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문무공-67화 (67/149)

제  목: [연재] 독문무공(67)

영빈관의 처소에 마련된 식사는 서른명이 모여서 먹는 식사답게 사황성에서 각별히 준비를 하여 차려왔다.

여덟명을 따로 식사를 하도록 만들고 젊은 사람 스물 두명을 같이 식사하도록 자리를 배치하였다.

황영지는 맨 끝자리에 지성룡의 옆에 앉도록 하였고 지장룡과 지연룡이 그들 앞에 앉았다.

“그 동안 강호유람이 즐거웠소이까?”

지연룡은 황영지를 보자 인사를 건넸다.

“예. 어른들과 상공이 보살펴주셔 어려움이 없이 잘 다녔사옵니다.”

황영지가 지성룡을 상공이라고 칭하자 지연룡과 지장룡은 지성룡을 보았다.

“황소저를 내자로 맞을 생각이옵니다.”

지성룡은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을 것 같아 사실대로 말하였다.

“이거 그러면 황소저가 제수씨가 되는 것입니까?”

지장룡은 지연룡에게 말을 건네었다.

그렇게 말을 하였지마 황영지에게 그렇냐고 묻는 의미가 있었다.

“예, 어르신들이 받아들여 주신다면 그렇게 할까하옵니다.”

황영지의 말은 이미 두 사람이 그렇게 하려고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이거 축하해야 하나?”

“당연한 것이지요.”

지연룡과 지장룡은 서로 주거니 받거니 말을 하면서 두사람에 대하여 정리를 하였다.

“한데 그 동안 있었던 일이 궁금하니 이야기를 좀 해보아라.”

그렇게 말하자 지성룡과 황영지는 번갈아 가면서 소림사 비무부터 시작하여 흑혈강시와 중독에 대하여, 사황성에서의 사마와 패도의 대결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였다.

“실로 많은 일이 있었구나. 사황성에서 무슨 거래를 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그 것에 대하여 아느냐?”

“그 일은 조금 복잡하니 식사가 끝난 후에 제 방에 가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자. 이런 자리에서 말하기는 조금 문제가 있구나.”

“어르신들이 참으로 어려운 일을 겪었다고 들었습니다. 흑혈강시들을 만나신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지일광이 자리에 앉자 승천검황에게 안부를 물었다.

“그일로 성룡이가 큰 곤욕을 치루었네. 실로 위험천만한 일이었네.”

“정말로 일어났다는 소식을 같이 들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걱정에 잠을 자지 못하였을 것이옵니다.”

지일광은 그렇게 말하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랬을 것이네. 여기 있는 이기가 상당히 걱정을 많이 하였고 그대 지키느라고 수고가 많았네.”

그 말에 지일광은 무적철검과 무상도에게 고맙다는 예를 표하였다.

“그리고 두분 어르신, 성룡이에게 일을 들었습니다. 황소저를 손부로 맞이하려고 하는데 두분의 의향을 듣고 싶사옵니다.”

그렇게 약간은 두루뭉실하게 이야기를 하여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은 다른 네명의 원주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하였다.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이런 말에 당사자 사이에 혼인할 의사가 있는 정도로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말이었다.

“나도 그말을 매듭짖고자 하였네. 그렇게 하도록 하세나. 모든 것은 자네가 알아서 조치를 하게나.”

무적철검은 더 이상 논의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모든 것을 지일광에게 일임하여 버렸다.

“예, 그럼 그 일은 제가 돌아가는 대로 애들과 의논하여 처결토록 하겠사옵니다. 이번에 돌아가는 길에 아예 데리고 가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성룡이는 밖에서 할일이 있지만 여자가 그렇게 밖으로 다니는 것은 무림의 여자라고 하나 다소 걱정이 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해주시게. 우리도 이제 영지가 밖으로 도는 것이 적절치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네.”

그렇게 하여 황영지의 개봉행이 결정되었다.

이기는 둘의 혼인이 지일광의 말로 매듭이 지어지자 다소 안심이 되었다.

지일광과 당사자가 이제 인정한 이상 문제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지연룡은 지성룡을 따라서 지성룡이 머무는 곳으로 왔다.

“이제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지연룡이 말을 먼저 꺼내었다.

“형님은 사황성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사황성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다니? 그저 강남을 주름잡고 있는 흑도 세력이 아니냐? 그렇게 생각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이 있을 수가 있겠느냐”

지연룡은 지성룡이 묻는 의도가 파악되지 않아 그렇게 반문하였다.

“이번 사황성과 천지문의 분쟁에 대하여 알고 계시옵니까?’

“물론 사황성의 일부 반도가 반란을 획책하고 이들과 천지문에서 결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천지문에서 사황성을 흡수하고자 욕심을 부린 것으로 알고있다.”

그렇게 지연룡은 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개입한 것도 그 일이 천지문의 의도대로 된다면 흑도 일통을 이루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에 방지를 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지성룡의 말에 지연룡은 왜 이런 이야기를 지성룡이 꺼내는지 의아하였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대부분의 사람이 짐작할 만한 내용이었다.

“천지문에서도 노렸듯이 사황성은 강남을 진출하려고 하는 자들에게는 실로 매력적인 먹이감이옵니다.”

지연룡은 갑자기 사황성을 먹이감이라고 하자 지성룡을 다시 보았다. 지성룡이 말하는 어투에서 사황성을 어떻게 해보겠다는 의도가 물씬 풍겨 났기 때문이다.

말은 은연중에 자신의 생각을 담기 마련이었기 때문이다. 먹이감이라는 것은 사황성을 장악해보겠다는 생각을 하기전에는 사용할 이유가 없는 말이었다.

“무슨 뜻이냐? 설마 우리가 사황성을 어떻게 해보자는 것이냐?”

지연룡은 지성룡이 사황성에 대하여 딴 뜻을 품는 것 같아 놀라서 물었다. 천지문에게 약점을 보여 지금은 다소 곤궁하지만 만만하게 그런 수작을 부리다가는 큰 일이 생길 수가 있었기에 얼른 질책하듯이 물은 것이다.”

“소제는 사황성을 제가 거두고 싶습니다.”

지성룡이 갑자기 전음으로 말을 하였고 사황성을 거둔다는 말에 기가 막혀 말을 못하였다. 어리게만 보았던 지성룡이 갑자기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었다.

한달 만에 본 지성룡은 예전에 자신이 생각하던 지성룡이 아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들었지만 이렇게 변하자 예전의 동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지성룡이 말하는 것은 천하문이 아니라 지성룡 자신의 수하로 분명히 거둔다고 하는 것을 파악할 수가 있었다.

“너의 개인적인 세력으로 만들어 버린다는 것이냐? 그런 생각을 누구에게 말하였느냐?”

지연룡은 너무나 엄청난 이야기이기에 자신도 익숙하지 않은 전음을 사용하여 동생에게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였는지 물었다.

“형님이 두번째입니다.”

“그러면 검황어르신께도 말을 하였느냐?”

“검황어르신에게 말씀드리지는 않았습니다. 그 말을 처음들은 사람은 사황성의 소성주입니다.”

그 순간 지연룡은 이미 지성룡이 일을 저지른 것을 알았다.

소성주에게 말을 하였다는 것은 이미 일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황영지를 신부로 맞는다는 이야기와 맞물리자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황성의 영소혜를 부인으로 맞지 않는 한 사황성을 지성룡이 거둔다는 것은 지연룡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되었다.

“너는 아까 황소저를 부인으로 맞을 생각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렇습니다. 황소저는 부인으로 맞을 것이옵니다. 하온데 사황성을 거두는 것과 무슨 연관이 있사옵니까?”

“그러면 어떻게 네가 사황성을 거둔다는 것이냐? 소성주와 혼인을 한다는 것이 아니었느냐?”

영소혜와 혼인으 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사황성을 제가 거둔다고 하여 영소혜와 반드시 혼인을 해야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성룡의 말에 지연룡은 아무리 생각해도 길이 없어 보였다.

“제 수하로 영소혜를 거두면 되는 일이옵니다.”

그 말에 지연룡은 더욱 어이가 없었다.

사황성이 어떤 세력인데 혼인도 하지 않고 수하로 거둔다는 생각을 하는 지성룡의 생각이 어이가 없고 황당하기까지 하였다. 그것을 생각한다면 실로 커다란 잘못을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이런 생각을 영소혜에게 말하였다면 수습도 곤란한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런 말을 정녕 소성주에게 하였느냐?”

“그렇습니다. 이미 제 수하로 거두었습니다.”

지성룡의 말에 지연룡은 믿어지지가 않아 한동안 말을 하지 못하였다.

그런 일을 지성룡이 벌였다면 이제는 뒷처리가 중요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하여도 믿어지지가 않았다.

“이미 그 일은 진행 중에 있습니다. 형님이 저를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지성룡의 말에 지연룡은 이제 두려워지고 있었다. 이 말을 듣고 도와주지 않는다면 결국 동생과는 대립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일이 얼마나 엄청난 일이라는 것을 모르느냐? 당장 집안 어른들이 안다면 뭐라고 할 것이며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느냐?”

지연룡은 동생의 위험한 도박이 걱정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미 일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소제도 소성주가 도움을 요청하기에 지금까지 도와준 것 이상으로는 어렵다고 하였는데 다시 간절하게 요청을 하여 무리한 요구이지만 거절할 생각으로 수하가 되라는 조건을 내걸었고 거절할 것으로 생각하였지만 예상과는 달리 수락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성룡은 다소 위협적인 분위기에서 일이 이루어 졌다는 것은 말하지 않았다.

지연룡은 아무리 생각하여도 이해가 되지 않아 가만히 있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판단이 서지를 않았다.

“그러면 어떻게 할 생각이냐? 설사 수하로 거두어도 이일을 천하에 공개할 수는 없지 않으냐?”

“그렇습니다. 당분간, 어쩌면 영원히 밝힐 수도 없을 것입니다. 밝혀진다면 천하에서 저나 본문이 설 곳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형님에게 도와달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지성룡의 말에 지연룡은 하나밖에 없는 친동생이 이런 위험한 일을 어떻게 하여야 할지 고민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고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

“그러면 증조부님에게 들은 천하문과의 합작도 네가 생각하여 꾸민 일이냐?”

“그러합니다.”

지연룡은 동생이 이미 돌이키기에는 너무나 먼 길을 와버린 것을 알았다. 여기서 그만두기에는 그 파장이 너무나 컸다.

“오늘 밤은 내가 생각을 좀 하고 내일 아침에 이야기를 다시 나누자.”

지연룡은 너무나 갑작스러운 이야기라 뭐라 말을 할 수가 없어 시간을 가지자고 말하였다.

“알겠습니다. 제가 아침에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이일을 어떻게 한다는 것이냐? 저애가 무슨 생각을 한다는 것인가?’

지연룡은 자신이 머물 방에 돌아와서 침상에 들었지만 생각에 잠겼다.

‘설마 저 애가 다른 흑심을 품었다는 것인가? 흑도를 거둔다는 것은 흑심을 품었다는 것인데 본문을 어떻게 하지 못하니까 사황성을 거두어서 제 욕심을 채운다는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자 두려워 지기도 하였다.

‘설마 천하제패를 생각한다는 것인가?’

지연룡은 지성룡의 야망이 심상치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남자라면 그런 생각을 해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나 위험한 일이다.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은 결국 파멸에 이르는 길이 된다.’

지성룡이 순간의 판단을 착오하여 효웅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일은 이렇게 벌어져버려 수습도 그리 쉬워 보이지가 않았다.

‘하나 그가 천하문에 대하여 어떤 성취를 이루지 못하기에 이런 일을 벌일 수도 있다. 나에게 말을 한다는 것은 그런 생각을 하기에 먼저 알린 것이 아닐까?’

지연룡은 그래도 친형이기에 믿고서 도와 달라고 협조를 요청하였다는 사실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일을 어떻게 수습한다는 것인가? 사황성의 소성주는 무슨 생각으로 성룡이의 수하가 된다고 하였는가? 거짓으로 수하인 척을 한다면 나중에 성룡이의 분노를 감당할 수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텐데….. 성룡이가 말은 없지만 상당히 독한 면이 있다. 비무나 여타의 일처리를 볼 때 항상 자신의 전부를 보인 적이 한번도 없다. 그의 실력이 보여주는 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그 보여주지 않은 그 무엇으로 설마 사황성의 소성주를 협박하였다는 것인가?’

생각이 여기에 미치지 동생이지만 지성룡이 두려워지기까지 하였다.

집안의 누구도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짓을 하여도 지성룡을 제어할 능력이 없는 것이다. 무공에 있어서는 오원주를 넘어선 것으로 생각이 들었다. 만일 지성룡이 집안 어른들의 의견을 무시한다면 오태상이나 나서야 제어가 가능할 것이었다.

‘실로 우환덩어리가 될 수도 있다.’

지연룡은 그런 생각이 들자 두려움이 생겨났다. 더구나 비밀을 들었다는 생각을 하자 만일 자신이 동생의 제안을 거부하였을 때의 일이 이제는 걱정이 되었다. 그런 비밀을 알린 것이 이제는 협박으로까지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동생이라는 생각에 기우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허, 비밀을 들었으니 집안 어른들에게 알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거절을 할 수도 없으니…’

그러다가 사황성을 단순히 수하로 거느리는 것과 천하제패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생각이 미쳤다.

사황성을 장악하는 것만을 생각한다면 문제가 아니지만 그 것이 천하제패의 일환이라면 결국은 천하문도 해당이 된다고 할 수가 잇었다.

천하제패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천하를 독존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천하문까지도 자신의 수족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천하문의 문주가 될 사람이 엄연히 있는데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결국은 자신이 직접 천하문의 문주가 되거나 아니면 천하문의 문주마저도 수족과 같은 처지로 만들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결국 지성룡이 천하제패를 한다는 것은 일차적으로 형인 자신마저도 그에게 있어서는 수하나 다름없이 생각한다는 것이 되었다.

지연룡은 결국은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면서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하고 밤을 꼬박 새우고 말았다.

“너의 이야기를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이 나지 않는구나. 당장 오늘 사황성과 협상을 시작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말도 전음으로 대화가 시작되었다.

지성룡은 지연룡이 고민을 하자 이미 예상은 하였지만 내심으로 마음이 무거웠다.

어제 지연룡이 돌아간 이후에 지성룡도 많은 생각을 하였지만 길이 없었다. 이제는 밀고 가지 않으면 다가올 파탄이 두려웠다.

“너에게 마지막으로 묻겠다. 천하제패를 하겠느냐?”

지연룡의 말에 지성룡은 막연히 생각하던 이야기이지만 막상 말이 되어 다가오자 선뜻 대답하기가 두려웠다. 그러나 지연룡을 마주보았다. 이제 선택을 해야 했다.

“그렇습니다. 천하제패를 하고 싶습니다. 형님이 도와주십시오.”

지성룡은 이렇게 말하고 나자 실로 마음이 오히려 후련해 지는 것을 느꼈다.

지연룡도 지성룡의 입에서 그말이 나오자 마음이 홀가분하여 졌다.

지연룡은 한번도 천하제패에 대하여는 생각해보지 못하였다. 그저 천하문 하나라도 물려받아 무사히 이끌다가 후대에 물려줄 욕심이 그가 가진 야망의 전부였다.

그러나 막상 천하제패를 말하는 동생을 보자 오히려 기특하다는 생각과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말을 듣자 지난 밤에 생각한 것을 확인할 필요를 느껴서 물었다.

“천하제패라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다. 역사이래 수많은 사람이 도전하였지만 쉽게 이루지 못한 길이다. 천하인 모두를 너의 발아래 놓아야 하는 길이다. 결국은 본문도 너의 발아래 두겠다는 것이냐?”

그 말은 지연룡으로서는 실로 중요한 물음이었다. 지성룡이 막연히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지 이문제도 생각해 보았는지를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문제도 오래 동안 생각을 하여 보았습니다. 그리고 형님이 제가 그런 일을 하려한다면 도와주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지성룡의 말은 지연룡의 말을 긍정하면서도 형의 체면을 세워주려고 하는 것이다.

당연히 형이기에 동생이 천하제패를 하는데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으로 말하여 수하가 된다는 생각은 말라는 식으로 질문에 들어있는 분쟁의 요소를 비켜가려고 하였다.

지연룡은 지성룡의 말에 다소 어이가 없었다. 당연히 지연룡이 지성룡의 천하제패에 도와야 한다는 듯이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연룡은 지성룡의 언변이 엄청나게 늘었다는 것을 알았다. 예전의 동생으로 아직도 생각하는 것은 이제 맞지 않았다.

“좋다. 도와주겠다. 하나 아버님을 포함하여 할아버님, 증조부님, 고조부님한테는 최소한 말씀을 드리고 설복을 시키도록 하여라.”

지연룡은 지성룡이 천하제패를 한다는 말에 결국은 돕기로 하였다.

한번 사는 인생에 자신이 그런 야망을 가지지는 못할 망정 동참은 해보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면 오늘 어떻게 하여야 하느냐?”

“말 그대로 객점 몇 개를 인수하고 표물운송에 대하여 서로 협조를 하기로 양해를 하면 됩니다. 또한 사황성에서는 이일에 대하여 제가 관여를 해야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그러면 방법을 생각해본다는 말로 일을 마무리 지으십시오. 그리고 협상을 하러 갈대는 가급적이면 다른 사람을 두세명 동반하십시오.”

지성룡의 말에 지연룡은 타 가문의 눈을 의식하라는 말로 들었다.

그렇게 결국 지연룡도 지성룡의 위험한 도박에 동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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