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화
"아버님."
내가 나섰다.
장주의 부름으로 인한 다급함과 또 우리에게 식사를 제때 대접하지 못한 미안함이 한데 어우러진 얼굴을 하고 있는 한해북의 아버지다.
그런 그를 향해 내가 더없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말씀 편히 해 주십시오. 우린 한 형과 둘도 없는 친구고 형제 사이입니다."
"그, 그래도……."
쉬이 하대를 하지 못하는 한해북의 아버지.
충분히 그의 마음도 이해한다.
하지만 분명 이는 잘못된 일이다.
"아버님과 어머님께서 저희에게 하대하지 않으시면, 저희를 한 형의 친구로 인정하지 않으신다고 생각하고, 바로 대두장을 떠나겠습니다."
"그, 그게…… 휴우."
결국 한해북의 아버지가 긴 한숨까지 내쉬었다.
하지만 이내, 그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드리웠다.
"천하의 영웅이라 불리는 이들에게 말을 놓게 되는 날이 올 줄은…… 허허허. 진짜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 허허허. 이거 정말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지, 깨어 있는 건지 모르겠네, 허허허."
"아버지, 아들이 이렇게 유명해질 줄은 아셨고요?"
"예끼, 이 녀석아. 그렇게 항상 겸손하라 가르쳤는데, 집을 나간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이를 잊은 것이냐! 하여간 못난 놈하고는, 쯧쯧. 언제나 친구들에게 감사하고, 항시 겸손에 또 겸손하여라."
"알겠어요, 아버지. 그런데 장주님이 급히 부르신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아이쿠, 하하하. 우리 해북이 친구들."
"넵! 아버님! 하하."
한해북 아버지의 말에, 우리는 동시에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밥은, 내가 맛있게 해놓고 있을 테니, 어여 장주님께 인사 좀 드리고 오라고. 이곳 삼명에서 지독한 가뭄이 들어도 이백 년 동안 굶어 죽은 자가 한 명도 없는 게 바로 장주님과 대두장 덕분이라 할 정도로, 훌륭한 가문과 장주님이니 예의를 잘 갖추길 부탁하네."
"염려 마십시오, 아버님. 예를 잘 갖춰 인사드리고 오겠습니다."
"고맙네, 하하."
그렇게 우리는 기분 좋게 한해북의 부모님께 인사하고 대두장 내원으로 향했다.
우리를 보내는 한해북 부모님의 눈은 감격과 기쁨에 그렁그렁해 있었다.
* * *
대두장 내원에 위치한 대두전(大頭殿).
으리으리한 대두장에 어울리는 핵심 전각이다.
보는 것만으로 웅장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안에 제법 고수라 불릴 정도의 무인 여럿을 포함해 스무여 명의 사람들이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그곳을 지키는 경계 무인이 한해북을 알아보고 서둘러 말했다.
"해북이…… 진짜 왔구나. 어서 들어가 봐. 장주님과 손님들께서 기다리고 계셔."
그는 곧 한해북 뒤를 따르는 우리를 향했다.
"대두장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안으로 드시지요."
그렇게 우리는 대두전의 대청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 * *
아! 이건…… 이건 말이다.
좀 놀랐다.
대두장의 대두가, 그 대두였던 건가?
우리가 들어가자마자 이십여 명의 사람들이 기다렸다는 듯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를 놀람과 감격한 얼굴로 맞이했다.
그런데 유독, 가운데 있는 한 사람.
머리가 정말 크다.
보통 성인 장정의 두 배? 세 배?
머리가 작은 여인에 비한다면 다섯 배?
정말 크다.
대두(大頭)가 진짜 대두(大頭)였던 것이다.
하마터면 웃음이 터질 뻔한 것을 가까스로 참을 수 있었다.
"해북아, 드디어 돌아왔구나. 그것도 귀한 손님들까지 모시고 말이다, 이 녀석아."
"장주님께 인사드립니다."
"그래, 그래. 잘 돌아왔다. 잘 돌아왔어."
정말 한해북을 꽤 아끼긴 했나 보다.
장주의 눈이 한해북의 아버지 못지않게 그렁그렁하며 한해북의 등을 연시 두드렸다.
"변 선생님, 유 선생님, 화 선생님, 초 선생님……."
한해북은 자리에 있는 여러 사람에게도 인사를 했다.
호칭은 사부가 아닌 선생이었다.
아마 사정이 사정인지라, 정식으로 사제지간의 연을 맺지 못해 그리 부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한해북을 맞이해주는 사람들 역시, 정식 제자와 다름없이 한해북을 안아 주고 토닥이며 맞이해 주었다.
"선생님들께서도 함께 계신 줄 모르고, 장주님 선물만 준비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한해북이 자리에 있는 선생이라 부른 사람들에게 깊이 허리 숙여 사죄한 후, 대두 장주에게 목갑을 공손히 바쳤다.
육백 년 근 산삼이다.
하지만 장주는 그 목갑을 열어보지도 않고, 옆으로 밀어 두었다.
"네가 돌아왔고, 귀한 손님들까지 함께 왔으니 연회라도 베풀어야겠지만, 사정이 좋지 않다."
이미 보았다.
또 느끼고 있었다.
대청 가운데 커다란 탁자가 놓여 있고, 그 탁자 위에 탁자보다 더 큰 복건의 지도가 펼쳐져 있었다.
조금 전까지도 심각하게 무언가 논의를 했는지, 대청 내부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우선 친구분들부터 소개를 해 주겠느냐?"
"네, 장주님."
한해북이 나와 의제 그리고 천무휘와 백미호를 차례로 소개했다.
대청 안에 있는 이들의 시선은 당연히 천무휘에게 꽂혀 움직이지 않았다.
무언가 강한 바람과 열망이 느껴졌다.
아! 백미호는 복면을 또 쓴 상태라, 사람들이 별 반응이 없는 것이고.
아무튼.
"천 대협."
"네, 장주님."
천무휘를 부르는 장주의 음성,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의 눈빛에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도와주십시오."
장주의 말에 천무휘가 고개를 갸우뚱한 후, 시선을 내게로 돌렸다.
그 작은 행동 하나에 다시 대두 장주를 비롯한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천무휘와 나를 번갈아 보며 또 고개를 갸웃했다.
한해북이 나섰다.
"우리를 이끄는 사람이 바로 마 형입니다. 일백 년 전 천하제일인이셨던 현화검존의 도문인 현화문. 아까 마 형을 소개할 때 말씀드린 현화문이 바로 그 현화문입니다."
"아!"
"아……."
그냥 ‘아!’ 이거였다.
뭔가 말도 하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대두 장주를 비롯한 사람들이 나를 보며 입만 벌렸다.
결국 내가 나섰다.
"무슨 일이 있는 건가요?"
"아, 네. 그게…… 그게 말입니다."
"장주님."
"네, 마 대협. 아니, 마 도사님이라 호칭해야 할까요?"
나를 대하는 대두 장주는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편히 대해 주십시오, 장주님. 저와 한 형은 둘도 없는 친구며 형제입니다."
"그, 그래도…… 그게…… 휴우. 천천히 하겠습니다, 마 도사님."
내가 살짝 고개를 끄덕인 후 다시 말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요?"
살짝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던 장주가, 이내 입을 열었다.
"왜구의 해적들이 복건 앞바다를 점령했습니다. 그들로 인한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복건의 백성들이 한시도 그 눈물 흘리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합니다."
장주의 뒤를 이어 변 선생이라는 자가 말을 이었다.
"근 반년 동안 죽은 백성의 수가 일만여 명에 달합니다."
다른 선생들이 말을 이었다.
"산 채로 잡혀 간 여인들도 어제까지 확인한 숫자만 일천여 명이 넘습니다."
"벌써 서른 개에 달하는 마을이 불에 타 없어졌습니다."
"고아가 된 아이들을 대두장에서 지원하고 있지만, 이미 한계에 봉착한 상황입니다."
그들의 성토는 계속 이어졌다.
상황이 정말 심각해 보였다.
문제는.
아니, 이 인간들이 처음에는 나를 보며 말을 하다가, 조금씩 시간이 지나니까 그걸 천무휘를 향해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천무휘는 난감해하며 내 눈치만 살폈고, 나는 뻘쭘해서 또 뭐라 하지도 못하고.
한해북의 선생들, 그리고 지역의 고수와 유지란 작자들은 연신 입에 침을 튀어가며 천무휘에게 간절하게 하소연을 이어 갔다.
그리고 그때.
"해북아."
"네, 장주님."
"허항이가 그곳에 가 있다."
"네? 형님이요?"
한해북이 큰소리로 외치듯 말했고.
그 놀란 음성이 얼마나 컸는지, 천무휘를 향해 끊임없이 상황을 토해내듯 설명하던 사람들의 입이 꼭 닫히고 말았다.
장주가 침울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내가 그토록 말렸는데, 휴우. 너도 알지 않으냐? 능력은 한없이 부족한 녀석이, 그 혈기만 앞선다는 것을. 삼명과 복주, 남평, 하문 등지에서 젊은이들을 몇 명 소집해 바다로 떠났다. 벌써 두 달이 지났는데, 아무 소식도 들리지 않는구나."
"마 형!"
장주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한해북이 다시 큰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지금 당장…… 가야 합니다. 아까 저를 친동생처럼 그리 보살펴줬다는 그 형님이 바로 탁허항 형님입니다. 지금 당장 가야 합니다, 마 형."
간절했다.
한해북이 지금껏 자신의 주장을 이토록 간절히 피력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아니다.
무릇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 하였다.
반대로, 적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움직이면 필패(必敗)하기 마련이다.
병법까지도 그 공부가 상당하고 하는 한해북이 지금 너무 흥분해 기본적인 사실조차 잊고 있는 것이다.
우선 냉정해져야 했다.
"한 형."
"마 형!"
"저를…… 믿어 주세요."
"……."
한해북이 입을 굳게 닫았다.
하지만 나를 보는 그의 눈에서는 불이 나고 있다.
정말 간신히, 터질 것 같은 마음을 억누르는 얼굴이었다.
그래도 곧, 한해북은 빠르게 마음을 추스르고 나를 향해 큰 동작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믿어 달라고 했지만, 불안하긴 나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내가 활약해 온 일들은 모두 광마일기에 적힌 일들이다.
몇 가지 부분에 있어서 광천마제 시절 내가 몰랐던 일들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분명하게 미래가 어떻게 진행될지 아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은 다르다.
아무것도 모른다.
이런 일이 있었는지조차 광마일기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다.
나 역시 떨리고 긴장되긴 마찬가지다.
그래도 해야 한다.
한해북의 은인이라는 대두장과 그 친형과 다를 바 없는 대두장 장주의 아들 탁허항이라는 자를 구해야 한다.
"휴우. 소문을 들어 세 분이 얼마나 훌륭한 분인 줄은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젊으신 분들이라는 것에 첫 번째로 놀랐고, 소문보다 더 대단한 심지를 지니고 있으신 것 같아 또 한 번 놀랐습니다, 허허. 들리던 소문의 한해북 대협이, 우리 해북이었던 것이 가장 놀란 일이긴 하지만요, 허허허. 해북아, 마 도사님 말씀이 맞다. 상황이 간단치 않단다."
"네, 장주님. 죄송합니다."
"사과할 필요는 없다. 네 덕분에 우리도 희망을 보게 됐으니 말이다. 고맙다, 해북아. 너는 내가 기대한 것을 훌쩍 뛰어넘는 인재가 되어 주었구나. 고맙다, 고마워."
대두 장주가 한참이나 한해북을 치하한 후 시선을 나에게로 돌렸다.
그가 입을 열기 전, 내가 먼저 물었다.
"해적들의 규모와 현재 상황을 듣고 싶습니다."
"원래 이곳에서 활약하던 해적들의 절반 이상을 죽이고, 또 절반 이상을 다른 바다로 내쫓았습니다. 왜국(倭國)의 해적들이 이곳 복건, 절강, 광동 앞바다를 점거하며 살인과 약탈을 끊임없이 이어 가고 있습니다. 일백여 척의 해적선이 각기 흩어져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신출귀몰하며 출몰해, 관군이 출병을 했을 때는 이미 학살과 약탈, 방화가 모두 끝난 후입니다."
대두 장주의 말을 방우학이라는 관군 장군 출신의 노인이 설명을 덧붙였다.
"딱 한 번, 전투에서 승리하여 열세 척의 해적선을 침몰시킨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황제의 해군이 아닌 무림인이었습니다. 해적들이 절강 앞바다 주산열도에 있는 보타암을 공격했다가 오히려 전멸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그 후 해적들은 주산열도 근처에도 가지 않고, 내륙만 침략하는 상황이며, 백 번의 전투에서 백 번의 패배를 맛보았습니다."
이번엔 복건에서 나름 꽤 유명하다는 금냉귀패 한흠이라는 고수가 설명을 이었다.
"복건의 쌍곤마가, 절강의 단목세가, 광동의 광동진가. 이 일대에서는 가장 강력한 무림 세가들입니다. 하지만 수십 번의 전투 끝에 수많은 고수를 잃고, 지금은 세가의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몇 달 전까지 이 회의에 함께했었는데, 지금은 아예 대두장을 찾아오지도 않고 있습니다."
대두 장주가 다시 나섰다.
"가장 큰 문제는 해군입니다. 남동해를 책임져야 할 해수장위사 장군이 석 달 전부터 해군을 출병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복건의 성독 지휘부 대인과 함께 몇 번이나 찾아가 만나려 했지만, 우리를 만나 주지조차 않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이제 해적들은 제 세상을 만난 듯, 마음껏 활개를 치는 실정입니다."
이들의 설명은 한참을 더 이어졌다.
내 생각도 깊어졌다.
이건 실전이다.
지금까지 내가 겪었던, 미래를 알고 있는 실전과 다른 진짜 실전이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했고, 그럴수록 생각은 더 깊어졌다.
그리고.
"단순한 해적이 아니군요? 또 해적 무리에 쌍곤마가, 광동진가, 단목세가의 고수들을 물리칠 정도의 더 강한 고수가 있고요."
내 결론은 이 두 가지로 함축되었다.
곧, 대두 장주를 비롯한 사람들이 나를 보는 눈에 이채가 띠었다.
핵심을 정확히 짚은 듯하다.
내 통찰력에 놀란 얼굴들이다.
사실 나도 놀랐다.
내가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까지 똑똑하진 않지 않은가.
지금까지 똑똑해 보였던 건 광마일기 덕분이고.
쥐도 궁지에 몰리면 사람을 물고, 호랑이에게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더니, 내가 처음 겪는 실전에 내 능력 이상의 집중력을 발휘한 모양이다.
"맞, 맞습니다. 휴우, 놀랍군요. 마 도사님의 지혜에 이 탁 모가 탄복하고 말았습니다."
"과찬이십니다."
좀 더 칭찬해 줘!
난 아직 배고프다고!
"해적들은 왜국에서 왕권을 다투던 유명한 가문의 패잔병들이라고 합니다. 단순한 해적이 절대 아닌, 제대로 된 군사 훈련을 받았고 또 수없이 많은 전투를 치른 군병들입니다."
대두 장주가 이어 살짝 주저하는가 싶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이건…… 아직 확인된 게 아니고, 쌍곤마가나 광동진가, 단목세가 고수들을 통해 최근 유추한 것인데. 해적들이 중원 무림의 고수들과 내통하여, 그들을 끌어들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야귀금강(夜鬼金剛) 소증승이라는 어마어마한 대마두가 그 무리에 있지 않은가 합니다."
"무림맹은요?"
"최근에 추측한 사실로 무림맹에 이 일을 알리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직 그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습니다. 하루에 수십, 수백 명씩 죽어 가는 상황에서, 무림맹의 도움만 한없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없고……."
* * *
야귀금강 소증승.
갑자기 그 때려죽여도 시원찮을 대마두 노인네가 생각나는 건 뭘까?
그 인간이 우리 사패천에 투신한다고 할 때 모두가 반대했다.
하지만 내가 강하게 우겨 그를 받아들였다.
내가 아무리 나쁜 놈이어도, 소증승은 진짜 나쁜 놈이다.
그 대마두 노인네한테 아무런 이유도 없이 죽은 사람의 숫자만 일천이 훌쩍 넘는다.
그래서 죽일 생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물론, 그 대마두 노인네가 말했던 장보동의 기물(奇物)들을 먼저 꿀꺽한 후에 말이다.
무림공적이 되어 무림맹을 위시한 정도 무림에 쫓기던 소증승은, 우리 사패천으로 찾아와 혹할 만한 제안을 하며 투신을 청했다.
금은보화나 야광주, 영약 등은 물론, 그의 장보동에는 각종 기물이 가득하다고 하였다.
투명의(透明衣, 사람의 몸을 투명하게 만들어주는 옷), 비천융단(飛天絨緞, 하늘을 나는 융단), 변신항련(變身項鍊, 변신 목걸이), 투시독안(透視獨眼, 투시가 가능한 한 알 안경), 역귀보갑(逆歸寶匣, 시간을 거스르는 상자), 무형비침(無形飛針), 빙정(氷晶), 요괴경(妖怪鏡) 등등등.
결국 하나도 얻지 못했고, 놈이 도망갈 수 있는 길만 열어 주는 꼴이 되어 버렸다.
덕분에 처선에게 또 싫은 소리를 엄청나게 들어야 했다.
아마 지금 내 상황이 너무 처참하고 급박하여, 그런 말도 안 되는 기물에라도 기대고 싶은 심정 때문에 때려죽여도 시원찮을 그 대마두 노인네가 생각나는 모양이다.
-광마일기 中
* * *
또 찾았다!
닭대가리를 잡을 수 있는 방법.
요괴경이다.