠나려느냐?”

“내일 천하문단의 단주들을 만나고 난 연후에 하루나 이틀정도 더 요양을 한 연후에 떠날 것입니다. 그 자리에 형님도 참석하여 천하군단에 대한 지휘를 형님이 군단주 대행을 맡고 부군단주인 위지강천과 같이 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지성룡의 말에 듣기만하고 있었다.

“당분간 모든 것을 네 분이 의논하여 처리해 주셨으면 합니다. 기본 방향이야 그들을 무림공적으로 지정하여 무림연합군을 구성하는 방안으로 추진하여 주시고 무림연합군의 총수로 소림의 무정선사를 초빙하도록 해주시면 될 것입니다. 한달 정도면 제가 다시 돌아올 것이니 그 후의 일은 그 후에 처리해 나가도록 했으면 합니다.”

“당분간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일들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만 만일 그들이 움직인다면 어떻게 하느냐?”

“필요하다고 판단이 된다면 제가 악양으로 가서 무사들을 직접 진두지휘할 생각입니다. 천지문이나 만상문이 움직인다면 그 쪽으로 움직일 것이니 걱정은 마시기 바랍니다.”

지성룡의 말에 모두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면 네가 잠행을 하면서 그 암중 인물을 처리할 생각이라면 만상문의 수뇌부나 천지문의 수뇌부도 처리할 생각이냐? 결국 에는 그들과도 부딪칠 것인데? 알아보니 그자들이 천지문으로 몰려간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다.”

지유성은 그렇게 물어 왔다.

“예, 그들과 조우하게 되다면 그들을 처리할 생각입니다. 그들이 암수를 사용한다면 저도 암수가 되어 그들을 흔들어 나갈 생각입니다. 당분간 암중에 제가 움직일 줄은 모를 것이기에 대비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천하관의 관주거처에 십여인이 모여 있었다. 지성룡은 암습을 당한 이후 오일만에 최초로 중인들에게 얼굴을 드러낸 자리였다.

그 자리에는 천하문주인 지유성을 비롯하여 천하문의 네 부문주와 지연룡, 위지강천, 종일명, 양만리가 참여를 하고 있었다.

“제가 당분간 내상이 있기에 한달 정도 폐관을 하여 운공요상을 할 생각입니다. 물론 그 전에라도 급하다면 나설 것이지만 특별한 일이 없다면 그렇게 할 생각입니다. 그 동안 천하군단의 지휘는 소문주인 형님이 군단주 대행을 맡고 위지부군단주와 협력하여 지휘를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성룡의 말이 끝나자 모두 수긍을 할만하다고 생각이 드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은 모든 무력행동은 무림맹에서 조치를 취한 연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그들이 암습을 하였다고 우리마저 기습을 하는 것은 그들과 하등의 다른 점이 없는 행동인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우리는 명분을 확실히 확보하여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지성룡은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였다.

“일을 그렇게 처리한다고 생각하시고 경계를 하여 주시면 될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무림연합군을 결성하여 움직이는 방향을 추진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본문혼자 움직이는 것은 무림의 공론을 생각하여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성룡의 말은 그들에게 향후에 어떻게 행동하라는 이야기나 다름이 없었다. 그리고 그 말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군자금 때문이었다. 무사들이냐 무림에서 동원이 되지만 자금은 천하문에서 전적으로 부담하여야 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무림에서 사람을 모으고 움직이다보면 자금이 소요될 것이옵니다. 그들이 움직이는데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제공하여 주어야 본문의 인심이 나쁘게 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들이 본문의 일에 대신 나와 피를 흘리는데 그들에게 자금마저 부담을 지운다면 향후 본문의 행보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지성룡의 말에 네부문주는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 문제는 향후 상황을 보아서 처결을 할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지유성은 그 문제를 그렇게 말하여 지성룡의 뜻을 따르겠다고 간접적으로 답을 하였다.

“고맙습니다. 제가 전면에 나서야 하나 쉬게 되어 죄송합니다. 향후의 일을 최대한 처리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성룡은 그렇게 부탁을 하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 지었다.

유광한은 천지문의 손님으로 머물고 있었다.

상황은 생각하였던 것보다는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변화라고 한다면 천하에 흩어져 있던 만상문의 사람들이 어느새 천지문의 영내로 모여들어 그 수가 무려 오천을 넘어가고 있었다.

만상문으로서는 이렇게 된 이상 더 이상 암중에 움직이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였는지 공개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이 천지문의 영내로 모여들어도 영웅성이나 천하문에서 막지 않고 있었다. 유광한은 실로 이렇게 대규모의 준비를 보자 자신의 생각을 수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태을자의 말만 들었기에 이런 대규모의 사람이 움직이는 것을 생각지 못하였다. 이런 전쟁을 예상해보지 않았는데 중원에 이렇게 많은 무사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일이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무림의 일이 힘만 가지고 이루어 지지 않는 것을 알았다. 기저에 힘이 있지만 결국은 사람사는 세상이다보니 잘잘못을 인간 세상처럼 따지고 잘못한 자는 처벌을 받는 것이다. 결국 명분을 따지는 것인가? 그러나 또한 그 것도 근본적으로 힘을 바탕으로 한 명분이 되는 것이다.’

유광한은 이후의 일이 사실 자못 흥분이 되고 기대가 되었다.

‘왜 이 싸움이 나에게 남의 집 불구경처럼 그저 흥분이 되는 것인가? 나의 마음은 이들이 이기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크고 흥미있는 전쟁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런 나의 생각을 안다면 이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유광한은 자신이 이 싸움을 남의 일처럼 생각하는 것에 미안하기 작이 없었다.

‘나는 이들에게 싸우는 모든 것을 보고 배워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내가 전쟁을 할 때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유광한은 한수를 배우는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이들이 지건 이기건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 이들이 하는 싸움의 승패가 어느 정도 예상되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그렇기에 얼마나 이들이 잘 싸워서 지성룡에게 타격을 주는가에 관심이 있었다.

자신은 중원인이 아니라 변방인 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중요한 것은 이번 싸움에 뭔가를 배우는 것이다.’

유광한은 조급하게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렇기에 하는 일이라는 것이 천지문을 다니면서 준비를 어떻게 하는가 살피는 것 뿐이었다.

지성룡이 야음을 틈타 개봉을 벗어난 것은 일이 발생한지 칠주야가 지난 날이었다.

지성룡이 떠나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단 네 명 뿐이었다.

지성룡은 떠나자 마자 변장을 하고 혹시라도 멀리 지켜보는 자들이 있을지 몰라 최대한 은밀하게 움직였다.

그리하여 이틀 만에 천지문의 영내로 잠입하였다.

기회만 된다면 천지문의 누구이건 암살할 마음이 있었다. 그렇기에 잠입에 대하여 주저함이 없었다.

지성룡이 노리는 것은 첫번째가 유광한 이었다. 그를 찾아 처리할 생각이었다.

그를 제거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그를 제거하지 않는다면 향후에 두고두고 골치를 않을 수가 있기에 더 큰 화근으로 성장하기 전에 제거하기로 한 것이다.

지성룡은 하루를 염탐하고서야 유광한이 천지문의 심처에서 머무는 것을 알았다. 또한 한쪽에서 만상문이 집결하는 것도 알 수가 있었다.

그리고 유광한이 움직이는 것도 볼 수가 있었다.

‘아직은 좀더 지켜보자. 저자가 이곳에 있는 동안은 암살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여기를 벗어나는 것을 노려야 한다. 또한 나도 아직 모든 공력이 회복되지 못하고 완전하게 내상이 아물지 못하였다. 며칠간 좀더 허실을 살핀 연후에 행동을 결정하도록 하자.’

지성룡은 유광한이 하였듯이 천지문에 대하여 염탐을 하였다.

천지쌍마가 노환으로 인하여 거동이 불편하여 움직이지 못한다는 사실도 알 수가 있었고 만상문주와 매일 대책을 숙의하며 향후의 일을 결정하는 것도 알 수가 있었다.

삼일동안 많은 사실을 염탐하여 알아낼 수가 있었다.

그들의 전력도 파악이 되고 있었다.

‘내가 와서 보았기에 이들의 전력을 확실히 파악이 되었다. 이것 만으로도 이곳에 온 가치는 충분하다. 만상문이 예상외로 강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한데 만상천군이 문주에서 물러났고 어디론가 일부의 문도를 이끌고 사라졌다. 그들을 확인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는 구나. 결국 만상문의 기도가 실패를 한다면 명맥을 보존하여 훗날을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보이는데……’

지성룡으로는 만상문의 맥이 어디에선가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걱정이 되었다.

‘이런 사실도 내가 아니라면 쉽게 알아내지 못할 내용이다. 움직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성룡이기에 심처 곳곳을 다니면서 염탐이 가능한 것이었다.

다른 자들이라면 이렇게 다니면서 염탐을 하지 못할 일이었다.

‘후후, 이렇게 다니고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다. 알았다면 땅을 치고 원통해 했겠지. 이제 이들에게 공포를 알게 해주어야 하겠지. 첫번째 대상으로 천지밀전대의 대주로 결정을 하였다. 그들이 과연 어떻게 움직일 지 재미가 있군.’

지성룡은 마침내 목표를 정하고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상당히 엄중한 경계를 펴고 있었다. 어느새 천지밀전대의 여덟명은 보강이 되어 있었다.

그들의 경계망은 여타의 경계망에 비하여 엄중하였다.

그러나 지성룡의 접근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지성룡은 대주가 거하는 전각의 창문에 당도하였다.

이미 때는 삼경이 지나가고 있기에 불빛하나 없이 사위는 어두컴컴하였다.

지성룡은 살그머니 기파로 음파를 차단하면서 창문을 열었다.

대주는 지성룡이 창문을 열고 들어가서 다시 창문을 닫을 때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자고 있었다. 지성룡은 천천히 대주의인중을 향하여 지풍을 날렸다.

“퍽”

하는 소리와 더불어 피가 한방을 튀었다. 인중에 새끼손가락 만한 구멍이 생기면서 그 사이로 피가 흐르고 있었다.

바르르 몸을 한번 떨다가 그대로 뻗고 말았다.

지성룡은 한동안 가만히 지켜보다가 탁자에 놓여진 몇 가지 서류를 살펴보고 들어 왔던 문을 열고 사라져 갔다.

‘후후, 유광한이라 하였던가? 그자가 이 소식을 듣고 피하기를 바란다. 그자가 여기를 떠나는 순간 그날로 이와 같은 꼴을 당할 것이다.’

지성룡은 유광한이 머무는 전각이 잘 바라다 보이는 한 전각 위로 올라가 은신을 하면서 내심으로 생각을 하였다.

‘이자들이 내가 잠입한 하였다는 것을 생각하는 자들이라면 알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소란을 피워도 내 종적은 알 수가 없을 것이고 피 말리는 공포를 느낄 것이다. 그자도 내가 와 있다는 것을 알 것이지만 결국 공포를 느껴 이곳을 벗어날 것이다.’

지성룡은 발견될 때 만을 기다리면서 유광한이 머무는 전각을 살펴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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