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연재] 독문무공(102)
28. 독문무공(전)
대둔산에 천하군단이 들어섰다.
개봉보다는 그곳이 조용하고 천하의 이목을 신경쓰지 않고 연무를 하는데 유리하였다.
천하군단의 본부가 대둔산이 되었기에 지성룡도 그 곳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천하오단은 현재의 체제를 그대로 두기로 하였고 새로 오단을 증설하기로 하였다.
무사들을 선발하고 단주를 새로 임명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무사의 선발은 생각보다 느리게 진전이 되고 있었다. 이천오백을 뽑아야 하는데 고작 팔백을 선발하는데 그치고 있었다.
“자네를 오라고 한 것은 무사들을 선발하는데 자네가 움직여 주어야 할 것 같아 이렇게 오라고 하였네.”
용소명이 오라는 전갈을 받고 왔다.
“악양의 위지강천에게 보낸 연락은 어떻게 되었는가?”
“출발한다고 전갈이 왔습니다. 위지강천을 이일에 쓰실 것입니까?”
“그렇네. 수석단주겸 부군단주로 그를 영입할 생각이네. 또한 필요하다면 군웅회의 인물들도 끌어 모을 생각이네. 또한 각 세가의 유능한 인재들을 영입할 생각이네.”
“아, 알겠습니다. 한데 천하관의 일은 아직 서두르지 않으실 것입니까?”
“일단은 이곳에 위지강천을 책임자로 삼아 인수인계를 하고 내려가 볼 생각이네. 그러니 자네가 급하지 않는다면 위지강천을 만나 같이 왔으면 하네.”
“예, 바로 출발하여 같이 오도록 하겠습니다.”
용소명은 그제서야 위지강천을 중시하는 이유를 알 수가 있었다. 실로 오래 전부터 이일을 구상하였다는 것을 직감할 수가 있었다. 그런 면에서 지성룡의 인내심이나 치밀함이 상당한 경지에 이르렀음을 알 수가 있었다.
용소명이 다시 떠나자 지성룡은 일단 뽑아진 팔백여명을 균등하게 나누어 오단으로 배치하였다.
“음, 이곳은 생각보다 사람이 살기에 적당한 면이 있다. 그리고 출입도 그리 불편한 것도 아니다. 그러니 이곳을 나의 천하대업의 기반으로 사용하여야 한다. 개봉도 좋지만 이곳을 무력의 중심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성룡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세권의 책자를 보았다.
< 천하신공요절 기일(天河新功要絶 其一)>
<천하신공요절 기이(天河新功要絶 其二)>
<천하신공요절 기삼(天河新功要絶 其三)>
이라고 적혀 있었다.
자신이 지금가지 익힌 무공들중에 천하문에 기원을 두고 발전시킨 무공을 적어놓은 것이다.
신공(神功)이라고 붙이지 않고 신공(新功)이라 붙인 것은 아직 완성이 안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신공(神功)이라 붙이기에는 미흡한 느낌이 들었고 새로 만든 무공이기에 신공(新功)이라 붙인 것이다.
지성룡이 일권에 담은 것은 천하문에 기존에 사용하던 다섯가지 무공을 정확히 익히는 법이었고 또한 뒤에 새로 창안된 무공을 익히는데 필요한 운공이나 기의 운용에서 고쳐야 할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권은 오원주들이 발전시킨 무공들로서 그 것들을 일반인이 익히기 편하도록 손을 보아두었다. 운공상 비약이 일어난 부분은 보충하고 필요없이 중복된다 싶은 곳은 과감히 잘라내어 축약하였다. 또한 가끔 높은 수준의 이해가 필요한 무리(武理)에 대하여는 필요한 보충적인 설명을 추가하였다. 오원주가 만든 것이 이론상의 무공이라면 이 것은 익힐 수 있는 무공이 된 것이다. 그가 실제로 익히면서 어려움을 알아내어 적어둔 것이기 때문이다.
삼권은 천하문에서 사용하는 운공을 기초로 하여 펼칠 수 있도록 권장지공을 창안한 것들이었다.
이 세권은 오년간 정리가 마무리된 것이다.
여기까지 천하문에서 일반 문도들이 익히는 무공으로 할 생각이었다.
이 정도만 완벽히 터득하여도 등봉조극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수준으로 일반 문파에서는 꿈도 꾸지 못하는 고급의 무공이었다.
이 것을 천하오관에서 각각 일,이,삼관에서 가르칠 생각이었다.
현재 사권과 오권에 대하여도 이미 구상이 마무리되어 정리를 할 생각이었다.
사권은 일,이,삼권에 있는 내용을 가지고 연환하여 시전하는 연환결에 대하여 정리하여 천하 사관에서 가르칠 생각이며 오권은 검공과 장공을 동시에 펼치는 것에 대하여 정리하여 천하오관에서 가르치게 할 생각이었다.
제 육권은 천하제일신공이라 이름붙여진 것인데 이는 책으로 남기기보다는 적당한 전인들에게 비결로 전수해줄 생각으로 아직 책자로 만들어 놓지를 않았다. 천하문에서 중요한 인물들이나 뛰어난 자들을 직계제자 형식으로 받아들여 전수해줄 생각이었다.
지성룡은 빨리 이곳의 일을 정리하고 이것들을 전수하여 자신의 휘하를 강하게 만들고 싶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거 참, 황당한 일이 아닐 수가 없네.”
종결명은 대둔산 한쪽에 자리한 막사에서 천하칠걸이 모이자 화를 내고 있었다.
“무림맹에 있을 때는 지장룡의 쫄다구더니 천하문에 돌아오니 이제 그 동생인 지성룡의 쫄다구로 가라고 하니…..”
종결명의 말에 아무도 대꾸가 없었다. 그것은 그들 스스로 내심 기분 나쁘게 생각하는 내용이었다.
더구나 지성룡이 그들을 종결명과 소유상만 단주로 만들고는 나머지는 오단의 부단주로 만들어 버렸다. 또한 같은 청운각에서 배우던 다른 사람 둘을 단주로 만들어 버렸다.
그러나 그들이 요직을 차지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들로서는 이렇게 책임있는 자리로 등용될 줄은 생각치 못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천하군단의 군단주가 지성룡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내심 기분이 나쁜 것이다.
“하나 우리들에게 그리 나쁜 것은 아닐세. 우리는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것이 아닌가?”
소유상이 조금 다독이듯이 말을 하였다.
“우리는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지금 돌아가는 판세가 어떤 형태인지 말입니다. 천하문이 문주와 문주의 세 아들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고 있고 우리들도 장기판의 졸처럼 움직여지고 있습니다.”
종결명이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것은 아네. 지성룡의 천하제패의 도구가 되는 것이네.”
소인상이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말하였다.
“막을 방법이 있는가?”
“한번 화끈하게 지더라도 붙어버리는 것이 어떻습니까?”
지강룡이 슬쩍 말을 던졌다.
떠나기 전에 지강룡은 부친 지길성에게 한마디를 들었기에 말을 하였다.
지길성은 지유성의 바로 밑 동생이었다.
지성룡과는 사촌간이었고 생일이 조금 늦어 동생뻘이 되는 것이다.
“성룡이에게 대들지 말아라. 너를 위하는 일이다. 하나 한번쯤 성룡이를 위한다면 칠대 일로 비무를 요청하여라. 이기면 좋은 것이고 져도 그 일로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무슨 말씀입니까?”
“너희들이 자칭 천하칠걸이라고 하면서 뭔가 천하문에서 하려고 한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너희들이 무엇을 해보기에는 문주나 문주의 삼형제들이 강하다. 너희들이 뭔가 하려면 그들을 뛰어넘어야 하는데 아마 힘들 것이다. 그 미련을 버리거라. 쉽게 안될 것이니 이번 기회에 비무나 신청하여 확실하게 그의 실력을 알아보라는 것이다.”
지강룡은 그 말이 떠올랐다. 자신이 천하칠걸이지만 지씨였고 그렇기에 한편으로는 지성룡을 후원하는 마음도 있었다.
“어떻게 말인가? 일대일로 우리가 이길 것 같은가?”
소유상이 말도 안된다는 듯이 말하였다.
“그 것이 아니라 칠대일로 말입니다. 우리들의 군단주가 되려면 그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면 응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 아니오? 칠대 일이라면 해볼만 하지 않을 것 아니오? 그래도 진다면 앞으로 이런 소리 하지 맙시다.”
지강룡은 이렇게 모여 앉아 푸념하는 것도 싫어서 그렇게 말하였다. 그래도 지씨인데 ‘지씨’ ‘지씨’ 하면서 말하는 것은 썩 좋게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군웅회처럼 묵사발이 되면 우리 꼴은 무엇이 되겠는가?”
종결명은 정해도장이 맥없이 당하던 것이 생각나서 뒤를 뺐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천하문의 패권을 노려보자는 것인데 만일 칠대일로도 안되면 다 때려치워야 할 것이오. 설사 진다고 하여도 그의 이름은 높아지지만 우리들의 이름이 그리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오. 또한 우리들도 차라리 졌기에 세형들은 나이어린 사람 밑에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않을 것이오.”
그렇게 소유상과 종결명, 단목강현의 자존심까지 긁었다.
“그래도 그가 우리들의 도전을 받아줄까?”
“받아줄 것이오. 우리도 더 이상 불만을 토로하지 말고 화끈하게 진다면 그의 수하가 됩시다.”
지강룡의 말에 나머지 인물들의 얼굴은 변하였다.
“너는 우리가 실력도 없이 뒤에서 불만을 토로한다는 것이냐?”
종결명은 지강룡에게 공격의 화살을 돌렸다.
“되었네. 강룡이가 틀린 것은 아니네. 실력도 없이 이렇게 모여서 불만만 말한다고 되는 것이 아닌 것이네. 내가 가서 한바탕 하자고 말하겠네. 아마 그라면 결코 피하지 않을 것이고 그가 진신의 실력을 발휘한다면 우리들은 질 것이네. 나도 더 이상 우리들이 모여 이렇게 계집애들처럼 수군대는 것은 싫네.”
소유상이 그렇게 종결명을 막아버렸다.
종결명은 더 이상 말을 하지않고 씩씩대었다. 항상 종결명이 제일 불만이 많았고 음모 비슷하게 일을 추진하여 천하칠걸을 몰아왔던 것이다.
“가는 길에 저도 같이 가지요.”
지강룡이 그렇게 말하였다. 종결명이 나서서 일을 이상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지성룡은 소유상과 지강룡이 찾아오자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였다.
“요사이 이곳에 오고 난 후에 조금 답답하지 않소?”
지성룡은 그들이 모두 산속에 처박혀 있는 것이 다소 미안해 먼저 말을 건네었다.
“그저 그렇습니다. 한데 예전에 청운각에서 연무하던 때가 생각이 납니다. 한번 군단주와 다시 연무를 하고 싶어서 이렇게 왔습니다.”
지성룡은 갑자기 소유상이 연무 이야기를 하자 뭔가가 이상하였지만 자신도 마따한 비무상대가 없던 참이라 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비무상대가 없어 적조하던 참입니다.”
“이번에는 조금 비무방식을 바꾸었으면 합니다. 칠대 일로 해보면 어떻습니까?”
소유상의 말은 칠대일로 비무를 하자는 이야기였다.
그제서야 지성룡은 이들이 결코 순수한 비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좋습니다. 언제 할까요? 오늘 오후가 어떻습니까?”
“그렇게 하지요. 장소는 연무장으로 하고 사방 백장이내에서 밖으로 밀려나거나 심각한 부상을 당한다면 기권하는 것으로 하는 것입니다.”
지성룡은 일곱이서 합공을 한다는 사실에 조금은 부담이 되지만 어차피 이들을 언제건 한번 꺾어야 한다고 생각하던 참이라 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합시다. 어차피 연무장에서 한다면 모두에게 알려지니 모든 무사들이 다나와서 구경하게 하고 공증인은 나머지 두 단주로 하지요.”
“그럼 미시에 연무장에서 뵙겠습니다.”
“그렇게 합시다.”
지성룡은 소유상과 지강룡이 나가자 그들의 신위를 가늠해 보았다.
“후훗, 잘되었다. 더구나 오검진이라고 이름 붙여진 진식을 한번쯤 볼 수 있겠군.”
천하문의 오태상들이 강적을 만나면 상대하는 합공방식을 어느 정도 정형화한 것이 오검진 이었다.
그들이 일곱이지만 근본적으로 오검진으로 대항할 것이 뻔하였다.
“합공은 상대를 안해 보았는데 걱정이군. 칠대일이라…”
지성룡은 합공을 받을 것을 생각하자 약간은 겁이났다.
별로 합공에는 실전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가끔은 오늘 이후에 칠대 일로 비무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군.’
대둔산의 천하군단 본영은 비무 준비로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지성룡이 양만리와 종일명에게 비무의 준비를 부탁하였기 때문이다.
둘다 양가문의 소문주이지만 특별히 지성룡과 지연룡이 부탁하여 단주를 맡아 주기로 하였다.
지성룡은 오시에 식사를 하고 일치감치 비무를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이번 비무는 져서는 안되는 비무였다. 확실하게 이들을 이겨 우위를 보여야 했다.
칠대 일 비무지만 진다면 향후에 자신이 원하는 대업에 커다란 차질이 빚어질 것이었다. 비무에 응하는 것이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여야 하는 일이었다.
지성룡은 미시가 되기전에 연무장으로 나갔다. 연무장에는 벌써 팔백여명의 무사들과 천하사관과 오관에 있는 자들이 다 나와 있었다.
지성룡은 중앙에 있는 연단에 가서 앉아 천하칠걸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자리에서 조금 기다리자 천하칠걸들이 나왔고 지성룡은 훌쩍 날아 연무장의 한쪽에 섰다.
천하칠걸도 십여장 떨어진 곳에 일곱명이 나란히 옆으로 섰다.
그들에게 종일명이 싸울 준비가 끝났는가를 확인한 연후에 손을 들었고 밖에 있던 양만리가 징을 쳤다.
지성룡은 그들 하나하나는 별로 무섭지 않지만 이들이 합공을 하기에 승천검을 빼어들고 검망(劍網)을 시전하였다.
그런 다음 중앙에 서있는 종결명을 향하여 왼손으로 기습적인 공격을 하였다. 종결명이 이들사이에 제일 불만이 많고 항상 분란의 주동이라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기에 그에게 공격을 맨 먼저 한 것이다. 육성의 공력을 실어서 보낸 검장지공이었다.
종결명은 지성룡이 손을 한번 흔들자 바로 피할 사이도 없이 뭔가 날카로운 것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날아오는 느낌이 들었고 막아갔지만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제대로 막을 수가 없었다. 검으로 막았지만 다 막지 못하여 몸 몇 군데에 파편을 맞은 것처럼 상처를 입고 뒤로 서너걸음이나 물러났다. 그 사이에 다른 천하칠걸은 신형을 날려 지성룡을 포위하였다. 다섯명이 앞으로 나서고 지서룡과 소인상이 지성룡의 전후에 조금 멀리 떨어진 상태로 포진한 형태였다.
지성룡은 종결명을 공격한 이후에 곧바로 다른 자들에게 검장지공을 양손으로 뿌려대었다.
천하칠걸은 예전과 달라진 지성룡의 공격에 당황하였지만 무조건 막아갔다. 모두 한두번의 공격에 조금이나마 상처를 입었다.
그제서야 정해도장이 혼자 춤추듯이 한 행동이 이해가 되었다.
그들도 지성룡의 가벼운 일수에 허둥지둥 막을 수박에 없었다. 막고나서 공격을 하려고 하면 어느새 다시 새로운 공격이 밀려오고 있었다.
지성룡도 그들이 가끔씩 공격을 하기에 어느 한쪽에 집중하여 공격하지를 못하고 있었다.
그들의 공방을 직접적인 공방이기 보다는 십여장 정도를 두고 검공과 장공이 마주하는 공격이 되고 있었다. 지성룡의 입장에서는 근접전으로 가는 것보다는 다소 거리를 두고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였다.
그 것은 실제로 효과를 거두고 있었다. 천하칠걸은 상체의 요혈을 제외한 부위에 상당한 타격을 입어 곳곳에 상처를 입고 있었고 천하칠걸은 지성룡이 전개하는 검망에 걸려 지성룡에게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것을 아는지 종결명이 앞으로 나오기 시작하고 다른 사람들도 앞으로 나오기 시작하였다.
지성룡의 공격에 타격을 입으면서도 나오고 있기에 육성으로 펼치던 진기를 칠성으로 끌어올렸다.
그러자 천하칠걸도 공력으 더 상승하여 대응하는지 이제는 펑펑소리가 우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지성룡은 지금가지 공격을 초식보다는 장공이나 검공위주로 하였던 것에서 벗어나 검기를 이용한 초식으로 바꾸었다.
그것은 이들으 ㅣ공격이 감당할 만하다는 자신감이 들었기 대문이다. 이런 공방은 고수들간에 이루어진다면 수비게 진기가 고갈되어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다시 지성룡은 유성으로 진기를 낮추고 오히려 그들에게 점근하여 공격을 퍼붓기 시작하였다. 그가 내내 태을자를 의식하여 고심하면서 창안한 신법을 이용하여 그들 사이를 헤집기 시작하였다. 이는 힘이 적게들면서 효과적으로 혼전에 대응하는 것이었다.
지성룡은 그들 사이를 다니면서 근접전을 펼치기 시작하였다. 천하칠걸은 자신들이 근접전을 하려고 하였는데 지성룡이 갑자기 이상한 신법을 펼치면서 공격하자 오히려 막는데 힘이 들었다. 지성룡의 공격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무공의 허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면이 있었다.
처음에는 합공에 대하여 두려움이 있었으나 몇번의 공방으로 합공에 대하여 대비하는 요령도 생기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되자 천하칠걸은 속수무책으로 지성룡에게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리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지성룡이 공격해 들어가면 당황하여 막기에 급급하였다. 다행히 다른 자들이 공격을 하기에 지성룡의 공격이 길게 이어지지 않아 아슬아슬한 순간을 겨우 피할 수 있었다.
천하칠걸과의 공방은 벌써 지성룡이 전개한 초수로 이백여초에 이르고 있었다.
천하칠걸의 사지는 지성룡의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고 그들은 새빨갛게 변하고 있었다.
그런 상태로 계속된다면 천하칠걸은 오래지 않아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것이 뻔하였다.
지성룡은 자신이 좀더 강하고 빠르게 공격한다면 그들을 제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그러나 일단은 이들을 통하여 더 많은 경험을 쌓고자 그렇게 하지를 않고 있었다.
초수가 사백여초에 이르는 동안 천하칠걸은 늑대에 좇기는 양들처럼 변변히 공격 한번 못하고 있었다.
지성룡은 마침내 중앙에 자리하여 멈추어 섰다.
“그만하지. 나중에 또다시 겨루는 것이 어떤가? 한달 후에 다시 한번 겨루세.”
지성룡은 이만하면 승패가 갈렸다고 생각하여 멈추기를 청하였다.
천하칠걸도 자신들이 결코 상대가 안된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었다.
만일 생사가 오고가는 실전이었다면 십초지적도 안되는 것을 절감하고 있었다. 실전이라면 지성룡이 이렇게 공격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졌소이다.”
소유상이 패배를 자인하였다.
그들도 이미 승패가 초방에 갈렸다는 것을 느꼈고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입장이었기에 더 이상 말이 없었다.
“오늘의 비무는 상당히 유익하였소이다. 종종 비무를 해봅시다.”
지성룡이 그렇게 다시 말하자 천하칠걸의 얼굴은 조금 변하였다. 계속적인 비무상대로 자신들을 지목하였기 때문이다.
지금의 실력으로는 일방적인 비무가 될 것이 뻔하였다. 그런 비무를 매번 하는 것은 지성룡에게는 심심풀이요 그들로서는 위험한 놀이이기 때문이다. 물론 병신을 만들지는 않겠지만 맘에 들지 않으면 한 달에 한번씩 합법적으로 부하들 앞에서 구타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성룡의 말은 그런 의미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천세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들 중에 절반이상이 이번에 새로 천하문에 몸담은 자들이기에 지성룡의 무위를 확실하게 보이는 자리가 되었고 오늘의 비무로 상무정신이 고취되고 있었다.
지성룡은 천세를 부르는 무사들에게 손을 들어 답을 하면서 연단으로 올라섰고 무사들을 연무장으로 도열시켰다.
“오늘 뜻 깊은 비무를 하였다. 나랑 대결을 한 분들은 여러분들의 대주이자 부대주이다. 그분들은 오늘의 패배를 다음 달에 설욕할 수 있는 기회가 있고 앞으로 한달 동안 연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여러분들도 연무에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 또한 본 천하군단이 정비되면 정기적으로 비무대회를 열어 강한 무사를 포상할 것이다. 강하다면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줄 것이다. 그러니 연무에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
지성룡은 간단하게 언급을 하였다.
새로이 온 그들은 지성룡의 무위를 모르지만 천하칠걸의 무위만은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고 그들을 어린아이 다루듯 이긴 지성룡에게 경외감을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