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문무공-103화 (103/149)

제  목: [연재] 독문무공(103)

“여기에서 기다리고 계셨소?”

“아니외다. 지금 오는 길이오.”

용소명은 위지강천을 오는 길의 중간에 만났다.”

“위지대협을 빨리 모셔오라는 말씀에 이렇게 왔습니다.”

“나를 굳이 빨리 만나려고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하나 오셨으니 가 봅시다.”

위지강천은 지성룡이 꼭 만났으면 한다는 청에 거절도 못하고 오기는 하였지만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였다.

더구나 중간에 용소명이 나오기까지 하자 약간은 느낌이 이상하였다.

용소명에 대하여는 최근에 지성룡에 대하여 들으면 반드시 나오는 이름이었다.

강남상객이라는 명호를 가지고 있고 인자기와 더불어 양팔 노릇을 하는 핵심 인물이었다.

그런 인물이 여기까지 마중을 나오는 것은 뭔가 중요한 일이 있다는 것이었다.

“말씀을 해보시오? 나를 굳이 만나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이오? 알아야 할 것 아니오?”

이미 중년의 티가 나는 위지강천은 궁금함에 다시 물었다.

“저도 잘 모릅니다. 그러나 중요한 부탁을 드릴 것입니다.”

위지강천은 할일없는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무림맹에서 무림척살대에 들어가기에는 체면이 서지 않아 거절을 하였다. 무림척살대주라면 해볼 의향이 있었지만 지장룡이 맡고 있는 상황에서 들어갈 여지가 없었다. 그렇기에 세가로 돌아와서도 빈둥거리고 있었다. 세가의 일이야 그저 자신이 없어도 되는 것이니 할일없는 사람의 표본이 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지성룡의 초청에고 따라나선 것이다. 핑계김에 세상 유람이나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흠, 기대가 되오이다.”

제갈휘미는 황영지가 불러 거처로 들어갔다.

“무슨 일이옵니까?”

“제갈 동생이 이번에 강남에 좀 다녀왔으면 하는데 갔다 올 수 있어?”

“강남이라니요? 가야할 곳이 어딘데요?”

“무창에 가서 영웅성의 영소저를 만나고 돌아왔으면 좋겠어. 조금 있으면 용행수가 돌아올 것이고 그때 같이 좀 다녀와.”

“혹시 혼사 때문에 그러시는 것이옵니까?”

“음, 이제 이야기가 나왔으니 서둘러야 하는 것이지. 상이다 뭐다 하여 미루었지만 마냥 미뤄둘 수만은 없는 것, 이번에 가서 오월 말 경으로 날짜를 정하여 돌아왔으면 좋겠어.”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직접 만나서 의향을 듣고 오라는 것이지요?”

“그렇게 해주었으면 좋겠어. 이런 이야기를 용행수가 하는 것은 약간 어울리지 않아 보이기에 동생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야.”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그냥 유람 갔다 온다고 생각하고 다녀와. 배를 타고 갔다오기에 그리 힘들지는 않을 것이야.”

“그럼 다녀올 준비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대둔산의 산자락을 걸어서 위지강천은 천하군단의 본단에 도착하였다.

“어서오십시오. 위지대협.”

위지강천은 지성룡이 깎듯이 예의를 표하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같이 예를 표하였다.

예전에 대둔산을 천하문이 산채를 토벌하고 차지하였다는 것은 들었기에 이곳에 천하문단의 본단을 세웠다고 그리 놀라지는 않았지만 막상 와서보니 그 규모가 방대하자 약간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 들어가십시다.”

위지강천은 지성룡이 안내하는 대로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위지공자를 만나뵙고자 한 것은 나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하고자 함이오.”

위지강천과 마주하게 되자 부탁조로 말을 하였다.

위지강천이야 한번 진 경험이 있기에 지성룡이 어려도 만만하게 생각치 못하고 있었고 어찌보면 이렇게 불원천리 온 것도 졌기에 온 것인지도 몰랐다.

“나 같은 사람이 지군단주게서 무슨 부탁할 것이 있습니까? 말씀을 하십시오?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제가 도와드리는 것이고 할 수 없는 일이라면 마음이 있어도 못하는 것이 아닙니까?”

“좋소이다. 할 수 있는 일이오이다. 천하군단의 부군단주 및 수석단주를 맡아주시오.”

지성룡이 그렇게 할일을 말하자 위지강천은 자신의 짐작이 맞았다는 것을 알았다. 생각에는 그저 단주정도를 맡겨도 따를 생각이었는데 부군단주라는 자리를 제의할 줄은 생각지도 못하였다.

“실로 과분한 자리입니다. 지 군단주께서 나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오나 저에게 맡겨준다면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위지강천이 이곳에 온 것은 이미 지성룡이 이런 제의를 할 것을 알았고 받아들일 의사가 있기에 먼 길을 온 것이다.

“아버님, 이 서찰을 어떻게 보십니까?”

위지강천은 위지검한에게 지성룡에게 서찰을 받은 사실을 고하였다.

생각하면 새파란 강호의 후배녀석이 오라고 서찰 한장을 보내었으니 황당한 노릇이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서찰을 집어던지고 그런 서찰을 들고온 자를 치도곤을 내도 몇번을 낼 건반진 행동이었다. 그러나 서찰을 보낸 자가 지성룡이었고 아무리 속내가 뒤틀려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음, 요사이 천하문이 천하군단인가로 시끄럽다고 들었다. 물론 참룡검객이 그 천하군단을 맡는 것은 기정사실이 아니냐? 그런 시점에 너를 보자고 하는 것은 그 일을 도와달라고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위지검한도 위지강천이 이런 서찰을 받고도 인내심 있게 참는 것을 보면서 많이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전의 위지강천이라면 이런 서찰에 길길이 날뛰면서 화를 낼 것이 자명하였다. 그런데 그런 내색이 없이 말하는 것이다.

“물론 소자도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하나 본가를 얼마나 업수이 여기면 저에게 그런 일을 맡길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것이 힘인 것이다. 하나 향후를 생각한다면 사대세가의 소가주라고 하여도 한번쯤은 가서 일하는 것도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정해도장을 제압하는 것을 보았지 않느냐? 당분간 그의 적수는 없을 것이고 그의 뜻대로 천하는 돌아갈 것이다. 한번쯤 그의 뜻대로 움직여 주어라.”

위지검한은 예상외로 위지강천에게 갈 것을 종용하였다.

“천지문이 위에서 우리를 노리고 있다. 물론 우리도 그리 호락호락하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결코 상대가 되지는 못한다. 이번 일을 거절하였을 때 우리가 어떻게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는 것이냐? 그리고 너도 그런 일을 한번쯤 하여 보는 것도 향후 네가 가주가 되었을 때를 생각한다면 좋은 일이다.”

위지검한의 말에 위지강천은 결국 따르기로 하고 출발한 것이다.

내심으로 빈둥거리면서 세월을 보내기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있지만 자존심 때문에 말을 못하였다. 한데 적극적으로 가라고 하니 천만다행이기도 하였다.

“고맙소이다, 위지대협. 이렇게 어려운 청을 들어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러면 바로 일을 시작하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지성룡은 혹시라도 마음이 변할까 두려워 기정사실로 공표를 하기로 하였다.

“여봐라 가서 부단주이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이 자리로 지금 즉시 모이라고 하여라.”

지성룡이 큰소리로 말을 하였다. 밖에서 복명소리가 들리고 명을 전달하려고 부산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하나둘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왔고 위지강천을 보고 뭔가를 짐작한듯 자신의 자리를 찾아 자리에 앉고 있었다.

위지강천은 입고 있는 복장이 두 가지이기에 그들이 단주와 부단주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리에 조금 지나자 열한명의 인물이 자리에 앉았다.

네명의 단주와 다섯명의 부단주, 그리고 두 명의 당주이었다.

당주라 이름 붙여진 자들은 신입무사를 충원하고 무사들의 녹봉을 지급하는 일을 하는 자와 군수와 식량의 공급을 담당하는 자였다.

“모두 의아하게 생각하실 것이지만 여기 계신 위지강천 대협이 앞으로 수석단주겸 천하군단의 부단주로 오시게 되었다. 직위는 단주의 신분이기에 금검이지만 직책상 모든 분들에 우선하는 자리이다. 또한 내가 공무든 사적인 일이든 자리에 없을 시에는 군단주의 직무를 대행할 것이다.”

지성룡의 말에 모두들 말이 없이 듣고 있었다.

“일단 위지대협이 한마디 하시지요.”

“미거한 소생이 대임을 맡게 되어 실로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본인이 위지세가의 소가주이나 이자리에 있는 만큼은 천하문의 천하군단주로서 소임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예전에 안면이 있으신 분들도 있는데 그 때의 서운하였던 감정은 모두 잊고 많이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위지강천이 인사를 하자 박수로서 환영을 표하였다.

위지강천이 수석군단주로 자리하자 부단주 이상의 자리가 채워졌다.

“오늘 모이라고 한 것은 위지단주와의 상면도 해야 하는 문제이지만 더 중요한 무사들의 충원 문제 때문이오. 현재 일반 무사가 얼마나 들어 왔는지 보급당주께서 말씀해 보시오.”

“예, 총 이천 사백 오십명을 뽑아야 하나 지금까지 팔백이십팔명이 충원되어 아직도 천육백이십이명이 충원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책은 있는가?”

지성룡은 나이가 대부분 많지만 공식적인 자리이기에 명령조로 물었다.

“개봉 천하관에 새로 오기를 원하는 자들을 저와 두 부단주가 가서 심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모이기로 예정된 숫자는 약 천이백명으로 그 중 팔백여명을 더 충원할 예정입니다.”

지성룡의 질문에 보급을 담당하는 양유상이 답을 하였다. 양유상은 양주상의 동생으로 이번에 새로이 지성룡이 영입한 자였다. 그는 형과 달리 치밀한 계산이 특기로 천하상단에서 서기로 일하던 자였다.

“알았네. 그럼 다시 팔백여명은 어떻게 충원할 것인가?”

그말에 모두는 말이 없었다. 그 이후의 대책이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위지단주께서 방안을 생각해 주십시오. 이번 충원 이후의 충원 문제는 위지 단주께서 맡아서 처결을 부탁드립니다.”

“예, 제가 책임지고 충원토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각 단주들은 일반 무사들을 철검과 동검의 직급으로 분류하는 일을 하도록 하여 오일안에 지금 있는 자들을 마무리 짓도록 하세요. 이 분류는 녹봉과 관련이 있는 문제이니 잡음이 없도록 철저히 분류하도록 부탁드리겠소.”

“네.”

위지강천은 팔백여명 정도의 무사에 대한 충원을 자신에게 맡긴 지성룡의 의도를 알자 기뻤다. 그에게 이런 일을 맡기는 것은 방법이 없어서가 아니라 군웅회를 이용하여 충원하라는 의도이기 때문이었다. 각 세가들에게 협조를 받아 무사를 충원하라는 의미였다.

아무런 기반이 없는 위지강천이 그래도 팔백여명을 충원한다면 큰 힘을 쓸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위지강천이 아는 무사들의 녹봉은 상당히 후한 수준이었다. 이 정도라면 각 세가의 자제들에게 무사로서 들어오라고 하여도 충분한 녹봉이었다.

향후 천하제패를 할 지성룡의 밑에 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각 세가에서도 호의적으로 고려해줄 것이었다.

무가의 자제들은 대부분이 한량이 많았고 그들은 각 세가에서 골치 아픈 존재였다.

물론 유사시에는 힘이 되기에 필요하지만 놀고 먹는 존재이니 항상 천덕꾸러기였다.

가업에 관여하는 것은 차기를 이어갈 장손이나 몇몇에 불과하였으니 나머지는 농사도 짓지않고 빈둥빈둥 노는 식객이나 다름이 없었다.

위지가에만 그런 자들이 무려 육십여명이나 있었다. 그런 자들을 공짜로 먹여주고 입혀주고 하여야 했다.

그런 자들을 모은다면 팔백명은 쉽게 충원할 수가 있었다.

단지 고생을 모르기에 건방진 행동은 할 것이지만 이곳에 온다면 분위기에 적응 할 것이었다.

이런 자들을 쓸어 모으는 것은 그들을 포용함으로서 각 세가들을 우호적인 입장으로 만드는 역할을 할 수가 있었다. 분쟁이 발생한다면 그 자들을 내세워서 해결한다면 크게 유용한 존재가 될 수도 있었다.

위지강천도 지성룡이 이런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따르기로 한 것이다.

용소명이 대둔산에서 돌아오자 황영지가 영웅성에 다녀오라는 지시를 하였다.

“혼사일자를 받아오라는 것입니까?”

“그래요. 일단 제갈소저와 같이 가서 일을 보기 바래요. 이일은 용행수가 나서서 정리하는 것이 약간은 이상하니 용행수는 사마어르신만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영소저와 구체적인 이야기는 제갈소저에게 맡기도록 하세요.”

“예, 그럼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가서 정리해야할 일이 있기에 한번 가려던 참입니다.”

“그럼 부탁을 드려요. 먼 길을 다녀온 용행수를 쉬지 못하게 해서 죄송하지만 이일은 미룰 수가 없는 일이라 어쩔 수가 없네요.”

“그런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당연히 해야할 일입니다. 내일 바로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부탁을 드려요. 한데 상공이 무슨 말씀이 없었나요?”

“예, 특별한 말씀은 없으셨습니다. 위지강천을 수석단주겸 부군단주로 임명하셨으니 업무를 대략적으로 정리하고 일간 내려오실 것입니다.”

우지강천을 부군단주로 임명하였다는 말에 황영지는 놀람을 표하였다.

“위지강천은 위지세가의 소가주가 아닙니까? 그런 사람이 그런 자리를 맡다니 놀랄 일이군요. 상공과는 예전에 비무까지 하여 좀 안좋은 관계인데……”

“저도 그런 제안을 말없이 받아들이는 것에 놀랐습니다. 하나 그만큼 주공의 힘을 인정한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위지가의 앞날을 생각하여 따른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한데 천하군단의 부군단주라는 직책을 외인에게 맡기면 천하문에서 뭐라고 할텐데….”

황영지는 그 것도 걱정이 되어 용소명에게 물었다.

“천하군단에 대한 것은 주공께 모든 것을 일임하셨으니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문제 삼는다고 하여도 주공이 한번 결정한 것을 뒤집지는 못할 것입니다. 또한 부군단주라고 하여도 나머지 단주와 부단주가 모두 천하문 사람이기에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겠네요. 조금 시끄러울 수가 있을 것 같네요. 하나 위지세가의 힘을 얻은 것이니 참으로 다행이네요.”

“사대세가의 힘과 후기지수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한 포석일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이렇게 되어 이제 천하군단의 일은 어느 정도 일단락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영소혜는 어이가 없었다.

제갈휘미를 보자 황당한 느낌이 들었다. 어느새 여우 같은 계집아이를 끌어들여 이런 일에 내세우고 있었다.

황영지가 보낸 서찰을 보자 더욱 화가 났다.

제갈휘미를 보낸 것은 자신을 염탐하라고 보낸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영소혜는 할말이 없었다.

“알았어요. 날짜는 오월 말경이라고 하니 제가 정하여 가기 전에 통보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원로에 수고하셨어요. 혼사에 관한 것은 제가 가는 것도 아니니 예법에 따라 제가 준비할 것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전해주세요.”

영소혜는 제갈휘미가 누구인지를 알기에 냉랭하게 말을 하였다.

이런 일에 제갈휘미를 내세운 처사가 더욱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전해드리겠습니다.”

“먼 길을 오시느라고 힘이 드셨을 것이니 편히 쉬다가 가십시오. 저는 아버님을 뵙고 날짜를 정해야 하니 이만….”

영소혜는 제갈휘미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제갈휘미는 아무 말도 못하고 쫓겨나듯이 나오고 말았다.

제갈휘미가 나가자 영소혜는 자리에 앉아 분노를 가라앉히고 있었다.

‘저 기집애가 황영지의 옆에 있다는 것은 뭔가 불길한 일이다. 소문에 머리가 좋다고 하는데 왜 황영지에게 붙어 있다는 것인가? 더구나 혼인을 해야할 나이가 되었는데 이렇게 있다는 것은 예감이 좋지를 못하다. 설마 저 기집애도 상공에게 뜻이 있다는 것인가?’

영소혜는 제갈휘미가 황영지 곁에 있는 것이 내내 불안하였다.

혼기가 된 처자가 이렇게 있다는 것은 보지 않아도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고 있었다.

‘황영지가 저 계집애의 속셈을 모르고 있다는 것인가? 아니면 알고도 용인한다는 것인가?’

영소혜는 여자 하나가 늘어난다고 생각하자 불안하였다.

‘저 계집애를 박대한 것에 앙심을 품으면 안되는데 내가 잘못한 것인가?’

영소혜는 제갈휘미를 박대한 것이 마음에 걸리기도 하였다.

‘며칠간 시간이 있으니 잘 생각해보고 결정을 하자.옆에서 저 계집애가 싸움을 부추기면 골치아플 것인데….’

영소혜는 그렇게 생각하자 박대하여 내보낸 것이 조금은 후회도 되엇다.

“어서오게. 천하군단의 일은 들었네. 위지세가를 끌어들인 것도 들었네.”

용소명이 사마를 찾아가자 사마의 안색은 무림맹에서 보았을 때보다 더 좋지 않아 보였다.

“다 잘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온 것은 주공과 소성주님과 혼사를 매듭짓기 위해 왔습니다. 날짜는 오월 말경으로 정하여 달라고 하였습니다.”

“알았네. 한데 그 이야기는 황부인에게서 나온 것인가?”

“예.”

“알았네. 길일을 검토하여 통보를 해 주겠네. 한데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던가?”

“주공께서 일이 정리되는 대로 일간 한번 오시겠다고 합니다. 혼사 전에 몇가지 일을 정리하셔야 한다고 말씀을 하였습니다.”

“음, 결국 태상호법 자리에 앉는 것을 말하는 것 같군. 오는 대로 그 일은 정리하면 될 것이고…..”

사마는 말꼬리를 흐리다가 용소명을 보았다.

“자네에게 개인적으로 한가지를 부탁해도 되겠는가?”

“무슨 부탁이옵니까? 성주님의 말씀이라면 당연히 따라야지요.”

“앞으로 황부인과 소성주 사이에는 수 많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 뻔하네. 여자들 일이란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것이네. 그렇기에 혹여 좋지 않는 일이 생긴다면 자네가 중간에서 잘 풀어나가도록 역할을 해주게.”

사마는 용소명에게 부탁조로 말을 하였다.

“제가 무슨 자격이 있습니까? 주공이 알아서 할 것입니다.”

“부탁하네. 자네가 하기에 따라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고 사이가 좋을 수도 있으니 최대한 힘을 써주게.”

“제가 그런 자격은 없지만 어르신의 말씀은 명심하여 두분 주모님 사이에 분란이 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하도록 하겠습니다.”

“부탁하네. 자네의 역할도 클 것이네.”

용소명은 사마를 보자 그 마음이 이해되었다. 그렇기에 대답을 하고 말았다.

“제갈소저, 뭔가 문제가 있습니까?”

용소명은 객사로 돌아오자 제갈휘미가 화난 표정으로 있자 말을 건넸다.

용소명은 뭔가 기분 좋지 않은 일이 있는 것을 직감하였다. 그 것은 영소혜가 제갈휘미를 무시하였다는 것을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오지 않아도 될 제갈휘미를 오게 한 황영지의 의도를 영소혜가 모를 리 없고 그 것을 안 영소혜가 박대를 하였을 것이다.

“실로 이런 대접을 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

“뭐가 문제가 있습니까? 소성주에게 주모의 전갈을 전하면 그만이 아닙니까? 그 외에 다른 뭐가 있습니까?”

용소명의 어투는 아랫사람을 질책하는 어투로 변하고 말았다.

용소명은 알면서도 제갈휘미에게 그런식으로 말을 하였다.

그 말을 들은 제갈휘미의 표정이 약간 경직 되었다. 그러나 대놓고 반발하지는 않았다.

그 말이 주제넘은 참견을 말라는 경고로 들렸기 때문이었다.

제갈휘미는 용소명의 말이 맞기에 아무 말도 못하였다.

“이런 일은 당사자가 아니면 참견하는 것이 아니오이다. 제갈소저는 그저 심부름만 하면 될 것이고 모든 것은 두분 주모들이 해야하는 것이오. 앞으로도 두분 사이의 일은 관여치 마시오.”

용소명은 한마디 말을 하였다.

제갈휘미는 그 말에 아무런 대꾸가 없었다.

“향후에 두분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하여는 함부로 입에 담지 마시오.”

용소명은 제갈휘미가 향후에 황영지 옆에서 황영지를 부추길까 두려워 일침을 가하였다.

또한 오늘 있었던 일을 돌아가 알리지 말라는 경고였다.

제갈휘미도 무슨 말인지 모를 리 없었다.

“알겠습니다. 다소 제가 경솔하게 생각하였던 것 같습니다.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이일만은 제갈소저가 함부로 관여를 하지 마시오. 주공에게 좋지 않은 일이오.”

“예, 그러하겠습니다.”

용소명은 제갈휘미가 수긍하자 다소 안심이 되었다.

중간에 제갈휘미가 싸움을 부추긴다면 두고두고 후환거리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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