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문무공-4화 (4/149)

제  목: [연재] 독문무공(4)

3. 위기와 기회

지성룡을 제외한 스물네명의 아이들은 청명관을 나와서 본가로 복귀하였다. 그들이 이년여만에 무사히 돌아오자 부모들은 사지에 다녀온 것처럼 다행이라고 생각하였다. 더구나 그들이 생각보다 더욱 의젓해져 돌아오자 부모들은 무척 기뻐하였다. 어른들 사이에서 교육을 받다보니 은연중에 아이들의 몸가짐이 바르게 형성되고 신중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한마디라도 보다 더 인생의 깊이가 다른 노기인들의 말이 그들의 심성을 교화시켰고 많은 경험을 가진 여러 노기인들이 그들의 잠재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끌어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말썽꾸러기이고 천덕꾸러기일 망정 부모에게는 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자식임에는 틀림이 없었기에 부모들이 기뻐하는 것은 당연하였다. 더구나 항상 모자라다고 생각하던 아이들이 몰라보게 변하여 온 것이기에 그 기쁨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대부분 다시 천하관(天河關)에 입문하여 정식으로 천하문의 무공을 전수받기 시작하였다.

더구나 이년간의 특수 교육 덕분에 그들은 천하관의 다른 사람들보다 더욱 발군의 실력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들 중에 뛰어난 인물이 일곱이나 있었으니 그들은 한껏 기대를 받고 있었다.

오원주는 암중으로 아이들을 주시하고 그들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혹시라도 잘못되지 않는지 살펴보고 있었다.

그들은 지성룡(池緖龍), 지강룡(池剛龍), 종결명(宗潔明), 소유상(蘇維狀), 소인상(蘇仁狀), 단목강현(檀木綱弦), 단목우현(檀木遇弦), 양공리(楊恭璃)였다.

몇 년후면 천하칠걸(天河七傑)로 이름을 날릴 일곱의 이름이었다.

이들은 천하관에 입문할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여 일년이 지난 시점에는 소약(小躍)에 이르렀다. 소약이란 바로 무공의 소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흔히 무공의 척도인 갑자(甲子)로 나타낸다면 반갑자(半甲子)에 이르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었다.

즉 소약에 이르렀다함은 작은 발전을 이루었다는 것으로 무공을 이제 입문하였다는 의미였다. 소약에 이르렀다는 것은 내가무공(內家武功)의 첫걸음을 내딛었음을 뜻하였고 무인의 반열에 들었다는 것이었다.

흔히 소약이라는 것은 검기(劍氣)가 나타나고 권풍(拳風)이 보이는 경지였다. 그렇기에 내공의 척도만을 놓고 따지는 갑자와는 약간은 다른 의미였다. 내공이 반갑자에 이르렀어도 소약에 이르지 못하는 수가 많았지만 소약에 이른 고수는 대부분 반갑자가 넘었다. 즉 갑자는 단순히 내공의 강약만을 뜻하지만 소약은 내공뿐만이 아니라 운용하는 무공의 성숙정도를 뜻하는 좀더 포괄적인 의미였다.

소약이란 흔히 말하는 이류무사의 경지에 들었다는 의미였다. 이류무사라고 말하지만 무사들의 개념에서 본다면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세간에서 말하는 삼류무사는 그저 파락호를 의미하였고 그런 삼류 무사의 경지를 벗어난 것을 뜻하니 진정한 무인이 되었다는 의미였다. 그렇기에 무가에서 말하는 이류무사는 일정한 경지에 이른 초보무사를 뜻하였다.

반면 대약(大躍)이라 함은 무공에 대한 경지가 상당히 높아져 크게 깨우쳤다는 의미인데 검기가 유형화되고 권법을 어느 정도 완성하였다는 의미였다.

이정도의 경지에 이른 무사를 일류무사, 또는 일류고수라고 불렀다.

내공이 일갑자 정도 되는 고수를 뜻하기도 하였다.

이는 일류무사라고도 무가에서 칭하는데 무공에 입문한지 십년이 지나면 성취되는 경지였다. 이정도 무사들은 문파에 직전제자들로서 이십 이전에 달성되면 상당히 진전이 빨라 장래가 촉망된다고 할 수 있었다.

이정도만 이르러도 상당한 경지이기에 이 정도에 이르러야 문파에서는 대부분 무림활동을 허락하고 싸움이나 대전에 참가시키는 것이 관례였다.

대약에 이른 무사들 정도 되어야 큰 표국의 표사자리라도 할 수 있었다. 물론 중소 표국은 소약에 이른 무인도 표사로 고용하였지만 이 정도는 되어야 강호에서 무사로 대접 받고 살아갈 수 있었다.

소약(小躍), 대약(大躍)을 지나 대성(大成), 혹은 절정(絶頂)의 단계에 이르면 자신이 익힌 무공에서 외형과 내의에서 완숙기에 접어든 것을 의미하였다. 이 정도에 이르러야 고수의 반열에 들게 되는데 그 경지에 따라 절정과 최절정으로 나뉘었다.

내공의 정도를 말한다면 한갑자반, 즉 약 백년내공은 가지고 있어야 고수의 반열에 들었다.

이정도의 성취는 대부분의 대문파에서는 일대 제자이상이 갖는 경지였다.

최절정은 이백년 공력을 가진 정도를 의미하였고 대부분의 문파에서 일정한 경지에 이른 장로급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문파의 장문인들도 최절정의 경지에 이르고 있었다.

최절정의 경지를 지나면 초절정의 단계가 있는데 등봉조극, 삼화취정, 오기조원이니 하는 단계가 있는데 등봉조극이 삼백년정도의 무공을 가진 고수를, 삼화취정은 사백년정도의 무공을 뜻하였다. 오기조원은 인간이 가지는 공력의 한계에 접근한 십갑자, 오륙백년의 내공을 가진 고수를 뜻하였다.

그 이상의 경지도 있다고 하지만 그런 무인은 등장하지 않았기에 그런 경지는 일반에게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지금은 일황(一皇), 일성(一聖), 삼도(三道), 사마(四魔), 육기(六奇)를 최고의 고수로 꼽았다.

물론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강한 고수들이 몇 명 소문에 언급이 되고 있지만 소문으로 치부하고 이들 열다섯을 최고의 고수로 불리었다.

일황은 검황(劍皇) 소리백(蘇利白)으로 사라진 절대자로 알려져 있었다.

칠십여년전에 세수 오십의 나이로 등격리사막에서 이천의 몽고무인을 잠재운 후 사라진 절대 무인이었다. 그가 살아있다면 현재 일백이십의 나이를 먹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었다.

그는 승천등룡검법이라는 검법을 즐겨사용하였기에 승천검황으로도 불리고 있었고 그에 관하여 무림에서 이름을 거론하는 것도 불경이라 하여 흔히 ‘그분’이라고 통칭하고 있었다.

일성은 소림의 살아있는 전설 오로성승(烏鷺聖僧) 혜운(慧雲)대사였다.

오로성승이라는 말처럼 바둑을 광적으로 좋아하고 지혜가 큰 대덕으로 알려져 있었다.

달마역근공을 십이성 대성하였지만 오직 사용하는 무공은 백팔금나수(百八擒拿手)뿐으로 알려져 있는 고수였다.

일황이 비무행 중에 소림에 들렸을 때 일황과 동수를 이루어 서로 졌다고 하는 인물로 세수 백삼십이지만 아직도 소림의 조사동을 굳건히 지키는 기승이었다.

삼도는 화산의 태을선인, 종남의 정해도장, 무당의 태명도장을 일컫고 있었으며 그들은 당년 원의 축출과정에서 맹활약을 펼쳤으며 각문파의 장문인을 지냈으며 무림맹의 맹주를 역임하였거나 현재에도 무림맹의 맹주였다. 일반인들이 알고있는 최고의 고수라고 할 수 있었다.

사마(四魔)는 지금처럼 침체된 흑도에서 이름을 날리는 인물들이었다. 천지검사(天地劍邪)로 통칭되는 그들은 모두가 사마련(邪魔聯)이라는 흑도연합체의 공동련주였다. 그들은 각기 천지문과 검마각, 사황문이라는 흑도 방파를 이끌고 있었다.

천마와 지마는 사형제로 알려져 있으며 천지문의 공동 문주였다.

또한 검마는 검마각이라는 문파를 이끌고 있는데 때들은 흑도라기 보다는 무림의 이단아들이었다. 검에 미친 검귀라고 하여야 그들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었다.

그들이 흑도로 분류되는 것은 무림맹이 그들을 용납하지 못하고 흑도로 몰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패도였다.

사마는 사황문(邪皇問)의 문주로 사황문은 중원 암흑가의 연합체라 할 수 있는 조직이었다.

즉, 암흑가의 수뇌들이 문파를 초월하여 가입한 암흑가 연합체가 바로 사황문이었다.

육기(六奇)는 검(劍), 도(刀), 금(琴), 비(飛), 궁(弓), 살(殺) 이라 칭하는 고수들이었다.

검(劍)은 철검무적(鐵劍無適) 간유현(看維賢)인데 그는 일정한 거처가 없이 검 한자루를 들고 천하를 떠도는 낭객이었다. 그의 검예(劍藝)는 검황이나 검마에 비견되는 대단한 경지로서 아직까지 천하의 적수가 없었다. 그것은 두명의 기인을 아직 만나서 겨루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설에는 검황의 진전을 이었다는 소문도 있지만 그것의 진위는 누구도 확인할 수 없었다.

도(刀)는 무상도(無上刀) 종리강(宗里綱)을 말하는데 그도 낭객으로 일정한 문파가 없이 도한자루를 들고 도의 최고봉인 무상도를 깨우치고자 구도의 길을 가고 있었다. 무상도를 언젠가 이루고자 명호마저 무상도라고 짓는 인물이었다.

금(琴)은 악성(樂聖) 호미림(湖美林)인데 그녀는 칠현금 하나로 천지조화를 부리는 여인으로 화림(花林)이라는 기녀조직의 총수였다.

비(飛)는 신도무영(神盜無影)이라는 도둑인데 그는 일반적인 도둑이 가지도 있다는 의협심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인물이었다. 그렇기에 그가 터는 곳은 일반적인 상인들이나 장원이었기에 무림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었다.

궁(弓)이라 불리는 인물은 아직까지 소문만 무성하였다. 그의 특기는 궁을 귀신같이 다루는데 그는 지금까지 한번도 모습을 보인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무형궁(無形弓)이라는 이름만이 전해지고 있었다. 몇 번 그의 궁이 나타나 고수를 척살하였는데 이십년전에 사마와 대등한 명성을 떨치던 사신마(邪神魔)라는 인물을 열두발의 연환궁으로 척살한 이후 종적이 없었다.

살(殺)은 살수천자(殺手天子)라고 칭해지는데 지금까지 마음먹어서 천하에 척살하지 못하는 인물이 없다고 전해지는 살문(殺問)의 문주였다. 살문은 지금까지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르는 조직이었다.

이들 중에 일황과 일성이 오기조원의 경지에, 삼기와 사마가 삼화취정의 경지에 들었다고 말하여 지고 있었으며 나머지 육기는 삼화취정과 등봉조극의 중간단계에 있다고 말해지고 있었다.

어찌 되었건 그들이 소약에 이르렀다는 것은 대단한 성취였다. 그들의 이런 성취는 천하문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하였다.

특히나 일곱은 이년여간 같이 생활한 덕분에 형제간처럼 항상같이 움직였고 이들의 이런 우정은 그들을 더욱 발전시키는 촉매가 되고 있었다.

“바보 멍청이라고 항상 놀림을 받던 우리가 이렇게 우수한 성적으로 천하관의 이단계에 승급 될 줄이야 누가 예상했을까?”

지성룡은 일곱이 동시에 천하관의 이단계 승급시험을 통과한 후 모인 자리에서 기분 좋은지 흥분하여 말하였다.

“맞아. 이번에 우리를 맨 날 놀리던 녀석들이 줄줄이 탈락하는 것을 보자 어찌나 후련한지 모르겠더라고.”

단목우현도 즐거운 듯이 말하였다.

“이제 천하 오관중에 이관에 들었으니 우리도 이제부터는 집안에서 기를 펼 수 있을 거야. 이관만 통과한다면 천하표국이나 상단에도 들어갈 수가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야. 우리 이러다가 오관도 통과하는 것 아냐?”

지강룡의 말에 모두들 오관의 통과를 꿈꾸는지 눈에 열망이 가득하였다.

천하관은 오관이 마련되어 있었다.

일관은 무공의 기초를 익히는 입문관이었다. 여기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소약의 경지에 들어야 가능하였다. 보통 이년에서 삼년정도의 시일이 걸리는 것이 관례였다.

이관은 일관을 통과한 제자들이 드는 곳으로 이곳에서는 천하오검이라는 것 중에 하나를 대성하여야 통과를 이루는 것이었다. 이곳을 통과하면 천하표국의 표사자리나 천하상단의 하급 간부가 될 수 있었다.

삼관은 오대속가의 인물이 아닌 일반 제자가 들 수 있는 최고의 관문으로 이관을 통과한 제자가 보다 더욱 정진하는 관문이었고 이곳을 통과하면 표국에서 표두의 자리를 맡게 되고 상단이나 전장에서는 중간간부가 될 수도 있었다.

사관은 삼관을 통과한 사람들 중에서 오대가문의 후손이나 삼대당주의 후손들만이 입문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만일 이런 조건에 들지 않는 자라도 본단의 단주나 단주 이상의 직분을 지낸 사람의 추천이 있다면 입관이 가능하였다. 그러나, 이곳에 들기 위해서는 나이가 서른 다섯을 넘지 않아야 하는 조건은 예외가 없었다.

오관은 천하관의 최고 관문으로 사관을 통과한 인물 중에서 오직 오대가문의 직계손만이 입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곳이었다. 이곳도 들 수 있는 나이는 서른다섯 이전이라야 가능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곳에 들어서 배우는 것은 아무것도 알려지지 않았고 이곳에 들어갔다 나와야만이 본단의 단주나 표국의 총표두나 분타주, 상단의 점주나 분타주가 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오대속가의 제자들이라도 반드시 이곳에 들려고 하였지만 이곳에 드는 인물은 각 세가에서 한대에 열명이 넘지 않았고 고작 일곱이나 여덟에 불과하였다.

물론 삼관이나 사관만 통과하고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승차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한두번에 불과하였다.

그렇기에 천하관을 어디까지 통과하였는가에 따라 자신의 신분이 결정되어 버리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오대 가문이 나누어 먹기식으로 자리를 차지하는 입장에서 자리를 차지하는 기준은 천하관을 얼마만큼 통과하였는가가 크게 좌우하였다. 물론 문주나 부문주의 자리는 어릴적 부터 키워지기에 넘볼 수 없지만 가끔은 능력이 뛰어나면 교체되기도 하기에 절대적인 것도 아니었다.

“우리 노력하여 일곱모두가 천하오관을 통과하여 우리를 바보 멍청이라고 비웃던 사람들에게 우리가 얼마나 뛰어난 가를 보여주자. 그런 의미에서 우리 오늘부터 의형제를 맺는 것이 어떨까?”

종결명의 제안에 모두들 좋다고 박수를 쳤다.

그들은 그자리에서 바로 의형제를 맺는 결맹식을 하였고 나이가 제일 많은 소유상이 대형이 되었다.

이들은 모두 오년안에 모두 천하오관을 통과하는 기록을 세우며 천하칠걸로 자리잡게 된다.

하나 이들의 결맹으로 인하여 천하문은 커다란 홍역을 치루게 된다.

훗날 그들이 사사건건 주류라고 할 수 있는 집안의 어른들에게 대항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정해놓은 형들에게 천하문의 대권을 도전하려는 의도를 공공연히 표출하였기 때문이다.

천하문의 권력은 집안의 소수 몇몇이 장악하였기에 소외된 사람들이 그들을 지지하기 시작하자 내분 일보직전으로 발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멍청이들이 반전을 준비하는 가운데 천하문은 여전히 발전하면서 천하상권을 공고히 해나가고 있었다.

오직 문제라면 아직도 무림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기에 중원무림의 대소사에 관여하지 못하고 있었고 그것이 수뇌부의 고민이라면 고민이었다.

하나 이러한 천하문이 발전하여 황하유역의 패자로 성장하는 것을 못내 불안해하는 세력이 있었으니 그것은 무림맹이었다.

특히나 무림맹의 총사가 최근 화산에서 천거한 제갈세가의 지다성 제갈중명(濟葛中明)으로 바뀌면서 그런 움직임은 구체화 되고 있었다.

제갈중명은 나이가 서른 여덟 밖에 안되었지만 무림맹의 총사가 된 수재였다.

그는 무예는 고작 절정고수정도 밖에는 안되었지만 그가 가진 지혜는 선조인 제갈공명을 능가한다는 평을 들을 만큼 대단하였다.

‘무림맹이 이대로 간다면 무림맹은 결국 무림맹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

무림맹의 대총사 제갈중명은 자신의 집무실인 천기각(天機閣)에서 조용히 명상에 잠겨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당금 무림은 일성 삼도를 주축으로한 무림맹과 사마를 주축으로한 사마련(邪魔聯)의 암중 대립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

지금까지 사마련과는 큰 충돌이 없이 부지불식간에 서로 불간섭의 원칙을 암중으로 지키고 있었다.

무림맹으로서야 흑도의 무리들이 굳이 자신들을 공격하지 않는 마당에 귀찮은 일이 싫어 다소 흑도의 무리라고 백안시하고 있었고 흑도들은 무림맹과 굳이 대립하여 전력상 약세인 자신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줄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육개월간 나는 전임 만박노사가 해놓았던 자료들을 검토하며 무림의 정세를 파악하였다. 현재 무림맹은 구파일방과 사대세가에 의존하여 그들의 주도로 이끌어 지고 있다. 그들의 주도가 백년이상 이루어지게 되자 너무나 현재의 상태에 안주하여 방심하고 있다.’

그가 파악한 무림맹의 문제점은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현재 무림맹의 가장 큰 문제는 천하문이다. 그들은 무림맹에도 사마련에도 속하지 않은 제삼의 힘이다. 그들의 근거지인 하남성에서만은 무림맹이나 사마련 모두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제일 약한 세력이지만 가장 강한 세력일 수가 있다.

그들은 오대속가 하나하나가 모두 무림맹의 지급문파인 본가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

제갈중명은 당면한 현재의 가장 큰 문제가 천하문임을 파악하였다.

‘그들이 무림맹의 주축인 오대문파와의 관계 때문에 무림맹에 입맹조차 못하고 있지만 그들의 엄연한 중원무림의 한축임은 그들 오대문파도 인정하고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그들이 천하문을 견제하고 있다.

현재의 이러한 무림맹의 구도를 깨는 것이 무림맹이나 본가의 꿈인 무림맹의 천급문파로의 도약을 이루는 게기가 될 것이다.’

제갈중명의 눈은 갑자기 빛나기 시작하였다.

‘이제 오대문파와 천하문이 어떻게든 결판을 짓게 하여야 한다.’

“이렇게 다섯분들을 모이라고 한 것은 심각한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서 입니다.”

제갈중명이 말을 하는 다섯 사람은 모두 무림맹에 파견되어 있는 오대문파의 장로들이었다.

무당의 운산도인, 화산의 명륜도인, 아미의 복호선사, 종남의 진해도장, 청성의 유현도장들이었다.

무림맹에 파견되는 자리는 무공이 강하고 활동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기 마련이고 이들은 각 문파에서 제일 활동적이고 호승심이 강한 인물들이었다. 또한 문파의 이익을 챙겨야 했기에 어느 정도 머리도 있는 인물들이었고 말에도 일가견이 있었고 장문인들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물들이었다.

다섯 사람은 무림맹의 총사인 제갈중명이 초청하자 오기는 왔지만 제갈중명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몰라 다음 말을 기다렸다.

“제가 총사가 된지 이제 육개월이 되었습니다. 전임 만박노사가 건강을 이유로 은퇴하여 갑자기 맡아 그간 무림맹의 업무도 인수받지도 못하였기에 그간 업무 파악을 하느라 몇가지 문제가 있어도 아직까지 제기하지를 못하였습니다.”

제갈중명은 자신의 논리를 펼치기 전에 뜸을 들였다. 이렇게 되자 성질 급한 장로들은 빨리 본론을 말하라고 이미 얼굴 표정이 바뀌고 있었다.

무림맹은 총단이 장안에 있었다. 그것은 소림이나 무당에 가깝고 아직까지도 몽고족에 대한 경계심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두가지 조건에 합당한 곳이 장안이기 때문이었다.

“지금의 무림맹은 사실 완전한 무림맹이 아닙니다.”

제갈중명의 말에 다섯장로의 얼굴이 찌푸려 졌다. 그말이 의미하는 바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엄연히 황하유역의 패권을 천하문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들을 무림맹이 무림의 세력으로 인정하지 않고 그들의 입맹을 받고 있지 않지만 그들이 그곳의 패자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갈중명이 말을 거내자 화산의 명륜도인이 반사적으로 발을 하였다.

“총사, 그들을 무림맹으로 끌어들이자는 것입니까?”

명륜도인을 비롯한 이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들은 반 천하문의 선봉에 서있는 인물들이었다.

“그렇게라도 하여야 완전한 무림맹이 될 것이 아닙니까? 아니면 그들에게서 무력을 박탈하여 그곳의 패권을 내놓고 순수한 상인으로 돌아가게 만들어 그 지역을 무림맹에서 총괄하는 방안이라도 강구하여야 할 것이 아닙니까?”

제갈중명은 무림맹의 대총사가 된 이래 무림맹의 대총사라지만 아무런 실권이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았다. 그저 각문파의 의견을 조율하여 무림의 분쟁이 없도록 하고 무림맹 총단의 살림이나 챙기면 되었다.

대총사의 힘이 없는 것은 무림맹 총단에 움직일 힘이 없기 때문이었다. 결국 각문파 간에 협의가 있어야 무엇이건 할 수 있었다.

그는 야망이 큰 인물이었다. 대총사가 되자 제갈세가를 현재의 지급 문파에서 천급문파로 승격시키려고 하였다. 즉 사대세가가 아닌 오대세가로 만들 생각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구도속에서는 그런 일은 요원하기만 하였다. 그러나, 그 것이 가능한 길이 보였다. 중원 한복판에 있는 천하문이 그것이었다.

오대문파도 어쩌지 못하는 거대문파, 오대문파가 그렇게 견제를 하여도 오히려 위축되기는커녕 더 번창하는 세력, 어찌보면 조금만 시간이 흐른다면 무림맹도 무시할 만큼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세력이었다.

현재의 무림세력이 가장 곤란을 겪으면서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무한한 자금력을 가진 천하문은 실로 무림맹의 가장 큰 위협세력이었다.

사마련보다 더 위협적인 세력이었다. 어찌보면 사마련은 무림맹의 존립에 반드시 필요한 세력이었다. 몽고족이 물러간 이 마당에 굳이 무림맹이 있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점을 그들이 해결해주고 무림맹으로 결속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었다.

하나 천하문은 그런 명분을 주지도 않고 천하의 실리를 암중에서 장악하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꿈을 달성하는 것은 이 천하문에 그 열쇠가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닫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들 오대문파의 장로들을 초청하여 그들의 의견을 파악하려고 한 것이다.

제갈중명의 말에 오대문파의 장로들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을 하지 못하였다. 그들도 지금까지 천하문을 무시하여 무림맹에 발붙이지 못하게만 막아왔지만 이제는 그것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었다.

그들의 그런 약점을 쑤시고 들어온 것이다.

“하면 총사는 강제로 그들에게 무인들을 해산하라고 무림맹의 명의로 통첩이라도 보내겠습니까? 아니면 그들에게 그 지역의 패권을 내놓고 물러나라고 하겠습니까? 이런 통첩을 설사 보내어 그들이 무인을 해산한다고 하여도 그것이 가능한 일입니까? 해산한다고 하는 것이 천하표국의 표사나 천하상단의 호위무사로 바뀌는 것 외에는 마무런 변화가 없는 조치가 아니오? 이런 일을 하였을 때 돌아올 천하의 비난은 어떻게 처리할 것입니까?”

힘이라는 것이 사람에게 있고 사람들을 모두 없애지 않는 한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미의 복호선사가 그자리에서 제갈중명의 말에 반박을 하고 나섰다.

“그런 말이 아닙니다. 사실 지금의 천하문의 뿌리는 너무 굳건하기에 어떠한 조치로도 그들을 억압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그들은 무림뿐만이 아니라 상계에도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다섯분들을 모신 것이 아닙니까? 그들을 해체할 길을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제갈중명의 말에 그들은 뭔가 복안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었다.

“저는 그들의 약점을 찾아보았습니다. 실로 그들은 오대 가문이 완벽하게 결합하여 있고 그 오대가문의 인원만도 무려 이천이 넘는 세력입니다. 처음에는 그 오대가문의 알력을 조장하여 내분을 일으키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강구하였지만 그들은 오대가문이 혈연으로 연결되어 있고 그들의 창건조사들이 오태상이라는 이름으로 건재한 상황에서 이 방법은 실현가능성이 적은 방법입니다.

하나, 마침내 그들에게서 하나의 약점을 발견하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여러분들이었습니다.”

그말에 오대문파의 장로들은 뭔가 획기적인 것을 기대하다가 실망을 하고 말았다.

“지금까지 그것으로 그들이 무림에 진출하는 것을 막아오지 않았소?”

복호도장이 다시 반박하였다.

“아닙니다. 지금까지 해온 방법이 아니라 그들이 사용하는 무공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입니다. 원주인인 여러분들이 사용하지 말라고 통첩을 보내는 것입니다.”

제갈중명의 말은 확실히 가능성이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말이 가지는 허구성을 금방 찾을 수가 있었다. 그들이 정당하게 무공을 전수 받았고 속가에 무공을 전수해준 이상 그것을 누구에게 전수하건 상관하지 않는 것이 무림의 관례였다.

또한 어떠한 모양으로 발전시키건 간섭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총사, 그것이 가능하다면 진작 그렇게 하였을 것이오. 우리가 통첩을 보내도 무시하면 그만이고 그렇게 된다면 우리들만 꼴이 우습게 될 것이오. 지금까지 문파의 속가를 무림맹세서 받아들이는 예가 없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그들을 막는 것만으로도 어려운 일이었소.”

“물론 그 방법 만이라면 그렇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그들에게 또 다른 족쇄를 채우기 위한 선행작업입니다. 그들이 그런 통보를 무시하면 바로 그들에게 귀문파에서 퍼져나간 무공이니 시험을 통과하여야 사용하게 만든다는 통보를 다시 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사용하는 무공을 제대로 써야만이 조사들의 유지를 어기는 것이 아니라는 명분을 걸고 그들이 사용하는 무공을 시험하는 것입니다. 즉 그들이 사용하는 무공과 오대문파에서 사용하는 원래무공과 비무를 하여 만일 그들이 이기면 더 이상 간섭하지 않지만 진다면 사용을 금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응하지 않으면 그만이 아니오?”

다시 반문을 하자 제갈중명은 걱정없다는 표정이었다.

“물론 무시하면 아무런 효과도 없지만 그렇게 된다면 그들은 겁쟁이가 되고 말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욱일승천하는 그들의 기세도 한풀 꺾이게 될 것이고 그들은 천하의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니 싸우지 않고도 큰 효과를 거두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일 좋은 결과입니다.

만일 그들이 응한다고 하여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사실 천하문의 세력은 강하지만 개개인들은 그렇게 강한 무공을 가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태상을 비롯한 모든 사람이 그렇게 강한 무공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즉, 특출한 고수가 없는 것입니다. 세력은 강하지만 개개인의 무공은 여러 문파에 비하여 떨어질 것이 아닙니까?”

제갈중명의 방법은 확실히 효과가 있는 방법이었다.

“더구나, 그들은 다섯문파와 다섯번 싸우기에 한번이라도 이기면 그 한가지 무공은 남는다는 생각을 할 것이기에 응할 것입니다. 무림맹도 만일 이번 비무에 한번이라도 그들이 이긴다면 그들이 독문무공을 가진 것으로 인정하여 천급문파로 입맹하는 것을 공표한다면 그들은 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 말에 오대장로들은 나름대로 생각에 잠겼다.

“제 졸견이오니 좀더 검토해 보시고 추진여부를 결정해주십시오.”

제갈중명은 그들에게 이쯤에서 생각할 여유를 주기로 하였다.

오대문파의 통첩이 천하에 발표된 것은 그 말이 처음 거론 된지 세달이 지난 후였다. 각 문파에서도 실익이 있는지 갑론을박이 이루어 졌고 결국 시행하기로 하였다. 일단 천하문에게 그 무공의 원주인이 자신들이니 사용하지 말라는 통첩이 전달되었다.

천하문은 그들의 통첩을 대응하지 않고 무시하였다.

이렇게 되자 무림맹에서는 오대문파의 주청으로 장로회의가 소집되었고 다시 오대문파와 무림맹의 명의로 다시 통첩이 발표되었다.

“무당, 화산, 아미, 종남, 청성에서 천하문이 사용하고 있는 무공의 원주인으로서 사용을 금하라는 통첩을 하였으나 이를 천하문이 무시한 바, 오대문파가 무림맹에 그 금지를 요청하였다. 이에 무림맹은 이 분쟁을 다음과 같이 해결하도록 권고하노라.

자고로 속가에 무공을 전수하는데 전수할 때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그 가르침을 누구에게 전하건 크게 문제가 아니지만 만일 그 무공이 잘못 사용됨을 우려하는 각 문파의 입장을 고려하여 무림의 관례대로 처리하고자 한다.

천하문과 오대문파는 각기 대표 일인을 선발하여 비무를 한 연후에 승패에 따라 다음과 같이 행한다.

천하문이 이길 경우 각기 문파는 더 이상 자신의 문파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는 무공을 천하문이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간섭하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각 문파가 이길 경우 천하문은 그 문파와 관련된 무공을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 만일 비무시 불의의 부상이나 기타의 문제로 승부를 가릴 수 없는 경우는 천하문이 승리한 것으로 간주한다.

또한 천하문이 한 문파라도 이길 경우 천하문이 독문무공을 가진 것으로 간주하여 무림맹의 천급문파로 입맹함을 결정하였기에 이를 천하에 고하노라.

비무는 준비할 시간을 고려하여 내년 중추절 무림맹에서 한다.”

장내에는 스무명의 사람이 모여들었다.

모두가 침통한 표정이었다.

“무림맹이, 아니 오대문파가 최후의 수를 쓰기 시작하였다.”

지청현의 말에 모두가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포고에는 보이지 않는 두 가지의 함정이 있습니다.”

지일광이 포고문을 보면서 말을 하였다.

“첫째 사용해야할 무공이 한정되지 않은 것입니다. 즉 그들은 그들 문파의 최고 무공을 사용하겠다는 소리입니다. 두번째로 비무에 나서는 인물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그저 대표라고 하였지 한정이 없는 것입니다. 그들은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문파의 최고 고수를 내보낸 다는 것입니다. 즉 문파의 최고 고수로 비무를 하게 하여 우리를 말살하겠다는 최고의 강수를 쓴 것입니다. ”

지일광의 말에 그 자리에 모인 모두는 이미 그런 사실을 간파하고 있기에 말이 없었다.

그 자리에 모인 인물은 오태상과 오원주, 현재의 문주와 부문주, 그리고 차기의 소문주와 소부문주였다.

“그리고 여기에 명시된 내년 중추절은 아직 일년 반이나 남아있지만 긴 시간이 아닙니다. 그정도의 시간은 한달이나 차이가 없는 기간입니다.”

지일광의 말에 오태상들은 말이 없었다.

사실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압박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있다가 뒤통수를 강타당하였기에 누구도 뾰족한 대안이 없었다.

그저 비무에 나가 이겨야 했다. 하지만, 이긴다는 것은 요원하였다. 한번이라도 이긴다면 되겠지만 그것은 요원한 이야기였다. 오대문파에는 등봉조극의 단계를 지나 삼화취정의 고수들도 있었고 오기조원의 고수들도 있을지 몰랐다. 그들 중에 오태상들도 이제 갓 등봉조극의 단계에 들고 있는데 그런 그들이 나서보았자 승리한다고 장담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누구도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태상이 나서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판단이 되기에 그들이 이런 초강수를 들고 나온 것이다.

“방법이 없는가?”

지일광이 다시 말하자 현재의 문주를 맡고 있는 지용운이 일어났다.

“일단 몇가지 방안을 강구하여 보았습니다.

우리가 다른 무공을 익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익힌 무공과는 다른 무공을 익히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설사 다른 무공을 익힌다고 하여도 그들이 아니라고 하면 그만이기에 이 방법은 소용없는 짓이 될 것입니다. 더구나 우리가 그들을 피하는 것이 되어 이일은 우리에게 치명적인 약세로 작용할 것이기에 고려해 볼 수도 없는 일입니다.

결국 우리는 그 비무에 응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비무에 응하기 위해서는 일단 우리의 대표를 확정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들 중에 최고 고수는 어르신들이지만 어르신들이 나설 수는 없는 것이고 우리는 삽십오세 이하로 선발 기준을 정하여 삼십오세이하에서만 선발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먼저 선수를 쳐서 그렇게 한다면 그들도 그렇게 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승산을 높이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일단 최고 강한 후기 지수를 열명정도 선발하여 비무 때까지 중점적으로 지도하고 필요하다면 저뿐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개정대법을 하여서라도 강한 무인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매월 새로운 인물을 다섯명씩 선발하여 그들을 지도하여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가장 강한 무인을 비무가 있기 삼개월 전에 확정하는 것입니다. 이일은 내일이라도 바로 정하여 공표할까 합니다.”

그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만일 오대문파가 그런 조건에 맞춘다면 더할 나위가 없지만 그렇지 않는다고 하면 진 연후에도 할말이 있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무림에서 육십이상의 노인이 실전이 아닌 비무에 나선 전례가 거의 없고 사십만 넘어도 그런 경우는 드물었다.

“또한 만일 지게 되었을 경우에 대한 대비를 지금부터 해나가야 합니다. 그 방안은 좀더 구체적으로 준비하여야 하고 다른 분들의 의견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용운의 말이 끝나도 누구 한사람 말이 없었다. 그렇게 하여도 승산이 크게 없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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