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연재] 독문무공(110)
청수선사가 다시 나타나자 만운천군 이정발은 뒤따라 들어오는 사람을 보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납은 청해선사라 합니다.”
청해선사가 읍을 하여 예를 표하고 자리에 앉았다.
이정발은 무정선사인줄 알았다가 청해선사라고 하자 다소 실망을 하였지만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하고 말없이 자리에 앉았다.
“이번 일에 대하여는 온당치 못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시주가 그 일을 위하여 노력하시는 것은 알지만 그 일은 크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역효과만을 낼 수가 있습니다.”
만운천군은 예상한 반응이 나오자 역시나 예상하였던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도를 닦는 소림에서 그일에 대하여 참여를 꺼리시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일에 대하여 사실 제명을 한다고 하여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내내 고민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나 강호가 일인에 의해 지배를 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강호동도들이 이일에 대하여만은 발기하여 막아 내야 할 것입니다.”
이정발은 암살에 대하여는 소림을 가입시키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한발 물러섰다.
“시주의 말에 동감을 합니다. 천하문의 확장을 이대로 좌시한다면 무림의 큰 화를 방치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청수선사가 동의를 하여주었다.
세력의 결집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동참하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다행이옵니다. 방장선사께서 이럽게 동의를 해주시니 일을 함에 큰 힘이 되옵니다. 천함누의 기세를 꺾고 참룡검객의 야욕을 막아내도록 하겠소이다.”
“무림이 한 사람의 수중에 드는 것은 불행한 일이옵니다. 불행을 미연에 방지함은 당연한 일이오이다. 소림이 이일을 외면하지 않음은 당연한 선택이오이다.”
이정발은 어정쩡한 동의를 이끌어내자 안도를 하면서도 내심으로는 또한 안심을 하였다.
‘이런 태도를 보이기에 오대문파도 소림을 참여시키지 않고 소외시킨 것이다. 소림은 큰 일을 같이 하기에는 뭔가 미덥지 못한 존재이다.’
만운천군 이정발은 그렇게 말하고 더 이상 어떤 권유의 말도 하지 않았다.
지성룡이 강남을 향하여 출발하자 천하의 이목은 혼사보다 혼사가 가지는 의미를 파악하는데 초점이 맞추어 지고 있었다.
지성룡이 하는 혼사는 단순한 혼사가 아니라 당연히 천하의 향방을 가름하는 중요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초청을 하지 않아도 지성룡과 친분이 있는 자들은 강남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지성룡이 개봉을 출발하자 곳곳에서 오던 자들이 지성룡의 일행에 합류하였다.
손해볼 것이 별로 없다고 판단한 지성룡은 그들을 합류시켰다.
천하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할 것이고 있을지 모르는 불의의 습격에 대하여 이들이 있으므로 방패막이가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런 지성룡의 행로에 대하여 면밀히 살피고 있는 자들이 많이 있었고 이런 지성룡의 일에 곤혹스러워 하는 자들이 있었다.
지성룡이 사람을 주변에 모이는 것을 용인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었다. 번거로운 일을 스스로 마다하지 않고 스스럼 없이 그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다른 행보도 마찬가지라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런 것은 지성룡을 척살하는데 있어서 심각한 방해요인이기 때문이었다.
지성룡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기밀유지가 필수적인데 이런 방패막이가 있다면 우선 이들부터 처리를 해야 했다.
이들을 처리하다보면 결국은 시간이 걸리고 그렇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만일 이들이 도망이라도 하여 소문이라도 내면 성공한다고 하여도 오히려 더 큰 화를 부를 수도 있었다.
“참룡검객주변에 자연스럽게 이백여명의 인물들이 모여들었고 그들과 참룡검객은 친분을 맏르어가고 있습니다. 가면 갈수록 더 그들의 숫자는 불어날 것입니다. 그들은 가는 동안 곳곳의 호족, 세가들로서 돌아갈 때도 상당히 걸리적거릴 확률이 크다고 할 수가 있는 존재들이오.”
이정발이 수하들의 보고를 받아 율사청에게 전하였다.
“그를 척살하려고 준비를 하였지만 바로 가는 길에 있는 각종 장원들과 토호들 때문에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나도 수하들의 보고로 알 수가 있었소이다.”
율사청도 예상외의 방해자가 생겼다는 것을 알았다.
지성룡이 세를 키우기위하여 행보를 하는 중에 호족들이나 세가들의 사람들과 친분을 만들어가면서 이동을 하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변수였다.
“음, 참으로 그런 수로 위험을 피하는 수가 있다고는 생각지도 못하였소이다. 돌아갈 때에도 그런 일은 다시 벌어질 것이니 말이오. 이렇게 된다면 위험이 큰 그 방법은 포기를 하고 사천과 천지문, 본문, 소림, 무당, 종남을 잇는 동맹의 성립에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만운천군이 암살에 대하여 포기하는 말을 하였다.
“그일을 하지 못한다면 본문은 더 이상 다른 일에도 협조하는 것은 별로 효과가 없을 것 같소이다. 문주에 대하여 크게 신뢰를 하지 못할 것 같소이다.’
율사청은 만상문주 이정발이 포기한다고 하자 그 문제를 짚어 협력을 거부하였다.
이렇게 말을 쉽게 바꾸어 버리는 상대에 대하여는 믿음이 가지 않았다.
“하면 문주는 이일을 강행하자는 것이오?”
“그렇소이다. 애초에 이일을 하기 위해 문주와 내가 만난 것이고 그 일이 아니라면 협력할 이유가 없지 않소이까?”
율사청의 말에 이정발은 조금 화가 솟아 올랐지만 꾹 눌러 참고 표정을 감추면서 생각에 잠겼다.
율사청이 말하는 것은 이정발이 접근한 근본적인 이유를 망각하고 말을 너무 쉽게 바꾸는 것을 질책하는 것이었다.
율사청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을 이정발은 모르고 있었다.
사천당가에서 당한권이 다녀간 것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당가에서 당한권이 찾아왔습니다.”
밀기신작 조충은 당한권의 방문을 알려왔다.
“만날 것이니 기밀을 유지하시오.”
“예, 그러하겠습니다. 그자도 남의 이목을 의식한 것인지 은밀히 알려왔습니다.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내가 그자가 머무는 처소로 은밀히 방문을 할 것이니 최대한 은밀히 시간을 정하시오.”
“예, 그럼 조치를 하겟습니다.”
그렇게 하여 당한권과 은밀한 접촉을 하였다.
그 접촉에서 사천당가가 추진하는 사천동맹을 들었다. 당가는 만상문은 아예 염두에 두지도 않고 있었다.
“사천을 열어주기로 하였다는 것입니까?”
당한권이 일단 사천을 천하문에게 개방한다는 말에 의아하여 되물었다.
“그렇습니다. 하나 천하문이 사천에 들어오는 것은 쉬울지 몰라도 사천에서 이득을 얻지는 못할 것입니다.”
“음, 뭔가 대안을 찾고 있다는 것이구려. 그 방법에 대하여 좀더 자세히 말씀을 해주시오.”
율사청은 당한권의 의견을 더 듣기를 청하였다.
“사천에 불러들여 천하문을 낭패에 들게 한다. 우리가 천하문의 배후를 차단하라는 것이오?”
“그허합니다. 천하문이 사천에 들어오게 되면 결국 사천에서는 세가 불리하게 됩니다. 결국 천하문은 증원군이 장강을 통하여 계속하여 투입되어야 하는데 그 것을 막아달라는 것입니다.”
율사청은 당한권의 말에 어폐가 있어 다시 되물었다.
“물론 그렇게 하면 천하문의 사천 진출은 실패가 되지만 그 실패에 대한 책임을 본문에 물어온다면 그 감당은 오로지 본문이 다 감당하여야 할 것이 아니오?”
“물론 그러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본문을 비롯한 사천동맹은 그 때가 되면 악양을 차지하여 위지세가를 묶어두고 천하문과 대치를 할 생ㄱ가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당한권이 악양까지 진출한다는 말에 다소 안심은 되었다.
“그러나 만일 악양을 점령하지 못하고 천하문에 격퇴를 당한다면 본문은 그들에게 침공에 대한 확실한 명분을 주게되고 우리는 그들의 뜻대로 말살이 되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당한권은 율사청이 옳다구나 동의를 하지 않자 당황하여 보였다.
율사청은 신중히 안전장치를 마련하려고 하였다.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어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천지문이 사천동맹에 가입을 하여 우리가 그 전에라도 천지문에 들어와서 진주를 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가 있습니다. 앞으로 두달 후에 말이오.”
“두달 후라면 무엇을 말하는 것이오?”
율사청은 당한권이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지 않은 것을 알았다.
“천지문은 사천에서 본가나 여타 상인들을 제쳐두고 직매입을 추진할 것입니다. 또한 주원에서 들여오는 물품도 직거래를 하려할 것입니다. 그 때 물품이 사천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사천에서 나가지 못하게 막아버릴 것입니다.”
그말에 율사청은 당가에서 추진하는 일의 윤곽이 명확히 그려졌다.
“음, 그 말은 당가에서 하지 않고 의문의 세력이 하는 것으로 위장을 하겠구려.”
“그렇소이다. 그렇게 된다면 천지문은 더 많은 세력을 투입하여 일을 해결하려고 하고 그 때 우리와 합작하여 천지문을 말살하여 버린다는 것이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완벽한 천하문 말살지계가 성립할 것이라 사료됩니다.”
“음, 그렇다면 그때까지는 숨죽이고 있어야 할 것이 아니오?”
“그렇습니다. 그때가지는 천하문에게 적의를 보여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알았소이다. 내가 며칠간 검토를 해보겠소이다.”
그렇게 말하고 당한권과 헤어진 율사청이었다.
그렇기에 위험한 지성룡의 암살을 내심으로 포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먼저 만상문주가 포기한다고 하자 배짱을 튕긴 것이다.
내심으로 뭔가 이용을 당하는 기분을 버릴 수가 없었기에 이번 기회에 그들의 속셈을 더 확실히 알기 위한 격장지계였다.
“알았소이다. 문주가 이일을 그럼 혼자서라도 추진한다는 것이오.”
“아니외다. 애초에 이일은 문주님이 거론한 것이니 문주님이 하지 않는다고 하니 어찌 본문주가 하리오.”
율사청이 말을 하자 결국 이정발은 자신만 실없는 사람이라는 말에 황당해 지고 말았다.
율사청이 말하는 바는 먼저 잘 조사를 해보고 그런 이야기를 꺼내지 말을 꺼낸 후에 실없이 포기하냐는 힐책이었다.
결국 이정발은 율사청과 아무런 약조도 없이 떠날 수밖에 없었다.
율사청은 이정발이 다시 돌아올 것을 알기에 아무런 언질도 없이 떠나 보내었다.
지성룡의 행렬은 생각외로 대행렬이 되었다. 천하문의 사람을 제외한 자들이 무려 오백을 넘고 있었다.
“주군,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합류할 줄은 몰랐습니다.”
“생각외로 많은 사람이 합류하였으니 다행이오. 한데 사천의 일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가?”
“예상보다 사천의 당가를 비롯한 상인들의 반발이 적다고 합니다.”
“그들이 뭔가 꿍꿍이가 있다는 증거이다. 그러니 경게를 철저히 하라고 일러 불상사를 대비하게 하여라. 천지문의 동태는 어떤가?”
“그들도 너무나도 조용합니다.”
“아니다. 그들과 당가, 그리고 사천의 다른 대문파는 반드시 연수를 하여 반격을 할 것이다. 사대문파의 동향은 어떠한가?”
“그들도 이상하리만치 조용합니다.”
“모두가 암중으로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그들이 이대로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니 철저히 경계를 하라고 하여라. 자네가 가서 연락책들에게 이러한 그들의 동태를 최대한 파악하라고 일러주게.”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어려워 지는 것 같아. 만일 암중에서 크게 한번 노리고 있는 것이라면 그 것은 우리에게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야. 그일이 벌어지는 것을 철저히 막아야 우리가 문제가 없을 것이야. 아니 막기보다는 벌어진다고 가정을 하고 그들의 의도를 조기에 봉쇄해버려야 할 것이야. 그런 연후에 그들을 각개격파를 하여야 할 것이다.”
영웅성에 도착한 일행은 혼례의 준비를 해 나가고 있었다.
용소명은 이런 저런 일들로 바쁘기 짝이 없었다.
특히나 사천의 진물이 의외로 쉽게 되자 더욱 용소명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일은 간과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방법은 뭔가 대비를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일행에 합류한 자들 대부분은 용소명이 동원한 자들이었다.
용소명이 이들에게 행로를 먼저 통보하고 같이 가자고 하여 이렇게 합류한 것이었다. 자칫 오판을 하여 습격이 일어날까 걱정을 하여 그들을 방패막이로 동원한 것이다.
‘믿을 만한 자들을 선발하여 사천으로 몰래 보내어야 한다. 주군이 하는 일의 최종성패는 사천에서 결정이 된다. 그렇다면 사천에서 일이 결정된다면 준비를 하여야 한다. 주군도 모르는 대비책 하나는 만들어 두어야 한다. 그 것보다는 저들을 혼란시킬 계책을 만들어야 한다.’
용소명은 일행 중에서 자신을 믿고 따르는 자들을 분류하는 작업을 하기 시작하였다.
‘이들은 누구도 모르는 나만의 비밀로 간직하여야 한다. 이들이 사천에 가는 것을 비밀로 하여 사천의 동태를 살펴야 한다. 그렇게 하여 결정적일 때 움직여야 한다. 문제는 이들을 움직이게 하려면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그 자금의 마련이 문제이다. 내가 가용한 돈이 고작 만냥인데 최소한 삼만냥은 필요하다.’
용소명은 내심으로 일을 추진하기로 하자 머리가 아파왔다.
‘일인당 천냥정도는 주어야 하는데 그 돈을 어디서 마련하지?’
그렇게 생각하자 용소명의 머리는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방법은 작은 주모에게 협조를 구하는 것 뿐이다. 삼십명을 선발하여 천냥을 주어 보내고 일인당 이십여명의 낭인들을 모아 비밀리에 세력을 만들라고 하여야 한다. 그들이 웅크리고 있다가 결정적일 때 반격을 하도록 해야 한다.’
용소명은 그들을 접촉하기 시작하였다.
“삼만냥을 달라는 말입니까?”
용소명은 영소혜를 만나는 자리에서 돈을 요구하였다.
“예, 필요합니다. 용처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융통해 주십시오.”
“개인적인 일로 필요합니까?”
“그 것은 아닙니다. 하나 당분간은 누구에게도 알려서는 안될 비용입니다.”
영소혜는 용소명이 갑작스럽게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이 이상하지만 삼만냥은 그리 큰 돈이 아니기에 생각에 잠겼다.
“알았습니다. 용행수가 뭔가 비밀스러운 용도로 필요한 것이 분명합니다. 상공에게도 당분간은 비밀로 해야 합니까?”
“예, 주군도 모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뭔가 위험을 대비한 일이 겠군요. 하나 영원히 비밀로 할 수는 없는 일이니 언제까지 비밀로 해야 합니까?”
“한 달만 비밀로 해주십시오. 한 달 안에 주군에게 제가 보고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실 것으로 믿고 돈을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용소명은 삼십여명에게 돈을 천냥씩 주어서 사천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게 하였다.
대부분은 한량으로 각 장원에서 놀고 있는 자들이었다. 그들에게 육개월간 낭인을 이십명 고용하여 데리고 중경인근에 있으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들은 천냥으로 육개월간 적당히 놀고 그 일이 끝난 연후에 다시 오백냥을 더 준다는 말에 감지덕지 받아들였다.
‘이들은 미끼이면서 안전장치이다. 사천의 대세력들은 이들의 동태에 상당히 신경을 쓸 것이다. 중원에서 사천으로 건너가는 모든 사람들에 대하여 신경을 쓸 것이다. 이들은 아마 몇 명은 그들에 의하여 납치를 당할 수도 있고 목적을 토설 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삼십명에게 촉각을 곤두세우고 그들을 전부 감시하여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역으로 그들의 감시망을 벗어나는 자들이 있을 것이고 모두 감시에 걸려도 더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불안해 할 것이다.’
용소명은 삼십여명을 접촉하였지만 결코 그들 간에는 서로 모르게 하였다. 그들에게 한가지 알려진 것은 중경의 유명한 객잔인 중경객잔의 정문 앞에 청색깃발이 꽂아지면 모두 모이라는 말만을 전한 것이다.
이렇게 준비가 이루어지는데 오일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들이 들어감으로서 사천상행은 이들을 경계할 것이다. 낭인 이십명씩 육백명을 휘하에 거느리게 되면 당가를 비롯한 사천의 모든 세력은 육백명의 수족이 사라지게 된다.’
용소명이 노리는 효과는 여러 가지였다.
그렇게 생각하자 용소명은 자리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였다.
‘이들에게 신경을 쓰다 보면 우리들에게 신경을 쓰지도 못한다. 이들에게 대응하는 무사들까지 생각하면 거의 이천에 가까운 무사들의 발을 묶어 버리는 효과를 낼 것이다. 주군은 이일에 대하여 안다면 반대를 할 것이나 지금의 상황에서는 비겁하지만 이런 수라도 써야 한다.’
“이번 혼사에 뭔가 선물을 보내야 할텐데 마땅한 것이 없구려.”
제갈중명은 인자기에게 고민을 말하였다.
“저도 며칠간 고민을 하였고 한가지 생각을 하였습니다.”
“무엇이오?”
제갈중명은 며칠간 고민을 하여도 지성룡에게 알맞은 선물이 생각나지 않아 고민하던 참이었다.
“이번에 명호를 하나 주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참룡검객이라는 이름은 주군에게 어울리지 않는 별호인데 아직도 그런 이름으로 쓰고 있습니다.”
인자기의 말에 제갈중명은 마당한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 명호는 생각해 보았소?”
“예, 그러합니다. 일단은 천하신존(天河神尊)이라는 명호가 어떨까 합니다.”
인자기는 자신이 생각해둔 명호를 말하였다.
“좋은 것 같구려. 황궁과의 관계도 있으니 존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제갈중명도 동의를 하였다.
“그렇습니다. 무림정의대 절반을 이끌고 제가 직접 갔다 올 생각입니다. 대주도 동생의 혼례에 참여하고 싶어할 것이니 말입니다.”
“그렇게 하십시오. 인총사가 다녀온다면 다행입니다.”
“일단 휘호를 하나 작성하여 저에게 주십시오. 혼례식장에 전달을 하겠소이다.”
“그렇게 해주시구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오.”
“명호가 참룡검객이라고 하여 다소 안타갑게 생각하였습니다. 천하에 위엄을 보여야 하는데 그런 명호는 사람들에게 다소 위엄이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서 주군에게 새로운 위엄을 부여해주는 것이 될 것입니다.”
“아니 이렇게 직접오다니?”
지성룡은 인자기가 온다는 것은 알았지만 직접오자 반갑게 맞았다.
“형님, 벌써 몇 달이 흐른 것 같습니다.”
인자기와 지장룡을 맞아 들였다.
“사천공략을 시작하였다 들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특별히 없어보여 가만히 관망하고 있었습니다.”
인자기는 우선적으로 그 일을 꺼내었다.
“무림맹이 나서면 오히려 사람들에게 의구심만 줄 것입니다. 그러니 그저 조용히 관망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용소명이 인자기에게 말을 건네어 안심을 시켰다.
“하나 사천은 에로부터 텃세가 심한 곳입니다. 그러하니 만반의 준비를 하고 일을 함에 있어 매사에 조심하여야 합니다.”
“알고 있소이다. 이번 사천공략은 장기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간을 길게 가지고 추진할 생각이오이다. 더구나 사대문파가 봉문이 얼마 전에 풀린 상황이오이다. 그들까지 가세할 것은 뻔하고 이들이 나서게 되면 일은 우리가 생각한 대로 풀리지 않을 것이오.”
지성룡은 인자기의 걱정에 답변을 하였다.
“저도 이일이 걱정이 되어 이렇게 달려 왔습니다. 행여 실수로 성급하게 일을 추진할까 내심 걱정이 앞서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고맙소, 인총사가 온다는 말에 그 일을 걱정하여 오는 줄을 알았소이다.”
지성룡은 인자기의 강남 행에 그런 목적이 있는 줄을 알았다.
“일단은 사대문파, 점창, 당가, 천지문의 연합이 이루어 질 것입니다. 그들의 연합은 필연적이 될 것입니다. 여기에 최종적으로는 화산이 봉문을 풀고 등장을 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여기에 암중에서 황궁과 연계를 한 만상문이 가세한다면 우리가 유리한 것만은 아닙니다.”
용소명이 인자기의 말에 만상문을 추가하였다.
“맞는 말이네. 이렇게 본다면 우리는 천하문, 영웅성, 구룡상단, 위지세가 정도입니다. 위지세가는 아직 믿을 수 있는 존재도 아니고 말입니다.”
지성룡이 다소 비관적으로 말하였다.
“하나 현재 무림맹은 우리들에게 확실하게 장악되어 있습니다. 이점은 향후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그래도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용소명이 그렇게 말을 하여 비관적인 분위기를 바꾸었다.
“인총사님과 제갈맹주님이 추호의 실수도 없이 앞으로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용소명이 그렇게 말하여 역할분담을 확실하게 하였다.
“일단은 오늘은 피곤할 것이니 쉬시고, 혼례가 끝나고 다시 한번 봅시다.”
지성룡은 그들이 피곤할 것 같아 쉬도록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