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문무공-48화 (48/149)

제  목: [연재] 독문무공(48)

용소명과 대작한 사람들은 다음날도 객잔의 방에서 쓰린 속을 다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그들의 속을 더 쓰리게 하는 것은 용소명의 팔팔한 모습이었다.

그 것은 어찌 보면 사나이의 자존심이 다쳤기 때문이다.

그러한 그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새벽부터 먼길이니 가자고 졸라대니 더욱 짜증이 나는 것은 당연하였다.

알면서 괴롭히는 것인지 모르고서 그러는지 모르지만 술 취해서 자고 있는 사람을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안가실 거예요?”

숙취로 머리는 멍하고 속은 부글부글 끓는 웅전휘와 초광생에게 자는 사람을 깨워서 고문을 하고 있었다.

“제발 좀 나가. 갈 때 되면 갈 테니까.”

웅전휘는 큰 소리를 쳐서 용소명을 쫓아 내었다.

그렇게 소리치자 용소명은 어쩔 수 없이 방을 나왔다.

그 때 이조상이 부시시한 얼굴로 방에서 나오고 있었다.

“괜찮아요?”

용소명은 같이 술을 먹고 나서인지 스스럼없이 말을 건네었다. 아직도 술이 덜 깬 이조상은 용소명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용소명을 약간은 기억하는 지 말을 물어왔다.

“자네는 괜찮은가?”

“저야 뭐 괜찮아요. 한데 어제 뭐 음식이 좋지 않았는지 모두 왜 그래요?”

그 말을 듣고 화장실로 가던 이조상은 이해를 못하다가 용소명이 한말을 알아듣고는 어이가 없었다.

‘괴물 같은 놈. 나보다 두 배는 마셨을 텐데도 끄떡 없다니.’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면서 화장실로 갔다.

송장주는 눈을 뜨고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이 나지 않아 방문을 열었다. 바깥바람을 쏘이자 조금 정신이 들었다.

“지난밤에 과음을 했구나.”

그렇게 나직이 중얼거리다 혼자 바깥에서 몸을 푸는지 연무를 하는지 손발을 흔들고 있는 용소명을 보았다.

자신은 정신이 멍하고 속이 거북한데 용소명은 아주 팔팔하였다. 그런 모습을 보자 더부룩한 속이 더욱 고로워졌다. 급히 일어나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가 달려가니 이조상이 화장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이조상의 모습도 자신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보였다.

송장주가 아는 이조상은 말술은 아니라도 술이라고 하면 상당한 주량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이조상이 이런 모습이라는 것은 말술을 먹었다는 증거였다. 십여년을 데리고 있었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위 아래로 급한 송장주는 급히 화장실로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위 아래의 급한 볼일을 마치고 나오자 용소명이 하던 일을 멈추고 아는 체를 히였다.

“노형님, 괜찮아요?”

웃으면서 용소명이 하는 말을 들으니 갑자기 한마디 하고 싶은 것을 참았다.

‘지금 네 눈에는 내가 괜찮아 보이냐?’

이 말이 목구멍까지 나오는 것을 간신히 참고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그럭저럭 참을 만 하네. 자네는 괜찮은가?”

“뭐, 지난 밤에 무슨 일 있었습니까? 모두 상한 음식을 먹었는지 속앓이를 하고 있으니, 참.”

이 말에 간신히 진정된 속이 다시 뒤집혀 화장실로 뛰어 들어 가야만 하였다.

용소명이 술을 마셔본 것은 사마세가의 잔치가 처음이었다. 그가 살던 곳에서는 백건아를 마셔도 대부분 멀쩡하였기에 그 보다 약한 죽엽청을 먹고 이렇게 고생하는 것이 이해가 잘 안되는 것이었다.

또한 그는 술자리에 참여를 해 본 경험이 없기에 술을 먹고 괴로워 하는 것을 별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송장주는 아무런 말을 못하고 우물가로 가서 텁텁한 입을 헹구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서 아파오는 머리를 감싸고 끙끙 앓기 시작하였다.

모두가 움직일 만큼 정신을 차린 것은 해가 서산에 걸릴 무렵이었다. 결국 하루를 공치고 만 것이다.

“다들 이제야 좀 괜찮아 보이네요. 한데 어제 다들 술을 먹다가 주무셨는데 오늘은 주무시지 말고 저랑 다시 한번 끝까지 마셔보는 것이 어때요?”

용소명은 해장국 겸해서 아침 겸 점심 겸 저녁을 먹는 그들에게 말하였다.

그 말에 네 사람의 얼굴이 사색이 되고 말았다.

지난밤의 술로도 충분히 고생을 하였는데 다시 마시자고 하니 기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되었네. 나는 충분히 마셨으니 자네나 마시고 싶으면 마시게.”

웅전휘가 그렇게 말하였다. 그러자 모두 같다는 듯이 손을 흔들었다.

“참, 형님들이랑 마셔야 되는데……. 술값이 없어서…. 어쩌나.”

용소명이 같이 술 먹자는 것은 계산한 술값이 떨어져 어젯밤에 가져다 놓은 술만으로는 양이차지 않아 오늘 다시 본격적으로 마시고 싶었기 때문이다.

용소명의 말에 웅전휘는 용소명이 술값 낼 돈이 없다는 사실을 알자 빈대 붙어 술을 먹겠다는 속을 짐작하게 되었다.

“마시고 싶으면 자네나 마시게. 술값은 내가 내지.”

이대로 두었다가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송장주가 술값을 낸다는 말로 말을 막았다.

“정말요? 하나 혼자만 마실려면 미안해서……”

그 말에 모두가 하나도 미안할 것이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손 사래를 쳤다.

“이보게?”

마침 점소이가 지나가자 용소명이 큰 소리로 불렀다.

“안주는 필요 없고 어제만큼 술 좀 주게.”

그 말에 점소이의 표정은 질렸다는 기색이었다. 어제 그들이 마신 술은 죽엽청만 세동이로 그 정도 양이라면 열명이 마셔도 모두 곯아떨어질 양이었다. 오늘 내내 술 시중을 들은 것 같은 청년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술독으로 하루종일 앓고서도 다시 술판을 벌인다고 하니 놀랍기도하고 한심하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그가 질린 기색으로 서있자 용소명이 얼른 가져오라고 소리를 질렀다.

점소이는 급히 달려갔고 곧 이어 세동이의 술을 다른 사람까지 불러 가져왔다.

술 동이를 가운데로 놓자 모두들 고개를 돌리자 점소이는 이상하였다. 그들의 표정이 보기만 해도 질린다는 표정이기 때문이었다.

“저쪽으로 놓게.”

술독에 제일 가까운 웅전휘가 점소이에게 용소명의 앞을 가리켰다.

점소이는 시키는 대로 술동이를 옮기고 술잔을 들어 배분하려고 하였다.

“우리는 필요 없으니 저기다 하나만 놓게.”

점소이는 다시 가리킨 사람이 용소명이자 놀라고 말았다.

이 세동이의 술을 먹을 사람이 청년 한 사람이라는 소리이기 때문이었다.

그제서야 상황이 이해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생각에 의구심을 가졌다.

용소명은 세동이의 술 중에 하나를 따더니 잔을 동이 안에 넣어 떠먹기 시작하였다.

마치 물을 마시듯이 벌컥거리면서 마셨다.

술 냄새가 다시 주변에 진동하자 코를 막는 사람도 있었다.

점소이는 의아하지만 결국 송장주가 건네는 돈을 받고 자리를 떴다.

지성룡과 무정은 무적철검의 신호가 떨어지자 마자 일차적인 장공의 격돌이 일어났다. 지성룡은 검초를 전개하는 듯 하면서 왼손으로 일장을 뿌렸다. 무정은 승천검황의 제자이기에 손에 들은 검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검초는 위력이 하나도 실리지 않은 허초이고 격공무성장이 몰려오자 황급히 맞서면서 재차 피하였다. 이 한수로 인하여 무정은 손해를 보게 되었다. 검초를 피하는 중이기에 피하는 방향에서 쇄도해 오는 회선격공무성장이기에 제대로 피하지 못하였기에 일부를 맞부딪치면서 몸에 격중되었기 때문이다. 어이없는 수에 꼼짝없이 손해를 당한 것이다.

지성룡의 이 한수는 예상을 못한 수였기에 육체적인 타격도 주었지만 정신적으로 크게 타격을 주었다. 손해보았다는 느낌을 갖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싸움이라는 것이 정신적인 것도 중요하기에 이 한수는 비무의 흐름을 바꾸어 버렸다.

더구나 검만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왼손의 장(掌)을 신경 쓰게 만들어 무정이 마음 놓고 공격하지 못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무정은 이 한수로 인하여 마음의 평정을 잃고 지성룡에게 팔성의 공력을 일으켜 몰아 부치기 시작하였다.

놀림을 당했다는 생각이 그를 격동시켰기 때문이다.

지성룡이 이렇게 한데는 군웅회와의 비무와 대둔산 토벌에서 얻은 경험 때문이었다. 그렇게 되자 초반 탐색전이 없는 맹공이 무정에게서 쏟아졌고 지성룡은 적절하게 수비와 공격을 해나갔다.

더구나 승천검황이 가르쳐준 바가 있기에 무정의 동작만 보아도 공격이 예측되기에 훨씬 수비에 수월하였다.

지성룡은 좌장으로 천수장왕의 무공을 본격적으로 시전하고 검으로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검초를 적절히 배합하여 무정을 몰아치기 시작하였다. 이것은 황영지의 좌도우검(左刀右劍)에서 얻은 것을 응용한 것이었다.

무정은 연속적으로 공격을 하였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다시 지성룡의 맹렬한 반격에 밀리자 그 동안 쓰지 않은 금강반야장을 시전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밀리다가는 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금강반야장이 시전되자 지성룡의 공격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마치 그물처럼 장공에서 일어나는 강기(彊氣)가 검과 장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역시 금강반야장은 실로 뛰어난 장공이다. 하나 이렇게 한다면 나도 생각이 있지.’

지성룡은 지금까지 육성으로 시전하던 공력을 팔성으로 끌어올렸다.

그러자 검에서 검강이 어리기 시작하였고 장에서는 천수공이 시전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빠악’하는 소리와 함께 반야장에서 발휘되는 강기가 순간적으로 흐트러졌다. 다시 검으로 한초식이 시전되자 ‘펑’ 소리와 함께 무정이 두 세걸음 물러나고 말았다.

‘저아이가 시전되는 것이 천수장왕의 무공같은데 그 소문이 사실이란 말인가?’

이를 지켜보던 무적철검, 무상도, 오로성승, 청수선사는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사용하는 무공이 천수장왕의 천수공이 맞습니까?”

청수선사는 지성룡이 시전한 장공을 보면서 경악을 하여 오로성승에게 전음을 보내었다.

“그렇다. 천수공만이 발휘할 수 있는 천개의 장영이었다.”

오로성승은 금강반야장이 천수공에 의해 여지없이 무너지고 검강에 의해 재차 공격받아 무정이 피해야 되는 상황을 접하자 상당히 곤혹스러운 기분이었다.

소림에서 자랑하는 권장지공(拳掌之功))이 바로 장공에 의해 무너졌기에 더욱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무정이 시전한 금강반야장이 팔성의 공력이기에 더욱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팔성이라는 것은 싸움을 하는데 끌어올릴 수 있는 최대의 공력이었다. 물론 구성, 십성, 십일성, 십이성을 끌어올릴 수도 있지만 단기적으로 십여초에 불과하다면 모를까 수십초 수백초를 겨루는데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하오면 금강반야장이 천수공에 무너졌다는 것입니까?”

“천수공만이라면 어찌 무너졌겠느냐? 본사에서 천수장왕이 방문하여 겨루었던 기록을 보면 지금과는 약간 다르다. 그 천수공이 마지막에는 검공과 같이 예리한 강기로 변환되어 폭사되었기에 강막(彊幕)이 깨어진 것이고 재차 검공이 쇄도하자 버티지 못한 것이다. 천지문에서 잃어버린 천수장왕의 무공을 천하문에서 얻었다는 소문이 사실인 것 같구나.”

“그 것은 천지문에서 천하문과 오대문파를 싸우게 만들려는 계책이 아니었습니까?”

“계책이라는 것도 맞을 것이다. 위조가 되었어도 그 근본은 흔들지 못하였고 승천검황이 있다면 충분히 복원을 하였을 것이다.”

오로성승은 그것을 승천검황이 복원하여 지성룡에게 전한 것으로 안 것이다.

그렇게 오로성승은 답을 하고 장내를 주시하였다.

금강반야공이 깨지자 무정은 이제 금강나한권을 이용하여 공격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공격도 이상한 검초와 장공에 의하여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겨우 평수를 유지하고 있었다. 십팔 가지 초식이 전부 사용되어도 그 균형을 깨지 못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검공에 능한 사람은 장공에 생소하여 수비에 허점이 발생하는데 지성룡은 장공에 익숙한지 공격의 흐름을 적절히 끊어버리기에 공격이 연속적으로 전개되지 못하고 있었다.

‘저 아이가 사용하는 검법은 승천검황의 것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오로성승은 지성룡이 사용하는 검법이 눈에 상당히 익기는 한데 딱 이 검법이다는 것을 알수가 없어 고민을 하고 있었다. 간간이 오대문파의 검공인 것 같으면 다른 것으로 바뀌기 때문이었다.

싸우는 무정도 지성룡의 검법이 오대문파의 검법과 유사하기는 한데 순간적으로 그 검법같아 막으려고 하면 순식간에 이상한 검법으로 변하여 막을 수가 없어 피하는데 급급하였다. 몇 번이나 아슬아슬한 순간을 맞기도 하였다. 거기에 꼭 피하는 곳에는 장공이 몰아치기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순식간에 백여초를 지났다.

싸울수록 지성룡의 공세는 강해지는 것 같았다.

무적철검과 무상도는 다시 놀라고 있었다. 지성룡의 몸놀림이 며칠 전 무적철검과 겨룰 때에 보여준 것보다 훨씬 원활하고 공력이 오히려 증가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때는 정면승부를 하였는데 지금은 맞받아 치기보다는 살짝 살짝 상대의 공격을 뒤로 받아 흘리고 있었다. 이런 것은 예전에 보지 못한 모습이었다. 상대의 공격을 뒤로 흘리는 것은 수많은 실전경험을 통하여 몸으로 깨우치는 것이기에 실로 중요한 변화였다.

지금의 지성룡은 며칠전의 지성룡이 아니었다. 그의 변화가 실로 괄목상대(刮目相對)의 고사를 떠올리게 하고 있었다.

‘이제 두 가지 남았군. 아직 정면승부를 할 때가 아니다. 저 번의 승부와 같은 결과가 발생한다.’

그가 말하는 두 가지란 백보신권과 달마삼검이었다.

지성룡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좀더 공격의 고삐를 죄었다. 그러나 무리한 공격보다는 예리하게 최대한 상대의 헛점을 찌르고 천수공으로 상대의 하반신을 공격하였다. 그의 공격은 상반신은 검으로 하반신은 장으로 공격한 것이다. 그렇게 되자 무정은 버티지 못하고 이제는 각법(脚法)까지 사용하고 있었다.

그것은 그만큼 지성룡의 공격이 예리하다는 증거였다. 무정이 각법마저 사용하자 지성룡의 공격도 다소 주춤하였다.

‘실로 잘하는 일이다.’

승천검황은 무정의 각법까지 이끌어내자 이 승부가 오백여초정도면 결판이 날것으로 예측을 하였다.

각법을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공력의 소모가 심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실전 중에 사용을 금하는 것이었다. 특히 각법의 사용은 공격이 실패할 시에는 상대의 반격에 수 많은 허점을 보이기에 그 순간 방어를 하다 보면 공력이 급속이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각법은 쓰지 말아라.”

오로성승은 무정이 각법을 쓰자 얼른 전음을 날렸다. 각법을 사용하는 것은 순간의 위기는 넘길지 몰라도 종내에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무정도 각법을 쓰다가 전음을 받고 각법을 쓰는 것을 중지하였다.

그렇게 되자 다시 지성룡의 공격에 다소 밀리기 시작하였다.

순간 무정의 공격이 갑자기 거세지더니 무정이 조금 거리를 두고 순간적으로 정권지르기 와 같은 자세로 장을 내뻗었다.

지성룡은 백보신권을 전개하는 것을 알고 그대로 검을 장심으로 찔러 넣었다. 또한 천수공으로 무조건 무정을 향하여 장을 격발하였다. 그 순간 퍽하는 소리와 함께 지성룡과 무정이 한발씩 물러났다.

지성룡은 물러나자 기다리지 않고 재차 공격을 하였다. 이미 무정도 다시 백보신권의 자세를 취하였기 때문이었다.

장공은 먼저 제압하는 것이 요체이기에 기다리지 않고 다시 부딪친 것이다.

무정도 지성룡이 틈을 주지않기에 회선장을 시전하지 못하고 결국 개벽장을 재차 전개하였다. 무정은 이렇게 가까이 마주하고 서는 백보신권의 위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기에 구성의 공력을 전개하였고 부딪치자 이장정도 뒤로 물러났다.

지성룡은 상대가 갑자기 강한 장력을 내뿜자 결국 공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서 쇄도하였다. 마치 둑이 터지 듯한 공력이 일어났다. 무정은 지성룡이 오히려 자신의 장공을 일시에 깨뜨리고 쇄도하자 결국 엉겁결에 금강반야장을 최대로 전개하여 막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의 의도는 실패하였고 무정의 몸은 다시 퉁기듯이 이장이나 물러나고 말았다. 무정은 오장이나 물러났기에 뒤에 고작 이장정도밖에 여유가 없자 결국 십성의 공력으로 앞으로 치고 나갔다.

지성룡은 무정이 치고 나오는 것이 뒤에 여유가 없어서라는 것을 알고 더욱 강하게 밀어 부치기로 마음을 먹고 다소 여유를 두던 공격을 강하게 조여 갔다. 무정이 치고 나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맞받아 쳤다.

서너번의 공방이 이루어지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결국 무정도 검을 뽑아 들 수밖에 없었고 달마삼검을 전개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지성룡은 지금까지 장공을 사용하기위해 한 손으로 잡고 있던 승천검을 양손으로 거머쥐었다.

그리고 번개처럼 치고 나갔다. 이렇게 되자 아까는 공방이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지성룡의 일방적인 공격과 무정의 수비로 전세는 바뀌고 말았다.

무정은 지성룡이 양손으로 검을 잡는 순간 공세가 갑자기 강해지자 당황하기 시작하였다. 사실 지성룡은 결국에는 검으로 승부가 난다고 생각하였기에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로성승은 지성룡의 공세에 점점 무정이 몰리자 마음이 답답하여 지기 시작하였다.

방어를 할수록 점점 몰려 이제는 가장자리를 일장 정도 밖에는 남지 않았다.

“삼초식을 시전하여라.”

오로성승은 그렇게 전음으로 지시를 내렸다.

지성룡은 일장정도 남자 승천검황이 말한 달마삼검의 삼초식이 전개될 것으로 생각하고 공격을 하면서도 긴장을 놓치지 않았다. 아무리 사용이 금지 되었다고 할 지라도 위기에 몰리면 사용할 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공력도 이제는 구성의 진력으로 밀어부치고 있었다. 뒤에 공간이 없는 이상 섣불리 피하지는 못할 것이기에 혼자만 지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는 없기 때문이었다. 공격을 당하는 입장보다는 수비하는 입장이 다소라도 손해를 보기에 지성룡은 구성으로 승부를 내는 수를 사용한 것이다.

무정으로서도 더 이상 일초와 이초의 검식만으로 변화무쌍한 지성룡의 공격을 막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결국 뒤로 후퇴하다가 줄 밖으로 밀려나 지게 될 것 같았기에 결국 삼초식을 사용하고 말았다.

지성룡은 이미 무정의 기색이 심상치 않았기에 최대한 공력을 끌어올려 자신이 생각나는 최고의 검식을 전개하였다. 이름도 없는 그런 검식이었다. 그 순간 떠오른 최고의 검식 같은 공격이었다.

장내의 시선은 둘에게 고정되었다.

오로성승은 무정이 결국 소림의 금기를 어기게 되자 ‘아미타불’하고 불호를 외면서도 장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이 이 금기를 어기라고 시켰지만 혹시라도 지성룡이 다친다면 안되기 때문이었다. 또한 지성룡이 이초식을 파훼하다면 완전한 패배이기에 그 결과가 궁금하였다.

승천검황도 무정이 달마삼검을 전개하자 놀란 눈으로 보았다.

소림의 최후비공이기 때문이었다. 고작 삼백여초만에 지성룡이 상대의 최후비공을 끌어낸 것이다.

이 한수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자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무정의 검은 수도 없는 검으로 화하여 지성룡에게 쏟아져 가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는 모든 사람은 자리에서 자신도 모르게 일어서고 말았다.

지성룡도 수도 없이 쏟아져 오는 검에 대항하여 자신이 생각하는 최후의 일초를 전개하였고 그 순간 천둥소리와 같은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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