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연재] 독문무공(59)
"뭐라고?"
영소혜는 정문에서 온 전갈에 놀라서 되물었다.
사황성의 입구에 지금 승천검황의 일행이 도착하여 사마를 보고자 한다는 전갈이기 때문이었다.
생각을 할 필요가 없이 뛰어나가고 있었다. 사황성의 중정(中庭)에 가자 사마도 이미 연락을 받았는지 나오고 있었다.
이런 위기의 순간에 승천검황이 온다는 것은 반갑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그들이 외전을 지나 정문으로 가자 그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오십시오? 연락을 주셨으면 마중이라도 나갔을 것입니다. 어서 안으로 들어오시지요."
사마는 승천검황 뒤에 서있는 일행을 보았다.
"아이고 이기(二奇)분들도 계셨습니다. 이렇게 다시 뵈니 반갑습니다. 한 칠십년은 된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무적철검은 사마가 선배이라 맞받아 예를 표하였다.
"그리고 이분은 참룡검객으로 이름이 높은 지공자님이시군요."
사마는 지성룡을 보고 대협이라고도 말하기는 나이가 너무 어리고 소협이라고 하기에는 상대가 기분 나빠 할까 걱정이 되어 얼른 공자라는 호칭을 사용하였다.
"소생 지성룡이라 합니다."
지성룡이 짧게 말하고 예를 표하였다.
"이분은 무상천녀 황소저이시구려."
황영지에게 마찬가지로 인사를 하였다.
이미 승천검황의 일행에 대하여는 잘 알고 있기에 사마 먼저 한 사람 한사람에게 인사를 하였다. 간단한 인사가 끝나자 사마는 그들을 영빈관으로 인도하였다.
실로 최고의 귀빈이 아닐 수가 없었다.
사마는 이렇게 찾아오자 내심으로 기쁘기 짝이 없었다. 영소혜는 일단 자신을 소개할 기회를 놓치자 아쉬웠지만 사마의 뒤를 따르면서 지성룡을 바라보았다. 그 옆에 황영지가 나란히 걷자 두 사람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아팠다. 지성룡은 자신이 생각하였던 얼굴은 아니지만 남자답고 건장하게 생겼기에 오히려 더 멋있게 보였다. 은연중에 뒤를 따르면서 지성룡을 훔쳐보고 있었다.
"선배님, 등격리로 떠나기전에 일년정도 전에 강남에 오셨을 때 뵈었으니 뵌 지가 칠십오년이 지나 칠십 육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사마는 예전의 인연을 강조하였다.
"그런 것 같네. 자네도 크게 변한 것이 없어 보이는 구려."
"그렇게 되었습니다. 선배님도 크게 변한 것이 없어 보입니다. 머리만 조금 하얗게 변한 것 외에는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어 보입니다. 하온데 연락도 없이 어떻게 오셨습니까?"
사마는 자신을 도와주러 왔다는 것을 알기에 얼른 물었다.
"나는 태을자와 좀 좋지 않은 인연이 있네. 한데 사황성에 불측한 일이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혹여 태을자와 연관이 없나 의심 되기에 와본 것일세."
승천검황의 말에 사마는 간접적으로 도와주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기에 내심으로 희색을 지었다. 이 말은 사마의 입장을 배려해준 말이기 때문이다.
"저도 혹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진상을 잘 모르고 있사오니 조금 더 조사를 하여야 할 것입니다. 일단은 그런 무리들을 색출하여 배후를 철저히 규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혐의가 있다면 곧바로 조사를 하도록 하겠사옵니다. 며칠만 기다려 주십시오."
"알겠네. 그렇게 하지. 아직 시간의 여유가 있으니 기다리기로 함세."
그렇게 두 사람의 대화가 이루어 졌다. 이 대화는 상당히 의미가 있는 대화였다.
서로간에 체면을 생각하여 나누는 대화이었다.
승천검황의 말은 사황성의 내분이 존재한다면 태을자가 배후에 있을지 모르니 개입을 하겠다는 말이었다. 사마가 아직 잘 모르겠다고 한 것은 조사 과정에서 일어날 잡음도 개입을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결국 조사를 하다 보면 혐의를 받는 세력이 반항을 할 수도 있는데 그때 개입을 하여 달라는 간접적인 요청이었다. 또한 며칠간 기다려 달라는 말은 사황성에 머물면서 사태의 추이를 지켜봐 달라는 요청이었다.
승천검황의 그렇게 한다는 말은 이런 것들을 고려하여 머물겠다는 간접적인 승낙이었다.
그들은 영빈관에 도착하여 객청에 올라갔다.
"소혜는 가서 차를 좀 준비하여 오너라."
영소혜에게 차 준비를 지시하고 사마는 객청의 상석으로 승천검황을 안내하였다.
이기의 맞은편에 사마가 앉았고 황영지는 이기 옆에 앉았다. 자연히 지성룡은 사마의 옆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등격리 사막에서의 일과 얼마 전에 있었던 흑혈강시의 일을 들었습니다. 실로 간악하기 그지없는 소행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말이 정파이지 인면수심(人面獸心)이 따로 없는 인간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사마는 소문을 들었기에 승천검황에게 위로를 하는 듯 하면서 태을자를 비난하였다.
"아직은 진상을 모르니 굳이 그렇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일세."
승천검황은 다소 유보적으로 말을 하였지만 더 이상 말을 할 가치가 없다는 의미였다.
그렇기에 사마도 그런 것을 알기에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일단은 이렇게 선배님을 뵈오니 그 시절이 그리워 지기도 합니다. 하온데 천하문에 한동안 계셨다고 들었습니다. 사황성에 있던 수하들이 이탈하여 천하문에 큰 손해와 인명을 살상한 일이 생겨 참으로 민망하였습니다. 그 일에 대하여 죄송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뭐, 세상 사는 것이 다 그런 것일세. 자식도 내 마음처럼 움직이지 못하는데 수하들이야 어쩔 수가 있겠는가? 그 일에 대하여는 나나 천하문이나 하등의 감정이 없으니 괘의치 말게. 한데 자네의 수하들이 이번 일에 보이지 않게 연루 되었다고 들었네. 또한 천지문에서도 연루가 된 것으로 들었네. 그 일에 대한 정확한 진상을 알고 있는가?"
승천검황의 질문에 사마는 곤혹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만일 그들이 태을자와 연관이 있다면 하루 아침에 연관을 짓기보다는 긴 세월에 걸쳐서 이룩되었을 것이기에 묻는 것일세."
"일단은 조사 중이옵니다. 며칠 내로 조사를 마무리하여 관련여부를 말씀드릴 것이오니 조금만 시간을 주셨으면 하옵니다.
그때 영소혜가 안으로 들어왔다.
"제 여식이옵니다. 인사를 여쭈어라."
영소혜는 차주전자를 시비에게 건네고 대례를 하였다.
영소혜의 그런 인사에 승천검황은 당황스러웠지만 일단은 해버린 인사라서 결국 말없이 지나가고 말았다.
"소녀 영소혜라 하옵니다."
영소혜가 대례를 올린 것은 물론 예절에 어긋나는 일이지만 이일은 그저 과정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사소한 실수로 지나가고 말았다. 그러나, 두 명만은 이 실수를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마음을 쓰고 있었다.
사마와 황영지였다.
사마는 영소혜의 마음을 알기에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고 황영지는 영소혜가 지성룡에게 눈길을 주자 여자의 직감으로 불안한 것이었다. 그런데 대례까지 하자 그 속마음의 일부를 눈치채게 되어 내심으로 더욱 불안해진 것이다.
두 여자의 용모는 확연히 구분이 되고 있었다. 황영지가 선이 가늘고 호리호리하다면 영소혜는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화려하였다.
둘의 외모가 판이하게 구분이 되고 있었다.
"늦게 본 딸이 있다고 하더니........"
"예 그러하옵니다. 이제 혼기가 차서 시집을 보내야 하는데 마땅한 혼처가 없어 고민이옵니다."
사마의 탄식에 영소혜는 내심으로 걱정이 되면서도 승천검황의 반응을 살폈다.
"음, 무공도 상당한 경지이니 상대가 최소한 그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고 지체도 문제가 될 것이니 어려운 일이구려."
승천검황은 영소혜의 무공 상태를 살피다가 황영지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높은 경지라서 마땅한 신랑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지성룡 정도의 무공은 되어야 영소혜를 거느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지성룡은 두 여자를 동시에 놓고 보자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미모에 놀라고 있었다.
둘 다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그 매력은 각기 개성이 있기에 누가 더 좋다고 하기는 어려운 것이었다.
"하하, 딸이 너무 뛰어나도 걱정이구려. 후기지수에서는 저만한 무공을 가진 자가 드물 것이니 말일세."
"자 이쪽은 무적철검어른과 무상도 어른이시다. 인사를 올려라."
영소혜는 두 사람에게 일어서서 목례를 하였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은 알아서 인사를 나누거라. 너는 이 분들에게 뜰을 좀 구경시켜드려라."
사마는 그렇게 지성룡과 황영지를 내보내려 하였다.
"아닐세. 성룡이와 영지도 앉아 있도록 하여라. 이제 저들이 늙은 우리보다 중요하니 자리를 비울 필요는 없네. 소저도 앉게."
승천검황은 사마의 말에 반대를 하였다. 사마는 승천검황이 반대를 하자 머리를 끄덕여 자리에 도로 앉게 하였다.
이런 조치는 사마가 승천검황과 거래를 할 필요가 없이 젊은 사람들과 거래를 하여야 한다는 의미이고 영소혜도 그런 자리에 앉게 한 것은 이제 영소혜도 그런 자리에 참여하여 이야기를 하여야 한다는 의미였다.
이 거래가 늙은 사람들만이 해야 될 거래가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참여하여 해야될 거래라는 말이었다.
승천검황이 지성룡과 황영지를 어른으로 대접해주는 것이었다.
시비가 자리에 앉아 차를 찻잔에 따르고 밖으로 사라졌다.
"내가 듣기에 천지문에서 천지패룡 율사청이라는 아이가 천지오장로와 같이 이곳으로 출발하였다고 들었네."
그말에 사마는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었다. 그런 소식은 금시초문(今始初聞)이었다. 그런 소식을 몰랐다는 것은 실로 치명적인 실수였다.
율사청이 폐관 중이라고 들었기에 간과하고 있었다. 그들이 왔다는 것은 천지쌍마만을 신경쓰고 있던 사황성에 치명적인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제서야 승천검황이 급하게 사황성에 온 이유가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그런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 자신들이 모르는 움직임까지 알고 있다는 것은 정보력에서 사황성보다 한발 앞서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었다.
사마의 얼굴이 심각하게 변하였다.
"그들이 어르신이 혹시 이 곳에 오실까 두려워 선수를 치려고 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사마는 인정하고 말았다. 인정하기 싫지만 현실이었다.
영소혜도 밀영루에 천지문의 동태를 철저하게 감시하라고 하였는데 그들이 움직인 것을 몰랐다는 사실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그들은 예상과 달리 빠르게 움직이고 있네.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오게 되자 아마도 지금쯤은 난감한 지경에 처해 있을 것이네. 내가 듣기로 이번에 가장 큰 핵심에 있는 자가 자네 밑에 있는 패왕과 수왕이라는 자들이고 그들의 수족이 되어 움직이는 인물이 원로원의 수비를 담당하는 수호삼단이라는 조직의 영수라고 들었네."
승천검황의 말에 사마는 어이가 없었다. 이런 사실을 외부의 인물이 안다는 것은 실로 경악할 일이었다. 단정적으로 수호삼단의 단주를 방수로 지목하는 것을 보건데 그에 대한 증거도 확보한 것으로 파악이 되었다.
"지금 즉시 원로들과 수호삼단의 단주를 도찰각에 일러 투옥하여라."
영소혜는 그 말에 밖에 대기하던 밀영루주에게 지시를 내렸다.
사실 이미 혐의점은 잡고 있는 상황이지만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지도 않은 시점에서 일을 벌려 타초경사(打艸驚巳)의 우를 범할까 두려워 일을 벌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승천검황 일행이 와 있기에 그들이 일을 벌인다고 하여도 결코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렇기에 바로 명령을 내린 것이다.
"실로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수하들이 그런 일을 꾸미는 줄도 모르고 있었으니 면목이 없습니다."
사마는 이미 약점을 보였기에 오히려 철저하게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었다.
"그렇게 자책할 필요는 없네. 한데 내가 듣기에 사마련이라고 하여 천지문과 검마각과는 맹우라고 들었는데 그들이 반도들과 소통을 하였으니 실로 믿을 수 없는 맹도가 아닐 수가 없구려."
승천검황의 말에 사마의 얼굴이 빨갛게 변하였다.
"이번 일을 처리한 후에 사마련을 해체할 생각입니다. 필요하다면 검마각과는 따로 교통을 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사마의 말은 천지문과 전쟁을 하겠다는 말이었다.
"그렇게 하여야 할 것이오. 강호 도의상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할 수가 있네."
승천검황의 말은 사마에게 천지문을 징벌하여야 한다는 말이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설사 그런 일을 알았다면 막아야 할 책임이 있는 천지문이 그런 짓을 하였다는 것은 강호도의상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성룡의 말에 사마는 지성룡을 보았다. 이런 자리에서 말을 한다는 것은 지성룡이 그저 들러리가 아니라는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또한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이일에 도움을 요청하면 나설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였다.
"그들은 천지쌍마가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 저로서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패왕과 수왕이 변심한 마당에 그들을 징벌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사마의 말은 도와달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 일에 대하여 도움을 준다면 그에 따른 대가를 지불할 수도 있다는 거래의 요청이었다.
"하나 도의상 그런 일은 용납해서는 안될 일, 만일 이런 일을 용납한다면 그 이후에 일어날 강호의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그러니 힘이 없다고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무적철검도 한마디를 보태었다.
"큰일났습니다. 승천검황 일행이 방금 정문에서 성주님의 영접을 받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수호삼단의 단주가 전하는 말에 방금 전에 천지패룡과 천지오장로가 도착한다는 전갈을 받아 오늘 밤에 거사를 하기위한 준비를 하던 패왕과 수왕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막 일을 하려던 참에 청천벽력(晴天霹靂) 같은 소식이었다.
"어떻게 된 일이오?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악양 근처를 지난다고 하지 않았소이까? 그런데 갑자기 이곳에 나타나다니 말이 되는 소리이오?"
패왕은 수왕에게 되물었다.
"이렇게 되면 일이 완전히 틀어진 것이 아니오?"
그들로서는 승천검황 일행이 사마의 편에 선다면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기에 걱정이 되었다. 더구나 문제는 지금까지 동조하기로 한 세력의 이탈과 밀고가 줄을 이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아직까지 관망을 하면서 태도를 유보한 자들이 일이 어렵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살길을 찾아 탄핵에 앞장설 것은 당연하였다.
"탈출합시다."
패왕의 말에 수왕은 내심으로 탈출하여도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대로 앉자 죽음을 기다릴 수는 없었다.
"무슨 일이오?"
수호삼단의 단주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모든 인원이 움직여 이곳 원로원을 포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를 잡으러 오고 있다고 하옵니다."
수호삼단의 단주는 경악한 얼굴이 되었다.
"벌써 움직였다는 것이냐?"
"그러하옵니다. 이미 대다수의 인원이 움직인 것으로 보아 외부의 동조세력까지도 다시 돌아섰다고 보아야 합니다. 지금 탈출하여야 합니다."
"이미 늦었습니다. 우리에게 알려졌다는 것은 철저한 준비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나 한번 해 봅시다. 단주는 즉시 모든 인원을 모으시오."
그때 원로들 중에서 화왕을 제외한 모든 인원이 나타났다.
"탈출해야 한다. 자 가세."
패왕의 말에 원로들은 모두 자리에 서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탈출하였을 때 다가올 자식과 후손들이 당할 일을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패왕과 수왕은 원로들이 움직이지 않자 어이가 없어 보다가 얼굴빛이 달라지고 말았다.
그들도 이들 원로들이 생각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다.
"나는 가지 않겠소이다."
수왕도 선뜻 갈수가 없었다. 간다면 남겨질 후손들이 걱정이기 때문이었다.
오로지 패왕만이 후손이 없었다. 패왕이 그들을 일별하고 원로원 담을 넘어 밖으로 사라졌다. 곧이어 도찰각의 무사들이 원로원으로 들어왔다.
원로들은 반항을 포기하고 제압되고 있었다. 반항은 이미 무의미하기 때문이었다. 만일 반항을 하였을 시에는 가족들이 몰살당하는 사태가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었다.
"승천검황이 방금 사황성으로 들어갔습니다."
율사청은 이 소식을 듣자 바로 천지오장로에게 전하였다.
"늦었습니다. 이미 일이 틀어진 것입니다. 최대한 빨리 철수 하여야 합니다."
율사청은 다급하게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이미 일이 틀어졌습니다. 이제 돌아가서 사황성과 전쟁을 준비하여야 합니다. 소문주."
그들은 바람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나타날 때도 은밀하였지만 사라질 때는 더욱 신속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