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문무공-36화 (36/149)

제  목: [연재] 독문무공(36)

“천하문이 결국은 한수칠흉을 처리하고 관아에 그들의 재산을 압류하는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밀영루주의 보고는 이미 예상한 내용을 보고하기에 영소혜는 더 이상 말이 없었다.

“하옵고 천하문이 대둔산에서 철수하지 않고 무인들을 주둔시키기로 하였습니다.”

그 보고는 예상 밖의 내용이기에 영소혜의 눈썹이 위로 치켜떠졌다.

“결국은 천하문이 일을 저지르는군. 오대문파를 위시한 무림맹의 반응이 볼만하겠군.”

“그러하옵니다. 한데 이일의 당사자인 백가장과 대륭장이 아무런 의사표시가 없다고 합니다. 천하문에서는 두 곳에 그곳에 도적이 성하지 못하도록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무인들을 상주시킨다는 통보를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두 곳의 반응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고 무림맹에도 어떠한 통보를 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무림맹은 이일로 인하여 부산하게 움직이지만 당사자인 백가장과 대륭장이 어떠한 요청도 없기에 뾰족한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무당과 화산에서는 문인을 보내었지만 나서지 않겠다는 반응에 모두 떠나고 말았다고 합니다.”

밀영루주의 보고 내용은 영소혜의 예상을 벗어난 초강수였다.

백가장과 대륭장이 나서지 않는다는 보고는 더욱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알았으니 물러가시오.”

영소혜는 일이 이상하게 변하는 것을 느끼자 천하문의 속셈을 쉽게 알 수가 없었다. 이제 아예 공격까지 하고 있었다.

‘결국 승천검황을 등에 업었고 참룡검객이 있기에 이런 자신감을 보이는 것인가? 하면 결국 우리에게도 뭔가 공격이 있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영소혜는 사황성에도 뭔가 피해가 없을까 생각을 해 보았다.

‘이미 한수칠흉의 재산을 압류하는 것으로 우리에게도 그 책임을 물었지 않은가? 결국 우리가 여기서 가만히 있다는 것은 우리도 그들의 침공을 인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계속 이렇게 끌려가면은 안된다. 뭔가 방법을 모색하여야 하는데 길이 없으니?’

영소혜는 이일의 근원이 된 한수칠흉의 사건부터 하나하나 생각해 보고 있었다.

‘아냐. 일단 오대문파의 비무 신청부터 생각해보자. 그 비무 신청이후 천하문은 비무준비를 하였고 군웅회가 비무를 신청하여 개망신을 자초하였다. 하면 이미 그 전부터 그들은 준비가 되어 있었어. 결국 군웅회의 일이나 한수칠흉은 우연히 벌어진 우발적인 사건이었고 그일이 없었다고 하여도 뭔가 도발을 하였을 것이다.’

영소혜는 이일이 결코 우발적인 사건으로 일어난 일이 아닌 준비된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좋아. 그러면 우리가 그들에게 한방을 먹여야 하는 길은 없는가? 그 길을 찾아야 한다. 이미 열세로 돌아선 무림맹은 이일을 가지고 천하문을 압박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럼 결국은 이 두가지 일은 모두가 그냥 당하고 지나가야 하는데. 방법이 없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길이 없었다. 괜한 분쟁을 일으켜 기세가 오른 천하문의 기를 더 살려줄 필요는 없는 것이다.

‘좋다. 그렇다면 천하문에 당분간 휴전을 요청하여 예봉을 피하는 것 밖에는 수가 없는가? 그렇다면 더 이상 부딪치지 않겠다는 사절을 보내야 하겠군.”

영소헤는 생각이 정리되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참룡검객을 한번 만나면 좋겠는데.’

일어 나다가 갑자기 그 생각이 들자 영소혜는 멈칫하였지만 다시 일어나 밖으로 향하였다.

“어쩐일이냐?”

영소혜가 사마를 만나러 들자 사마는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잘 오지 않는 영소혜였기 때문이다.

“몇 가지 상의할 일이 있습니다.”

영소혜가 자리에 앉아도 아무런 말이 없었다. 이미 몇가지 일들에 대한 보고를 받았기에 그 내용이 짐작되기 때문이었다.

“우선 남경상림에서 고희연 초대장이 왔습니다. 제 생각에는 아버님이 가시기에는 안어울리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을 보내자니 격이 맞지를 않고 결국 소녀가 가야하는데 그렇게 되면 성내의 일이 공백이 될 것 같으니 어떻게 할지 고민입니다.”

“네가 다녀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들은 우리와 가장 밀접하니 여자인 네가 다녀오는 것이 좋겠다. 이번 출행에는 원로원의 화왕과 같이 가도록 하여라.”

화왕은 원로들 가운데 가장 사마에게 호의적인 인물이고 영소혜의 어릴적 훈육을 맡아준 인물이었다. 다른 이왕들 때문에 같이 원로원으로 물러났지만 지금도 사마에게 가장 헌신적인 여자였다.

“녜, 그럼 제가 다녀오도록 준비를 하겠습니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다녀와도 큰 문제가 없도록 하겠사옵니다. 하옵고 결국 천하문이 본성 안에 있는 한수칠흉의 재산을 압류하는 조치를 관아에 요청하였습니다. 그들의 죄가 명백하기에 조만간 조치가 떨어질 것으로 사료됩니다. 문제는 이일만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적인 영역의 침범이 예상됩니다. 이미 대둔산도 합법적으로 인근의 대륭장과 백가장의 양해하에 점령하고 있다고 합니다. 결국 천하문은 무림맹과 본성의 영역을 합법적으로 침범하였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일을 잘못 대처하면 지속적인 침범을 당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그들에게 화친을 요청하여 더 이상 마찰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마는 영소혜의 말에 빙긋이 미소를 지었다.

“아주 훌륭하다. 나도 생각하지 못한 대단한 한수이다. 천하문이 우리의 화친제의를 받고도 계속 도발한다면 그들을 공격할 명분은 충분히 되는 것이지. 좋다 누구를 보낼 생각이냐?”

“외당 당주를 공개적으로 보낼 생각입니다. 내용은 본성을 떠났지만 본성의 제자였던 한수칠흉으로 인하여 인명이 살상되고 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하게 되어 죄송하다는 내용과 위로금으로 일인당 오백냥씩 이만 삼천냥의 위로금을 전달할 것입니다.”

영소혜의 말에 사마는 크게 웃었다.

“좋다. 그렇게 하여라. 이미 일이 끝난 마당이니 우리에게 죄가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도의적인 책임을 지는 것이라는 인상을 줄 것이니 좋은 방안이다.”

지유성은 다시 무림맹의 천기각주를 불렀다.

“문주님과 상의를 하여 보았습니다.”

지유성은 말을 하고 차를 한모금 마셨다. 일단 결론을 말하기 전에 말을 끊음으로써 상대를 다소 초조하게 만들기 위해서 였다.

“문주님의 입장은 도움은 고마우며 호의로 생각하시며 도움에 대한 답례는 갚을 기회가 되면 갚으시겠다는 말만 전하라고 하였습니다.”

천기가주는 지유성의 아리송한 말을 듣고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 말의 의미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 말이 정확한 귀문의 의사입니까?”

“그렇습니다. 그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 것이 본문의 뜻입니다.”

그 말에 천기각주는 미소를 지었다.

“또한 이 글은 저희가 보관하기에 부적합 하시다면서 돌려드리라고 하였습니다.”

제갈중명이 준 글을 다시 앞으로 내밀었다.

그 행동에 천기각주의 얼굴에는 놀람의 빛이 어렸다. 서로간에 믿음이 아직은 없으니 서로 물증은 주고 받지 말자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그러더니 말없이 봉투를 들어 품속에 넣었다.

“다시 한번 묻고 싶은 바가 있습니다. 소문주도 그 말에 동의를 하십니까?”

지유성은 천기각주를 보았다. 천기각주도 마주보았다. 그 말이 의미하는 바를 생각하고 있었다. 이왕에 거래를 하는 이상 거래 당사자로 지유성을 생각한다는 의미이고 지유성도 그렇게 하겠느냐는 의미였다. 거기에 자신의 아들들까지 그렇게 하겠느냐는 의미였다.

“물론이오. 하나 그 질문에 담긴 의미가 내가 생각하는 바가 아니기를 바라는 바이오.”

“물론 그 의미가 없지는 않습니다. 결국 제 정보에 의하면 소문주님에게는 뛰어난 세분의 아드님이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그 세 아드님 중에서도 셋째 아드님이 참룡검객이라는 명호로 중원천지에 이름을 드날리고 있습니다. 곧 세 아드님들의 뜻이 천하문의 뜻이 될 날도 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천지각주의 말하는 바가 자신이 짐작하는 것이라고 하자 결국 지유성은 씁쓸한 느낌을 가졌다. 지금 문주가 하는 약속도 중요하지만 지유성과 아들들이 이중으로 보장해달라는 것이었다. 즉, 향후의 일은 당신과 세 아들이 주관할 것이니 거래 당사자로서 이 말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것이었다.

“알겠소. 물론 내 개인적으로도 그렇게 한다고 약속을 하겠소이다.”

“되었습니다. 저희는 이후부터 천하문을 믿고 일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그렇게 아시고 저희가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항상 재고에 재고를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 말은 겉으로 천하문에 안 좋은 일을 하더라도 그 깊은 내면에는 천하문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그 의도를 읽어달라는 말이었다.

“그렇게 할 것이오니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개봉에 있는 모든 것이 천하문의 것이라는 말이 맞군요.”

“그렇다. 실로 이런 기반을 닦고 있기에 무림맹도 칠십년이상 천하문을 압박하여도 이렇게 건재한 것이지. 하나 천하문의 무서움은 그 내부의 단단한 결속력이다.”

“들었사옵니다. 아직도 오태상이라고 하여 그 개파조사들이 건재하게 버티고 있고 그들로 인하여 분쟁의 여지가 없으며 오대 속가가 공존한다고 들었습니다. 하나 그들이 타계한 이후에 분열은 필연적일 것 아닙니까?”

“물론 작은 분열이 있을 것이다. 하나 최근의 일들을 보면 분열이 발생할 할 수가 없을 것 같구나.”

무적철검의 말에 황영지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 항상 수수께끼처럼 이런 문제를 내는 무적철검이었다.

“혹시 참룡검객 때문입니까?”

황영지는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유가 생각나지 않아 그렇게 답하였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답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무엇이냐?”

“잘 모르겠습니다.”

황영지로서는 그 이유가 설명이 되지 않았다. 그동안 무적철검에게 세상을 보는 것에 대하여 훈련받았지만 아직은 역부족이었다.

“분열은 왜 일어나느냐?”

황영지는 갑자기 좀 다른 질문을 받자 그 의도가 잘 생각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아는대로 일단은 설명하였다.

“뭔가 뜻이 다르기 때문이 아닙니까?”

“그렇다. 하나 뜻이 다르다고 전부 분열을 일으키느냐?”

황영지는 그제서야 이해가 좀 되었다.

“분열은 뜻이 다르고 서로 상대되는 쪽이 서로 비등한 힘이 있어야 하겠군요. 아이가 아무리 뜻이 다르다고 하여 분열이 있다고 할 수는 없는 것과 같은 것이로군요.”

“그렇다. 분열은 어느 정도 대등한 힘의 균형이 이루어져야 발생한다. 한데 참룡검객의 등장으로 그 힘의 균형은 지씨에게 훨씬 유리하게 형성될 것이다. 만일 지씨가 문주가 아니엇다면 필연적으로 분열이 일어날 것이나 지씨가 문주이니 분열이 일어날 수가 없지 않느냐?”

그렇게 무적철검이 설명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 참룡검객은 셋째로 들었습니다. 형제간에 분란이 있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 일은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런 일은 벌어질 것 같지가 않구나. 그것은 이 사부의 예감이랄까 직감이랄까 이곳에 와서 느낀 것이다.”

황영지는 그 말에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너도 이곳 개봉의 인심이 어떤 것 같은지 느껴보아라. 다른 어느 곳보다 평화롭고 인심이 후하다. 결국 이런 곳의 주인들은 어떠하겠느냐? 그들은 사리가 바르고 철저한 사람이기에 이런 평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과연 그런 사람 밑에서 성장한 사람이 친형에게 문주자리를 내놓으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황영지는 그 말에야 막연히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옛말에 주인을 알려거는 하인을 보면 된다고 하였다. 하인은 주인을 닮기 때문이다. 자식을 알려면은 아비를 보고, 아비를 알려거든 자식을 보라고 하였다. 그만큼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항상 이 점을 중시하여 매사에 하나라도 소홀히 보지 말아라.”

‘육기 중에 무적철검과 무상도 같구나. 젊은 아가씨는 그들의 공동제자인 것 같구나.’

정세단주인 지여운은 그들을 보고 나직이 심음을 울렸다.

‘일단은 유성이를 만나서 상의를 해야 겠다. 저들을 영입하도록 해야 하겠다.’

지여운은 급히 돌아왔고 지유성을 만나러 갔다.

“그들의 신분을 아셨습니까?”

지유성은 정세단주가 들어오자 결과를 물었다.

“무적철검과 무상도인 것 같구나. 젊은 여자는 그들의 공동제자인 것 같고.”

지여운의 말에 지유성은 생각에 잠기는 것 같았다.

“전대 기인들이 다시 나오는 것을 보니 난세가 도래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여야 합니까? 그들이 공동제자를 키웠다면 상당한 고수일 텐데 만일 무림맹에 합류한다면 문제가 심각하지 않습니까?”

지유성은 당장 무림맹에 합류할까 걱정이 되었다. 무림맹으로서도 그들이라면 반드시 합류를 설득할 것이 자명하였다.

“맞는 말일세. 일단은 문주형님에게 알려서 어른들에게 알리고 어른들이 나서도록 하여야 할 것이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지유성은 급히 문주의 집무실로 향하여 갔다.

“음, 무적철검과 무상도 어르신이 나타났다는 것이구나. 하면 이일은 일단 어르신들에게 알리고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보아야 하겠다.”

그렇게 말하고 지용운은 다시 청명원으로 향하였다.

“아버님, 상의드릴 것이 있어 왔습니다.”

지일광은 청운각 연무장에 있었다. 연무하는 것을 보다가 지용운이 말을 건네자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무슨 일인가?”

“무적철검과 무상도 어른이 공동제자인 듯한 여자애를 데리고 개봉에 지금 있습니다. 그분들의 행적을 본건데 아마 무림맹이 있는 장안으로 갈 것 같습니다. 우리의 눈에 포착되었다면 곧 무림맹도 포착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들도 영입할 것이 자명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알았으니 내 아버님과 상의를 해야 하겠다. 움직여도 나나 아버님이 움직여야 될 것이니 일단은 물러가 보거라. 다른 원주님들과도 상의를 해보아야 하겠다.”

“예, 그럼 가보겠습니다.”

지일광은 무적철검과 무상도에 대한 영입을 생각하면서 다른 원주들에게 다가 갔다.

“선배님, 무적철검과 무상도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승천검황은 지청현이 다가와서 말을 건네자 걷던 것을 멈추고 돌아섰다.

“그 친구들도 나왔나 보군.”

“한데 공동제자인듯한 여아를 대동하고 있습니다. 밑의 애들은 그분들을 영입하자고 하는데 선배님 생각은 어떠신지 듣고 싶습니다.”

지청현은 무적철검의 영입에 승천검황이 나서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을 건넸다.

“공동제자라 결국 무공을 하나로 합일할 제자로 구하였는가? 일단 성룡이를 불러주고 그들에게 내 이름으로 초청을 하게.”

승천검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가 안되는 지청현이지만 일단은 따르기로 하였다.

“그렇게 조치를 하겠사옵니다.”

객잔에서 아침식사를 하던 무적철검 일행은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을 보고 흠칫하였다. 사십대의 장년인데 무공의 경지가 최절정의 고수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들어오자 거침없이 그들에게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그는 지유성이었다. 초청의 말을 전하는데 누구를 보낼 것인가를 고심하던 지청현은 소문주인 지유성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어르신들에게 드릴 말씀이 있어 왔습니다.”

무적철검은 예를 표하고 먼저 말을 걸어오자 쓱 보았다. 천하문에서 중요한 직책을 수행하는 인물임을 직감적으로 알 수가 있었다.

“우리 같은 늙은이들에게 무슨 용무가 있는가? 말을 해 보시게나.”

“소생은 천하문의 소문주를 맞고 있는 지유성이라 하옵니다. 두분 어르신은 무적철검어르신과 무상도 어르신이 아니시옵니까?”

무적철검은 상대가 자신들의 신분을 밝히고 자신들의 신분을 확인하자 역시나 천하문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긍정을 할까 부인할까 잠시 고민을 하였다. 그러나, 죄진사람도 아니기에 인정하기로 하였다.

“한 때 그런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였지. 한데 천하문에서 우리에게 무슨 용무가 있는가?”

무적철검의 어투가 약간은 따지는 듯 하였다.

“저희 천하문이 어찌 어르신들의 일에 관여를 하겠사옵니까? 그저 저는 승천검황어르신께서 어르신들을 뵙고 싶어하시기에 오셨으면 한다는 말씀을 전해드리려고 왔습니다.”

그 말에 무적철검과 무상도는 서로 얼굴을 보았고 황영지는 두 노인을 주시하였다.

‘정말 대단하구나. 할아버지들이 중원에서 활동을 하지 않은 것은 오십여년이나 되었고 고작 이제 열흘정도 돌아다녔는데 우리의 신분을 알고 찾아오다니?’

황영지는 강호의 생활이라는 것이 참으로 일거수일투족까지 감시를 당하는 구나 생각을 하였다.

“그 말 뿐이던가?”

“녜, 그 말을 드린 후 오시지 않으신다면 사문의 일이라고 말씀을 드리면 오실 것이라고 첨언하셨다 하옵니다.”

그 말에 무적철검과 무상도의 얼굴이 약간은 변하였다.

“가세.”

지금까지 마무말도 없던 노인이 자리에서 먼저 일어났다.

황영지도 무상도가 먼저 나서는 것은 처음 보았기에 놀랐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지유성은 마지막 말이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지만 승천검황과 그들이 어떤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찌 되었건 존장이고 사부님들은 교류가 있었네. 그렇게 본다면 사형이나 마찬가지 일세. 가지 않는다면 사부님을 욕되게 하는 것일세.”

무적철검이 아직도 미적거리자 무상도가 그렇게 말하고 앞장섰다. 무적철검도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고 황영지도 뒤따랐다.

그렇게 지유성과 그들은 청명원으로 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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