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문무공-18화 (18/149)

제  목: [연재] 독문무공(18)

영취루는 개봉에서도 알아주는 음식점이자 여관이었다. 하지만 이곳이 천하문에게 주는 의미는 공식적인 무림맹의 분타역할을 수행하는 곳이기에 항상 관심의 대상이었다.

어찌 보면 개봉 한복판에 이런 무림맹의 분타가 있을 수 있냐고 하겠지만 마찬가지로 장안에는 천하문의 분타가 있었다. 천하표국의 분타가 있기에 서로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고 있었다. 그것은 일종의 묵계였다.

무림맹에서도 이곳에 일종의 객잔을 운영하는 것은 천하문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서 이기도 하였지만 무림맹에 속한 문파에서 개봉을 통과하는 경우 편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였다.

그곳에는 오늘 모처럼 시끌벅적 하였다. 사대세가를 비롯한 각 세가의 후기지수들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그들은 바로 무림맹의 골치거리들이라고 할 수 있는 군웅회였다.

군웅회는 팔년전 무림맹의 각 세가에서 잘나가던 팔룡이 모여 만든 모임이었다. 그후에 그들은 차츰 세를 불려 지금은 무림맹에서도 손을 대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그들은 처음에는 친목이 목적이었지만 차츰 변질이 되어 처음의 순수한 뜻과는 달리 이권 집합의 장이 되어 버렸다.

그들은 삼념마다 이십살 안팎의 후기지수를 신입회원으로 받아 들이는데 일정한 조건을 두고 있었다.

처음 일회의 군웅회는 팔용이 주축이었으나 차츰 세가 불어 서른세명이 되었고 이회는 삼년후에 다시 발족하여 마찬가지로 서른세명이 되었다. 삼회는 이년전에 모였는데 서른세명이었다. 현재 군웅회의 회원은 구십구명이었다.

세가의 후기지수중에서 군웅회에 들지 못하면 병신취급을 하기에 군웅회에 들지 못하면 무림매의 일에도 참석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러 버리고 있었다.

그들 군웅회는 팔룡중에 하나인 해룡 사마웅휘의 결혼식에 참여하고자 무림맹에 머물던 삼십여명의 군웅회원이 무리를 지어 항주로 가는 길에 개봉에 들른 것이다.

해룡 사마웅휘는 나이가 스물아홉인데 이제야 결혼을 하기에 군웅회로서는 대단한 경사로 치고 모든 군웅회원이 몰려가는 것이었다. 그가 이렇게 결혼이 늦은 것은 그가 무공을 대성하기 전에는 혼인을 하지 않는다고 하였던 자신의 맹세를 지키기 위해 결혼을 한사코 마다했기에 무공을 대성하고 이제야 결혼을 하는 것이었다.

사마웅휘는 처음에는 팔룡 중에 무공이 서열 칠위였지만 지금에 있어서는 팔룡 중에 수위라고 칭해질 만큼 강해졌다. 그만큼 무공광이었다. 일년 전에 가전의 육도경천신공(六道驚天神功)이라는 검(劍), 장(掌), 도(刀), 보(步), 권(拳), 공(功)을 대성하였기 때문이다. 이 여섯가지 무공은 사마세가의 모든 것이었다.

군웅회의 무리들은 개봉이 천하문의 근거지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피해가는 것과는 달리 젊은 혈기로 버젓이 들어와서 분탕질을 치고 있었다.

굳이 낙양에서 다른 길로 가는 것을 마다하고 개봉을 보란 듯이 통과하는 것이다.

천하문으로서도 그들이 오자 곤혹스러웠지만 막을 길이 없어 보고만 있었다.

“이보게. 우리 한번 이번 기회에 천하문의 무공을 한번 견식해 보는 것이 어떤가?”

군웅회의 초대회원이자 군웅회의 총령을 맡고 있는 당한권이 슬쩍 사마장명에게 운을 떼어 보았다.

“글쎄. 지금 가뜩이나 어른들은 천하문과 사이가 안좋은데 우리가 분란을 일으키는 것인지 모르겠네.”

군웅회는 각 기에 좌우총령을 두어 회내의 대소사를 관장하였다. 회주가 없는 대신에 심부름꾼의 역할을 하는 총령만을 두고 있었다.

그 중 올해는 그들 두 사람이 일회의 총령을 맡고 있었다.

“뭐, 어른들이야 어른들이고, 우리는 우리가 아닌가? 더구나 오대문파에 나갈 대표를 선발하는 비무도 얼마 전에 있었다고 하는데 그들과 한번 자웅을 겨루어 보는 것은 문제가 있겠는가?”

당한권의 말은 무엇인가 짜릿한 모험을 찾던 군웅회원의 혈기를 자극하고 말았다. 더구나 뭔가 모험을 기대하고 결혼이 아직도 두 달 가까이나 남았는데 떠나온 그들이었다.

말을 타고 이동하기에 이제 떠나온지 삼일 밖에 되지 않았기에 모두 지치지도 않고 왕성하였다.

“더구나, 여기에는 군웅회의 오룡이 모두 있고 이회의 삼검이 모두 있지 않은가? 즉 팔대팔 대결을 해보는 것이네.”

그 말이 옆에서 조용히 술을 먹던 오룡의 귀에 들어갔다.

그들은 못마땅한 얼굴이지만 그렇다고 반대의 표시도 하지 않았다.

“하나 천하문에서 거절을 한다면 우리 꼴만 우습지 않겠는가?”

“무슨소리. 도전을 받고 회피한다면 그들이 오히려 겁쟁이로 몰릴 것이네. 그러니 그들은 응하지 않을 수 없어. 이번 기회에 먼저 우리가 그들을 납짝하게 만든다면 선수를 빼앗긴 오대문파에서는 아마도 상당히 약이 오를 것이고 오대문파에서 향후 천하문을 이긴다고 하여도 자랑하지는 못할 것이 아닌가?”

“하지만 만일 우리가 진다면 문제가 심각해 지네.”

사마장명은 자신의 사촌형의 결혼식에 가는 길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안될 것 같아 반대를 하였다.

“설마 독문무공도 없는 그들이 강하기는 얼마나 강하겠는가? 어떤가 한번 해보겠는가?”

오룡들은 갑작스러운 당한권의 질문에 서로 눈치만 살폈다.

“뭐, 까짓 것 천하문의 실력을 한번 보는 것도 좋지.”

팔룡의 하나인 팔비도 팽덕중이 호쾌하게 나서자 다른 사룡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면 천하문에 통보를 해야 하겠네.”

“무엇인가?”

지유성이 들고 온 서찰을 본 지용운은 물었다.

“무시하자니 그렇고 응하자니 좀 꺼림찍한 통지입니다.”

지용운은 지유성이 건네주는 글을 보았다. 지용운의 얼굴은 그 글을 보고 빨갛게 달아 올랐다. 그는 한참동안이나 그렇게 글을 보다가 지유성을 보았다.

“어떻게 하여야 하느냐? 응할 수도 없고 응하지 않자니 꺼림찍하고…. 이런 무례한 경우가 있을 수 있느냐?”

“그들은 젊은 혈기로 이러는 것이지만 이일로 인한 파장을 생각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불쑥 튀어나온 이런 일은 처리하기가 곤란하였다. 무림맹의 후기지수인 군웅회에 대하여는 알고 있었고 그들의 이런 무례한 도전을 회피한다면 오히려 천하에 망신이기 때문이다. 자칫 결과가 안좋으면 개망신을 당할 수도 있었다.

“일단 부문주님들에게 오시라고 전하고 한시진 후에 가부를 통보한다고 일러라.”

“알겠사옵니다.”

지유성이 물러가자 지용운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실로 이런 일은 곤혹스러웠다. 젊은 혈기에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미묘하였다.

하나둘 부문주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들은 지용운이 건네는 서찰을 보더니 형형색색의 얼굴이 되었다. 어떤 사람은 어이 없는 표정이 되었고 어떤 사람은 화가 나서 씩씩거리고 성격에 따라 제각각 이었다.

“응하지요. 뭐 그들의 무공이야 강하지만 우리도 꿀릴 이유가 없습니다. 문제가 된 천하칠걸을 내보내고 나머지는 다른 한명을 내보내면 어떻습니까?”

“그들의 훈련이나 관리는 청명원에 있습니다. 먼저 그분들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지용운의 말에 그들은 자신들만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요사이는 청명원에 너무나 많이 가게 됩니다.”

지용운의 넋두리에 모두들 왜 이렇게 일이 복잡하게 되어가는가 하고 탄식을 하였다.

오원주는 어이가 없어 그저 지켜만 보고 있었다. 이런 방자한 작태를 당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소. 문주는 허락하시오. 이왕 이렇게 된 것 부딪쳐 보자.”

지일광의 말에 지용운은 너무 쉽게 결정하자 오히려 걱정이 되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이 없습니다. 문파라면 당연히 응해야 하는 것이오. 단순하게 생각합시다. 그리고 시간은 내일 사시로 하고 대전방식은 모두 팔명이 나오는데 한명이 나가서 지면 다음사람이 올라오는 방식으로 한다고 하시오. 우리는 내일 성룡이를 내보낼 것이다.”

지일광의 말은 너무나 의외이기에 나머지 사원주도 놀란 얼굴이 되었다.

“그들에게 너무나 끌려가기에 이런일이 생기는 것이오. 그동안 이렇게 끌려가는 것이 영 못마땅하였소. 지금부터는 우리가 주도권을 쥐어야 할 때요. 마침 그런 기회를 찾던 중인데 잘 되었소.”

모두들 지일광의 말에 수긍을 하였다.

“그들은 오대문파가 아니지만 그들과 버금가는 사대문파의 후손들이오. 그들의 실력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그들의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오.”

“알겠사옵니다. 장소는?”

“천하관의 연무장에 비무대를 마련하여라. 내일부터 주도권은 우리가 쥐고 무림맹을 요리한다. 또한 내일은 천하관을 개방하여 구경꾼은 모두 입장시키도록 하여라.”

이 개봉비무대회를 시작으로 하여 드디어 그간의 각축은 열전으로 바뀌게 된다.

이 것이 발표되자 개봉은 한 순간에 흥분의 도가니로 바뀌고 만다. 싸움 구경만큼 재미 있는 것이 어디 있는가? 그런 구경거리를 볼 수 있다는 것이 흥분되기 시작하였다.

“무슨 일이 있느냐?”

지청현은 오원주가 모였다는 것을 들었는지 지일광이 들어오자 물었다.

“녜, 무림맹의 세가 후예들이 비무를 신청해 왔습니다. 군웅회라고 합니다.”

“응해야지. 그렇게 하였느냐?”

“녜, 시간은 내일 사시로 하였습니다.”

“잘했다. 하면 대표는 누구로 하겠느냐?”

“성룡이와 일곱아이들로 할 생각입니다.”

“그래? 그 아이를 내보낼 것이냐?”

“그렇습니다. 그 아이도 실전 경험이 필요할 때입니다. 그래서 대전방식을 여덟명이 나오되 일대일 비무가 아니라 연승방식으로 제의하였습니다. 제 일착으로 성룡이를 내보내 그 아이가 여덟을 모두 연파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지 않겠느냐?”

“이번 일로 주도권을 우리가 가져올 호기입니다. 만일 성룡이에게 그들 모두가 패하면 무림맹은 난리가 나고 오대문파는 대책마련에 부심할 것입니다. 가장 약하다는 단서를 달아야 하겠습니다.”

개봉에서 뭔가 돌파구를 찾던 율사청은 군웅회와 천하문의 비무에 결국 천하문의 연무장으로 갔다. 이미 이 소식을 듣고 몰려온 구경꾼들로 인하여 발디딜 틈도 없었다.

‘군웅회라면 상당한 실력의 소유자들인데 천하문이 이렇게 구경꾼까지 동원할 정도라면 필승의 자신이 있다는 말인데 이번 일을 기회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인가?’

율사청은 구경꾼들 사이에 있는 사람들을 보다가 피식 웃고 말앗다. 각 문파에서온 간세들이 곳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눈에는 아무리 변장을 하엿어도 정체가 보이고 있었다. 그것은 천하문에서도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체 하는 것 같았다.

‘실로 요지경이군. 저런 간세를 파견하는 문파들이나 저런 간세가 활동하도록 놔두는 천하문이나 알 수가 없군.’

율사청은 구경꾼 사이로 몸을 움직여 안으로 들어갔다.

더구나 연승방식의 비무를 천하문에서 제의하였다는 것은 천하문에서 한 사람을 내보내 그들을 연파하겠다는 의도가 있어 보였기에 무림맹의 팔룡을 꺾을 비장의 무기가 무엇인지 궁금하였다.

일대일 방식이 몇승 몇패로 승부가 갈리기는 하지만 결과가 대부분 근소하였다. 하지만 연승방식은 최후의 일인까지 꺾는 잔인한 승부였다. 그렇기에 생사지적의 문파가 아니면 굳이 연승방식의 비무를 하지 않고 있었다.

“이거 뭔가 우리가 당한 것 아니냐?”

비무장소인 천하문을 향하여 가는 도중에 당한권에게 말을 건넸다.

사마장명은 천하문에서 응한다는 서찰을 받자 너무나 일이 쉽게 되어 불안하였다. 천하문이 기다렸다는 듯이 그들의 비무에 응하고 비무방식도 일대일 비무가 아닌 연승방식으로 바꾸어 제의하였던 것이다.

사마장명의 말에 당한권은 자신이 천하문을 비무의 장으로 끌어냈다는 사실에 그의 말이 들어 오지 않고 있었다. 사마장명의 말은 혼자만의 넋두리가 되고 말았다. 그때 옆에 있던 삼회의 제갈진명에게 너는 어떻냐는 듯이 보았다.

제갈진명은 무림맹의 대총사인 제갈중명의 막내동생이었다.

“큰일입니다. 이일로 우리 군웅회는 해산을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제갈진명은 천하문이 비무를 수락할 때부터 이미 예감이 좋지 않았다. 자신은 삼회이기에 어떻다는 말을 할 처지가 아니어서 잠자코 있었지만 그로서는 이번 일의 결과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것을 느끼고 있었다.

“무슨 의미이냐?”

“이 모든 것이 그들의 의도대로 되어가는 것입니다. 우선 시간이 너무 촉박합니다. 사실 이 비무는 어른들이 알면 당장 못하게 말리고 어른들이 천하문에 사죄를 하고 없었던 일로 하여야 하는 일입니다. 한데 천하문은 오늘 사시로 하여 어른들이 알기는 하지만 이곳에 와서 수습하지는 못할 시간입니다. 아마 지금 이소식을 들은 우리들의 집안에서는 난리가 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마 오늘 오시까지는 용을 쓰는 재주가 있어도 도착하지 못하고 상황은 끝나고 말 것입니다. 두번째 우리가 생각하는 비무는 일대일로 하여 단순히 무공의 고하(高下)나 가려보자는 의도였지만 그들이 제의한 연승방식은 그 의미가 다른 것입니다. 연승방식은 반드시 승부가 갈리고 서로간에 체면을 차리는 것이 없는 방식입니다. 우리가 세번 이기고 그들이 다섯번 이긴다거나 그들이 다섯번 이기고 우리가 세번이기는 정도에서 일대일 비무의 승부가 갈린다면 그래도 서로 체면은 차리면서 헤어질 수가 있습니다만 연승방식은 최후의 승자만이 빛나는 방식으로 지면 과정이 어떻든 완전한 패자가 되고맙니다.”

제갈진명의 설명에 사마장명은 걱정이 되었다. 여기에 이어지는 한마디가 그의 정신상태를 기절할 정도로 만들어 버렸다.

“이 방식은 월등히 강한 고수가 있는 경우 선호하는 것으로 그 고수 일인을 내보내 상대의 비무 상대를 연파하여 그 비무상대를 발판으로 천하에 무위를 떨치기 위해서 하는 방식입니다.”

사마장명의 머리에는 줄줄이 비무에서 연패를 당하여 쓰러지는 오룡 삼검의 영상이 스치고 있었다.

“뭐라고, 무슨말이냐?”

제갈중명은 다음날 등청하자 밤을 달려 달려온 전서구에 매달린 글귀하나에 경악을 하였다.

<군웅회, 천하문과 팔대팔 비무를 오월 십이일 사시에 천하문 연무장에서 하기로 함. 군웅회의 대표는 개봉에간 오룡과 삼검으로 정해졌음. 대전방식은 연승제임.>

제갈중명은 마지막 비무 날자와 대전방식에 눈길이 갔다.

날짜가 너무나 촉박하게 결정되어 있었다. 소식은 들을 망정 중간에서 막기에는 어려운 시간이었다. 정말 절묘한 시간이었다. 비무는 보통 시간을 하루나 이틀정도 두고 결정하는데 이번에는 그런 여유가 없었다. 결국 천하문이 그것을 의도한 것 같았다.

또한 대전방식도 이 방식은 현 무림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비무방식이었다. 이 방식으로 할 경우 비무가 격렬해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장점이 있으니 영웅이 반드시 탄생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방식을 주장하는 경우는 극강의 고수가 있는데 다른 사람의 실력이 미치지 못할 경우 선호하는 방식이었다. 또한 비무 상대를 한명으로 연파할 자신이 있을 때 제의하는 방식이었다.

“개봉에 가있는 것이 군웅회 뿐이냐?”

“녜, 그렇습니다.“

“알았다.”

제갈중명은 황급히 맹주가 있는 맹주전으로 향하였다.

보고를 받은 청명도인은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한참 가만히 있었다. 아무리 철모르는 아이들 이지만 그곳은 무림맹으로서는 적지나 마찬가지 였다. 그곳에서 배짱좋게 비무를 신청한 것이다.

이런 일은 큰 결례였다. 일종의 난입이었다. 이런 무례는 종종 오해를 일으키고 종내는 전쟁으로 발전하기도 하였다.

제갈중명으로서도 이번 일만은 자신의 재량으로 처리할 일이 아니었다.

“총사, 그들의 혈기로 인하여 천하문이 오해는 없어야 할 것이오. 그들의 행위가 본맹의 행사는 아님을 천하문에 통보해 주시고 이번일의 결과에 대하여는 어떠한 경우에도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덧붙이시오.”

“하오나 천하문이 비무를 승낙한 것에는 어떤 의도가 있을 것입니다. 만일 그들이 군웅회를 압도적으로 이긴다면 문제가 심각하게 변하고 맙니다. 그들은 아마도 군웅회를 압도적으로 이길 자신이 있기에 응낙한 것입니다. 더구나, 천하문에는 검황어르신이 있다는 첩보가 접수된 상황인데 이런 일이 발생하였으니 걱정입니다.”

제갈중명이 검황을 언급하자 청명도인은 눈빛을 빛내었다. 아직까지 누구도 청명도인에게 그런 보고를 하지 않고 있었다.

“검황어르신이 천하문에 있느냐?”

“아직 확인 되지 않은 소문입니다. 하나 천하문의 오태상이 머리를 숙였다고 하니 상당히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갈중명의 말에 청명도인은 고개만 끄덕였다.

“가능성이 있는 말이군. 만일 검황어르신이 그곳에 계신다면 차라리 잘된 일이지.”

청명도인의 말에 제갈중명은 말하는 의도가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그말을 끝으로 더 이상 말이 없기에 제갈중명은 물러나 맹주가 시킨대로 바로 서찰을 수하를 시켜 천하문으로 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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