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문무공-93화 (93/149)

제  목: [연재] 독문무공(93)

26. 몽상

마차는 조용히 달려 낙양 망산 기슭에 있는 거대한 장원에 당도하였다.

마차가 당도하자 육중한 대문이 열리고 마차가 들어가자 대문이 닫혔다.

들어간 대문에는 천륭대장군부라고 써있는 현판이 걸려 있었다.

천륭대장군부라는 현판은 명초 건국 시에 공이 큰 냉만휘의 공을 치하하기 위해 영락제가 하사한 편액이었다.

냉만휘는 홍무 말년에 낙향을 하였다.

조정에서 정쟁과 모함이 판을 치는 것이 싫어 떠나온 것이다.

그가 그렇게 한데는 그대로 있다가는 언제 모함에 걸려 죽을 지 모르는 상황이 될지 모른다는 위험을 감지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말년을 여기에서 보내었고 그 후에 출사를 하지 않았다.

영락제는 천하를 평정하고 군부의 동요를 막기위해 냉만휘를 중용하려고 하였지만 냉만휘의 나이가 이미 예순다섯이나 되었기에 출사를 사양하였고 영락제는 군부의 인심을 얻기 위해 냉만휘에게 천륭대장군이라는 명예직을 하사하였다.

그러면서 친히 현판까지 내리기도 하였다.

그것은 군부의 많은 장수들이 냉만휘의 무위와 인품을 존경하기에 그를 우대하여 정치적인 안정을 꾀하기 위한 노력 때문이었다.

마차는 대문을 들어와서 멈추어 섰다.

마부가 내려서 마차의 문을 열자 안에서 사람이 내렸다.

“어서오십시오. 대공자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마차에서 내린 사람은 이십대 중반의 인물로 화복을 입고 있었다. 그의 기품이나 차림새에서 결코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보이고 있었다.

사십대의 문사 차림의 인물이 인사를 하여도 그저 한번 쓱 보고 시선을 돌리고 말았다.

그의 그런 태도에 누구도 이상하다는 표정이 없었고 앞장을 서서 가자 조용히 따라가기 시작하였다.

“뒤쪽 후원에 계십니다.”

마부와 마부 옆에 있던 이십대후반의 인물들은 앞뒤로 서서 청년을 호위하는 듯 하였다.

그들이 한참을 걸러 당도한 곳은 으리으리한 고택을 십여 개 지나 탁 트인 정원이 있는 곳이었다. 정원은 무려 백여장의 넓이에 이르고 있고 온갖 화초와 수목이 잘 가꾸어져 있었다.

산자락에 대청이 넓어보이는 전각이 한채 자리하고 있었다.

전각은 가운데가 넓은 대청이 있고 양쪽으로는 방이 존재하는 구조였다. 길이가 십여장이나 되는 커다란 전각이었다.

그때 대청마루에 학창의를 걸친 인물이 나타났고 그 청년이 나타나자 화복의 청년은 전각을 향하여 다가갔다.

학창의 청년도 대청에서 내려와 청년을 향하여 다가왔다.

“어서오시오.”

“정말 오랜만이오.냉형.”

그들은 반가움에 겨워서 손을 마주잡고 한참동안 놓을 줄을 몰랐다.

그들은 다시 전각으로 가기 시작하였고 다른 시종들은 대청아래에 머물렀고 둘만이 대청에 올라 왼쪽에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학창의를 입은 청년은 냉우헌으로 냉만휘의 증손자였다. 한편 화복을 입은 청년은 이자균으로 현재 군부의 실세인 이단현의 삼자였다.

“무슨 일로 왔는가?”

“큰 문제가 발생하였네. 현재 자네에게 밖에 말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이렇게 도움을 요청하려고 왔네.”

냉우헌은 이자균이 급하다고 하자 의아한 얼굴이 되었다. 말이 천륭대장군부이지 일반장원이나 다름이 없는 처지였다. 그저 허울뿐이었다. 지금은 아무런 실권도 없는 처지였다. 다행히 선조들이 남겨놓은 땅에서 나오는 소출로 이만한 장원을 유지하고 있는 명가에 불과하였다.

당대 최고의 실세인 이대장군부에서 이런 청을 하는 것은 의아하였다.

“그 것이 무슨 말인가? 나야 허울뿐인 존재가 아닌가?”

“자네밖에 이일을 성공시킬 사람이 없네.”

그렇게 다시 말을 하자 냉우헌은 더욱 의혹이 커졌다.

“그렇게 궁금하게만 하지말고 말을 해보게.”

“강호의 일일세. 자네는 강호의 사람들과 친분이 있지 않은가?”

그 말에 냉우헌은 난감한 기분이 들었다.

냉가는 냉만휘가 남긴 무공을 가지고 가전무공으로 전수해오고 있었고 냉우헌은 그 것을 기화로 강호의 청년들과 친분이 많았다. 그의 신분 때문에 무림에 나서지는 못하였지만 한때 군웅회의 사람들과 형제지교로 사귀기도 하였다.

오년전에 군웅회가 풍비박산이 나면서 그의 이런 세교도 끝이 났지만 팔룡과는 막역한 사이였다. 보기에는 이십대 중반이지만 이들의 실제 나이는 서른 넷이나 되는 나이였다.

“내가 아는 자들은 고작 군웅회의 인물들이네. 그들이라고 하여 보았자 천하문의 참룡검객에 져서 이제는 모두 은둔해 있는 형편이네.”

냉우헌은 자신의 비밀을 친구가 알자 흠칫하였지만 큰 비밀도 아닌지라 시인을 하였다.

“내가 이렇게 온 것은 양대장군가에 있는 악적 때문일세.”

양대장군가에 있는 악적이라고 하자 냉우헌은 얼굴이 굳어졌다.

최근에 등장한 양사청이라는 무장은 어느 사이에 오군도독부의 도독이 되었고 황제로부터 대장군부라는 호칭까지 받게되었다. 이런 양대장군부의 부상의 이면에는 양진충이라는 양사청의 아들이 있었다.

그는 어디선가 무공을 익혔는지 몰라도 어느 사이에 황실최고의 고수로 부상을 하였고 금위위 좌영반이라는 직책을 꿰차고 있었다.

그 양진충 덕택에 그 아버지인 양사청도 어느 사이에 고속 승진을 한 것이다.

“그가 금위위 좌영반이나 자네 가문에 비하면 아직 애송이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 것이 문제가 아닐세. 본가에서 금위위 우영반을 천거하는 것이 관례가 아닌가? 한데 그자가 농간을 부려 금위위 우영반이라면 자신의 십초지적은 되어야 한다는 것일세. 이는 태감 왕진의 지시를 받고 하는 짓이네.”

태감 왕진은 동창제독으로 동창은 금위위와 더불어 황실의 이대 권력기관이었다.

“실로 그렇다면 결국 금위위도 그자의 손에 넘겨주어야 하는가?”

금위위 통령은 아무런 실권이 없는 자리이고 실권은 좌우영반이 가지고 있었다. 금위위 통령은 나이가 든 문신이 맡는데 명목상의 수장에 불과하였다. 단지 하는 일이란 황제의 지시를 받아 전달하는 역할에 불과하였고 모든 것은 좌우영반이 각각 이천명의 인원을 부려 황궁을 수비하고 감찰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황제에게 그런 식으로 말을 하여 재가를 받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물론 각 대문파에 협조를 받으면 가능하겠지만 그렇다고 공개적으로 할 수도 없고 금위위 영반의 자리가 아무나 맡을 수 있는 자리도 아니지 않은가?”

냉우헌은 실로 골치 아픈 문제라는 것을 알았다.

자신과는 상관이 없지만 아직까지 명문거족이기에 황실의 일과 무관하지도 않는 일이었다.

환관인 왕진이 권력을 하나 둘 쥐기 시작하는 것은 그도 우려하는 바였다.

“어떻게 했으면 하는가? 천거할 인물이 없다면 자네라도 나서주게.”

냉우헌은 이말이 떨어지자 난감하였다.

천거를 할 인물이 없기에 냉우헌을 천거하는 것이었고 이 말을 하기 위해 자신에게 온 것이었다. 안들었다면 모르지만 듣고 냉정히 거절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런 일에 자신이 끼어 들었다가는 자칫 패가망신할 수도 있었다.

“이일은 가내의 존장들과 의논을 해야할 일이네. 그리고 조정에 들지 말라는 증조부의 유시가 있기에 어떻게 해볼 수도 없을 것이네. 차라리 전란이 발생하여 국경에 나가 싸우는 일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곤란한 일이네.”

냉우헌은 곤란한 일이기에 거절을 하였다.

“자네는 이일에 식견이 있으니 알 것이 아닌가? 금위위 영반으로 손색이 없는 자가 있는지라도 생각해주게.”

“그런 인물이라면 내가 한사람 생각이 나는데 지청운장군이라고 아는가?”

“이름은 들어보았네. 옥문관에 있다가 얼마 전에 태원의 산서지휘부 부지휘로 옮긴 인물말인가?”

“그렇네. 내가 듣기에 그의 무공이 상당히 고강하다고 들었네. 가문도 천하제일거부라는 개봉의 지씨이니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오.”

“음, 그가 무공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잘 모르는 이야기네. 그가 고강한가?”

“물론이네. 밖에 있는 우리집 총관이 바로 그 밑에 있던 자인데 그의 무위에 대하여 항상 칭찬을 하였네. 나보다는 그가 더 적임자일 것이네.”

냉우헌의 말에 이자균은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나이가 얼마나 되는지 아는가?”

“오십정도로 아네.”

“자격이나 모든 면에서 문제는 없지만 그가 이 일을 수락할지, 또한 그가 십초를 버틸지 모르겠네.”

“아마 버틸 수 있을 것이네.”

“일단 같이 가보세. 부지휘라면 정오품의 관직이니 종삼품의 영반에 오르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네.”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네. 같이 가자고 한다면 그렇게 하겠네.”

“모레가 무림공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진시말에 모이기로 하였다 합니다.”

운정도장은 정해도장을 만나자 머물고 있던 객잔으로 왔다.

“그래 소식은 좀 염탐하여 보았느냐?”

“예,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가 바로 맹주 후보로 가장 유력한 자가 제갈중명입니다.”

“그라면 당연한 일이지. 천하문에서도 그자를 천거하느냐?”

“네, 그렇습니다. 천하문에서도 그자를 밀어준다고 합니다.”

“또 다른 소식은 없느냐?”

“혹시 군웅회라는 아이들을 아시옵니까?”

“음 세가의 조무래기들 말이냐? 경거망동을 하여 일을 그르친 놈들이 아니냐?”

“그들이 이번에 모였습니다. 그러나 들리는 말에는 그저 아무런 결론이 없이 끝나고 말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천하문에 반하는 애들이라 이들을 이용한다면 뭔가 방법도 있을 것 같습니다.”

“쓸데없는 짓이다. 괜히 그런 애숭이들을 움직이려다가 천기가 누설되어 일을 망칠 수가 있다. 차라리 그저 다들 모였을 때 난입하여 일거에 사람들을 제압하여 전격적으로 맹주가 되는 것이 낫다.”

승천검황처럼 장내에 나타나 내가 맹주를 하겠다고 할 요량이었다.

그렇게 하면 자신의 권위에 밀려 모두가 양보를 할 것으로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참룡검객의 무위에 대하여 알아보았는데 검마를 처치한 것은 참룡검객이 아니라 천하문의 오태상 중에 세명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그들에 대하여 들은 것이 있느냐?”

“이번에 천하문의 오태상중에서 지청현만 와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청현도 나이가 들어서 예전의 기력을 잃고 그저 노인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알았다. 그저 조용히 이곳에서 시간이 가기를 기다리자. 괜히 다니다가 신분이 들켜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망치는 수가 있다.”

정해도장은 자신의 권위로 밀고 나가다가 안되면 겁박하여 맹주로 추인을 받을 생각이었다.

자신의 권위나 무공에 도전할 상대가 없다고 생각하는 정해도장이었다.

무림공회의 자리에 들어만 간다면 맹주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정해도장이었다.

“좀 알아보았나”

지성룡이 갑자기 묻자 용소명은 무얼 묻는지 하다가 얼른 답을 하였다.

“묵가장의 묵도형을 보내어 알아보았습니다.”

“어디까지 진행되었지?”

“무림맹의 출사에 대하여 운을 떼었더니 대부분은 호감을 보였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것은 맹주 선출이 끝나고 논해야 할 것입니다.”

“그들을 무림척살대에 영주로 받아들이는 것도 한번 생각해 보시오.”

“그렇게 인총관과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위지강천을 한번 만나고 싶은데 연락을 해보게.”

“그렇게 하겠습니다. 한데 만나서 무엇을 이야기할 것입니까?”

“그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싶네. 또한 그에게 한가지 부탁할 것도 있네.”

용소명은 가끔 지성룡이 일을 할 때 예측을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갑자기 부탁을 한다고 하자 그 일이 쉽게 예측이 안되었다.

“부탁이라니요? 그에게 무슨 부탁할 것이 있습니까?”

“일단 만나게나 해주게. 그 일은 만나서 이야기할 것이네. 먼저 알면 재미가 없지 않은가?”

용소명은 지성룡이 다소 장난기 있는 말로 일러주지 않자 더욱 궁금해 졌다.

“한번 알아 맞춰보게. 그 것이 무엇인지 만나기 전에 나에게 말해주게.”

용소명은 지성룡이 웃으면서 말하자 그런 지성룡이 무슨 의미로 그렇게 하는지 오히려 그 점이 더 궁금해 졌다.

용소명은 한가지의 질문에 두 가지의 답을 맞추어야 하는 일이 생겨 내내 골머리를 앓게 되었다.

“어서오십시오. 소장의 집으로 이렇게 오다니 무슨 연유라도 있습니까?”

지청운은 명문거족의 자제가 사저로 은밀히 찾아오자 의문이 생겼다.

“안으로 들어가십시다.”

지청운이 안으로 그들을 인도하였다.

“냉장군님은 소장도 존경하는 분인데 그분의 후손을 이렇게 뵈니 영광이오이다.”

지청운은 냉우헌을 보자 냉만휘에 대한 흠모를 표하였다.

“아닙니다. 오히려 천하단의 활약이 더 크다고 들었습니다. 지장군의 조부님이 더 대단하신 분이지요.”

냉우헌도 그렇게 지청운을 추어주었다.

“제가 온 것은 청이 있어서 왔습니다.”

“무엇입니까? 저같이 변방의 장수에게 청을 할 것이 있습니까?”

지청운은 그들이 청이라고 하자 내심으로 천하문과 관련이 된 일을 부탁하려나 보다고 생각을 하면서 다음 말을 기다렸다.

천하문에게 돈을 좀 융통해 달라고 하는 청이려니 짐작을 하고 있었다.

“금위위 우영반의 자리를 맡아 주시오.”

이자균은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하였다.

“아니 변방의 장수가 그런 중임을 맡다니 생각지도 못한 일입니다.”

지청운은 자신에게 그런 일을 제의하는 그들의 속을 모르기에 일단 한발 뒤로 뺐다.

“실로 이 나라의 사직이 환관의 손에 좌지우지 되는 상황입니다. 그자가 좌영반의 자리를 차지하더니 이제 우영반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양사청과 양진충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지청운은 이런 이야기를 듣자 안들은 것보다도 못한 느낌이 들었다.

“음, 무공을 익히고 있다면 실로 동창의 비밀연무를 하였거나 아니면 대문파의 비밀연무를 하였다는 것인데 그자의 무공내력은 모릅니까?”

“모릅니다.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어 아버님이 저에게 강호의 도움을 받기를 원한 것입니다.”

이자균의 말에 지청운은 자신이 감당하기에는 벅찬 일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일은 강호의 세력이 개입되어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일이 발생할 수가 없다.’

지청운은 이 일에는 단순한 일이 아니라 뭔가 생각치 못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소장이 감당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말을 하였지만 거절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은 지청운도 알고 있었다.

“지장군이 아니면 감당할 사람이 없소이다.”

지청운의 얼굴에는 곤혹스러운 빛이 감돌기 시작하였다.

이런 일은 사지일 수가 있었다.

“삼일의 말미를 주면 아니 되겠소?”

지청운은 쉽게 판단이 되지 않아 말미를 요청하였다.

“그렇게 해드리는 것이 어려울 것이 있습니까?”

이자균은 지성운이 한마디로 자를까 두려웠는데 시간을 요청하자 한시름 놓을 수가 있었다.

“한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소이다. 무공수위가 어느 정도라고 합니까?”

“최절정은 넘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검강을 시전하는 것을 보았다는 자가 있었소이다.”

이자균의 말에 지청운은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최절정의 무공을 보였다는 것은 그보다 위의 수위에 있다는 것인데 설마 등봉조극에 올라섰다는 것인가?’

지청운은 겁이 나기 시작하였다. 무림의 격언에 삼푼은 감추라고 하는데 그렇게 본다면 충분히 위의 수준에 들었다고 보아야 했다.

“알았소이다.”

“그럼, 제가 삼일 후 이 시간에 오겠습니다.”

“예, 그럼 살펴가십시오.”

지청운은 그들을 배웅하기위해 밖으로 따라나갔다.

“들어오너라.”

지하성은 손님이 가자 방안으로 따라 들어왔다.

“너는 지금 즉시 이 글을 가지고 개봉으로 가서 문주에게 전달을 하여라.”

지하성은 지청운이 글을 써주자 받아들을 수밖에 없었다.

“이일은 정말 다급한 일이다. 그러니 만일 글을 분실할 경우를 대비하여 너에게 내용을 일러줄 것이니 잘 들어라.”

지청운은 지하성에게 오늘 온 사람들에 대한 일에 대하여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대화의 내용과 양사청과 양진충에 대하여 조사를 해달라는 것과 이들이 강호의 세력과 연계가 되어 있는 것 같으니 지급으로 조사를 바란다는 말을 하였다.

“알겠느냐?”

“예, 명심하겠습니다. 그러나 소자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총관어른도 별도로 보내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알겠다. 그렇게 하자. 동창이 엄중하게 감시를 할 줄도 모르고 만일 서찰을 뺏기는 수도 있을 것이니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 좋겠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지청운은 지하성이 내놓은 글을 손으로 비벼 가루로 만들어 버렸다.

“너는 가장 믿을 친구가 있느냐?”

지청운이 묻자 지하성은 의아하였다.

“예. 친구는 아니지만 믿을 만한 자가 하나 있기는 있습니다. 영하상회의 양만경입니다.”

“양만경이라면 천하상단의 태원지부의 지부장 아들말이냐?”

“예, 그렇습니다.”

“가지 말고 그 친구에게 몰래 내용을 전달하여라. 그리고 전서구로 본문에 지금으로 이일을 알아달라고 부탁을 하여라.”

지청운은 비밀을 지킬 방안을 생각하면서 갈팡질팡하였다.

“또한 오늘부터 집안의 경계를 철저히 하라고 하여라.”

“그말은?”

“자칫 잘못하면 동창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 그들은 나도 암살할 수가 있는 자들이다.”

“알겠습니다. 차라리 공개적으로 지부장에게 본문의 무사들 중에 일부를 집 주변에 배치해달라고 전달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하여라. 만사는 철저히 해놓는 것이 후환이 없다. 그렇게 하여라. 지부장에게 내가 보잔다고 전하여라.”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하성은 지청운이 이렇게 허둥대는 것은 처음 보는지라 지금의 내용이 얼마나 엄중한지를 알 수가 있었다.

“수선스럽지 않게 최대한 은밀히 추진하여라. 자칫 잘못하면 큰 일이 벌어질 수가 있다. 그러니 내가 지금 두려워 하고 있는 것이다.”

지청운은 지금 자신이 사지에 들어 있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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