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문무공-114화 (114/149)

제  목: [연재] 독문무공(114)

‘무정선사가 오는 것은 이삼일 후가 될 것이다. 이미 천지문이나 만상문에서 알았다면 이런 정도는 파악하고 출발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이 움직이는 것을 알 수도 없을 뿐만이 알았다고 하여도 막을 길이 없다. 단순히 그런 위험이 있으니 움직이지 마라고 할 수 없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하고 지성룡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서성거리기 시작하였다.

‘지금 사용할 수 있는 힘이란 증조부님과 아버님, 형님, 지매와 혜매, 호상단과 지존호위대 뿐이다. 물론 다른 분들도 요청을 하면 도와는 줄 것이지만 이정도가 기밀을 유지하면서 동원할 힘의 전부이다.’

지성룡은 느낌상 천지문과 만상문이 연합하였을 것 같았다.

‘은밀하게 동원이 가능한 인원은 천지문에서 율사청과 천지오장로, 천지밀전대이다. 또한 만상문에서도 만상문주와 만상오절, 그리고 그에 버금가는 다섯명 정도이다. 이들 중에 지매나 증조부님이나 지매, 혜매만한 인물이고 율사청이나 만상문주는 그보다 한단계 위라고 보아야 한다. 정상적인 몸이라면 이들을 물리칠 수도 있다. 아니 최소한 도망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무정이 대성하였다면 결국 양패구상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본다면 이들로서 그들을 대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성룡의 계산대로 하면 결국 참변을 당하는 것이 기정사실이었다.

‘최소한 아직 정정한 두 분의 태상과 오원주들과 다섯명의 부원주들이 모두 나서고 청운각 출신 중에 여기에 있는 십여명이 모두 동원되어야 한다. 그래야 고수들을 상대할 수가 있다. 아니 그래야 이번에 침공한 그들을 상대하여 우위를 보일 수가 있다.’

지성룡은 심한 두통이 몰려오고 있었다.

물론 전투를 벌인다면 지존호위대난 호상단을 투입하면 되지만 구원을 하기위한 조건을 생각하면 그 정도가 되어야 지성룡의 안전을 고려할 수가 있었다.

‘장소를 바꾸어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소리없이 어디건 쫓아올 능력이 있다. 결국 개봉에서 이런 일을 걱정하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구나.’

생각은 끝없이 이어지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이런 문제는 생각을 하였지만 무정을 고려하여 생각해 보지 않았기에 쉽게 답이 나오지 않았다. 물론 무정선사가 합공을 하는 것은 생각해 보았지만 비무를 하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은 것이다.

비무중에 도망을 갈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양패구상을 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보지 않았기에 쉽게 답이 나오지 않았다. 셋이 연합을 하여 공격한다면 도망을 가면 되지만 비무란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 이런 일이 터지다니! 결국 천하관에서 비밀리에 비무를 하자고 하는 수밖에 없는가?’

그러나 이런 방법을 원할 리가 없었다.

자신도 다른 사람이 있는 곳에서 비무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황영지는 제갈휘미가 지성룡의 방에서 나오자 의구심이 들었다.

자신에게 불만이 있다는 것을 어제부터 느끼고 있었다.

혼자 방에 틀어박혀서 황영지와 영소혜를 피하고 있었다.

물론 두 사람을 배려하여 피해주었다고 할 수는 있지만 뭔가 말수가 적고 얼굴에 드러난 분위기가 불만 어린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그런데 지성룡의 처소에서 나오는 것을 우연히 목격하자 느낌이 이상해진 것이다.

‘무슨 꿍꿍이란 말인가?’

황영지는 방안에 지성룡이 있기에 지성룡을 만나고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한가지를 수상하게 생각하자 모든 것이 수상하게 보였다. 자신에게 뭔가 숨긴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기에 황영지는 방안에 있으면서도 제갈휘미의 기척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어서와요.”

영소혜는 처소에 들지 않고 황영지를 찾아왔다.

“내일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말이 잘 통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나도 처음에는 알아듣기가 어려웠는데 이제는 나아졌어. 말이 안 통하면 내가 중간에서 해줄 테니 걱정을 말아.”

아이들은 둘 다 낮에 놀아서 피곤한지 잠이 들었기에 유모에게 데리고 가서 재우라고 말하고 황영지도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영소혜에게 말을 하면서도 밖의 기척을 살피고 있었다. 무엇인가 제갈휘미가 수상했기 때문이다.

“뭔가 불안한 것 같아요? 왜 그러시죠?”

영소혜는 그렇게 묻다가 바깥의 동정에 귀를 기울였다. 제갈휘미의 방으로 생각되는 곳에서 문소리가 나고 있었다.

그리고 은밀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었다.

제갈휘미가 몰래 어디론가 사라지고 있었다. 제갈휘미는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무공을 사용하여 기척을 최대한 죽이고 밖으로 은밀히 나가고 있었다. 마치 도둑이 나가는 것 같았다.

일반 무사들이 외부에서 지키고 있지만 너무나 모든 것을 잘아는 제갈휘미에게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이 없었다.

더구나 제갈휘미는 어리지만 제갈세가의 무공을 익히고 있기에 경비무사들이 발견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자 황영지와 영소혜는 서로 마주보고 제갈휘미를 쫓아 갔다.

그들도 제갈휘미가 했던 것처럼 몰래 집 밖으로 빠져나가 제갈휘미를 미행하기 시작하였다.

제갈휘미가 한시진 정도를 달려 도착한 곳은 검문산이었다.

황영지와 영소혜는 이런 산속에서 누군가 은밀히 만난다고 생각하자 제갈휘미를 첩자라고 은연중에 간주하고 감시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제갈휘미의 행동에 쫓아 다니면서 황당해지기 시작하였다.

제갈휘미는 마치 뭔가를 찾는 듯이 온 산을 헤매고 다니고 있었다.

그 것은 누굴 찾는 것이 아니라 조사를 하는 듯도 하였다.

황영지와 영소혜는 은밀히 따라다니면서 결국 검문산의 지형을 숙지할 수가 있었다.

처음에는 뭔가 기대하면서 쫓아다니던 그들도 제갈휘미가 이곳에 온 목적이 이곳 검문산의 지형을 조사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 것은 제갈휘미가 하늘을 보면서 방향을 점검하기에 알 수가 있었다.

그렇기에 무슨 목적인지 모르지만 검문산 지형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형님이 지시한 것이 아닙니까?”

“아니예요. 저 애가 상공의 방에서 나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여 기척을 살핀 것인데 은밀히 나오기에 따라온 것인데 하는 것으로 보아 이곳을 조사하라는 명을 받은 것 같아요.”

그러나 이들의 머리 위에는 또 다른 사람이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지성룡도 검문산을 탐사하려고 몰래 움직이려는데 제갈휘미의 방문소리가 들리자 따라가 보려고 하였다.

한데 그가 막 움직이려고 하는데 황영지와 영소혜가 나란히 도둑처럼 제갈휘미를 따라 집을 빠져나가자 결국 지성룡은 그들 뒤를 따라서 온 것이다.

제갈휘미는 어둠 속에서 뭔가를 조사하고 있었고 그런 제갈휘미를 황영지와 영소혜는 사이좋게 미행하고 있었다. 지성룡은 그들을 다 감시하면서 조사를 하고 있었다.

“왜 상공의 방에 갔고 상공이 저 애에게 조사를 시키죠? 필요하다면 형님이나 나에게 시켜도 될 것인데요.”

“뭔가 이상해. 어제부터 나를 피하는 것 같고……”

영소혜는 황영지의 말투에서 이상함을 발견하자 제갈휘미의 속에 대하여 의심이 가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영웅성에서의 일이 생각났다.

“저도 조금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왠지 저와 형님 사이를 갈라 놓으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저애는 상공을 노리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여자는 전음으로 말을 하였지만 이장 밖에서 은신하고 있는 지성룡의 귀에는 모두 들리고 있었다.

“한데 상공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였기에 저애가 이 산을 조사하죠? 그 것도 상공이 은밀히 조사하라고 하였기에 하는 것 같은데요.”

영소혜는 궁금한 듯 물었다.

“혹시 뭔가 우리를 노리는 자가 이곳에 숨어들 수가 있기에 먼저 조사를 하는가?”

“아니예요. 그런 것 보다는 조금 다른 이유 때문인 것 같아요. 저애는 무리가 모르는 무엇인가를 어디서 들었고 그 것을 가지고 상공에게 접근한 것이예요.”

지성룡은 두 여자의 이야기가 하도 재미있어 하마터면 웃을 뻔하였다.

“음, 뭔가가 있어. 저애가 접근할 만한 무엇인가가 있어. 아까 기밀단주가 저애를 찾아왔었으니까 무슨 소식을 들었어.”

황영지는 추측을 하고 있었다.

“저애가 다시 움직여요. 쫓아가 봅시다.”

영소혜가 말하자 그들은 다시 제갈휘미를 따라 움직였다.

제갈휘미는 산 정상에 올라 반대편을 보다가 계곡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음, 여기서 이렇게 넘어와서 이쪽으로 이동을 할 것 같군.”

제갈휘미가 낮게 중얼거렸다.

그런 제갈휘미의 일거수일투족을 두 여자는 유심히 보고 있었다. 그런 두 여자를 지성룡은 또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속으로 내심을 들킨 것 같아 한편으로 변명거리를 궁리하고 있었다.

제갈휘미의 행동을 용납한 자신의 행동은 자신도 아직 이해가 되지 않고 있었다.

제갈휘미가 집으로 돌아가자 그들도 따라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한밤의 숨바꼭질은 그렇게 끝이 났다.

실로 네 시진간의  긴 추격전이었다.

그들이 집에 도착하였을 때에는 이미 먼동이 터오고 있었다.

“이렇게 재미있는 일은 요근래 처음인 것 같아.”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잠은 못잤지만 재미있지 않습니까?”

“그래. 땀이 범벅이 되었으니 씻고 옷을 갈아입지. 방에 가기 귀찮으면 내 옷을 입어도 되고.”

“그럼 한 벌 얻어 입겠습니다.”

둘은 지난밤의 밀행으로 어느새 더욱 친근하게 변하였다.

간단히 땀을 씻고 황영지의 옷장에서 나란히 옷을 꺼내어 입었다.

서로 체구가 비슷하기에 황영지의 옷이 영소혜에게 잘 맞았다. 차이라면 황영지가 옷을 수수하게 입었기에 색이 다소 화려하지 않다는 것 뿐이었다.

영소혜가 황영지의 옷을 입자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다.

“오늘 동서들이 오기로 되어 있는데 잠을 못자 졸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운기조식을 하여 피로를 풀어야 하겠습니다.”

영소혜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 앉았다. 둘은 마주보고 앉아 운기조식을 하기 시작하였다.

운기조식을 하는 황영지나 영소혜의 신형은 곧 은은한 광채가 어리기 시작하였다.

그런 그들의 신형은 점차 강한 빛을 띄기 시작하였고 몸이 조금씩 솟아 오르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바닥에서 세자높이까지 나란히 솟아 올라 멈추어서 운기를 하고 있었다. 실로 부운삼매에 접어들고 있었다. 등봉조극을 지나 삼화취정의 전단계에 이르고 있었다.

그들은 반시진정도 운기조식을 하고 스르르 내려섰고 황영지가 운기조식을 마치자 영소혜도 다 마치고 눈을 뜨고 있었다.

“피로는 그런대로 사라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안움직이다 움직이니 배가 고파 등과 배가죽이 달라 붙는 것 같습니다.”

“그럼 우리 부엌에 가서 뭔가 찾아 먹을까?”

그들은 각자가 친한 친구가 없이 자랐기에 서로 의기투합하였고 곧 부엌으로 직행하였다.

제갈휘미는 돌아와서 지난밤에 조사한 것을 토대로 하여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세 사람이 감시한 것을 까마득히 모른체 붓을 들어 빈 종이에 그리거나 써나가고 있었다.

지성룡과 무정이 만나고 나서 검문산으로 출발하고 난 이후에 모든 것이 이루어 져야 하기에 모든 것이 수월하지가 않았다.

자칫 너무 빨리 움직인다면 무정에게 감지될 수가 있고 너무 늦게 움직인다면 위험에 처할 수가 있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계획을 세워나갔다.

‘문제는 무정이 얼마나 강하고 양패구상을 당하는 수준이 어느정도냐이다. 만일 내상이 깊어져 칠성공력이하로 운용을 하게 된다면 이러한 노력을 하여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그 것을 예상할 수 없는 것이 문제다.’

제갈휘미의 뇌리에는 온갖 상상이 춤을 추기 시작하였다. 그런 상상은 제갈휘미가 무슨 일을 계획할 때 하는 중요한 과정이었다. 그렇게 떠오는 모든 생각들을 타당하지 않은 것부터 없애다 보면 가장 타당한 방법이 남는 것이다.

이런 저런 고심을 하면서 자신의 방에서 틀어박혀 있었다. 시간의 흐름마저 잊고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도 모른체 방법을 생각하였다.

그런 그녀를 몰래 살펴보는 시선이 두번이나 지나가도 모르고 있었다.

한번은 지성룡이고 한번은 황영지와 영소혜였다.

기척을 죽이고 보기에 주의를 하지 않았다면 모를 것이지만 가가이 다가와고 정신이 없이 몰두하기에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저애가 구상하는 것이 검문산에서 무정과 상공이 싸우는 것을 가정하고 천지문과 만상문이 기습을 하였을 때에 대한 대비책이라면 무정이 소림사를 떠나 이곳으로 오고 있다는 것이 군요.”

황영지와 영소혜는 요기를 마치고 제갈휘미가 뭐를 하나 염탐하기로 하여 갔다가 제갈휘미가 구상해놓은 것을 보고 놀라서 황영지의 처소로 들어온 것이다.

“음, 그런 것 같은데. 어제 그 소식을 들었고 상공에게 직접 보고를 하였군. 한데 이 애가 왜 나를 제하고 상공에게 직접 보고하였지. 설마 딴 마음을….”

“그런 것 같아요. 상공에게 접근하기위해 이곳에 온 것 같아요. 어린 것이 앙큼한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런 것 같은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다니……. 한데 상공은 저애의 보고를 듣고 방안을 지시하다니….. 설마 저 애의 속을 모르고 있는 것인가?”

황영지는 지성룡이 그런 것을 모를리가 없다고 생각하자 무슨 생각으로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하였는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아니 그 다음의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다.

“일단 저 애 문제는 이일을 해결하고 생각해 보아요. 그일 보다는 무정이나 천지문, 만상문의 문제가 더 심각한 일이예요.”

영소혜는 황영지가 분개하려고 하자 얼른 말꼬리를 돌렸다. 그렇게 되면 모처럼 좋아진 두사람 사이가 다시 틀어질 수도 있었다.

“이 문제는 심각한 일이군. 무정이 온다면 예전처럼 공개적인 비무가 아니라 어디 조용한 곳으로 가서 비밀리에 비무를 할 것인데……. 결국 아무도 없는 곳에 가다보면 위험에 노출되고 그 틈을 노려서 천지문이나 만상문이 노린다면 위기에 직면하게 될 수다 있는데…. 어떻게 하지.”

황영지로서도 방법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두 여자는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점심에 손님이 올 것이니 그 일을 해결하고 난 이후에 생각을 해봅시다.”

“그래.”

그들은 손님을 치루는 문제가 시급하기에 아랫사람들에게 잔치준비를 시키고 점검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그들 뇌리에서는 이 문제가 떠나지 못하고 맴돌고 있었다.

“다시 무슨 일로 오시었소.”

율사청은 만상문주가 제집 드나들 듯이 들어오자 물었다.

“소림의 무정이 움직였습니다.”

이정발의 말에 모든 것이 이해되었다. 이미 그도 그런 소식을 들었기에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세월 절치부심 폐관수련을 하였는데 이제 설욕할 자신이 생겼다는 것이오?”

“그런 것 같소이다. 자신은 몰라도 어느 정도의 성취는 있었던 것 같소이다. 무정이 나왔다면 예전 오로성승의 경지에 근접하였기에 나온 것이라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오.”

“음, 그럼 뭔가 기회가 된다는 것인데 무정이 공개적으로 비무를 청할 것이라 생각이 들지는 않는데…… 그렇다면 그들이 비무를 하는 도중이나 끝나고…..”

“물론 끝나고 입니다. 현재 무정의 뒤에는 사대나한이 따르고 있습니다. 무정은 모르지만 청수선사와 청해선사가 무정의 안위를 위해 붙여준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무정을 보셨소이까? 저번에 강남에 가서 혼례식을 보면서 지성룡도 보았으니 고하는 어느 정도 판단이 되셨을 것이 아니오?”

“무정이 참룡검객에 미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무정을 이기려면 참룡검객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고 그 타격은 그를 율문주보다도 더 약한 상태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알겠소이다. 같이 움직입시다.”

율사청도 이미 무정이 출발하였다는 것은 첩자를 통하여 들었기에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만상문에서 이런 호기를 놓칠 리 없었기에 기다리고 있던 참이었다.

“본문에서는 나를 포함하여 천지밀전대와 천지오장로가 움직일 것이오. 그 쪽은 누가 움직일 것이오?”

“나를 포함하여 열한명이오. 그렇다면 총 서른 일곱이 하나를 척살하면 되겠구려.”

“지금 출발합시다. 검문산 근처에서 일단 은신을 하고 그들의 동정을 살핀 연후에 대처를 합시다.”

이정발은 율사청이 많은 준비를 한 것을 알았다.

“그렇게 합시다.”

지성룡도 천하관에 나가 일을 하면서도 이 문제만 생각하면 일이 손에 잡히지가 않았다. 내일이면 무정이 도착할 것이고 결국 대결을 해야할 것이 뻔했다.

무정선사가 노독을 제거하는 시간을 가지더라도 모레쯤이면 대결을 청할 것이 뻔하였다.

그렇기에 일을 하는 내내 이일을 골몰하다가 지연룡을 찾아갔다.

“형님,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지성룡의 말에 지연룡도 얼굴빛이 변하고 말았다.

“그들이 연수하여 합격을 한다면 심히 곤란한 문제가 일어날 것 같구나. 특히 무정이 이일을 그들과 공모하였다면 더욱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수다 있다. 그렇게 본다면 소림에서 무정만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 아니냐?”

“저도 급히 이일을 지시하여 알아 보았는데 사대나한이 은밀히 무정을 따르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 외의 인물은 없는 것으로 보아 무정은 그들과 공모를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대나한이 따라온다면 그들도 소림까지 원수로 삼지 않을 것이기에 비무중에는 공격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이 되고 무정이 떠난 후에 돌아오는 나를 공격할 것 같습니다.”

지성룡의 말에 지연룡은 골똘히 생각을 하였다.

“차라리 사대나한이 온다면 공개적으로 네명의 입회를 대동하고 가는 것이 어떠하냐?”

지연룡의 말에 지성룡은 다시 생각에 잠겼다.

이번 일은 기회가 틀림이 없었다. 위험이 큰 만큼 확실한 명분을 얻을 수가 있었다.

그렇기에 이런 기회를 무산시키고 싶지가 않았다.

“그리하면 그들이 안움직일 것입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향후에 그들을 상대하는데 너무나도 힘이 들 것입니다. 손해를 보더라도 확실한 명분을 가지고 싶습니다.”

지성룡의 말에 지연룡은 말없이 듣고 있었다.

“나나 아버님이나 모두 준비를 은밀히 해놓겠다. 네가 떠나는 순간부터 검문산을 향하여 다가가고 비무가 끝나면 그들의 공격을 기다렸다가 바로 반격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여야 하겠다. 그러나 이일을 하기 위해서는 본문의 모든 고수들이 총 출동을 해야 한다.”

“형님이 움직여서 은밀히 준비를 해주십시오. 그러나 만일 무정을 만나고 나서 너무나도 위험한 상태가 예상되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사대나한을 불러내고 입회인을 세우도록 하겠습니다.”

“알았다. 조금이라도 위험하다면 그렇게 하여라. 필요한 분들에게는 내가 다니면서 준비를 해놓겠다.”

“부탁드립니다. 아버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에게 말씀을 해주시고 제가 계획에 대하여는 은밀히 전달을 해줄 것이니 그대로 시행을 해주십시오.”

“알았다. 사대나한을 입회시킨다고 하여도 검문산 근처에 대기를 시키는 것은 필수적이다.”

“예. 그럼. 형님만 믿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지성룡의 얼굴은 돌아 나오면서도 밝아지지 못하고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