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문무공-107화 (107/149)

제  목: [연재] 독문무공(107)

29. 음모 중첩

“사부님이 여기에 어떻게 오셨습니까?”

양진충은 만운천군 이정발이 나타나자 놀라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본문이 무림에 출도를 하기로 하였다. 그전에 너에게 할 말이 있고 물어볼 것이 있어 온 것이 있다.”

“저도 드릴 말씀이 있었던 참입니다.”

양진충은 그렇게 말하고 자리를 양보하고 내려 앉았다.

“할말이 있었다니 말해보아라.”

“참룡검객을 어떻게든 제거를 해야 합니다. 이대로 시간이 조금만 흐른다면 문제가 심각해 집니다.”

양진충이 그렇게 말하였다.

“참룡검객은 천하제일의 고수라는 승천검황의 진전을 이은 자이다. 그런 자를 섣불리 제거할 수가 있겠느냐?”

“제가 수하들을 시켜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그자의 무공 수위가 높지만 아주 제거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라는 생각이 됩니다. 삼도의 일인인 정해도장과 얼마 전에 겨룬 것은 아실 것입니다. 그러나 정해도장 같은 고수 하나만 더 있었다면 참룡검객이 그리 쉽게 이기지는 못하였을 것이고 다시 하나만 더 가세하였다면 참룡검객을 제거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양진충이 말을 하자 만운천군 이정발의 얼굴에는 희색이 돌았다.

“하면 그를 암습하여 제거하자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몇 사람 더 참여하여야 합니다. 본문만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이정발은 새로운 길이 있음을 알았다.

“그 사람들이 누구냐?”

“천지문의 율사청과 소림의 무정입니다.”

양진충의 말에 이정발의 얼굴은 곧 어두운 색이 되었다.

“율사청은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지만 소림의 무정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이일은 기밀을 요하는 것이기에 사부님이 직접 움직여서 만나고 협의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기밀이 새어나가 시작하기도 전에 문제가 될 것입니다. 직접 움직인다면 무정도 참여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정을 움직일 방안도 하나 정도는 강구해 두었습니다.”

“무엇이냐?”

“왕진도 이번에 금위위 일로 인하여 내심 참룡검객을 못마땅해 하고 있습니다. 그를 움직여 황제의 밀지를 얻어내면 무정도 움직일 것이라 사료됩니다.”

이정발은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참룡검객이 이번에 강남에 갈 때 수행원이 고작 아홉정도에 불과하였습니다. 그 정도라면 기회만 잡으면 제거가 가능할 것입니다. 사부님과 만상오절 어르신이 움직이고 율사청과 천지문의 고수 몇몇이 움직이고 소림의 무정이 움직인다면 참룡검객이 하늘로 날아가지 않는이상 제거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제거가 되면 바로 황군과 이일에 참여한 세력을 전부 동원하여 천하문과 연관된 세력을 역모로 몰아 초토화시킨다면 만사는 우리의 뜻대로 될 것입니다. 일단은 천지문의 율사청을 만나서 뜻을 같이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운천군 이정발은 양진충이 세운 계획에 놀람을 금치 못하였다.

“하나 소림에서 무정이 동조를 하지 않는다면 만사휴의가 아니냐? 자칫 기밀만이 새어나가 오히려 역습을 불러올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사조님이 나서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추세로 반년만 더 지난다면 그를 제거하여도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알았다. 나도 일간 직접 율사청을 만나볼 생각을 하였다. 그를 만나서 이일을 논의해 보도록 하겠다.”

“하온데 무엇을 말씀하고자 오셨습니까?”

“당분간 본문과 연락을 하지말고 본문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다 폐기하여라. 내가 준< 만상요결>도 없애버려라.”

“예,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왕진을 움직여 참룡검객을 제거할 마음을 갖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여라. 그러나 무리하게 움직이다가 오히려 문제가 될 소지가 있으니 신중하게 처리하여라.”

“명심하겠사옵니다.”

“어서오게. 한동안 뜸하더니 어서오게.”

왕진은 양진충이 들어가자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금위위의 좌영반에 지청운이 임명된후에 양진충은 완진의 처소에 발걸음을 하지 않다가 처음으로 온 것이다.

“금위위는 어떻게 돌아가는가?”

“아무런 일이 없이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이 드네. 그 동안 자네가 오지 않아 걱정을 하였네.”

“감사하옵니다. 소생이 이 나라 사직을 위협하는 우환거리가 있어 그 해결책을 고심하느라고 잠시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사직을 위협한다니 무엇인가?”

“무림과 상계이옵니다. 그 곳이 나뉘어서 군웅할거를 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일통이 된다면 실로 커다란 위협이 되는 것 아닙니까?”

양진충의 말이 떨어지자 왕진의 얼굴이 변하였다.

“그러나 함부로 개입하여 문제가 잘못되면 우리도 위험해지네.”

“그렇습니다. 신중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양진충은 한발 빼는 왕진을 보면서 자신도 슬쩍 한발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왕진의 표정에는 뭔가 기대하는 빛이 역력하였다.

“현재 모든 문제는 참룡검객이라는 자입니다. 그자만 없다면 모든 문제는 해결이 될 것입니다.”

“그 말이 무슨 의미이오?”

왕진은 한발짝 물러났다가 다시 다가들었다.

“천하문이 지금 욱일승천 일어나고 있지만 그 뒤에 참룡검객이 버티고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 근원이라는 참룡검객을 제거해 버리면 천하문은 우르르 스스로 자멸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그들의 움직임을 본다면 반년 후에는 그를 제거하여도 크게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그에게는 천하문이 있네. 명분도 없이 함부로 합공을 할 수도 없지 않은가? 어떻게 제거한다는 것인가? 그러다가 실패한다면 그 일에 참여한 모두는 살아도 산 사람이 아닐 것이네.”

“얼마 전에 무림맹에서 전대 무림맹주인 정해도장을 제압하였습니다. 고작 삼십초를 사용하여 청해도장을 제압하였습니다. 가히 적수가 없다는 표현이 맞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해도장 같은 고수가 하나 더 있다면 그렇게 맥없이 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거기에 그런 사람이 하나 더 있었다면 참룡검객이 위험해 졌을 것입니다.”

“음 그 말은 일리가 있네. 그 정도 고수가 있는가? 그것도 서너명 정도가 움직여야 하네.”

“천하에는 기인이사가 많고 그와 대립하는 고수가 둘이나 있습니다. 천지문주인 율사청이 하나요. 소림사의 무정이 그 하나입니다.”

그가 언급하는 것을 듣던 왕진의 얼굴에는 실망의 기색이 들었다.

“천지문은 참룡검객과 약간 갈등이 있기에 움직일 것이지만 소림의 무정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네.”

“그점이 문제입니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 간다면 이 나라의 사직도 풍전등화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왕진의 얼굴은 양진충이 말을 하자 무섭게 변하였다.

왕진이 권력을 탐하지만 역성혁명을 꿈꾸지는 않고 있었다.

“음, 자네의 말을 듣고 보니 실로 위험천만한 일 같도다. 대책을 강구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왕진이 생각해 본다고 하자 양진충은 내심으로 쾌재를 불렀다. 자신의 의도가 먹히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너무 서둘면 일을 그르치는 수가 있기에 여기에서 멈추기로 하였다.

영웅성에서 오주야를 머물고 지성룡은 영웅성을 떠났다.

그가 머문 시간은 오주야에 불과하였지만 한일은 많았다. 그가 떠날 때는 그가 영웅성의 태상호법이 되었다는 소식이 온 천하에 알려지게 되었다.

“무슨 일인가?”

말을 타고 가는 일행 앞에 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자 의아하여 되물었다. 용무가 없는 자라면 이렇게 막아설 이유가 없었다.

“천지문의 무영루주 밀기신작 조충입니다.”

정세단의 수하가 전음으로 말을 하였다.

“소인은 천지문의 조충이라 하옵니다.”

“음, 그대를 들어본 것 같구려. 무슨 할 말이 있는가?”

“그러하옵니다.”

지성룡은 조충이 나타난 이유를 알기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

“여기는 길 가운데 이니 저쪽으로 가서 이야기를 하세.”

지성룡은 말에서 내려 말 고삐를 수하에게 건네고 길가 나무아래로 갔다.

“말을 해보게.”

지성룡은 굳이 말을 섞지 못할 이유가 없어 물었다.

“우선 태상호법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음, 그말을 하기 위해 오신 것은 아닐 것이오.”

“그러하옵니다. 본문이 오년 전에 했던 영웅성의 내분에 개입한 일에 대하여 선처를 구하고자 문주님의 명을 받고 오게 된 것이옵니다.”

“율문주가 그러한 명을 내렸다니 이제 나도 모른다고 할 처지는 아니니 말을 해보시오. 하나 그 일은 너무나 과오가 명백하기에 따질 것은 따져야 하지 않겠소?”

지성룡은 일단 빡빡하게 말하였다.

“더 이상 문제를 삼지 않으시려면 본문이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에 대하여 듣고자 하옵니다.”

지성룡은 조충의 어투에서 사정이 다급함을 눈치챘다는 것을 알았다.

“간단하다면 간단한 것이오. 죄값을 치르면 될 것이오. 그러나 일문의 전대 문주이고 문주이다 보니 다소 과하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렇다면 몇가지 조건이 있는데 들어보시겠소?”

“말씀해주십시오. 그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일단 석년의 과오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영웅성이나 그 일에 개입한 천하문에 대하여 적대를 하지 않는 것이오.”

“예,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또한 천지문이 앞으로 적대를 할 경우에는 아무런 대안이 없소. 그렇기에 천지문과 인접한 영웅성의 영역에 영웅성의 무사 천명과 천하문의 무사 천명을 배치하여도 어떠한 위해를 가하거나 이의를 제기해서는 안될 것이오.”

지성룡의 말에 조충은 얼굴이 변하였으니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이기에 그리 어려운 조건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천지문의 영역에서 생산되는 미곡의 출하는 오직 영웅성에서만 취급하게 해주시오. 물론 가격은 싯가로 적용해줄 것이오.”

지성룡의 말에 조충은 이 말만은 새겨듣고 있었다.

“내가 말하는 것은 위에서 말한 것이오. 그 조건의 수락여부를 나에게 통보해 달라고 하시오. 만일 보름 안에 답이 없을 경우에는 무림의 공도에 따라 처리한다고 전해주시오.”

조충은 지성룡이 쉽게 타협점을 말하자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목적한 바가 달성되었기에 인사를 하고 경공을 전개하여 떠나갔다.

조충이 떠나자 새로 일행에 합류한 영웅성의 인물을 불렀다.

“영웅성에 오늘 있었던 일을 보고하여라.”

“존명.”

“이 조건을 보니 실로 무서운 조건이구나.”

율사청은 조건을 보자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크게 손해는 없는 것 같지만 보면 볼수록 많은 의미가 있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이 정도에서 타협을 한다면 많이 후퇴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마지막 미곡을 우리에게 싯가로 사준다는 것은 실로 무서운 일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천하문과 영웅성에서 쌀을 완전히 독점하는 것이나 진배없게 된다. 그러나 따를 수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하자 수락한다는 의미의 답서를 조충에게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 정도에서 타협을 하는 것이 영웅성에서 하는 것보다 타격이 훨씬 적었다. 실질적으로 손해는 별로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체면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뭔가 손해는 있지만 그 것까지 당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타협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뭔가 손해를 보지만 딱히 크게 손해를 보지 않는 것, 그러나 찜찜한 느낌은 지울 수 없는 것이 이런 조건이었다.

그렇게 일련의 사건이 정리되어가고 있었다.

“모두 모이라고 전해주십시오.”

지성룡은 대둔상의 천하군단의 본단으로 직행하였다. 천지문에서 수락한다는 전언이 당도하였기에 후속적인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 였다.

“그 전에 위지단주와 할 말이 있으니 같이 좀 들어 갑시다.”

“예, 그럼.”

막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가려던 위지강천은 지성룡이 말을 하자 다시 돌아서서 따라 들어왔다.

“자리에 앉으시죠.”

지성룡은 자리에 앉으며 위지강천에게 자리를 권하였다.

“우선 영웅성의 태상호법이 되신 것을 감축하오이다.”

“고맙소이다. 위지단주에게 솔직하게 이제 이야기를 해야 될 때라는 생각이 들어 이야기를 나누자고 한 것입니다.”

지성룡은 위지강천에게 자신의 뜻을 따르게 만들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충원은 잘 되어 가고 있습니까?”

“네, 제가 각 세가에 협조를 요청하였더니 반응이 괜찮습니다. 아직까지 보내온 곳은 없지만 조만간 충원이 충분히 될 것입니다.”

“수고하시었소. 그전에 내가 원하는 것이 천하경영이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으시오?”

지성룡은 위지강천에게 물어보았다.

천하제패라는 말은 하지 않고 천하경영이라는 말로 우회하여 물어 보았다.

“이미 천하에 다 알려진 일입니다. 천하경영에 뜻이 있다는 사실을 연관이 있는 자들은 모두 알고 있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지성룡은 위지강천이 너무나 쉽게 말하자 오히려 의아한 기분까지 들었다.

“천하를 경영한다는 것은 모든 천하에 그 힘이 미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아직까지 힘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있소이다.”

지성룡은 위지강천을 보면서 말을 하였다.

“사천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그렇소이다. 사천에 진출을 하여야 천하경영의 말처럼 천하에 힘이 미칠 것입니다. 그 일을 시작해야 할 것이고 위지단주가 도와주기를 원하고 있소이다.”

위지강천은 지성룡이 돌아오자마자 이런 말을 하자 의아하기도 하였지만 충분히 예상을 하였던 일이었다.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말씀을 하십시오?”

“우선 천하문과 영웅성에서 악양 인근에 천명 배치하기로 영웅성과 천지문과 합의가 되었소이다. 이일을 가친께 알려드리고 양해를 구한다는 말씀을 전해주시기를 부탁드리겠소이다.”

위지강천은 이천명의 무사가 위지세가의 영역이랄 수 있는 곳에 배치가 된다는 것에 놀람을 표하였다.

“명목은 무엇이옵니까?”

“천지문이 향후에 본문과 영웅성에 대한 적대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약조를 실천하기 위한 조치이오이다.”

“알겠사옵니다. 본가에 연락을 드려 양해를 구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것은 없사옵니까?”

“사천에 진출하다보면 크고 작은 일에 위지세가의 도움을 요청할 것입니다. 그일도 부탁을 해주시오.”

위지강천은 아득한 기분이 들었다. 가장 밀접한 당가를 배신하라는 말이었다. 위지세가는 중원과 사천을 잇는 장사로 큰 이득을 보고 있었다. 그것을 하지 마라는 말이었다.

“알겠습니다. 그 일도 가친께 상의를 드려 협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위지대협의 협조가 이번 일에 있어서만은 절대적이 될 것입니다.”

“이미 제가 이곳에 올 때는 그런 일은 예상을 어느 정도 하였사오니 크게 괘념치 마십시오.”

“아니오. 다소 무리한 요구라 걱정이 컸소이다.”

위지강천은 예상을 한 듯이 쉽게 양보를 하였다.

“이 야심한 밤에 무슨 일로 오시었소.”

율사청은 천지문의 심처에 외부의 침입자가 발생하자 조용히 말을 하였다. 자신에 버금가는 무위를 가진 자라는 것을 알자 실로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율사청의 말이 끝나자 문이 열리면서 사람이 들어 왔다.

“놀랐다면 죄송하오이다. 본인은 만상문의 당대문주인 이정발이라 하오이다.”

그말에 율사청은 신비의 비문인 만상문을 들어는 보았기에 반색을 하였다.

“한데 무슨 일로 오시었습니까?”

“참룡검객에 대하여 상의를 할 것이 있어 이렇게 온 것이오. 천지문도 그로 인하여 이번에 곤란한 지경에 처한 것을 알고 있소이다.”

율사청은 지성룡에 대하여 적대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알자 반가웠다. 그러나 표정의 변화는 없었다.

“만상문이 신비롭고 뛰어난 절기를 가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문주님을 뵈니 명불허전임을 절감하오이다. 일단 자리에 앉으시지요.”

율사청은 상대가 호의를 가지고 온 것을 알자 자리를 권하였다.

“이번에 실로 큰 곤욕을 치루었소이다. 참룡검객이 사천진출을 하려고 천지문을 묶어두었소이다.”

만상문주 이정발의 말에 율사청은 뒤통수를 한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

지성룡이 요구한 조건이 사천진출을 위한 포석이었다.

한마디말에 모든 것을 확연히 알 수가 있었다. 내내 찜찜한 무엇이 후련히 풀리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내색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문주는 실로 많은 것을 아시는 것 같소이다. 한데 만상문도 그와 어떤 악연이 있습니까?”

“무슨 악연이 있겠습니까? 그저 본문은 한 사람이 천하를 제패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그는 천하제패의 야욕을 노골적으로 보이기에 본문의 결정에 따라 그를 제명하기로 한 것입니다.”

“허나 지금의 상황에서 그를 막을 길이 없지 않소이까?”

율사청은 본심을 감추고 상대를 떠보았다.

“본문이 중시하는 것은 한사람이 너무 강한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본문에서는 그를 제명하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 일에 동참을 하시라고 온 것이오.”

율사청은 너무 놀라 지금가지 무표정한 표정을 깨고 놀람을 표하고 말았다.

“실로 대담한 구상입니다. 그러나 문주님과 본 문주만으로 그를 제명시킨다는 것은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본문에는 본 문주에 버금가는 고수가 다섯명이나 더 참가할 것이오. 마지막으로 본 문주는 소림의 무정을 참여시키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율사청은 그말에 상당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지성룡만 사라진다면 모든 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수가 있었다.

“시간이 없소이다. 그의 구상이 막 시작되고 있는데 만일 그의 구상이 본 궤도에 오르면 그가 사라져도 아무런 소용이 없소이다. 반년만 지나면 그의 아성은 깰 수가 없습니다.”

“하나 그의 곁에는 수하들이 있고 그들이 개입한다면 문제가 아니오?”

율사청은 의문을 표하였다.

“아니오. 그는 한달 후에 영웅성에서 혼인이 있기에 갈 것이고 혼사가 끝나면 다시 개봉으로 이동을 할 것이오. 그 때를 노린다면 그는 결코 우리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오. 천지밀전대까지 참여를 한다면 결코 그는 우리의 저격을 피하지 못할 것이오.”

“알겠소이다.”

“이일은 천하가 참여를 할 것이고 그 일이 끝나면 모든 일은 황궁에서 처리를 할 것이오.”

“황궁에서 말입니까?”

“그렇소이다.”

율사청은 황궁이 개입하였다고 하자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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